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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베일 벗은 태너 "한국 날씨 습해, 6회까지 땀만 났다"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29·NC 다이노스)가 베일을 벗었다.태너는 지난 1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86개(스트라이크 60개).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지만 3-3 동점이 되면서 패전 투수 요건이 사라졌다. 이날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 무승부로 마무리됐다.관심이 쏠린 등판이었다. 태너는 테일러 와이드너(현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선수로 영입돼 지난 10일 입국(비자 발급 완료 기준)했다.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NC가 고심 끝에 선택한 분위기 전환 카드였다. 한화전 태너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4㎞. 힘으로 압도하는 유형이 아닌 제구형 투수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했다.직구(34개)에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18개) 커브(5개)를 적재적소에 섞었다. 탈삼진 4개의 결정구가 모두 슬라이더였다. 4회 초에는 1회 첫 타석 홈런을 허용한 노시환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빠른 템포로 투구해 야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인 것도 긍정적이었다.보완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피홈런 2개 포함 피안타 6개 중 5개가 직구를 공략당했다. 타순이 두 바퀴 돈 뒤에는 한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눈에 익숙해지니 파울이 늘었고 6회에만 피안타 3개가 몰렸다. 모두 결정구가 직구였다. 강인권 NC 감독은 16일 한화전에 앞서 "예상했던 대로였다. 안정적인 부분을 높이 평가했는데 그 부분을 분명히 보여줬”며 "최고 구속이나 평균 구속 모두 2㎞ 정도 저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첫 등판이어서 컨디션 문제가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감독님은 구속이 2km/h 정도 덜 나왔다고 하던데."마지막 피치가 3주 전이었다. 그 부분의 영향이 큰 거 같다. 한국에 와서 최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어서 크게 문제 되진 않는다."-첫 등판의 전반적인 평가는."경기에 일단 다시 나갈 수 있어 행복했다. 어제 팬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그 부분이 만족스럽다."-시즌 도중에 영입됐는데."사실 야구는 똑같이 야구다. 시차 문제가 있다. 그 부분에 애를 쓰고 있는데 다른 건 없다."-한국 날씨는 어떤가."확실히 습한 건 인정한다. 습한 걸 이겨내려고 어제 계속해서 로진을 사용했다. 1회부터 6회까지 끊임없이 땀만 났던 거 같다."-미국에서는 구속이 어느 정도였나."구속은 91마일(146.5㎞/h)까지 올리고 싶다. 미국에 있을 때도 88마일(141.6㎞/h)에서 91마일 정도를 오갔다. 3주 정도 피칭이 없었고 어제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 개념으로 들어갔다. 몸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건 맞다."-KBO리그 공인구는 어땠나."공인구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제 경기를 통해 완벽하게 적응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3~4회 슬라이더 무브먼트가 많이 괜찮아진 거 아닐까 싶다." -1회 노시환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잘 처리했다. 접근 방식을 바꾼 건가."긴장의 차이 같다. 경기하면 할수록 긴장이 풀리면서 적응을 해 그 이후에 처리하지 않았나 한다."-지인인 드류 루친스키(전 NC 다이노스)가 어떤 얘길 해줬나."즐기면 팬들도 좋아할 거니까 최대한 즐기면 좋은 결과 나올 거라고 하더라. 루친스키도 그렇고 자기도 그렇고 야구를 평생 했기 때문에 야구보다 생활적인 면을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 KBO리그에 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공인구를 들고 집에 찾아왔다. 그 공으로 캐치볼도 하고 그랬다."-루친스키와 친분은 언제부터 있었나."5년 전부터 8~9명끼리 모임을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매년 비시즌에 운동하면서 친분을 쌓았다."-어제 탈삼진은 모두 슬라이더였고 피안타는 모두 직구였다. 타자들이 직구를 노린다는 느낌을 받았나."그렇게 생각하진 않았다. 홈런이 직구로 나오긴 했지만 피치 카운트를 잡다 보니까 그 순간에 홈런이 나온 거 같다."-다음 등판 목표는."최대한 선발 투수로 이닝을 많이 책임지고 오랫동안 피치 하면서 승리 요건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거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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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애리조나] 이정후와 김하성이 한솥밥? 루친스키 "SD가 물어보더라"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드류 루친스키(35·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리드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를 방문,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꺼냈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오클랜드 구단과 계약하기 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구단 관계자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관해 물어봤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4년 동안 NC에서 활약한 루친스키는 지난겨울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과 1+1년, 최대 800만 달러(101억원)에 계약했다. 최근까지 빅리그 구단과 협상한 선수인 만큼 이정후에 대한 그의 얘기가 더욱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이정후를 향한 MLB 구단의 관심은 뜨겁다. 이정후는 올 시즌 뒤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노크할 계획이다. 일찌감치 대리인으로 스콧 보라스와 계약했다. 보라스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을 비롯해 MLB 대표 슈퍼스타를 다수 고객으로 보유한 '슈퍼 에이전트'다. MLB 구단의 움직임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진행 중인 키움 구단 캠프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를 비롯해 최소 5개 이상의 MLB 구단 관계자가 현장을 찾아 이정후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과 스프링캠프지(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를 공유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의 관심까지 더하면 열기가 점차 고조되는 모양새다. 애리조나는 캠프 시작에 앞서 "직접 구단 훈련을 관전하겠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과거 박찬호와 백차승이 뛰었던 샌디에이고는 국내 야구팬에게 익숙하다. 2021년 1월에는 내야수 김하성을 4년, 2800만 달러(356억원) 보장 계약으로 영입했다. 김하성은 현재 유격수와 2루수는 물론이고 3루수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이자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김하성은 키움에서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관계. 이정후가 보라스와 계약하기 전 조언을 구한 야구 선배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는 아시아 선수 영입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구단 중 하나여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하성의 연봉 대비 활약을 고려하면 이정후를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질 여지가 충분하다.KBO리그 시절 루친스키는 약점이 없는 투수였다. 시속 150㎞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에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커브, 포크볼까지 다양하게 던진다. 그런 루친스키가 유독 까다로워한 타자가 바로 이정후였다. 루친스키의 이정후 상대 통산 피안타율은 0.333(39타수 13피안타). 피출루율(0.350)과 피장타율(0.487)을 합한 피OPS가 0.837로 높은 편이었다. 그는 "(이정후가) MLB에서 통하려면 (수비) 포지션을 찾는 게 중요할 거 같다"며 "중견수 수비가 가능하다면 타격이 되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루친스키는 2019년부터 4년 동안 NC에서 활약하며 통산 53승(36패)을 따냈다. 이 기간 KBO리그 선발 등판(121경기)과 이닝 소화(732와 3분의 2이닝) 모두 1위. 2020년에는 19승을 기록,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메이저리거가 된 그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시작하는 오클랜드 스프링캠프에 앞서 아내 쉐리단과 함께 NC 캠프지를 방문했다.루친스키는 "새로운 클럽하우스와 팀에 들어가는 건 긴장되는 일"이라며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이뤄내도록 하겠다. 다이노스 경기를 보면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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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강정호와 훈련' 손아섭 "국가대표, 항상 가고 싶은 곳"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5·NC 다이노스)은 지난 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30인)에서 탈락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구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쉬움이 크다. 국가대표는 항상 가고 싶은 곳"이라며 "다시 성적을 끌어올려서 한 번 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손아섭은 국가대표 단골 멤버였다. 2013년 WBC부터 2017년 WBC까지 4개 국제대회에 연이어 출전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선 AG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태극마크에서 멀어졌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WBC까지 3개 대회 연속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그는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뽑히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2022년에는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다. 2007년 데뷔부터 줄곧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손아섭은 2021년 12월 NC와 4년 최대 64억원(계약금 26억원, 총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새로운 도전을 원한 선수와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NC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적 첫 시즌 타격 성적은 138경기 타율 0.277(548타수 152안타) 4홈런 48타점. KBO리그 역대 두 번째 '7년 연속 150안타' 금자탑을 세웠지만, 대부분의 기록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특히 장타율(0.493→0.397→0.367)이 3년 연속 하락했다. 손아섭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가 생기면서 수치가 함께 떨어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부단히 움직였다. 시즌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강정호와 함께 훈련했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타격이 부진했기 때문에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하기 위해 조금 일찍 미국으로 출발했다. 무너진 타격 메커니즘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해 '강정호 아카데미'를 찾았고, 최근 2년 타격 영상을 토대로 피드백을 받았다"며 "2년간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가 생각보다 컸다. 원인을 찾고 수정하는 과정도 있었는데 시즌에 들어가야 (결과를) 알겠지만 일단 원인을 찾았다는 게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손아섭은 1월 구단 신년회에 불참한 뒤 2월 시작한 애리조나 구단 캠프에 곧바로 합류했다. 오프시즌 대부분의 개인 시간을 '훈련'으로 채웠다. 그는 "내가 와서 NC가 포스트시즌까지 갔다면 좋았을 텐데 타격 부진을 겪으면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다"며 "만족하는 부분이라면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면서 전 경기에 가깝게 출전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NC는 지난 시즌 6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즌 뒤에는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주축 내야수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이 FA로 팀을 떠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어슬레틱스)까지 미국으로 돌아갔다. 공백을 채우기 위해 FA 시장에서 포수 박세혁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도 이름값이 높은 현역 빅리거(제이슨 마틴·에릭 페디·테일러 와이드너)를 데려왔다. 하지만 전년 대비 전력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손아섭은 이를 악물었다. 선수단 전체 투표 끝에 주장을 맡은 그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팀 내 최고참의 위치에 있게 됐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박)석민이 형과 함께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이 대화하고 있다. 캠프에 참가한 명단을 보면 확실히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야구장에서 젊은 선수들이 바른길로 갈 수 있게 솔선수범하면서 길을 잘 닦아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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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토종' 안우진 VS '외인' 루친스키, 탈삼진왕 2파전 압축

2022시즌 KBO리그 탈삼진왕 타이틀은 '토종 에이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과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노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안우진과 루친스키는 10일 기준으로 탈삼진 152개와 146개를 기록, 이 부문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2위와 10개 이상 벌어진 3위 윌머 폰트(SSG 랜더스·131개)와 차이를 고려하면 안우진과 루친스키, 두 선수 중 탈삼진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안우진은 2015년 차우찬(당시 삼성 라이온즈·194개) 이후 7년 만에 국내 투수 탈삼진왕, 루친스키는 7년 연속 외국인 투수 타이틀 수성을 노린다. 안우진은 '떠오르는 K-머신'이다. 2018년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이 지난해 110개였지만 올 시즌 일찌감치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9이닝당 삼진이 9.99개로 리그 1위. 시속 160㎞에 육박하는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시속 140㎞대 고속 슬라이더 조합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21경기 중 15경기에서 7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한 것도 벌써 3번이나 된다. 송신영 키움 투수 코치는 "마운드에서의 모습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성장한 거 같다. 주자가 있더라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승부한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지난 5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삼진은 잡으려고 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탈삼진 순위를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며 시즌 150탈삼진을 목표로 언급했다. 일찌감치 1차 목표를 달성한 그는 200탈삼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잔여 등판 일정(최대 8경기)을 고려하면 210탈삼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투수의 200탈삼진은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210개), 오른손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1996년 정민철(당시 한화 이글스·203개)이 마지막이다. 루친스키의 탈삼진 능력도 뒤지지 않는다. KBO리그 4년 차 외국인 투수인 루친스키는 2020년(167개)과 2021년(177개) 탈삼진 부문 3위를 기록했다. 14개를 추가하면 3년 연속 160탈삼진 고지를 정복한다.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이 9.71개로 안우진에 이은 2위지만 탁월한 제구 능력을 앞세워 탈삼진/볼넷 비율이 6.95로 리그 1위다. 탈삼진이 많으면서 볼넷이 적은 '이상적인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을 다양하게 섞는다. 김수경 NC 투수 코치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루친스키가 커맨드에 더 집중하는 거 같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타자로선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보다 더 공격적이고 정교해진 커맨드가 탈삼진이 늘어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친스키는 "지난 3년간 투구했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자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 포수 양의지의 영리한 공 배합과 잘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탈삼진 타이틀에 대한 목표는 전혀 없다. 나는 매 순간 투구에 집중할 뿐"이라고 전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구단 역사상 첫 탈삼진 타이틀에 도전한다. NC가 키움보다 정규시즌 5경기를 덜 치러 안우진보다 선발 등판 기회를 한 번 정도 더 잡을 수 있다는 게 호재다. 루친스키의 올 시즌 경기당 탈삼진은 6.95개다. KBO리그의 개인 타이틀 경쟁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심화하고 있다. '투수의 꽃'이라고 불리는 탈삼진 부문도 마찬가지다. 단 한 개 차이로 타이틀 향방이 갈린 2015년 차우찬과 앤디 밴헤켄(당시 넥센 히어로즈·193개)의 불꽃 튀는 경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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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인 것 같다" 전반기 커리어 하이 쏜 안우진

파이어볼러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거침없는 모습으로 2022시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안우진은 지난주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였다.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13(16이닝 2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10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선 8과 3분의 1이닝 무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7월 첫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안우진을 선정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두 번 긴 이닝을 던졌다. (불펜 소모를 줄였다는 부분에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안우진의 2022시즌 전반기는 '퍼펙트'했다. 스스로 "아프지 않아서 100점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17경기에 선발 등판, 10승(4패)을 따냈다. 2018년 1군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승이 지난해 달성한 8승이었지만 전반기 벌써 '+2승'을 해냈다. 피안타율(0.185)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0.96)을 비롯한 세부 지표도 A급. 탈삼진은 125개로 드류 루친스키(NC)와 함께 공동 1위다. 안우진은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야수들과 중간 투수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안우진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52.5㎞/h로 지난해보다 1.6㎞/h 더 빨라졌다. 직구 위력이 좋아지면서 변화구 공략이 더 까다로워졌다. 슬라이더(0.175)와 커브(0.119) 체인지업(0.178) 모두 피안타율이 1할대다. 그는 '올 시즌 잘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는 게 가장 많이 바뀌었다. (가장 자신 있는 건) 당연히 슬라이더인데 커브는 물론이고 체인지업도 던져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다"며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잡는 데 집중했고 그게 되면서 성적이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주목할 부분은 '줄어든 피홈런'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450타자를 상대해 피홈런 13개를 허용했다. 35타자당 1개꼴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219.5타자당 1개로 훨씬 안정적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KBO리그 25명의 선발 투수 중 피홈런을 가장 잘 억제하고 있다. 안우진은 "슬라이더라는 구종이 (위협적인 만큼) 위험하다"고 말한다. 안우진의 슬라이더는 평균 구속이 140㎞/h를 넘는다. 웬만한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고속 슬라이더. 그는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에 스윙하다가 (직구 구속과 비슷한 슬라이더가) 툭 걸려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 시즌에는 마운드 위에서 슬라이더를 좀 더 확실하게 던지자고 생각한다. 이 부문이 (피홈런을 줄이는데) 도움 된다"고 말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하면서 매치업마다 관심이 쏠린다. 안우진은 지난달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양현종과의 리턴 매치에서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첫 맞대결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0일에는 NC 에이스 구창모와 맞대결에서 웃었다. 안우진은 "외국인 선수와 비교하면 국내 선수와 매치업됐을 때 부담이 되지 않는다. 같은 한국 선수인 만큼 '토종 맞대결' 이런 식으로 얘기가 나오면 좀 더 힘이 나고 경기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오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그는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 부문 선수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아쉽게 팬 투표에 밀려 탈락했다. 그러나 감독 추천으로 데뷔 첫 '별들의 무대'를 밟게 됐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을 비롯한 현역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달라진 위상을 대변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전반기 키움의 돌풍 원동력 중 하나로 '성장한' 안우진을 꼽는다. 안우진은 "감독님께서 다치지 말고 다녀오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큰 축제에 나가게 돼 영광이다. 잘 즐겼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후반기 팀이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순 없겠지만, 승리를 가져다주기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낸다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지 않을까. 결과를 신경 쓰기보다 할 수 있는 거에 더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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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누가 '땜빵'이래…"후회 없이" 삼성 이해승

유격수 이해승(22·삼성 라이온즈)이 '사자군단'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1일 데뷔 첫 1군에 등록된 이해승을 향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허벅지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신인 이재현의 빈자리를 채우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이재현이 복귀하기 전까지 잠시 1군에 머무르는 '땜빵' 정도로 여겨졌다. 이해승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렸다. 13일 기준으로 1군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24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이 0.429(7타수 3안타). 제한된 기회 속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며 '1군 생존' 기간을 늘리고 있다. 이해승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2군이나 1군이나 똑같다'는 생각으로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생각보다 (성적이) 괜찮은데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1군)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어려워서 선구안이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자평했다. 이해승의 1군 활약이 더 놀라운 건 그의 '과거' 때문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이해승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 전체 72순위에 지명됐다. 입단 첫 시즌이던 2019년 2군 타율이 0.195(82타수 16안타)에 그쳤다. 이듬해에도 타율 0.227(176타수 40안타) 지난해에도 0.234(128타수 30안타)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올 시즌 2군 타율이 0.302(96타수 29안타)로 급등했다. 통산 2군 홈런이 4개인데 이 중 2개를 올해 때려냈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배트 스피드가 조금 빨라졌는데 큰 변화까진 아니다. 결과가 좋아진 건 마인드 컨트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해승은 프로 1, 2년 차 때 초조함이 앞섰다. 지명 순번이 낮고 타격 성적까지 떨어지니 '언제 퇴출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럴 때면 숙소에서 배트를 휘둘렀다. 자신을 혹독하게 채찍질했지만, 성적이 향상된 건 아니었다. 이해승은 "경기 결과가 안 좋으면 생각이 많았다. 항상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선수였다"며 "문득 '야구 생각을 덜 하고 달라지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두더라도 후회 없이 하고 싶었다. 의기소침해 있는 것보다 자신 있게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3년 차(2021년) 때부터 멘털(정신)적인 부분에서 더 강해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한 이해승은 '에이스 킬러'로 떠올랐다. 데뷔 첫 안타를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에게 뽑아냈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구창모(NC 다이노스)를 비롯한 쟁쟁한 선수들을 만나서도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선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 상대 멀티히트를 달성,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해승은 "루친스키를 상대로 친 안타는 나도 놀랐다"며 웃었다. 이해승은 아직 주전이 아니다. 1군 선수 중 입지가 가장 불안하다. 하지만 지난해 다짐처럼 '후회 없이' 할 생각이다. 그는 "최대한 1군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조금 더 많이 배우고 싶다. 하루하루 경기에 나가면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2022.06.14 09:48
프로야구

선발 휘청, 연패 빠진 한화…. 원투 펀치 언제 오나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가 다시 휘청이고 있다. 함흥차사인 외국인 원투펀치 라이언 카펜터(32)와 닉 킹험(31)의 공백 탓이다. 한화는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시즌 4연패. 선발진 붕괴가 컸다. 4일 장민재(4이닝 4실점)를 시작으로 5일 남지민(1이닝 4실점) 6일 김민우(4와 3분의 1이닝 10실점 9자책점) 7일 박윤철 (4이닝 5실점 3자책점) 8일 윤대경(4이닝 6실점)까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선발진이 붕괴한 결정적인 이유는 외국인 투수의 부재다. 한화의 국내 선발진은 변수 투성이다. 지난해 14승을 거뒀던 김민우를 제외하면 선발 경험이 풍부한 투수가 없다. 장민재는 불펜 커리어가 길고, 남지민 박윤철 윤대경은 1군 등판 경험이 적다. 대신 한화는 지난 시즌 건강과 구위를 증명한 킹험(2021시즌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과 카펜터(2021시즌 5승 12패 평균자책점 3.97)가 상수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부상으로 1군 마운드를 떠나있다. 지난달 19일 카펜터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사흘 뒤 킹험도 오른쪽 상완근 염좌로 2군으로 내려갔다.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검증받았던 국내 선발 김민우까지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KBO리그 최하위인 6번(달성률 18.8%)에 불과하다. 같은 하위 팀이어도 드류 루친스키가 버티는 NC 다이노스와 차이가 크다. 한화는 불펜진의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불펜도 선수층이 얇아 걱정이다. 지난 9일 마무리 정우람과 신인 문동주가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정우람은 노장이고, 문동주는 육성 차원에서 기용하는 선수다. 이닝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작다. 일단 카펜터의 복귀 일정은 정해져 있다. 한화 관계자는 "카펜터는 주말에 복귀할 예정이다. 재활 훈련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문제는 부상 후 2주 동안 휴식 중인 킹험이다. KBO리그 3년 차인 킹험은 매년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20시즌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시절 킹험은 2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6.75만 기록하고 부상에 시달렸다. 회복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SK는 결국 그를 포기하고 남은 시즌을 힘겹게 보내야 했다. 지난해 한화와 계약 후에는 144이닝으로 규정 이닝을 소화했지만, 역시 잔 부상을 겪었다. 부상 이력이 있는 만큼 마냥 남은 시즌 건강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2주 휴식까지는 예정대로다.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진다면, 그때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차승윤 기자 2022.05.10 15:16
야구

연봉 200% 인상 '히트 상품' 신민혁, "더 과감해지고 싶다"

오른손 투수 신민혁(23)은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히트 상품'이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확실한 선발 카드도, 그렇다고 믿음직한 불펜 자원도 아니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기회가 그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꿨다. 4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쾌투했다. 복사근이 파열된 송명기 대신 '임시 선발'로 마운드를 밟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민혁은 삼성전 이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시즌 성적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4.41.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15승 10패)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 145이닝을 소화해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까지 넘겼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풀타임을 처음 뛰어봤다. 선배들한테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닝을 끌어가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그래서 더 뜻깊은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신민혁을 도약시킨 원동력은 서클 체인지업이다. 오른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 제구만 잘 되면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좋은 무기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한동안 서클 체인지업을 '봉인'했다. 힘껏 던져도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쳐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떨어져 잠시 포크볼 그립도 잡아봤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신민혁의 터닝포인트는 지난해 4월 나성범(현 KIA 타이거즈)과의 캐치볼이었다. 나성범은 캐치볼을 하다 "체인지업이 좋은데 왜 안 던지냐"고 물었다. 이후 신민혁은 같은 팀 사이드암스로 이재학에게 조언을 구해 구종을 가다듬었다. 그는 "서클 체인지업은 고등학교 때도 던졌는데 유형이 약간 달랐다. 그때는 구속 차이를 크게 줬는데 지금은 공을 강하게 때리는 법을 터득했다. 구속과 회전수가 모두 좋아진 것 같다"며 "(나)성범이 형하고 (이)재학이 형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신민혁은 서클 체인지업을 왼손 타자에 집중했다. 체인지업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향하는 만큼 던지는 데 부담이 컸다. 그는 "우타자 피안타율을 낮춘 건 인코스 공을 많이 던진 덕분이다. 전에는 불안감 때문에 몸쪽 직구를 거의 던지지 않았는데 손민한 투수코치께서 '투수가 몸쪽 직구를 잘 던져야 하는데 왜 안 던지냐'고 하시더라. 계속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피칭했다"며 "몸쪽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니 던질 코스가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1999년생인 신민혁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하다. KBO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연령을 제한해 유망주 위주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다. '24세 이하'가 유력해 신민혁도 후보다. 그는 "청소년 대표 경험도 없다. 뽑아주면 무조건 가겠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규정이닝을 소화하면서 10승을 해보는 거다. 2년 전 한국시리즈는 2군에서 TV로 지켜봤는데 한국시리즈에서 한번 던져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1년 만에 입지가 달라졌다. 4000만원이던 연봉이 1억2000만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인상률 200%는 팀 내 최고. 역할이 애매했던 지난해와 달리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신민혁은 "올해는 더 과감하게 피칭하고 싶다. 투구 수를 줄이면서 이닝도 많이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24 06:00
야구

NC 국내 선발까지 완벽해지나...돌아와요 구창모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올겨울 스토브리그 '쇼핑왕'이다. 자유계약(FA)으로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했고, 트레이드까지 시사했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이뤘지만, 7위로 가을야구에 탈락하면서 공격적으로 선수단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국내 선발진을 잘 꾸리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좌완 에이스 구창모(24)가 있다.구창모는 2019년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에이스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전반기에 13경기에 나와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에선 2경기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미국에서 구창모의 인지도가 올라갔다. ESPN에서 구창모를 인터뷰하기도 했다.그런 구창모가 지난 시즌 후반부터 왼팔 상태가 좋지 않더니 올해는 아예 나오지 못했다. 왼팔에 계속 불편함을 느껴 엔트리에서 빠졌다. 재활해도 낫지 않아서 결국 지난 7월 24일 수술했다. 왼쪽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을 받았다. 소량의 골반 뼈세포를 부상 부위에 이식한 뒤 판을 고정했다.이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투구 감각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구창모는 내년 시즌은 재활 조에서 시작하지만, 시즌 중엔 1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문불출했던 구창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일상도 공유하면서 오랜 통증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이동욱 NC 감독도 "구창모가 수술 후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며 기뻐했다.구창모가 빠지면서 올해 NC는 국내 선발진이 아쉬웠다. 올해 선발투수 역할을 제대로 맡은 송명기까지 지난 4월 말 오른쪽 옆구리가 다쳐 한 달여 나오지 못했다. 신민혁은 불펜에서 시작해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오면서 경기 운영에서 아쉬웠다. 베테랑 이재학은 투구가 들쭉날쭉했다. KBO리그 3년 차인 외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만 15승 10패, 평균자책점 3.17로 고군분투했다.NC는 외인 원투펀치 루친스키, 웨스 파슨스와는 재계약했다. 파슨스는 올해 어깨, 손가락 등이 다쳐 4승 8패, 평균자책점 3.27로 고전했다. 그러나 NC는 부상이 없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이제 국내 선발진만 잘 꾸리면 된다. 구창모가 돌아오면, 송명기와 함께 국내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다. 송명기는 "창모 형 없이는 안 된다. 창모 형과 함께 선발 자리를 잘 지키겠다"고 했다. NC가 루친스키, 파슨스, 구창모, 송명기로 4선발까지 꾸린다면, 새로 온 FA 선수들과 함께 두 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2.29 12:32
야구

[IS 인터뷰] NC의 잔칫날 이재학은 속상했다

이재학(31·NC)은 지난해 11월 24일을 잊을 수 없다. NC가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역사적인 순간을 TV로 지켜봤다.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탈락해 선수단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 창원 NC파크에서 훈련 중인 이재학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아쉬움을 말로 표현 못 한다. 정말 속이 많이 상했다"며 "내가 부진해서 일어난 일이니까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래서 더 속상했다. 나 자신에게 화도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부진'이 문제였다. 이재학은 지난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295로 3할에 육박했다. 9이닝당 볼넷이 4.27개로 컨트롤까지 흔들렸다. 데뷔 때부터 이어온 투 피치(직구·체인지업) 레퍼토리가 벽에 부딪히면서 성적이 악화했다. 이동욱 감독은 KS를 앞두고 이재학의 컨디션을 체크했지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재학을 대신해 KS 4선발로 투입된 신예 송명기가 깜짝 놀랄 만한 활약(2경기 6이닝 무실점)을 펼쳐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재학은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좋지 않은 것들이 반복됐고, 그걸 극복하지 못했다"며 "컨디션이 좋을 때는 직구와 체인지업이 똑같은 릴리스 포인트와 힘으로 나간다는 게 느껴지는데 지난해에는 다르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KS 엔트리 탈락은 뼈아팠다. 이재학은 NC가 창단 첫 KS 무대를 밟은 2016년에도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시 프로야구를 뒤흔든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포스트시즌을 뛰지 못했다. 경찰 수사 발표가 더디게 진행돼 고심 끝에 구단이 결단을 내렸다. 시즌 뒤 이재학은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게 확인돼 억울함을 풀었다. 그러나 데뷔 첫 KS 등판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어 4년 만에 KS에 진출한 지난 시즌에도 이유는 달랐지만, KS 엔트리 제외라는 결과가 같았다. 이재학은 '초심'으로 돌아갔다. 구단 역사상 최다승(67승) 투수이자 창단 멤버이기도 한 그는 매년 3~4선발 자리를 확보한 채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다르다. 부상에서 재활 치료 중인 구창모가 복귀할 경우 드류 루친스키-웨스 파슨스-구창모-송명기까지 선발 네 자리가 확고하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신민혁·박정수·김태경 등과 경쟁해야 한다. 그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독하게 마음먹었다. 자존심도 많이 상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조로운 투 피치는 극복해야 할 난제다. 매년 슬라이더 장착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이재학은 "항상 컷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처럼 체인지업의 (궤적과) 반대로 흘러가는 구종을 고려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난해 무너졌던 직구와 체인지업의 구위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 익숙하지 않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이재학은 "찬밥과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지난해 마지막을 2군에서 보냈기 때문에 1군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선발이나 불펜 모두 어디서나 잘 던지는 게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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