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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공무원’ 박해수, 연말 대미 장식…‘자백의 대가’ 받고 ‘대홍수’ 터뜨린다 [줌인]
박해수가 ‘넷플릭스 공무원’ 수식어답게 연말까지 성실히 넷플릭스에 풍성함을 더한다. 매번 탈피하듯 새로운 얼굴로 나타나 ‘믿고 보는’ 장르물 장인의 자리를 굳힌다.먼저 지난 5일 공개된 새 시리즈 ‘자백의 대가’에서 박해수는 두 여성 주인공을 추적하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검사 백동훈 역을 연기했다. 작품은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와 ‘마녀’로 불리는 의문의 인물 모은(김고은)이 비밀스러운 공모를 나누는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극중 백동훈은 윤수의 사건을 담당한 경찰 출신 검사다.박해수가 표현한 백동훈은 흔히 악으로 그려지곤 하는 검사 캐릭터와 달리 고압적인 수사 방식으로만 피의자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서류상이 아닌 현장에서 느낀 자신의 감을 따라 직접 증거를 쫓는 신중함이 돋보인다. 무고한 윤수에게 이상하리만치 집착해 극 중에서도 “좋아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산 백동훈이지만, 박해수는 그것이 불쾌하지 않도록 표현하며 독특한 감상을 안겼다.
실제로 그는 백동훈을 표현한 주안점을 “스릴러지만 멜로라고 생각했다”며 ‘고백의 대가’라고 자칭해 눈길을 끌었다. 검사로서 정의감보단 사건에 대한 집착, 소유욕에 가까운 동기로 움직이는 점으로 해석했단 설명이다. 윤수의 뒤를 밟다 함께 식사하게 된 장면 속에서 전도연과의 케미에 누리꾼은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과 비견하는 멜로 텐션”이라고 흥미로워했다.그런가 하면 19일 공개되는 ‘대홍수’에선 SF 재난 블록버스터 속 특수 용병 역에 도전한다. 이 작품은 대홍수가 덮친 지구 마지막 날, 인류 생존의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극중 박해수는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인공지능 연구원 안나(김다미)를 구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인력보안팀 희조 역을 연기한다.
특수요원 역이지만 ‘인간적인 감정’에 대한 냉소를 품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박해수는 “과거 개인적인 상처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인류의 마지막 날, 안나를 통해 증명하고, 보고 듣고 싶은 게 있는 슬픈 인물”이라고 귀띔했다.이야기에 최적화해 기시감 없는 연기로 창작자의 영감을 불러오는 것이 그의 특장점이다. ‘자백의 대가’ 이정효 감독은 “박해수의 전작을 보며 ‘이렇게 쓰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했고, ‘대홍수’ 김병우 감독은 “굉장히 선한 모습도 있지만, 날카롭고 악인 같은 모습도 있다”고 짚었다.지난 2021년 ‘오징어 게임’ 시즌1을 통해 글로벌 빌런으로 도약한 뒤, 넷플릭스 다작 배우로 등극한 박해수다. ‘악연’에선 목격남 역으로 큰 인상을 새겼고, 10월에는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에 북한관제사 역으로 특별출연해 올해 넷플릭스에서만 4편에 출연했다.이와 관련 박해수는 “시기를 두고 촬영한 작품들이 한 번에 보여 지게 되어서 여러 염려나 걱정도 있다”며 “많은 친구들이 서고 싶어 하는 무대에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있다는 게 책임감과 부끄러움도 있다. 배우로서 좋은 장르, 여러 채널로서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19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