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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교체 후 깜짝 반등..실력일까? 행운일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24년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맨유는 임시 감독으로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선임했다. 1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팀을 맡은 반 니스텔루이는 4경기를 치러 3승 1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맨유에서 감독대행직을 성공적으로 마친 반 니스텔루이는 레스터 시티의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는 레스터 시티 감독으로 첫 2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뒀다. 반 니스텔루이의 매직이 새 직장에서도 이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후 레스터 시티는 5연패에 빠지게 된다. 반 니스텔루이의 깜짝 성공은 왜 사라졌을까? 반 니스텔루이가 거둔 초반의 깜짝 성공을 잉글랜드 축구에서는 ‘새 감독 바운스(new manager bounce,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직후 팀이 급격히 향상되는 현상)’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장기간 부진하던 팀이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서 즉각적인 실적 상승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이유가 있다. 새 감독이 가져오는 열정, 새로운 관점과 전술이 이유일 수도 있다. 새 감독의 새로운 전술에 상대팀이 적응할 때까지 한동안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팀의 주전 선수들은 계속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새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다. 아울러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에게도 새 감독의 취임은 재기를 위한 좋은 동기부여다. 이런 상황에서 새 감독은 빠르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그럼에도 이러한 반등이 항상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반등 기간도 팀마다 다를 수 있다. 이에 ‘새 감독 바운스’는 진짜인지 아니면 가끔씩 증명되는 속설에 불과한지 논란의 중심에 설 때도 있다.2021년 11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과거 데이터를 통해 감독 교체가 즉각적인 성적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2017~18시즌 개막 이후 네 번의 시즌 동안 EPL에서는 총 26번의 감독 교체가 있었다. 이 중 4분의 3이 넘는 20건에서 새 감독이 부임한 첫 5경기에서 부임 전 시즌 팀 평균보다 ‘PPM(Points Per Match, 경기당 평균 승점)’이 더 높았다. 게다가 9건(35%)의 경우, 새로 부임한 감독이 이 전 감독의 PPM보다 두 배 이상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하지만 초반의 성공이 반드시 장기적인 성공으로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2017~18시즌 12월부터 스완시 시티의 감독이 된 카를로스 카르발랼은 첫 5경기에서 팀의 PPM을 0.7점에서 2점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결국 그 시즌에 스완지 시티는 강등됐다. 반면 데이비드 모에스는 2019년 12월 17위를 달리던 웨스트햄의 감독으로 부임해 초반 5경기의 PPM이 1에서 0.8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웨스트햄은 그 시즌에 16위로 리그를 마친 데 이어, 다음 시즌에는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리미어리그 리포트는 이러한 통계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 감독 바운스’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워릭대학교의 연구 결과하고도 일치한다. 워릭 비즈니스 스쿨의 수 브리지워터 교수는 1992~2008년까지 EPL의 감독 경질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짧은 허니문 기간 동안의 상승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렇다면 새 감독이 부임하면 결과가 반등했다가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야구에 ‘머니 볼(Money Ball)’이 있다면 축구에는 ‘사커노믹스(Soccernomics)’가 있다. 2016년 사커노믹스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사이먼 쿠퍼는 (브리지워터의 연구를 인용하며)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후의 짧은 허니문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보통 클럽은 경기당 PPM 1.3을 얻고, 일반적으로 PPM이 1점에 불과할 때 클럽은 감독을 경질합니다.” 다시 말해 사이클의 저점일 때 클럽이 감독을 경질한다는 말이다.통계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점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 저점 이후에는 클럽이 감독을 바꾸는 것과 상관없이 팀의 성적은 “평균으로 회귀(regress to the mean)”하게 된다. 즉 저점에서는 언제나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팀의 성적은 “정상으로 돌아온다(return to normal)”. 다시 말해 저점을 찍은 이유가 무엇이든 그 이후에는 거의 필연적으로 반등한다는 말이다.쿠퍼는 2015년 12월 첼시에서 경질된 주제 무리뉴를 예로 들었다. 무리뉴가 경질될 당시 첼시는 16위였다. 첼시의 임시 감독으로 부임한 거스 히딩크는 첫 12경기(리그, FA컵 등 모든 경기)에서 패하지 않았으나, 첼시의 리그 최종 성적은 10위에 그쳤다. 이에 쿠퍼는 첼시만큼 좋은 선수를 보유한 팀이 15위 아래로 떨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즉 무리뉴가 계속 지휘봉을 잡았어도 첼시는 어느 정도 성적을 회복했을 것이기 때문에, 히딩크는 구원자라기 보다는 수혜자에 가깝다는 것이다.다시 말해 첼시는 무리뉴를 고수하고 결과가 회복되기를 기다릴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프로축구처럼 막대한 돈이 움직이는 비즈니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비즈니스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욕망을 갖지 않는가?사커노믹스는 축구 감독의 역할이 과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축구는 농구, 미식축구 등과는 달리 감독이 게임을 중단시키고, 작전 지시를 할 수도 없다. 선수 교체에도 제한이 따른다. 따라서 감독의 전술은 물론 중요하지만, 축구 같은 연속적인 스포츠에서 경기를 이기게 만드는 것은 결국 선수들이다. 이에 감독 교체에 쓸 막대한 돈으로 좋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경기장 개선에 힘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5.0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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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맨시티 떠나 성적 못 내는 ‘스타 군단’ 잉글랜드 가나…“논의 배제 NO”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까.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그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15일(한국시간) 현지 다수 매체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논의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잉글랜드 대표팀은 지난 7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결별했다. FA가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손사래 쳤다. 8년 동행의 끝이었다.아직 잉글랜드 대표팀은 정식 사령탑을 구하지 못했다. 리 카슬리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FA는 여러 후보를 두고 고심 중이다. 그중 하나가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세계 최고의 사령탑인 만큼, 검증은 필요하지 않다. FA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제안과 비전을 제시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마침 2016년부터 맨시티를 이끈 과르디올라 감독은 내년 6월 계약이 만료된다. 맨시티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2024~25시즌이 끝난 뒤에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잉글랜드 대표팀이 과르디올라 감독을 후보로 올려둘 수 있는 이유다. 다만 그가 FA(자유 계약)로 풀린다 해도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잉글랜드를 포함해 국가대표 3개 팀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많은 선택지가 있으며 2012년 FC바르셀로나를 떠났을 때처럼 (맨시티와 계약이 만료된 뒤) 안식년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당시 1년 휴식한 뒤 2013년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쥐었다. 하지만 매체는 “소식통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와 1년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10년 동안 맨시티에 남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한다. 맨시티는 에티하드 스타디움(홈구장)에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기회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도자 생활 내내 클럽팀만 이끌었다. 다만 몇몇 인터뷰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낸 바 있다.만약 과르디올라 감독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으면 팀 컬러, 성적은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는 선수들의 화려한 이름값에 비해 늘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이 대부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 파악에 따로 힘을 쓰지 않아도 된다.김희웅 기자 2024.10.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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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우려 점점 커진다…주급 16억 제안에 ‘핵심’ 뺏길까 노심초사

맨체스터 시티가 주전 수문장인 에데르송을 빼앗길까 걱정하는 분위기다.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7일(한국시간) “맨시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핵심 선수 중 하나인 에데르송 잔류를 설득하고 있지만, 올여름 에티하드(맨시티 홈구장)를 떠나리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맨시티는 사우디 프로 리그 알 나스르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에데르송의 나이는 이제 막 정점에 오른 30세지만, 알 나스르가 제시할 조건이 워낙 좋은 탓에 이탈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도 적잖다.매체는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이메릭 라포르테를 보유하고 있는 알 나스르는 에데르송에게 주급 90만 파운드(16억원)를 제시할 것이다. 이는 에티하드에서 받는 연봉의 4배가 넘는 금액”이라고 짚었다. 맨시티는 당연히 팀의 No.1 골키퍼인 에데르송과 2024~25시즌도 함께하길 바란다. 하지만 맨시티가 새로운 계약을 제시해도 알 나스르의 제안에는 미치지 못 하리란 게 중론이다.에데르송과 맨시티의 계약은 2년 남았다. 매체는 맨시티가 에데르송의 이적료로 5000만 파운드(885억원)를 책정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적이 성사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큰 좌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2017년 7월 맨시티와 계약한 에데르송은 줄곧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회, FA컵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회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발기술이 뛰어난 에데르송은 과르디올라 감독 휘하에서 핵심으로 인정받았다. 만약 에데르송이 맨시티를 떠나면, 그의 뒤를 받치는 슈테판 오르테가가 주전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맨시티는 에데르송의 이탈을 메우기 위해 새 골키퍼를 품을 예정이다. 하지만 오르테가를 No.1으로 승격하고 새 골키퍼가 그를 뒤에서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독일 무대에서 기량을 증명한 오르테가는 지난 시즌 EPL에서도 빛나는 장면을 남겼다. 토트넘을 상대로 한 리그 경기, 손흥민과 일대일 찬스에서 맞서 슈팅을 막아내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김희웅 기자 2024.07.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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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1대1 막고 ‘떡상’…맨시티 GK, 극적 우승 이끌고 1년 재계약 “최고의 No.2”

손흥민(토트넘)의 슈팅을 막고 주가를 높인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가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을 연장했다.맨시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르테가와 계약을 1년 연장했다. 그는 2026년 여름까지 에티하드 스타디움(맨시티 홈구장)에 머물게 됐다”고 8일(한국시간) 발표했다.구단은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경기에 출전한 오르테가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원정 경기 1대1 상황에서 손흥민의 슈팅을 막는 등 맨시티의 4연패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조명했다. 실제 맨시티는 공식 SNS(소셜미디어)로도 오르테가와 연장 계약 소식을 알렸는데, 손흥민의 슈팅을 막는 장면을 포스터로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분명 이 장면이 오르테가가 맨시티 입단 후 가장 빛난 순간이었다. 지난달 열린 맨시티와 토트넘의 EPL 37라운드. 당시 맨시티는 아스널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만약 맨시티가 토트넘에 졌다면, 우승의 기쁨은 아스널이 누릴 공산이 컸다. 하필 맨시티는 유독 까다로운 상대인 토트넘을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는데, 오르테가가 손흥민과 1대1 상황에서 승리하며 가까스로 승리를 따냈다. 오르테가의 상대가 세계 최고의 피니시 능력을 지닌 손흥민이었기에 선방은 더욱 빛났다.2022년 7월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오르테가는 지금껏 정규적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피치를 밟을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선방 능력과 더불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에 필수 요소인 빼어난 발기술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맹활약은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오르테가는 “맨시티에 더 오래 머물게 돼 기쁘다. 맨시티는 선수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구단”이라며 “나는 매일 동기 부여를 받고 있으며 2년 전 이곳에 온 이후 골키퍼로서 발전하고 있다. 내 가족도 영국에 정말 잘 정착했다. 나도 이곳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이번 계약 체결로 다음 시즌과 기 이후를 위해 100%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치키 베히리스타인 맨시티 단장은 “이번 계약 연장은 맨시티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슈테판은 우리가 보유한 최고의 2번 골키퍼로서 안정성, 경험을 모두 갖춘 선수”라며 “그는 매우 숙련된 선수이며 이곳에 온 이후 우리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이제 여름을 즐기고 2024~25시즌을 위해 상쾌하게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No.2 골키퍼인 오르테가가 맨시티에서 1번 수문장으로 발돋움할지도 관심사다. 2017년 7월 에데르송을 영입한 맨시티는 줄곧 그에게 골문을 맡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에데르송이 이적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에데르송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이티하드의 파격적인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에데르송이 맨시티를 떠난다면, 오르테가가 충분히 1번 골키퍼로 승격할 가능성이 있다.김희웅 기자 2024.06.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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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대체자로 맨시티 특급 MF 원하지만…“뮌헨맨 주시” 이적료가 관건

레알 마드리드가 토니 크로스 대체자 찾기에 나섰다. 크로스가 레알 중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만큼, 여러 후보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영국 매체 90MIM은 “레알이 크로스의 대체자로 맨체스터 시티의 로드리를 원한다. 레알엔 꿈의 영입”이라고 25일(현지시간) 스페인 아스를 인용 보도했다. 크로스는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2023~24시즌을 끝으로 클럽 커리어를 마치고, 독일 대표팀 일원으로 내달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참가한 뒤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레알 입장에서는 2014년부터 10년간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한 크로스의 공백을 메우는 게 급선무다. 로드리는 적합한 대체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맨시티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인 만큼, 레알이 영입하긴 쉽지 않다. 90MIN은 “아직 3년 더 계약이 남은 로드리는 맨시티의 매각 불가 대싱이다. 레알 역시 올여름에 다른 타깃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로드리 영입이 불가능한 미션에 가까운 만큼, 레알은 대안으로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를 눈여겨보고 있다. 매체는 “레알의 관계자들은 키미히를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세의 키미히는 계약 1년을 남겨두고 있다”면서 “계약 만료가 가까워 오지만, 뮌헨은 6000만 유로(890억원) 이상의 이적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알은 이 금액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밝혔다”고 했다. 즉, 키미히가 올여름 레알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는 양 구단 간 이적료 협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물론 레알이 키미히를 품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약이 만료되는 2025년 여름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만약 키미히가 뮌헨과 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하고 레알로 이적한다면, 발생하는 이적료는 없다. 매체는 “뮌헨이 요구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레알은 키미히와 (계약 만료 때까지) 기다릴 준비가 돼 있다. 내년 여름에 계약이 만료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레알 홈구장)로 이적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웅 기자 2024.05.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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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당신이 이번에도 틀렸어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달 14일 벌어진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경기는 특히 아스널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2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노리는 아스널의 운명을 결정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무승부로 끝나거나 토트넘이 이길 경우 아스널은 리그 챔피언 등극에 바짝 다가설 수 있었다. 이에 아스널 팬들은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을 응원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맨시티에도 중요한 경기였다. 승리할 경우 맨시티는 4년 연속 EPL 챔피언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토트넘에는 ‘희망 고문’같은 경기였다. 설사 이기더라도 토트넘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되자 “라이벌 아스널의 우승을 막기 위해 차라리 맨시티에 지자”라는 여론이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형성되었다.토트넘 감독 엔지 포스테코글루는 이런 분위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진정한 토트넘 팬이라면 아스널의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클럽의 승리를 바랄 것이다”라고 그는 주장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는 “자신의 클럽이 지는 것을 원하는 팬을 절대 이해 못 한다"고 밝혔다.국내 언론은 ‘일부’ 토트넘 팬들이 맨시티전에서 지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토트넘 팬 중 지기를 바라는 이들은 과연 ‘일부’였을까? 이 경기를 앞두고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 팬들의 의향을 묻는 여론 조사가 활발히 전개됐다. ‘데일리 메일’의 조사에 의하면 52%의 토트넘 팬이 맨시티전의 패배를 원했다. 다만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531명에 불과했다. ‘스카이 스포츠’의 여론 조사는 54%의 토트넘 팬이 “아스널이 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오늘 밤 맨시티에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EPL 홈페이지도 조사에 빠지지 않았다. 이들은 단순히 승패를 물어보지 않았다. 대신 EPL은 토트넘 팬들에게 클럽의 유럽대항전 진출과 연결된 질문을 던졌다. 토트넘 팬들은 “클럽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고 아스널이 우승하는 것”과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나가고, 맨시티가 우승하는 것”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전자와 후자는 각각 55%와 45%의 지지를 얻었다. 이렇듯이 맨시티전에 패해도 괜찮다고 대답한 토트넘 팬은 ‘일부’가 아니다. 대략 절반 정도의 팬이 아스널의 리그 우승을 막기 위해 토트넘이 져도 괜찮다고 답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5년 전에도 토트넘 팬들은 같은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었다. 1998~99시즌 최종전은 1999년 5월 16일에 열렸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아스널을 승점 1 차이로 겨우 앞서고 있었다. 맨유의 최종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이 맨유와 무승부만 기록해도 아스널의 역전 우승과 리그 2연패가 가능했다.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토트넘의 스트라이커 레스 퍼디난드(맨유의 센터백 리오 퍼디난드의 사촌형)는 전반 24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퍼디난드는 기뻤다. 당시 리그 최강이었던 맨유를 상대로 올드 트래포드에서 골을 기록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정 경기까지 따라온 토트넘 팬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퍼디난드의 골을 축하해 주는 팬도 있었지만, 별로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그는 곧 깨달았다. 자신이 아스널 우승에 공헌할지도 모를 골을 기록했다는 것을! 퍼디난드에게는 다행으로, 맨유는 데이비드 베컴과 앤디 콜의 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같은 시간 아스널도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1-0 승을 기록했지만, 결국 우승은 맨유가 차지했다. 그 후 맨유는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2018~19시즌 토트넘과 아스널은 각각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당시 상당수의 아스널 팬은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아스널의 유로파리그 우승’과 ‘토트넘의 준우승, 아스널의 준우승’ 중에서 후자를 택했다. 아스널 출신으로 방송인이 된 폴 머슨과 리 딕슨은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이민하겠다고 밝힐 정도였다. 결과는 아스널 팬의 바람대로 북런던의 두 팀은 각각 준우승에 그쳤다.최근 토트넘 팬들이 맨시티전에서 패배를 바란다는 기사가 나가자,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영국 현지에서도 나왔다. 토트넘을 “스몰 클럽 멘털리티(mentality, 사고방식)”, “루저 멘털리티”, “뿌리 깊은 열등감(deep-rooted inferiority complex)” 등을 가진 클럽으로 격하시켰다. 그에 반해 “(현실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어려운데) 의미 없는 경기에서 승리해 라이벌 클럽의 우승을 도와주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입장이 바뀌면 아스널 팬들도 똑같이 반응한다”, “축구에서 라이벌이 갖는 의미를 모른다” 등으로 토트넘 팬들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꽤 많았다.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후에 승리 의지가 부족한 팬들을 비판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 20년 전 아스널이 ‘디 인빈시블(The Invincibles)’로 불리며 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했을 때, 우승이 확정된 장소가 토트넘의 옛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이었다. 토트넘 팬들은 아스널 팬들로부터 이에 관한 조롱을 20년 동안 들어왔다.대부분의 감독은 언제라도 팀을 떠나면 끝이다. 하지만 팬들은 클럽과 평생을 같이 간다. 의미 없는 맨시티전에서 성과를 내 아스널의 우승을 도와주게 되면, 토트넘 팬들은 비슷한 조롱을 아스널 팬들로부터 앞으로 몇십 년은 들어야 한다.“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한다"라는 포스테코글루의 말은 원칙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그는 팬을 원망하기에 앞서 맨시티전을 앞두고 1승 4패를 기록한 것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해야 했다. 리그 막판에 ‘폭망’하면서 팬들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 당사자는 감독이지 팬이 아니기 때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5.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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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해리 케인, 저주의 주인공은? 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토트넘은 2008년 리그 컵인 칼링컵(현재는 카라바오컵)에서 우승한 이후 트로피와 연관이 없다. 영국 ‘토크스포츠’의 2023년 9월 보도에 의하면, 2008년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 이후 클럽을 떠나 우승의 기쁨을 맞본 감독은 4명, 선수는 58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들어 올린 트로피는 193개다.4명의 감독은 조세 무리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다. 특히 무리뉴는 2021년 토트넘을 카라바오컵 결승에 올렸으나, 경기 일주일 전 경질 당했다. 하지만 북런던 클럽에서 쫓겨난 지 1년 만에 무리뉴는 AS 로마 감독으로 2022 유로파 콘퍼런스 리그에서 우승하며, 토트넘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포체티노는 파리 생제르망 감독으로 세 차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감독이었던 빌라스 보아스는 러시아리그에서 역시 세 번 우승했다. 산투는 비록 유럽 리그는 아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인 알 이티하드를 두 차례 정상에 올려놓았다. 모드리치, 베일 외에도 카일 워커, 루카스 모우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크리스티안 에릭센, 조 하트, 에릭 라멜라, 브리안 힐, 탕기 은돔벨레, 키에런 트리피어, 저메인 데포, 아델 타랍, 케빈 프린스 보아텡, 로비 킨 등 많은 선수가 토트넘을 떠난 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이렇게 많은 선수와 감독이 떠난 후 우승한 것을 보면, 토트넘이 저주받은 팀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2023년 영국의 한 베팅 사이트는 ‘저주받은 클럽 순위 톱5’를 밝혔는데, 토트넘이 1위였다. 저주의 근거로 토트넘의 1부 리그 마지막 우승이 63년 전인 1961년이며, 2008년 이후로 클럽은 어떠한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한 점을 꼽았다. 또한 토트넘이 기록한 2016~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 2위와 2018~19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예로 들었다.토트넘 역사를 통틀어 1부 리그 우승은 두 번(1951, 1961년)에 불과하다. 클럽이 다시 한번 1부 리그(1992년 이후 EPL) 우승을 한다면, 저주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이변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2016~17시즌 때 토트넘은 첼시와 선두 경쟁을 벌였으나 승점 7 차이로 2위에 그쳤다. 그러나 클럽 역사상 EPL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한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토트넘은 8강과 4강전에서 각각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아약스를 상대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저주가 아닌 행운이 클럽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올려놓은 것이다. 초자연적인 힘이 만든 것 같은 불행한 패배가 계속 이어지면 팀이 저주에 걸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토트넘과 저주는 크게 연관이 없는 것 같다. 도리어 유로 2020 우승의 주역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117경기를 소화한 센터백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It’s the history of Tottenham, they always miss something at the end(토트넘은 항상 마지막에 무언가를 놓치는데, 그런 것이 그들의 역사이죠)”라고 한 발언이 클럽의 상태를 더 정확히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키엘리니의 발언은 토트넘을 가리키는 ‘스퍼시(Spursy)’와 일맥상통한다. 스퍼시는 “지속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승리를 눈앞에 두고 무너지는 특성”을 의미한다. 한국어로는 “토트넘답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 2개를 소개한다. 2001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토트넘을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뒤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하프 타임 때 퍼거슨은 선수들에게 “"Lads, it’s Tottenham(얘들아, 토트넘이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맨유는 5-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2004년 FA 컵 4라운드에서 토트넘은 맨시티를 만났다.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전을 3-0으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전의 맨시티는 2골을 성공시켰고, 숀 라이트필립스는 후반 35분 3-3을 만드는 동점골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1990년대 아스널을 상징하는 공격수 이안 라이트의 양아들이었다. 결국 맨시티는 90분에 한 골을 더 성공시켜, 3-4로 이겼다.물론 불행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토트넘에 닥친 적도 있었다. 2005~06시즌 마지막 경기만 남긴 가운데, 토트넘은 라이벌 아스널에 승점 1차이로 앞서 4위에 올라있었다. 클럽은 1962년 이후로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게다가 웨스트 햄은 다음 주말에 벌어질 FA컵 결승전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토트넘은 어렵지 않게 승점 3점을 가져갈 것 같았다. 하지만 경기 전날 사달이 났다. 메리어트 호텔에서 이탈리아 요리 라자냐로 저녁식사를 마친 로빈 킨, 마이클 캐릭을 포함해 10명의 토트넘 선수가 밤새 복통으로 고생한 것이다. 결국 토트넘은 1-2로 패했고, 아스널은 티에리 앙리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2로 위건을 물리쳤다. 유서 깊은 홈구장이었던 하이베리에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아스널은 극적으로 4위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이러자 음모론이 퍼졌다. 토트넘은 경찰에 호텔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고, 재경기를 주장했다. 건강보호국이 문제의 라자냐를 조사했고, 선수들은 식중독이 아닌 노로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밝혔다. 물론 재경기도 성사되지 않았다.2011~12시즌 토트넘은 고전 끝에 4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첼시가 그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다음 시즌 티켓을 확보하는 바람에, 토트넘은 다시 한번 불운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토트넘은 현재까지 챔피언스리그에 총 7번 진출했는데 이 중 6번을 2010년대 이후에 일궈냈다. 토트넘이 특별히 저주에 빠진 것 같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4.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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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타임 때 유니폼 교환하면 생기는 일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6일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는 홈구장인 셀허스트 파크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맞붙었다. 1-1로 전반전이 끝난 후 선수들은 경기장을 떠나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때 팰리스의 윙백 다니엘 무뇨스가 맨시티의 스타 공격수 엘링 홀란드에게 다가갔다. 콜롬비아 출신의 무뇨스는 홀란드에게 셔츠를 교환하자고 말했고, EPL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노르웨이 공격수는 이를 받아들였다. 공교롭게도 전반전에 조용했던 홀란드는 후반전에 골을 기록했고, 경기는 맨시티의 4-2 승리로 끝났다.팬들은 현대 축구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소셜미디어(SNS)에 표출했다. “경기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그렇게 힘드나”, “클럽 순위가 강등권에 가까운데 스타 선수 셔츠나 탐내다니”, “그런 행동은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는 경기장이 아니라 터널에서나 해야지” 등으로 무뇨스에 불만을 표시했다. 절차상 선수들의 행동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팬들은 왜 그렇게 하프 타임 때 셔츠 교환을 싫어하는 것일까? 축구 역사상 첫 번째 셔츠 교환은 역사적으로도 라이벌인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두 나라의 첫 번째 축구 경기는 1923년 5월 열렸다. 결과는 잉글랜드의 4-1 승. 그 후 5번의 경기를 더 했지만 승자는 언제나 잉글랜드였다. 1931년 5월 두 나라는 7번째 대결을 벌였고, 프랑스는 마침내 잉글랜드를 5-2로 꺾었다. 경기 후 프랑스 대표팀은 역사적인 첫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잉글랜드에게 셔츠 교환을 요청했다. 축구의 신성한 전통인 ‘셔츠 교환(shirt swapping)’은 이렇게 탄생했다. 경기 후 서로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셔츠를 교환하는 행위는 축구만이 가진 가슴 따뜻한 전통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이러한 전통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드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전반전이 끝난 후 하프 타임 때 벌어지는 셔츠 교환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예를 소개한다.2012~13시즌을 앞두고 아스널의 주장으로 클럽에 헌신적인 선수였던 로빈 반 페르시는 우승을 하고 싶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이적했다. 맨유에 입단하면서 반 페르시는 “인생에서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언제나 제 안에 있는 어린 소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소년은 맨유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 경솔한 발언으로 그는 아스널 팬들에게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런 상황에서 맨유와 아스널이 11월에 만났고, 전반전에 터진 반 페르시의 골로 맨유가 앞선 가운데 하프 타임에 들어갔다. 이때 아스널의 수비수 안드레 산토스가 반 페르시와 셔츠를 교환했고, 그의 셔츠를 자랑스럽게 어깨 위에 올리자 아스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도 산토스의 적절치 못한 셔츠 교환을 비판했고, 결국 그는 사과해야 했다.2014년 챔피언스리그 B조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전반전을 3-0으로 리드한 상태에서 하프 타임에 들어갔다. 이때 리버풀의 마리오 발로텔리가 마드리드의 수비수 페페와 셔츠 교환한 것이다. 당시 리버풀 감독이었던 브랜든 로저스는 “다른 나라와 리그에서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있지만, 여기(잉글랜드)에서는 분명히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강조하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2016년 3월 같은 이슈가 터졌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첼시의 에당 아자르였다. 당시 첼시는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가졌다. 1차전에서 첼시는 이미 1-2로 패했기 때문에, 8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간절한 경기였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하프 타임 때 아자르는 생제르맹의 앙헬 디 마리아와 셔츠를 교환한 것이다. 승리를 간절히 바라던 홈구장의 관중들은 아자르의 철없는 행동에 격노했다. 당시 첼시의 임시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첼시 팬들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경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프 타임 때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였던 카세미루와 루카 모드리치가 셔츠를 교환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하프 타임 때 셔츠 교환을 비난하는 이들은 “축구는 90분간의 전쟁이지, 브로맨스가 아니야”라고 반응했다. 그에 반해 모드리치와 카세미루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그 둘은 그럴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는 팬들도 꽤 있었다. 모드리치와 카세미루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다섯 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합작했기 때문이다.필자는 현대 축구팬의 성향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다. 유럽클럽협회(ECA)의 2020년 조사에 의하면 24%의 영국인이 2개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한다고 답했다. 2019년 영국의 16세~24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2개 이상과 3개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하는 비율이 각각 46%, 27%라고 밝혔다. 축구의 전통을 중요시하는 찐팬이라면 뒷 목을 잡을 일이 젊은 세대에는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이다. EPL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등장한 많은 외국인 팬들도 이러한 경향에 동참하고 있다.‘반반 스카프’가 새로운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듯이, 하프 타임 때의 셔츠 교환은 젊은 선수들을 위시로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가 끊임없이 변하듯이, 축구 팬덤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축구의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클럽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하프 타임의 셔츠 교환이 싫은 것이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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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게 얼마나 시달렸으면…뛰지도 않은 SON 언급한 ‘세계적 명장’

맨체스터 시티가 마침내 토트넘 원정 징크스를 끊어냈다. 토트넘 새 홈구장에선 득점조차 하지 못하던 흐름을 깨트리고 귀중한 승전고까지 울렸다. 그동안 유독 맨시티를 괴롭혔던 손흥민의 공백이 맨시티엔 반가운 일이 됐다.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그동안 유독 맨시티를 괴롭혔던 손흥민을 직접 언급하며 환하게 웃었다.맨시티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에서 후반 43분에 터진 네이선 아케의 결승골을 앞세워 토트넘을 1-0으로 제압했다. 손흥민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여파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맨시티가 토트넘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건 지난 2015년 5월 토트넘의 옛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거둔 1-0 승리 이후 약 9년 만이다. 2018년에도 두 차례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당시엔 토트넘 새 홈구장 건설 문제로 토트넘의 정식 홈구장이 아닌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였다. 특히 맨시티는 2019년 개장한 토트넘 새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선 최근 5경기 연속 무득점·패배를 당했는데, 이날 비로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첫 골과 함께 첫 승까지 함께 따냈다.맨시티의 토트넘 원정 약세는 그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큰 고민이었다. 지난해 5월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맨시티가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면, 그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토트넘 원정에서 골을 넣는 것"이라고 답했을 정도다. 농담 섞인 답변이긴 했으나 그만큼 과르디올라 감독에겐 신경 쓰이는 기록이라는 뜻이기도 했다.특히 맨시티가 토트넘 원정에서 유독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의 존재였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을 시작으로 홈에서 열린 맨시티전 4경기 연속골 등 5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켰다. 이 가운데 결승골이 3골, 쐐기골이 1골이었다. 토트넘 원정에서 골을 넣지 못하다 손흥민에게 일격을 맞고 경기 흐름이 꼬여버리니, 맨시티와 과르디올라 감독 입장에선 사실상 ‘공포의 대상’이었다.공교롭게도 손흥민이 아시안컵 차출로 빠진 첫 토트넘 원정. 맨시티는 시종일관 경기를 압도하다 후반 막판에 터진 아케의 결승골에 힘입어 기다리던 첫 승을 따냈다. 앞선 경기들처럼 경기를 주도하고도 손흥민에게 일격을 맞던 흐름을 끊어낸 것이다. 이날 토트넘엔 손흥민처럼 맨시티를 무너뜨릴 수 있는 한 방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 오히려 토트넘은 전반엔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90분 동안 슈팅 1개를 기록하는 졸전에 그쳤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직접 손흥민을 언급했다. 그동안 그만큼 시달렸던 존재였다는 의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ITV와 인터뷰에서 “통계와 우리의 플레이 방식을 보면 이길 자격이 있었다. 사실 지난 수년 동안 토트넘 원정에서 꾸준히 비슷한 경기를 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손흥민과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늘 골을 넣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늘 일격을 맞은 터라 결과를 챙기지 못했지만, 이날만큼은 손흥민과 케인의 부재 속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는 뜻이다.두 팀의 희비도 엇갈렸다. 맨시티는 토트넘 원정 고비를 넘기면서 FA컵 16강에 진출한 반면, 토트넘은 앞서 리그컵에 이어 FA컵마저 탈락하면서 올 시즌 역시 ‘무관’이 사실상 확정됐다. 현지에서 손흥민의 공백을 크게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최근 맨시티가 토트넘 원정에서 당했던 5패 중 4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점은 손흥민은 박스 안 거의 모든 곳에서 양발로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며 “토트넘은 전방에서 마무리해 줄 선수가 필요하다. 손흥민이 돌아올 때까진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토트넘과 관계된 사람들이라면 한국의 아시안컵 조기 탈락을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김명석 기자 2024.01.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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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동점·아놀드 역전 골…리버풀, 파워랭킹 톱10 진입

지난 주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리버풀이 한 축구 매체가 선정한 파워랭킹 톱10에 진입했다. 리버풀은 최근 리그 7경기 연속 무패 행진(4승 3무)을 질주하고 있다.축구 매체 FTBL은 지난 5일 유럽 축구 13주 차까지의 성적을 기반으로 한 파워랭킹 톱10을 공개했다. 매체는 리그·유럽대항전의 성적을 반영해 구단별 순위를 매겼다.EPL 3위에 오른 리버풀은 10위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리버풀은 지난 1일과 3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LASK 린츠(오스트리아)전, EPL 풀럼전에서 모두 무실점 승리를 가져갔다. 하이라이트는 풀럼전이었다. 이날 리버풀은 베른트 레노의 자책골로 앞서갔지만, 해리 윌슨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다. 이내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재차 달아났으나, 전반 추가시간 케니 테테에게 또다시 동점을 허용했다.이내 분위기를 내준 건 리버풀이었다. 후반 35분에는 바비 리드에게 역전 골을 허용하며 홈구장인 안필드가 침묵에 빠졌다.하지만 리버풀은 역전의 명수였다. 후반 42분 엔도 와타루가 중요한 순간 박스 바로 앞에서 시도한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지난여름 리버풀에 합류한 그의 데뷔골이기도 했다.리버풀은 바로 1분 뒤 아놀드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재차 역전에 성공했다. 7골을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리버풀이 홈에서 웃었다. 리버풀은 이날 승리로 9승(4무 1패)째를 기록, 리그 2위(승점31)에 올랐다. 맨체스터 시티가 리그 3경기 연속 무승부에 빠진 사이, 2위를 탈환했다.하지만 1위는 여전히 아스널의 몫이었다. 아스널은 6일 열린 루턴 타운과의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후반 추가시간이 꽉 찬 7분, 데클런 라이스가 결승 역전 골을 터뜨렸다. 아스널은 2위 리버풀과의 승점 격차를 5까지 벌렸다.한편 파워랭킹 상단을 차지한 건 여전히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이다. 레버쿠젠은 지난 4일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3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여전히 공식전 무패 행진을 진행 중이다. 리그에서는 11승 2무로 바이에른 뮌헨에 승점 3 앞선 1위(승점 35)다.김우중 기자 2023.12.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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