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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루수' 강승호의 팀 퍼스트 "자신 있다고 했죠, 팀이 원하니까요" [IS 피플]

"구단이 원하면 선수는 당연히 따라야죠."3루수로 이동하는 강승호(31·두산 베어스)의 결정에 고민은 없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2025시즌 구상을 밝히면서 강승호를 주전 3루수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두산 3루수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허경민이 붙박이였다. 하지만 그가 지난해 11월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KT 위즈로 이적하자 공백이 발행했다. 두산은 강승호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이 감독은 "내야 재편 전제조건은 강승호의 3루수 안착이다. (수비 부담이 덜 한) 3루수로 간다면 강승호의 타격도 더 좋아질 거로 믿는다"며 "강승호가 3루수로 뛰지 못하면 머리가 아파진다. 그가 맡아주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했다. 3루수는 강승호의 '제자리'는 아니다. 그의 수비 통산 기록을 보면 2루수 출전이 4374와 3분의 2이닝이다. 3루수 출전은 112이닝에 불과했다. 2021년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그는 2루수로 뿌리내렸다. 지난해엔 타율 0.280 18홈런 81타점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04로 커리어하이도 썼다.2루수로 입지를 다지는 상황에서 낯선 포지션으로 이동하게 됐다. 강승호는 흔쾌히 3루수 전향 권유를 받아들였다. 강승호는 "감독님께서 '3루수 괜찮냐'고 하셨을 때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자신감이 있었기에 대답이 쉽게 나왔다. 또 구단이 원하는 방향이라면 선수는 당연히 그걸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승엽 감독의 코멘트를 전해 들었다며 "감독님께서 머리 아프시지 않게 하겠다"며 웃었다. 보통 3루수에게는 2루수보다 더 강한 공격력을 기대한다. 강승호의 경우 지난해 성적만 유지해도 방망이는 '합격'이다. 중요한 건 수비 적응이다. 강승호는 비시즌 동안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며 "허경민 형의 수비 영상을 찾아봤다. 또 과거에 3루수로 뛰어 본 경험도 떠올려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몸으로 하는 건 다르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많이 훈련할 것"이라고 했다.강승호에겐 중요한 한 해다. 오는 6월 쌍둥이 아빠가 된다. 그는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 좋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며 "앞으로 야구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쌍둥이라서 돈도 많이 들 테니 (야구를) 더 잘해서 더 많이 벌겠다"고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05 07:01
야구

쌍둥이 울린 '곰 선봉장' 허경민 "첫 직관한 딸, 내가 더 열심히 하는 이유"

부상 많은 '곰'이 '쌍둥이'를 또 울렸다. LG에 올 시즌 처음으로 루징 시리즈(3경기 중 2패 이상)를 안긴 두산의 선봉장은 허경민(31)이었다. 아내와 딸이 보는 앞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허경민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1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허경민의 활약을 앞세운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를 9-1로 이겼다. 허경민은 1회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 출루했다. 0-0으로 맞선 2회 2사 1·3루에서 LG 선발 투수 이민호의 오른발목을 맞고 튕겨 나가는 강습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 타구는 결승타가 됐다. 이민호는 허경민을 시작으로 6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허경민은 선두타자로 나선 4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했고, 6-0으로 앞선 5회 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그는 공격 선봉장과 해결사 역할을 모두 맡았다. 마침 이날 허경민의 아내와 딸(서우)이 잠실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그는 멋진 남편,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허경미은 18일 LG전 종료 후 "딸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명(자몽이)으로 유니폼을 만들어 놓았는데, 오늘 그걸 입고 왔다"며 "팬들이 많이 예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경기 중에 '많이 울음을 터뜨렸다'는 얘기에는 "야구장을 처음 방문했다. 경기장의 분위기가 익숙치 않았을 것"이라고 걱정하며 "아빠 좋은 날인데 아직은 야구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서우는 내가 야구를 더 열심히 하게 하는 이유"라고 했다. 2018년 12월 결혼한 허경민은 지난해 7월 첫 딸(허서우)을 얻었다. 그리고 2020년 7월,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KBO리그 기자단이 선정하는 '월간 MVP'를 수상했다. 그는 월간 타율 1위(0.494), 최다 안타 1위(41개), 도루 1위(6개)를 포함해 7월 22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허경민이 득녀 이후 야구를 더 잘하는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허경민이 첫 딸을 복덩이로 여기는 것처럼, 두산 역시 허경민을 '복덩이 FA(자유계약선수)'로 생각할 만하다. 두산은 지난겨울 허경민과 최대 7년 총 85억원에 FA 계약했다. 내부 FA가 7명으로 많았던 두산은 허경민을 2021년 내부 FA 1호 계약으로 붙잡았다. 그만큼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 허경민은 18일 현재 타율 0.345를 기록하고 있다. 물샐 틈 없는 수비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입단 동기 정수빈이 두산에 잔류하는 데 가장 정성을 들인 이가 바로 허경민이었다. 정수빈은 "허경민이 귀찮을 정도로 매일 연락해와 '두산에 남아 같이 뛰자'고 했다"고 말했다. 두산의 전력 유출을 막은 셈이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현재 온전한 전력이 아니다.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했고, 최근에는 부상 선수들이 연이어 나와 신음하고 있다. 주장 오재원(흉통)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지난 16일 LG전에선 정수빈(내복사근)과 박세혁(안와골절)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재호는 출산 휴가로 팀을 잠시 비웠다. 주전 선수가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두산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LG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거둬, 5할 승률을 돌파했다. 19일 현재 7승 6패로 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특히 두산은 이번에도 LG의 상승세를 가로막고 다시 한번 '천적'임을 입증했다. 2015년 8승 8패로 맞선 뒤, 두산은 최근 5시즌에서 LG전 52승 2무 26패를 기록했다. 매 시즌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첫 맞대결에서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0-1로 졌다. 하지만 17일 KBO리그 데뷔 후 1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LG의 새로운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를 무너뜨렸다. 3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5안타 3득점을 뽑았고, 결국 3-1로 이겼다. 18일 경기는 선발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5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타선이 장단 16안타를 때려 LG 마운드를 폭격했다. 허경민은 안와골절 부상으로 이탈한 박세혁의 쾌유를 빌었다. 그는 "(박)세혁이 형이 19일 오전 수술한다. 나와 동생들이 잘하고 있을 테니 복귀를 서두르지 말고 더 건강강하고, 단단하게 돌아왔으면 한다"라며 "주전 선수들이 빠져 두산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젋은 선수들이 겨울에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다들 더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1.04.19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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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허경민 "딸이 아빠를 자랑할 수 있도록…"

허경민(30·두산)이 야구 인생 숙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향후 7년 동안 베이스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두산 구단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경민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25억원, 연봉 40억원 등 총액 6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선수 옵션 조항도 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허경민이 원한다면, 이후 3년 동안 총액 20억원을 더 받고 두산에 남을 수 있다. 최대 7년 동안 85억원을 받는 계약이다. 두산은 모기업 재정난으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머니 게임'에서 뒤지지 않았다. 전략도 탁월했다. 핵심은 계약 기간이다. 종전 최장 계약은 6년이다. 정수근(은퇴)이 2004년 롯데와 계약할 때가 최초였다. '거포' 최정이 2018년 SK와 재계약하며 다시 한번 6년 계약을 따냈다. 두산은 허경민에게 7년을 안겼다. 신기록 계약을 안겼다. 허경민은 "종전까지 6년 계약이 최장 기록이었던 건 알고 있었다. 영광스러운 계약인만큼 책임감이 커진다"고 했다. 이어 "7년 뒤면 현역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다. 매 순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을 새기며 걸어가겠다. 안주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잘해서 본보기가 돼야 장기 계약하는 선수가 또 나올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경민의 목표는 명확하다.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 2012년 1군 무대 데뷔, 2015년 주전 도약 뒤 한 번도 소홀하지 않은 마음가짐이다.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것. 허경민은 지난 7월 조아제약 월간 MVP 수상 뒤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딸이 야구를 알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30대 중반을 넘길 것이다. 그때도 주전으로 뛰고 있기를 바란다. 아내가 내조를 잘 해주니 나만 잘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대형 계약으로 베어스 일원으로 남을 수 있는 조건은 확보했다.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는 더 강해졌다. 허경민은 "시간을 계산해보면, (계약 마지막 시즌이) 딸이 초등학교 입학 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가 베어스의 허경민 선수다'며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어느 '아빠'처럼, 조금이라도 좋은 기억을 주길 바란다. 계약 직후 통화가 된 허경민은 "축하 인사에 정신이 없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두산 동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락이 왔는데, (김)재호 형과 (오)재원이 형 그리고 (정)수빈이 연락이 조금 더 빨리 왔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허경민 그리고 두산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내내 "함께 더 많이 뛰고 싶다"는 특별 유대감을 드러냈다. 허경민은 합류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2.11 05:58
야구

박용택 은퇴 그 이후…"라커룸에서 짐 빼면 실감날 듯"

LG 박용택(41)이 30년 현역 야구 선수의 삶을 마감하고 일주일이 흘렀다. 마지막 타석에서 신중했지만, 결과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박용택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7-8로 뒤진 8회 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땅을 한참 고른 뒤에야 타석에 두 발을 뒀다. 마운드에 있던 두산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한 통산 타율이 0.526(19타수 10안타, 장타율 1.000)로 높아 자신감도 있었다. 오로지 '타이밍만 늦지 말자'라고 되뇌었다. 박용택은 이영하의 초구 148㎞에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3루 관중석을 향했다. 하지만 두산 3루수 허경민이 그물망에 부딪히며 공을 어렵게 잡아냈다. 박용택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0-8로 뒤지던 경기를 LG가 7-8까지 따라잡은 순간이었다. 타석에 들어설 때 '또 어떤 드라마를 쓰려고 경기가 이렇게 흘러가나'라고 생각했던 그는 '이게 마지막 타석이 되면 안 되는데…'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는 LG에 패배로 끝났다. 후배들은 박용택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며, 그에게 다가와 포옹했다. 바로 곁에 있었던 이형종은 울먹였다. 선수 시절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이병규 LG 타격 코치도 박용택을 안아줬다. 박용택의 마음도 같았다. 류중일 감독의 방문을 두드리고 "감독님, 이제 이 유니폼을 벗으면 정말 은퇴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현역 선수로 정든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벗기 전에 코치와 선수, 구단 직원 모두 한 번씩 껴안았다. 박용택은 "내가 눈물이 많다. 그런데 아직은 은퇴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여느 시즌과 마찬가지로 시즌 종료 후 휴식기로 여겨진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라커룸에서 짐을 못 뺐다. 거의 두 트럭 분량이 된다"라고 웃으며 "19년 치 짐이 있다. 난 장비와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배트만 해도 100자루는 있을 것 같다. 집에 옮겨놓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커룸에 짐을 빼면 은퇴를 실감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진로는 미정이다. "좋은 가장, 좋은 아빠가 될 시간을 가질 것인가"라고 묻자 "난 결혼 생활 16년 차다. 딸(13)도 다 커서 내가 집에 있는 걸 별로 원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는 계획에 대해선 "당장은 아니다. 날 원하는 곳을 찾아봐야겠다"라고 웃었다. 박용택의 야구 인생 2막은 이제 시작이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0.11.14 07:00
야구

애 낳으면 신바람 난다…'아빠' 허경민에 이형종까지 맹타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선 '애를 낳으면 성적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출산 이후 홈런을 펑펑 날리면 '분유포' 혹은 '분유파워'라고도 한다. 아이 분유 비용을 벌기 위해 책임감이 강해지면서 홈런을 치는 등 성적이 오른다는 의미다. 올해도 아빠가 된 선수들이 유독 잘하고 있다. 지난 17일 아들을 낳은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31)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1-1로 팽팽했던 3회 말 2사 주자 1루에서 1타점 3루타를 날려 승부를 뒤집었다. LG가 10-1로 KIA를 이기면서 이형종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류중일 LG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이형종이 애를 낳고 와서 오늘 아주 잘할 것이다. 나도 예전에 아내 임신과 출산 소식을 듣고 기분이 좋아서 홈런을 친 적이 있다"고 예상했는데 적중했다. 이형종은 지난 5월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 왼 손등 골절 부상을 당해 올 시즌을 마감할 뻔했다. 두 달 넘게 1군에 합류하지 못하고 지루한 재활에 매진했다. 그때 그에게 힘을 준 건 아내 배 속에 있는 아들이었다. 지난달 10일 1군에 복귀한 이형종은 초반에는 타격감이 잘 올라오지 않았지만, 8월 들어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에는 1군 등록일수를 인정받는 5일의 출산휴가 제도가 있다. 그런데 이형종은 타격감을 잃지 않기 위해 출산휴가를 이틀만 썼다. 그는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원래는 출산휴가를 안 쓰려고 했다. 그런데 제왕절개분만으로 결정하면서 일부러 경기가 없는 17일(월요일)에 낳기로 했고, 다행히 경기를 하루만 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덕분인지 그의 뜨거운 방망이는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형종은 "아빠가 되어서 기분이 좋다. 아이가 생기면 야구를 잘한다고 하던데, 마음이 들뜰 때라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30)도 지난달 11일 딸을 출산하고 펄펄 날았다. 7월 월간 타율 0.494를 기록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허경민도 올해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월 코뼈를 다치는 바람에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닌 퓨처스(2군) 선수단 캠프에 동행했다. 지난 6월에는 오른쪽 새끼손가락 미세 골절로 20여일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6월 23일 SK 와이번스전에서 복귀한 후, 공백기가 무색할만큼 매서운 방망이를 보여줬다. 그리고 7월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허경민은 "야구하면서 이런 날이 오는 것을 상상했는데 현실이 됐다. 주변에서 아이가 생기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데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며 기뻐했다. 키움 히어로즈 불펜투수 김태훈(28)은 지난 5월 4일 딸을 낳았다. 그러면서 1군에 개막 6일 만에 합류했다. 이후 필승조로 활약했다. 32경기에서 43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5승, 8홀드,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고 있다. 3점대 평균자책점은 지난 2012년 프로에 온 후,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지난 6일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잠시 이탈했지만, 손혁 키움 감독은 김태훈의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김태훈은 "아이를 낳았으니 야구도, 가족에게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8.20 13:08
야구

[IS 인터뷰]'7월 MVP' 허경민 "목표는 1000안타, 멋진 아빠 되고 싶다"

허경민(30·두산)은 2020년 7월을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만들었다. 허경민은 우선 '수비형 3루수'라는 인식을 바꿨다. 7월 22경기에서 타율 0.494(83타수 41안타), 출루율 0.538를 기록했다. 타율·안타·출루율 모두 이 기간 1위다. 6월까지 0.316였던 시즌 타율을 0.390까지 끌어올렸다. 6월 초 손가락 부상을 당해 20일 동안 결장한 그는 지난달 31일 규정타석을 채우자마자 타율 선두에 올랐다. 득점권에서 더 강하다. 7월 득점권 타율은 0.708(24타수 17안타). 올 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0.519(52타수 27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정상 3루수인 그가 클러치 히터의 능력도 입증했다. 허경민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24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지만 "기록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했다. 타율 1위를 지키는 것보다 올해 안에 통산 1000안타를 달성하는 게 중요한 목표다. 3일 현재 1000안타까지 79개 남았다. 올 여름 가장 뜨거운 타자인 그는 지난달 11일 딸 서우 양을 얻었다. 딸이 커서 아빠가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좋은 기량을 오래 유지하는 게 허경민의 목표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멋진 아빠' 허경민을 7월 MVP로 선정했다. - 7월 셋째 주 주간 MVP에 이어 월간 MVP까지 차지했다. "주간 MVP 수상 후 인터뷰에서 '월간 MVP도 받고 싶다'는 말은 했지만, 실현될지는 몰랐다. 운도 따랐지만 좋은 타격을 위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 타율 1위에 올랐다. "순위 1, 2위에 내 이름이 있더라.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타격의 달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타격이 약점이라는 꼬리표가 있던 선수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 타격왕 욕심은. "시즌 전 설정한 목표가 있다. 타격왕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욕심이 전혀 없다. 그저 발전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는 생각뿐이다. 당장 내일 순위권에서 (내 이름이) 사라져도 여한이 없다." - 마음속에 설정한 목표는 무엇인가. "원래 특정 기록을 목표로 세우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 가지 정했다. 통산 기록을 보니 1000경기 출장(3일 현재 984경기)이 가능하겠더라. 동시에 한 시즌을 정말 잘 마치면 통산 1000안타도 가능할 것 같다." - 지난주까지 통산 921안타를 기록했다. "내 종전 한 시즌 최다 안타가 167개(2018년)였다. 2020년은 그 이상이 가능하겠더라. 6월초 손가락 부상 탓에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다. 달성 여부를 떠나 1000안타를 향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24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몇 경기 연속 안타였는지 모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계속 몰랐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한다. 연속 안타가 끊기더라도 마찬가지다." - 득점권 타율 0.519로 리그 1위다. "득점권에서 더 집중한다. 예전에는 나도 홈런을 치고 싶었다. 장타력을 향상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그래서 나만의 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득점권에서 좋은 타격을 하면 장타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득점권 타율이 2018년(0.350)과 2019년(0.324)에도 높았다. "2018년 득점권 타율이 시즌 타율보다 높았다. 득점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주자가 있을 때 안타를 때리는 게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팀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도 있다." - 8월 2일 창원 NC전 9회초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날 두산은 7-4로 이겨 올 시즌 NC전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그 경기에서 패한다면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도 있었다. 팀에 기여하는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았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조금은 마음이 편안했다." - 7월에는 득녀도 했다. "선배들이 '분윳값 벌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뜻을 알겠더라. 잠든 아기를 보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고 싶다." -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 "딸이 야구를 볼 나이가 되면 난 30대 중반이 넘어선다. 그때도 주전으로 뛰고 있기를 바란다. 아내가 내조를 잘해준다. 내가 그라운드에서 관리를 잘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두산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관중 입장이 시작된 후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했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승리 뒤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05 06:00
야구

두산 고영민 “아들아, 아빠는 양상국이 아니라 고영민이야”

고영민(30·두산)은 2007년 2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다. 이듬해 베이징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더블 플레이 수비에서 유격수 박진만으로부터 공을 받아 1루수 이승엽에게 공을 뿌린 이가 고영민이었다. ‘화수분’으로 불리는 두산의 두터운 내야진에서도 2루는 늘 고영민의 차지였다. ‘잘 나가던’ 그에게 하락세가 찾아온 건 2009년이었다.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고영민이 없으면 어색했던 두산의 2루 자리는 어느덧 오재원·허경민 등 후배의 몫이 됐다. 결국 2013년엔 프로 데뷔 후 최소인 10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고,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기적을 이뤄내는 동안 고영민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몸보다 마음이 아팠다는 지난 시즌, 고영민의 심정과 2014년 시즌에 대한 각오를 들어봤다.-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많은 사람들이 내게 하는 첫 마디가 ‘몸은 괜찮냐’이다. 몸 상태는 최상이다." -사람들은 허리 부상으로 고생하는 줄 알고 있다."그런 추측이나 소문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해명한 적이 없어 그렇다. 솔직히 야구선수 중에 100% 건강한 상태로 뛰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잔부상을 달고 사는 게 선수다. 나 역시 그 정도였다. 언론이나 팬들이 말하는 ‘유리몸’이나 ‘고질적인 허리 부상’은 아니다. 오히려 2013년엔 몸 상태가 매우 좋았다."-몸 상태가 좋았는데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팠다. 솔직히 억울했다. 올 시즌 첫 10경기 동안 내 상태가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총 4안타를 쳤는데, 그 중 4월9일 KIA전 홈런이 기억난다. 단 한 개의 홈런이지만 맞는 순간 ‘타격이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스스로 타격이 업그레이드됐다는 느낌까지 받았는데 (경기에 나갈 수 없어) 답답했다."-그런데 왜 2군에 내려가게 됐을까."시즌 초 사우나에 갔다가 옆구리에 담에 걸렸다. 부상이라고 할 수도 없었지만, 혹시나 담이 커질까 봐 선발 라인업 제외를 요청했는데, 그후론 대주자나 대수비로 기용되다가 (4월26일 NC전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 1군으로 올라가지 못했다."-잠시 외야수 전향도 시도했었는데."내 의지는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의 권유가 있었다. 솔직히 ‘굳이 왜 나를’이라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내 자리는 2루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중견수로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2군에서 외야수가 1군으로 올라왔고, 내가 내려갔다."-2군에서는 어땠나."거의 기본 2안타, 3안타를 쳤다(23경기 타율 0.391). 몸 상태도 좋았다. 그런데 1군으로 불리지 못했고. 못 올라가니까 답답하고 초조했다. 나는 언제나 1군에서 뛰던 선수였다. 잠시 2군에 내려가더라도 열흘쯤이면 1군으로 다시 합류하곤 했다. 그런데 2군 기간이 길어지니 너무 괴로웠다. 나중에는 ‘이제는 불러도 안 올라간다’라는 반항심마저 생긴 게 사실이다."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있다면."시기적으로 결혼(2011년 12월) 직후부터 야구가 잘 안되다 보니, 아내가 ‘나 때문인가’하는 자책감을 갖더라. (그런 모습을 보며)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을 가졌다. 남을 탓하기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야구를 진지하게 공부하다 보니 야구가 쉽게 느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SNS 문구에 '절.치.부.심'이라고 써놨던데"4살 된 아들이 TV를 보다가 나와 닮은 개그맨 양상국을 보며 ‘아빠’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던 아들이 “야.구.장.”이라고 하더라.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빠가 야구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절치부심이라고 써뒀다."-2014년 목표는."순간의 집중력으로 모든 게 결정되는 게 야구다. 타석에 서서 장갑이 조금 거슬리기만 해도 안타가 될 타구가 파울이 된다. 순간에 혼을 담아야 하고,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마음이 여렸던 나는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마음과 몸이 건강하다. 내 등번호가 14번이다. 2014년은 나의 해로 만들겠다."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2014.0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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