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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경마] 일본‧미국‧홍콩...명소가 이끄는 경마 문화

각국 대표 경마장을 살펴보면, 경마가 스포츠를 넘어 그 나라 국민의 생활과 여가 그리고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낸 문화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 경마는 대중적이고 스포츠다. 주말마다 가족 단위로 경마장을 찾는 풍경이 자연스럽고,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경주를 즐긴다. 경마장은 일본 시민들의 여가와 생활이 함께하는 장소다. 팬들은 경주가 끝난 뒤 패독에서 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인기마의 은퇴식에는 수만 명이 운집해 작별을 고한다. 일본 경마팬에게 말은 함께 달려온 동반자다. 그 중심에 도쿄 경마장이 있다. 일본중앙경마회(JRA)를 대표하는 경마장으로 1933년 도쿄 후추시에 개장했다. 총 수용 인원은 약 22만 3000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마장이다. 잔디 주로와 더트 주로를 동시에 갖춰 다양한 조건의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전광판(가로 66m·세로 11m)을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경마가 대중적인 축제로 자리했다. 가장 대표적인 무대가 바로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다운스다. 1875년 개장해 1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처칠다운스 관중석 위에 솟은 쌍둥이 첨탑은 미국 경마의 아이콘이자 도시(루이빌)의 상징이다. 이곳에서 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개최되는 켄터키 더비는 미국 3관 경주의 첫 관문으로 우승마에게 554송이의 장미가 엮인 화환을 수여하는 세리머니가 잘 알려져 있다. 켄터키 더비는 그 자체로 미국인들의 축제다. 경제 파급 효과는 추산 4억 달러(5000억원)다. 수십만 명의 관중이 현장을 찾고, 수억 명이 중계방송을 시청한다. 관중들은 전통 칵테일인 민트 줄렙을 즐기며, 여성들은 화려한 드레스와 모자를 착용해 사교 무대의 성격을 더한다. 미국의 경마는 하나의 스포츠 이벤트가 도시의 브랜드이자 문화적 자산이 되는 사례를 보여준다. 홍콩은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경마가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국토는 좁지만 경마는 도시 전체가 함께 즐기는 레저로 발전했다. 샤틴 경마장은 홍콩 경마의 본무대다. 매년 홍콩컵·홍콩 스프린트가 개최돼 세계 최정상급 경주마와 기수들이 집결한다. 해피 밸리 경마장은 홍콩 시민들의 일상 레저를 대표한다. 1845년 개장해 17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이곳은 도심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매주 수요일 밤 펼쳐지는 '해피 웬즈데이'는 홍콩 시민들의 대표적 여가 문화다. 퇴근 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맥주와 음식을 즐기며, 라이브 음악과 함께 경주를 관람하는 모습은 홍콩만의 활기찬 도시 문화를 보여준다. 관광객들에게도 야경 속 경마라는 특별한 체험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5.08.29 11:00
스포츠일반

경마팬 시선 집중…2025 OBS 코리아컵 & 코리아스프린트 초읽기 돌입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올해로 8회차를 맞이하는 글로벌 경마축제 OBS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가 다음달 7일 과천에 위치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다고 밝혔다.코리아컵 및 코리아스프린트는 2016년 시작된 한국의 로컬 G1급 경주로써 역사는 짧지만 세계무대에 한국경마를 알리는 데 일조해 왔으며, 지난 2019년 국제공인 IG3(International Grade3)로 격상되며 세계 정상급 경주마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국제 경주로 인정받게 되었다.지난 일곱 번의 대회동안 일본, 미국, 뉴질랜드, 홍콩 등 8개국에서 약 60여두가 적게는 2시간, 길게는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을 감수하고 한국 원정길에 올랐다. 역대 우승마를 살펴보면 일본의 ‘리메이크(REMAKE)’, ‘크라운프라이드(CROWN PRIDE)’, 한국의 ‘위너스맨(WINNERS MAN)’ 등이 있다.올해는 예비등록을 마친 해외마 68두 중 10두가 1차 선정되었는데 코리아컵에는 국제레이팅 116에 빛나는 일본의 ‘람제트(RAMJET)’를 비롯, ‘듀라에레데(DURA EREDE)’, 홍콩의 스타 경주마 ‘챈청글로리(CHANCHENG GLORY)’, 미국의 ‘포스트타임(POST TIME)’ 등 5두가, 코리아스프린트에는 미국의 ‘벤토나토(BENTONATO)’, 일본의 ‘타가노뷰티(TAGANO BEAUTY)’ 등 5두가 선정된 상태다. 해당 경주마 마주의 최종수락 과정을 거쳐 8월 말경 파이널 명단이 발표된다.해외 우수 경주마들의 출전이 예정된 가운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국내 최강으로 평가받는 ‘석세스백파’, ‘빈체로카발로’ 등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한편, 지난해 세계적인 경주마 경매회사인 OBS(Ocala Breeders’ Sales Company) 및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10대 주류 회사 중 하나인 한국브라운포맨(Brown-Forman Korea)과 협약을 체결한 한국마사회는 올해도 스폰서십을 이어간다.OBS는 미국에서 켄터키 주 다음으로 더러브렛 경주마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인 플로리다 주를 근거지로 하고 있으며 2세마를 기준으로 미국 전체 매출의 70%, 전세계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다.지난 3월에는 OBS 경매 역사상 개별 최고가인 3백만 달러(한화 약 41억원)에 경주마가 낙찰되는 등 경주마 경매업계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OBS 경매를 통해 구매된 경주마가 이번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우승할 경우 OBS는 각 우승마주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한국마사회에도 2만 달러를 후원한다.잭 다니엘스, 우드포드 리저브 등을 국내에 직접 수입·유통하는 한국브라운포맨 또한 코리아컵 및 코리아스프린트를 후원하고 있는데 브라운포맨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경마대회 중 하나인 ‘켄터키 더비’의 대표 스폰서이기도 하다.이처럼 유명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등 전세계 경마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코리아컵&스프린트는 ‘美 브리더스컵’의 챌린지 경주로, 이번 대회 우승마는 오는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브리더스컵 더트마일과 스프린트 출전권을 자동으로 부여받게 된다.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한국마사회는 적극적인 세일즈를 통해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한 전 대륙, 총 24개국에 경주실황을 수출해 지난해 기준 125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누적매출은 7500억원에 달하는 등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경마로 도약하고 있는 중”이라며 “2025 OBS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를 통해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경마의 위상을 세계에 선보이고, 도심 속 센트럴파크 역할을 병행하고 있는 렛츠런파크의 우수한 시설과 이색 레저스포츠로 경마를 즐기는 선진적인 관람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희웅 기자 2025.08.16 23:15
스포츠일반

수많은 스포츠가 영국에서 유래한 이유②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톱 10은 무엇일까? 팬 숫자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①축구(35억 명) ②크리켓(25억 명) ③필드하키(20억 명) ④테니스(10억 명) ⑤배구(9억 명), ⑥탁구(8억 5000만 명) ⑦농구(8억 명) ⑧야구(5억 명) ⑨럭비(4억 7500만 명) ⑩골프(4억 5000만 명).10개 스포츠 중 배구, 농구, 야구를 제외한 7개 스포츠의 종주국이 영국이다. 현대 야구의 종주국은 미국이지만, 야구의 뿌리는 잉글랜드에서 행해진 오래된 ‘배트 앤 볼(bat-and-ball)’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에서 언급한 스포츠 외에도 영국이 종주국인 스포츠는 정말 많다. 오늘은 지난 칼럼에 이어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거의 혼자 힘으로 현대 스포츠 문화의 절반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외세의 큰 침략을 거의 겪지 않아 안정된 기반을 가졌던 영국은 중세 후기에 이르러 초기 형태의 크리켓, 축구, 골프 등을 갖게 된다. 또한 양궁과 승마 같은 다양한 스포츠 활동의 개최지였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전에는 기차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이동이 어려웠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들은 각자의 지역 내에서만 행해졌다. 당시 스포츠는 마을의 전통에 기반한 지역적인 활동이었기 때문에 한마을에서 하는 경기는 다른 마을과는 완전히 다른 규칙을 가졌다. 한편 산업혁명 덕분에 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과 스포츠를 하고 싶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모두가 각자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축구나 크리켓을 할 수 있겠는가?초기 해결책 중 일부는 홈팀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표준화되고 성문화된 규칙집을 만드는 것이었다. 수백 가지의 지역별 규칙 대신, 하나의 규칙집만 있다면 모두가 그 규칙을 따르고 같은 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여한 것이 바로 영국의 엘리트 사립 기숙학교인 퍼블릭 스쿨이다.산업혁명으로 인해 대영제국이 발전하고 더욱더 많은 식민지를 가지게 되면서 영국 내에서 퍼블릭 스쿨의 필요성이 커졌다. 퍼블릭 스쿨은 제국의 미래를 위해 젊은 상류층을 교육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또한 세계 곳곳의 여러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파견된 많은 행정관, 군 장교의 자녀들에게 공부할 곳도 필요했다. 질병이 만연하고 가난하며 비기독교적인 오지에서 키우는 대신, 이들은 자식을 본국인 영국으로 보내 이튼·해로우·럭비 스쿨 같은 퍼블릭 스쿨에 입학시켰다.스포츠는 퍼블릭 스쿨 교육의 핵심 요소였고, 학생들은 매일 팀 스포츠에 참여했다. 스포츠는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훌륭한 팀 플레이어, 근면 성실한 개인, 전략적 사고를 가진 사람, 그리고 정의감과 공정성을 갖춘 학생을 양성하는 활동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질은 모두 대영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이었다.퍼블릭 스쿨에서 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단일 규칙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유명한 사례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이다. 당시 케임브리지에는 약 10개의 축구팀이 있었는데, 모두 다른 규칙을 사용했다. 각각 다른 퍼블릭 스쿨 출신들은 자신들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1848년 이튼·해로우·럭비·슐스베리·윈체스터 출신의 케임브리지 대학교 학생들은 축구에 관한 최초의 성문 규칙인 ‘케임브리지 규칙(Cambridge Rules)’을 만든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토너먼트인 FA컵의 초대 우승 팀은 우리가 아는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리버풀이 아니다. 퍼블릭 스쿨인 해로우 스쿨 출신들이 결성한 원더러스 FC가 1872년 1회 대회 우승 팀이다. 이렇게 FA컵 초창기는 원더러스·이튼 스쿨의 동문들이 만든 ‘올드 이토니언스(Old Etonians)’, 옥스퍼드 대학교 등 퍼블릭 스쿨 출신들이 주도했다. 퍼블릭 스쿨에서 스포츠는 교육의 핵심이었기에, 졸업생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스포츠를 계속했다. 이에 퍼블릭 스쿨의 동문들은 축구 외에도 테니스·크리켓·럭비·필드하키를 비롯한 여러 스포츠의 규칙을 만들고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퍼블릭 스쿨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영국을 떠나 대영제국의 여러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자신들의 스포츠를 함께 가져갔다. 이렇게 퍼블릭 스쿨의 동문들은 영국에서 성문화된 스포츠와 규칙을 제국의 각 지역에 전파한 것이다. 일부 스포츠에서는 아직도 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크리켓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지만, 크리켓 월드컵에는 호주·뉴질랜드·인도·파키스탄·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과거 영국의 식민지들이 주로 참가하기 때문이다.또한 퍼블릭 스쿨의 졸업생 외에도 전 세계에 진출한 영국인들에 의해 이들의 스포츠는 전파됐다. 혹시 여러분은 왜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명문 클럽 AC 밀란이 이탈리아어인 ‘밀라노(Milano)’가 아닌 영어 명칭인 ‘밀란(Milan)’을 쓰는지 아는가? 이 클럽은 1899년 영국인들이 창단했기에, 이를 기리기 위해 밀란을 클럽 이름으로 채택한 것이다. 파시스트 정권 시절 클럽은 잠시 밀라노란 이름을 억지로 써야 했지만, 정권이 끝나자 원래 이름인 밀란으로 돌아갔다. 비슷한 이유로 제노아 CFC도 이탈리아어 ‘제노바(Genova)’ 대신 영어 명칭인 ‘제노아(Genoa)’를 쓴다.흥미로운 점은 대영제국이 스포츠를 거의 우연히 전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인은 종종 외국인이 클럽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대중에게 스포츠를 홍보하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스포츠에는 누구나 따라야 할 명확한 규칙이 있었기에 이러한 규칙은 즉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특히 사회적·인종적·지역적 등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하던 19세기에 부와 계급 또는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동일한 규칙을 따르는 표준화된 스포츠는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오늘날까지도 인기 있는 테니스·럭비·축구·골프·탁구·복싱·크리켓 등 많은 스포츠의 규칙을 만든 것은 바로 영국인들이었다. 2025.08.16 11:11
스포츠일반

에르메스부터 폴로까지…말·승마 문화에서 출발한 럭셔리 브랜드 이야기

말은 인류 역사에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권력과 우아함, 속도와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고대 그리스의 전차 경주에서부터 중세 기사들의 위엄 있는 기마행렬, 그리고 근세 유럽 귀족들의 사냥과 승마까지. 말은 언제나 지배층의 권위와 세련된 취향을 대변했다. 특히 19세기 유럽에서 승마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상류사회의 필수 교양이자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은 현대 패션계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세계적 명품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모티브가 되고 있다. 에르메스, 구찌, 랄프 로렌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모두 말과 승마 문화에서 출발하거나 그 정신을 계승해 오늘날 럭셔리 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에르메스(Hermès)-마구에서 시작된 세계 최고의 명품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다는 버킨백과 켈리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말과의 인연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1837년 마차가 파리 거리를 누비던 시대에 티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es)는 마들렌 광장 근처 바스 뒤 랑파르에 작은 마구점을 열었다. 안장과 마구류를 전문으로 하는 이 작은 공방은 철저한 수공예 방식을 고수했다.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도 에르메스는 이탈리아 장인들의 전통적인 바느질 기법과 견고함을 추구했고, 이는 당시 최상류층인 귀족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수상한 이후 에르메스 마구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최고급 가죽과 정교한 제작 공정, 독창적인 바느질 기법으로 프랑스 왕실의 신뢰를 얻었으며, 러시아 황제의 안장까지 제작하게 됐다.시간이 흐르며 가죽 가방, 스카프, 의류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브랜드의 DNA에는 여전히 말의 정신이 깊이 새겨져 있다. 에르메스는 여전히 안장 등 승마 용품을 생산할뿐만 아니라, 시그니처 '카레(Carre)' 실크 스카프에 말과 기수, 마구를 주제로 한 디자인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매장 곳곳에서 말 조형물과 안장 형태의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듀크와 마차부가 그려진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로고는 오늘날에도 브랜드의 뿌리를 말해준다. 구찌-승마 장비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럭셔리구찌의 아이코닉한 홀스빗 로퍼에 장식된 '홀스빗(Horsebit)'은 말의 재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 이는 구찌 역시 승마 용품을 기원으로 하는 브랜드임을 보여준다.1921년 피렌체에서 구찌를 설립한 구찌오 구찌(Guccio Gucci)는 젊은 시절 런던 사보이 호텔에서 근무하며 영국 상류층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그는 모던한 기술과 최상급 소재로 제작한 승마용 가죽 제품을 선보이며 귀족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점차 핸드백과 일반 가죽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며 명성을 쌓았다.이 과정에서 그는 구찌의 불후의 심벌이 된 디자인 요소들을 창조했다. 말안장을 고정하는 스트랩에서 영감을 얻은 그린-레드-그린 웹 스트라이프와, 홀스빗(말 재갈) 장식이 바로 그것이다. 고객 대부분이 승마를 즐기는 상류층이었던 점에 착안해 말발굽부터 안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승마 관련 요소를 디자인에 접목한 아이디어는 현재까지도 구찌의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 심벌로 기능하고 있다. 폴로 랄프 로렌-폴로 경기에서 출발한 아메리칸 클래식랄프 로렌(Ralph Lauren)은 말과 가장 직관적으로 연결된 브랜드다. 1967년 창립 당시부터 '폴로(Polo)'라는 명칭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브랜드 로고에는 말을 탄 폴로 선수가 말렛을 든 모습이 역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흥미롭게도 랄프 로렌은 실제로 폴로 경기를 본 적도 없었지만, 이 귀족적 승마 스포츠가 상징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매료돼 브랜드명으로 선택했다.이후 친구의 초대로 처음 폴로 경기를 관람한 경험은 그의 브랜드 철학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말과 기수가 하나 되어 보여주는 완벽한 조화, 경기장을 질주하는 말의 역동성, 그리고 이를 둘러싼 상류층의 우아한 분위기에서 그는 자신이 꿈꾸던 브랜드의 모든 것을 발견했다.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자유와 귀족적 품격, 미국적 가치를 구현하는 상징이었던 것이다.1970년대 출시된 폴로 셔츠는 이러한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좌측 가슴의 말 탄 폴로 선수 로고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누구나 동경하는 '말 위의 귀족' 정신을 일상복에 담아낸 혁신이었다. 오늘날까지도 랄프 로렌의 모든 제품에서 말의 정신인 자유로움, 우아함, 그리고 끝없는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김희웅 기자 2025.08.08 00:11
스포츠일반

8월부터 대형 레이스 즐비…하반기 한국 경마 빅매치 주목

지난 상반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팬들에게 감동과 흥미를 동시에 선사했던 한국 경마가 하반기 펼쳐질 빅매치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제40회 KRA컵 클래식을 시작으로 26개의 대상·특별경주가 예정되어 있는데 2025년도 대표마 및 최우수 국산마를 선발하는 코리아 프리미어 시리즈 7개 경주 중 6개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오너스컵, KRA컵 클래식,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 대통령배, 국제신문배, 그랑프리)오는 8월 3일 하반기 첫 스타트를 끊게 될 KRA컵 클래식은 3세 이상 2000m 장거리 경주로 역대 우승마 명단을 들여다보면 경주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클린업조이', '청담도끼', '돌콩' 등 한국경마사에 한 획을 그은 명품 경주마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하반기 대상경주의 꽃이자 한국 경마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코리아컵&스프린트다. 올해로 벌써 8회 차를 맞이하며 해외에서도 인지도 높은 국제 경주로 성장해 오고 있다. '크라운프라이드', '리메이크' 등 일본 원정마에 우승컵을 연거푸 내주며 망신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원정마의 수준이 점차 향상되는 등 명실상부한 한국경마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으며 건전화와 스포츠성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마주, 조교사, 기수 등 주요 경마 관계자로 하여금 코리아컵 우승이나 해외 원정에 대한 동기부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 경마의 발전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해외 유명 마주나 조교사들이 국내산마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코리아컵&스프린트에 일본 외에도 홍콩 등 경마 선진국에서 우수 경주마가 원정에 올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올해 코리아컵&스프린트는 9월 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다. 전일인 6일에는 일본, 남미, 싱가포르 등 경마 선진국과의 상호 교류 의지를 다지는 특별경주도 다수 진행된다. 이어 10월 19일에는 국내산 경주마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로 남다른 상징성을 가진 대통령배, 11월 30일에는 최장거리(2300m)를 달리는 대망의 그랑프리가 시행된다.김희웅 기자 2025.07.11 06:15
스포츠일반

속도를 지배하는 F1-경마…두 스포츠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영화 'F1 더 무비'가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브래드 피트가 과거 불의의 사고로 필드를 떠난 드라이버로 등장하는 이 작품은 'F1(포뮬러1)'이라는 세계 최고의 레이싱 무대에서 펼쳐지는 속도와 전략, 팀워크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모터스포츠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속도의 스포츠'가 떠오른다. 바로 경마다. 하나는 사람과 말, 다른 하나는 사람과 자동차가 짝을 이루지만 두 종목 모두 '속도'라는 본능을 중심으로 인간의 판단과 전략이 개입하는 복합 스포츠라는 점에서 여러 공통점이 있다.이 두 세계가 어떻게 닮았고, 또 무엇이 다른지 들여다보자.■ 말 또는 차의 성능, 그리고 드라이버의 판단경마에서는 말이, F1에서는 자동차가 속도를 내지만, 이 속도를 지배하는 것은 결국 기수와 드라이버의 판단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경마 기수는 말의 상태를 읽고, 타이밍과 전개를 조절하면서 경주를 이끈다. 말은 생명체로서 피로, 심리적 요인, 컨디션에 따라 능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수는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전략을 펼쳐야 한다. 말이 빠르게 지치지 않도록 초반 페이스를 조절하거나, 추입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F1 드라이버도 다르지 않다. F1의 자동차는 기계적 성능이 레이스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드라이버의 판단력이 그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타이어 마모를 고려해 피트인 타이밍을 조절하거나 'DRS(Drag Reduction System)'를 전략적으로 사용해 추월을 시도하는 등 순간의 결정이 경기의 결과를 바꾼다.■ 드라이버 뒤를 지탱하는 '팀'의 존재경마에서는 마주와 조교사, 관리사, 기수가 함께 협력해 말의 능력을 극대화한다. 마주는 좋은 말을 구매해 육성 전반을 책임지고, 조교사와 관리사는 그 말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훈련시킨다. 기수는 말에 기승해 매 경주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한 마리의 말을 두고 수많은 인력이 협력해 경주에 임하는 구조다.F1에서도 팀워크는 매우 중요하다. 드라이버는 물론, 엔지니어와 피트크루가 함께 협력하여 차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피트스탑에서 피트크루의 빠른 타이어 교체, 엔지니어와의 실시간 전략 피드백은 드라이버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다만 F1에서는 한 팀에 2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해 팀플레이를 펼치고 최종 성적 역시 두 드라이버의 순위 합산에 따라 결정된다. 경마에서는 같은 마주 또는 같은 조교사의 말이 동시에 출전할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팀플레이는 허용되지 않는다. ■ 경주 전개를 좌우하는 출발 게이트 번호와 그리드 순서두 스포츠에서 출발 위치가 결정되는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그 위치 자체가 전술의 출발점인 것은 동일하다.경마에서는 게이트 번호가 무작위 추첨으로 정해진다. 내측 게이트(1번 방향)는 초반 선행에 유리하지만 진로가 막힐 위험이 있고, 외측 게이트는 거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수는 말의 성향과 게이트 번호를 고려해 초반 작전을 세워야 하며, 어떤 게이트를 받느냐에 따라 레이스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반면 F1은 예선 성적에 따라 그리드(출발 순서)가 정해진다. 예선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한 드라이버가 맨 앞자리 폴 포지션을 차지하며, 성적순으로 차량이 정렬된다. 앞쪽 그리드를 차지하면 초반 충돌 위험이 적고 트랙을 주도할 수 있지만, 뒤쪽 그리드에서는 추월과 전략적 피트 인이 필수적이다.■ 날씨와 트랙 조건이 만드는 변수두 스포츠 모두 날씨와 트랙 조건이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서 적응력과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경마에서는 마장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건조한 주로와 비가 온 후의 불량주로에서 말의 주행 성능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말은 건조한 마장에서 빠르지만 습한 마장에서는 부진하고, 반대로 습한 마장을 선호하는 말도 있다. 기수는 마장 상태를 고려해 말의 걸음걸이와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F1에서도 날씨는 경기의 변수다. 비가 오면 드라이버의 기량이 더욱 중요해진다. 젖은 트랙에서는 타이어 선택이 승패를 좌우하며,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나 웻 타이어로 교체하는 타이밍이 전략의 핵심이 된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김희웅 기자 2025.07.10 16:45
스포츠일반

[경마] '제14회 스포츠동아배’ 개최, 절대 강자 없는 2000m 레이스

제14회 스포츠동아배가 오는 22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8경주로 개최된다. 경주 조건은 2등급·연령 오픈·2000m다. 순위상금은 9000만원, 우승마는 4950만원을 받는다. 3세마부터 7세마까지 총 11두가 출전한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4두를 소개한다. 만대로(17전 5/3/2, 레이팅 70, 한국, 수, 4세, 갈색, 부마: 아임유어파더, 모마: 고운짓, 마주: 최성룡, 조교사: 서범석)지난해부터 중·장거리 경주에 꾸준히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말이다. 이번 스포츠동아배에서 2000m 경주 첫 우승에 도전한다. 만대로는 지난달 18일 스포츠조선배에 출전해 대상경주 특유의 빠른 페이스를 경험했다. 이날 만대로는 스타트는 늦었지만 빼어난 스퍼트를 보여주며 중위권까지 도약해 6위에 올랐다. 만대로는 최근 출전한 열 차례 경주에서 9번 5위 안에 들며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19일 기준으로 연승률 60%를 기록하며 자신의 경매가(4억5000만원)의 5배가 넘는 상금을 벌어들였다. 여러 중·장거리 레이스를 통해 실전 감각과 거리 적응력을 끌어올린 만큼, 이전보다 한층 안정된 경주 운영이 기대된다. 사탕소녀(7전 3/1/1, 레이팅 72, 미국, 암, 3세, 갈색, 부마: GIRVIN, 모마: MIDNIGHT CANDY, 마주: 이기선, 조교사: 리카디)데뷔전 이후 꾸준히 순위권에 오르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는 말이다. 이번 스포츠동아배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린다. 사탕소녀는 지난달 31일 1800m 일반 경주에서 초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서 뒤 1착까지 해냈다. 아직 출전 경주 수가 7회뿐이지만, 벌써 1억5000만원이 넘는 상금을 쌓았다. 이번 달 초 2등급으로 승급하며 성장세를 인정받기도 했다. 아직 2000m 경주 경험은 없다. 스포츠동아배가 첫 도전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보여준 기량을 발휘한다면 우승을 노려볼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매글데이(24전 5/4/2, 레이팅 68, 한국, 거, 5세, 밤색, 부마: 애니기븐새터데이, 모마: 매글레브, 마주: 하늬바람, 조교사: 이신우)지난해 11월부터 장거리 경주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으며 5월에는 2등급으로 승급했다. 전형적인 추입형 전개를 펼치는 말로 경기력 기복은 있는 편이지만, 기본기는 탄탄하다. 매글데이는 2000m 경주만 2번 출전했다. 가장 후미에서 힘을 비축하고 있다가 직선 주로에서 추입을 보여주며 각각 2위에 올랐다. 특히 가장 최근 출전한 지난달 24일 경주는 1위 매직포션과 2마신(2.4m) 차에 불과했다. 결승선 부근에서도 힘이 빠지지 않고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매글데이가 남긴 기록은 2분9초09였다. 이번 스포츠동아배 출전마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최근 식욕 부진에 시달린 점, 날씨가 많이 더워진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타운위즈(18전 5/1/2, 레이팅 74, 한국, 5세, 갈색, 부마: 퍼지, 모마: 업타운다운타운, 마주: 최몽주, 조교사: 박지헌)업타운위즈의 부마인 퍼지는 클린업조이·원더풀슬루·석세스백파 등 걸출한 말을 여럿 배출했다. 특히 클린업조이는 2016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장거리에 강했다. 형제마들의 거리 적성이 장거리에 있었던 만큼 업타운위즈도 데뷔 뒤 꾸준히 중·장거리 경주에 출전했다. 하지만 성적이 기대만큼 좋지 않았고, 최근엔 1200m 단거리 경주도 출전하고 있다. 3월 22일 일반 경주에선 2위, 4월 12일에는 8위에 오르는 등 성적이 들쑥날쑥하다. 이번 경주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기승한 적이 없었던 이혁 기수가 기승한다. 안희수 기자 2025.06.20 11:00
영화

[오!뜨뜨] ‘유쾌’ 아놀드 슈왈제네거→‘묵직’ 줄리안 무어…풍성한 주말

정주행을 부르는 OTT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 모아 엄선했습니다. 나 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넷플릭스 ‘푸바’ 시즌2 미국 주지사를 역임했던 할리우드 톱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본업 복귀 시간이다. 그의 연기 인생 첫 OTT 시리즈인 유쾌한 첩보물 ‘푸바’가 2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온다. ‘푸바2’는 퇴직을 앞둔 베테랑 CIA 요원 루크 브루너가 세상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옛 연인을 막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다.전 시즌에 이어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직접 주인공 루크 브루너로 출연하면서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제작을 맡았던 닉 산토라가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배우 모니카 바바로, 밀란 카터가 다시 뭉쳤다. #애플TV+ ‘에코 밸리’미국 펜실베이니아 남동부에 위치한 그림 같은 땅 에코밸리 농장에 핏빛 비극이 들이닥쳤다. ‘에코 밸리’는 트라우마로 인해 은둔 생활을 보내던 승마 코치 케이트가 방탕한 딸 클레어가 친 사고로 인해 도덕적 딜레마를 겪는 스릴러 영화다.세계 3대 영화제를 휩쓴 배우 줄리안 무어가 케이트 역을 맡았으며, 인기 드라마 ‘유포리아’로 떠오른 시드니 스위니가 딸 클레어 역으로 모녀 호흡을 맞췄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영국 아카데미 수상자 마이클 피어스 감독이 연출했다. #넷플릭스 ‘아워 타임스’ 시간여행을 떠난 시대에서 승승장구하게 된다면 어떨까. ‘아워 타임스’는 1966년에서 2025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물리학자 노라와 엑토르 부부의 상반된 행보를 재치있게 다룬 SF 로맨스 영화다.지난 4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에 등극했던 멕시코 영화 ‘역습’을 연출한 차바 카르타스 감독의 신작이다.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 노라(루세로)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남편 엑토르(베니 이바라)와 함께 과거로 돌아가야 할지, 장래가 보장된 미래에 머무를지 고민하면서 관객에게 웃음과 함께 곱씹어볼 메시지를 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3 06:00
영화

조보아, 결혼으로 연 2막 “제 터닝포인트 될 ‘탄금’” [IS인터뷰]

“‘싱글 조보아’가 촬영했고, 유부녀가 되어 공개하게 됐네요. (웃음).”신혼을 만끽 중인 배우 조보아가 결혼 후 첫 작품 ‘탄금’을 선보였다. 공개에 맞춰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결혼하면 인생의 새로운 막이 시작된다고들 한다. 지금 보니 ‘아기 조보아’가 출연한 것처럼도, 그사이 많은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옛날 같기도 하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온 뒤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장다혜 작가의 장편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가 원작이다. 조보아는 이야기의 히로인인 홍랑의 이복누이 재이를 연기했다. 극중 재이는 12년 전 실종된 동생을 애틋해 하지만, 막상 눈앞에 ‘홍랑’이라며 나타난 인물을 의심한다.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닌 형제간의 우애를 오가는 감정선은 조보아도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이었다. 그는 “전 여동생이 있다. 재이로서 동생에 대한 애정 표현도 연기 해보고 싶었다”며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유일한 가족이라고 생각한 어린 동생 홍랑이를 잃어버린 사연에서 재이의 슬픔과 어려움 등 감정에 접근했다”고 설명했다.“‘탄금’의 재이는 저 개인적으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또 촬영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푹 빠져서 촬영했거든요. 그래서 아쉬움도 있지만 또 다시 채워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전국 방방곡곡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담긴 명소를 돌아다니며 8개월 간 촬영이 진행됐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입김이 나지 않도록 얼음을 입에 물기도, 고운 한복 의상 아래 수면 바지를 5겹씩 껴입기도 했단다. 조보아는 “사극이 결코 쉽지않구나 싶다가도 현장에서 분장받고 재이가 되는 순간부터 감정적으로 ‘날아다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애정을 표했다.조보아의 이미지 변신도 이뤄졌으나 재이를 빚는 과정은 새로운 도전보단 자신이 쌓아온 내공 덕을 봤다. 그는 “그간 통통 튀고 러블리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기에 좀더 차분하고 무게감이 느껴지길 바라며 재이를 연기했다”며 “수중촬영과 승마 모두 전작에서 미리 배웠다. 당시엔 찍을 수 있다고 해서 배워뒀는데 사용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감을 익혀둔 게 도움이 됐다.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나올 수 있구나 싶었다”고 뿌듯해했다. “팬들께서 제가 출연했던 작품 캐릭터들을 꽂아 케이크를 선물해 줬는데 19개였어요. 힘든 일도 있었지만 데뷔하고 13~14년이라는 시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왔구나 싶었죠.”적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린 조보아는 어느덧 30대다. 그는 “요즘 조금 여유를 갖고 ‘욕심내지 말자’를 원칙으로 살고 있다. 20대 때는 욕심이 많아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물론 지난해 10월 깜짝 발표한 결혼에서 오는 안정감도 있다고 덧붙였다.조보아는 “어릴 적부터 늘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일에 대한 열정도 있다 보니 최대한 미뤄서 진행했다”며 비연예인인 남편에 대해선 “내 눈엔 잘생겼다. 남편이 아깝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탄금’은 같이 보기도 했는데, 애정신은 워낙 직업적 특성이다 보니 이해를 해줬어요.”결혼 후 들어오는 작품의 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은 있다고 털어놨다. 조보아는 “제가 원했던 것에 따른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걸 즐겁게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해 재밌게, 기대를 갖고 일하고자 한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신혼여행은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아요. 올해는 ‘탄금’이 좀 더 많은 분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해요. 그로 인해서 바쁘고 재밌게 보낼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27 06:12
스포츠일반

자이언트스텝 vs 원평스톰 vs 늘가을…1600m 최강 가리자

오는 25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 제8경주로 '제15회 스포츠경향배' 경주가 개최된다. 연령 상관없이 1등급 말이 출전할 수 있으며 경주거리는 1600m이다. 총 순위상금은 1억1000만원으로 우승마에 6050만원이 돌아간다.총 10마리의 경주마가 출전 소식을 알린 가운데 주요마 3두를 소개한다.■ 자이언트스텝(13전 6/4/0, 레이팅 83, 한국(포), 수, 4세, 밤색, 부마: MUNNINGS, 모마: 클리키티클랙 마주: ㈜나스카, 조교사: 송문길)직전 경주인 'CHIA(중국)트로피' 특별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달 국1등급으로 승급한 '자이언트스텝'이 스포츠경향배 우승에 도전한다. 13번의 경주 중 10번을 2위 이내로 입상하며 자신의 경매가인 6400만원의 5배에 달하는 상금을 수득했다. 특히 이번 경주 거리인 1600m에는 그간 5번 출전해 1위 2번, 2위 3번을 기록했다. 뛰어난 추입 실력과 꾸준한 성과를 바탕으로 '스포츠경향배'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 원평스톰(6전 5/0/0, 레이팅 82, 미국, 수, 3세, 갈색, 부마: TALE OF VERVE, 모마: READY FOR CHIANTI, 마주: 김용재, 조교사: 정호익)어린 나이에도 540㎏에 가까운 거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가 대단하다. 지난해 9월 데뷔 후 11월 과천시장배(L, 1200m) 우승을 따내며 슈퍼 루키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올해 초까지 5승을 기록하며 단숨에 1등급으로 승급했지만, 1등급의 무대는 그리 녹록지 않았다. 지난 3월 출전한 헤럴드경제배(G3, 2000m)에서 장거리 선배들 틈 사이 기세를 펴지 못하고 16두 중 14위를 기록했다. ■ 늘가을(20전 5/6/2, 레이팅 90, 한국, 수, 5세, 밤색, 부마: 퍼지, 모마: 허리케인드림, 마주: 김다혜, 조교사: 서인석)지난해 9월 일간스포츠배(L, 1800m)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가장 후미에서부터 선두까지 단숨에 추입해 나온 '늘가을'의 모습은 경마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바로 다음 경주인 국제신문배(G3, 1400m)에서도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올해 1월 출전한 1등급 경주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1위마와 49마신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해 주행 심사 및 출전정지(2개월) 처분까지 받는 굴욕을 샀다. 지난달 YTN배에 복귀했지만, 9위에 그쳤다.김희웅 기자 2025.05.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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