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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덤 머니’에서 ‘클럽 제로’까지 세상의 진풍경이 펼쳐진다

같은 얘기라며 동어반복 그만 하라는 얘기를 들어도 이건 한번 더 해야 겠다. 극장가에 예술영화, 작은 영화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고 다들 뛰어난 작품들이어서 극장은 이럴 때 가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에 너무 바빠 관심을 갖기 힘든데다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일종의 장식(粧飾) 예술이다. 사람들은 돈이 없으면 치장하는 것부터 멈춘다. 신문도 광고가 끊기면 문화 지면부터 줄이는 법이다는 얘기를 하면 거 참 언제 때 이야기를 하는 거냐면서 타박을 받을까.각설하고 작은 영화 가운데 요즘 가장 핫하고 다이내믹한 영화는 ‘덤 머니’다. 솔직히 말해서 작은 영화는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고 미국에서 찍은 작은 규모 상업 영화 치고 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4백억 이하는 없기 때문이다. ‘덤 머니’에는 폴 다노와 세스 로건 같은 연기파 배우가 나온다. 쉐일린 우들리의 모습을 오랜만에 만날 수도 있다. 감독 크레이그 질레스피는 ‘아이, 토냐’ ‘크루엘라’같은 수작을 만들었던 인물이다. ‘덤 머니’는 주식 개미들의 유쾌한 반란을 그린 내용이다.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흥행 자체에는 한계가 있는 작품이지만 주식을 매개로 ‘없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이야기여서 그 선악의 대결로 보면 충분히 따라 갈 수 있는 내용이다.이것은 음악인가 영화인가. ‘류이치 사카모토 : 오퍼스’가 그 어려운 환경에도 전국 관객 5만명을 넘긴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이 영화는 특히 사운드 디자인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 작품이다. 서울에서도 몇 안되는 돌비 애트모스 관이나 사운드X관에서의 관람으로 한정돼 있어 만약 그렇지 않은 작품이었다면 이미 50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을 수도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애정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 이런 류의 영화는 사람들의 딜레탕트 심리(예술 애호주의, 문화적 허영심)를 은근히 자극하는 면이 있는 점이야 말로 예상치 못한 흥행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켄 로치의 ‘나의 올드 오크’나 자파르 파나히의 ‘노 베어스’같은 사회파 감독의 신작들도 관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다. 세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한 사태들, 예컨대 지역 분쟁이 야기한 전쟁들, 정치적 독재와 탄압의 문제, 언론과 창작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상황 등등에 대해 고민과 성찰을 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다분히 지식인용 영화들이어서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평소 자신을 정치적 저관여층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일단 극장의 문턱을 넘어 서면 매우 따뜻한 심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나의 올드 오크’에선 노장 켄 로치 감독이 ‘먹는 것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운다. 그는 영화 대사를 통해 ‘우리는 함께 먹을 때 더욱 단단해진다(Eat together, Stick together)’라는 의미를 전달하려 애쓴다. 좌우 이념이니, 노동계급의 정신이니 뭐니 하는 얘기보다 사람들은 같이 먹을 때 동화되고 연대한다. 그 인간주의를 표방하는 작품이어서 사람들이 보면 아주 좋아할 작품이지만 생래적으로 ‘터질’ 영화는 아니다. ‘노 베어스’도 마찬가지이다. 신정일치국가 이란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탄압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한다. 조금 더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 영화이고 그러면 거꾸로 관객들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작품들이다. ‘라이즈’ 같은 휴먼 드라마는 언제 봐도 좋은 영화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좌절을 겪지만 또 여러 가지 경로로 그걸 극복해 내며 살아 간다. 이성적으로는 현 상황을 늘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지만 감성과 의지는 늘 그걸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지성의 비관주의는 의지의 낙관주의로 극복된다. 희망은 비극을 이긴다. 발레리나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이 새로운 삶의 계기를 마련해 가는 이야기다. 인생에서 꼭 ‘그 길’만 가라는 법은 없다. ‘신은 인간을 위해 여러 가지 길을 준비해 두고 계시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해 칸영화제의 유력한 대상 후보작이었던 ‘클럽 제로’는 소재가 대담하고 발칙한 작품이다. 먹는 것과 계급성의 문제를 공교육의 커리큘럼으로 사용하려 했던 한 교사의 얘기를 다룬다. 언뜻 다이어트가 소재인 척, 사실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깊은 내면을 심오하게 건드린다. 이런 작품은 일종의 ‘생각하는 영화’다. 사회철학적인 영화이고 지난 해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슬픔의 삼각형’류의 작품이다.극장에 걸려 있는 일련의 영화들은 세상의 풍경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창문과 같은 작품들이다. 영화를 보면 세상이 보인다. 힘들게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의 가성비는 매우 높다. 2시간 투자 대비 엄청난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다할 이유는 없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1.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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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공포심 느끼게 하는 독립·예술영화 최근 상황

지난 4월에 개봉한 ‘사랑의 고고학’은 기대작이었다. 이 작품을 만든 이완민 감독은 저예산 비상업영화계의 기린아였다. 그는 서울 시내의 한 철학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다. ‘사랑의 고고학’은 작품 완성도가 높아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 지원은 물론 배급 지원까지 받았다. 다수의 관객들을 만나라는 취지였다. 그 정도로 기대를 모은 셈이다. 3시간이라는 다소 긴 러닝 타임이 마음에 걸렸지만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의 관심과 주목을 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니 기대하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국 관객 수 3093명. 이 영화의 배급사 엣나인 관계자는 흥행 성적을 보며 “공포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금의 시장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도 했다.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이제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라 불리는 작품들은 민간 투자가 전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31일 개봉한 독립영화계의 야심작 ‘드림 팰리스’는 개봉 한 달이 넘은 현재 누적 관객 1만 2038명이다. 그나마 1만명을 넘긴 것은 김선영, 이윤지라는 대중스타가 나온 덕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영화가 나온 지도 잘 몰랐거나 모르고 있다. 그건 홍보 탓도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이 없으니 광고마케팅을 거의 못했을 것인 바, 따라서 극장 스크린도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빈곤의 악순환이 진행됐을 것이다. 영화는 작품성과 완성도가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P&A(Print and Advertise : 배급과 광고) 과정에서 흥행이나 관객 수의 증감이 결정된다. 독립영화가 취약한 것은 이 분야이기도 하다. 그 어느 시기보다 작금의 극장가는 다양성의 천국이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나 ‘애스터로이드 시티’같은 희대의 자기충동적, 절대적 관념주의의 작품도 있는 가 하면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 같은 감동의 음악영화도 있다. 환경 다큐 ‘수라’나 ‘위대한 작은 농장’도 눈에 띈다. 일본영화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이나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은 눈밝은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칸이나 아카데미 같은 해외 유수 영화제의 수상작이나 후보작 중에 ‘슬픔의 삼각형’과 ‘말없는 소녀’도 국내 개봉했다. 클래식 영화 격인 ‘순응자’와 ‘샤이닝’까지 재개봉된 상태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극장들이 큰 상업영화, 빅 머니 영화를 걸기 위해 들러리를 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크린 수는 10여개에 불과할 때가 많고 그나마 각 극장별로 하루 1회나 2회 상영이 고작이다. 다들 마동석의 천만 영화 ‘범죄도시3’ 스크린수 1%도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시장은 정상인 것인가, 아니면 이상한 폭주를 계속하고 있는 중인가. 사업성이 제로인 만큼 일반 투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류의 영화들은 철저하게 공적 지원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다양한 영화 펀드가 조성돼 있고 그 기금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되며 공정하게 지원된다면 소위 독립영화, 예술영화, 비상업영화의 생존 가능성은 밝을 것이다. 이런 자금들은 외국의 예술영화를 수입하는 영화사에게도 적용이 돼야 하며 단순히 배급마케팅 분야만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수입 자금을 다양한 형태로 지원(지분 투자, 저리 대출, 손실 충당 등등)해야 할 처지다. 지난 3월말 개봉한 독일 영화 ‘나의 연인에게’는 전국 1299명이라는 관객 수를 기록했다. 그렇게 심각한 푸대접을 받을 영화는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을 풀어 나가자 하는 의지는 ‘빈곤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이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갈 생각이 없거나 아예 문제 인식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철학의 빈곤’이다. 자, 지금 당신은 어느 쪽인가.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07.1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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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디셈버’ 칸 황금 종려상 받나… 8분 기립박수 [76th 칸]

영화 ‘메이 디셈버’가 칸영화제 황금 종려상의 영예를 안을까.‘캐롤’의 감독 토드 헤인즈와 배우 나탈리 포트만, 줄리안 무어의 ‘메이 디셈버’가 22일 현재까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의 경쟁부문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며 황금 종려상 청신호를 켰다.이 영화는 21일(현지시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약 8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세계적인 관심을 입증했다.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가 집계한 경쟁부문 평점 표에 따르면 ‘메이 디셈버’는 4점 만점에서 3점을 달성했다. 올해 경쟁작 가운데 3점대에 진입한 첫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특히 작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슬픔의 삼각형’의 2.5점을 뛰어넘은 결과라 이목을 집중시킨다. 스크린데일리의 평점은 미국 타임지, 영국 가디언지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각 나라 12개 매체 소속 평론가 및 영화 전문가들이 각 영화에 대해 낸 점수다.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는 장편영화 21편이 경합을 벌인다.‘메이 디셈버’는 악명 높던 타블로이드 로맨스를 겪은 여자 배우들이 자신의 과거를 다루는 영화를 조사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 담긴 영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2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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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IS] ‘슬픔의 삼각형’ 압도적 호평 속 누적 관객 2만 돌파

영화 ‘슬픔의 삼각형’이 압도적 호평 속에 2만 관객을 넘어섰다.‘제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제95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오른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 ‘슬픔의 삼각형’이 개봉 이틀 만인 20일 누적 관객 수 2만 관객을 넘어섰다.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슬픔의 삼각형’은 전날 모두 5612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 수 2만 1174명을 기록했다.‘슬픔의 삼각형’은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호화 크루즈에 탑승한 이들의 예측 불가 이야기를 다룬 계급 전복 코미디 작품이다.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2017년 ‘더 스퀘어’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5년 뒤인 2022년 ‘슬픔의 삼각형’으로 연이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칸영화제 최고상을 2회 수상한 역대 9번째 감독이 됐다.이 작품에 대해 언론을 비롯한 평단은 물론 실관람객들도 호평을 쏟아내며 향후 흥행을 더욱 기대케 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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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시네뷰] ‘슬픔의 삼각형’ 돈이 만든 세상의 만화경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은 ‘자본주의의 폐해는 풍요의 불평등한 분배에 있다’고 했다.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의 모든 곳에 들어와 있어서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계급을 만들기도 한다. 자본의 논리에 성역은 없다는 주제를 역설적으로 그리는 2022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슬픔의 삼각형’은 루벤 외스틀룬드가 연출했다. 그는 예술계의 위선을 폭로했던 ‘더 스퀘어’(2017)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달 16일 개최된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슬픔의 삼각형’은 모델 오디션 대기실에서 있는 남자 모델들을 비추면서 시작한다. 현장 취재 요원이 그들에게 비싼 상표 광고와 싼 상표 광고의 표정을 바꿔가면서 지어보라고 주문하자 모두 자본이 표정을 결정한다는 듯 응한다. 모델 오디션 심사위원들은 칼(해리스 딕킨슨)이 사진과 다르게 보인다며 그의 미간 주름, 즉 ‘슬픔의 삼각형’을 펴보라고 말한다. 심사위원들은 칼이 나가자 그의 이마에 보톡스를 넣어야겠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일상의 자본주의, 권력화된 자본주의, 대체된 자본주의를 주제로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연애 중인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인 칼과 아야(찰비 딘 크릭)가 데이트 비용을 서로 미루면서 사랑에 위기 전선을 형성하는 이야기다. 칼은 계산서가 테이블에 오자, ‘고마워 자기야’라고 말해버리면 자신이 계산을 안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아야도 같이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내가 돈을 더 많이 벌잖아” 하면서 아야가 내민 카드는 정지된 것이었다. 결국 칼이 레스토랑 식대를 계산하게 된다. 칼은 남자한테 돈을 쓰게 만드는 게 당신의 능력이냐고 화를 낸다. 아야는 “호텔도 내가 협찬받은 것”이라며 다투고 각자의 방으로 간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SNS 인플루언서인 아야가 협찬을 받은 크루즈에 탑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크루즈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는 아야를 칼이 사진 찍고 있다. 크루즈 공간은 자본으로 계급화된 인간 관계도를 좀더 요지경 속 모습으로 보여준다. 크루즈 승무원들은 일 시작 전 단합대회에서 고된 서비스업이지만 참고 파이팅하면 돈이 들어온다고 외치며 친절을 자본과 연결시킨다. 이 크루즈는 ‘타이타닉’처럼 돈으로 못할 게 뭐냐는 식으로 살아가는 세계의 부자들이 탔지만, 점차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부자 손님은 자쿠지를 지키는 승무원이 안쓰럽다며 힘들게 그러지 말고, 옷 벗고 물에 들어가서 즐기라고 한다. 괜찮다며 억지 미소를 지으며 거절하는 승무원에게 부자 손님은 이 배를 내가 다 살 수도 있다며,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호통을 친다. 승무원이 어쩔 수 없이 겉옷을 벗고 자쿠지에 들어가는가 하면 선장 토마스(우디 해럴슨)는 크루즈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방에서 술을 마시며 즐겨 배가 기우뚱할 때마다 불안감을 준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크루즈가 난파된 후 무인도에서 새롭게 형성된 계급구조를 보여준다. 8인의 생존자들만 겨우 도착한 무인도를 배경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능력자가 권력을 잡는다. 물고기를 잘 잡는 크루즈 청소부는 해치를 발견하고는 그곳을 자신의 아지트로 삼는다. 크루즈에서는 청소부였지만, 외딴 무인도에서는 그의 말을 거역할 자는 없다. 식사제공을 못 받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자는 해치 안에 남아 있던 크래커를 얻어먹을 수 있다. 크래커라도 얻어먹고 해치 안에서의 편한 잠자리를 제공받기 위해서 칼은 청소부의 부름에 응한다. 외딴 공간에서의 권력구조는 반드시 자본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권력에 순응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권력을 가진자는 권력의 단맛에 취하고 없는 자는 비굴하게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이 영화는 냉소적인 코미디 형식으로 자본주의를 조롱한다. 만인이 법적으로는 평등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는 정책으로 빈부격차를 줄일 바람직한 방안을 실천해야 할 것은 물론이다. 또한 자본이 모든 가치에 우선되는 현실을 극복하는 데에는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시네라처연구소 소장) 2023.05.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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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슬픔의 삼각형’ 5월 17일 개봉 확정

‘칸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 ‘슬픔의 삼각형’을 국내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슬픔의 삼각형’은 다음 달 17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개봉한다.이 작품은 지난해 열린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진행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에 노미네이트됐다.영화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호화 크루즈에 탑승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2017년 ‘더 스퀘어’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다음 작품인 ‘슬픔의 삼각형’으로 연이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역대 9번째 감독이 됐다.지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났던 ‘슬픔의 삼각형’은 영화제 당시 관객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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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올’ 감독상 등 5관왕 “모두가 천재성 갖고 있어” [95회 아카데미]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의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 감독이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에에올’은 남녀조연상과 편집상, 각본상에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5관왕에 오르게 됐다.연출 및 각본을 맡은 다니엘 콴 감독은 “모든 어머니께 바치고 싶다. 어머니, 아버니, 케니, 베키 감사하다. 이상한 영화 만들 때 저지하지 않고 창의성 키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다니엘 쉐이너 감독은 “멋진 배우들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에 모든 감독들이 동의할 것”이라며 “배우들이 창의성과 천재성을 발휘해줬기 때문에 상을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저희 아버지는 영화광이었고 저희 어머니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셨으나 꿈을 이룰 수 없었다. 저희에게 그 재능을 물려주셨다”며 “모든 사람들에게는 위대함이 있다. 여러분이 누구든지 간에 여러분들은 다 각각의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감독상 후보로는 ‘이니셰린의 밴시’ 마틴 맥도나 감독,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다니엘스 감독,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 ‘타르’ 토드 필드 감독, ‘슬픔의 삼각형’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후보로 올라 경쟁을 펼쳤다.‘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정해진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3.1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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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27th BIFF①] 약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 오프라인 마침내!

국내 최대의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마침내 정상화돼 돌아온다. 지난 2년간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온라인 위주로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약 3년 만에 정상화됐다. 5일 개막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전 세계 71개국에서 온 243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해외 영화제에 미처 참석하지 못 했던 영화 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유수의 세계 영화제들에서 상영돼 화제를 모았던 알짜 작품들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과 심사위원 대상작인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이 초청됐다. 또 ’제72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알라카스의 여름‘(카를라 시몬 감독)과 은곰상을 받은 ’에브리싱 윌 비 오케이‘(리티 판 감독),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 감독상 수상작 ’칼날의 양면‘(클레르 드니 감독) 등도 관객들을 맞는다. 여기에 ‘제7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알리스디오프 감독의 ‘생 토메르’와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직인 줄리아 무라트 감독의 ‘룰 34’,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드라마틱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우타마, 우리집’(알레한드로 로아이사 그리시 감독) 등도 부산에서 영화 팬들과 만난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시기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OTT가 급부상했다. 이에 발맞춰 ‘부산국제영화제’도 OTT 시리즈 작품을 상영하는 ‘온 스크린’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간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건 이준익 감독의 ‘욘더’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던 재현(신하균 분)이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서 아내 이후(한지민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자신의 첫 OTT 연출작인 ‘욘더’에서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하고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출연한 ‘커넥트’와 한석규와 김서형이라는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 ‘몸값’, 전여빈과 이동휘가 주연을 맡은 ‘글리치’ 등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약 3년 만에 정상화돼 돌아온 만큼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이벤트로 시네필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설돼 올해로 5주년을 맞은 스핀오프 페스티벌 ‘커뮤니티비프’에서는 관객이 프로그래머가 돼 영화제의 기획과 운영을 함께 하는 ‘리퀘스트시네마: 신청하는 영화관’, 하루 하나의 기획전을 표방한 ‘데이바이데이’, 감독과 배우를 초청해 소통하는 실시간 양방향 코멘터리 픽처 쇼 ‘마스터 톡’, Z세대 문화기획자 그룹의 ‘청년기획전’, 레전드 시네필의 믿고 보는 추천작을 감상하는 ‘블라인드 영화제’, 변화하는 영상 문화 트렌드를 확인하는 ‘커비컬렉션’ 등 6개 섹션을 마련했다. 또 술을 마시며 즐기는 심야상영인 ‘취생몽사’는 약 3년 만에 재개, 초고속 예매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진행을 기원하며 개막일 전날인 4일 오후 6시에는 부산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전야제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전야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원지인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부산광역시, 부산 중구청,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내빈이 참석하며 배우 이채영, 전문사회자 김민수가 진행한다. 이 외에 배우 김의성, 이재용, 홍완표가 참석하고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축하 공연을 맡아 영화제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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