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73건
프로축구

‘노쇠화’ 이슈 지우는 영입 기조…확 젊어지는 ‘챔피언’ 울산 HD

프로축구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한 울산 HD에도 고민은 있다. 이른바 ‘선수단 노쇠화’다. 최근 수년간 국가대표 등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면서, 자연스레 평균 나이가 부쩍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선수단 평균 나이는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29.8세였다.지난 시즌 도중 부임한 김판곤 울산 감독은 “노쇠화가 아닌 노련미”라고 했지만, 스쿼드 노쇠화는 더 오랫동안 정상을 지키려는 구단 계획엔 분명한 불안 요소였다.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에서 12개 팀 중 11위(1승 5패)에 처졌던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노쇠화를 지적하는 시선도 있었다.2025시즌을 준비 중인 울산의 영입 기조는 그래서 더 눈에 띈다. ‘리빌딩’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예년과 결이 크게 달라졌다. 김판곤 감독은 K리그에서 검증됐거나 유망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대신 홍명보 전임 감독 체제에서 주축을 이뤘던 일부 베테랑들과는 과감하게 결별했다.19일 기준 울산이 영입한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6.1세다. 10명 가운데 4명은 2000년 이후 출생 선수들로 꾸려졌다. 30대 선수는 강상우(32)가 유일한데, 강상우를 제외한 나머지 영입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5세를 겨우 넘는다. 1년 전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8명의 선수 평균 연령은 28.8세였다. 당장 팀 주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들도 많다. 2001년생 허율(24)을 비롯해 서명관(23) 이진현(28) 이희균(27) 등 이번 시즌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젊은 선수들을 많이 품었다. 예년과 달리 ‘국가대표급’ 전력 보강으로 보긴 어렵지만, 이미 K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거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젊은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반대로 이 과정에서 기존 베테랑들과는 대거 결별했다. 주민규(35) 임종은(35)이 나란히 대전하나시티즌으로 향했고, 국가대표 이명재(32)는 계약이 만료됐다. 지난 시즌 주장 역할을 맡았던 김기희(36)마저도 사실상 결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대신 정신적 지주 이청용(37)은 계약을 연장했고, 김영권(35)과 조현우(34)도 주장단 역할을 맡아 중심축을 이룬다. 결국 새로 합류한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주느냐, 또 기존 선수들과 어떠한 조화를 이루느냐가 이번 시즌 울산의 성패를 가름할 전망이다. 리빌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울산 왕조는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김명석 기자 2025.01.20 06:03
프로축구

‘롤모델’ 황선홍 품으로…새 시즌 반등 위해 손 맞잡는 주민규·대전

프로축구 K리그1 최고 골잡이 주민규(35)가 울산 HD를 떠나 ‘롤모델’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한다. 주민규와 대전 구단의 새 시즌 반등 의지가 맞물린 대형 이적이다.1일 축구계에 따르면 두 구단은 주민규 이적에 합의하고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계약 기간은 2년, 연봉은 구단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주민규와 계약을 1년 남겨뒀던 울산은 김판곤 체제 본격적인 리빌딩 과정에서 주민규의 마지막 도전 의지를 받아들였다.커리어 황혼기에 접어든 주민규에겐 지난해 아쉬움을 털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대전 구단은 지난해 확실한 해결사 부재 고민을 덜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주민규는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이던 지난 2021시즌(22골), 울산 이적 후 2023시즌(17골)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던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골잡이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K리그1 시즌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엔 태극마크의 오랜 한도 풀었다.다만 지난 시즌 10골에 그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스스로 “힘들었다. 이렇게 길게 침묵할 수 있나 싶었다”고 돌아볼 정도로 부진이 길었다.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이른바 에이징 커브 논란도 일었다. 시즌 도중 부임한 김판곤 감독이 본격적인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거취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남았다. 이런 가운데 대전 구단이 주민규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시즌 치열한 생존 경쟁 끝에 가까스로 잔류한 대전은 팀 내 최다 득점 선수가 6골을 기록한 마사(일본)일 정도로 해결사 부재에 대한 고민이 컸다. 팀 득점도 43골로 리그 전체에서 4번째로 적었다.2025시즌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최전방에서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어줄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다른 K리그1·2 구단들도 주민규 상황을 주시했지만, 대전 구단은 국내 최고 골잡이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주민규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다.황선홍 감독과 주민규의 인연에도 관심이 쏠린다. 황 감독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와일드카드로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주민규를 염두에 둘 만큼 그를 높게 평가했다. AG 동행은 무산됐지만, 황 감독은 대신 지난해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아 주민규에게 첫 태극마크의 영광을 안겼다. 지난해 주민규의 첫 A대표팀 발탁 당시 황 감독은 "축구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득점은 다른 영역이다. 3년 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 외에는) 전무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공교롭게도 주민규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공격수로서 롤모델로 황선홍 감독을 꼽았던 바 있다. 새 시즌 반등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주민규와 대전의 새로운 동행에 축구계 관심이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김명석 기자 2025.01.02 06:03
NBA

'2R 지명권 3장 포함' LA 레이커스, 올스타 러셀 내주고 3&D 자원 트레이드

전력 보강을 고심하던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가 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미국 NBC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30일(한국시간) LA 레이커스와 브루클린 네츠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LA 레이커스가 포워드 도리안 핀니-스미스와 가드 세이크 밀턴을 받고 브루클린 네츠에 가드 디안젤로 러셀과 포워드 맥스웰 루이스, 신인 2라운드 지명권 3장을 내주는 조건이다.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핀니-스미스이다. NBA 9년 차 핀니 스미스는 올 시즌 20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경기당 10.4득점 4.6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3점슛 성공률이 NBA 데뷔 후 최고인 43.5%. 수비까지 뛰어나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들의 트레이드 인기 매물이었다. NBC스포츠는 '핀니-스미스가 멤피스로 향한다는 소문이 돌던 중, LA 레이커스가 리빌딩 중인 브루클린 네츠에 더 좋은 제안을 했다'며 '이번 트레이드는 여러 측면에서 LA 레이커스의 승리이다. 몇 년 동안 핀니-스미스를 주시해 왔고 트레이드 과정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하지 않고 (3점슛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3&D 윙을 영입했다'고 평가했다.레이커스의 출혈이라면 올스타 가드 러셀을 내줬다는 점이다. 러셀은 올 시즌 29경기(선발 10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2.4득점 2.5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브루클린 네츠로선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지 못한 건 아쉽지만 다량의 2라운드 지명권을 확보, 향후 움직임에 유연성을 더할 수 있게 됐다. NBA스포츠는 '루이스는 2년 차 윙으로 어느 정도 잠재력이 있지만 다음 시즌 보장 금액이 10만 달러(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라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30 08:28
프로축구

‘2부 이적’ 설움까지 딛고…‘해피엔딩’ 태하드라마 주연 된 ‘35세’ 김인성

그야말로 유종의 미였다. 포항 스틸러스가 2024 코리아컵 우승에 이어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청신호를 켠 채 올해 여정을 마쳤다. 박태하 감독의 이름을 딴 ‘태하드라마’의 주연은 단연 베테랑 김인성(35)이었다.포항은 지난 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에서 비셀 고베(일본)에 3-1 완승을 거뒀다. 고베는 J리그 1위 팀이자, ACLE 무패 선두를 달리던 팀이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승점 9(3승 3패)로 5위(4일 기준)로 올라서 12개 팀 중 8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2경기는 내년 2월 열린다.지난달 30일 코리아컵 우승 결실에 이은 귀중한 승리다. 사흘 전 포항은 울산 HD를 3-1로 꺾고 대회 2연패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중반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다 이후 부진이 길어지면서 K리그1에서도 6위까지 떨어졌지만, 중요한 코리아컵 결승에선 우승 결실을 맺었다. 여세를 몰아 탈락 위기에 몰렸던 ACLE에서도 반등에 성공했다.시즌 막판 대반전의 중심엔 단연 김인성이 있었다. 김인성은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역전 헤더 결승골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안았다. 나아가 고베전 역시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시즌 4골 중 2골을 가장 중요했던 마지막 2경기 연속 결승골로 장식했다. 우여곡절이 심했던 커리어 막판 이뤄낸 반전이기도 했다. 실업축구 강릉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CSKA 모스크바(러시아)를 거쳐 2013년 K리그에 입성했다. 성남 일화(성남FC),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울산을 거치며 K리그1을 대표하는 윙어로 활약했다. 다만 울산의 리빌딩 과정에서 출전 시간이 줄었고, 결국 지난 2021년 여름 K리그2 서울 이랜드(서울E)로 향했다. 커리어 첫 2부행이었다.절치부심한 김인성은 서울E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포항으로 이적하며 다시 K리그1 무대로 복귀했다. 30대 중반의 나이 탓에 출전 시간은 제한적이었지만, 조커로 출전할 때마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에 힘을 보탰다.나아가 포항 이적 2년 차인 이번 시즌, 마침내 귀중한 결실을 맺었다. 가장 중요했던 시즌 막판 2경기 연속 결승골로써 자신의 반전 스토리를 완성했다. 김인성의 연이은 포효와 함께, 포항의 2024시즌도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김명석 기자 2024.12.05 09:03
프로야구

KT 불펜 키플레이어로 떠오른 우규민 "우리가 PO 가면 진짜 단두대 매치" [준PO 3]

베테랑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규민(39·KT 위즈)는 아직 한 번도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4년 LG 트윈스에서 데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한국 야구 대표 투수로 성장한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17년 스토브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대구를 홈으로 뛰었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KT 지명을 받아, 우리나이로 '마흔 살 시즌'에 새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 등판한 4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필승조 일원은 아니었다. KT의 올가을 레이스에서도 불펜 주축으로 평가받지 않았다. 그런 우규민이 지난 6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KT가 2-7로 리드를 내주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이었지만, 7회 2사부터 8회까지 1과 3분의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경기 뒤 이강철 감독은 패전(스코어 2-7) 속에서도 얻은 게 있었다"라며 우규민을 허리 싸움 중요한 순간에 내세울 계획을 전했다. 준PO는 무대를 수원으로 옮겨 3차전을 치른다. KT의 홈팀 훈련이 끝나고 만난 우규민은 "경기에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한 (무실점) 기록이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리며 민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 몸 상태가 괜찮으니까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홀드왕(38개)에 오른 프로 무대 입단 동기 노경은(SSG 랜더스) 얘기를 꺼낸 우규민은 "친구지만 존경스럽다"라는 생각을 전하며, 자신도 주어진 임무를 잘 해내, '노장 투혼'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우규민은 LG 암흑기 멤버였고, LG가 강팀으로 올라선 뒤엔 리빌딩 과정에 있었던 삼성으로 이적했다. KS 무대를 밟지 못한 최고령 현역 투수다. 이 부문 최고령 야수는 지난해까지 그가 함께 배터리 호흡을 한 KBO리그 대표 포수 강민호(39)다. KT가 LG와의 준PO에서 업셋 시리즈를 해내면 정규시즌 2위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PO에 오른다. KS 무대에 한이 맺힌 두 선수의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다. 우규민은 이제 3차전을 치르는 PO 결과에 대해서 말을 아끼면서도, 다음 라운드 진출이 결정되면 친정팀(삼성) 선수들에게 연락해 필승 의지를 드러내겠다고 웃어보였다. 우규민은 "우리가 PO 가면 진짜 단두대 매치다. 나와 (강)민호 둘 중 한 명은 죽는다"라고 웃어 보였다. 허리진 변수가 있는 KT. 산전수전 모두 겪은 우규민이 준PO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8 16:50
메이저리그

'6680억원 예약' 소토 주고 영입했는데...워싱턴, '밤샘 카지노' 에이브럼스 마이너행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의 미래로 꼽히던 올스타 유격수 CJ 에이브럼스(23)가 시즌 중 밤새 카지노에 있던 게 적발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징계성 강등이 드문 MLB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22일(한국시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에이브럼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건 경기력 때문이 아니다. 구단 내부에서 해결한 문제"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워싱턴은 앞서 21일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에이브럼스에게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키겠다고 통보했다. 에이브럼스는 이에 따라 22일 워싱턴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로 이관됐다.KBO리그와 달리 MLB는 마이너리그 강등을 징계성으로 사용하는 일이 드물다. 빅리그에 있지 않을 경우 선수 또는 구단이 천문학적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부상과 재활 차원이 아니라면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올스타급 빅리거를 찾기 어렵다.ESPN은 "에이브럼스는 마이너리그 강등으로 약 3만달러(약 4천만원)의 금전적인 손해를 볼 것"이라며 "그가 선수노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구단이 이런 논란을 감수한 건 에이브럼스 개인의 일탈 때문인 거로 알려졌다. CHGO 스포츠의 코디 델멘도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에이브럼스가 (현지시간으로) 21일 오전 8시까지 카지노에 있었다"라고 폭로했다.오후에 출근해 경기를 준비하는 저녁 경기여도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설상가상 워싱턴은 당시 오후 1시 컵스와 경기를 하는 날이었다. 밤을 새고 제대로 수면도 취하지 않고 출근한 셈이다. 이는 경기력에 그대로 드러났다. 에이브럼스는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다만 구단의 징계와 별개로 마르티네스 감독을 포함해 선수단은 에이브럼스를 감쌌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에이브럼스는 우리의 가족이다. 나는 그를 응원한다"며 "에이브럼스를 마이너리그에 내려보낼 때 나와 그는 함께 울었다. 에이브럼스를 돕기 위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베테랑 조이 갈로는 "누구나 실수는 한다. 더구나 에이브럼스는 아직 어린 선수"라며 "에이브럼스는 훌륭한 팀 동료다. 이번 일을 통해 뭔가를 배울 테고, 우리 팀을 위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에이브럼스는 마르티네스 감독, 갈로의 말처럼 아직 어린 선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유망주 시절을 보낸 그는 전미 유망주 랭킹 최상위권에 들었지만, 김하성이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샌디에이고 유격수 선배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그를 주전으로 쓰지 않고 2022년 워싱턴과 트레이드했다. 워싱턴에게도 에이브럼스는 주요 자원이었다. 2021년 트레이 터너와 맥스 슈어저, 2022년 소토를 트레이드시킨 워싱턴은 전면 리빌딩 과정에서 터너 대신 새 주전 유격수를 맡을 선수가 필요했다. 에이브럼스를 포함해 소토를 내주고 받은 유망주들의 활약이 절실했다.일단 워싱턴이 내준 소토는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올해도 활약이 빼어나다. 21일까지 타율 0.288 40홈런을 때리며 5억 달러(6680억원) 계약이 유력하다. 그런 소토가 떠나 있는 사이 워싱턴은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데 전념했다. 에이브럼스도 올 시즌 138경기 타율 0.246 20홈런 65타점 3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수비는 불안하나 호타준족 타격을 펼치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하지만 재능만으론 소토의 빈자릴 채울 수 없다. 전면 리빌딩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성실함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반면 에이브럼스가 이번과 같은 일탈을 이후에도 반복한다면, 워싱턴은 새로운 팀을 꾸리는 데 계속 고민하게 될 거로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22 09:18
해외축구

모리뉴의 슈트에는 축구 전술이 있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영어에는 “You Are What You Wear(당신은 당신이 입은 옷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여러분이 입는 옷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 여러분이 누구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의미다. 패션 심리학은 이를 ‘자기만의 스타일이 주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축구 감독들은 자신만의 패션을 통해 선호하는 플레이를 표출할 때도 있다. 경기 중 축구 감독의 복장과 관련된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유럽축구연맹(UEFA)이 정한 특정한 규칙이나 지침은 없다. 따라서 복장의 선택은 주로 감독과 그들이 속한 클럽의 재량에 달려 있다. 특정 리그는 감독의 복장에 관한 권고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감독이 전문적인 복장을 갖춰야 한다는 일반적인 기대치가 있다. 전통적으로 축구 감독은 두 가지 유형의 옷을 입었다. 슈트(suit, 정장)와 트랙슈트(tracksuit, 운동복)가 바로 그것이다. 19세기 중반 현대 축구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감독은 슈트를 입었다. 축구라는 공식적인 행사에 어울렸기 때문이다.하지만 축구가 발전하면서, 패션 격식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된다. 궂은 날씨와 때론 척박한 축구장에서 실용적인 트랙슈트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1980년대 유럽의 축구장은 트랙슈트가 대세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슈트가 다시 인기를 얻었다가, 최근에는 줄리언 나겔스만이나 미켈 아르테타 같은 젊은 감독들에 의해 트렌디한 캐주얼 복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그럼에도 슈트를 선호하는 감독은 여전히 많다. 이유가 있다.첫째, 슈트는 감독에게 진지함과 전문성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감독은 자신의 인지도와 권위를 높일 수 있고, 선수·경기 관계자·언론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둘째, 감독은 슈트 착용을 통해 축구라는 스포츠와 자신의 클럽과 팬들에게 존경을 표현한다. 셋째, 감독의 역할은 팀을 지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클럽의 홍보 대사이기도 한 감독은 슈트를 입음으로써 클럽의 가치, 전통과 이미지를 대표한다. 넷째, 클럽을 후원하는 스폰서와 광고주들은 감독의 슈트 착용을 선호한다.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는 감독의 옷차림을 통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렇듯 슈트를 입음으로써 감독은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슈트가 정말 잘 어울리는 현실의 축구 감독은 그리 많지 않다. 패션 센스·체형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보통 남유럽이나 라틴계 감독들이 영국이나 북유럽 출신들에 비해 슈트가 더 잘 어울린다. 필자가 꼽은 슈트가 잘 어울리는 감독 베스트 3를 소개하고자 한다. 3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다. 시메오네의 상징은 올블랙 슈트다. 자켓부터 바지 셔츠·타이·벨트·양말·구두까지 모두 블랙으로 통일한 복장을 통해 그가 얼마나 주도면밀한지 알 수 있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시메오네는 그의 깐깐한 스타일답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 결과 시메오네가 취임한 이후 마드리드는 유럽 최고의 수비력을 가진 클럽으로 탈바꿈했다.게다가 시메오네의 특유의 인상과 올블랙 슈트까지 합쳐져 그는 마피아의 보스 같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보스답게 90분 내내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하고 소통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메오네는 많은 선수들로부터 충성도를 이끌어 냈다. 2위는 이탈리아 출신의 꽃중년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이다. 만치니는 꾸며도 칙칙함이 사라지지 않는 영국인 감독과는 차원이 달랐다. 수려한 외모에 탁월한 패션 감각을 가진 만치니는 감독직을 옮길 때마다 팀에 맞춘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줘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기술이 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 감독 시절 네이비색 자켓 위에 클럽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하얀색 줄무늬가 섞인 ‘바 스카프(bar scarf)’를 착용한 만치니의 패션에 많은 잉글랜드 팬들은 감탄을 쏟아냈다. 필자 역시 수많은 감독들이 클럽 스카프를 착용한 모습을 봤지만, 만치니의 스카프는 수준 자체가 다른 멋쟁이의 표본이었다. 1위는 “더 스페셜 원(The Special One)" 조제 모리뉴이다. 다만 현재의 그가 아닌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의 모리뉴로 기간 설정이 필요하다. 젊은 시절의 모리뉴는 정말 특별했다. 카리스마, 탁월한 언변, 최고의 축구 감독, 조각 같은 외모에 뛰어난 패션 센스를 갖춘 그는 “the whole package(다 사진 사람)”였다.10대 후반부터 옷을 신중하게 입기 시작했다는 모리뉴는 패션 스타일에 대해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다. 그의 원칙은 ‘편안함’이다. 편안하지 않다면 보기 좋다고 해서 모리뉴는 절대 입지 않는다. 이렇게 실용성을 중시하는 모리뉴의 원칙은 그의 전술에도 묻어 나온다. 그는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수비적인 전술을 활용하는 등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전술을 쓰기 때문이다.모리뉴는 선수들도 제대로 차려 입길 원한다. 더운 날 훈련장에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오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축구장은 이들에게 ‘일터’이므로, 경기 당일 스타디움을 떠날 때나 기자 회견장에 갈 때 그는 적절한 옷차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요한 점은 ‘적절함’에 대한 해석을 선수들에게 맡긴 것이다.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모리뉴의 취향은 그의 공격 전술에서도 그대로 묻어 나왔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샤비 알론소 같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공격 전술을 일임하며 많은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모리뉴는 나이가 들면서 슈트보다는 캐주얼 옷차림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세련된 스타일에서 서서히 멀어지면서 모리뉴는 감독 커리어에서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9.13 13:00
프로야구

롯데 윤나고황손, 모두 프리미어12 대표팀 예비 명단 입성...세대교체 결실

롯데 자이언츠 야수진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 예비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에 오는 11월 열리는 2024 프리미어12 ‘팀 코리아’ 예비 명단 60명을 제출했다.전력강화위원회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20대 중심의 젊은 선수들로 예비 명단을 구성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 이어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가야할 젊은 선수들이 프리미어12를 통해 한 층 수준 높은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프리미어12는 WBSC규정에 따라 최종 엔트리 확정 전까지 예비 명단 변경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에 제출된 예비 명단 60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도 향후 최종 명단에 선발 될 수 있다. 최종 명단 제출 마감은 10월 11일이다.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 이후 한국야구는 대표팀 세대교체를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출전한 젊은 선수, 현재 리그에서 성장 잠재력을 드러낸 젊은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2024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확실한 김도영(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입단 동기 문동주(한화 이글스), 신인으로 두산 베어스 마무리 투수가 된 김택연도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 홍창기(LG 트윈스)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고영표(KT 위즈) 등 30대를 넘은 리그 정상급 선수도 몇 명 포함됐다. 롯데 야수진 새 얼굴 '윤나고황손'도 모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3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주목받은 손호영,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관심을 받았던 특급 기대주 나승엽, 주전 2루수로 거듭나며 타격 잠재력도 드러낸 고승민, 근성의 상징 '마황' 황성빈 그리고 지난 시즌부터 롯데 간판타자로 거듭나고 있는 윤동희 얘기다. 이들은 롯데가 시즌 초반 최하위권이었을 때 팀을 리빌딩 하는 과정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었고, 결국 막판까지 자리를 지켰다. 타격 능력 만큼은 이미 검증된 선수, 심지어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선수보다 나았다. 롯데는 이들뿐 아니라 포수 손성빈도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중엔 좌완 김진욱이 포함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12 16:42
프로야구

700이닝 포수는 없다...유강남 잃은 롯데 안방, 또 강제 리빌딩 [IS 포커스]

1년 만에 '700이닝 포수'가 사라질 위기다. 롯데 자이언츠 안방은 또 강제 리빌딩이다. 6월 승률 1위(0.609)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7월 치른 13경기에서 9패(4승)를 당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전반기까지 5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는 3경기였다. 22일 기준으로 5위 NC 다이노스와는 5.5경기 차다. 6월 한 달 동안 0.312였던 팀 타율이 0.246로 떨어졌다. 여러 선수 타격감이 동반 상승해 만든 화력이었기에 예고된 하락세다. 공격력보다 더 큰 문제는 수비력이다. 13경기에서 실책 14개를 기록할 만큼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구원진 평균자책점(6.28)도 높은 편이었다. 셋업맨 구승민, 베테랑 원 포인트 릴리버 진해수 그리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한 차례씩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김원중이 조기 등판했지만, 상대 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았다. 한창 잘 나갔던 6월에도 불펜과 5선발은 고민이었다. 한현희를 스윙맨으로 활용하며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그 효과가 미미했다. 상승세를 이끌었던 젊은 타자들이 하나둘 복귀하며 희망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투수 놀음'이라는 야구에서 마운드 전력 기복이 이어지다 보니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주전 포수 공백이다. 6월 중순 이후 오금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유강남은 지난 17일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구단은 "재활 기간은 7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개막 전부터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 과정에서 새 얼굴들을 두루 기용하며 새 판을 짰다. 고승민, 황성빈, 나승엽, 박승욱, 손호영이 주전으로 올라섰다. 공격력도 향상됐고, 자연스럽게 리빌딩도 이뤄졌다. 안방은 얘기가 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흐름을 이해하고 투수 리드를 할 줄 하는 포수를 선호한다. 당연히 경험의 가치를 높이 본다. 그래서 주전 유강남이 타격 부진에 시달릴 때도 최대한 스스로 올라설 기회를 줬다. 그가 5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자, 누구보다 반겼다. 상대적으로 젊은 정보근·손성빈·서동욱은 컨디션과 상대에 맞춰 경험을 부여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들이 서로 다른 강점을 갖고 있지만, 특정 선수가 치고 나갈 만큼 큰 기량 차이가 있다고 보진 않았다. 유강남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는 젊은 포수들을 써야 했다. 긴 기다림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강남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통증도 계속 재발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재활 치료와 수술을 두고 고민했고, 결국 가장 빨리 완치하는 길은 수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태형 감독은 주전 포수 이탈이 주는 여파를 가볍게 보지 않았다. 5·6월은 화력으로 반등했지만, 남은 정규시즌은 결국 투수력이 승부와 순위 경쟁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장마와 더위 그리고 체력 저하가 투수 어깨를 짓누르는 시기다. 이럴 때 경험 많은 포수의 진가가 드러난다. 롯데는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가 팀을 떠난 뒤 내부 육성을 통해 주전 포수를 만들려 했다. 외부 영입은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성장 잠재력이 있는 젊은 포수뿐이었다. 2018~2022시즌, 700이닝 이상 소화한 롯데 포수는 2020시즌 김준태(793이닝) 한 명뿐이었다. 적게는 2명, 많게는 3명이 나눠 안방 수비를 소화했다. 한동안 유지했던 롯데의 육성 기조는 결국 2023시즌을 앞두고 FA 포수였던 유강남을 영입하며 깨졌다. 유강남은 이적 첫 시즌 821이닝 동안 안방 수비를 맡았다. 강점인 공격력을 잘 발휘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꾸준히 안방을 지켜준 건 분명하다. 롯데에서 8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가 나온 건 2017년 강민호 이후 처음이었다. 롯데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하지만 순위 경쟁 가장 중요한 시기에 주전 포수 공백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포수 육성은 모든 팀의 숙제지만, 그게 7·8월에 이뤄지진 않는다. 올 시즌도 700이닝 이상 소화하는 롯데 포수는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22 11:00
프로야구

[IS 대전] "변치 않으려 한다" 2004년 시작한 김경문표 '믿음의 야구', 2024년도 이뤄질까

"믿음의 야구는 변치 않으려고 한다. 믿게 되는 선수에겐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믿고 기다려보려고 한다."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화수분'은 세 번째도 터질 수 있을까.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한화 제14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임기 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으로 총 20억원 규모다.김경문 감독이 취임일성으로 꺼낸 건 '이기는 야구'다. 한화는 최근 15년 통틀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단 한 번(2018년)에 불과하다. 체질을 바꾸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전격 리빌딩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지난해 문동주가 신인왕, 노시환이 홈런왕과 타점왕을 수상하긴 했으나 여전히 유망주의 양과 질이 상위권 팀들에 미치지 못한다. 채은성, 안치홍, 류현진 등 대형 계약도 연달아 체결하며 올 시즌 성적을 내고자 했으나 지난달 23일 잠시 10위로 추락할 정도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한화가 최원호 전 감독과 결별하고 김경문 감독을 선택한 것도 그래서다. 김 감독은 우승 경험은 없으나 2004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에서 6회, NC에서 4회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통산 896승을 거둔 경험의 바탕에는 선수단을 강하게 끌고 가는 카리스마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카리스마가 김경문 감독의 전부는 아니다. 김 감독의 야구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믿음의 야구'다. 김 감독은 당장 기록이 따르지 않더라도 자신의 눈에 잠재력이 보이는 선수는 꽃 피울 때까지 기회를 주곤 했다. 그 결과 두산에서는 이종욱, 손시헌, 김현수, 정수빈, 양의지 등이 빠르게 주전으로 성장했다. NC에서도 김 감독의 설득으로 타자 전향한 나성범, 신인왕 박민우 등 여러 선수들이 팀을 이끄는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김경문 감독은 한화에서도 '믿음'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3일 취임식 후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믿음의 야구는 변치 않으려고 한다. 믿게 되는 선수에겐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믿고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선수를 특정하진 않았으나, 어떤 이에게 믿음을 줄지는 포지션 별로 짧게 언급됐다. 가장 많이 거론한 게 투수다. 한화는 리빌딩 과정에서 강속구 투수를 여럿 모았다. 국내 투수 최고 구속 신기록(160.1㎞/h)을 세운 문동주를 중심으로 김서현, 남지민, 한승주, 김규연 등 어리고 구속 빠른 투수를 여럿 수집했다.김경문 감독은 취임식에서 미국 연수에 대해 묻자 "가장 부러웠던 건 미국의 두터운 선수층이다. 특히 투수들이 많았다는 점이 그랬다. 고우석이 현재 도전하고 있는데, 마이너리그에서 150km/h를 던지는 투수가 너무 많았다"며 "한국도 빠른 볼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특히 한화에 많다. 그래서 한화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내 목표대로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팀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특히 젊은 투수들이 좋다"며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한화가 점점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팬들에게도 탄탄한 야구를 보여줘야 한다. 스태프에게도 강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물음에 대해 김 감독은 "내야수에 좋은 선수가 많다"고도 언급했다. 지난해 홈런왕이자 올해도 중심 타선을 지키는 3루수 노시환, 올 시즌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김태연, 수비력을 갖춘 이도윤 등을 떠올릴 수 있는 말이다.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도 중용하고 싶다고 했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MLB)를 따라 올 시즌부터 베이스 크기를 늘리는 등 도루를 권장하는 중이다. 다만 한화는 팀 도루 30개(9위) 성공률 62.5%(10위)로 이 부문 최하위권에 위치했다.두산과 NC를 이끌며 '육상부'라는 별칭이 나올 정도로 발야구를 즐겨했던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도루 성공률 최하위라고 들었다. 점수를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도 "도루는 빠른 선수가 많다면 어느 팀이든 잘할 수 있다. 한화도 빠른 선수들을 도루할 수 있게 조금 더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의 기용 폭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김경문 감독이 '올드스쿨'로 통한다. '이기는 야구'를 표방한 만큼 '무제한의 믿음'까지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믿음에는 신·구가 없다. 두산 시절부터 이어 온 '뚝심'이 한 번 더 이어진다면, 한화에서도 화수분이 터질 수 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3 1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