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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자매 작가 "억지 해피엔딩, '호텔 델루나'에 안 어울려"
'호텔 델루나'는 처음부터 새드 엔딩일 수밖에 없었다.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MC 스튜디오드래곤 대회의실에서 tvN '호텔 델루나' 홍정은·홍미란, 일명 홍자매 작가를 만났다.'호텔 델루나' 종영 후 많은 시청자가 결말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열린 결말인지 새드 엔딩인지도 분분했다. 이를 집필한 작가들은 '호텔 델루나'에 어울리는 결말이었다고 밝혔다.홍미란 작가는 "장만월은 떠나야 하고, 구찬성은 잘 보내주는 게 목표라는 걸 알고 만난 사이다. 그래서 구찬성이 잔소리하고, 장만월은 땡깡도 피우면서 그런 관계로 시작했지만 점점 좋아지고 애틋해졌다. 처음부터 이별을 알고 시작했는데 사랑을 하게 되면서 같이 있는 게 더 슬프고 애틋해졌다. 엔딩은 장만월이 가득 찬 원념을 비우고, 그걸 구찬성이 도와주는 걸로 정해져 있었다. 유도교를 건너가거나 호텔이 나오는 장면은 CG가 필요해 이미 한 달 전에 엔딩 대본이 나왔다"고 밝혔다.홍정은 작가는 "델루나라는 공간 자체가 죽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고 이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잘 보내주는 게 목표인 곳이다. 델루나의 가장 대표적인 귀신이 장만월이 구찬성의 배웅을 받아서 떠나는 게 엔딩인 건 이 공간을 설정하면서부터 전제한 일이다. 케미스트리가 좋아서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시청자들도 '혹시, 혹시' 했겠지만 마음으로는 장만월이 떠날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장만월은 죽은 사람이고 구찬성은 산 사람이기 때문에 이 생에서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억지로 엮어놓지 않는 이상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신정근(김선비) 배해선(최서희) 표지훈(지현중) 등이 떠날 때 기뻐하는 것처럼, 홍정은 작가는 "이 생의 아픔을 다 씻고 다음 생으로 넘어가는 기쁨이다. 유도교를 멋지게 걸어가는 것과 장만월을 잘 배웅해주는 것 이게 장만월과 구찬성다운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억지스럽게 만든 해피엔딩보다는 델루나라는 공간에 제일 잘 맞는 엔딩이다. 백두산 그림을 보며 구찬성이 생각하는 건 시청자가 보고 싶은 모습, 혹은 얼마 뒤일지, 어떤 생일지는 모르지만 저 사람들도 다시 환생해서 평범하게 다시 태어나서 다시 만나서 다시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새드 엔딩'이라고 표현하진 않았다. 홍미란 작가는 "우리 이야기 안에선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김선비, 지현중, 객실장님이 간 것도 다 가지 말아야할 사람이 간 게 아니라 가야 하는 사람이 간 거다. 사장님까지 가면서 이 이야기의 마무리가 된 것이다"고 밝혔다.마지막 에필로그에 김수현이 등장한 건 "시즌2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달의 객잔이라고 하는, 귀신이 와서 쉬었다 가는 그 공간이 계속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 그림이다"고 설명했다. 김수현이 특별출연하지 않더라도 그 신은 보여줄 계획이었는데, 김수현이라는 스타의 존재감 때문에 시즌2를 예고했다는 오해를 받게 된 거라고 부연했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사진=tvN
2019.09.03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