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라이언 카펜터가 지난 4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가 다시 휘청이고 있다. 함흥차사인 외국인 원투펀치 라이언 카펜터(32)와 닉 킹험(31)의 공백 탓이다.
한화는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시즌 4연패. 선발진 붕괴가 컸다. 4일 장민재(4이닝 4실점)를 시작으로 5일 남지민(1이닝 4실점) 6일 김민우(4와 3분의 1이닝 10실점 9자책점) 7일 박윤철 (4이닝 5실점 3자책점) 8일 윤대경(4이닝 6실점)까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선발진이 붕괴한 결정적인 이유는 외국인 투수의 부재다. 한화의 국내 선발진은 변수 투성이다. 지난해 14승을 거뒀던 김민우를 제외하면 선발 경험이 풍부한 투수가 없다. 장민재는 불펜 커리어가 길고, 남지민 박윤철 윤대경은 1군 등판 경험이 적다. 대신 한화는 지난 시즌 건강과 구위를 증명한 킹험(2021시즌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과 카펜터(2021시즌 5승 12패 평균자책점 3.97)가 상수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부상으로 1군 마운드를 떠나있다. 지난달 19일 카펜터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사흘 뒤 킹험도 오른쪽 상완근 염좌로 2군으로 내려갔다.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검증받았던 국내 선발 김민우까지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KBO리그 최하위인 6번(달성률 18.8%)에 불과하다. 같은 하위 팀이어도 드류 루친스키가 버티는 NC 다이노스와 차이가 크다.
한화는 불펜진의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불펜도 선수층이 얇아 걱정이다. 지난 9일 마무리 정우람과 신인 문동주가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정우람은 노장이고, 문동주는 육성 차원에서 기용하는 선수다. 이닝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작다.
일단 카펜터의 복귀 일정은 정해져 있다. 한화 관계자는 "카펜터는 주말에 복귀할 예정이다. 재활 훈련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선발 킹험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문제는 부상 후 2주 동안 휴식 중인 킹험이다. KBO리그 3년 차인 킹험은 매년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20시즌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시절 킹험은 2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6.75만 기록하고 부상에 시달렸다. 회복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SK는 결국 그를 포기하고 남은 시즌을 힘겹게 보내야 했다. 지난해 한화와 계약 후에는 144이닝으로 규정 이닝을 소화했지만, 역시 잔 부상을 겪었다.
부상 이력이 있는 만큼 마냥 남은 시즌 건강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2주 휴식까지는 예정대로다.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진다면, 그때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