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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지민, 오늘(19일) 신보 발매… 피독 “입대 앞두고 열심, 깜짝”

방탄소년단 지민은 오늘(19일) 솔로 2집 ‘뮤즈’(MUSE)를 발매한다. ‘뮤즈’는 지난 2023년 3월 공개된 솔로 1집 ‘페이스’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나오는 지민의 신보다. 지민은 ‘페이스’에 온전한 ‘나’를 직면하는 과정을 담았다면 ‘뮤즈’에는 ‘나’를 둘러싼 영감을 찾아가는 여정을 진솔하게 풀어냈다.이번 앨범은 ‘사랑’을 주제로 한다. 타이틀곡 ‘후’를 포함해 ‘Rebirth (Intro)’, ‘Interlude : Showtime’,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 (feat. 로꼬)’, ‘Slow Dance (feat. Sofia Carson)’, ‘Be Mine’, ‘Closer Than This’ 등 7곡이 수록된다. 지민은 신보를 통해 사랑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때로는 방황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피독(Pdogg) 프로듀서가 말하는 ‘뮤즈’ ‘페이스’에서 호흡을 맞춘 피독, GHSTLOOP, EVAN을 중심으로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된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존 벨리언 등 다양한 뮤지션이 지민의 ‘뮤즈’를 위해 뭉쳤다. 메인 프로듀서 피독은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뮤즈’의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를 밝혔다.피독은 “지민이 작업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음악에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며 앨범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했는데 도시가 주는 느낌 덕분인지 행복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곡들이 나왔다”라고 말했다.피독은 ‘뮤즈’에 대해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처럼 컨셉츄얼한 음반을 모티브로 했다. 그리고 뮤즈를 떠올렸을 때의 설레는 감정을 수록곡에 녹이고자 했다”라고 설명하고 “감정의 흐름이 트랙 순서에도 그대로 반영됐으니 이에 집중해 들어보시면 더욱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실제로 신보의 첫 번째 트랙인 ‘Rebirth (Intro)’는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사용해 전작인 ‘FACE’와의 연결성을 가지면서도 ‘페이스’의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는 인상을 준다. 다음 트랙인 ‘Interlude : Showtime’은 새로운 스토리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하며 ‘Be Mine’까지 뮤즈를 찾는 여정이 이어진다. 타이틀곡 ‘후’는 앨범의 메시지와 사랑에 대한 감정이 가장 잘 드러나는 트랙이다. 피독은 타이틀곡 ‘후’의 작업기도 들려줬다. “뉴욕에서 존 벨리언과 함께 만들었다. 지민이 존 벨리언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직접 설명했는데 무척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난다”라는 귀여운 에피소드를 전했고, “옆 스튜디오에서 정말 우연히 지미 팰런을 만났다. 작업을 마치고 그에게 최초로 곡을 들려줬다”라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피독은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 온 지민을 “늘 노력하는 자세가 매력적인 아티스트”라고 평했다. “‘페이스’ 음반 작업이 끝나고 ‘뮤즈’ 제작에 바로 돌입했는데 ‘군 입대를 앞두고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이같은 지민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층 더 성장한 그의 음악 여정을 확인할 수 있을 거다”라고 전했다.한편 지민은 오는 23일 오후 12시 35분(한국시간)부터 방송되는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 에 출연해 솔로 2집 타이틀곡 ‘후’ 무대를 최초로 선보인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7.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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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지민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feat. 로꼬)’ 음원·트랙 비디오 공개

방탄소년단 지민이 솔로 2집 선공개 곡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feat. 로꼬)’를 전 세계 동시 발표했다. 28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 각종 음원 사이트와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에서 지민의 신보 ‘뮤즈’에 담긴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feat. 로꼬)’의 음원과 트랙 비디오가 공개됐다. 이 곡은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했다. 지민은 전작 ‘페이스’를 만들 때, 함께 작업한 작가진들을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라고 칭하며 창작에 몰두했다. 지민이 결성한 가상의 팀과 비틀즈 앨범에서 받은 영감으로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feat. 로꼬)’가 완성됐다.‘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feat. 로꼬)’는 행진하면서 연주하는 ‘마칭밴드’를 기반으로 한 곡이다. 빅밴드(대규모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힙합 장르를 가미해 처음부터 끝까지 활기찬 바운스와 리듬감, 역동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경쾌한 멜로디는 듣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고 순수한 노랫말은 동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지민의 청량한 보컬이 어우러져 듣는 즐거움은 배가된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팬송 ‘클로저 댄 디스’에 참여한 ‘연음소년소녀합창단’이 지민, 로꼬와 하모니를 이룬다. 꾸밈없이 맑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마치 큐피드의 속삭임처럼 들리며, 곡의 사랑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곡의 가사 테마는 고백이다. 지민은 ‘전하지 못한 진심’이라는 꽃말을 가진 가상의 꽃 ‘스메랄도(Smeraldo)’에서 모티브를 얻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을 대신해 고백하고, 사랑을 찾아준다는 달콤한 노랫말을 완성했다.트랙 비디오는 한 편의 뮤지컬처럼 펼쳐진다. 영상은 가상의 팀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로 뭉친 지민과 프로듀서 피독(Pdogg), GHSTLOOP, EVAN의 소개로 시작한다. 밴드 프론트맨으로 변신한 지민과 동료 뮤지션이 펼치는 협연 장면이 인상적이다. 또한 피처링에 참여한 로꼬와 지민의 투샷에서는 유쾌한 에너지가 느껴져 보는 이들을 웃음을 자아낸다.이어 지민은 후반부에 등장하는 대규모 군무 장면으로 벅찬 감동까지 선사한다. 검은 슈트를 차려입은 그는 트랙 비디오의 처음부터 끝까지 매력적인 목소리와 유쾌한 퍼포먼스로 설렘을 안긴다. 그는 모든 콘셉트를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하는 뛰어난 표현력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역대급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선공개 곡으로 ‘뮤즈’의 출발을 알린 지민은 내달 19일 앨범의 전곡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오는 7월 7일 ‘세레나데’ 버전의 콘셉트 포토와 클립이 공개되고, 7월 14일에는 ‘뮤즈’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 메들리가 베일을 벗는다.이수진 인턴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6.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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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10주년] ‘흙수저 아이돌’→‘글로벌 슈스’…방탄소년단 10년의 의미 ①

방탄소년단은 지난 9일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며 발표한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로 흔들림 없은 위상을 확인시켰다.11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테이크 투’는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데 이어 일본 오리콘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 1위로 직행했다. 또한 지난 10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92개 국가/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을 수성하며 군백기(군대+공백기)에도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했다. ‘흙수저 아이돌’에서 ‘21세기 비틀즈’를 넘어 수식어가 필요 없는 아티스트로 올라선 그룹 방탄소년단이 오는 13일 데뷔 10년을 맞는다. 방탄소년단은 그 기간 동안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며 세계 음악 시장에 변화를 일으켰고 신드롬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god, 2AM 등 여러 아티스트의 히트곡을 만든 방시혁 프로듀서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빅히트 뮤직)를 설립한 후 처음 론칭한 보이그룹이다. 이들은 2013년 6월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을 내놓으며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리얼 힙합을 내세워 대중적 인지도는 낮았지만, 이들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과 탄탄한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팬층을 확장해갔다. 이들이 음악에 담은 메시지는 전세계 팬들의 공감대를 얻었고 이들의 음악을 만드는 방식은 K팝의 표준이 됐다.방탄소년단이 무대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힌 작품은 ‘화양연화’ 시리즈였다. ‘화양연화 파트1’으로 국내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쥔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 파트2’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차트인하며 중소 기획사 K팝 그룹 최초로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가 됐다.이후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주 무대가 됐다. 지난 2018년 세 번째 정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통해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도 1위를 석권했다.방탄소년단의 성과는 대형 기획사 연습생에 비해 늦게 빛을 볼 수 있지만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충분한 SNS의 활용 등 중소 기획사 아이돌 그룹도 성공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는 것도 보여줬다. 또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서브컬처였던 K팝을 주류로 끌어올렸다. 방탄소년단 이전 K팝은 글로벌 유행의 중심에서 비켜난 변방의 음악으로 일부 팬덤에게만 사랑받는 마이너한 장르였으나 방탄소년단을 계기로 메이저 장르로 우뚝 섰다. 사회적 영향력도 커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7년 다섯 번째 미니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발매와 함께 유니세프와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제73차 유엔총회에 글로벌 청년 대표이자 특별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지난 2021년에는 미국 백악관을 예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와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선한 영향력 전파에 앞장섰다.방탄소년단이 미치는 영향력은 공감에서 나왔다. 10대의 꿈과 고민을 다룬 ‘학교’ 시리즈 3부작에 이어 사회 불평등 같은 고충을 표현한 ‘화양연화’ 시리즈,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까지. 모든 세대가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이 돼 널리 퍼졌다. 그리고 이는 방탄소년단에게 ‘K팝 외교관’, ‘글로벌 리더’라는 수식어를 달게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월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발매를 마지막으로 단체 활동의 1막을 내렸다. 이후 멤버들은 차례로 입대했다. 그러나 남은 멤버들은 솔로 활동으로 그간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진, 지민, 슈가는 각 솔로 앨범을 밀리언셀러로 만들었으며 지민은 솔로 앨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한국 솔로 아티스트 최초 ‘핫 100’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K팝 탄생 이래 가장 찬란한 역사를 써 내려간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은 군 복무 중인 몇 멤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특별하게 치러진다. 소속사에 따르면 12일부터 서울 남산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광화문광장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미디어 아트가 펼쳐진다. 또한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RM이 팬들과 소통하는 코너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와 불꽃놀이가 진행돼 아미(공식 팬덤명)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급’이 다른 10주년을 앞둔 방탄소년단. 비록 완전체로 10주년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멤버들이 모두 군 복무를 마치는 오는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에서 아미와 오랜 활동을 약속한 방탄소년단이 2025년 새롭게 펼칠 2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6.1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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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그 후②] 엔터 산업, 백년대계를 봐야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다. 1998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1994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전 세계에서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기록적인 흥행을 했다. 이제 한국은 수조 원의 시총을 가진 엔터테인먼트를 다수 보유한 문화 강국이 됐다. 위 예언이 실현된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여전히 대중예술 분야는 ‘딴따라’ 취급을 받았다. 연예인을 꿈꾸는 학생들을 보고 많은 어른들은 혀를 찼고, 한국의 노래나 영화, 드라마가 해외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2022년 현재 K팝은 누가 뭐래도 세계 콘텐츠의 중심에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휩쓸었고,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2019)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작품이 작품상을 받은 건 ‘기생충’이 최초였다. 이 같은 문화 콘텐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일찌감치 문화를 중요한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선구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050 세대가 비틀즈나 블루, 백스트리트 보이즈, 스파이스 걸스 등을 들으며 자랐다면, 이제 전 세계 MZ 세대들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NCT의 노래를 듣고 퍼포먼스를 따라 한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많은 엔터사들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품이 아닌 사람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엔터사들은 상장 초기만 해도 불안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타가 일으키는 사건사고 등 사람이 하는 일이라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다수 생겼기 때문. 하지만 엔터사들은 투어, 온라인 공연, 관련 상품 개발, 캐릭터 및 게임 개발 등으로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안정성을 확보해나갔다. 포인트는 그럼에도 여전히 문화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엔터사들이 가진 여러 다른 사업들은 안정성의 기반이 되는 것이지만 스타가 가진 파급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스타라는 존재는 불안정해서 리스크가 되는 한편 엔터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개별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이후 하이브의 시총이 수조 원이나 증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와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 의사를 피력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행보가 안타까운 건 이 때문이다. 1990년대 H.O.T., 신화, S.E.S 등 1세대 아이돌 스타들을 시작으로 보아, 동방신기, 엑소, NCT 같은 굵직한 한류 스타를 양성한 K팝 사상 최고의 프로듀서가 물러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사업자인 라이크기획은 지난 상반기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프로듀싱을 제공하는 대가로 약 114억 원의 인세를 받았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의 상반기 영업이익 386억 원의 29.6%에 달하는 금액이다. SM엔터테인먼트 전체 주식의 0.91%의 지분을 가진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8.7%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인 이수만이 SM엔터테인먼트 전체 매출의 일정액을 인세로 챙겨가는 구조로 인해 주가가 오르지 못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꾸준히 SM엔터테인먼트에 압력을 가해왔고, 결국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수만 프로듀서가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하겠다는 의력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다음이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물러난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앞으로 만들 문화 콘텐츠와 그것이 불러올 부가가치. 과연 이것이 이수만 프로듀서의 프로듀싱으로 탄생한 스타나 콘텐츠보다 나을 것인가. 1세대 한류 스타를 키워내고, 셀러브리티 로봇과 아바타의 세상을 미리 예견해 국내 최초 ‘메타버스 그룹’ 에스파를 탄생시키며 트렌드를 선도해온 이수만 프로듀서. 미래를 예측하는 그의 탁월한 안목은 한류의 성지인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 K팝, K콘텐츠를 꿈꾸는 세계 시장의 발걸음은 앞으로 한층 더 빨라질 것이다. 엔터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건 스타지만, 적절한 프로듀싱 없이 스타는 탄생하지 않는다. 프로듀서가 의도한 가수의 음 이탈, 작업 방식, 살짝 바꾼 제목이 히트를 결정짓는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감과 예리한 안목이 필요한 문화라는 분야를 단순히 지출, 매출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엔터 업계가 앞으로 20년 후에도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그것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단기적인 이익만 봐서는 큰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9.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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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밴드2' 빛낼 기탁, 어벤져스 팀과 함께 '샴페인 슈퍼노바'

'슈퍼밴드2'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탁이 출중한 멤버들과 함께 폭발적인 무대를 펼쳤다 12일 방송된 JTBC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는 본선에 진출한 최종 48인을 공개하고 1라운드 팀 미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어벤져스 팀'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기탁 팀이 영국 록밴드 Oasis(오아시스)의 명곡 'Champagne Supernova'(샴페인 슈퍼노바)를 선곡하고 몰입감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기탁과 제이유나의 보컬 하모니에 유희열은 "둘이서 노래를 같이 부른 게 참 좋았다. 무대 경험이 많은 제이유나와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기탁이 만나서 서로의 빈틈을 잘 메꿨다. 비틀즈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떠올랐다. 색깔이 전혀 다른 둘이 어우러지니까 힘이 생기더라"라고 평가했다. 기타를 전공한 기탁은 이날 무대에서 건반을 처음 쳤다. 기탁은 건반을 잡은 이유에 대해 "영국 록 밴드가 축구장에서 공연하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며 "마지막은 퀸을 오마주로 밴드 구성원들이 합창으로 끝내봤다"라고 밝혔다. 윤종신은 "보컬 둘의 톤이 상당히 비슷하다. 저음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고 평했으며, 이상순은 "1996년 노래인데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잘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호평이 이어졌지만 기대가 높았던 팀인 만큼 프로듀서들의 아쉬움도 있었다. 이상순은 "개인적으로 오아시스를 잘 알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오아시스는 테크닉적으로 뛰어난 팀이 아니다. 특유의 에너지를 가지고 곡을 끌고 나가는 힘이 굉장한 밴드다. 그런 면이 조금 부족했다"고 말했다. CL은 "안정적이라는 느낌은 많이 받았지만 그게 꼭 좋은 것 같진 않다. 다이나믹한 면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슈퍼밴드2'는 음악천재들의 밴드결성 프로젝트로 '글로벌 K밴드' 출범을 목표로 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07.1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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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커넥트' SM 이수만 "프로듀싱의 시대, 미래 비전은 아바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tvN ‘월간 커넥트’에 출연해 K팝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월간 커넥트’ 2회에서는 첫 한국인 랜선 게스트로 SM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를 초대, “변화를 읽는 눈으로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메가 히트 프로듀서, 한류의 초석을 다진 K팝의 개척자”라고 소개하며 K팝과 한류의 글로벌한 위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최근 미국 버라이어티가 발표한 글로벌 리더 500인에 한국인 최초로 4년 연속 선정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 감사한 일이다. 사실 ‘버라이어티 500’에 선정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유명한 분들이 많았다. K팝이 전세계에 알려지고, 하나의 문화 장르로 인정받아 전세계에 영향을 주는 문화가 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영광스럽다"고 답했다. 더불어 K팝의 높아진 위상을 체감하는 순간에 대해서는 “비틀즈, 케이티 페리,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캐피톨 뮤직 그룹에서 프로듀싱 제안을 받고 놀라웠고,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 마블 등 글로벌 회사들과 협업하고 많은 러브콜을 받으면서 K팝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느낀다”며, K팝의 본질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우리만의 크로스오버된 독특한 문화가 만들어졌다. SM은 한국, 미국, 유럽 등이 같이 음악을 만드는 송라이팅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가 K팝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밝혔다. 또한 K팝이 세계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산업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첫 번째는 수출로, 수준 높은 음악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합작으로, 해외 출신 아티스트를 발굴, 트레이닝해 한국 아티스트와 같이 팀으로 데뷔해 활동했다. 세 번째 단계는 현지화로, 현지 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이다. K팝을 수출하던 단계를 넘어 현지화까지 3단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하려면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캐스팅, 트레이닝, 프로듀싱, 마케팅이 포함된 매니지먼트가 한번에 가능한 ‘360도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처럼 산업화하고 시스템화한 것이 K팝 세계화의 초석이 되었고, 덕분에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K팝 세계화의 기폭제로 SNS 플랫폼을 꼽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SM은 2009년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최초로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예전에는 물리적 거리의 한계로 소통이 어려웠으나, 지금은 SNS의 발달로 전 세계에서 누구나 K팝을 접할 수 있다. 덕분에 기하급수적으로 팬덤이 확장되었다”고 말했으며, 현재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닥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대해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 좌절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Beyond LIVE’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용 콘서트 플랫폼인데 하루아침에 만든 것이 아닌, 디지털 시대에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오래 고민해온 결과물이었고, 팬데믹 상황에 제일 먼저 전세계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K팝의 미래 비전에 대한 질문에는 “인공지능(AI), 바이오, 나노 테크 등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뉴노멀 시대를 열고 있다. 저는 문화기술인 ‘CT (Culture Technology)’를 통해 K팝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는 에스파를 발표하면서 얘기했듯이 미래는 AI와 셀러브리티의 세상이 될 것”이라며 “아바타가 우리의 친구, 비서를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이 10명의 아바타를 갖는다면, 우리는 5억의 인구를 가질 수 있다. 우리가 5억의 인구를 갖게 되면 산업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것이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래 시장의 확장을 주목하기도 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앞으로 프로듀싱의 시대이고, 우리는 프로듀서의 나라이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코로나 시기를 맞이하면서 가상의 세계가 더 중요해진 만큼, 가상 세계까지 아우르는 프로듀싱까지 갖추게 되면 한국이 전세계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2.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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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IS] '비틀즈 프로듀서→살인마' 필 스펙터, 수감 중 사망

전설적인 음반 제작자이자 살인 혐의로 수감 중이었던 필 스펙터가 81세로 사망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TMZ에 따르면, 필 스펙터는 16일 캘리포니아에서 숨을 거뒀다. 사인이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1939년 미국에서 태어난 필 스펙터는 1960년대 초반 '월 오브 사운드'를 창시하며 녹음 방식의 혁명을 가져왔으며, 현재의 음향 기술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1969년부터 비틀즈의 음반에 참여했고, 1970년 발표된 비틀즈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렛 잇 비'를 제작하며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의 솔로 앨범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존 레넌의 대표곡 '이매진'을 공동 제작했다. 1980년대 이후 활동이 끊겼던 그가 대중 앞에 다시 모습을 보인 것은 2003년 여배우 라나 클락슨 살인 사건 때문이다. 처음 라나 클락슨이 자살한 것이라 주장했으나 가정부와 운전 기사의 증언으로 상황이 뒤집혔다. 결국 2009년 2급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최소 19년형을 선고받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1.1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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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방탄소년단 비결? 좋은 콘텐츠에 세계인 열광"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가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로 ‘좋은 콘텐츠’를 꼽았다. 방시혁 대표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문화혁신포럼(Culture Innovation Summit)의 발제자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아세안 국가 정상들 앞에서 방 대표는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과거 아프리카의 기아 문제를 전세계에 알리고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공연인 ‘라이브 에이드(Live Aid)’를 언급하며 “하나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훌륭한 콘텐츠를 접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기술의 존재를 인지하고 경탄하게 되는데, 가장 좋은 예가 ‘라이브 에이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여 시간 동안의 릴레이 공연은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 100여 개 국 19억 명의 시청자에게 생중계 됐고, 지금까지도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실시간 위성 중계로 꼽힌다. ‘라이브 에이드’는 전세계 구석구석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일어난 비극을 생생히 전했고 음악을 통해 인류애를 호소했다. 그리고 즉각적인 반향과 흥분이 지구를 휩쓸었다. 그 모든 것이 인공위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라이브 에이드’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생중계 기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시혁 대표는 “시간이 지나, 전 세계인이 동시에 같은 공연을 보던 경험은 이제 손바닥 위에서 전세계인과 수많은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같은 콘텐츠, 같은 감동, 같은 열광을 공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기술을 이용해, 아시아 동쪽 나라의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한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반향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공연 중 어째서 ‘라이브 에이드’가, 수많은 동시대 아티스트 중 방탄소년단이 그런 증명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그건 좋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모든 콘텐츠는 일종의 발언이다. 중요한 건 그 발언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동시대의 울림을 가졌는가이다. 여기에 더해, 보편성을 띠는 동시에 특수한 취향 공동체의 열광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방시혁 대표의 발제 전문 안녕하십니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방시혁입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 국가의 귀중한 손님들 앞에 서게 돼 영광입니다. 특히 저희 빅히트의 콘텐츠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아세안의 귀빈들을 뵙게 돼 기쁩니다. 오늘의 만남이 풍성한 문화적 영감과 비전을 교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오늘 4차 산업혁명 시대, 아세안의 성장 동력으로 문화 콘텐츠의 비전에 대해 콘텐츠 제작자로서 경험하고 생각해 왔던 점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라고 합니다. 기술이 세상과 인간,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시대라고 하죠.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 그 자체를 향유하는 건 아닙니다. 하나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훌륭한 콘텐츠를 접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기술의 존재를 인지하고 경탄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그 가장 좋은 예가,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1985년, ‘Feed the World’라는 구호 아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모였습니다. 당시 심각했던 아프리카의 기아 문제를 전세계에 알리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들이 펼친 10여 시간 동안의 릴레이 공연은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 100여 개 국 19억 명의 시청자에게 생중계 되었고, 지금까지도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실시간 위성 중계로 꼽힙니다. ‘라이브 에이드’는 전세계 구석구석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일어난 비극을 생생히 전했고 음악을 통해 인류애를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즉각적인 반향과 흥분이 지구를 휩쓸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인공위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라이브 에이드’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생중계 기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것이죠.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전세계인이 동시에 같은 공연을 보던 경험은, 이제 손바닥 위에서 전세계인과 수많은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같은 콘텐츠, 같은 감동, 같은 열광을 공유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기술을 이용해, 아시아 동쪽 나라의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한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반향을 이끌어냈습니다. 한국인들이 한국어로 노래하고 춤추는 뮤직비디오에 전세계인들은 열광했습니다. 전세계인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대화를, 메시지를 자발적으로 번역하고 해석하고 공유하며, 방탄소년단을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 주변부의 영웅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유튜브 기술의 존재 가치와 파급력을 증명한 것이죠. 그럼,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공연들 중에 왜 라이브 에이드가, 수많은 동시대 아티스트 중에 왜 방탄소년단이 그런 증명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그것이 좋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라이브 에이드와 방탄소년단, 둘은 비록 다른 시대에 태어났고, 서로 다른 종류의 콘텐츠지만, 모두 좋은 콘텐츠입니다. 시대와 세대에 대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때로는 도발적인 발언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콘텐츠는 일종의 발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동시대적인 울림을 가졌는가입니다. 처음 콘텐츠를 접할 때 우리는 대부분 내용의 독창성과 우수함에 매료됩니다. 보고들은 적 없는 퍼포먼스, 기상천외한 스토리, 어마어마한 그래픽 같은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콘텐츠에 빠져 계속 접하다 보면, 한 순간, 주인공이, 이야기가, 퍼포먼스가 말을 걸어옵니다. 바로 창작자의 발언을 듣게 되는 순간이죠. 그러고는 느끼게 됩니다. ‘아, 이건 내 이야기구나. 우리 시대, 우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구나.’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가 되는 건 바로 이 순간입니다. 하나의 특수가 보편으로 변화하며 누군가의 영혼을 울리는 순간이죠. 그런데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 시대에는 발언의 보편성만으로는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발언은 보편성을 띠는 동시에 특수한 취향 공동체의 열광 또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보편성과 특수한 취향 공동체, 어떤 면에선 이율배반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세상은 복잡하고 사람들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다양성의 층위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서로 다른 취향과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좁고 깊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죠. 이 모든, 서로 다른 취향과 개성을 지닌 사람들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키고, 모두를 같은 열광에 빠지게 하는 콘텐츠는 현대에는 탄생하기 어렵습니다.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 같이 한 순간 전세계를 휩쓰는 현상은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전지구적인 열광을 이끌어내는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거기에는 과거와는 다른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일정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어마어마한 열광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그 열광에 기대 더 큰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그 예로 ‘어벤져스’ 같은 영화를 들 수 있습니다. 과거,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히어로물은 특수한 취향의 사람들만 좋아하던 장르였습니다. 하지만 그 취향 공동체의 열광에 힘입어 현재는 전세계적인 영향력과 성공을 쟁취했죠. 이처럼 현대의 ‘좋은 콘텐츠’란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발언이자, 동시에 취향 공동체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발언이기도 해야 합니다. 결국, 좋은 콘텐츠는 지금 이 시대에 반드시 던져져야 할 발언입니다. 이야기를 바꿔보겠습니다. 부산으로 오는 길, 창 밖으로 바다를 봤습니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아세안’에 대해 떠올려 봤습니다. 직항기로 6-7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나라들, 바다로 연결돼 있는 나라들, 역사를 통해 연결되어있는 나라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역사 속에서,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탓에 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 노력하는 과정에서는 험난한 현대사도 겪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피나게 노력하고 있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먼 것 같아 보입니다. 장애물도 많습니다. 이런 험난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외람되지만, 길은 자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이런 기술 문화를 선도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의 경우는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집중을 통해 완성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지금 이 시대에 반드시 던져져야 할 발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우리는 기술 문화를 선도해 왔던 나라와는 다른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지녔기 때문에 인간에 대해 다른 시선을 견지하고,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들끓는 역사의 와중에 있다는 사실은, 우리만이 발견할 수 있는 보편성과 동시대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계에는 우리에게만 이해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대신, 오히려 좁고 깊은 각도로 세상의 이면을 파고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소수가 열광하는 색깔과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 색깔이 모두에게 닿는 역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발언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좋은 콘텐츠의 특성을 몸과 마음으로 알고,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 그래서 세상에서 발언을 끄집어내고, 색깔을 추출할 수 있는 사람. 전세계에 말을 걸고, 전세계로 하여금 그 발언에 응답하게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내일의 문화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34년 전, 라이브 에이드가 인공위성을 통한 생방송 기술의 존재 가치를 알렸 듯, 지금, 방탄소년단이 유튜브 기술의 파급력을 증명하듯, 우리만의 발언과 이해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냄으로써, 4차 산업혁명이 선보일 새로운 기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낼 사람, 그 사람에게 투자하십시오. 그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의 시대에 아세안의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11.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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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악습·관행에 분노, 방탄소년단도 벽 넘기 위해 노력" [전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악습과 관행에 맞서 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서울대학교 후배 졸업생들에게도 "스스로의 꿈을 찾아 부조리함과 싸워달라"고 당부했다.방시혁은 26일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 연사로 나섰다. 오세정 총장의 부탁으로 성사된 자리로, 방시혁의 등장에 서울대 합주단은 'DNA'를 연주하며 환영했다. 마이크를 잡은 방시혁은 "덜컥 연사 자리를 수락하고 어떤 이야기를 전해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면서 "내 경험과 여러분이 처한 상황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입을 열었다.미학과에 진학하고 음악을 업으로 삼고, JYP에서 나와 빅히트를 차리고, 세계적으로 인기그룹이 된 방탄소년단을 키워내기까지 방시혁은 꿈꾸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과거를 돌아보며 "어떻게 그런 음악의 길을 선택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방탄소년단이, 내가, 빅히트가 어떤 모습이나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지 구체적인 꿈도 없다"면서 "꿈보다는 처한 현실에 맞서 싸우다보니 지금의 성장을 이뤘다"고 했다.방시혁은 자신도 계속해서 부조리함, 악습, 관행과 맞서겠다면서 "지금 주어진 납득할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산업이 처한 수많은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매진할 것이며,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밴드, 혹은 K-Pop 밴드의 태생적 한계라고 여겨지는 벽을 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다. 저 역시 이런 일을 수행하는 데 부끄럽지 않게 끊임 없이 반성하고 제 자신을 갈고 닦겠다"고 힘주어 말했다.다음은 방시혁 빅히트 대표 축사 전문존경하는 오세정 총장님, 여러 교수님,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이신 졸업생 여러분들과 가족, 친지 여러분,안녕하십니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입니다.오늘은 날씨조차 여러분들의 졸업을 축하하듯 화창한 것 같습니다.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모교의 졸업식에서 축사를 한다는 건 무한한 영광이기에 총장님의 축사 제안을 덜컥 수락해 버렸지만 사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저는 부정할 수 없는 기성세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꼰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또 무엇보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첫 걸음을 내딛는 여러분께 해드릴 유의미한 이야기가 제게 있는지 우려스러웠습니다.하지만 생각해보면 졸업 축사란 것은 결국 연사가 졸업생에게, 혹은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인생에서 배운 것을 이야기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꼰대’스러움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오늘은 최대한 솔직한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제 자랑도 좀 하게 될 것 같고, 제 삶의 여정 중 여러분과 맞닿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저는 1980년대 말에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때는 공부를 조금 한다고 하면 법대를 가는 게 당연히 여겨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1지망도 법대였습니다. 법학에 대한 열망 같은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그때의 저는, 어떤 열정도 꿈도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목표와 성공의 요건에, 별 자의식 없이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력고사는 다가 오고, 점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재수를 각오하고 법대를 쓰느냐, 법대를 포기하고 안전하게 서울대를 가느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습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조금 전 말씀 드렸듯 법학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재수는 하기 싫었거든요. 그런데, 법대 다음으로 커트라인이 높은 과를 가려니까, 뭔가 되게 없어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과들을 뒤지다가 미학과를 발견했습니다. 법대를 기대하셨던 어른들의 반대는 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떨어지면 재수는 없다’라고 반 협박조로 (대응해) 무사히 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놀라운 것은 미학과가 저와 너무 잘 맞았다는 것입니다. 미학이 뭘 하는 학문인지도 모르고 들어왔는데 수업들이 너무 재미있는 겁니다. 원래 예술도 좋아했었고 탁상공론을 좋아해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하는 미학과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중학교 때부터 해왔던 음악은 뒷전으로 밀렸고 음악을 직업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완전히 잊게 됐습니다.그랬던 제가 어쩌다 음악 프로듀서가 되었을까요? 사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많은 분들께서 서울대생이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까지는 대단한 에피소드나 굉장한 결단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하시는데, 사실 아무리 돌이켜봐도 그런 결정적인 순간은 없었습니다. 그냥 흘러가다 보니 어느새 음악을 하고 있었다는 게 가장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정말 허무하죠? 저는 그렇게 허무하게, 뭔가에 홀린 듯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1997년부터 직업 프로듀서의 길에 들어서 박진영씨와 함께 JYP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그 후 독립해서 지금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프로듀서로 살고 있습니다. 우스운 게 독립한 후에도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는데 왜 회사를 차리겠고 생각했는지 선택한 이유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두부터 제 얘기를 이렇게 길게 한 이유는, 제 인생에 있었던 중요한 결정들, 훗날 보면 의미 심장해 보이는 순간들이 사실은 별 의미가 없었다는 것. 때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는 사실 큰 그림을 그리는 야망가도 아니고, 원대한 꿈을 꾸는 사람도 아닙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구체적인 꿈 자체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에 따라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요즘 저와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를 보면 이런 말이 믿기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4만 석 규모의 뉴욕 시티필드 공연을 순식간에 매진 시켰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래미 어워드에 시상자로 초청받으면서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세웠습니다. 외신에서는 감히 ‘YouTube 시대의 비틀즈’라는 과찬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현재 전 세계 주요 지역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의 반열에까지 올라가게 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는 영광스럽게도 빌보드가 뽑은 25인의 혁신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저희 회사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계 혁신의 아이콘이자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아마 뉴스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접하셨을 때 이런 성공 뒤에는 분명 원대한 꿈이 있었거나, 방시혁은 엄청난 야심가여서 큰 미래를 그려놓고 이를 차근차근 실현해가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야심은 둘째치고 꿈도 없는 사람이라고 하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실 겁니다. 매번 하고 싶은 것들을 아무렇게나 하고 그렇게 선택하다 보니 어쩌다 이 자리까지 왔다? 물론 그런 말이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이야기를 잠깐 바꿔 볼게요.여러분! 저는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 많은 사람입니다. 얼마 전에 이 표현을 찾아냈는데 이게 저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 같습니다. 오늘의 저와 빅히트가 있기까지,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분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불만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에는 타협이 너무 많습니다. 분명 더 잘 할 방법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튀기 싫어서, 일 만드는 게 껄끄러우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폐 끼치는 게 싫어서, 혹은 원래 그렇게 했으니까, 갖가지 이유로 입을 다물고 현실에 안주하는데요. 전 태생적으로 그걸 못 하겠습니다. 제 일은 물론, 직접적으로 제 일이 아닌 경우에도 최선이 아닌 상황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게 되고 그럼에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만이 분노로까지 변하게 됩니다. 아마도 ‘위대한 탄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의 멘토로 저를 기억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분노를 폭발시키는 제 모습을 기억하실 겁니다. 굉장히 많이 비호감이었죠? 그때 이후 그런 형태의 분노 표출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고, 이제는 그렇게 분노를 폭발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지만 그 모습이 제가 ‘불만 많은 사람’이라는 걸 설명하기에 좋은 예인 거 같아서 잠깐 언급했습니다. 그런 저의 성정은 제 작업과 제가 만든 회사의 일에도 똑같이 발휘됐습니다. 최고가 아닌 차선을 택하는 ‘무사 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습니다. 그 중에서도저를 가장 불행하게 한 것은 음악 산업이 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산업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고,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곳이었습니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이 세계를 알아가면서 점점 저의 분노는 더 커졌습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음악이 세상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이용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곡가로 시작해 음악 산업에 종사한 지 21년째인데, 음악이 좋아서 이 업에 뛰어든 동료와 후배들은 여전히 현실에 좌절하고 힘들어합니다.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 관행, 그리고 사회적 저평가. 그로 인해, 업계 종사자들은 어디 가서 음악 산업에 종사한다고 이야기하길 부끄러워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여전히 음악 회사를 일은 많이 시키면서 보상은 적게 주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우리 고객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K-Pop 콘텐츠를 사랑하고, 이를 세계화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팬들은 지금도 ‘빠순이’로 비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아이돌 음악을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말하지도 못합니다. 업계와 사회가 나서서 찬양하고 최고의 예우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왜 이런 대우를 하는 지, 저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고 화가 납니다.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며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는 우리 아티스트들은 근거 없는 익명의 비난에 힘들어하고 상처받고 있습니다. 우리 피, 땀, 눈물의 결실인 콘텐츠 역시 부당하게 유통되거나 저평가 되며 부도덕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이 되는 경우가 아직도 너무나 많습니다.그래서 저는 늘 분노하게 되고 이런 문제들과 싸워 왔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저는 혁명가는 아닙니다. 다만, 음악 산업의 불합리, 부조리에 대해서 저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외면하고 안주하고 타협하는 것은,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닙니다. 원대한 꿈이 있거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것이 지금 제 눈앞에 있고 저는 그것이 부당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이제 저는, 그 분노가 제 소명이 됐다고 느낍니다.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를 내는 것. 아티스트와 팬들에 대해 부당한 비난과 폄하에 분노하는 것.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 구현되도록 싸우는 것. 그것은 평생을 사랑하고 함께 한 음악에 대한 저의 예의이기도 하고, 팬들과 아티스트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이기도 하면서 마지막으로 제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 같습니다.저는 행복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종일 학업과 업무에 시달리던 고단한 몸을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뽀송뽀송한 이불 속에 들어갈 때 행복하지 않나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행복한 것들도 있지만, ‘이성적으로’ 인식하는 행복한 상황도 있을 겁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려면 여러분 스스로가 어떨 때 행복한지 먼저 정의를 내려보고, 그러한 상황과 상태에 여러분을 놓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셔야 합니다저의 경우는, 두 번째 행복의 정의에 입각해서, 저의 행복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특히 우리의 고객인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더 나아가 산업적으로는,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킴으로써 음악 산업을 발전시키고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것.” 그래서 그 변화를 저와 우리 빅히트가 이뤄내는 게 저의 행복입니다.자, 이제 돌아갑시다.제가 앞에서, 저는 구체적이거나, 커다란 꿈이 없다고 했죠? 맞습니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어떤 기업이 될 지, 방탄소년단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 지, 심지어는 제가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될 지에 대해서도 그림 같은 건 없습니다.그럼에도 현재 저의 모습을 외부에서 보면 커다란 꿈을 향해 끊임 없이 정진하는 듯 보일 겁니다. 그렇게 개인적인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저와 제 주변사람들, 제가 봉사해야 하는 고객들의 행복까지 빚어낸 매우 이상적인 상황으로 보일 겁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렸듯, 이런 시선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저는 별다른 꿈 대신 분노가 있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저를 불행하게 하는 상황과 싸우고, 화를 내고, 분노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이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께 위로와 행복을 드릴 수 있었던 것은 제 꿈이 아니라 제 불만이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저는 앞으로도 꿈 없이 살 겁니다. 알 지 못하는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시간을 쓸 바에, 지금 주어진 납득할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산업이 처한 수많은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매진할 것이며,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밴드, 혹은 K-Pop 밴드의 태생적 한계라고 여겨지는 벽을 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겁니다. 저 역시 이런 일을 수행하는 데 부끄럽지 않게 끊임 없이 반성하고 제 자신을 갈고 닦겠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지금 큰 꿈이 없다고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느끼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자신이 정의하지 않은 남이 만들어 놓은 행복을 추구하려고 정진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 시간에 소소한 일상의 한 순간 한 순간들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십시오. 무엇이 진짜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는 지 고민하십시오.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남이 정해 준 여러 가지 기준들을 좇지 않고, 일관된 본인의 기준에 따라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십시오. 본인이 행복한 상황을 정의하고, 이를 방해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끊임 없이 이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이 찾아올 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반복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소명이 되어 여러분의 앞길을 끌어주리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여러분의 행복이 상식에 기반하길 바랍니다. 공공의 선에 해를 끼치고 본인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는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욕망을 이루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 바깥 세상에 대해 끊임 없는 관심을 유지하고, 자신과 주변에 대해 애정과 관용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한 관심 속에서 여러분의 삶에 제기되는 문제들, 여러분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그것들을 해결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상식을 구현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노력들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자신의 행복을 좇는 것은 세상의 행복을 증대시키는 일이 될 것이며, 이것이 우리 학교의 졸업생에게 주어진 의무이기도 합니다.이쯤에서 두서 없는 저의 축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대학이라는 일생에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과정을 잘 마무리하신 여러분, 다시 한 번 격하게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될 인생의 다음 단계들을 행복 속에 잘 살아내시고 10년 후, 20년 후에, “내가 제법 잘 살아 왔구나”라고 자평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제 묘비에 “불만 많던 방시혁, 행복하게 살다 좋은 사람으로 축복받으며 눈감음”이라고 적히면 좋겠습니다. 상식이 통하고 음악 콘텐츠와 그 소비자가 정당한 평가를 받는 그날까지, 저 또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갈 겁니다. 격하게 분노하고,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면서 말입니다.여러분만의 행복을 정의하고 잘 찾아서, 여러분다운 멋진 인생을 사시길 바랍니다.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 드립니다.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02.26 15:58
연예

YB,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스페셜 싱글 발매

록밴드 YB(윤도현, 박태희, 김진원, 허준, 스캇 할로웰)가 투어에 앞서 스페셜한 싱글을 발매한다.6일 소속사에 따르면 윤도현 스스로가 만족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번 스페셜 싱글은 지난 2009년 발매한 8집 '공존'에 수록된 'Stay Alive'의 오케스트라 버전이다. 'Stay Alive'는 2010년 EP [YB vs RRM]에도 일렉트로닉 편곡 버전이 수록되는 등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YB의 대표곡으로, 이번 싱글에서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했다.YB는 이번 싱글과 관련해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진화'를 이야기한다. 자기 복제의 한계를 넘어 국내 음악 역사에 없던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다. 이번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Stay Alive'는 이들의 진화가 여전히 왕성하게 진행 중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팝 성향 발라드 음악에 머물러 있던 틀을 깨고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록과의 협연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녹음은 작년 12월 비틀즈의 메인 프로듀서 조지 마틴 경(Sir George Martin)이 창립한 에어 스튜디오(Air Studio)에서 진행됐다. 41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Stay Alive'의 오케스트라 버전 녹음을 마쳤다. 스트링 편곡은 일본 최고의 보컬리스트 타마키 코지의 30주년 기념 오케스트라 공연 편곡 작업을 했던 야마시타 코우스케가 맡았으며, 믹싱, 마스터링과 엔지니어링은 스팅, 라디오헤드 등 레전드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조프 포스터(Geoff Foster)가 맡았다. 최고의 연주자들인 현지 단원들이 녹음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쉽지 않은 시도였지만 새롭고 강렬한 사운드를 완성해 내며 즐겁게 녹음을 마쳤다.YB의 'Stay Alive'는 41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면서 더욱 깊이 있고 웅장한 록 넘버로 다시 태어났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탄탄하고 힘 있는 보컬을 쏟아내는 윤도현, YB의 연륜과 팀워크가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 붉은빛이 감도는 스튜디오에서 YB의 연주 장면을 감각적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스페셜 싱글에는 'Stay Alive'의 오케스트레이션 버전과 함께 사이키델릭 펑크 넘버 'Talk To Me'가 수록됐다. 8집 앨범 '공존'에 'Stay Alive'와 나란히 수록되었던 'Talk To Me' 역시 영어 가사로 새롭게 녹음되었으며, 사회적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온라인 문화를 공격하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겼다.'Stay Alive(with.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 Talk To Me'는 YB의 전국투어 '모멘텀(Momentum)'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싱글 발매에 이어 17일 전주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천안, 진주, 울산, 김해, 서울 등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싱글 'Stay Alive(with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는 6일 정오에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된다.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8.11.0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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