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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인 감독·정은채·서이레 작가 “K 이야기, 무궁무진 뻗어나갈 수 있어” [2025 K포럼]
“K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뻗어갈 수 있죠.”여성국극이라는 낯선 소재를 드라마로 풀어낸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 배우 정은채 그리고 원작의 스토리 작가 서이레 작가가 K콘텐츠의 도전을 강조했다. 국내 최초 연예·스포츠 전문지 일간스포츠와 전통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2025 K포럼이 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다시 쓰는 K스토리’를 주제로 열렸다. 정지인 감독, 정은채, 서이레 작가는 K포럼의 챕터1 ‘STORY WHAT : 표현하는 모든 것이 K다’라는 타이틀로 대담을 가졌다. 좌장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가 맡았다. 드라마 ‘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혼란기 속, 최고의 국극 배우가 되길 꿈꾸는 천재 소리꾼 정년이의 성장과 경쟁, 연대를 담았다. 지난해 10월 첫 방영돼 최고 시청률 16.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고 “K소리를 알렸다”, “지나간 시대의 디테일이 돋보인다” 등 해외에서 호평도 뒤따랐다.
정지인 감독은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기대했지만 그 이상이었다”며 “어린 친구들까지 영상을 보내며 사랑을 보여줘 놀라웠다”고 밝혔다. 정은채도 “극중 문옥경으로 기억되고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글로벌 OTT 공개 후 해외 팬들의 즉각적 반응도 새로웠다”며 “여성국극을 처음 접하고 실제 ‘오빠’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웃었다. 정은채는 극중 매란국극단의 남역 스타 문옥경 역을 맡아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다만 정 감독은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하고 만든 작품은 아니었다. 저 또한 낯선 여성국극 자체를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년이’의 음악감독이자 밴드 이날치의 프로듀서 장영규 감독이 “해외에서 사랑받을 지점이 있다”고 조언해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국악을 기반으로 하되 전세계에서 사랑 받은 K팝 무대를 참고했다”며 “덕분에 국내외 모두 좋은 반응을 얻어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서이레 작가는 ‘정년이’의 시작점에 대해 밝혔다. 그는 “여성국극은 젠더의 자율성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젠더 무법자 같은 캐릭터들을 그리고 싶었다”며 또한 “1950년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를 향유하려는 욕망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은채는 “여성국극이 무척 새로웠고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었다. 출연을 결정하자마 소리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밀물처럼 다가와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면서도 “흉내로는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걸음마부터 다시 배우듯 차곡차곡 만들어갔다. 하나씩 해낼 때마다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옥경은 처음 보는 듯한 신선한 캐릭터였다. 무대 위 남성성과 무대 아래의 다른 모습을 분리해 연기하려고 했다. 존재만으로 아우라가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또한 “극중국이다 보니까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는순간이 많았다. 그들의 피, 땀, 눈물 어린 연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감탄했다”고 밝혔다.정지인 감독과 서이레 작가 또한 드라마 속 극중극을 언급했다. ‘정년이’는 ‘자명고’, ‘춘향전’, ‘바보와 공주’, ‘쌍탑전설’ 등 여성국극 무대를 높은 완성도로 재현했다. 서이레 작가는 “극중극은 웹툰과 달리 소리와 현장이 결합돼 매력이 배가됐다”며 “드라마가 여성국극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지인 감독 역시 “극중국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며 “극중극이 부실하면 작품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정지인 감독, 정은채, 서이레 작가는 ‘정년이’ 작업 과정이 ‘도전’ 그 자체였으며 시청자들 또는 독자들에게 사랑 받아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은채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현재진행형이다. K콘텐츠 메이커들이 낯설고 두렵지만 꾸준히 시도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K포럼은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K콘텐츠와 K브랜드의 활약상을 고찰하고 더 나아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위한 컨퍼런스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서울(용산)=K포럼 특별취재팀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7.02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