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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는 끝났다” 전 토트넘 미드필더의 일침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한 제이미 오하라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를 두고 “이제 끝났다”라고 혹평했다.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23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성공을 거두더라도, 스스로 만든 분위기와 책임으로 인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 오하라는 리그에서의 형편없는 성적 때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더 잡을 수 없다고 봤다”라고 전했다.매체에 따르면 오하라는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내 생각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끝났다. UEL에서 토트넘이 우승해도 마찬가지”라며 “시즌에 19패나 하면서 감독직을 유지할 수는 없다. 다가오는 리버풀전에서도 질 거로 생각하면 말이다. EPL에서의 패배 방식이 그가 떠날 거라고 생각하게 하는 이유”라고 혹평했다.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33경기서 18패를 기록하는 등 크게 부진하다. 리그에선 16위(승점 37)까지 추락했다. 국내 컵 대회에서도 모두 탈락했다. 유일한 위안은 UEL 4강에 올랐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이 대회에서 17년간 이어진 무관의 한을 풀어내려 한다. 토트넘의 가장 마지막 대회 우승은 2008년 리그컵이다.다만 현지에선 일찌감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예고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올 시즌의 부진한 성적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선이다. 오하라 역시 “토트넘에 UEL 트로피를 안긴다면, 그는 지난 20년간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유럽 대회 우승을 달성한 셈이지만, 진짜 중요한 무대는 EPL”이라며 “시즌권 소지자들은 리그 홈경기를 보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이다. 어떻게 될진 봐야겠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내년에도 남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끝으로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며 “이번 시즌 여정은 참혹했다. 부상도 원인이었지만, 결국 책임은 감독인 포스테코글루에게 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강도 훈련 방식과, 고집적인 축구 철학이 팀에 처한 문제를 악화했다고 평했다.토트넘은 오는 28일 리버풀과 2024~25 EPL 34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리버풀이 토트넘을 꺾으면, 조기에 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김우중 기자 2025.04.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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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프리킥 한 방에 ‘K.O’…구단 역대 최악 성적 보인다 “9경기 무득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또 안방에서 고개를 떨궜다. 맨유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4~25 EPL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울버햄프턴에 0-1로 졌다. 맨유는 최근 2연패 포함 4경기 무승(1무3패) 늪에 빠졌고, 리그 14위(승점 38)를 지켰다. 잔여 경기를 모두 이겨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대항전 진출권 확보가 어려워졌다.반면 울버햄프턴은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강등권(18~20위)과의 승점 차를 17로 벌렸다. 동시에 EPL 잔류를 확정했다.근육에 불편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 황희찬은 이날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황희찬은 올 시즌 부상과 복귀를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팀 내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맨유는 이날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울버햄프턴을 공략했다. 하지만 박스 안까지 진입하진 못했다. 다소 답답한 경기 흐름 속에 소득 없이 전반을 마쳤다.맨유는 후반에 공격 기회를 더욱 늘리며 결실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메이슨 마운트의 발리 슈팅,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직접 프리킥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전 맨유의 유일한 유효슈팅은 후반 27분에 나온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뿐이었다. 비토르 페레이라 울버햄프턴 감독은 2분 뒤 최전방 공격수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 대신 파블로 사라비아를 투입했는데, 이 선택이 효과를 봤다.사라비아는 투입 3분 만에 직접 프리킥으로 이날 경기의 결승 골을 터뜨렸다. 울버햄프턴은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사라비아가 왼발로 슈팅한 공은 수비벽을 넘고 골대 오른 상단 구석을 꿰뚫었다.맨유는 끝내 1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같은 날 영국 매체 BBC는 “부진에 빠진 맨유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맨유는 이번 시즌 15패를 올렸고, 이는 1989~90시즌 16패 이후 최악의 성적”이라고 조명했다. 동시에 “지난 시즌 8위로 마친 것조차도 지금보다는 나았다. 긍정적인 요소가 없진 않았지만, 많은 시즌권 보유자들이 위치한 이사진 석 바로 앞에선 팬들의 불만이 거세게 터져 나왔다”라고 덧붙였다.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은 “우리가 골을 넣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경기를 보면 득점 기회를 놓친 선수가 꽤 많다. 라스무스 호일룬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팀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계획이 있다.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집중하려 한다”라고 말을 아꼈다. BBC는 아모림 감독 부임 후 맨유가 리그 22경기 중 9경기에서 무득점 침묵한 점을 주목하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5.04.21 07:48
해외축구

양민혁 뛴 경기서 인종차별 ‘충격’…“WBA 시즌권 소지자, 자격정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한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했다.QPR은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웨스트브로미치알비온과 경기 전반전에 한 QPR 선수에 관한 인종차별 신고가 접수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이어 “한 서포터가 경찰에게 인종차별로 인한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구금됐다. 웨스트브로미치 또한 해당 시즌권 소지자의 자격을 정지했다”고 덧붙였다.QPR은 같은 날 웨스트브로미치 안방인 더 허손스에서 2024~25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6라운드를 치렀다.이 경기에서 인종차별이 발생했다. 양민혁과 일본인 공격수 사이토 고키가 이날 선발 출전했다. 양민혁은 89분을 소화했다.다만 피해자가 누군지 밝혀지진 않았다.QPR은 “구단은 대면, 온라인 또는 모든 매체를 통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 문제에 대해 웨스트브로미치뿐만 아니라 관계 당국과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김희웅 기자 2025.03.09 08:59
메이저리그

양키스팬 만행에 분이 안 풀린 먼시..."전 구장·평생 출입 금지 해야"

극성 양키스팬에 분노한 건 당사자뿐 아니었다. LA 다저스 내야수 맥스 먼시도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먼시는 한 팟캐스트(Foul Territory)에 출연,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열린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 1회 말 일어난 촌극을 돌아봤다. 먼시는 "우리 다행히 무키가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그들을 MLB 전 구장, 평생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다저스 외야수 베츠는 양키스 타자 글레이버 토레스의 우측 파울 타구를 쫓아 포구했다. 하지만 관중석에 있던 양키스팬 2명이 베츠의 글러브 안에 손을 넣고 빼내려고 했다. 베츠가 공을 던지는 쪽 팔을 잡기도 했다. 베츠는 짜증 난 표정으로 심판을 향해 어필했다. 오스틴 카포비안코, 존 피터로 확인된 두 양키스팬은 바로 퇴장 조처를 당했다. 양키스는 시즌권을 갖고 있는 한 명이 5차전에 입장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으로 보였지만,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이를 저지했다. 먼시는 "그들이 시즌 티켓을 가지고 있어서 머리 속에 그렇게 해도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분명 흉포한 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월드시리즈는 다저스가 먼저 4승(1패)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당사자' 베츠는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내 아내에게 '내 인생에 누군가와 싸우고 싶었던 건 이 상황이 두 번째'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전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 계열사인 '포 더 윈' 기자 메건 L. 홀은 "이건 유치하고 쓰레기 같은 행동이다"이라며 문제를 일으킨 양키스팬들을 비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06 11:05
메이저리그

글러브 잡고 수비 방해, 퇴장 당한 역대 최악 관중...ESPN, 비판 대신 응원? "양키스의 구세주" "멋지던데?"

월드시리즈(WS) 무대에서 희대의 수비 방해를 일으킨 뉴욕 양키스 팬이 경기장 퇴장 후에도 당당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뉴욕 양키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WS 4차전을 11-4로 이겼다. 이날 전까지 시리즈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 위기에 놓였던 양키스는 이날 승리로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승패를 좌우한 건 양키스의 홈런포 3방이었지만, 화제를 모은 건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다저스의 우익수 무키 베츠가 1회 말 당한 수비 방해 상황이다.베츠는 다저스가 1회 초 투런 홈런으로 앞서던 1회 말 첫 수비에 들어섰다. 첫 타자인 양키스 글레이버 토레스가 우익선상으로 날아가는 파울 타구를 쳤고, 베츠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달려갔다. 타구는 관중석 앞 펜스 위로 떨어졌고, 베츠가 뛰어올라 이를 잡아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손꼽힐 호수비였다. 그런데 문제는 포구 이후 벌어졌다.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맨 앞줄 관중이 이미 포구를 마친 베츠의 글러브를 잡았고, 베츠가 포구에 실패하도록 글러브를 잡고 뺏으려 한 것이다. 베츠가 공을 놓치지 않게 매달리면서 오른쪽 손으로 이를 떨쳐내려 하자 옆에 있던 또 다른 관중은 아예 그의 오른 손목마저 잡으며 베츠가 펜스에 매달리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결국 공은 떨어졌지만, 이 '참상'을 모두 보고 있던 심판은 '당연히' 아웃을 선언했다.포구 전에 관중이 관중석 안의 공에 손을 내밀어 먼저 잡아가는 경우는 있지만, 이미 포구가 끝난 공을 뺏으려 힘을 가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선수들이 다칠 수도 있는 최악의 사건이다. 한 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관중이 방해 행위를 저질렀으니 용서될 리 없다. 해당 관중 2명은 즉시 퇴장 조처를 당했다.피해자인 베츠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베츠는 경기 패배 후 해당 사건에 대해 "나는 괜찮다. 단지 시합에 졌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내일 경기를 다시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3승을 거둔 다저스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챙겨도 우승이 가능하다. 정작 가해자인 당사자들은 당당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글러브를 붙잡은 이는 오스틴 카포비아코로, 인터뷰에 응한 동생 대런에 따르면 양키스 시즌권 보유자다. 양키스 시즌권은 유산에 들어간다 말할 정도로 고액으로 알려져 있다. 대런은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공이 보여서 잡으려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후에 베츠가 우리에게 욕설을 했다"고 반박했다.역대 최악의 사고를 저질렀지만, 뉴욕 팬들에겐 그가 '구세주'에 가까운 모양이다. 코네티컷 출신으로 디애슬레틱과 인터뷰한 양키스 팬 아나 플라멩고는 "그가 퇴장당하는 걸 봤다. 그가 양키스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결승전 아닌가"라고 주장했다.팬들과 달리 전 MLB 심판이었던 데일 스콧은 디애슬레틱을 통해 "내가 본 사건 중 가장 공격적으로 글러브를 뺏으려 든 팬이었다"고 평가했다.비판보다는 해프닝으로 넘기려는 현지 매체들도 있다. EPSN의 제시 로저스 기자는 오스틴을 뉴욕 술집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다른 팬들이 그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찾아왔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더라.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고 미화했다.오스틴은 로저스와 인터뷰에서 "관중석으로 온 공에 대해선 내주지 않자고 농담하곤 했다. 우린 언제든 기꺼이 이런 일을 해낼 것"이라고 떳떳하다 대답했다.ESPN에 따르면 오스틴은 오는 31일 열리는 5차전에는 관람이 가능하다는 답도 들었다. 한편 다저스의 WS 3차전에서 양키스는 선발 투수로 에이스 게릿 콜이 출격한다. 다저스는 역시 1차전 선발이던 잭 플래허티를 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0 15:26
프로축구

이례적 '유감' 표명까지…안방 또 빼앗긴 부산, 결국 경기장 임시 이전

“최근 이슈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부산 아이파크가 황당한 이유로 ‘또’ 안방을 빼앗겼다. 시즌이 한창인 시기, 다른 두 팀의 친선경기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탓이다. 결국 부산은 8월 홈 2경기를 구덕운동장으로 옮겨 치르기로 했다. 선수단뿐 아니라 팬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구단과 팬들에 대한 부산시의 존중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구단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 배경이다.부산 구단은 지난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승격에만 집중하고자 8월에 열리는 2경기를 구덕운동장에서 진행하고자 한다. 팬 여러분께 좋은 성적과 경기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덕에서 열리는 대상 경기는 5일 천안, 15일 전남전이다.승격을 위한 순위 경쟁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 부산이 홈 경기장을 임시로 바꿀 수밖에 없는 건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의 내한 친선경기(전북 현대전)가 오는 3일 안방인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친선경기 여파로 이틀 뒤 예정된 천안전은 정상 개최가 어렵다. 부산시에 임대료를 내면서 엄연히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돌연 다른 두 팀의 친선경기를 이유로 쫓겨난 셈이다.더 황당한 건 이번 친선경기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로 계획됐다는 점이다. PSG의 친선경기 상대로 부산시를 연고로 둔 부산도 아닌, 엑스포 유치 활동을 지원하는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둔 전북이 상대로 낙점된 것이다. 결국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친선경기에 정작 부산 구단과 팬들은 외면받는 ‘촌극’이 일어난 것이다.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의 이른바 '부산 아이파크 패싱'이 구단과 팬들의 분노를 들끓게 하고 있다. 구단 실무자들조차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PSG와 전북의 친선경기가 열린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을 정도다. 부산 구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경기장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팬들을 위해서라도 구덕운동장에 가변석 설치 등을 요청했지만 부산시는 이마저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는 고스란히 부산 팬들의 몫이다. 더구나 부산이 이번처럼 안방을 빼앗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콘서트 개최나 A매치 준비 등을 이유로 수차례 안방을 내준 채 다른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심지어 관중석에 지붕조차 없는 보조경기장에서 K리그 경기를 치른 적도 있었다. 구단에 대한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부산시의 행태가 반복되니, 부산시를 향한 팬들의 불만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부산 서포터스도 최근 호소문을 통해 “부산시의 행태는 ‘너희는 신경 쓰지 않아’, ‘일단 나가라고 하면 알아서 하겠지’다. 부산시가 보여주는 행정은 과연 이것이 한국 제2의 도시의 공무원들이 행하는 행정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부산 축구는 지금 멍들고 병들어 가고 있다. 1부 승격을 위해 모든 것을 올인해도 모자를 이때, 부산시의 스포츠 행정은 부산 아이파크를 아프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지난 2021년 6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아이파크 축구단이 국내 최고, 나아가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발전하길 부산 시민과 함께 염원합니다'라고 적은 글을 덧붙이며 “지금 행해지는 스포츠행정이 본인이 작성한 내용과 맞다고 보시나, 지금 부산시의 스포츠행정은 부산 축구 팬들에게 너희는 부산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부산시민, 그리고 축구팬 여러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거짓말과 일방적인 행태를 보이는 부산시에 쓴소리를 해달라”고 호소했다.부산 구단은 남은 모든 홈경기를 아예 구덕운동장에서 치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가변석 설치 협조가 되지 않아 결국 2경기만 구덕에서 치르기로 했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임대료 등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다시 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경기장 이전 문제로 팬들이 불편을 겪는 게 가장 안타깝다. 그래도 시즌권 환불 요구 등 불만보다는 '구단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07.31 07:03
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팬·도시 다 버렸다...애슬레틱스의 '역대급' 야반도주

지난 6월 14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홈구장 링센트럴 콜리세움(콜리세움)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시즌 최다인 2만 7759명의 관중이 콜리세움을 찾은 것이다. 약 한 달 전인 5월 3일 관중 수가 고작 2500여 명에 불과했던 걸 생각하면 놀라운 상승이 아닐 수 없었다.MLB 최약체 애슬레틱스가 반등에 성공하자 관중이 다시 몰려든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 경기에서 애슬레틱스는 2021년 이후 가장 긴 7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팬들의 목적은 달랐다. 구장에 들어설 때 피켓 하나씩 들고 입장한 팬들은, 경기가 시작하자 그 피켓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그 피켓의 대부분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SELL(팔아라).'이 사건은 한동안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른바 '리버스 보이콧'이다. 지난 2002년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리그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자 팬들이 관람을 보이콧하며 관중 수가 급감한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장면이다. 이들은 오히려 경기장을 찾아 이 팀의 수뇌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보여주기 위해 뭉쳐서 시위했다. 팬들이 비판한 건 성적이 아닌 '최악의 구단주' 존 피셔였다. 피셔는 올 시즌 MLB 최고의 화두인 애슬레틱스 연고지 이전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애슬레틱스는 앞서 지난 4월 말 라스베이거스에 구장 건설 부지를 매입했다. 이어 라스베이거스가 위치한 네바다주에 신 구장 건설에 대한 지원을 신청했다. 그리고 지난 6월 16일에 안건이 통과됐다. 이로서 애슬레틱스의 라스베이거스 이주가 사실상 확정됐다.애슬레틱스의 '야반도주' 계획이 드러나자 이미 기름처럼 펄펄 끓고 있던 상태의 팬들이 드디어 폭발했다. 분개할 만도 했다. 단순히 연고지를 옮긴 게 아니라 연고지 팬들과 피셔의 악연이 깊었기 때문이다. 애슬레틱스는 앞서 오클랜드에 연고를 정한 1968년 이래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팀은 성적으로 보답했다. 1972~1974년 3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4번이나 MLB 정상에 등극했다.구단 예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2000년대 초반에도 애슬레틱스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였다. 빌리 빈 당시 단장이 '머니볼' 트렌드를 일으키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머니볼은 이후 소설과 영화로도 제작되며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구단도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듯했다.그러나 2005년 현 구단주인 존 피셔가 들어서면서 애슬레틱스 부활의 의미도 점점 퇴색되기 시작했다. 피셔는 당시 총자산액 13억 달러로 가장 부유한 400명의 미국인 중 258위에 오를 정도의 상당한 재력가였다. 그러나 부동산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그에게 야구단은 사업보다 단순 돈벌이에 가까웠다. 피셔가 구단주로 부임한 2005년 이후에도 애슬레틱스는 나름 선전했다. 단 한 번도 팀 연봉 총액에서 리그 평균을 넘지 못했어도 통산 19시즌 동안 5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눈에 띄는 투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팀 성적은 나왔지만, 팬들과 끝까지 함께 가는 프랜차이즈 스타는 한 명도 없었다.선수단 구성에서 아낀 돈이 팬들에게 재투자되는 것도 아니었다. 대신 온전하게 피셔의 지갑으로 들어갔다. 대표적인 게 홈구장 운영이다. 콜리세움은 애슬레틱스가 처음 오클랜드에 들어올 때인 1968년부터 지금까지 리모델링 한 번 없이 거의 그대로 사용됐다. 중간에 다목적 구장으로 용도 변경을 위해 관중석 형태를 바꾼 게 전부다. 그마저도 내부 시설에 대한 개보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물까지 새는 구장 화장실은 MLB 최악으로 꼽힌다. 팬들은 언젠가 오클랜드 신 구장이 들어오리라 믿고 참았지만, 피셔는 오클랜드를 떠날 때까지도 낙후된 구장을 방치했다.코로나19는 피셔와 오클랜드 팬을 더 갈라놨다. 2022시즌 전 애슬레틱스는 시즌권을 456달러에서 800달러로 인상(75.4%)했다. 그런데 티켓값 인상에 대한 해명이 없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선수단과 시설에 대한 재투자는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다. 피셔의 개인 자산도 구단을 인수했던 2005년보다 9억 달러 증가한 22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그는 2020년 단축 시즌과 무관중 경기,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한 단기 손해를 참지 못하고 부담을 팬들에게 전가했다. MLB 전체 관중 수는 2021년 4530만명에서 2022년 6455만명으로 증가(42.5%)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단기 현상에 불과했던 거다. 하지만 티켓값 인상의 여파인 탓인지 콜리세움을 찾은 관중은 고작 12.3% 증가에 그쳤다. 피셔의 욕심이 자초한 결과였다. 그렇게 최악의 구단주라는 걸 다시 증명한 피셔는 올해 연고지 이전 추진으로 오클랜드와 악연에 정점을 찍었다.이번 사태가 비단 피셔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MLB 사무국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현지 매체 디애슬레틱이 리버스 보이콧 사태에 관해 묻자 "멋지다. (어떤 목적으로든) 구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리그 평균 수준만큼' 갑자기 늘어난 게 대단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리그 전체의 질서와 균형을 지켜야 하는 커미셔너마저 오클랜드와 그 팬을 무시했으니 구단주라고 다를 리 없었다.콜리세움과 애슬레틱스의 계약은 내년인 2024년 만료된다. 라스베이거스에 생길 구장이 개장되는 예상 연도는 2028년. 3년 공백이 있지만, 마침 애슬레틱스 산하에 있는 트리플 A 팀이 라스베이거스가 연고다. 애슬레틱스는 오클랜드와 불필요한 동거를 연장하는 대신 트리플 A 팀의 구장을 빌려 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오클랜드는 버려지게 됐다.김동민 SPOTV 기록원 2023.07.19 08:49
해외축구

뭘 해도 안되는 집, 토트넘을 보며 [IS 시선]

“행복한 가정은 그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각이다.”레프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가 요즘 저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토트넘의 올 시즌 행보를 보면 불행한 집, 안 되는 집은 안 되는 일들을 참 다양하게도 벌인다는 느낌이다. 토트넘 구단은 2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팬 여러분의 좌절과 분노를 이해한다. 어떤 말로도 이미 벌어진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뉴캐슬 원정 응원을 오셨던 분들께 입장권을 환불해드리겠다”는 선수단의 메시지를 전했다. 토트넘은 지난 23일 뉴캐슬 원정에서 1-6으로 졌다. 충격패였다. 전반 21분 만에 스코어가 0-5로 벌어졌고,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한 채 무너졌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5실점이었다. 토트넘은 리그 4위 안에 들어가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받는데, 이날 패배로 사실상 목표가 물건너갔다. 토트넘 선수단의 원정팬 환불 소식을 전한 미국 ESPN의 유튜브 채널 뉴스에는 한 미국팬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잉글랜드에서는 흔한 일인가요?”이건 유명 축구게임 FM(풋볼매니저) 유저들이라면 익숙한 상황이다. 이 게임은 자신이 구단을 꾸려 컴퓨터와 축구 대결을 하는데, 패배하면 팀 선수들(AI)이 가상의 팬들에게 티켓 값을 환불해 준다는 메시지가 뜬다. 한때 영국의 이혼률을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로 잉글랜드 남성 축구팬이라면 대부분 몰입해서 즐겼던 게임 안의 상황을 토트넘 선수들이 실제로 실행한 것이다. 실망한 팬을 위한 이벤트다. 토트넘은 사실 2009년에 반대의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위건에 9-1 대승을 거뒀다. 위건 선수단은 런던까지 차로 4시간 거리를 운전해 원정 응원온 팬들에게 티켓 값을 환불해줬다. “팬들의 응원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토트넘 팬들이 선수단의 정성에 감동했을까. 소셜미디어(SNS)와 커뮤니티 반응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선수단이 원정 응원온 팬들에게 티켓값을 환불해주겠다고 나서는 동안 토트넘 구단의 CEO 다니엘 레비는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을 해임했다. 스텔리니는 지난달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후 코치에서 감독대행을 맡은 인물이다. 이번 뉴캐슬전 패배가 스텔리니 감독대행의 포백 전술 실패 탓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안 되면 자르는 것으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진 않는다. 토트넘이 과연 어떤 감독을 데려와서 팀을 재건할지 아직 청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 팬들의 불만은 레비를 향하고 있다. 레비는 선수 영입에는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빅네임 감독만 데려와서 성적을 내려 했다. 결과는 ‘무관’이다. 토트넘은 2008년 칼링컵(리그컵) 우승 이후 15년간 트로피가 없다. 조제 무리뉴, 콘테 등 우승청부사로 불리던 감독들이 토트넘에 왔다가 줄줄이 성적부진으로 짐을 쌌다. 토트넘 팬들은 투자하지 않는 레비를 향해 ‘짠돌이’라고 비난한다. 이번 뉴캐슬 참패 이후에도 레비가 한 건 돈을 쓴게 아니라 스텔리니를 자른 것 뿐이다. 환불은 선수단이 주급을 쪼개서 해준다. 토트넘 팬의 소셜미디어에는 ‘한 경기 환불로 성에 차지 않는다. 레비가 나서서 시즌권을 환불해줘라’는 비난일색이다. 설상가상으로 토트넘의 최고 스타인 공격수 해리 케인은 올 시즌 후 빅클럽으로 이적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과거 토트넘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런던 라이벌팀 첼시로 부임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토트넘 팬들은 원정 티켓이 문제가 아니라 연일 터지는 이적 루머와 팀 패배 소식에 속이 터진다는 반응이다. 안 되는 집안 토트넘을 지키는 손흥민(토트넘)을 보는 한국 팬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는다면, 과연 남은 선수 커리어에서 우승은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김민재(나폴리)가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로 이적하기 전 손흥민이 토트넘 구단을 설득해서 김민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 적이 있다는 뉴스가 나오자 한국 축구팬들이 비명을 질렀다. ‘김민재가 그래서 손흥민과 인스타그램 언팔(팔로우 취소)을 했던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토트넘의 문제는 빅 네임의 스타급 선수를 적재적소에 영입하지 않는 것이다. 작은 것에 돈쓰고 생색은 크게 내면서 효과도 없는 감독들에게는 엉뚱하게 돈을 써왔다. 목표 설정을 바꾸든가, 액션 플랜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닐까. 토트넘을 지켜보면, 우리도 정작 핵심이 뭔지 애써 외면하고 애먼 곳만 고치면서 변명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올 시즌 토트넘은 축구팀이 아니라 철학 과제물 같다. 스포츠2팀 기자 2023.04.27 00:14
축구

개막은 했는데… 풀기 어려운 시즌권 환불·보상 문제에 골머리 앓는 구단들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고민이 많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시작한 K리그 구단들이 고민에 빠졌다. 무사히 시즌은 시작했지만,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중 경기로 인해 시즌권 환불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K리그1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0시즌 일정에 돌입한 K리그는 1, 2부 모두 평소에 비해 경기 수를 대폭 줄였다. 당초 개막하려던 날짜에 비해 두 달 넘게 일정이 미뤄진 탓에 K리그1은 정규리그 22경기에 파이널 라운드 5경기, K리그2는 정규리그 27경기로 치러진다. 시즌권 문제는 여기서부터 이미 한 번 꼬였다. 시즌권 가격은 한 시즌 38경기 중 홈 18~19경기를 기준으로 책정된 만큼, 줄어든 경기 수에 대한 환불이나 보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7경기 중 무관중 경기의 비중이 어떻게 될 지도 미지수라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유관중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좌석간 간격을 두다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해진다. 구단들이 시즌권 환불 기준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시즌 종료 후 미관람 경기 수가 확정되면 이를 기준으로 환불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속속 시즌권 보상 관련 공지를 올린 대부분의 K리그 구단들이 미관람 경기 수 비율에 따른 부분 환불, 혹은 환불 금액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MD 상품 혹은 다음 시즌 시즌권 할인 혜택 등을 얘기하며 무관중 경기 해제 시점이나 시즌 종료 이후 구체적인 내용을 재공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유다. 무관중 개막 발표 후 전액 환불을 결정한 대구 FC의 사례가 있지만, 모든 구단이 대구처럼 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팬들의 사랑을 손익으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전액 환불을 고려하기엔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즌권 환불 문제에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각 구단이 구매자에게 제공한 사은품이다. 사은품의 가격을 제외하고 비율을 계산해 환불하기도 애매하고, 시즌권 구매자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상품은 금액을 책정하기도 어렵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시즌이 끝나기 전에 보상이나 환불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가급적 팬들의 입장을 고려해 보상 정책을 세우고 싶지만 사은품 등 금전적인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어 고민"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단순히 금전적인 기준을 고집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구단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시즌권 구매자들은 구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팬들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재정적인 어려움은 있겠으나 충성도 높은 팬들의 '팬심'을 시즌권 문제로 돌려세울 수는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액 환불까지는 어렵더라도 최대한 팬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보상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이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부분 환불 정책에 대해 팬들이 100% 만족하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가능한 최대한 팬들의 마음을 반영하고자 노력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5.22 06:00
축구

[김희선의 컷인] 걱정 반 설렘 반…개막 기다리는 K리그, 달라질 풍경들

설레는 만큼 걱정도 지울 수 없지만, 이제 정말 가시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미뤄졌던 2020 프로축구 K리그가 본격적으로 개막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4차 이사회를 열고 2020시즌 개막일과 경기 수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2월 29일 개막 예정이었던 K리그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줄곧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던 연맹도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 대로 줄어들고,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도 완화돼 실외체육시설에서의 행사나 스포츠 관람은 무관중이나 소규모 경기로 점진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면서 개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현재로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5월 5일 이후 주말인 5월 9일 개막이 1안, 그 다음 주말인 16일 개막이 2안이다.어느 쪽이든 최소 5월 중순에는 개막할 수 있게 된 만큼, 코로나19로 축소가 불가피한 리그 일정을 27라운드(정규리그 22경기+파이널 5경기)로 치르는 대안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1일자로 구단간 연습경기와 미디어 취재도 허용해, 개막을 앞둔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로써 기약 없이 개막만 기다리며 애를 태우던 구단들과 팬 모두 한숨을 돌리게 됐다. 물론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올 시즌 K리그는 여러모로 예전과 달라질 예정이다. 일단 스케쥴이 바뀐다. 개막전 대진은 유지된다 해도 일정 자체가 축소된 만큼 세부적인 경기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또 개막 후에도 당분간은 무관중 경기로 치르고 추후 상황을 봐서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무관중 경기의 경우에도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원이 백 명 단위를 넘기 때문에 달라진 환경을 인지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캐나다의 스포츠 채널인 CTV 스포츠는 "코로나19로 인해 바뀌게 될 스포츠의 세 가지 습관"으로 침을 뱉거나 (공 등에)바르기, 땀에 젖은 수건 관리, 그리고 하이파이브를 꼽았다. CTV 스포츠는 "크리켓에서 스윙을 장려하기 위해 공에 침을 바르는 버릇, 테니스에서 볼 키즈가 수건을 건네주던 역할, 그리고 축구와 농구 등에서 하이파이브 등이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런 변화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21일 무관중으로 연습경기를 시작한 프로야구의 경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수들간의 악수나 하이파이브, 경기 도중 침을 뱉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 박수를 치거나 팔꿈치를 부딪히는 것으로 대신했다. 경기 전후 상대팀 선수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던 모습도 사라졌고, 심판과 판독 요원들은 마스크에 장갑을 끼고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다. 개막을 앞둔 K리그가 유심히 지켜봐야 할 장면들이다. 축구는 몸싸움이 심한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끼리 악수를 나누거나 어깨를 토닥이고 끌어안는 등 신체 접촉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리그가 개막하고 무사히 진행되기 위해선 몸에 밴 습관들을 내려놔야 한다. 개막 전까지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방안의 경기 운영 방침이 필요한 이유다. 중계나 취재 환경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연맹이 연습경기를 허용하고 그에 따른 취재 가이드라인을 새로 배포한 20일 이후로도 대부분의 구단은 취재나 대면 인터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또 비시즌 기간 동안 홈 구장인 스틸야드 일부 구역을 새로 단장한 포항 스틸러스는 아예 기자실에 비대면 인터뷰가 가능한 모니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해도 구단들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유관중 경기 때도 최소 1.5m에서 2m 가량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 만큼 지정 좌석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 지 머리가 복잡하다. 시즌권 환불과 경기장 내 스폰서 광고 문제 등도 해결이 필요하다. 팬들도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입장시 문진표 작성과 발열 체크 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입장 전 사전조치를 유지하고, 관중들도 마스크 착용, 서포팅 자제 등 자발적인 참여로 안전 수칙을 준수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모로 예전과 다른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축구 없는 봄에 지쳐있던 팬들에겐 K리그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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