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용서 기다리는 최희섭…SUN, ‘미워도 다시 한 번?’
KIA 최희섭(33)은 오직 용서만 기다리고 있다. 용서를 받는 즉시 1군에 합류하기 위해 착실하게 몸을 만드는 중이다.전남 완도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 최희섭은 '캠프 우등생'으로 꼽힌다. 특히 타격 훈련 성과가 상당히 좋다. 해외전지훈련에 비하면 춥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는 프리배팅을 비롯한 모든 타격훈련을 100% 소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완도를 다녀온 KIA 관계자는 "코치들이 최희섭의 타격을 보고 '당장 경기에 나가도 되겠다'고 응원한다. 2009년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라고 한다"고 전했다. 최희섭은 "컨디션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훨씬 좋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최희섭은 지난달 8일 팀의 올해 첫 훈련에서 선동열 KIA 감독에게 인사만 건네고 사라졌다. 체중이 120㎏를 훌쩍 넘어 관리가 되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백배사죄'를 하고 돌아오기까지 열흘 동안 그는 '무단이탈자'였다.팀에 복귀했을 때만 해도 "저 몸으로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최희섭은 한 달여 동안 알차게 몸을 만들었다. 현재 체중을 120㎏ 이하로 줄였고, 근육도 단단해졌다. KIA 관계자는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아주 열심히 했다. 아마 최희섭이 국내에 복귀한 2007년 후 가장 힘들게 운동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진인사대천명. 최희섭은 할 일을 다하고 용서만 기다리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지난 23일 "최희섭을 용서하는 건 동료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용서해야 나도 용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섭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던 선 감독의 강경자세가 꽤 누그러진 셈이다.최희섭이 지난 17일 선 감독의 지시로 재활군을 떠나 완도 2군 캠프에 합류한 것부터 감독의 마음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증거였다. 오키나와 캠프 합류를 허락하진 않았지만 선 감독이 최희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KIA의 오키나와 전훈은 3월13일에 끝나기 때문에 최희섭이 합류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최희섭이 계속해서 좋은 훈련성과를 낸다면 3월17일 시작하는 시범경기에 뛸 가능성이 있다. 꼭 그때가 아니더라도 4월7일 정규시즌 개막 이전엔 준비기간을 줄 확률이 크다.최희섭을 대신해 김상현과 이현곤이 평가전에서 1루수 미트를 번갈아가며 끼고 있다. 안치홍·이범호·나지완·김상현 등 중심타자 후보들의 컨디션도 좋다. 그러나 최희섭은 KIA 타자 중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왼손 거포'다. 선 감독과 동료들이 '미워도 다시 한 번' 최희섭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2.02.24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