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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팔' 최동원 13주기 추모행사, '제자' 류현진도 빛냈다

'무쇠팔' 고 최동원 감독의 13주기 추모 행사가 14일 부산에서 열렸다.최동원기념사업회는 11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광장에서 추모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최동원 유소년야구단과 롯데자이언츠 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도 참가해 은사인 최 감독의 동상 앞에 헌화하고 묵념했다.고 최동원 감독과 류현진은 사제 사이다. 2006년 갓 프로 무대에 뛰어든 류현진을 당시 한화 투수코치였던 최동원이 지도했다. 최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류현진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김인식 전 감독에게 반드시 선발로 기용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의 추모행사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도 진행됐다. 경기 시작 전 전광판을 통해 최 감독 추모 영상을 상영한 뒤 선수단과 입장 관중이 함께 묵념했다. 최동원 전 감독은 1980년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1984년 한국시리즈(KS)에선 혼자서 4승을 수확해 롯데의 레전드로 자리했다. 최 전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선수협회 설립에 앞장서기도 했다. 은퇴 이후에는 정치인, 방송인, 야구 지도자로 활동하다가 2011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윤승재 기자 2024.09.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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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14일 '무쇠팔' 최동원 ‘메모리얼데이’ 개최

롯데 자이언츠가 오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홈경기에서 고(故) 최동원 선수의 13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한다.행사는 낮 12시 사직야구장 광장에 위치한 최동원 선수의 동상 앞에서 헌화식으로 시작하며, 경기 시작 전에는 전광판을 통해 추모 영상을 상영한 뒤 선수단과 입장 관중이 함께 묵념의 시간을 가지며 최동원 선수를 추모할 예정이다.또한 최동원 야구교실 어린이 선수단의 애국가 제창을 통해 메모리얼데이를 기념하며, 최동원 선수 출신 학교인 경남중학교의 야구부 학생이 특별 시구를 맡는다.광장에서는 메모리얼데이를 기념하며 당일 방문 팬들 대상으로 ‘구속 측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구속 111km 이상을 달성한 팬들에게는 챔피언 유니폼을 경품으로 제공한다.아울러 선수단은 최동원 선수의 실루엣이 담긴 추모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경기에 나선다. 23시즌에 이어 선수단 실착 유니폼의 패치는 추후 구단 공식 APP을 통해 경매 예정이며, 수익금은 지역 아마추어 야구단을 위해 쓰일 계획이다.메모리얼데이 관련 자세한 내용은 롯데자이언츠 공식 APP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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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 외국인 선수' 레이예스, 203안타 페이스...KBO리그 신기록 겨냥 [IS 피플]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0)가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에 도전한다. 레이예스는 26일 기준으로 출전한 115경기에서 162안타를 치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지켰다. 경기당 1.408개를 기록한 그가 부상 없이 정규시즌 남은 경기를 소화하면 산술적으로 203~204개를 쌓을 수 있다. 현재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 안타 기록은 서건창(KIA 타이거즈)이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2014년 경신한 201개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7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에서 1회 말 우전 2루타로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 시대를 열었고, 8회 우중간 2루타로 신기록을 201개로 늘렸다. 서건창이 남긴 200안타는 '9구단' 체제, 팀당 128경기를 치른 정규시즌에서 나온 기록이다. KBO리그는 KT 위즈가 진입한 2015시즌부터 10구단 체제로 팀당 144경기를 치르고 있다. 앞으로 어떤 타자가 200안타를 쳐도, 2014시즌 서건창 기록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저평가될 수도 없다. 팀당 16경기 더 치르면서도 부상·컨디션·타격감 관리를 잘 해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022시즌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이 삼진 224개를 기록, '무쇠팔' 故 최동원이 1984시즌 세워 보유했던 종전 단일시즌 국내 투수 최다 탈삼진(223개)을 경신했을 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레이예스의 최다 안타 경신 도전도 그런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에 입성한 레이예스는 '콘택트 능력이 좋은 중장거리형'으로 기대받았다. 롯데 젊은 야수들은 기복이 컸고, 베테랑 전준우는 5월 중순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레이예스 홀로 매월 3할 타율 이상 기록하며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사실 레이예스가 '최다 안타' 부문에서 독주 체제를 갖춘 건 아니다. 24일 기준으로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차이는 2개뿐이었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소속팀 잔여 경기 수가 다른 두 선수보다 많이 남아 있다. 롯데는 SSG보다 6경기, KT보다 7경기 덜 치렀다. 레이예스는 롯데 타자 중 유일하게 팀이 치른 전 경기(114)에 출전했다. 몸 관리뿐 아니라 프로의식도 강하다.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롯데 감독도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전 경기를 출전하며 열심히 뛰어주는 것은 고맙고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라고 했다. 역대 롯데 소속 선수 단일시즌 최다 안타는 손아섭(현 NC 다이노스)이 2017시즌 남긴 193개다. 레이예스가 부상 없이 현재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무난히 롯데 구단 신기록은 경신할 전망이다.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 외국인 타자 1호 200안타, 롯데 선수 역대 최다 안타 등 걸려 있는 기록이 많다. 레이예스의 활약이 포스트시즌(PS) 진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의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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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신(信) 에필로그] 그 짜릿한 포구...레전드 포수의 워너비 투수는 선동열

본지는 6회에 걸쳐 ‘포수의 신(信)’ 시리즈를 연재했다.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조범현·김동수·박경완·진갑용·강민호·양의지)들을 차례로 만나 얘기를 나눴다. 포수가 공 배합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들이는지, 투수와 끈끈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갖는지, 어떤 고충이 있고 무엇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는지 두루 전할 수 있었다. 레전드 포수들 사이에도 투수를 리드하는 최우선 가치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긴밀한 소통과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포수, 선·후배 관계를 떠나 포수가 주도해 이끄는 호흡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수 등. 물론 정답은 없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건 의외로 포구의 중요성이었다. 포수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 포일(투수가 던진 공을 빠뜨리는 것)이라도 범하면 쏟아지는 질타를 받을 만큼 쉽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게 포구다. 포수들은 공을 ‘잘’ 받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미트 움직임으로 심판을 현혹하는 프레이밍(catcher framing)이나 도루 저지를 위한 빠른 송구 동작도 일단 공을 정확히 잡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투심 패스트볼(투심) 컷 패스트볼(커터) 등 무브먼트가 있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지면서, 포수의 고충은 더 늘었다고 한다. 강민호도 “3시즌(2010~2012) 동안 배터리를 이뤘던 라이언 사도스키의 투심 패스트볼은 잡을 때마다 (미트를 착용한) 왼손이 아팠다. 나중엔 엄지 보호대를 낄 정도였다”라고 돌아봤다. 이번 릴레이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기도 했다. 사도스키의 투심 구속은 140㎞/h 중반이었다. 더 안정감 있는 포구를 위해 체형을 바꾸는 노력까지 하는 게 포수였다.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은 코치 시절, 소속 포수들이 하반신 근력과 유연성을 모두 키울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 ‘지옥훈련’을 견딘 게 박경완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였다. 박 코치도 후배 포수들의 유연성 강화를 위해 혹독하게 이끌었다. 지도를 받은 김민식(SSG 랜더스)이 “매일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것 같았다”라고 돌아볼 정도였다. 포구는 포수에게 희열을 안기기도 한다. 빼어난 투수의 묵직한 공을 받았을 때 손끝에서 전해지는 짜릿한 느낌이 포수를 신나게 만든다는 얘기다. 김동수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소속팀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았지만, 한·일 슈퍼게임(1990년대 초반 열린 한·일 프로야구 올스타 정기전)에 나가면 리그 대표 투수들의 공을 받는 것만으로 행복했다”라고 전했다. 강민호도 “국가대표팀에서는 불펜에서 공을 받을 때도 즐거웠다. 특히 다른 소속팀 투수들은 ‘이런 공을 던지니까 내가 (타석에서) 못 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며 웃어보였다. 레전드 포수들에게 배터리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투수를 전제로 “꼭 받아 보고 싶은 공”을 꼽아달라고 했다. 단연 ‘국보투수’로 불리는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는 “내가 막 프로 무대에 들어왔을 땐 (선동열) 감독님이 일본 리그에서 뛰고 계셨다. ‘투수’ 선동열이 던지는 공은 못 받아봤다”라고 아쉬움을 전하며 “감독님 주 무기였던 슬라이더를 꼭 직접 받아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강민호도 선동열 전 감독을 꼽았다. 그는 “과거 영상을 보면,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밑에서 위로 올라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공이 글러브로 빨려 들어올 때 기분은 받아보지 않은 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양의지도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선동열 감독님이 던지는 모습을 보며 야구 선수 꿈을 키웠다. 한 번 꼭 받아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1995년 열린 한·일 슈퍼게임에서 선동열 전 감독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박경완 코치는 “으레 하는 말 같지만, 내가 받아본 공 중 미트에서 전해지는 전율이 가장 강했던 게 선동열 감독님 직구였다. 돌덩이가 꽂히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고. 김동수 위원은 ‘무쇠팔’ 고(故)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투수 코치를 언급했다. 신인 시절이었던 1990년,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최 전 코치에게 홈런을 때려낸 기억을 돌아본 그는 "프로 입문 전부터 좋아했던 최동원 선배님의 전성기 직구와 커브를 받아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은 자신이 공을 받아 보지 않은 투수와의 공을 갈망하지 않았다. 대신 중·고교 시절 가장 좋아했던 '1년 선배' 원민구 전 협성경복중학교 야구부 감독을 떠올렸다. 삼성 에이스 원태인의 아버지로 더 잘 알려진 야구인이다. 조범현 전 감독은 "그 시절에 스스로 연구해서 커터를 던졌던 선배다. 본인은 슬라이더라고 하는데 정말 살짝 휘어들어갔다. 무엇보다 그토록 자신감이 넘치는 투수가 없었다. 포수로서 그런 느낌을 받은 투수는 이후 없었다. 내가 존경하던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수는 육체노동자다. 4㎏에 가까운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 시간 내내 쪼그려 앉아 있는다. 공 배합을 두고 감독의 질타, 투수의 불신을 받기도 한다. 심판과 가장 가까이 있다 보니, 부정확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에도 좀처럼 목소리는 내지 못하는 게 포수다. 심지어 기본 임무인 포구마저 어렵다. 그러면서도 투수의 성장에 기뻐하고, 정답이 없다는 공 배합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무겁고 묵직한 공을 받고 희열을 느낀다. 인터뷰를 나눈 6명 모두 "포수가 된 걸 후회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DNA를 가진 이들. 이런 아이러니가 주는 매력이 포수 탐구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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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km 듀오'의 무한도전 "내 공에 어떻게 반응할까? 덤벼보고 싶다"

LG 트윈스 고우석(25)과 정우영(24)은 2019년부터 KBO리그 최고 '불펜 듀오'를 형성하고 있다. 고우석은 입단 3년 차였던 2019년 마무리 투수로 보직 전환했다. 이때 정우영은 프로에 갓 입단한 신인이었다.20대 초반 젊은 투수 두 명이 이렇게 몇 년 동안 셋업맨-마무리를 나눠 맡은 적이 KBO리그 역사상 거의 없다. 고우석은 2019년 이후 최근 4년간 리그 최다인 124세이브를 올렸다. 이 기록을 갖고 있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93세이브)을 크게 앞질렀다. 정우영도 같은 기간 KT 위즈 주권과 함께 리그 최다 홀드 공동 1위(98개)에 올라 있다. 2019년 LG 소속으로는 이병규 이후 22년 만의 신인상을 받은 그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지난해 고우석과 정우영은 생애 첫 세이브(42개)왕 홀드왕(35개)에 차지했다. 나란히 최고 시속 155㎞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두 투수 덕분에 LG는 최근 2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고우석과 정우영은 내구성도 뛰어나다. 고우석은 "어느 순간 우리보고 철강왕, 무쇠팔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건강함의 대명사'가 되어 있더라. 앞으로도 계속 아프지 않고 잘 던져서 고무팔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서로를 향한 믿음이 큰 거 같다. 정우영(정)="좋은 마무리가 있어서 8회까지만 막으면 된다. 주자를 남겨놓고 내려와도 (우석이 형이) 막아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고우석(고)="좋은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는다. 한 명이라도 불안하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우영이 덕분에 우리 팀 불펜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서로에게서 뺏어오고 싶은 점이 있나. 고="우영이의 신체 조건(1m93㎝, 고우석 1m78㎝)이 정말 부럽다. 내가 정통파 투수여도 키가 작아서 (사이드암) 우영이의 릴리스 포인트와 별로 차이 나지 않을 것이다(둘 다 웃음). 우영이가 입단 초기에는 호리호리한 몸매였는데 이제는 탄탄해졌다. 노력을 통해 단기간에 체형을 바꿨다."정="우석이 형의 힘 쓰는 법이 부럽다. 나는 온몸을 비틀어서 힘을 쓰는데, 우석이 형은 순간적으로 파워를 이용한다. 그 투구 동작을 배우고 싶다." 인터뷰 중 LG 선수단 얘기가 나오자 고우석은 "넌 어떻게 그런 걸 다 아냐?"고 물었다. 정우영이 "정보가 많은 편입니다"라고 답했다. 고우석은 "난 주변 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궁금한 게 있으면 우영이한테 다 물어본다. 우영이는 얘기해 주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고 했다. -두 선수 모두 해외 진출 목표가 있지 않나. 고=단순히 '(해외에 가도) 통하겠지?'라고 여길 뿐이다. (올 시즌 후 해외 진출은) 현실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 구단의 허락도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그럴만한 기량을 갖췄느냐에 달려 있다. 해외 진출은 모든 선수가 갖는 꿈이다. 마치 해외 진출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느낌이다. 국내에서도 1이닝도 막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MLB)서 던지는 모습은 상상이 안 되지 않나."정="주변에서 많이 추천한다. 어느 순간 '어? 내가 메이저리그에?' 이런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꿈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더 잘해서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다."고="주위에서 꿈을 심어주는 게 좋다. 나한테는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웃음). 나 혼자 초등학교 때부터 막연히 (미국 진출) 꿈을 갖기 시작했다."정="스카우트가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해외 팀과 계약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맞다. (해외 구단의 관심이) 전혀 없는 것 같진 않은데, 그렇다고 아직 적극적이진 않다."정="확실한 건 MLB에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또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형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스카우트들이 KBO리그를) 보다가 다른 선수들도 관찰하고, 그러다 보니 우리에게도 관심을 두는 거라 생각한다." 지난달 초 LG의 신년 하례식, 팀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선 정우영은 "(고)우석이 형이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일본전에서 야마다 데스토에게 싹쓸이 결승 2루타를 맞는 것을 보고, 내가 던졌으면 유격수 땅볼로 잡았을 텐데"라고 말한 바 있다. 고우석은 이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고="우영이의 인터뷰를 기사로 접했다. 예전에도 '내가 망쳤어'라고 말했다." 정="일본 타자 분석을 위해 얼마 전 그 장면을 유튜브로 다시 봤다. 우석이 형은 몸쪽으로 잘 던졌다. 타자(야마다)가 기가 막히게 몸을 빼서 잘 치더라. 타구가 조금만 빗맞아도 3루 땅볼이나 유격수 땅볼이 나올 것 같더라."고="아니다. 구종 선택이 잘못됐다. 당시 '슬라이더를 한 번 던지면 어떨까'하고 망설였다. 직구를 던졌는데 실패였다."정="그 전에 폭투도 나왔고 볼넷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투수는 여유가 없다. 타자는 당연히 직구를 노리고."고="실력 부족이다. 내 선택에 확신이 부족했다. 그냥 들이댈 자신감만 있었다. 그때 경험으로 내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 생각하게 됐다." 2019 프리미어12, 도쿄 올림픽 등에 다녀온 고우석과 달리 정우영은 이번에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고우석은 "나도, 우영이도 더 성장했다. 이번 WBC를 통해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WBC가 해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가 될 거 같다.정="나는 아직 (해외 진출까지) 멀었다. 그저 상대 타자들이 내 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하다."고="큰 의미가 없다. 우리도, 상대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표본이 될 만큼 경기 수가 많지 않다. 내가 잘 던진다고 '해외 무대에 나가면 통하겠다'고 여겨서도 안 되고, 부진하다고 좌절할 것도 아니라고 본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어도 뛰어난 클래스를 갖춘 선수들이니까 덤벼보고 싶다. 내 무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다."-2022년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고="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정="지난 시즌을 통해 우승이 정말 힘들다고 느꼈다. 솔직히 정규시즌 1위 아니면 답이 없는 것 같다. 오죽하면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처럼 1·2위가 같이 유리하도록 제도가 바뀌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니면 디비전시리즈부터 거쳐야 하는 MLB처럼 바뀌던가."고="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제도가 바뀌는 첫해 우리가 1등 하면 괜히 안 좋을 수 있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형들(유강남, 채은성)이 많아서 우승 열망이 진짜 컸다. 우리가 지금 이런 고난을 겪는 것은 '우승으로 가기 위한 길'이라고 여긴다." 정="형은 항상 행복 회로를 돌린다."고="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해." 정="저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지난해 87승을 기록하고도 (우승에) 실패했으니 '더 이상 뭘 어떻게 더 잘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LG 왕조를 세워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 선수 실력은 계속 오르는데 우승을 놓치니까 욕심을 내려놓게 됐다. 우리가 계속 강해진다면 어느 순간 이루어지지 않을까. 포스트시즌 얘기를 하니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처럼 파노라마가 지나간다."-올 시즌 목표는. 고="건강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 단순히 부상이 없는 시즌이 아닌 좋은 컨디션으로 보내고 싶다는 의미다. 또 우승을 목표로 던지겠다."정="아프지 않은 게 최우선이다. 국제대회서 민폐 끼치지 않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싶다."고="어느 순간 우리보고 철강왕, 무쇠팔이라고 표현해주시더라. 앞으로도 건강하게 던져 고무팔로 불리고 싶다."이형석 기자 2023.02.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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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죽어도 자이언츠’ 왜 구도부산(球都釜山)인가

대한민국 수도가 서울이라면 구도(球都, 야구의 수도라는 의미)는 부산이다. 왜 대한민국 구도가 부산인가, ‘구도’라는 말은 어떻게 생겨났는가를 설명하자면 아마 영화 한 편이 나올 것이다. ‘죽어도 자이언츠’가 바로 그런 영화다. 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는 한국 프로야구 출범과 그 궤를 함께해 온 롯데 자이언츠의 40년 역사를 부산의 근현대사에 투영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30여년 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 한 프로야구팀을 목 놓아 응원하는 팬들과 영광과 상처를 모두 간직한 전·현직 야구선수들이 등장, 롯데 자이언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다큐멘터리지만 영화는 마치 블랙코미디처럼 시작한다. 딱 두 가지, 공격과 수비만 못하는 팀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팬들의 애증과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40여년 간 쌓아온 불명예스러운 기록들, 전준우 선수의 ‘월드스타 퍼포먼스’처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짤들이 쏟아지며 갈매기(롯데 자이언츠 팬을 일컫는 말)들을 배꼽 빠지게 한다. 비록 지난 30년간 단 한 차례의 우승도 없었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여전히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구단이다. 한화 이글스의 팬들이 ‘인내’로 상징된다면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불’과 같다. 질 걸 알면서도 매번 사직야구장에 가고, 여지없이 지면 불같이 화를 낸다. 이런 뜨거운 응원 문화가 영화 ‘해운대’(2009)를 비롯해 곳곳에서 풍자적인 요소로 사용되기도 했을 정도다. ‘죽어도 자이언츠’는 이렇게 부산이 야구와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뜨거움을 갖게 된 이유를 역사를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지리적 특성상 야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부산의 사정부터 사직야구장의 준공 비화와 롯데 자이언츠 전신 격인 실업팀의 탄생 과정 등이 107분의 러닝타임 안에 꼼꼼하게 녹아들어 있다. 여기에 프로야구에 전설로 남은 선수이자 롯데 자이언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무쇠팔’ 고(故) 최동원 선수를 비롯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선수 등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활약상과 인간적인 면모가 곳곳에 등장, 야구팬들의 마음을 흔든다. 전준우, 김원중, 박세웅 등 2022년 롯데 자이언츠의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의 진심 역시 ‘죽어도 자이언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단 한 번도 구단 명칭이 바뀌지 않은 구단. 그 뚝심의 역사가 ‘죽어도 자이언츠’에서 펼쳐진다. 한국 프로야구에 관심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에겐 프로야구의 역사를 훑는 재미를,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에겐 다시 한번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안길 전망이다. 오는 27일 개봉. 12세 관람가. 107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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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1984년 '져주기 논란', 삼성 저주의 시작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방수원, 최초 노히트노런 1983년 5월 5일 어린이날. 해태 방수원이 삼미와 홈 경기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노히트노런(9이닝 6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승리 없이 2패만 당했던 그는 7회 금강옥, 8회 우경하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2루수 차영화와 좌익수 김종모가 몸을 날려 안타를 막아냈다. ②김용희, 두 번째 '미스터 올스타' 1982년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롯데 김용희는 1984년에도 '별 중의 별'로 빛났다. 3차전까지 치러졌던 당시 올스타전에서 11타수 5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 동군의 2승(1패)을 이끌었다. 2년 전 '맵시' 자동차를 받았던 김용희는 1984년에는 '로열 XQ'를 받았다. ③삼성의 전기리그 우승 1983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OB의 1982년 우승을 이끈 김영덕 감독을 영입했다. 또 일본에서 2년(1977~1978) 연속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재일교포 왼손 투수 김일융까지 데려와 우승을 노렸다. 김시진·김일융 원투 펀치, 장효조·이만수가 이끄는 타선을 앞세운 삼성은 전기리그에서 우승(32승 18패)하며 한국시리즈(KS) 티켓을 거머쥐었다. 축승회에는 이건희 당시 삼성 야구단 구단주도 참석했다. ④삼성, 져주기 논란 후기리그 우승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삼성은 9월 22~23일 롯데전에서 '져주기 논란'을 자초했다. OB에 1경기 차로 앞서 있었던 롯데가 삼성과의 2연전을 모두 잡으면 후기리그 우승이 가능했다. 전기리그 우승으로 KS에 선착한 삼성은 껄끄러운 상대인 OB를 피하기 위해 비주전급 선수를 내는 등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결국 롯데가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하더니 삼성과의 KS에서도 승리했다. 이후 삼성은 2002년 KS 전까지 저주에 걸린 듯 우승하지 못했다. ⑤최초의 타격 3관왕 이만수 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 이만수는 1984년 타율 0.340 23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초로 타율·홈런·타점 부문 타이틀을 모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를 맡으면서 해낸 기록이기에 의미가 더 컸다. 이후 21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타격 3관왕은 22년 뒤인 2006년 이대호(롯데)가 명맥을 이었다. ⑥유두열, KS 7차전 역전 홈런 1984년 KS는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남았다. 최종 7차전 8회가 돼서야 승부가 갈렸다. 롯데가 3-4로 지고 있던 1사 1·3루에 나선 유두열이 앞서 KS 3승을 거둔 삼성 에이스 김일융으로부터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롯데는 6-4로 승리,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유두열은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⑦전설을 쓴 '무쇠팔' 최동원 1984년의 주인공은 단연 최동원(롯데)이었다. 정규시즌 51경기에 등판, 28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후반기 롯데가 거둔 29승 중 23승을 책임졌다. 시즌 성적은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 223탈삼진. 최동원의 어깨는 KS에서 더 뜨거웠다. 1차전에서 KS 최초로 완봉승을 거둔 그는 3차전에서는 KS 한 경기 최다 탈삼진(12개)을 기록하며 또 승리 투수가 됐다. 5차전에서는 완투패(9이닝 3실점)를 당했지만, 6차전에 구원 등판해 롯데의 6-1 승리를 이끌며 시리즈 3번째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7차전에서도 4실점 완투승, KS 최초의 '4승 투수'에 올랐다. 최동원은 그해 정규시즌 MVP에도 뽑혔다. ⑧윤석환, 만장일치 신인왕 OB 투수 윤석환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다. 57경기 146이닝을 소화한 그는 12승(10구원승) 8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35세이브포인트(세이브+구원승)를 올리며 구원왕에 오르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사진=IS 포토, 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09.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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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없었다, 프로야구 4대 천왕

'국보 투수' 선동열(59), '무쇠팔' 故 최동원, '바람의 아들' 이종범(52) 그리고 '국민 타자' 이승엽(46). 야구인과 야구팬이 직접 선정한 프로야구 4대 천왕 결과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올스타전에서 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네 명을 공개했다. 전문가(156명)와 야구팬(109만2432명)의 투표 결과를 각 80%와 20% 비율로 반영한 결과, 선동열이 총점 91.05점을 받아 프로야구 40년 역사 '최고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영원한 라이벌' 최동원은 89.99점으로 2위, 이종범이 87.31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승엽은 86.55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야구계에는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있다. 세 선수를 모두 지도한 김응용 감독이 남긴 평가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설은 최동원'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선동열은 그야말로 최고의 투수였다. 데뷔 2년 차였던 1986시즌, 24승(6패) 평균자책점 0.99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며 페넌트레이스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통산 8번이나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정규시즌 MVP도 3번이나 차지했다. 이승엽은 2003시즌, 56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최다 홈런왕(5회)과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도 갖고 있다. 이종범은 공격·수비·주루 모두 뛰어났다. 1994시즌엔 타율 0.393 84도루를 기록하며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시리즈(KS) MVP만 2회 거머쥐며 해태 왕조의 전성기 연장을 이끈 주역이다. 최동원은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로 보여준 투혼은 아직도 회자된다. 정규시즌엔 51경기에 등판, 무려 28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27승(13패) 6세이브 223탈삼진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KS에서는 5경기에 등판, 홀로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전무후무한 기록. 그는 2011년 대장암 투병 끝에 하늘의 별이 됐다. 그를 가슴에 새긴 야구팬은 더 많아졌다. '라이벌' 선동열은 "최동원 선배는 나에게 우상 같은 존재였다. 특히 그 연투 능력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최동원은 전문가 투표에서 전원에게 득표, 155표를 얻은 선동열보다 1표 더 받았다. 개인 통산 기록이나 수상 이력, 우승 경험은 선동열이 앞선다. 그러나 전문가 중 딱 1명은 최동원이 남긴 기록 이상의 가치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범과 이승엽은 팬 투표 결과로 순위가 갈렸다. 전문가 점수에선 나란히 76.41점(149표)을 얻었지만, 팬 투표에서 59만 5149표(10점 90점)를 얻은 이종범이 55만 3741표(10.14점)를 얻은 이승엽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공·수 기여도가 높았던 이종범이 팬심(心)을 사로잡았다. 아들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리그 최고 타자로 발돋움하며 이종범의 선수 시절을 향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과 이승엽, 이종범은 레전드(LEGENDS)라는 문구와 현역 시절 등 번호가 가슴에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전을 찾은 만원 관중 앞에 섰다. 최동원의 자리를 대신한 아들 기호씨는 "아버지를 기억해주고 추억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겨 박수를 받았다. 이들의 시구 퍼포먼스도 특별했다. 각 구단 대표 팬이 홈구장에서 시구하는 모습이 전광판을 통해 릴레이로 상영됐고, 그래픽으로 구현된 최동원의 투구 모습이 영상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후 잠실구장 마운드에 선 선동열이 마치 그 공을 받은 듯한 포즈를 취한 뒤 시구에 나섰다. 유격수 자리에 나선 이종범이 포수 김태군에게 공을 받은 뒤 1루를 지키던 이승엽에게 송구하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이번 올스타전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잇는 자리였다. 이대호(롯데), 박병호(KT 위즈) 등 현역 최고 스타들이 레전드 4인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했다. 올스타전 본 경기에선 황대인(KIA 타이거즈), 정은원(한화 이글스) 등 젊은 선수들이 스타성을 뽐냈다. 이정후는 미국 무대 진출 의지를 드러내며, 아버지 이종범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선동열은 KBO리그 양현종(KIA)부터 안우진(키움)까지 KBO리그 대표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투수들을 칭찬하고 격려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덕분에 올해 올스타전이 더욱 품격을 갖출 수 있었다. 안희수 기자 2022.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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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올스타] KBO 40주년 올스타 TOP4 발표...선동열, 별 중의 별로 선정

KBO리그의 역사를 대표하는 40주년 올스타 최고의 4인이 발표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16일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TOP 4,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을 올스타전 경기 전 공식행사를 통해 발표했다.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해 선정한 40인의 레전드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명의 레전드는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최동원(롯데 자이언츠), 이종범(KIA 타이거즈),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다(이상 득표 순).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한 선동열은 현역시절 ‘무등산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졌던 명실상부한 국보급 투수다. 1985시즌 해태에서 데뷔한 이래, 1996시즌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해태에서만 11시즌을 보내면서 해태 왕조 건설의 선봉에 섰다. 이 기간 동안 해태는 여섯번(86~89, 91, 93)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커리어 막판 마무리 투수로 전향하면서 100승과 100세이브를 돌파했고, KBO 리그에서 1,000이닝 이상을 투구한 투수를 기준으로 통산 평균자책점(1.20), 완봉(29), WHIP(0.80)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동열은 전문가 투표 156표 중에서 155표(79.49점), 팬 투표 1,092,432표 중 631,489표(11.56점)를 받아 총점 91.05로 1위의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선동열은 2011년 선정한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10에도 선정된 바 있다. 최다 득표 2위에 오른 최동원은 ‘무쇠팔’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팬들에게는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으로 각인된다. 별명에 걸맞게 통산 완투 2위(81개), 최다 연속 시즌 200이닝 이상 투구 공동 1위(5시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선동열에 이어 2위(2.46), 통산 WHIP는 3위(1.15)에 올라있다.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던 1984시즌이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해당 시즌에 기록한 27승은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승리 2위, 223탈삼진은 최다 탈삼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시즌 최동원은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최동원은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전원(80.00점)에게 표를 얻었으며 팬 투표에서 545,431표(9.99점)를 확보, 총점 89.99를 얻었다. ‘야구천재’ 이종범은 별명에 걸맞게 공수주에서 빠지는 것 없는 하나 없는 만능 플레이어였다. 명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90년대 4번의 골든글러브(93, 94, 96, 97) 타이틀을 차지했고 일본에서 복귀해서는 외야수로 활약하며 두 차례(02, 03)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1994년이 이종범의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시즌 막판까지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오가며 원년 백인천 이후 첫 4할 타자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93으로 역대 단일 시즌 최고 타율 2위에 해당하는 기록. KBO 리그 최초의 200안타 달성도 노렸으나 196안타로 시즌을 마감했고 이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통산 도루 2위(510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4시즌 기록한 84도루는 현재도 깨지지 않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종범은 전문가 투표에서 149표(76.41점), 팬 투표에서 595,140표(10.90점)를 얻어 총점 87.31로 최다 득표 3위에 자리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 홈런 타자’로, KBO 리그의 대부분의 홈런 관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 – 03년)를 비롯해 최연소 100홈런(22세 8개월 17일), 최연소·최소경기 200홈런(24세 10개월 3일, 816경기),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다양한 홈런 관련 기록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이승엽은 통산 타점, 득점, 루타, 장타율, OPS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고 골든글러브를 10회(97~03, 12, 14, 15), 정규시즌 MVP를 5회(97,99, 01~03) 각각 수상해 이 부문 최다 수상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승엽은 전문가 투표에서 149표(76.41점), 팬 투표에서 553,741표(10.14점)을 획득, 총점 86.55를 얻어 이종범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4위에 올랐다. 한편 이 날 KBO 허구연 총재는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KBO는 후반기 동안 남은 레전드 36명의 명단을 순차적으로 발표해 나갈 예정이다. 40명 레전드와 관련된 특별한 스토리는 KBO의 공식 발표에 맞춰 네이버 스포츠의 KBO 40주년 특집 페이지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edaily.co.kr 2022.07.1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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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⑫] '송골매' 송진우

이변은 없었다. '송골매' 송진우(56)가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선발 투수로 선정됐다. 송진우는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일간스포츠 투표에서 22표(야구인 1명이 선발 투수 5명씩 투표)를 받았다. 선발 투수 중에선 '국보' 선동열(40표·만장일치) '무쇠팔' 최동원(37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표)에 이어 네 번째 최다 득표자였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고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세광고를 거쳐 동국대를 졸업한 송진우는 1988년 실업야구팀 세일통상에 입단했다. 그해 열린 서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프로행을 1년 미뤘다. 당시 올림픽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들이 뛸 수 있었다. 그는 1989년 고향팀 한화 이글스 전신 빙그레에 입단,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동국대 감독 시절 송진우를 스카우트한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과거 "한마디로 센스가 있는 투수였다"고 회상했다.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송진우는 1989년 4월 12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이닝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전 완봉승은 1983년 장호연(당시 OB 베어스) 1985년 박동수(당시 롯데)에 이어 역대 세 번째였다. 그해 8월 OB전에선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첫 시즌 성적은 9승 10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81. 탈삼진(97개)과 세이브,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리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송진우는 1992년 리그를 평정했다. 48경기에 등판해 사상 첫 다승(19승)과 세이브(17세이브) 1위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데뷔 4년 차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꾸준함을 이어가던 그는 1997년 9월 리그 첫 '왼손 투수 100승'이라는 훈장을 달았다. 1999년에는 구대성, 정민철과 함께 한화의 황금 트로이카를 구축, 첫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맛봤다. KS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송진우는 7과 3분의 1이닝 3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1차전에 승리했던 한화는 시리즈 분수령이던 2차전까지 승리, 최종 4승 1패로 창단 14년 만에 첫 우승을 이뤘다. 송진우의 기록 도장 깨기는 끝이 없었다. 2000년 5월 18일 무등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32세 3개월 2일의 나이로 리그 역대 10번째 노히트노런을 해냈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리그 최고령 노히트노런 기록이 그의 몫이다. 2002년에는 무려 220이닝을 소화하며 데뷔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서른여섯 살이었다. 잠시 부진해 "송진우의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던 시기도 있었지만 화려하게 재기했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았던 송진우는 2003년 170승, 2004년 180승, 2005년 190승까지 전인미답의 고지를 하나씩 정복해나갔다. 그리고 2006년 8월 29일 KIA전에서 대망의 200승을 달성했다. 프로 데뷔 18시즌, 580경기 만에 따낸 값진 훈장이었다. 프로 마지막 시즌이던 2009년에는 전무후무한 3000이닝까지 돌파, '200승-100세이브-2000탈삼진-3000이닝'이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완성했다. 한화는 그의 등 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처리했다. 송진우는 선수 권익 보호와 권리 행사에도 앞장섰다. 2000년에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창립을 주도, 초대 회장을 맡아 '회장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구단의 반대가 강했던 만큼 모두가 꺼리는 자리였지만 선뜻 맡아 목소리를 냈다. 2009년 1월에는 양준혁, 전준호 등과 의기투합해 성구회(星球會)를 결성, 초대 회장에 올랐다. 성구회는 통산 200승, 2000안타, 300세이브를 기록한 대선수만 가입할 수 있는 모임이다. 은퇴 후 코치와 해설위원을 거쳤고 독립야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감독을 맡기도 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송진우 선배는 KBO리그 역대 최다승 투수다. (40주년 올스타를 선정할 때)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서용빈 KT 위즈 2군 감독은 "송진우 선배는 제구력과 경기 운영, 견제와 수비, 변화구 구사 능력 모두 뛰어났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류현진과 송진우 선배는 한국 최고의 왼손 투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송진우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롱런했다. 데뷔 초창기에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는 전천후로 뛰었다. 선수 생활 말미에는 중간 계투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경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송진우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았던 선수다. 만약 선발로만 뛰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거다. 마당발처럼 뛰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최태원 삼성 코치는 "처음에는 직구와 슬라이더 비중이 큰 구속형 투수였지만 나중에 완급 조절 통해 전성기 구위를 보여줬다"고 돌아봤다.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송진우가 남긴 통산 최다승 기록은 정말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프로야구 역사에 남긴 발자취는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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