검색결과4건
산업

‘글로벌 아니면 답 없다’ R&D 늘리고 해외로 나가는 제약사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리는 등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제약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파이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제약사들의 노력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이 요동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약 개발 투자에 R&D 비용 증가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비용이 증가했고, 이런 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D 비용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높이는 등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각사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R&D 비용이 가장 많았다. 생명과학의 올해 1분기 R&D 규모는 11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080억원과 비교해 5.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R&D 비용이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2020년 1740억원에서 2024년 4330억원까지 2.5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 생명과학 부문의 134억원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R&D 비용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이 2838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출의 40%를 R&D에 투자할 정도로 신약 개발에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지난 2022년 항암제 개발업체인 미국 바이오벤처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공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으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R&D 투자 규모 2위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73억원을 사용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3%p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하고 있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R&D에 집중하고 있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는 10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 분할돼 홀로서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후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도 R&D 비용으로 1031억원을 투자하며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전년 대비 14%p 증가한 수치로 셀트리온은 매출의 12% 이상을 R&D 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 중에는 ‘R&D 명가’로 꼽히는 한미약품이 1분기에 553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대비 18.5%p 늘어난 수치로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 등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수출한 유한양행은 5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3%p가 늘어났고, 렉라자의 성공으로 R&D 투자의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 5월부터 일본에도 판매가 시작됐다. JW중외제약은 R&D 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제약사였다. 1분기 R&D 투자가 252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53%p나 증가세를 보였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통풍치료제와 항암제의 임상 단계가 고도화되면서 R&D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전년 동기 대비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500억원 이상의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약물전달기술(DDS)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을 계속 노크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경영진들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골든타임’한국 제약사들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 안주한 탓에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동안 40개 안팎의 신약을 출시했지만 연 매출 10억 달러(1조37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전무하다. PwC컨설팅에 따르면 2023년 매출 기준으로 10억 달러 블록버스터 제품을 유럽 36개, 미국 34개, 일본 3개, 중국 1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가 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1조원 블록버스터 제품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신약 개발 저력이 없는 건 아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3233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해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신약 개발 국가로 꼽혔다. 올해 들어 신약 물질에 대한 기술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를 시작으로 1조원 이상의 기술 수출이 3건이나 기록되면서 이미 전년 7조5400억원의 규모를 넘어섰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4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알테오젠은 메드이뮨과 1조95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에이비온이 미국 바이오 업체와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 소식을 알렸다. 여기에 올릭스도 미국의 일라이 릴리와 9100억원으로 1조원 가까운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 AI로 인해 세계 의약품 시장의 경쟁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기술 경쟁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 무대 진입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달 ‘2025 바이오 USA’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이 3~5년 내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약 개발은 시간과 비용과의 싸움이다.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 그래서 웬만한 제약사들이 뛰어들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신약 개발이나 자체 기술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일동제약이 계속된 적자를 감수하고도 R&D에 비용을 쏟아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R&D 등을 통해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다. 글로벌 무대에서 해외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신약 물질들을 찾고 발전시켜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 기업이나 벤처들이 기술 수출과 바이오시밀러 성공 등의 성과로 세계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AI 확대와 R&D 비용 지원 증대에 대한 기대감도 증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신약 개발에 대한 R&D 비용 지원 등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삼는 등 AI 관련 지원 확대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는 신약 개발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조성되고 있다. 제품화까지 연구개발 지원이 확대될 수 있고, 이런 지원이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6.30 06:30
산업

하락장에서 상한가 찍은 에비엘바이오 '4조 기술수출의 힘'

이중항체 전문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가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2번째로 4조원대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호재에 주가는 폭락장에서도 상한가를 찍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7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기반으로 새로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금 739억원(3850만 파운드)을 포함해 최대 1480억원(7710만 파운드)의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기술료)을 30일 이내 수령할 예정이다. 또 복수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3조9623억원(20억6300만 파운드)과 순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기술이전 계약 금액이 총 4조1000억원을 웃돈다. 이는 알테오젠]이 2020년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4조7000억원대 기술이전 계약에 이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두 번째로 큰 계약 규모다. 이 같은 호재에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날 전장 대비 29.96% 오른 4만42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중요한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가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고,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 계약은 BBB 셔틀 시장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리더십과 GSK와 같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며 "또 이번 계약은 그랩바디-B의 사업화를 통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그랩바디-B의 적용 가능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확장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비롯한 퇴행성뇌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파트너십이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전 세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에이비엘바이오가 오는 9일 온오프라인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9일 오전 9시께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온라인 IR에는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출연해 기술 수출 성사 배경 등을 설명하고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진행되는 기관투자자 대상 오프라인 설명회에도 참석한다.김두용 기자 2025.04.07 16:54
경제

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인재 유치 경쟁'에 스톡옵션 최대치

기업들의 ‘인재 유치 경쟁’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도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특히 전문적인 인재풀이 제한적인 정보통신(IT)·서비스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스톡옵션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EO스코어가 7일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상장사의 스톡옵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임직원들에게 총 6조1464억원의 스톡옵션이 부여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사들의 스톡옵션채택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에 육박하는 스톡옵션이 부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7333억원에서 2018년 9664억원, 2019년 1조669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1조402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1조9774억원이 부여돼 작년 규모를 뛰어 넘었다. 사상 최대치를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의 호황과 맞물린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네이버가 2017년 이후 총 1조2042억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조사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조단위의 규모를 나타냈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가장 많은 규모의 스톡옵션을 임직원에 부여하고 있다. 이어 카카오가 4886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셀트리온 4853억원, 한온시스템 1397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1085억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신라젠(779억원)과 SK(633억원), NHN(558억원), 에이비엘바이오(550억원) 등 IT·서비스·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부분 상위에 포진했다. 업종별로는 네이버·카카오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종이 총 2조4256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제약·바이오업종이 1조6935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서비스와 제약·바이오업종의 합산 스톡옵션 부여액은 4조1192억원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또 소수 임원 중심으로 부여되던 스톡옵션의 대상은 전체 직원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2017년에는 상장사의 전체 스톡옵션 부여 대상 가운데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57.2%에 달했으나 2019년부터는 직원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07 10:50
경제

한미약품·유한양행처럼 기술수출 '잭팟' JP모건 행사서 나올까?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에서 국내 기업들이 또다시 ‘잭팟’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세계 500여개 기업, 1만여명 이상 종사자가 참가하는 제39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신약개발전략을 공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메인 트랙, 한미약품·LG화학·휴젤·제넥신·HK이노엔은 이머징 트랙(Emerging track)에서 발표가 예정됐다. 신흥국에서 급성장 중인 기업을 소개하는 게 이머징 트랙이다. 한미약품은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주목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이머징 트랙을 준비 중인 한미약품은 발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2015년 JPM에 공식 초청되면서 '기술수출 대박'의 기반을 다졌다. 당시 행사를 통해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랩스커버리 플랫폼(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으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하는 기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를 발판으로 한미약품은 퀀텀 프로젝트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의 위탁생산 기업 후보로 한미약품이 손꼽히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복수의 코로나 유전자 백신을 개발하는 글로벌업체들과 위탁생산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모더나 백신 제조 방식인 mRNA 백신의 대량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당국은 5월경 모더나 백신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2019년 JPM에서는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잭팟’을 터트린 바 있다. 먼저 유한양행은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7억8500만 달러의 비알콜성 지방간(NASH) 치료신약 후보물질 공동개발을 체결했다. GC녹십자도 중국 캔브리지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JPM은 헬스케어 기업과 투자자들이 모이는 세계 최대 행사다. 지금까지 기술이전을 비롯해 공동개발과 상업화 파트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계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참가하는 국내 제약업체들은 글로벌 임상을 기반으로 한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과 해외 마케팅 전략을 소개할 전망이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는 HK이노엔은 글로벌 바이오업계에 이름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JW중외제약, 대웅제약, 메드팩토, 지놈앤컴퍼니, 에이비엘바이오,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은 다국적 기업, 투자사와의 일대일 미팅을 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10 14:1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