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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콘진원,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서 220억원 규모 수출 상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미국 LA에서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K-Story&Comics in America)를 개최했다.콘진원에 따르면 7월 30일(한국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행사를 열고 콘텐츠 수출 상담액과 현지 관람객 유치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K스토리&코믹스’는 국내 만화·웹툰 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지난해부터 기업 간 거래(B2B)와 현지 관람객 전시(B2C)를 결합한 글로벌 통합형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최했다. 올해도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위한 수출 상담과 맞춤형 피칭을 강화하는 한편, CJ ENM이 개최하는 ‘KCON LA 2025’와 연계한 K웹툰 전시,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인지도 제고와 수요기반 확대에 집중했다.기업 간 거래(B2B) 행사에는 북미 지역 74개 기업의 바이어와 국내 콘텐츠 기업 10개사가 참가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수출 상담 총 231건, 수출 상담액 약 1577만 달러(한화 약 220억 원)를 기록했다.콘진원은 현지 행사에 앞서 국내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영상화·출판·라이선스 시장 동향을 소개하는 온라인 설명회와 사전 비대면 수출 상담회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현지에서 해외 바이어와 심층적인 사업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으며,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알콘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스게이트 ▲투모로 스튜디오 등 미국 주요 영상 제작사를 비롯해 ▲펭귄 랜덤 하우스 산하 글로벌 웹툰 출판사 잉크로어 ▲북미 대표 만화 출판사 도쿄팝 등 유명 출판사들이 바이어로 참여했다.국내에서는 도넛피치, 디씨씨이엔티, 리디, 비브라보, 와이랩어스, 케나즈, 케이더블유북스, 테이크원스튜디오, 토리컴즈, 투유드림 등 총 10개 만화·웹툰 기업이 참가해, 공동 기획·투자·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본격 논의했다.기업 간 거래(B2B)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내 참가기업 리디, 케이더블유북스는 넷플릭스, 크런치롤, 팔콘스 비욘드 등 글로벌 플랫폼을 대상으로 단독 발표(피칭)를 진행해, K웹툰의 영상화 및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했다.또한 디씨씨이엔티, 비브라보, 와이랩어스, 토리컴즈, 투유드림 등 5개사는 50여 명의 주요 바이어가 참석한 가운데, 자사 대표 작품과 향후 사업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협업의 초석을 다졌다. 그중 비브라보는 현지 제작사 툰 포켓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만화·웹툰 지식재산(IP)의 오디오 드라마 현지화 및 배급을 추진하는 전략적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B2B 행사에 참석한 스탠드스톤 아티스트의 케빈 니클라우스 제작총괄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잠재력 있는 한국 웹툰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종합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라며, “최근 콘텐츠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확장 전략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북미 시장에서도 상업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한국 웹툰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또한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콘 연계 ‘K-스토리&코믹스’ 전시 부스에는 총 2만5000여 명의 현지 관람객이 방문해, 모바일 기반 웹툰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이번 전시는 ‘하루 종일 웹툰과 함께’ 슬로건 아래, K웹툰을 주제로 한 콘텐츠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특히 부스는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인 ‘66번 국도’를 배경으로 다양한 K웹툰을 선보이며 현지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현지에 소개된 주요 작품으로는 ▲케이더블유북스의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와이랩의 ‘스터디그룹’ ▲리디의 ‘헤비 스모킹 스파이’ 등이 소개됐다. 웹툰 주인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포토부스, 굿즈 추첨 이벤트 등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또한, 케이콘 참가 아티스트 피원하모니와 이즈나의 현장 방문이 더해지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콘진원은 오는 9월 일본, 10월 대만, 12월 태국에서 ‘K스토리&코믹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0월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도 참가해 K만화·웹툰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8.04 17:56
영화

다시 들려온 낭보, 韓 영화 재기 신호탄 될까 [IS포커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외면받으며 ‘위기설’에 휩싸였던 한국영화가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세계적 거장부터 한국영화 부흥기를 이끈, 그리고 이끌 감독들의 신작이 연이어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업계 내 긍정의 분위기가 감돈다.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내달 27일 개막하는 제82회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들을 소개해 왔다.‘어쩔수가없다’가 초청된 경쟁 부문은 주요 부문 수상작을 가리는 영화제 메인 섹션이다. 한국영화는 지난 1987년 ‘씨받이’를 시작으로 ‘거짓말’, ‘섬’, ‘수취인불명’,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빈집’, ‘하류인생’,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등 10편이 해당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다만 지난 2012 ‘피에타’ 이후로는 좀처럼 연이 닿지 않았다.13년의 공백을 깨고 초청된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연출작으로,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소설 ‘도끼’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이 덜컥 해고된 후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박 감독이 구축해 온 정교한 미장센과 장르 혼성, 인간 심리의 심층 탐색은 이미 세계 영화계에서 확고한 브랜드가 됐다. 이번 초청은 그의 작품 세계가 여전히 유효하고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해외에 작가 감독으로서 한국영화의 정체성을 재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한국영화가 봉준호 이후 ‘한동안 멈춰 있었던 것처럼’ 보였던 세계 무대에서 박찬욱이란 또 다른 기둥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 건 의미심장한 문화적 사건”이라고 봤다. 베니스에 앞서 북미 최대 영화제인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도 50번째 축제를 앞두고 낭보가 들려왔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연상호 감독의 ‘얼굴’,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 이환 감독의 ‘프로젝트 Y’를 오는 9월 열리는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했다. 해당 부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대작을 소개하고 다양한 장르의 뛰어난 작품들을 조명한다.연상호, 변성현 감독은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등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거장을 잇는 감독들로, 국내 극장산업 호황기에 일조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 한국영화의 독창성과 잠재력을 알리며 토론토를 비롯해 칸, 베를린 등 유수 해외 영화제와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두 감독은 이번 초청을 통해 다시금 창작 및 연출력을 증명하며 글로벌 시장 내 한국영화의 명맥을 잇는데 성공했다.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이환 감독의 활약도 돋보인다. 배우 출신인 이 감독은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등을 통해 국내 독립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감독으로, ‘프로젝트 Y’는 이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영화제 측은 ‘프로젝트 Y’를 “짜릿한 긴장감과 깊은 감정적 울림을 동시에 선사한다. 대담한 계획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라고 평하며 올해 가장 기대되는 한국 영화로 꼽았다.‘우리들’, ‘우리집’ 등을 통해 독립영화의 새로운 저력을 보여준 윤가은 감독은 신작 ‘세계의 주인’으로 경쟁(플랫폼) 부문에 초청되며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한국영화가 토론토 플랫폼 섹션에 이름을 올린 건 ‘세계의 주인’이 최초로, 한국영화사에도 유의미한 결실이다.모처럼 들려온 희소식에 시장도 상기된 분위기다. 국내 영화산업에 새로운 활력이 될 거라는 기대감 속, 한국영화계의 위기론을 타개할 시그널이란 의견도 나온다. 양경미 평론가는 “윤가은 감독의 초청은 지금껏 주목받던 한국영화와는 다른 결의 작품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음을, 또 연상호, 변성현, 이환 감독의 초청은 한국영화가 상업성과 예술성을 양립시켜야 할 시점임을 보여준다”며 “한국영화는 한동안 위축됐던 세계영화와의 소통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맞이했다. 특히 박 감독의 귀환과 윤 감독의 발굴은 단지 영화제 이벤트가 아니라 침체된 영화 생태계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던지는 사건”이라고 짚었다.윤성은 영화평론가 역시 “영화제 초청이 무조건적인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영화의 주목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보여주는 통로이자 시험대란 점에서 유의미한 성취”라며 “동시에 리쿱이 되어야 하는 산업적 측면에서도 분명한 성과가 있다”고 평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28 10:47
연예일반

엄지원, 바이포엠 산하 에이비엠과 전속 계약 [공식]

배우 엄지원이 신생 에이비엠 컴퍼니(ABM COMPANY)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에이비엠 컴퍼니는 8일 이같이 밝히며 “20년 이상 다양한 장르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 온 엄지원은 이번 계약을 통해 배우로서 커리어의 2막을 여는 전략적 리브랜딩에 돌입한다”고 전했다.에이비엠 컴퍼니는 콘텐츠 제작사 바이포엠 스튜디오가 직접 설립한 배우 전문 레이블로,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배우의 정체성을 브랜딩하는 전략형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표방한다. 바이포엠 스튜디오는 최근 영화 ‘소방관’, ‘승부’, ‘히트맨2’ 등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라인업을 선보이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키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고, 그 역량을 바탕으로 신인 배우 중심의 인큐베이팅 시스템과 기존 배우의 리디자인의 전략을 함께 가져 나갈 예정이다.에이비엠 컴퍼니 관계자는 “엄지원은 그간의 탄탄한 필모그래피와 연기 내공으로 이미 신뢰받는 배우다. 앞으로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사람 엄지원의 퍼스널브랜드를 확장할 타이밍”이라며 “이비엠 컴퍼니는 배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의하고 리디자인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엄지원을 ‘믿고 보는 배우’에서 ‘리디자인된 아이콘’으로 브랜딩할 것”이라고 말했다.엄지원은 2002년 드라마 ‘황금마차’로 데뷔, 영화 ‘소원’, ‘경성학교’를 통해 제3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제21회 춘사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깊이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또한 ‘불량남녀’, ‘싸인’, ‘조작’, ‘미씽: 사라진 여자’, ‘작은 아씨들’, ‘산후조리원’ 등 장르를 넘나들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는 대표적인 명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 민옥으로 등장,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현재 방송 중인 KBS2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는 주인공 마광숙으로 극을 이끌며 높은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에이비엠 컴퍼니는 바이포엠 스튜디오가 구축한 제작, 유통, 마케팅, 데이터 분석 기반의 콘텐츠 시스템을 배우 브랜딩에 적용하는 전략을 통해 엄지원의 커리어에 보다 입체적인 전환점을 제공할 예정이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08 10:51
영화

이동휘·강찬희 주연 ‘메소드 연기’, 뉴욕아시안영화제 초청

배우 이동휘, 강찬희(SF9 찬희) 주연의 ‘메소드 연기’가 뉴욕아시안영화제에 초청됐다.‘메소드 연기’는 오는 1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뉴욕아시안영화제(NYAFF)에서 국제 프리미어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기혁 감독과 배우 이동휘가 자리할 예정이다.뉴욕아시안영화제는 매년 다양한 아시아 영화를 뉴욕 현지 관객에게 소개하는 영화제로, 상업성과 대중성을 갖춘 작품부터 아트하우스 작품까지 아우른다.이번에 초청된 ‘메소드 연기’는 코미디 배우라는 프레임에 갇혀 매너리즘에 빠진 이동휘가 뜻밖의 출연 제안을 받으며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이기혁 감독이 2020년 선보인 동명 단편 영화가 원작으로, 단편은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이동휘가 실제 자신의 이름을 딴 주인공 이동휘를 연기했으며, 강찬희가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연기에 대한 흥미를 잃은 스타 배우 정태민 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윤경호, 김금순, 윤병희 등이 출연했다.한편 ‘메소드연기’는 2026년 개봉 예정이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06 12:01
영화

CGV, 외유내강 기획전 개최…‘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 18편 상영

CGV가 국내 대표 영화 제작사인 외유내강과 협력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한다.CGV는 외유내강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외유내강의 대표작 18편을 상영하는 ‘외유내강 20주년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지난 2005년 설립된 외유내강은 탄탄한 기획력과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과감한 행보로 상업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한국영화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제작사다. 이번 기획전은 지난 20년간 한국영화와 함께해 온 제작사 외유내강의 발자취를 스크린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상영작 18편은 외유내강의 출발점인 류승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비롯해, ‘베테랑’, ‘밀수’, ’모가디슈’, ‘짝패’,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군함도’, ‘베를린’, ‘부당거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사바하’, ‘인질’, ‘시동’, ‘너의 결혼식’, ‘여교사’, ‘해결사’, ‘엑시트’ 등이다.GGV는 이번 기획전을 기념해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함께하는 GV(관객과의 만남)도 선보인다. 기획전 예매 및 GV 관련 자세한 내용은 CGV 모바일 앱 및 홈페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티켓가는 7000원으로, CGV용산아이파크몰을 비롯한 30개 극장에서 진행한다.CGV 전정현 콘텐츠운영팀장은 “외유내강은 관객이 극장에서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꾸준히 선보이며 한국영화산업 중심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온 제작사”라며 “이번 기획전을 통해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외유내강의 다양한 작품을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05 14:03
영화

소속사 대표 된 김의성 “‘로비’에 공감…기쁨보단 책임감 높아” [인터뷰③]

배우 김의성이 소속사 대표로서 영화 ‘로비’에 공감했다고 말했다.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로비’에 출연한 김의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김의성은 “저도 일종의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보니 (주인공 창욱에게) 공감했다”며 “경험 있고 나이 먹은 남자 배우는 경력이나 인지도, 중요도가 쌓이면 ‘갑’의 위치로 올라가긴 한다. 그렇게 편하게 일하던 입장에서 저희를 써달라고 영업하는 대표 입장이 됐지만 재밌다”고 말했다.김의성은 지난 2023년 안컴퍼니를 설립해 대표로 이끌고 있다. 설립 이유에 대해 그는 “농담처럼 말씀드리자면 ‘경솔해서’고 진담으로 말씀드리자면 배우들과 일해보고 싶었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배우들이 회사와 조금 더 가깝고 소통하고, 내 회사라는 그런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공동체를 만들어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며 “개인적으로는 배우로서 나이를 점점 먹고 큰 소속사에 오래 소속돼 있다보니 감독, PD들과도 소극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마음속으로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한번 재밌고 활발하게 이일 저일 참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아직은 기쁨보단 책임감이 훨씬 많다는 김의성은 “돈 잘 버는 배우, 유명한 배우와 일하고 싶다.(웃음) 유명하고 돈 잘 번다는 건 실력이 있다는 거다. 회사 입장에선 간판이 될 수 있는 그런 배우와 가능성 많은 신인도 있고 균형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어려운 업계 상황 속 바람을 솔직히 전했다.후발 주자인 만큼 차별화를 두려는 청사진도 전했다. 김의성은 “기획 개발도 하고 있다. 우리 배우들이 다 같이 활발하게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작품 만들 수 있는지 궁리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기획사 표 콘텐츠, 일종의 ‘자컨’ 인데 상업성도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김의성은 사업 결정권을 쥔 정치권 실세 최 실장을 연기했다. 오는 4월 2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8 12:23
영화

공개 3일 만 글로벌 1위…연상호 감독 “시대가 잉태한 ‘계시록’…연니버스 벗어나야죠” [IS인터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회니까 지금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거겠죠. 우연찮게 ‘계시록’ 공개가 시국과 겹쳤지만 정확하게 ‘이 시대가 잉태한 작품’이라고 요즘 느낍니다.”지극히 연상호 감독답게 욕망과 신념에 관해 이야기한다. 다만, 짧고 굵게 여운을 남긴다. 그의 새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이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넷플릭스 영화(비영어) 부문 글로벌 1위(21~23일 집계)를 차지했다. 공개에 맞춰 일간스포츠와 만난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를 켠 시청자가 ‘누구 작품 볼까?’ 하다가 제 걸 보고 싶을 때, 그간 다뤄온 종교나 스릴러의 요약 버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 응축판’이라 표현했다”고 말했다.연 감독이 최규석 작가와 함께 연재한 동명 만화(2022)를 원작으로 하는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류준열)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연 감독은 “사실 찬반이 갈릴 수 있는 내용이다. 아주 대중적인 작품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극장 개봉도 고려했으나 당시 경직화된 투자 상황에선 실험적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넷플릭스 코리아가 추구하는 다양한 장르 니즈에 ‘계시록’이 부합했던 것 같다”고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연 감독은 앞서 ‘지옥’ 시리즈를 비롯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영화 ‘정이’를 선보여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이와 관련 그는 “제 이름이 넷플릭스와 작업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르겠으나 방향성이 맞는다면 협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계시록’은 공개 첫 주 57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스페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일본, 인도네시아 등 세계 39개국 10위권에 안착했다. ‘그래비티’로 알려진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점도 초반 화제성에 한몫했다.연 감독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의 논의는 넷플릭스 행 이전부터 이뤄졌다며 “기획 단계부터 마지막 홍보 마케팅까지 크리에이터의 비전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연기나 기법 하나하나도 재밌게 본 것 같더라. 특히 이번 후반부 롱테이크 신에 대해 ‘카메라가 의지가 없이 흘러가는 게 좋았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사실 이 영화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종교만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넷플릭스조차 보고 싶은 ‘당신의 취향을 찾아보세요’ 하잖아요. 다양성보단 개별성, 자신만의 앵글대로 보려는 세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실감했죠. 점점 개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지다 보니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선 고민이 많습니다.”‘돼지의 왕’으로 알려졌듯 독립 애니메이션 베이스를 가진 연 감독은 실사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맛본 뒤 상업성에 대해서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 감독이 깨달은 건 “흥행은 창작자 개인의 능력이나 운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사회 분위기나 극장 상황, 대중의 니즈가 맞아야 하며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것이다.그렇기에 연 감독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매체로 시선을 넓혔다. 최근 경쟁자는 ‘유튜브’라고 생각하며 저예산 시리즈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도 들려줬다. “초등학생 딸아이와 요즘 유튜브를 같이 보는데 ‘싸게 만들었는데 재밌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도 예산을 적게 들여 아는 사람들끼리 유튜브처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해서 차기작을(‘얼굴’) 시도해 본 거예요.” 다작하는 ‘K장르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연 감독은 “아이디어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영화를 오래 하기 위해선 추구하는 바가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창작 원동력을 밝혔다. 다만 연 감독은 “제가 가진 욕망을 비틀 수 있는 계기를 다양하게 마련 해두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생각에만 사로잡히게 된다”며 “올해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런 계기들을 찾고자 수년 전부터 생각해 왔던 작품들”이라고 귀띔했다.“호평하시는 분도 제 모든 작품을 다 호평만 하지는 않거든요. 여러 작업을 하는 게 ‘연상호의 다양성’ 방증이겠다 싶어요.”한국형 좀비물의 시초격인 ‘부산행’, 고지와 지옥 사자라는 설정으로 죄와 벌에 대한 믿음을 비튼 ‘지옥’ 등 한국 사회의 어두운 화두를 날카롭게 비튼 세계관을 선보여 ‘연니버스’라는 색채를 갖게 된 연 감독이다. 그러나 그는 “웬만하면 기존 제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나올 제 다음 작품도 일본 연출자·배우진과 함께하는 작품이다. 신선한 환경도 새로운 계기가 되어 준다”고 의외의 답을 들려줬다.“저는 제 틀 안에서 탈출하고 싶지 ‘연니버스’라는 성을 견고하게 하고 싶진 않아요. 진짜 성도 아니지 않습니까. (웃음).”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7 05:35
영화

연상호, ‘계시록’으로 견고한 ‘연니버스’ 증명 [IS포커스]

“아직 제 작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계시록’을 꼭 보시면 좋겠습니다.”연상호 감독이 신작 ‘계시록’으로 돌아온다. 오는 2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 성민찬(류준열)과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 이연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니버스’의 초심이자 응축형으로, 연 감독만의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전망이다.◇‘연니버스’의 확장‘연니버스’는 연상호 감독과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연 감독의 작품 중 대한민국에 벌어진 좀비 아포칼립스 사태를 다루는 것들을 일컫는다. ‘서울역’(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해 ‘부산행’(영화), ‘집으로’(애니매이션), ‘631’(웹툰)을 거쳐 ‘반도’(영화)로 이어지는 구조로, 하나의 연결 선상에서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한다.하지만 이후 연 감독의 작품세계가 광활해지면서 ‘연니버스’(연출·각본작 기준)도 확장했다. 연상호란 이름을 처음 알린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 칸국제영화제 초청작)까지 거슬러 올라가 재정립된 새로운 ‘연니버스’는 애니메이션 ‘사이비’, 영화 ‘반도’, ‘방법: 재차의’, ‘정이’, 드라마(시리즈) ‘방법’, ‘지옥’,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연 감독의 대부분 작품을 총칭한다.얼핏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이 작품들은 핵심 코어가 동일하다. 한국 사회 현실을 은유하고 해독하는 방식이다. 연 감독은 매 작품 현 사회의 문제적 상황을 짚어낸다. 일례로 ‘돼지의 왕’과 ‘사이비’에서는 폭력과 종교로 망가진 인간의 쓸쓸함을 그렸고, 천만 영화 ‘부산행’을 통해서는 ‘헬조선’의 단면을 보여줬다. 가장 최근작인 ‘지옥’ 시리즈는 사회가 낳은 집단의 광기를 동력 삼은 작품이다. 연 감독은 혼란한 사회, 이성이 전복된 세상을 염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속에 놓인 인물들의 맹목적 믿음의 이면을 들춰냈다.이번 ‘계시록’ 역시 이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정확히는 ‘연니버스’ 중에서도 초기작 범주에 속한다. 영화는 종교, 사적 제재 등을 통해 신념과 믿음의 문제를 천착한다는 점에서 ‘사이비’를 연상케 한다. 현실에 완전히 발 붙였다는 지점에서는 ‘돼지의 왕’과도 맞닿아 있다. 연 감독 또한 ‘계시록’을 두고 “제가 인디 애니메이션 감독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제 색깔을 정리한, 응축한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연상호 감독 작품은 ‘지옥 같은 한국 사회’를 기본값으로 한다. 연 감독은 이 사회를 아귀다툼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하나의 지옥으로 본다. 세상을 바라보는 이러한 시선과 태도는 연 감독 작품에서 바뀌지 않는 것으로, ‘연니버스’를 관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지옥이란 세계를 다루는 방법론에 변화를 준다. 사이비 종교, 광신도에서 좀비, 괴물 등으로 옮겨가며 변화하고 있다”며 “이것이 연 감독의 작품을 찾는 이유”라고 부연했다.◇플랫폼의 확장연 감독은 쉼 없이 연출과 집필, 제작을 맡아온 ‘다작’ 감독이기도 하다. 신작 ‘계시록’을 비롯해 박정민 주연의 ‘얼굴’, 전지현 주연의 ‘군체’ 등 개봉 예정작까지 더하면 그가 연출, 각본,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은 30편을 웃돈다. 여기에 그래픽 노블까지 창작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더 많다.눈에 띄는 점은 작품의 수보다 플랫폼에 있다. 1997년 애니메이션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으로 창작 세계에 발을 들인 그는 ‘부산행’으로 첫 실사 영화를 찍은 후 플랫폼을 다방면으로 확대해 가기 시작했다. 기존 애니메이션과 극장용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영화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종횡무진 넘나들었다. 이 모든 장르를 섭렵한 한국 감독은 연상호가 유일하다.더욱이 연 감독은 각 매체의 장점과 기능을 충실히 따르되 매몰되지는 않는다. 물론 영화, 드라마의 경우 대중성이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선행돼야 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대비 상업성이 짙지만, ‘연니버스’에서 통용되는 염세적인 시선과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는 언제나 유효하다. 연 감독은 장르는 물론, 플랫폼의 변주 안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색깔을 새겨 넣는다. 허 평론가는 “더이상 연출자에게 플랫폼의 확장은 부정적 요소가 아니다”며 “특히 연상호 감독에게 플랫폼의 확장은 필요한 조건이다. 다양한 플랫폼을 오갈 때 ‘연니버스’의 확장이 용이하다. 실제 연 감독은 내용적인 측면이 아닌 매체 확장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고, 이것이 대중의 공감을 얻는 데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0 06:00
영화

[단독] 김고은 “하루하루 버티던 때도…모두 보상받은 기분” [신년인터뷰]

“일간스포츠 독자 여러분. 2025년에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배우 김고은이 일간스포츠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김고은은 최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가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올해 제 소원은 별일 없게 해달라는 거다.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올해도 무탈하게 잘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김고은은 지난해 한국 영화계를 대변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파묘’로 K오컬트의 새로운 장을 열고,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퀴어 영화의 대중화에 일조했다. 특히 ‘파묘’는 비수기인 2월에 개봉했음에도 119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고은은 이 작품으로 커리어 최고 성적 경신은 물론,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휩쓸며 국내 영화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개봉하고 관객이 막 늘어나는 거예요. 무대인사 중에 ‘85만명 봤다’는 말을 듣고 뇌 정지가 살짝 왔어요. 처음 듣는 숫자였죠. ‘일주일 관객수구나’ 싶을 만큼 신기했어요. 나중에 700만, 800만, 900만 넘어갈 때는 정신이 없으면서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내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싶은, 제 인생의 한 페이지 같은 일이 일어난 거죠.” 지금이야 ‘2024년 최고 흥행작’, ‘최초의 오컬트 천만 영화’ 등 영광의 수식어가 붙었지만, 사실 ‘파묘’는 제작 당시만 해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작품이다. 이유는 다양했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시장은 오컬트 불모지에 가까웠다. 김고은 역시 이를 모르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선뜻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장재현 감독 때문이었다.“출연 이유가 좀 단순한데 장재현 감독님 작품을 좋아했어요. 데뷔작인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를 보고 충격을 받았고 이후 ‘검은 사제들’, ‘사바하’까지 너무 좋았어요. 정말 뚝심 있고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 같았죠. 실제로 처음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데 제 생각이 맞더라고요. 거기서 오는 신뢰가 컸죠.”그러면서 김고은은 “사실 전 뭐든 가볍게 다가가는 걸 싫어한다. ‘그냥 한 번 해보는 거’란 마음으로 접근하는 건 그걸 업(業)으로 삼는 사람에게 굉장히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부연했다. 김고은의 이 같은 생각은 ‘파묘’의 화림을 연기할 때도 고스란히 반영됐다.“대본 속 화림은 너무 프로였죠. 아우라와 깊이가 있었어요. 제대로 못하면 우스워지겠다 싶었죠. 진짜 같아도 안 되고 그냥 진짜여야 했어요. 그래서 손짓 같은 디테일에 엄청 집중했죠. 실제 굿이나 관련 영상도 많이 봤고요. 보면 각자 스타일에 따라 터치, 호흡 등이 달라요. 그걸 보면서 저만의 동작을 만들고 (무당)선생님들께 자문을 구했죠.” ‘파묘’를 선택한 게 장 감독 때문이었다면, ‘대도시의 사랑법’ 출연 이유는 시나리오의 힘이 컸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일종의 퀴어물로, 장르, 소재 등을 이유로 제작에 난항을 겪으면서 프로젝트 가동 4년 후에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재밌게 후루룩 읽히는 대본이 진짜 귀한데 이 영화가 그랬어요. 다만 개봉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죠. 스태프들이 다 출근했는데 올스톱 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진짜 촬영에 딱 들어갔을 때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있죠. 그 시간이 우리를 단단하고 씩씩하게, 단합하게 했어요. 서로 북돋아 주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찍었죠.”모두의 간절함이 스코어로 연결됐으면 더 좋았겠지만, ‘대도시의 사랑법’은 많은 관객의 선택까지는 받지 못했다. “사실 이 스코어가 늘 제가 경험한 거다. 그래서 제가 치얼업을 담당했다”고 너스레를 떤 김고은은 이내 “작품 자체는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여러 영화제에서 감독상, 신인남우상, 음악상도 수상했다. 제겐 의미가 큰 영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농담처럼 말했지만, 사실 김고은에게 흥행은 숙제이자 갈증 같은 것이었다. 배우로서 얻은 성취와 달리 그의 출연작은 대체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마냥 버짓이 크거나 상업성을 보장하는 작품만 좇으면 흥행 타율은 높아질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김고은은 “예전에는 작품 선택 기준이 무조건 선배였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 김고은 필모그래피에는 윤여정, 김혜수, 이병헌, 전도연 등 굵직굵직한 선배들과 한 작품이 많다. “제 부족함을 너무 잘 알아서 배워야 했어요. 데뷔작인 ‘은교’ 때야 모르는 게 당연했지만, 조금씩 저에 대한 기대치가 생기잖아요. 근데 전 여전히 아는 게 없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죠. 쉴 수는 없으니 선배들을 열심히 따라다녔어요. 욕을 먹어도 ‘나 신인이잖아’로 무마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은 걸 터득하고 싶었죠.” 선배들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 건 서른 살이 됐을 무렵이다. 김고은은 “못한다고 이렇게 넘길 수 없다”는 생각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렇게 만난 게 지난 2021년 방영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이었다. 김고은은 “그 드라마로 날 내던졌다. 원톱으로 98%로 출연한다. ‘네가 이제 못하면 어쩔 거야’란 마음이었다”며 “물론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때마다 반성하면서 차근차근 성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렇게 반성과 성장을 반복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채워 온 김고은은 차기작 준비도 마쳤다. 그의 다음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과 ‘자백의 대가’다. ‘은중과 상연’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이며, ‘자백의 대가’는 아직 촬영이 남아있다. “‘자백의 대가’ 촬영까지 끝나면 3개월 정도만 쉬고 싶어요. 4~5년 동안 한 달 이상 쉰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노를 너무 많이 저었어(웃음). 재충전의 시간을 짧게 가지고 다시 또 열심히 달려야죠.”유난히 많은 걸 얻었던 지난해를 돌아보면서는 “2023년을 보상받는 기분”이라는 뜻밖에 답을 내놨다. 재작년 개인사로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김고은은 “매일이 이렇게 힘들 수 있나 싶었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2024년 1월 1일에 ‘제발 올해는 별일 없이 지나가게 해달라’는 게 소원이었다”고 털어놨다. “2024년을 돌아보면 이런 해도 있구나 싶어요. 그 전에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냥 나한테 좋은 걸 다 때려 넣어주는구나 싶었어요. 이만큼은 때려 넣어야 충전이 되니까. 그렇게 다시 채워주는 듯한, 충전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근데 한편으로는 살면서 또 다른 힘듦이 생겼을 때 이때를 생각하면서 잘 버텨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중한 기억인 2024년을 떠올리며 앞으로도 잘 버텨내 보겠습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02 05:45
OTT

가족계획’ 배두나, 이토록 매력적인 ‘엄마’라니

엄마 연기도 배두나답다. 그간 다양한 장르 속 개성 있는 캐릭터로 매력을 그려낸 배두나는 이번에도 그만이 할 수 있는 엄마를 그려내며 작품 전체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지난달 29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가족계획’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블랙코미디 히어로물이다.배두나는 극 중 가족 5인 중 엄마인 한영수를 연기했다. 영수는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어린 시절 고아들을 훈련 시키는 특수교육대라는 곳에서 인간 병기로 성장했다. 그곳에서 함께 큰 남편 백철희(류승범)와 시아버지 백강성(백윤식), 당시 갓난아기였던 지훈(로몬), 지우(이수현)와 탈출해 가족을 이뤄 한 도시에 정착한다.영수는 가족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 상대의 뇌를 장악하고 기억을 조작하는 브레인 해킹 기술을 선천적으로 통달했다. 브레인 해킹은 실제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지 않아도 상대의 정신을 지배해 육체적 고통을 느낀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일종의 최면술이다.배두나는 5인 가족의 상냥한 엄마인 동시에 잔인한 기술로 악인을 처단하는 해결사,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준다. 전자일 때 배두나는 자녀의 투정과 불만에 꼼짝 못 하는 여느 부모의 모습 그 자체다. 지훈·지우가 문제를 일으켜 이사 다닌 게 여러 번인 듯, 전학 첫 등교 날 “우리 지훈이 착한 아들인 거 알지?”라며 넌지시 당부를 건네거나, 자신을 싫어하는 지우가 늘상 남기던 아침밥을 어느날은 싹싹 긁어먹었을 때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반면 후자일 때 배두나는 돌변한다. 어딘지 쎄한 느낌을 자아내는 악인은 단번에 알아보고 말없이, 무표정을 유지한 채 탐색한다. 겉치레나 빈말 같은 사회성 있는 행동은 없다. 무례한 사람에게는 정곡을 찌르는 말을 돌직구로 던지는데 엄마일 때와는 다른 서늘한 느낌으로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번 작품에서 배두나는 굉장히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면도 함께 갖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양자를 왔다 갔다 하는데도 몰입도 높은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살렸다”고 짚었다. 영수는 말로 해결이 안 될 때는 브레인 해킹 기술을 쓰는데 1회 말미 여학생들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든 조규태를 처단하는 장면은 ‘가족계획’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조규태의 허벅지에 ‘죄’를 새긴 후 칼로 도려냈다가 다시 꿰매놓는 다소 수위 높은 폭력 장면을 배두나는 자신만의 해석으로 담아냈다. 조규태의 핏방울이 얼굴로 튀는 와중에도 줄곧 무표정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눈물 한 방울을 흘리는 배두나의 연기는 섬뜩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이런 깊이 있는 연기는 그의 오랜 연기 내공에서 비롯됐다. 배두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봉준호 감독의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 ‘브로커’ 등 거장들과의 작업을 통해 성장해왔다. 상업성과 예술성을 가리지 않으며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연기, 흔치 않은 캐릭터를 맡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좀비 호러 액션 사극인 ‘킹덤’ 시즌 1, 2와 SF ‘고요의 바다’, 형사물 ‘비밀의 숲’ 등 다양한 장르의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콜센터 하청 계약직의 이야기를 다룬 독립 영화 ‘다음 소희’에도 출연, 폭넓은 작품 선택으로 자신을 차별화시켰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배두나만큼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는 없다. ‘공기인형’ 같은 작품에선 기본적으로 감정이 없다고 여겨지는 인형을 연기하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사랑을 표현해내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며 “‘가족계획’에서도 배두나는 감정이 결여된 캐릭터를 탁월한 해석으로 연기한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력과 분석력이 매우 뛰어난 배우”라고 평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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