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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몰려오는 중국차에 신차로 맞서는 국산차…"지원 절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내우회환'의 위기에 봉착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데다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로 발돋움한 BYD(비야디)의 상륙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자동차 관세 인상에 따른 대미 수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차량까지 몰려오면서 안방 점유율마저 잠식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가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BYD는 전기차 대명사인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왕좌를 꿰찼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해 1~9월 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BYD는 261만5000대로 점유율 22.3%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2위 테슬라보다 130만대 이상 더 팔았으며 테슬라와 현대차·기아, BMW, 폭스바겐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과 달리 점유율을 1.6%포인트 늘리며 몸집을 키웠다.BYD의 한국 법인인 BYD코리아는 지난 13일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완료하고, 승용차 브랜드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BYD는 테슬라처럼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중형 세단 '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소형 해치백 '돌핀' 출시가 유력하며, 국토교통부 차량 제원 통보를 완료한 아토3가 가장 먼저 국내 소비자들과 만날 전망이다.BYD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아토3와 실, 돌핀은 1000만~2000만원대로, 현대차 '코나EV', 기아 '니로EV·EV3'보다 약 500만~700만원 싸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회사인 지리 역시 2026년 1분기 인도를 목표로 한국에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은 지리 계열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내년 말까지 서울과 경기도에 전시장을 열고 한국 시장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왜건 모델 '001' 출시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여기에 스텔란티스와 중국 립모터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투자한 신생 전기차 회사 립모터인터내셔널도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의 관세 장벽에 한국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전보희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BYD는 '인해 전술'과 '모방 혁신 전략'으로 생산 원가 절감을 실현했고,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행인 하도급 생산에서 벗어나 전기차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식을 채택했다"며 "전기차 개발, 생산, 판매, 해외 운송 선반 건조에 이르는 자체 수직 통합 모델을 구성해 품질과 성능을 끌어올리고 생산 비용을 줄였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안방 침공에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맞불을 놓는다.현대차그룹은 내년 국내외 시장에 총 9종의 신형 전기차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브랜드별로 현대차 3종, 제네시스 2종, 기아 4종이다. 세부 모델명은 현대차 '아이오닉 9' '아이오닉 6 부분 변경' '아이오닉 6 N', 제네시스 'GV60 부분 변경' 'GV60 마그마', 기아 'EV4' 'EV5' 'EV2' ' PV5' 등이다.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독점해온 KG모빌리티는 전기 픽업트럭 'O100', 르노코리아는 패밀리 전기차 '세닉', 한국GM은 중형 전기 SUV '이쿼녹스 EV'의 내년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성장이 둔화 추세이지만 앞으로 미래차 시장은 전기차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 전략 기술 R&D(연구·개발) 투자 지원, 전기차 보조금 확대, 인력 양성 등 지속적인 지원과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18 07:00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잡자"…현대차 '동맹' 확대 총력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티리 사업을 함께 할 '동맹' 찾기에 분주하다.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협약(MOU) 업체를 늘리고 있다. 미래차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든든한 우군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ICT 기업과 잇따라 MOU…KT와는 '혈맹'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플랫폼 기업과 2건의 굵직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19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및 상용화를, 웨이브와 차량용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제휴를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실증 및 사업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를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웨이브와는 OTT 서비스 탑재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플랫폼 서비스 운영과 유지·보수, OTT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콘텐츠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기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KT와 7500억원의 지분교환을 하기로 하면서 단순한 MOU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 지분 1.04%(4456억원가량)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3003억원가량)를 KT 지분 7.7%(7500억원 안팎)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지분 교환은 가장 강력한 단계의 협력관계 구축으로 '혈맹'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양사는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빅데이터 등 ICT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 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래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보안 통신 모듈 분야 기술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사프란과는 UAM 협업 현대차그룹은 도심항공모빌리(UAM) 개발과 관련해서도 동맹을 늘리고 있다. UAM은 도심에서 수직 이착륙 등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다. ‘하늘을 나는 차’로도 표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선진항공모빌리티(A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AAM은 UAM에서 한발 나아가 RAM(지역항공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단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건설, KT,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등과 짝을 이뤄 정부의 한국형 UAM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지난 7월에는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UAM 공동 연구 등을 위한 MOU도 맺었다. 롤스로이스는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 중 하나다. 두 회사는 2025년까지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등을 공동 연구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도 MOU에 포함된다. 두 업체 간 MOU는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확정됐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슈퍼널 전시관을 찾은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를 직접 맞았다. 두 사람은 현대차그룹이 새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목업(mock-up·모형)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UAM의 동력원은 현재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중에서도 수소연료전지 활용법을 연구 중이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현대차그룹은 에어쇼에서 프랑스 항공 엔진 기업인 사프란과의 업무 협약식도 했다. 사프란은 항공기 엔진 및 로켓 엔진 등 다양한 항공 우주 관련 장비를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미쉐린과 '맞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타이어도 미쉐린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최근 MOU도 체결했다. 이번 MOU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차세대 타이어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된다. 지난 5년간(2017년 11월~올해 6월)의 1차 협업에 이어 향후 3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전기차 전용 차세대 타이어와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타이어를 공동 개발하고, 자율주행 고도화에 필요한 실시간 타이어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미쉐린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양사의 자동차 및 타이어 기술 역량을 극대화하고, 차량 주행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자동차뿐만 아니라 통신, 항공, 인프라, 콘텐츠, 타이어 등의 기업들과 협업을 하는 이유는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앞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시장 규모는 2020년 64억 달러(약 9조1970억원)에서 2035년 1조204억 달러(약 1466조31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택시, 물류, 차량 공유 등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은 2030년 3조2000억 달러(약 459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래차는 기존 완성차 시장과는 구조가 다르다. 자동차 기계 기술 중심에서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통신 등 다른 산업이 진입하면서 개방형 구조가 되고 있다. 특히 전장·SW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ICT 역량 확보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여기에 고객 편의를 위한 디지털화가 미래차 시장의 강력한 구매 요소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회사는 이제 차만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닌 관리부터 폐차까지 모든 과정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모빌리티 쪽에 강점을 가진 기업과 MOU를 맺거나 인수합병에 나서게 되는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27 07:00
경제

부품 리스크 줄인다…반도체·배터리 직접 생산 나서는 완성차

완성차 기업들이 자동차 부품 직접 생산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개발 등이 핵심이다. 최근 반도체 부족과 배터리 리콜 사태를 교훈 삼아 제품 공급망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향후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미래차에 더 많은 반도체와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완성차 업체들의 직접 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반도체 우리가 만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완성차 4위 기업 스텔란티스는 최근 대만 팍스콘과 제휴해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지난 1월 출범했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올해 차량 생산을 140만대 이상 줄였다. 올해 야심차게 대형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했지만, 반도체 대란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이에 스텔란티스는 오는 2024년 차량 탑재를 목표로 반도체 4종을 팍스콘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반도체 개발 합작사 설립도 진행 중이다. 합작사는 스텔란티스 반도체 수요의 80% 이상을 공급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공급망을 단순화시킬 방침이다. 앞서 미국 최대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퀄컴, NXP, 대만의 TSMC 등과 협력해 새 차량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MCU 칩도 하나의 칩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포드도 세계 4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포드 자동차에 특화된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하고,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과 자동차 업계 전반에 대한 반도체 공급량을 각각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계열사를 통해 자동차 반도체 내재화 작업에 들어갔다. 또 삼성전자와의 협력 범위도 넓히고 있다. 국내 팹리스를 매개로 한 MCU뿐 아니라 첨단 반도체인 10㎚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개발·생산에 직접 뛰어든 것은 가치 사슬 자체의 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자동차 가치 사슬은 부품업체들이 상위 협력사로 납품하고, 최상위 협력사는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구조다. 이는 반도체와 같은 부품의 수급 파악 및 대란 대응에 용이하지 않다.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은 완성차 업계에서는 공급망 관리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공급망에 구멍이 생기면 완성차 기업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폭스바겐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해 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마진율도 4.9% 하락했다. GM은 매출과 판매량이 각각 25%, 44% 급감했다. 포드도 매출과 판매량에서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 내연기관 시대에서는 차량 1대당 약 200개의 반도체가 투입되지만, 전기차에는 1대당 400~500개, 자율주행차에는 1000~2000개 이상 반도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당장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경쟁 브랜드에 시장을 내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속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직접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의 자율주행 성능을 높이고, 기술 차별화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배터리도 함께 만든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와 맞물려 배터리 직접 생산 역시 완성차 업체들의 주된 목표가 되고 있다. 기존에는 배터리 회사와 장기 계약을 맺는 형태에서 공동 투자로 배터리 공장을 짓는 형태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먼저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미시간주 랜싱의 완성차 조립공장 인근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양사는 공장 건립 비용 25억 달러(약 2조3060억원)를 50대 50으로 분담할 예정이다. 미시간주 공장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세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이다. 양사는 지난해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있다.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손잡았다. 포드는 지난 9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과 블루오벌SK를 설립했다. 양사는 블루오벌SK를 통해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3개를 지을 계획이다. 건설 비용은 10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총생산 물량은 129GWh 정도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유럽에 배터리셀 공장 6곳을 세워 총 2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2023년 양산을 목표로 한 첫 번째 공장의 파트너사는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다. 폭스바겐은 노트볼트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두 번째 공장은 중국 궈쉬안하이테크와 협력해 설립·운영한다. 나머지 공장은 어느 배터리 기업과 함께할지 미정이다. 완성차 업계가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1차 목적은 역시 '공급망 강화' 차원이다. 향후 전기차 확산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로 수급 불안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품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완성차 기업은 합작법인에서 배터리 기업과 일부 기술개발을 함께하면서 각 차량 모델 성능과 사양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원가 절감 효과도 있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전기차 전체 생산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에 이른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제조원가 절감이 계획대로 달성될 경우, 전기차 판매가격이 5% 이상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를 더 싼 값에 자체 조달해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는 게 완성차 기업의 최종 목표"라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 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2.23 07:00
경제

'공격수' 정의선 취임 1년 성적표…미래차·신사업 A, 지배구조·중국 F학점

‘인류의 꿈 실현’을 내걸고 총수 자리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고객가치를 뛰어넘는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한 정 회장은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동안의 발자취를 통해 지난 1년을 돌아봤다. 미래 주도권 위한 모빌리티·신사업 준비 합격점 현대차그룹은 미래차에 초점을 맞추며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정 회장이 총수에 오르기 이전부터 미래 생태계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서둘렀기에 경쟁업체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 중 하나인 수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이은 차세대 모빌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수소차 투싼 FCEV를 출시하며 선두주자로 나섰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에서 전 세계 점유율 52.2%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친환경 전기차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세계에서 53만2000여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차의 판매량이 100% 이상 증가세를 보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정 회장은 과감한 결단도 내렸다.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2035년부터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40년에는 국내에서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차를 향한 투자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전기차 현지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에 2025년까지 총 74억 달러(8조1500억원)를 투자한다. 또 아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한다. 전기·수소차뿐 아니라 미래 신사업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로 설정했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 회장 취임 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고, 본인의 사재 249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확보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미국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모셔널과 함께 자율주행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독일국제모토쇼(IAA) 모빌리티 2021'에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의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연한 노사 관계, 유기적 연대, 친화적 주주가치 제고 유기적 연대와 협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정 회장은 배터리와 수소 분야에서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배터리 회동’을 통해 미래 전기차의 발판을 단단하게 다졌다. 지난달 8일 출범한 한국판 수소위원회 ‘코리아H2 비즈니스 서밋’도 정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수소 전도사’로 나선 그는 최태원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에 합의한 뒤 수소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여기에 롯데·한화·GS 등 주요 그룹 등도 참여하며 총 15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탄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정의선 회장은 그룹 총수 중에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축구로 따지면 공격수에 해당하고 좋은 스트라이커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래차가 중대한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SK·LG 등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현대차, 정 회장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노사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첫 리더십 시험대도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센티브 등 사측의 소통에 MZ세대(1980~2000년대생)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임단협에 합의하면서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현대차그룹 주가 급락하자 817억원(현대차 406억원, 현대모비스 411억원)을 투입하며 주가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현대차는 “코로나 글로벌 확산으로 금융 및 주식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오너의 자사주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주가가 올라가면서 정 회장은 10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 날 17만80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 13일 21만1000원으로 장을 마쳐 1년간 18% 이상 상승했다. 애플카와의 협력설이 제기됐던 올해 1월에는 26만원대를 찍기도 했다. 기아 주가는 1년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14일 4만9150원이었던 주가는 1년이 지난 이달 13일 8만4200원으로 상승했다. 기아의 전기차 판매 호조로 인해 2월에는 10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주 중 가장 많은 지분(23.29%)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도 취임 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취임 당시 16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3일 17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오 소장은 “현대차는 미래차 방향의 재빠른 설정으로 주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주가는 복합적인 요소로 움직이는데 현대차의 경우 CEO의 노력이 가미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개선, 중국시장 진출, 중고차 거래 상생 마련 과제 정 회장은 취임 1년 동안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래차에 초점을 맞추고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3~4년 후 좀 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숙제는 정몽구 명예회장도 해결하지 못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는 국내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가 해결되지 않은 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가 총수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뿐이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크게 4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오너가가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순환출자가 지배구조의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아직 순환출자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건 없다. 하지만 최상의 방향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확대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이후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2년 점유율이 10%가 넘어갔지만 현재 3% 밑으로 떨어진 상황으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정 회장으로서는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차별화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도 과제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안 도출에 실패하고 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시장 진출 안건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업계와 상생 카드를 찾지 못한다면 쉽게 풀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 잡음도 조심해야 한다. 정 회장의 장남이 지난 8월 만취상태에서 음주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들 문제 등 오너일가의 사건·사고는 총수의 리스크로 인식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15 07:01
경제

정의선, 부진한 중국 시장 아닌 미국·싱가포르 향하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벌써 올해만 3번째 미국 출장을 떠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6일 김포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6월 미국 동부를 방문했던 그는 한 달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4월 미국 서부 출장을 포함하면 벌써 올해만 3번째 미국 출장이다. 정의선 회장의 해외 출장 행보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올해 1월 싱가포르를 첫 해외출장지로 정했고, 이어 미국을 3차례 방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뚜렷한 출장 목적이 깔려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여파로 줄곧 하향세를 보인다. 18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에 중국에서 총 24만9233대 판매에 그쳤다. 코로나19 사대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중국 판매량 41만6684대와 비교하면 40.2%나 급감했다. 현대차는 생산과·판매를 담당하는 중국 현지법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를 각 현대차와 기아 대표이사 산하로 재편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에니사이스(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가미했지만, 효과가 미미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올해 판매 목표로 세운 총 81만7000대(현대차 56만2000대, 기아 25만5000대)의 목표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과 동남아를 제외하곤 선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역대 최대 판매치를 경신하며 순항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실적을 치하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미국 출장 때 전기차·로봇·자율주행 사업을 점검했다면 이번에는 현지에서 일주일 가량 머물며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도심항공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동남아에서는 일본차를 따라잡기 위한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출장에서 글로벌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 방문을 방문했다. 또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와 찬충싱 통상산업부 장관과 회동하며 전기차·자율차 비전을 공유했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가진 신기술과 신사업 역량이 집중된 ‘미래차 실험대’로 꼽힌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19 07:00
경제

최악 1분기 외국계 완성차 3사…2분기도 힘겨운 '보릿고개'

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했다. 앞으로도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 조짐을 보여서다. 업계는 2분기에도 중견 3사의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분기 판매 외환위기 이후 '최소'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109대로 작년 같은 기간(5만6550대)보다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 만에 최소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1분기(4만7045대)보다도 적다. 외국계 3사는 올해 들어 신모델 출시 소식이 없고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까지 작용해 연초부터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262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7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는 한국GM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만7353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1만9044대)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분기 1만3129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1만9988대)에 비해 34.3% 감소했다. 외국계 3사가 주춤한 사이 현대차·기아는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18만5413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증가했다. 기아 역시 1분기 13만75대의 판매고를 기록, 11.4%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 안팎인 현대차와 기아는 미래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업체들과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섰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유동성 위기 등이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신차에 반도체 부족 기름 부어 문제는 2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 차질까지 겪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미 한국GM은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부평 1, 2공장 등 전 라인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한국GM은 제네럴모터스(GM) 결정에 따라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며 반도체 부족 상황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부품 수급 상황이 악화하며 GM 방침에 따라 1, 2공장 전체를 일주일간 멈춰 세우기로 결정했다. 부평 1공장에서는 쉐보레 인기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2공장에는 '말리부'와 '트랙스'가 생산되고 있다. 오는 26일 생산이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확보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 주 중 운영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차 역시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 차질로 지난 8~16일 멈춰선 데 이어 오는 23일까지 다시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개시에 따른 협력업체 부품 공급 중단이 가동중단의 배경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인한 협력업체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일주일간 휴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생산 재개 예정일은 오는 26일이지만 부품 수급 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반도체 품귀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하면서 부품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수출 부진과 판매 부진으로 생산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하는 XM3의 유럽 출시가 본격화되면 르노삼성차도 반도체 품귀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마땅한 전기차 모델이 없는 점도 문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글로벌 본사의 전기차를 수입·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첫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회생절차 개시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타보면 다르다"…고객 체험 늘려 후발주자 3사는 내수 확대를 위해 부랴부랴 '고객 체험 이벤트'를 강화하고 나섰다. 쌍용차는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시승 행사를 진행한다. 시승 행사는 쌍용차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하면 된다. 쌍용차는 오는 30일까지 응모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7개 팀을 모집한다. 매주 9팀을 3차에 걸쳐 선정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3박 4일 시승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시승고객 전원에게는 주유권(3만원)도 제공한다. 이후 시승 후기를 작성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고객 중 우수 시승 후기를 선정해 경품을 증정한다. 르노삼성차는 전국 영업점에서 오는 26일까지 뉴 QM6 시승 이벤트를 진행한다. 시승 이벤트 참가 고객 중 총 200명의 시승 고객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캠핑 패키지 또는 소노벨 호텔&리조트 스위트 1박 숙박권이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이벤트 참가 후 뉴 QM6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별도의 추첨을 통해 12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텐트(2명) 및 4인 가족 기준 디너 바우처가 포함된 시그니엘 서울(한강뷰) 1박 숙박권(2명)을 선물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옷도 직접 입어 보아야 나에게 잘 어울리는지를 알 수 있듯, 차량도 마찬가지"라며 "차량에 대한 체험 고객과 미체험 고객 간 호감도 간극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객 체험 이벤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22 07:00
경제

외국계 완성차 3사, 1분기 내수 외환위기 이후 최소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109대로 작년 같은 기간(5만6550대)보다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만에 최소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1분기(4만7045대)보다도 적다. 외국계 3사는 올해 들어 신모델 출시 소식이 없는데다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까지 작용해 연초부터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262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7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는 한국GM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만7353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1만9044대)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분기 1만3129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1만9988대)에 비해 34.3% 감소했다. 외국계 3사가 주춤한 사이 현대차·기아는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18만5413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증가했다. 기아 역시 1분기 13만75대의 판매고를 기록, 11.4%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 안팎인 현대차와 기아는 미래차 시장에 적극 투자하며 글로벌 업체들과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선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유동성 위기 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05 16:01
경제

현대차 '미래차 드림팀' 만든다…삼성·LG·SK와 배터리 동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형 뉴딜의 핵심 중 하나인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삼성에 이어 LG그룹 총수를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SK그룹 총수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차 동맹'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 공장에서 회동했다. 두 총수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오창 공장 전기차 배터리 선행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미래 배터리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총수는 2시간가량 공장을 둘러본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수석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방문했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LG 최고경영진이 이들을 수행했다.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은 이미 협력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현대차 전동화 모델에는 주로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날 두 그룹 최고경영진은 배터리 관련 포괄적인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을 둔 순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LG화학을 선정한 바 있다. 공급 규모는 수조 원대에 달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나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는 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쏘울EV 등에 탑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수석부회장은 곧 최 회장을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 수석부회장이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우선 사업 면에서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모두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이고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팔아 세계 3위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지난해 2.1%에서 2025년 6.6%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면서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호응하려는 각 그룹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행보가 특히 미래 배터리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삼성·LG·SK 한국 배터리 3사와 현대차그룹이 만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6.25 07:00
경제

조직혁신·미래차 통 큰 투자…취임 1년 정의선 '광폭행보'

취임 1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이은 '광폭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거물급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영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유력 기업과 합작사를 잇달아 세우며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공격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52년 역사에서 지난 1년이 가장 격변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호칭 파괴·서열 파괴·절차 파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14일 취임했다.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됐다. 이른바 ‘1세대 경영진’의 퇴진이다.지난해말 인사에서 그룹의 주축 역할을 하던 전문 경영인 부회장 5명 중 4명을 교체하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나이 든 경영진을 상당수 물러나게 하고 50대 중후반 및 60대 초반 사장들을 전면 배치하는 세대교체를 진행해 61.1세였던 사장 이상 임원 평균 연령은 57.9세로 낮아졌다.인사 '순혈주의'도 타파했다. 출신과 관계없이 실력 위주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그룹을 주도하는 외국인 사장도 늘었다. 알버트 비어만 차량성능담당 사장이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첫 외국인 연구개발(R&D) 총괄이 됐다. 경쟁사인 닛산의 호세 무뇨스 최고성과책임자(CPO)를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기도 했다.조직 문화에도 변화를 줬다. 수평적 직급 체계를 도입해 임직원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냈다. 기존 사원에서 부장까지 5단계 직급 체계를 매니저, 책임 매니저 2단계로 축소했다. 임원 직급 체계도 상무, 전무로 줄였다.소통 체계도 달라졌다. 임직원은 회사에 대한 건의 사항을 모바일 메신저로 주고 받으며 소통한다. 한여름에도 정장을 입던 임직원이 청바지에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올해부터는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정기 공채를 완전히 없애고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사 조직문화가 급속도로 빠르게 변해가는 것이 체감될 정도"라며 "유연한 기업 문화 도입과 빠른 의사결정 등의 측면에서 직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통 큰 베팅…수소전기차도 키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조직 혁신과 함께 미래차 개발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앱티브(APTIV)와 합작사를 세웠다. 앱티브는 세계 3위권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의 합작법인을 세워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업 모델로 꼽힌다.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각각 절반의 지분을 갖는다. 현대차그룹은 20억 달러(약 2조3900억원)와 함께 차량 제작 기술, 주행보조시스템 기술 등을 제공하며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 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을 출자한다.정 수석부회장은 합작사 설립에 대해 "합작사를 세워야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선점해 이후 다른 업체에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세계 최상위권의 기술을 확보한 수소전기차 부문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해 스위스 수소기업인 H2 에너지(H2E)와 합작사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세웠다. 2025년까지 총 1600대의 수소전기 트럭을 스위스에 공급한다. 이후 독일과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산업의 한 축인 모빌리티 혁신 사업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경영의 키를 쥐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그룹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 투자액을 합산하면 7520억원에 이른다.대표적인 투자처는 동남아시아 최대 승차공유(카헤일링) 플랫폼인 싱가포르 '그랩'에 대한 2억7500만달러(약 3283억원) 투자와 인도 1위 모빌리티 기업 '올라'에 대한 3억달러 규모 전략 투자다. 그랩과 올라를 필두로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곳곳에서 모빌리티 플랫폼과 협업하고 있다. 대개 지분을 투자하고 해당 플랫폼에 현대·기아자동차 완성차를 공급하는 구조다.이외에 정 수석부회장은 다수의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에도 투자하며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7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플랫폼 '메쉬코리아'에 225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 마카롱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에 50억원, 네이버 출신 송창현 대표가 이끄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드42'에 2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정의선 체제 1년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도 있다. 무엇보다 중국·인도 등에서 실적회복이 급선무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미완으로 남아 있다.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 시절부터 경영 능력을 충분히 검증 받았고, 현대차 부회장,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거치면서도 계속해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면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고 경영승계가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19.10.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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