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스마일 점퍼'의 파리 올림픽 도움닫기 "2m37도, 바르심도 꼭 넘겠다" [항저우 2022]
"바르심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기량이 늘었다. 함께 재밌는 높이뛰기를 해 행복하다."
우상혁(27·용인시청)의 별명은 '스마일 점퍼'다.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시안게임(AG) 2회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그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 내내 밝게 웃었다. 벌써 그는 힘차게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우상혁은 지난 4일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기록, 결선에 참가한 12명 중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10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2위에 오른 우상혁은 세 번째 AG에서 첫 금메달을 노렸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반면 바르심은 2m35로 대회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 차이였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세계 최고 점퍼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이다. 둘의 대결을 해외 언론도 크게 다뤘다. 이번 대회 가장 많은 한국 취재진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세계 랭킹 4위 우상혁의 최고 기록은 2m35다. 세계선수권 3연패,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 출신 바르심(2위)은 2m43이 최고 기록이다. 올 시즌 개인 베스트 기록만 놓고 보면 우상혁이 2m35, 바르심이 2m36으로 막상막하다. 바르심이 분명 높은 산과 같은 존재이나, 최근 페이스만 보면 파리 올림픽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 그는 "(은메달을 차지한) 5년 전엔 억지로 2m28을 뛰었다. '어떻게 뛰었을까' 싶은데 지금은 여유롭게 뛰고 있다. 그때는 압박 속에서 즐기지 못했고, 지금은 높이뛰기를 즐기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바르심과의 경쟁을 즐길 줄 안다. 그는 "바르심과 최종 높이에서 경쟁해 영광이었다. 어렸을 때 저 선수와 같이 뛸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할까 싶었는데 이뤄졌다"며 "내 승부욕을 불태워주는 선수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우상혁의 기록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 2017년 2m30을 기록한 뒤 정체했던 그의 기록은 2021년 6월 2m31,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찍었다.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2m34), 2022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꾸준히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선 바심과의 경쟁을 통해 '정점'을 찍고 훨훨 날아오르고 싶다. 우상혁은 내년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바르심과 한판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앞으로 2m37, 2m38, 2m39, 2m40 다 도전할 것이다. 2m36과 2m37은 (경기 중 시도를) 30~40번은 뛰어본 것 같다. 계속 도전 하다보면 언젠가 넘지 않을까 싶다"며 "2m37은 내가 넘어야할 산이다. 파리 올림픽까지 그 기록을 넘을 것이다. 올림픽까지 300일도 남지 않았는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10.05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