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후라도는 똑똑한 친구니까" NC는 어떻게 후라도 트라우마를 극복했나, '2구 이내 적극적 승부' [WC1 포커스]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에게 유독 약했다. 후라도는 올 시즌 NC와 4차례 만나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할 정도로 강했다. 지난 6월 8일엔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지면 탈락, 가을야구 첫 관문에서 만난 후라도를 NC는 어떻게 공략할 생각이었을까. 이에 경기 전 만난 김주원은 "초반에는 복잡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엔 심플하게,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다"라며 "제구가 좋은 투수고 볼넷이 많은 투수가 아니라서, 초구부터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NC의 작전은 적중했다. NC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4-1로 승리했다. 선발 후라도를 상대로 초반 2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5회 2득점을 추가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난공불락이었던 후라도를 공략하면서 승리까지 낚았다. 김주원이 말한 '적극적 공격'이 통했다. NC는 초반부터 후라도를 2구 이내로 상대했다. 1회 선두타자 김주원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최원준과 박건우가 모두 2구를 때려내며 출루했고, 데이비슨이 초구를 받아쳐 적시타를 때려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이우성이 초구 2루타, 서호철이 2구 희생번트로 기회를 만든 덕분에 김휘집의 땅볼 타점이 나올 수 있었다. 5회 김형준의 홈런도 2구에서 결정이 났고, 이후 김주원의 안타도 초구, 최원준의 내야 안타는 3구에서 이뤄졌다. 이후 데이비슨이 후라도의 5구를 적시 2루타로 받아쳐내며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김휘집은 "시즌 중 후라도에게 안 좋았던 건 너무 경기 초반에 원사이드로 밀리다 보니 분위기가 안 좋은 상태에서 만나 더 안 좋아졌던 것 같다. 이번엔 '거침없이 하자'는 게 목표였고, 후라도가 똑똑한 투수라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서 (초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라도가 초반에 많이 맞았는데도 후반까지 경기 끌고 가는 거 보니까 대단하더라. 옛 동료(키움 히어로즈)고 지금은 상대지만 정말 대단했다"라고 추어 올렸다. 경기 초반 선취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작전 야구'를 하겠다는 이호준 감독의 전략이 적중했다. 경기 후 만난 이호준 감독은 "최근 상대 에이스 투수도 많이 만났고, 상대하기 힘든 투수들도 많이 만났다. 하나하나 이겨내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며 "그래도 후라도를 상대로 3~4점은 내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중심타자) 데이비슨이 제 몫을 해줘서 생각대로 잘 맞아 떨어졌다"라며 흐뭇해했다.
반면, 삼성은 왼손 선발 구창모를 상대로 왼손 중심타선을 꾸렸다. 2번 김성윤부터 3번 구자욱, 4번 르윈 디아즈, 5번 김영웅을 배치했다. 상대적으로 왼손 투수에 약한 타자들이 왼손 타자들임에도 삼성은 이들을 한 데 뭉쳤다. 정확히는 '구창모인데도' 왼손 라인업을 꾸린 게 아니라, 시즌 중에 시너지 효과가 좋았던 '정공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 좌타 라인은 단 2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치며 침묵했다. 디테일의 아쉬움이 있었던 경기였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06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