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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대역 없는 리얼 연기" 서예지X진선규, 공포 시작되는 '암전'[종합]
극장의 불이 꺼지면 공포가 시작된다. 서예지, 진선규 두 배우의 열연이 담긴 영화 '암전'이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암전'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암전'은 신인 감독이 상영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찾아가며 마주한 기이한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 서예지가 8년째 데뷔를 준비 중인 공포영화 신인감독 미정 역을 맡았다. 미정은 영화의 소재를 찾던 중 10년 전 만들어졌다는 영화 '암전'에 대해 듣게 되고, 그 영화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진선규가 실체 없는 영화의 진짜 감독 재현을 연기한다. 잔혹함으로 인해 관객이 사망하면서 상영이 금지됐다던 소문 속 그 영화의 감독이다. 이 영화를 통해 첫 상업영화를 내놓은 김진원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 2017년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신 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서예지는 '암전'을 통해 욕망과 광기에 지배 당한 신인 감독 미정을 연기했다. 무시무시한 '암전'의 미스터리에 점차 빠져드는 미정의 복잡한 심리부터 몸을 던지는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했다. 게다가 서예지는 '암전'에서 귀신의 목소리까지 연기해 시각과 청각을 함께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서예지는 "본의 아니게 귀신의 목소리까지 1인 2역을 하게 됐다. '암전'이 끝난 후 다른 촬영을 하고 있을 때 감독님이 연락을 했다. 안부를 묻는데 안부를 물으려는 것 같지가 않더라. 귀신 목소리를 내줄 수 있냐고 제안하시더라. 단번에 거절했다"며 "귀신 목소리라는 게 어떻게 흉내내야할지도 모르겠더라. 처음엔 거절했다가, 생각해보니 감독님이 무엇이든 깊게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편이라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감독님의 한마디에 당연히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틀린 열망으로 본인이 공포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인데, 그것이 바로 그 귀신이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귀신 목소리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무로 대세 배우이자 다작 배우로 우뚝 선 진선규는 '암전'을 통해 첫 공포 영화에 도전했다. '범죄도시'나 '극한직업'에서의 진선규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 1000만 배우 진선규의 아우라가 '암전'의 공포로 재탄생한 셈이다. 진선규는 "장르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공포영화를 선택하게 됐다. 일단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감독님이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잘 찍으실 거라 생각했다. 변하는 저의 모습이 나쁘지 않더라"는 출연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스크린 위에서는 살벌한 케미를, 카메라 뒤에서는 훈훈한 케미를 빚어냈다. 입을 모아 "이렇게 행복한 촬영 현장이 또 있을까"라고 말할 정도. 서예지는 "(진선규와 연기해서) 정말 행복했다. 공포영화인데 현장 스틸이 웃고 있는 것밖에 없더라. 사진을 다시 찍어야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이렇게 영화 현장이 행복했던 것은 처음이다"라며 "진선규와는 깨방정 달달한 로맨스를 찍어보고 싶다. 남매로 나오는 코미디도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진선규는 "공포영화였지만 현장에서는 공포영화 답지 않게 좋았다. 호흡도 잘 맞았고, 감독님과 서예지 셋이 이야기가 잘 통했다. 어떤 장르의 작품이든 서예지와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원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 영화에 투영했다. 미정이 그랬던 것처럼 그 또한 상업영화 데뷔를 위해 애쓰던 신인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한 광기가 자연스럽게 담겼다. 자연스럽게 광기에 관한 영화가 됐다"면서 "지금은 수그러들었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 시나리오를 쓸 때는 영화를 찍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찌보면 제 이야기를 조금 과장해 공포영화에 맞게 변화시켰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더욱 이목을 끈다. 이처럼 리얼한 열연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대역 없이 직접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예지는 "맞고 아파한 것이 실제였다. 대역이 없었다. 광기가 주제인데, 실제로 아프다고 생각하니 그런 연기가 나온 것 같다. 촬영 후 다리를 다쳤는데, 다치고 나서 촬영을 해야 하니 고민이 됐다. 영화 속에서 다리를 다치는 설정을 했다. 모든 것이 실제였던 거다. 영화를 보니 아픔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암전'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2019.08.08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