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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미경 CJ 부회장, 美 명문대 연설서 기립박수 “겸허‧끈기‧배려 중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영화예술대학(USC School of Cinematic Arts, 이하 SCA) 2025 졸업식 연사로 나서 젊은 창작자들에게 ‘겸허(humility), 끈기(resilience), 배려(compassion)’라는 삶의 핵심 가치를 나누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Shrine Auditorium)에서 열린 이번 졸업식에서 이 부회장은 도나 랭글리(Donna Langley) NBC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회장의 소개로 단상에 올랐다.랭글리 회장은 “드림웍스 공동창업자 제프리 캐천버그(Jeffrey Katzenberg)는 ‘이 부회장이 없었으면 지금의 드림웍스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 부회장을 “탁월한 안목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프로듀서이자, 문화적 경계를 초월하는 커넥터(connector), 우리가 무엇을 듣고, 보고, 사랑하게 될지를 이끄는 비저너리 리더(visionary tastemaker)”라고 칭송했다.호명과 동시에 약 580명의 졸업생들은 뜨겁게 환호했고, 박수 갈채 속에 단상에 오른 이 부회장은 축하와 동시에 후배 크리에이터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며 “겸허는 본질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며, 끈기는 어려울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 그리고 배려는 상대와 연대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학창시절, 美 할리우드 스튜디오 드림웍스(DreamWorks SKG) 초기 투자,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일화 등을 소개하며 “수많은 위기와 도전의 순간 속에서 겸허는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얼마나 더 성장하고 배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 1998년 한국에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를 열고 이후 15년간 190개 이상의 멀티플렉스를 개관한 경험을 언급하며 “190개의 영화관을 열기까지 190개 이상의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외 진출은 물론 SCREENX, 4DX로 사업을 확장했다”며 끈기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어 20여 년 전,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그들의 예술성에 경외감을 느껴 그들을 지원하기로 결심했지만, '헤어질 결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설국열차', '기생충' 같은 걸작들이 나오기까지 수년간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했다"고 밝혔다.또 “이 감독들이 서로의 작품을 존경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후배 영화인들을 양성하는 모습에서 배려를 느꼈다”며 “배려란 결국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고통과 꿈도 함께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부회장은 “성공은 겸허 없이는 오만이 되고, 배려 없이는 공허함이 된다”면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겸허한 마음으로 해결책을 찾고, 끈기를 갖고 헤쳐 나가되, 서로 배려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세 가지 가치가 여러분에게 힘을 주고,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터가 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로 연설을 마무리해 깊은 감동을 남겼다.연설이 끝나자 오디토리움 1, 2층을 가득 채운 약 4,000명의 청중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현장에 함께한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 엘리자베스 데일리(Elizabeth M. Daley) SCA 학장, 도나 랭글리(Donna Langley) NBC유니버설 스튜디오 회장 역시 박수갈채를 보냈다.데일리 학장은 “이 부회장은 아티스트와 스토리텔러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다국적 영화 협업의 선구자”라며 “글로벌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이끌어왔고, 그녀의 경력은 문화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성공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화 간의 교류와 연결을 이루려는 그녀의 노력은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고 밝혔다.이 부회장은 1995년 이재현 CJ 회장과 함께 드림웍스(DreamWorks SKG)에 전략적 투자를 시작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에 기여해왔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문화보국의 이병철 선대회장의 가르침을 받들어, 지난 30년 동안 이 회장과 함께 CJ ENM을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로 성장시키고 한국 문화의 대중화와 글로벌화를 이끌어 왔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CJ ENM은 영화, 드라마, 예능, K-POP을 아우르는 K컬처를 전 세계에 주입하며 대한민국의 입지를 드높인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특히 이 부회장은 영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브로커’, ‘패스트 라이브즈’ 등 국제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다수의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글로벌 영화 산업에 큰 족적을 남겼다.이 부회장은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의 필러상(Pillar Award)과 국제 에미상 공로상, 2023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2024년 美 세계시민상(Global Citizen Award), 2025년 美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훈장(Ellis Island Medal of Honor) 등 국내외 유력 기관으로부터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문화외교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차기작 ‘부고니아’ (한국 SF영화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의 총괄 프로듀서와 프로듀서로 각각 참여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끝)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5.18 12:32
프로야구

'홈런 세계 1위' 디아즈, 무섭게 쫓아가는 최정·안현민…점입가경 홈런 레이스

KBO리그 홈런 레이스가 점입가경이다. 벌써 17개의 아치를 그려낸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의 홈런 페이스도 무섭지만,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최정(SSG 랜더스)과 혜성처럼 등장한 안현민(KT 위즈)도 무서운 기세로 뒤를 쫓고 있어 레이스가 흥미롭다. 세 선수는 지난 14일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디아즈는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시즌 17번째 아치를 그렸다.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디아즈는 상대 선발 소형준의 5구 133km/h의 컷 패스트볼을 받아쳐 포항구장 가장 먼 곳,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디아즈의 17호포이자, 지난 11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 이어온 3경기 연속포였다. 이 홈런으로 디아즈는 홈런 2위 오스틴 딘(LG·12개)과 격차를 5개로 벌렸다. 오스틴이 최근 부상 등으로 주춤한 사이 크게 달아났다. 경기당 0.4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디아즈가 144경기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무려 57개의 아치를 그려낼 수 있다. 그 정도로 디아즈의 페이스가 무섭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디아즈만큼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없다. 한국시간 14일 저녁 기준, MLB에선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2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NPB에선 사토 데루아키(한신 타이거즈)가 11홈런을 기록 중이다. 대만에선 스티븐 모야(타이강 호크스)가 9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리그 수준과 경기 수가 다르지만, 현재 디아즈가 세계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디아즈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퇴출 위기에 몰렸었다. 4월 초까지 타율 1할대에 그쳤던 탓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의 "스트라이크에만 스윙하고, 볼은 두라(치지 말라)"는 면담에 디아즈가 확 달라졌다. 홈런 부담을 덜어낸 것이 오히려 더 많은 홈런으로 이어져 그를 퇴출 위기에서 탈출시켰다. 최정도 같은 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1-6으로 끌려가던 8회 말, 상대 투수 김시훈의 4구 138km/h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최정의 시즌 6호포이자, 2경기 연속 홈런. 그리고 KBO리그 통산 501번째 아치였다. 최정의 페이스도 디아즈만큼 무섭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렸다. 사실 최정은 시즌 시작이 늦었다. 시범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전열에서 이탈했고, 재활 훈련과 회복 끝에 5월에야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정은 복귀전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더니 복귀 10경기에서 5개의 아치를 그렸다. 특히 지난 13일 인천 NC전에선 개인 통산 500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KBO리그 500홈런은 최정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통산 468호 아치를 그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하던 통산 최다 홈런(467개)을 뛰어넘은 최정은 500번째 금자탑가지 쌓았다. 최정의 6홈런은 리그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 디아즈에 비하면 11개나 모자란 기록이지만, 최정의 페이스를 감안한다면 이는 대단한 기록이다. 최정보다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들은 모두 100타석 이상을 소화했다. 최정은 그보다 훨씬 적은 11경기, 45타석 만에 이들의 기록에 다가서며 홈런 상위권 선수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최정은 올 시즌 56개의 아치를 그려낼 수 있다. 최정만큼 단기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도 있다. 안현민도 14일 포항 삼성전에서 시즌 6호포를 쏘아 올렸다. 6회 초 2-1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삼성 선발 원태인의 122km/h 체인지업을 퍼올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안현민의 시즌 6호포였다. 안현민은 14경기 만에, 56타석 만에 6번째 아치를 그려냈다. 안현민은 2022년 KT에 입단한 프로 4년 차 외야수다. 포수로 입단했지만 곧 외야수로 전향했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 실질적인 프로 경력은 3년 차나 다름없다. 올 시즌을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작한 안현민은 2군에서 19경기 타율 0.426, 5홈런으로 맹활약하더니, 지난 4월 29일 1군에 콜업된 뒤로 13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단숨에 KT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5월에만 6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5월 홈런 순위만 따진다면 디아즈와 최정, 안현민이 공동 1위다. 안현민 역시 무서운 페이스로 홈런 레이스에 가담, 상위권 선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5.05.15 06:04
영화

넷플릭스, 박성훈·탑 또 품었다…글로벌 행사 참석 [공식]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오징어 게임’ 박성훈, 최승현(탑)이 넷플릭스 글로벌 행사에 참여한다.넷플릭스 측은 오는 31일 오후 5시(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기아 포럼에서 글로벌 팬 이벤트 ‘투둠(TUDUM) 2025’를 개최한다.이 자리에는 ‘더 립’(The Rip)의 벤 에플렉, 맷 데이먼, 스티븐 연, ‘프랑켄슈타인’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오스카 아이작, 미아 고스, ‘웬즈데이’ 시즌2의 제나 오르테가, ‘기묘한 이야기’ 시즌5의 밀리 바비 브라운 등 넷플릭스 대표 작품들을 빛낸 스타들이 대거 참석한다.한국에서는 시즌3 공개를 앞둔 ‘오징어 게임’ 주역들이 글로벌 팬들과 만난다. 이정재, 이병헌, 강애심은 물론,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성훈과 최승현도 자리한다. 앞서 박성훈은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직후 개인 SNS에 AV 표지를 ‘빛삭’해 뭇매를 맞았고, 마약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던 최승현은 이 작품으로 복귀를 알렸지만, 여론을 바꾸지는 못했다. ‘투둠 2025’에서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5, ‘프랑켄슈타인’, ‘해피 길모어 2’,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 ‘원피스’ 시즌2, ‘아우터뱅크스’ 시즌5, ‘더 립’,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 시즌5, ‘아메리카스 스위트하츠: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치어리더들’, ‘라이프 리스트’,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웬즈데이’ 시즌2, WWE 등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거나 새롭게 공개될 시리즈와 영화들도 다수 소개되며, 관련 독점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한편 ‘투둠’은 넷플릭스의 작품이 시작될 때 들리는 시그니처 사운드에서 이름을 따온 넷플릭스 최대의 글로벌 팬 이벤트로, 전 세계 팬들이 사랑하는 영화와 시리즈, 스타와 크리에이터를 조명하는 자리다. 행사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라이브 스트리밍되면 한국에서는 6월 1일 오전 9시부터 볼 수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08 09:07
스포츠일반

샌드헤이건, 피게레도 무릎 꺾어 승리→UFC 타이틀 도전 선언…4년 만에 복귀한 스티븐스는 패배

UFC 밴텀급(61.2kg) 랭킹 4위 ‘샌드맨’ 코리 샌드헤이건(33∙미국)이 전 UFC 플라이급(56.7kg) 챔피언 데이비슨 피게레도(37∙브라질)를 손쉽게 제압하고 타이틀샷을 요구했다.샌드헤이건(18승 5패)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웰스파고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샌드헤이건 vs 피게레도’ 메인 이벤트에서 5위 피게레도(24승 1무 5패)에게 2라운드 4분 8초에 레그록 서브미션으로 무릎 부상을 입혀 TKO승을 거뒀다.마법 같은 주짓수 공격이었다. 아부다비 컴뱃 클럽(ADCC)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위저드’ 라이언 홀과의 특훈 성과가 나타났다. 샌드헤이건이 경기 시작부터 타격으로 앞서나가자 피게레도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샌드헤이건은 밀리지 않고, 오히려 포지션을 뒤집어 상위 포지션에서 피게레도의 안면을 공격했다.2라운드에는 샌드헤이건도 적극적으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피게레도가 하체 관절기를 시도하자 샌드헤이건은 역으로 레그록 서브미션을 걸었다. 샌드헤이건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피게레도가 버티려다가 무릎이 꺾여 주저앉았다. 피게레도는 비명을 지르며 항복했다.샌드헤이건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50 대 50 포지션에서 싸울 줄 모르면 무릎이 꺾이게 돼 있다”며 “TJ 딜러쇼도 내게 이렇게 당했고, 피게레도도 마찬가지”라고 피니시 장면을 설명했다.완전체로 거듭났다. 초창기 레슬링에 취약한 타격가였던 샌드헤이건은 이제 뛰어난 레슬링과 주짓수 실력까지 선보이며 정상급 종합격투기(MMA) 파이터로 거듭났다. 이제 남은 건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뿐이다. 챔피언 메랍 드발리쉬빌리는 오는 6월 8일 UFC 316에서 전 챔피언 션 오말리를 상대로 2차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샌드헤이건은 “난 반평생 동안 세계 챔피언을 꿈꿨다”며 “전 세계에 내가 얼마나 훌륭한 파이터인지 보여줄 기회를 달라”고 UFC에 요구했다.현재 유력한 다음 타이틀 도전 후보는 랭킹 2위 표트르 얀이다. 샌드헤이건은 2021년 UFC 밴텀급 잠정 타이틀전에서 얀에게 만장일치로 판정패했다. 샌드헤이건은 얀은 드발리쉬빌리와 오말리 둘 다에게 졌다는 점과 얀은 피게레도에게 녹다운을 허용하며 판정승했지만 자신은 피니시승을 거뒀단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다음 순서라고 강변했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전 ONE 챔피언십 미들급-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레이니어 더 리더(34∙네덜란드)가 미들급(83.9kg) 무패 신성 보 니컬(29∙미국)에게 첫 패배를 안겨줬다.UFC 미들급 13위 더 리더(20승 2패)는 2라운드 1분 53초 니컬(7승 1패)의 복부에 강력한 니킥을 꽂아 쓰러트렸다. 2라운드 클린치 상황에서 더 리더의 니킥과 보디 펀치가 들어갔고 니컬은 눈에 띄게 괴로워하며 철창으로 물러났다. 더 리더는 전진하며 니킥을 집어넣어 경기를 끝냈다. 자랑인 레슬링이 통하지 않았다. 니컬은 전미 대학 체육협회(NCAA) 1부 리그(D1) 포크 레슬링 3회 챔피언을 지냈다. 이번에도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길로틴 초크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끝내려 했으나 주짓수 블랙벨트 더 리더에겐 통하지 않았다. 결국 체력만 낭비하며 상위 포지션을 내줬다. 타격전에선 더 리더에게 아예 상대가 되지 못했다.더 리더는 피니시 장면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미국에서 훈련하다 보니 내가 여전히 네덜란드인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니킥을 시도했다”며 “여전히 먹히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네덜란드는 킥복싱 강국이다.이로써 더 리더는 UFC 3연승을 기록했다. 다음에 원하는 건 전 UFC 미들급 챔피언이자 현 랭킹 2위 션 스트릭랜드다. 그는 “방금 미국 최고의 레슬러를 쓰러뜨렸으니까 이제 미국 최고의 타격가를 달라”며 “스트릭랜드, 다음은 너다. 붙어보자”고 외쳤다. 한편 4년 만에 UFC에 돌아와 고향 팬들 앞에 선 제레미 스티븐스(38∙미국)의 복귀전은 실패로 끝났다. 스티븐스는 메이슨 존스(30∙웨일스)에게 타격, 그래플링 모든 영역에서 밀리며 만장일치 판정패(30-27, 30-27, 30-27)했다. 강력한 스피닝 백피스트를 맞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버티며 바로 강펀치로 반격하는 특유의 인간 자체가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승리하기엔 역부족이었다.스티븐스는 이로써 클레이 구이다와 함께 UFC 최다 패배 공동 1위(19패)가 됐다. 이번 경기가 1경기 단발 계약이었기에 앞으로 스티븐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스티븐스는 2018년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에게 펀치와 그라운드 엘보에 의한 TKO승을 거둔 걸로 국내 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김희웅 기자 2025.05.06 07:56
PGA

셰플러, 더CJ컵 바이런 넬슨 2R 18언더파 선두 질주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 2라운드에서 리더보드 최상단에 올랐다. 셰플러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근교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쳤다. 중간 합계 18언더파 124타. 셰플러는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텍사스 댈러스 출신으로, 대회 장소에는 고향 팬들이 갤러리로 몰려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2라운드를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셰플러는 17번 홀까지 1타도 줄이지 못하다가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았다. 셰플러는 18번 홀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보낸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전반 라운드를 마치고 악천후로 경기가 6시간 정도 중단됐다. 셰플러는 재개된 라운드에서 1, 2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5∼7번 3개 홀 연속 버디를 뽑아냈고 9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지난해 7승을 쌓았지만 올해는 지난 연말 손바닥 부상 여파로 시즌을 늦게 시작해 아직 우승이 없는 셰플러는 "내 경기력이 확실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임성재는 2라운드 3언더파 68타를 쳐서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 공동 16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임성재는 10번 홀에서 2라운드를 시작한 후 12번(파4), 16번 홀(파4)에서 버디 2개를 뽑아냈지만 17번 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9번 홀을 앞두고 경기가 중단되면서 6시간 휴식을 취했고, 이후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반등했다. 임성재는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로 선두 셰플러에 11타 뒤진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셰플러와 동반 라운드를 했던 김시우는 6언더파 136타, 공동 25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전날 1오버파 부진으로 컷 탈락 우려를 낳았던 김주형은 5언더파 66타를 쳐서 공동 63위(4언더파 138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지만 컷 통과는 불투명하다.안병훈은 5번 홀까지 1타를 줄여 4언더파가 됐다. 2번 홀까지만 경기한 강성훈은 1타를 줄여 2언더파로 잔여 경기를 치른다.CJ의 초청으로 참가한 2023년 KPGA선수권대회 우승자 최승빈은 이날도 1타를 더 잃어 합계 4오버파 146타로 컷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다. 그는 공동 140위에 그쳤다.악천후로 2라운드가 중단되면서 상당수 선수들은 일몰까지 2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4일 3라운드 경기 전에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2라운드 최종 순위는 유동적이며 컷 기준 타수 역시 2라운드 잔여 경기 종료 후 결정된다.2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130타를 적어낸 샘 스티븐스(미국)가 2위에 올랐고 리키 카스티요(미국)가 11언더파 131타, 단독 3위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은경 기자 2025.05.03 11:55
영화

‘소년의 시간’ 내 아이는 어쩌다 여혐에 물들었나 [정시우 SEEN]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전엔 ‘내 자식이 맞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내 자식이 가해자 입장에 놓이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는 부모들도 많다는 얘기를. ‘보통의 가족’,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처럼 범죄에 연루된 자녀를 둔 부모를 그린 콘텐츠가 부쩍 많아진 것도 이런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내 자식이 괴물이라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공포물로 다가갈 드라마가 있다. 영국에서 날아든 넷플릭스 4부작 드라마 ‘소년의 시간’이다.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작품이 아님에도, 공개 후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시리즈 1위에 올랐다. 자식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국경이 따로 없음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13살 소년 제이미(오언 쿠퍼)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시작된다. 같은 학교 여학생 케이티를 살해한 혐의다. 제이미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결백을 주장하는 아들 앞에서 아빠(스티븐 그레이엄)가 할 수 있는 건 일단 믿어주는 것. 그러나 그 믿음은 CCTV가 남긴 증거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진다. ‘소년의 시간’은 반전으로 관객 뒤통수를 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반전이라는 무기를 쓰지 않고도 연신 시청자를 얼얼하게 한다. 청소년을 가해자로 만든 사회적 환경을 현미경처럼 해부한 덕이다. 제이미는 왜 여학생을 죽였는가. 그 배경을 추적하다 보면 하나의 단어와 마주하게 된다. ‘인셀’(incel)이다. ‘비자발적 독신주의자’를 뜻하는 인셀은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는 남성을 지칭한다. 이들의 은거지는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번식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좌절감을 공유하며 여성(특히 페미니즘) 혐오를 키운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2018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만큼 인셀은 이미 서구권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의 분노가 오프라인 현실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로 표출되고 있어서다. 제이미가 바로 그 사례다.비단 외국만의 문제일까.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 뉴스가 끊이지 않는 국내 상황이 오버랩된다. 가해자 절대다수가 1020 세대로 알려진 딥페이크 방도 떠오른다. ‘일베’는 말해 무엇하랴. 제이미와 범죄 심리학자의 핑퐁 대화만으로 한 회를 꽉 채운 3회 에피소드는 SNS 세계에서 청소년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어떻게 왜곡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범죄에 다다르는가에 대한 ‘해부학적 보고서’라 할 만큼 촘촘하다. 이때, 드라마가 전략적으로 쓴 ‘원테이크 촬영’(장면 전환 없이 이어가는 기법)이 인물들의 복잡 다단한 심리를 옆에서 지켜보게 하는 효과를 안긴다. ‘소년의 시간’이 충격을 넘어 무력감을 안기는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 정서를 전혀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2회에서 형사 루크(애슐리 월터스)는 피해자 케이티가 평소 제이미의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단 것을 증거로, 두 아이가 친구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시쳇말로 헛다리다. 보다 못한 형사의 아들(제이미 또래)이 나서서 온라인 세계의 문법을 풀어준다. 케이티가 제이미에게 보낸 (빨간색 아닌) 하트 이모지는, 호감이 아니라 조롱의 의미라고. 케이티가 제이미를 '인셀'이라고 몰아붙이며 사이버불링을 조장했다고. ‘상위 20% 남자가 80%의 여성을 차지한다’는 20:80법칙, 남성들은 여성이 남성을 이용하려고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빨간 약’ 이론도 튀어나온다.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가 싶어 ‘벙찐’ 표정이 되는 형사의 얼굴은 아마도, 이 장면을 시청하는 대다수 어른의 표정일 것이다. 청소년들의 문해력 논란이 있을 때마다 조롱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소년의 시간’을 보다 보면 진짜 심각한 것은 아이들 언어에 대한 어른들의 얕은 독해력이란 생각까지 든다. 이 언어의 간극은 무슨 수로 메울 것인가.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소년의 시간’은 그 의미를 정반대에서 고찰하게 한다. 한 아이를 침몰시키는 데에도 마을 전체가 가담할 수 있다고. 누가 이 아이를 무너뜨렸나? 사회, 학교, 부모, 시스템…그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이미는) 근데 자기 방에 있었잖아. 우린 안전하다고 생각했어”라고 말하는 아빠의 한탄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우리 아이를 지켜낼 수 없는 냉혹한 현실도 알려준다. 혐오 범죄를 그저 개인의 일탈로 바라본다면, 상황은 개선될 수 없다는 사실도.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4.03 06:05
해외축구

‘SON 동갑’ 33세에 EPL 역사에 이름 새겼다…살라, ‘7번째’ 이달의 선수→케인과 동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 최다 수상자로 우뚝 섰다.EPL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살라가 2024~25 EPL 2월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살라는 베투(에버턴), 장 필리페 마테타(크리스털 팰리스), 얀쿠바 민테(브라이턴), 제드 스펜스(토트넘), 도미니크 소보슬라이(리버풀)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통산 7번째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살라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세르히오 아구에로(은퇴)와 함께 이 상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여섯 차례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 스티븐 제라드(은퇴)가 이들 뒤에 있다.현재의 기세라면 살라가 이달의 선수상 최다 수상 단독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살라는 올 시즌 EPL 29경기에 나서 29골 17도움을 올렸다. 득점, 도움 부문 모두 압도적 1위를 질주 중이다. 소속팀 리버풀은 우승이 매우 가까워진 상황이다.지난달에도 리그 6경기에서 6골 4도움을 수확하는 등 눈부신 자취를 남겼다. 그는 지난 1월부터 EPL 8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33세에도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김희웅 기자 2025.03.15 16:47
영화

[오!뜨뜨] 루소 형제 ‘일렉트릭 스테이트’→디즈니 ‘모아나2’, ‘이름값’ 콘텐츠 온다

정주행을 부르는 OTT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 모아 엄선했습니다. 나 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넷플릭스: 일렉트릭 스테이트‘일렉트릭 스테이트’는 1990년대의 또 다른 세계, 로봇이 반란을 일으킨 이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부모를 잃은 10대 소녀 미셸. 남동생을 찾기 위해 로봇, 밀수업자, 그리고 그의 조수와 함께 미국 서부를 횡단하는 미셸의 이야기가 골자다.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영화 ‘에놀라 홈즈’ 시리즈로 익숙한 밀리 바비 브라운이 주인공 미셸 역을 맡았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마블의 최전성기를 함께한 ‘루소 형제’ 앤서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총 3억 20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 모아나2‘모아나2’는 디즈니 대표 영화 ‘모아나’의 속편이다. 선조들로부터 예기치 못한 부름을 받은 모아나가 부족의 파괴를 막기 위해 전설 속 영웅 마우이와 새로운 선원들과 함께 숨겨진 고대 섬의 저주를 깨러 떠나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담았다.지난해 11월 극장에서 먼저 공개된 ‘모아나2’는 당시 월드와이드 수입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편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청량한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엄한 영상미와 황홀한 OST는 물론, 두려움을 극복하고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른바 ‘모아나적’ 사고가 관전 포인트다.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소년의 시간’은 13살 소년 제이미 밀러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10대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시작되는 스릴러 시리즈다. ‘모범 어른’으로 불렸던 아버지 에디 밀러는 믿기 어려운 현실에 고통스러워하고, 행복했던 한 가족의 세계는 순식간에 뒤집힌다. 스티븐 그레이엄이 제이미의 아버지 에디 밀러를, 오언 쿠퍼가 소년 제이미 밀러 역을 맡아 부자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애슐리 월터스가 경찰 수사관 루크 배스컴, 에린 도허티가 제이미 사건을 담당한 심리학자 브라이어니 애리스턴 역으로 가세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14 06:05
영화

‘미키 17’ 마크 러팔로 “트럼프 연상? 전형적인 정치인 모습일 뿐”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가 ‘미키 17’ 독재자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20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최두호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이날 마크 러팔로는 극중 연기한 독재자 케네스 마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는 말에 “(봉준호 감독과) 마셜이 과거에 어떤 인물이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어떤 특정인을 연상시키지는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마셜은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째째하고 그릇이 작은 독재자를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봐왔다. 본인만 알고 자기 이익만 원하고 연약한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가 결국 실패하게 되는 독재자들, 그런 다양한 인물이 의도적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마크 러팔로는 “인물이 말할 때 악센트, 방식이 조금씩 변한다.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싶었고 전 세계 모든 지도자, 과거 지도자들을 연상하게끔 만들고 싶었다”며 “소름 끼치게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년 전에 촬영했다. 이렇게 될지 몰랐다. 신께서 이걸 보고 현실을 만들었나 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28일 한국 최초 개봉.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20 12:13
영화

[IS리뷰] ‘미키17’ 우주에서 완성된 봉준호의 해피엔딩 [무비로그①]

‘미키 17’이 기대 속에 베일을 벗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이 영화는 그의 필모 중 가장 쉽고 직관적이며 대중적이다. 주인공 미키 반스(로버스 패틴슨)는 실패한 자영업자다.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야심차게 마카롱 가게를 열었지만, 장사는 망하고 빚은 순식간에 불어난다. 사채업자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얼음행성 니플하임으로 가는 것. 하지만 별다른 능력도 인맥도 없는 그가 니플하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익스펜더블’뿐이다.‘익스펜더블’은 죽으면 다시 프린팅되는 소모용 인간으로, 인류의 위험한 임무를 대신 처리한다. 예를 들면 피폭 위험도를 측정하거나 백신 개발에 이용되는 식이다. 피를 토하고 신체가 절단되는 건 일상다반사. 미키는 4년 반 동안 익스펜더블로 소모되며, 생과 사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스템 오류로 미키 17과 18이 공존하는 멀티플 사태가 발생하고, 행복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행할 것도 없던 미키의 삶에도 큰 균열이 인다.‘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언제나처럼 영화의 연출과 함께 각본을 맡은 봉 감독은 소설 속 배경을 2054년 근미래로 당기고, 미키의 전직을 역사학자에서 자영업자로, 죽음의 횟수를 17회로 바꿨다. 봉 감독은 이런 크고 작은 변주를 더해 영화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다만 핵심 사건, 이를테면 멀티플의 정체가 들키는 방식이나 주인공에게 주어진 마지막 미션 등은 소설을 충실히 따른다.봉 감독 특유의 해학과 풍자는 유효하다. 봉 감독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 매 순간 고통받는 미키, 미키를 죽음으로 내몰면서도 무감한 직원들, 이 모든 걸 직관하는 관리자를 끊임없이 교차해 보여준다. 얼핏 현실의 축도처럼 보이는 니플하임 세계에서 봉 감독은 계급, 자본주의로 도배된 시대가 인간성을 해치는 광경을 포착하고, 이를 희비극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미키 17’은 봉 감독의 25년 영화사 최초로 로맨스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미키 17’의 핵심 서사 중 하나는 미키와 나샤(나오미 애키)의 사랑이다. 이들의 관계 변화와 에피소드는 제법 많은 지점에서 극의 동력으로 쓰인다. 관객을 가장 많이 웃게 하는 것 역시 두 사람(혹은 세 사람)의 러브 스토리다. 어쩌면 영원히 탄생하지 않을, 봉준호표 로맨틱 코미디의 맛보기 같다.SF 휴먼, 멜로 장르 외 크리처물로서 매력도 충분하다. ‘미키 17’에는 크리퍼라 불리는 행성 토착 생명체가 등장한다. 다리 10개의 식인꽃 얼굴을 한 잿빛 덩어리 형상이다. 얼핏 부대끼는 외형의 이 크리퍼는 ‘옥자’ 속 옥자가 그랬듯 주인공 친구로 공생하며,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메시지로 충실히 기능한다.뜻밖에 지점은 결말에서 온다. ‘미키 17’은 봉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완벽한 해피 엔딩이자 완전히 닫힌 결말을 취한다. 봉 감독은 원작과 동일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방식으로,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는다. 곱씹을 무언가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봉 감독 작품의 별미를 씁쓸한 뒷맛에서 찾았던 관객이라면 아쉬울 만한 대목이다.배우들의 열연은 호불호가 나뉠 수 없는 요소다. 미키로 극을 이끄는 로버트 패틴슨의 매력은 단연 압도적이다. 봉 감독은 미키 17과 18에게 각기 다른 인성을 부여했는데 영화 속 표현을 빌리자면 전자는 ‘찌질이’, 후자는 ‘돌아이’다. 패틴슨은 양극단에 존재하는 두 인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동시에 이들의 내면 변화까지 빠짐없이 담아낸다.미키의 연인이자 연상녀의 표본 나샤 역의 나오미 애키와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마크 러팔로(케네스 마셜 역), 엔딩을 강렬하게 장식하는 토니 콜렛(일파 마셜 역)의 광기 어린 열연도 놓칠 수 없다. ‘옥자’ 이후 오랜만에 봉 감독과 재회한 스티븐 연은 생각만큼 분량이 많지 않다.쿠키 영상은 이번에도 없다. 오는 28일 한국 최초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1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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