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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②]글로벌 모델 김성희 "명품 브랜드, K뷰티·모델 관심 시작"
'최초'.모델 김성희(32)의 이름 앞에는 유독 이 단어가 자주 따라붙는다. 프라다·미우미우·조르지오 아르마니까지 명품 뷰티 브랜드가 선택한 아시아 또는 한국인 첫 글로벌 캠페인 '뮤즈'로 발탁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묘한 매력이 있는 마스크와 매력적인 이목구비 그리고 4대 도시 런웨이에서 인정받은 몸매를 가진 그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스타가 아니다. 20대에 해외 패션쇼에 도전했고 가장 아래부터 톱 수준인 현재 자리까지 착실하게 걸어왔다.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빅마켓'인 중국인과 일본인 모델을 찾을 때도 실력으로 승부를 걸었고, 마침내 정상까지 도달했다. 그는 현재의 성공을 자신만의 공으로만 돌리지 않았다. K뷰티와 한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김성희에 대한 그리고 한국인 모델에 대한 글로벌 브랜드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일간스포츠가 김성희를 만나 세계가 보는 한국 모델 그리고 K뷰티·패션의 인식 변화에 대해 들었다. ◇ 잘나가는 K뷰티·K패션 "명품 브랜드, 한국 모델 찾기 시작"- 그동안 섰던 패션쇼와 모델로 나선 브랜드는."4대 도시인 밀라노·뉴욕·파리·런던에서 6~7년 동안 50개가량 쇼에 나섰다. 랄프로렌·버버리·샤넬·크리스찬 디올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캠페인 모델이었던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경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기용된 모델이라고 들었다."- 기억에 남는 디자이너가 있나."크리스찬 디올의 전 수석 디자이너였던 라프 시몬스다. 그가 수석일 때 디올의 거의 모든 쇼에 나섰다. 지금은 캘빈클라인으로 이동해 조금 아쉽다.(웃음)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모델 캐스팅, 피팅 등 작업에 디자이너가 빠지거나 나중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시몬스는 전 과정에 참석해 하나하나 확인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한다.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얼굴로도 많이 등장했다."화장품 브랜드는 맥·슈에무라·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를 진행했다. 그 밖에 (글로벌 화장품 유통 체인인) 세포라도 맡았다. 세포라 홍보는 물론이고 자체 화장품과 헤어 제품을 광고했다."- 아르마니 뷰티 역시 한국인으로는 첫 글로벌 캠페인 모델이었는데."처음에는 아르마니 코리아와 함께 작업 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추천받아 본사의 글로벌 캠페인 모델로 발탁돼 파리에서 촬영했다. 이틀 동안 세 가지 립·파우더·파운데이션까지 제품군을 촬영했다. 립 제품인 '바이브'가 국내 이벤트 등을 하면서 대중적으로 집중도가 높았던 것 같다." -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인' 모델 김성희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을까."현장에서 작업할 때 '도화지 같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이미지가 고정돼 있지 않고 어떤 옷,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잘 어울린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나에게 유독 도전적인 헤어나 화장을 시도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았다. '도전하고 싶은 얼굴'이라는 말도 들었다.(웃음) 장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확실히 고정된 이미지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있었다.(웃음) 최근 한국에 대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이미지나 중요도가 달라진 점도 있다."- 그들이 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을까."이제 한국은 모든 브랜드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가 됐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과거에는 한국인보다 중국인 모델을 선호하거나 찾는 명품 브랜드가 있었다.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이라고 답하면 중국 모델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세계 패션과 뷰티 시장 내 중국의 입지와 위상이 컸고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닐까. 그런데 지금은 사뭇 다르다. 한류가 불면서 중국의 유행이 K뷰티나 패션에서 영향받는다는 걸 아는 것 같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있어야 대륙에서도 매출이 연결된다는 점을."- K뷰티 인기에 아르마니나 샤넬 등도 최근 한국 시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세계 각국을 다녔지만, 한국만큼 뷰티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나라가 없다. 한국 화장품은 피부 색조만 해도 비비크림·에어쿠션 등이 세분화돼 있고 기초도 각 기능성 제품별로 다양하다. 연령대, 피부 타입, 상태별로 선택이 가능하다. 외국에서 이 정도로 뷰티군에 열정이 있는 나라를 찾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제품 경쟁력도 있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파급력이 상당하다. 한국은 SNS가 활성화된 나라다. 유튜브를 통해 최신 코스메틱 트렌드나 화장법을 배울 수 있다. 최근 한류 배우나 스타들의 활약이 크게 늘면서 한국 시장 내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 나만의 뷰티 관리 '팁'… "양배추 즙과 보디로션" -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옛날에는 적게 먹어도 운동하면 살이 쪽쪽 빠졌다. 그런데 요즘엔 먹지 않고는 살을 못 빼겠더라. 건강하게 먹고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날마다 열심히 하고 있다. 양배추 즙을 하루 두 팩 이상 음료수처럼 마신다. 공복에 키위를 먹는데 이것도 좋더라."- 피부가 상당히 좋은데."20대 때는 스킨로션은 기본이고, 아이크림·데이크림까지 다 발랐다. 그런데 지금은 스킨 하나에 크림이면 족하다. 화장품은 여러 가지 많이 바른다고 좋은 것 같진 않다. 최대한 심플하게 바르되 듬뿍 바르자는 주의다. 나는 클렌징 오일이나 크림을 따로 쓰지 않고 일반 보디로션으로 화장을 지운다. 폼클렌징 대신 겔을 사용해 최대한 유해 물질이 얼굴에 많이 닿지 않도록 노력한다."- 현역에서 오래 활동하고 있다. 유행이 빠른 세계라 쉽지 않은 일이다."경쟁이 치열하고 이미지 소비가 빨라서 한 시즌, 3년 안에 사라지는 모델이 수두룩하다. 나는 6년 이상 했으니 오래 한 편이다. 지난해까지 4대 도시를 모두 다녔는데 올해부터는 국내 활동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K뷰티와 패션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국내시장의 인지도를 높이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향후 목표는."최대한 열어 두고 싶다. 쇼·광고·잡지에 한정되지 않고 예능이나 배우까지 모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지 않았나. 흥미롭게 보고 있다."- 꿈은."마음이 풍요롭고 행복한 사람. 조금 추상적인가. 치열하게 살다 보면 잊을 때가 있다. 물질적인 것을 떠나 한강에서 맥주 한 캔을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삶 말이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8.10.0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