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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병동' KT 마운드엔 든든한 '뒷배'가 있다 [IS 스타]

"배제성은 당분간 뒤에서 던집니다."계획을 잠시 바꿨다. 예상보다 투수의 공이 좋았다. 팀 사정도 고려해야 했다. '군필' 투수 배제성(29·KT 위즈)이 당분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선다. 이강철 KT 감독은 "(배)제성이 구위가 좋다. (손동현 등) 불펜 투수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진 제성이에게 뒤(불펜)를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배제성은 이틀 뒤인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3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 조기강판이었지만, 이날 배제성은 최고 151㎞/h의 공을 던지며 KT 마운드에 희망을 안겼다. 당초 KT는 전역하는 배제성을 '6선발'로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 현재 KT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윌리엄 쿠에바스-고영표-소형준-오원석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5선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례로 휴식을 주면서 대체 선발을 가동해야 할 때, 배제성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봤다. 배제성이 군 입대 전 오랫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돈 만큼,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보단 선발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계획을 바꿨다. 구위도 좋았지만, 팀 사정상 선발보다 불펜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더 높다고 봤다. 현재 KT 불펜은 부상병동이다. 필승조 3명 중 마무리 박영현을 제외한 2명이 부상 이탈했다. 5월 말 '셋업맨' 손동현이 어깨 근육 파열로 말소된 뒤, 지난 12일엔 또 한명의 필승조 김민수가 무릎 통증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KT는 우규민과 원상현, 왼손 전용주 등으로 필승조를 재편했지만, 보직 이동으로 허리가 헐거워졌다. 선발이 조기 강판될 땐 긴 이닝을 책임져줘야 할 투수가 필요한데, 잇딴 부상과 과부하 우려 속에 배제성이라는 '단비'가 내렸다. 이강철 감독은 "배제성이 연투는 힘들지만, 멀티 이닝은 가능하다. 이기는 경기에 집중해서, 긴 이닝을 지켜야 할 때 배제성을 투입해서 불펜진을 운영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손동현이 돌아오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까진 배제성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킬 예정이다. 부상 관리 차원에서도 적절한 판단이다. 배제성은 지난해 상무 입대 직후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실전에 복귀한지도 두 달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온 소형준처럼, 배제성도 불펜에서 뛰면서 부상 관리를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배제성은 얼마든지 선발 투입이 가능하다. 초기 구상대로, 선발진 휴식이 필요할 때 대체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자원이다. 이강철 감독은 "제성이의 구위가 좋아서 (선발 및 구원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진 제성이가 중간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며 기대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6.2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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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진→안현민→배제성' KT에 또 '군필' 천군만마 뜨나…6선발도 가능해졌다

KT 위즈에 '군필' 천군만마가 도착했다. KT 투수 배제성이 지난 17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했다. 곧바로 1군 경기가 있는 광주로 합류해 선수들과 해후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건 아니다. 아직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배제성은 2024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재건술)을 받고 올해 실전에 복귀했다. 상무 소속이던 지난 4월 말 LG 트윈스 퓨처스(2군) 팀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8경기에 나선 게 전부다. 소화한 이닝도 14⅔이닝에 불과하다. 최근 등판이었던 11일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과의 경기에선 4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2실점했다. 당장은 5이닝 이상의 선발 투입은 어렵다. KT는 당분간 대체 선발 등의 실전을 통해 배제성의 투구 수를 조금씩 늘려갈 예정이다. 17일 이강철 KT 감독의 이야기와 구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배제성은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배제성은 군 입대 전인 2022년까지 KT의 '강철 선발진'을 이끌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19년에 KT 구단 최초로 국내 투수 10승을 거뒀고, 2020년에도 10승을 거두며 맹활약했다. 2021년에도 9승(10패)을 거두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도 기여했다. 그동안 KT는 외국인 선수 2명에 고영표, 소형준, 배제성, 그리고 엄상백(현 한화 이글스)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6선발을 구축해왔다. 이후 배제성의 입대와 소형준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금이 갔지만, 올해 소형준이 돌아오고 배제성이 복귀하면서 다시 '6선발' 완전체를 갖췄다. 배제성의 합류는 KT에 큰 힘이다. 현재 KT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윌리엄 쿠에바스-고영표-소형준-오원석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을 눈앞에 둔 만큼, 이들의 체력 유지도 관건이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들쭉날쭉하고, 올해 선발 복귀한 소형준의 몸 상태를 고려한다면 번갈아 한 템포 쉬어갈 시기가 필요한데, 이때 배제성과 대체 선발 자원인 조이현 등을 번갈아 투입해 체력 안배를 꾀할 수도 있다. 6선발 운영도 가능해 숨통이 트인다. 올해 KT는 '군필' 새 얼굴의 활약에 미소짓고 있다. 취사병 출신의 괴물 외야수 안현민이 4월 말 1군 합류 이후 42경기 타율 0.348, 13홈런, 43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고,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권동진도 올해 많은 기회를 받으며 차세대 유격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배제성까지 합류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5.06.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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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부터 배제성·이호연·이정훈까지, '롯데와 6번째 트레이드' 또 성공할까

KT 위즈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상대는 또 롯데 자이언츠다. KT는 2일, 롯데에 왼손 투수 박세진(28)을 보내고 외야수 이정훈(31)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 고위 관계자는 "우리 팀의 올 시즌 대타 성공률이 1할5푼대(0.151)로 리그 최하위다. 주축 타자들인 강백호와 황재균이 부상으로 빠져 있어 공격력 보강이 필요했다"라며 "출루와 콘택트형 타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대타에서 검증이 된 선수인 이정훈을 영입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롯데는 KT의 트레이드 단골 손님이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이후 지금까지 롯데와 6번의 트레이드를 단행, 총 23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바 있다. 2015년 초대형 4대5 트레이드가 시작이었다. 당시 KT는 투수 박세웅과 이성민, 조현우, 포수 안중열을 내주고, 포수 장성우, 윤수강과 투수 최대성, 하준호, 외야수 이창진을 영입했다. 이후 2016년에 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롯데에 내주고 투수 배제성과 외야수 오태곤을 영입했던 KT는 2020시즌 후엔 투수 최이준과 22시즌 3라운드 신인지명권을 내주고, 투수 박시영과 신본기를 품에 안았다. 2021시즌엔 투수 이강준을 내주고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오윤석을 영입해 선수층을 강화했다. 2023년엔 좌완 투수 심재민과 내야수 이호연을 맞바꿔 전력을 강화한 바 있다. 꽤 많은 선수가 KT에서 성공을 거뒀다. 장성우는 팀의 핵심 주전 포수이자 주장으로 맹활약 중이고,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배제성은 입대 전까지 5선발 역할을 해낸 바 있다. 오는 6월 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배제성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찜 해놓은 상태다. 조현우(은퇴)와 박시영(롯데)은 2021년 필승조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바 있고, 김준태 역시 백업으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오윤석은 현재 1군에서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포스트 박경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23년 이호연의 영입도 성공적이었다. 당시 야수들 줄부상에 공격력 약화로 골머리를 앓았던 KT는 이호연을 영입하면서 단숨에 고민을 해결했다. 이호연은 이적 이후 38경기에 나서 타율 0.305 3홈런 1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팀도 이적 당시 최하위에서 2위까지 뛰어 올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이강철 KT 감독도 준우승 원동력 중 하나로 이호연 영입을 꼽은 바 있다. 이정훈은 또 한 번의 '롯데 트레이드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이정훈은 지난해 롯데에서 대타 타율 0.282(39타수 11안타) 6타점, 장타율 0.359, 출루율 0.396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퓨처스(2군)리그에서 19경기 타율 0.357, 3홈런, 8타점, 장타율 0.786으로 빼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KT 고위 관계자는 "이정훈의 타격은 1군 주전 선수 만큼의 기대치가 있다. 수비에서 뚜렷한 약점이 있지만, 우리의 약점인 공격력 강화를 우선으로 봤다. 수비도 좋아지면 금상첨화다"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윤승재 기자 2025.06.0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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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부산] 돌아온 '털보 에이스', 롯데 기세 되살릴까

3연패 수렁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가 8일 부산 KT 위즈 전에 ‘털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5)를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최근 ‘기세’가 살아난 스트레일리가 ‘기세’가 꺾인 롯데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스트레일리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4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2(21⅔이닝 14자책)으로 부진했고, 승리 없이 2패만 거뒀다. 외국인 선발 투수에게 바랐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3이닝 조기 강판 경기가 두 번이나 있었다. 교체설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5월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 찾았다.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1(23⅓이닝 6자책)를 올렸다.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6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도 두 차례나 있었다. 5월 20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주춤했지만,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곧 제 모습을 찾았다. 이어진 6월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7이닝 8탈삼진 2실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올리기도 했다. 상승세다. 스트레일리는 “4월에 스트라이크를 못 던진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라며 문제점을 짚었다. 실제로 스트레일리의 4월 스트라이크 비율은 61%로 롯데 선발진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5월 스트라이크 비중이 66.8%로 확 늘었다. 6월 경기에서도 66.1%(118구 중 78개)였다. 그는 “선발 투수가 스트라이크 70개를 던지면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없는데 그러지 못해 화났다”라고 자책한 바 있다. 지금은 자신감과 함께 에이스의 면모도 되찾았다. 이제는 팀을 구할 때다. 현재 롯데는 3연패에 빠져있다. KT 위즈와의 3연전 중 두 경기를 모두 패했다. 팀이 3연패에 빠지면서 2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도 2.5경기로 늘었다. 4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와 비슷해졌다. 4연패만은 막아야 한다. 스트레일리가 소방수가 될지 주목된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KT와 두 차례 만나 1승 1패 평균자책점 2.92(12⅓이닝 4자책)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4월 첫 만남에선 6이닝 5실점(4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으나, 5월 다시 만났을 땐 6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첫 승을 낚았다. 좋은 기억이 있다. 다만 최근 롯데는 마운드보단 타선이 문제였다. 6일 선발 박세웅이 6이닝 7탈삼진 2실점, 7일 선발 반즈가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빈타로 모두 승리를 낚지 못했다. 상대 선발 고영표(6일 7이닝 1실점)와 엄상백(7이닝 1실점 비자책)을 공략하지 못한 탓이 컸다. 8일 경기엔 배제성이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배제성은 올 시즌 롯데와 세 차례 만나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06(16이닝 9자책)으로 부진했다. 스트레일리와 롯데 타선이 이전의 좋은 기억을 살려 다시 기세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윤승재 기자 2023.06.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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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수다 꿀케미'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올 가을도 작년처럼"

배제성(26)과 소형준(21)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티격태격한다. 특유의 엷은 미소를 띠며 이 모습을 지켜보던 고영표(31)가 이내 수다에 가세한다. 많게는 10살 차이가 나는 선·후배. 그러나 허물없다. KT 위즈가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선발진이다. 다른 팀 사령탑조차 부러움을 감추지 않는다. 특히 최근 3년 국내 선발진을 맡은 고영표·배제성·소형준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고영표는 최근 2년 동안 40번이 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해내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배제성은 최근 3년(2019~2021) 동안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29승)를 거뒀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도 데뷔 3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KT는 이들을 앞세워 지난해(2021년) 통합 우승을 해냈다. 일간스포츠는 창간 53주년을 맞이해 KT를 강팀으로 이끈 세 투수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서로의 장단점은 물론, 음료 취향과 잠버릇까지 꿰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다. 배제성은 현재 전반기 막판 부침으로 구원 임무를 맡고 있다. KT도 1위가 아닌 3위 경쟁 중이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와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는 올해도 같다. 가장 마지막 경기에서 웃는 것이다. Q : KT 선발진 사이 시너지 효과를 꼽는다면. 소형준(이하 소)=데뷔 2년(2020~2021) 차까지는 그저 실점을 막는 투구만 신경 썼다. 그러나 작년 영표 형이 많은 이닝(166과 3분의 2)을 소화하는 것을 보면서 점수를 좀 주더라도 이닝을 더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투구 지향점이 달라진 덕분에 올 시즌 경기당 이닝(6과 3분의 1이닝)이 늘어난 것 같다. 고영표(이하 고)=나는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합류했다. 후배들이 잘하는 모습이 자극제가 됐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밀린다'는 위기감이 생겼다. 선발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건 이닝 소화라고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나도 항상 후배들에게서 배운다. 배제성(이하 배)=KT 투수진의 가장 큰 강점은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이 그 무대다. 너 나 할 것 없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눈다.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좋은 기운이 생긴다. Q :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고=요즘 어때? 어제(등판 경기) 괜찮았어? 등 안부를 묻는 것부터 대화가 시작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수다로 이어진다. 다들 프로다.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 어설픈 배려나 조언은 하지 않는 편이다. 배=안 좋은 상황에 있는 선수에겐 오히려 말을 아끼는 것 같다. 말을 하더라도 내 생각을 전하는 정도다. 지시가 오갔다면, 트레이닝장에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가 생기기 어려울 것이다. 고=아마 이런 자리(인터뷰)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난 이제 데뷔 3년 차이고, 다른 팀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그래도 내부에 조성된 경쟁심이 딱 이상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가 좋다'는 표현으로는 다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나도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배=같은 생각이다. 어떤 집단에서나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다. 프로 선수에게 위기감과 경쟁심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남의 불행을 바란다고 내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팀 경쟁 분위기는 딱 좋은 것 같다. Q : 서로에게 탐나는 능력이 있다면. 고=직구 평균 구속이 130㎞대인 나는 당연히 두 후배의 빠른 공이 탐난다. 때로는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고 싶다. (배)제성이의 슬라이더나 (소)형준이의 컷 패스트볼처럼 꺾이는 각도가 크지 않는 구종도 탐난다. (포수) 장성우 선배도 '그런 공 하나만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배=영표 형한텐 당연히 체인지업이다. 최고의 구종 아닌가. 형준이한테 부러운 건 명확하다. 긍정적인 마인드다. 나는 솔직히 화(火)가 좀 있다. 형준이는 대량 실점하며 부진한 날에도 정말 잘 잔다. 소=나도 못 잘 때가 있다(웃음). 배=거짓말이다. 내가 형준이의 룸메이트였다. 한 번도 침대에서 뒤척이는 걸 보지 못했다. 소=솔직히 못 던졌다고 잠을 못 이루진 않는다. 작년에 한창 털릴 때(부진할 때)도 잠은 잘 잤다. 길게 봐야 한다. 당장 다음 등판을 위해서라도 잘 자야 한다. 배=모든 사람이 그러고 싶다. 그게 어렵다는 걸 형준이는 모른다. 소=난 영표 형의 회복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얼마 전에도 느꼈다. 100구 넘게 던진 경기 다음 날 전력으로 캐치볼을 한다. 몸도 너무 가벼워 보인다. 다른 동료들도 '파머(farmer·농부)의 아들'이라며 강인한 신체에 놀란다. 배=(선발) 등판 다음 날 골골대는 투수도 있다. 영표 형은 마치 일주일을 쉬고 나선 투수 같아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나도 그런 신체 능력이 부럽다. 고=나는 구위형 투수가 아니지 않나. 엔진을 100% 가동하지 않는다. 그래도 신체 회복력은 좋은 편 같다. 등판 다음 날에도 높은 강도로 운동하는 이유는 경험을 통해 정립한 루틴이다.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빵빵 때리며 던지는 게 낫더라. Q : 2021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고영표는 헐거워진 KT 허리진을 보강하기 위해 불펜 투수로 나섰다. 소형준은 2차전에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배제성은 4차전에서 5이닝 3실점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KS를 돌아본다면. 고=군 복무 전까지 KT는 하위권이었다. 복귀하니 강팀이 됐고, 정규시즌 1위까지 하더라. KS 기간 내내 얼떨떨한 마음이었다. 배=202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에선 컨디션이 정말 좋았지만, 벤치에 신뢰를 주지 못해 좌타자 타석 때 교체됐다. 2021년 KS(두산전)에서 만회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다시 기회를 주셨고,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4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돼 기뻤다. 소=정규시즌 내내 좋지 않았다.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2차전을 맡겨주셨다. 운이 좋아서 실점 없이 6이닝을 막았다. 데뷔 2년 차에 우승을 경험할 수 있어 행복했다. Q :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또는 준PO부터 치러야 할 거다. 고=나는 지난해 KS에서 불펜 대기했다. 정규시즌 선발로 잘했기 때문에 이강철 감독님의 선택에 서운했다. 그러나 KS를 치르며 내가 중책을 맡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런 마음을 가진 나를 자책했다. 올해 PS에서 내 임무를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 물론 선발로 나가고 싶지만, 롱릴리버든 셋업맨이든 다 좋다. 작년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배=나는 올 시즌 후반기 선발에서 밀렸다. 어떤 상황에 등판하든 자신감을 갖고 무조건 점수를 안 주는 투구를 하겠다. 소=탈락한 2020년 PO, 우승한 2021년 KS 모두 두산 한 팀만 상대했다. 이번 PS에선 여러 팀을 상대하고 싶다. 무엇보다 홈인 수원KT위즈파크에서 첫 가을야구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 영표 형이 먼저 등판해서 상대 타선 기를 죽이고, 분위기를 KT로 가져오길 바란다. 배=형준이가 잘 던져서 KT가 PS에서 치러야 할 경기가 많아지면, 나도 선발로 나설 기회가 오지 않을까. 형준이가 제발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고=제성이는 지난해 KT가 통합 우승을 확정한 경기(4차전) 승리 투수였다. 나는 제성이가 다시 한번 그 모습을 재연했으면 좋겠다. 배=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정규시즌에서 KT의 순위가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더 높은 무대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소=모든 선수가 마지막에 웃기 위해 그라운드에 설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Q : 20년 뒤 KT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 고=한 시즌에 만원 관중이 여러 번 기록될 만큼 넓고 깊은 팬덤을 보유한 팀이 돼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 우승 트로피 7개 정도는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메이저리그는 경기장에 초청된 팀 레전드가 올드팬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레전드와 팬이 많은 팀이 되길 바란다. 배=지금 같은 팀 문화가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고교 야구 선수들이 오고 싶은 팀이 될 것이다. 소=내 꿈은 KT에서 영구결번(30번)이 되는 것이다. 양현종·김광현 선배처럼 150승 이상 해내고 싶다. 배=형준이는 야망이 크다.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만족할 줄 모른다. 소=1번과 19번(각각 고영표와 배제성 등 번호)도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외야석에 새겨졌으면 좋겠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09.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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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불펜 전환 배제성, KT 가을야구 신스틸러 예고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9회 말, 다소 의아한 투수 교체를 보여줬다. KT가 6-2로 앞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셋업맨 김민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배제성(26)을 투입한 것. 당시 김민수의 투구 수는 11개였다. 이틀 연속 등판했지만, 휴일(5일)을 앞둔 상황이었기에 한 타자를 더 맡아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 4점 차로 이기고 있는 팀이 아웃카운트를 1개 남겨두고 투수를 교체하면, 상대 팀의 불쾌감을 살 수도 있다.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은 KIA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배제성이 하루라도 빨리 구원 등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강철 감독이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배제성은 2019년 5월부터 올해 8월 중순까지 줄곧 선발 임무만 맡았던 투수다. 그러나 6월 말 갑자기 부진했고, '경쟁자' 엄상백이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는 상황이 겹치며 불펜 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 지난달 26일 SSG 랜더스전에서 1197일 만에 구원 투수로 나서 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고, 이날 KIA전에서 두 번째로 불펜에서 출격했다. 배제성이 최형우의 타석에서 투입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강철 감독이 왼손 장타자를 잡기 위해 배제성을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배제성은 우투수인데도 2021시즌 좌타자에게 강했다. 피안타율 0.218, 피장타율 0.299. 작년에는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가 좋았고, 그 덕분에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통했다. 배제성은 6월 2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동안 7실점 하며 부진했다. 이 경기 직구 평균 구속은 140.8㎞/h에 불과했다. 다음 등판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전은 141.7㎞/h. 2021시즌 평균 구속(144.4㎞/h)보다 크게 떨어졌다. 구원 등판한 4일 KIA전에서 배제성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4.8㎞/h까지 올랐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만큼 힘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직속이 빠르다 보니,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구사한 체인지업이 최형우의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KT는 올 시즌 주권·김민수·김재윤으로 뒷문을 막아왔다. 최근 젊은 투수 이채호와 박영현의 등판이 늘었지만, 여전히 박빙 상황에선 세 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배제성이 시속 140㎞대 후반 직구를 뿌릴 수 있다면, 상대 좌타자 라인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년보다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는 주권의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2021시즌 SSG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투수였던 고영표를 6회 말 수비에 구원 투입, 3이닝을 맡겼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고영표를 허리진에서 활용해 효과를 봤다. 올 시즌은 배제성이 고영표가 맡았던 역할을 해줄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도 "어차피 포스트시즌을 치르려면 선발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해야 한다. (배제성의 구원 등판은) 지금부터 준비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6일 기준으로 리그 4위다. 현재 순위라면 5위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배제성은 KIA 주축 좌타자들에게 매우 강했다. 최근 4시즌(2019~2022) 기준으로 나성범에겐 피안타율 0.160, 최형우는 0.250,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0.111를 기록했다. 4일 KIA전처럼 중요한 순간, 원 포인트 릴리프로 나설 전망이다. '가을 극장'의 신스틸러가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9.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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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난 이제 유망주가 아니다"...엄상백이 말하는 자존감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몇 주 전부터 2연전 체제에 맞춰 '6선발' 운영을 고려했다. 투수진 체력이 크게 떨어진 시점이다. 이동이 잦아지는 향후 일정을 소화하며 그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가용 자원을 100% 활용해 부상과 컨디션을 관리할 생각이다. 6선발 운영의 핵심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26)이다. 그는 그동안 스윙맨 임무를 수행했다. 시즌 초반엔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공백을 메웠고, 전반기 막판엔 컨디션 난조로 충전할 시간을 부여받은 배제성의 순번을 채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엄상백은 최근 등판한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도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3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을 활용하면서, 투수진 체력 안배까지 도모하기 그동안 심중에만 있던 6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소형준은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고,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약 한 달 만에 복귀전을 치른 배제성은 아직 컨디션이 안 좋다. 6선발 가동도 8월 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분명한 건 엄상백이 팀 마운드 핵심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그는 박세웅(현재 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가장 기대받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명확한 보직을 받지 못했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엄상백의 야구 인생 터닝 포인트는 복무 시절이다. 상무 야구단에서 그동안 자신이 누볐던 그라운드의 소중함과 프로야구 선수라는 신분의 의미를 깨달았다. 엄상백은 한창 마운드 마당쇠 역할을 하던 지난달 "군대에서도 야구단에 있었지만, 이전과 다른 조직 생활을 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야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입대 전에는 소홀했던 웨이트 트레이닝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엄상백은 소속팀 복귀 뒤 이전보다 힘 있는 투구를 하고 있는 점도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를 꼽았다. 이제 엄상백은 연차에 맞는 역할을 자각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간 올 시즌은 만족할만한 개인 기록을 남기기 어렵다. 엄상백도 "올 시즌 개인 기록은 어차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이 부분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엄상백은 보직과 상관없이 좋은 결과를 노린다.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팀 기여도를 더 중시하겠다는 얘기다. 어느덧 프로팀 입단 8년 차, 나이도 20대 후반이다. 그는 "나는 이제 유망주가 아니다. 이제는 좋은 성적과 결과로 말해야 하는 연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분명한 보직 탓은 이제 하지 않는다. 남은 시즌 선발 등판 기회가 더 많을 게 확실한 상황. 엄상백은 "6·7회 집중력이 경기 초반보다 떨어지는 점을 고쳐야 할 것 같다. 더 다양한 공 배합도 필요한 것 같다"며 부족한 점을 더 신경 쓰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8.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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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엄상백은 선발 체질...배제성과 공존 가능할까

KT 마운드 '만능키' 엄상백(26)이 대체 선발 등판으로 나서 또 잘 던졌다. 다음 등판도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엄상백은 지난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한 탓에 시즌 7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다시 한번 선발 체질을 증명했다. 엄상백은 1회 초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혜성에게 좌전 안타,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송성문을 좌익수 뜬공, 김휘집을 삼진 처리하며 1회를 넘겼다. 이후 4회까지 큰 위기가 없었다. 피안타는 있었지만 산발로 막았다. 5회는 선두 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사구, 후속 김준완에게 희생번트를 내줬지만, 이용규와의 7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고, 김혜성도 풀카운트 승부에서 1루 땅볼로 잡아냈다. 타선은 4회까지 키움 선발 투수 정찬헌으로부터 1점도 뽑지 못했다. 엄상백은 6회 초 선두 타자로 상대한 이정후에게 체인지업이 통타당해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추가 실점은 막았다. 송성문·김휘집·박찬혁을 모두 잡아냈다. 엄상백의 임무는 6회까지였다. KT는 7회 초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이용규와 이정후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4로 역전당했지만, 7회 말 1점을 만회한 뒤 9회 말 2사 1루에서 나선 박병호가 끝내기 투런 홈런을 치며 승리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시즌 30호포이자 끝내기 홈런을 친 박병호에게 쏟아졌지만, 이날 경기 수훈 선수는 키움 타선을 1점을 막은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의 보직은 롱 릴리버와 대체 선발을 모두 소화하는 '스윙맨'이다. 시즌 초반엔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웠고, 웨스 벤자민이 영입된 뒤엔 불펜 투수로 나섰다. 최근엔 선발 투수 배제성이 컨디션 관리 차 2군으로 내려가며 생긴 로테이션 결번을 막았다. 배제성은 전반기 막판 주 무기 슬라이더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허리에 통증도 안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배제성은 금주 2군에서 실전 경기에 나서며, 투구 수를 60구 이상 끌어올린 뒤 1군 콜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엄상백이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배제성은 지난 시즌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축 선발 투수다. 그러나 현재 엄상백의 페이스가 너무 좋다. 특히 키움전 4경기에서 1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4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잠재적 순위 경쟁팀을 상대로 강세를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배제성이 1군에 복귀해도 가용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복안을 마련한 것 같다. 그는 28일 키움전을 앞두고 "생각해둔 게 있다"라고 했다. 명확한 건 KT 마운드 운영에 엄상백이 키플레이어라는 것이다. 그는 남은 시즌 4승을 추가하면 대체 선발로 10승을 거두는 투수로 남을 수도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7.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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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팅볼로 전락한 배제성의 슬라이더

지난 3시즌(2019~2021) '국내 투수' 최다승(29승)을 거둔 배제성(26·KT 위즈)이 주 무기 슬라이더에 발목이 잡혔다. 배제성은 지난 10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5점을 내주고 조기강판됐다. KT가 1-9로 져 시즌 8패(3승)째를 안았다. 배제성은 이전 2경기, 6월 22일 NC 다이노스전과 6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각각 7점과 6점을 내줬다. 풀타임 선발로 나선 2019시즌 이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5실점 이상 기록했다. 10일 배제성에게 우월 투런포를 때려낸 롯데 외야수 고승민은 "배제성 투수가 2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를 구사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배제성은 시속 130~135㎞ 사이 낙차 큰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한다. 지난 시즌까지는 왼손 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휘는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겨우내 갈고 닦아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완성했다. 마치 고속 커브 같은 무브먼트를 보여줬다. 배제성은 업그레이드된 슬라이더를 앞세워 5월까지 2점(2.97)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5월 27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탈삼진 13개 중 10개를 슬라이더로 장식했다. 그러나 6월 말부터 슬라이더가 배팅볼로 전락했다. 배제성은 지난달 22일 NC전에서 1회 말에만 7점을 내줬는데,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한 승부에서만 6안타를 허용했다. 이날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무려 0.545. 10일 롯데전에서도 슬라이더 승부에서만 4안타를 맞았다. 상대 타자들은 중요한 순간 슬라이더를 쓰는 배제성의 공 배합을 간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NC전에서도 1사 1·2루에서 나선 양의지가 포심 패스트볼(직구) 4개를 기다린 뒤 타자가 유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배제성의 슬라이더를 완벽한 타이밍에 공략했다. 위력도 떨어졌다. 최근 3경기에서 배제성의 슬라이더는 대체로 무브먼트가 밋밋했고 가운데나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직구 구속도 뚝 떨어졌다. 5월까지 시속 145~146㎞를 유지했던 평균 구속이 최근 3경기 시속 141.7km를 기록했다. 직구 구위에 위력이 있어야, 스윙 타이밍을 빼앗는 변화구 효과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배제성은 현재 그게 안 되고 있다. 배제성은 10일 등판 전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정비할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휴식 효과'는 없었다. KT에는 '스윙맨' 엄상백이 호시탐탐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다. '풀타임 선발' 4년 차 배제성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예년보다 긴 올스타 브레이크(15~21일)을 앞두고 있는 점은 위안이다. 안희수 기자 2022.07.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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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엄상백 "입대 뒤 자존감 떨어져, 자세가 달라졌다"

엄상백(26)이 없는 KT 위즈 마운드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투수다. 엄상백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다. 불펜에서 개막을 맞이했지만,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선발진 공백을 메웠다. 대체 외국이 투수 웨스벤자민이 합류한 뒤 잠시 불펜으로 갔지만, 벤자민이 팔 통증으로 이탈한 뒤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엄상백은 올 시즌 등판한 16경기(11선발)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보직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KT도 엄상백 덕분에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도 잘 버텨낼 수 있었다. 엄상백은 '선발 알바'는 당분간 접는다. 벤자민이 26일 LG 트윈스전에서 복귀하기 때문이다. 선발로 잘 던지고 있던 엄상백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엄상백은 "컨디션과 심리 관리에 어려움도 있지만, 이제는 좋은 성적으로 말해야 할 연차다. 어떤 임무를 맡든 집중력 있는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엄상백은 멀리 보고 있다. 올 시즌 남은 레이스에선 구원 임무를 맡더라도, 언젠가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실제로 소형준과 배제성은 아직 군 복무 전이다. 엄상백은 상무 야구단(2020~2021년)에서 자신의 야구 인생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는 "야구선수가 아닌 내 모습에 자존감이 떨어지더라.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그저 야구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전까지는 소위 '쇠질'에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한 단계 나아지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였다. 마침 상무 야구단 내 개인 훈련 시절이 잘 갖춰져 있었다. 엄상백은 "입대 전에도 힘이 있을 때 더 좋은 투구를 하더라. 비로소 몸 관리법을 습득했다"고 전했다. 엄상백은 소속팀에 복귀한 뒤 근력 강화 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발진 다섯 자리에 공석은 없었지만, 대체 선발로 등한팔 때마다 존재감을 보여줬다. 현재 KT 국내 선발진은 리그 최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영표·배제성·소형준과 소통하고 경쟁하며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엄상백의 남은 시즌 목표는 KT의 2년 연속 통합 우승 달성이다. 스윙맨 역할을 하다 보니 승리와 홀드, 그 어느 기록도 많이 채우기 어렵다. 그래서 개인 목표는 버렸다. 엄상백은 "그저 등판했을 때 잘 던지는 게 목표다. 팀이 올해도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06.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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