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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훈·임헌린 “굿바이 한밭야구장, 시민의 품에서 씨 유 어게인”

내년에 한화 이글스는 홈구장을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중구 대종로)로 이전한다. 올해까지 이글스의 홈 경기장이었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이글스-대전시의 계약 종료와 함께 이글스 파크라는 이름이 바뀔 것이다. 새 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의 활용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이글스 파크의 원래 이름은 대전을 뜻하는 한밭야구장이다. 1964년 완공돼 61년이나 사용된 이곳은 대전 야구의 역사 그 자체다. 또한 1986년 창단한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의 38년 기록과 기억을 축적한 유산이기도 하다.이제 한밭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장이 아닌 대전시의 체육 시설로 돌아온다. 야구팬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옛 구장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있다. 이글스에서 청춘을 바친 원클럽맨 장종훈(56) 야구대표팀 코치와 임헌린(51) 이글스 부장이다.장종훈 코치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였다. 3년 연속(90~92년) 홈런·타점왕, 2년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91~92년)에 오른 그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뇌관이었다. 한때는 한밭야구장 최고의 스타였다.‘영원한 한화맨’ 임헌린 부장은 운영 및 마케팅·홍보 등 구단 업무 대부분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특히 프로야구의 ‘3김’이라 불리는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감독이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시기에 팀장으로 활약한 홍보계의 스페셜리스트다.이글스 선수와 직원으로서 둘은 한밭야구장에서 울고, 웃고, 사랑하고, 사랑받았다. 임 부장은 “60년 넘는 역사를 담은 한밭야구장이 대전 시민들에게 체육 시설이자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플라타너스가 아름다운 ‘낭만 야구장’두 사람과 인터뷰 하기 위해 한밭야구장으로 들어가는 길. 주변에 있던 젊은 야구팬 네댓 명이 장종훈 코치를 알아보고 달려와 사인을 요청했다. “인기가 여전하다”는 기자의 말에 장 코치는 “야구장 앞이어서 팬들이 알아봐 주시는 거다. 다른 데서는 저를 못 알아본다. 허허”라며 웃었다.한때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청년도 세월을 이길 순 없었다. 장년이 된 그가 곁을 지나간다면, 아마도 팬 상당수는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한밭야구장 앞에서라면 다르다. 특별한 공간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마법을 부리기 때문이다. 팬들이 50대가 된 장종훈 코치에게서 30년 전 앳된 모습을 떠올리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충북 청주 세광고 출신인 장종훈 코치는 “대회 때 한밭야구장에서 야구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땡볕 아래 지붕도 없는 관중석에 팬들이 참 많이 찾아오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역 팬들의 야구 사랑은 대단했다”라며 “담장 밖 플라타너스 나무가 한밭야구장의 상징이었다. 정말 멋지고 낭만적이었지만, 여름에는 송충이가 나무에 바글바글한 게 문제였다. 외야에도 송충이와 왕개미들이 들끓었다”고 말했다. 장종훈 코치는 선수 시절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외야 담장을 너머 관중석을 지나 플라타너스까지 통과하는 그의 타구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파워가 있었다. 장 코치는 “외야 담장이 아니라 플라타너스를 넘어야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라며 “물론 홈런을 의식하고 스윙한 건 아니었다. 잘 맞은 타구라면 거기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웃었다.장종훈 코치는 “내야에서 수비할 때 타자가 내 눈 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거”라며 ”선수들 동선이라는 개념도 희미한 시절이었다. 관중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했다. 라커룸과 식당이 없으니 버스에서 옷을 갈아입고, 공운(공설운동장) 식당에서 팬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라고 추억했다.두 사람은 “열악한 상황에서 야구는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1986년 창단한 이글스는 당시 ‘절대 왕조’ 해태 타이거즈에 대적하는 강팀으로 급성장했다. 우승 문턱에서 네 번(88·89·91·92년)이나 무너졌으나, 99년 기어코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장종훈 코치는 “그 팀의 일원이었다는 게 정말 영광이었다”라고 추억했다. 학창 시절 학원 ‘땡땡이’를 치고 한밭야구장을 자주 찾았다는 임헌린 부장은 “지금은 레전드가 된, 90년대 이글스 선수들을 보며 ‘야구단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들과 함께해 저 또한 영광”이라고 전했다. 꿈과 희망, 추억이 담긴 ‘레거시’잘 알려진 대로 장종훈 코치는 ‘연습생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실패하자 그는 1986년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호리호리한 유격수는 그해 1군 경기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1년만 해보고 그만두겠다”는 마음으로 맞이한 1987시즌은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장종훈 코치는 “주로 7번 타자로 나서면서 홈런 8개를 쳤다. 하위 타순에 있으니 배트를 짧게 잡고 공을 ‘딱딱’ 맞히는 데 집중했다. 당시 95경기에서 홈런 8개(리그 15위)면 그리 적은 게 아니었다”라며 “시즌 뒤 고원부 선배 등이 ‘너, 장타력이 있는 거 같다. 방망이 길게 잡고 풀 스윙해봐’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 한 번 해볼까’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홈런왕 장종훈’이 탄생한 배경이다.한밭야구장에서 키운 꿈은 대한해협을 건너가기도 했다. 당시 이글스는 일본 야구와의 교류도 열심이었다. 장종훈 코치는 “89년 가을 캠프를 일본에 가서 다이에 호크스와 함께 치렀다. 일본 감독님과 코치님이 내 스윙을 상당히 좋아하셨다. 일본 타자들을 불러 모아 ‘저 친구 타격을 잘 보라’고 하셨다. 나에게는 ‘내년에는 삼진 200개를 당해도 좋으니 홈런 40개를 목표로 해보라’고 하셨다. 덕분에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꿈을 품은 장종훈은 이듬해 첫 홈런왕(28개)에 올랐다.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유격수 홈런왕’ 기록을 세운 것이다. 2년 뒤에는 KBO리그 최초로 40홈런 고지(92년 41개)를 정복했다. 1991년 한일 슈퍼게임 5차전에서는 일본 기후현 나가라가와 야구장(주니치 드래곤즈 제2구장) 개장 후 첫 장외 홈런(비거리 160m)을 날리기도 했다. 타구가 떨어진 곳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이 홈런을 소개한 기념비가 세워졌다.연습생 출신 20대 선수에게는 꿈같은 나날이었다. 장종훈 코치는 “91년 정규시즌 MVP 부상으로 그랜저를 받았다. 하늘 같은 선배들도 못 타는 최고급 승용차였다. 그래서 지인에게 차를 팔았다”라며 “그런데 이듬해 또 그랜저를 받은 거다. 정말 타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후배가 선배보다 좋은 차를 탈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버님과 상의한 끝에 (차액을 돈으로 받고) 소나타 골드를 받아 몰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벼락스타가 된 그는 선수 시절 사인을 몇만 장쯤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종훈 코치는 “내가 사인을 빨리 하는 편이었다. 팬들에게 사인해 줄 선수가 됐다는 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라며 “요즘에는 팬들이 야구공이나 사인지에 요청하는데, 예전엔 그런 개념이 없었다. 포대자루나 지폐에 사인한 적도 많았다”라며 웃었다. “역사적 공간…버려지지 않았으면”임헌린 부장은 “90년대 야구장에 가면 90% 이상이 남자 팬이었다. 약주를 드신 분도 많았다. 넥타이 부대가 퇴근 후 와서 소리 지르고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가 야구장이었다”라며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1루 더그아웃 상단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서 학교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야구장으로 달려갔다. 지정 좌석이 없는 시절이었는 데도 나를 포함한 골수팬들이 지정 좌석을 형성됐다. 그땐 정말 열심히 응원했다”고 추억했다. 장종훈 코치는 “예전엔 팬들끼리 싸움도 참 많이 했다. 경기 중 패싸움이 붙자 더그아웃에 불쑥 쳐들어와서 ‘야구 방망이 좀 빌려달라’는 사람도 있었다”라며 “지금 관전 문화와 많이 달랐다”라고 했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지났어도, 두 사람의 추억 여행은 좀체 끝나지 않았다.이글스의 성공과 실패, 영광과 상처를 품고 있는 한밭야구장은 내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글스와의 임대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대전시의 정책에 따라 구장 활용이 결정된다. 앞서 신축 야구장을 준공한 광주와 대구의 경우, 옛 구장을 사회인 야구에 개방하고 있다.임헌린 부장은 “한밭야구장 역사가 긴 만큼 보존 가치도 크지 않을까”라며 “두 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한 덕에 이 구장의 내부 시설은 꽤 훌륭하다. 시민의 편익을 위해 활용할 방안을 대전시에서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야구 매력에 빠진 중3 아들 덕분에 ‘팬’의 입장으로 전국의 야구장을 다녔다. 광주를 방문했을 때 타이거즈의 역사가 담긴 옛 구장(무등야구장) 시설의 상당 부분이 철거된 걸 보고 많이 아쉬웠다. 1000만 관중 시대에 야구팬과 대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베이스볼 파크가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통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장종훈 코치는 “옛날 얘기를 하다 보니 80~90년대 열악한 환경을 추억했지만, 그건 오래전 얘기다. 지금 한밭야구장은 오랜 기간 대전시와 이글스의 노력이 더해져 멋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글스뿐 아니라 대전 야구의 역사를 품고 있는 야구장이다. 황폐하게 버려지지 않고 야구인을 위한, 야구팬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난 9일 이장우 대전시장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025 KBO 올스타전'을 대전 신축구장에서 개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KBO 총재 특보인 장종훈 코치도 함께했다. 장 코치는 “이장우 시장님이 한밭야구장 활용에 대해 여러 밑그림을 그리고 계시더라.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대전=김식 기자 2024.12.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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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추신수가 한국 야구에 남긴 유산과 당부 "원정팀은 컨디션 나빠도 훈련할 곳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추신수(42·SSG 랜더스)가 한국 야구에 남긴 유산이 많다. 추신수 는 지난 1일 KT 위즈와의 5위 결정전 9회 초 대타 출장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SS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경기에서 3-4 역전패를 당했다. 앞서 두 차례 은퇴 고민 끝에 현역 연장을 택했던 최고령 선수 추신수는 올 시즌에 앞서 '예고 은퇴'를 선언했다. 추신수는 역대 타자 중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한다.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20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652경기에서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코리안 메어저리거 최다 기록이다. 최근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게 추월을 허용하기 전까지 아시아 빅리거 최다 홈런 기록도 갖고 있었다. 20홈런-20도루(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은 MLB에서 뛴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작성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 1억 3000만 달러(1722억원)의 계약이 만료된 추신수는 2021년 MLB 구단의 영입 제의를 거절하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의 지명권은 SSG 랜더스가 보유 중이었다. 추신수는 4년 간 KBO리그에 뛰는 동안 439경기에서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등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전성기가 지났고, 최근에는 부상으로 신음했다. 추신수는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비롯해 KBO 타자 최고령 출장(42세 2개월 17일), 안타(42세 1개월 26일), 홈런(42세 22일) 기록 등을 남겼다. 분명 MLB에서의 보여준 활약상에 비해 떨어지나, 추신수는 KBO리그에 끼친 영향은 컸다. 또한 한국에서 뛰는 4년 동안 3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그는 1년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생산성이 없으면 억만금을 줘도 야구를 하지 않는다"라며 "한국에 돈을 벌려고 온 게 전혀 아니다. 한국 야구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었고, 자꾸 욕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MLB 출신의 추신수는 한국 야구의 열악한 구장 환경에 안타까워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잠실구장 원정 팀은 복도에 장비를 놓고 휴식하며, 유니폼도 갈아입곤 했다. 추신수의 한 마디에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과 샤워시설이 생겼다. 이런 영향 속에 일부 구장도 리모델링을 했다. 추신수는 선수들이 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훈련 환경 조성을 주문했다. 추신수는 "원정팀 훈련 여건은 인천SSG랜더스필드가 최고다. 원정팀 더그아웃 뒤편에 실내 배팅 게이지가 마련돼 있다. 원정팀 선수들이 자유롭게 훈련을 할 수 있다"라며 "이런 시설이 없으면 벤치 멤버는 방망이 들고 스윙 연습을 하는 게 전부다. (이런 시설이 없으면) 원정팀 선수는 컨디션이 안 좋아도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어 슬럼프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선배들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했을 텐데 (국제대회에서) 성적도 내고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추신수는 후배들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아마와 프로는 두 글자지만 너무 다른 의미"라며 "유니폼만 입는 게 아니라 목표 의식도 가져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동생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형석 기자 2024.10.05 09:28
프로야구

2주 앞으로 다가온 청주 원정, 사령탑의 우려 "선수 부상 걱정돼"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청주구장 원정 경기 일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오는 18~20일 대전구장에서 예정돼 있던 원정 3연전이 (한화의 제2홈구장인) 청주구장으로 변경돼 열린다고 오늘 전해 들었다. 심히 걱정된다"며 먼저 말문을 꺼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 장소 변경에 대해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한화와 청주시는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뒤 이를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원기 감독은 "청주 홈 팬들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혹시 다칠까 봐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1979년 개장한 청주구장은 자주 경기가 열리지 않다 보니 시설이 열악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4년간 한화의 홈 경기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이에 청주시는 한화 경기 유치를 위해 선수 부상 방지와 관중 편의에 중점을 둬 18억8000만원을 들여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인조 잔디와 외야 펜스, 그물망을 교체했다. 또한 더그아웃 리모델링과 라커룸 확보 등 선수단 편의시설도 보강했다. 관중석 일부 의자도 교체했다. 한화는 이에 오는 18∼20일 키움전, 8월 20∼22일 NC 다이노스전의 청주구장 경기를 추진 중이다. KBO는 최근 한화 관계자 등과 청주구장을 방문해 경기 개최가 가능한 지 등을 점검하며 추가 보완 사항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외야 그물망이 촘촘하지 않아 교체하고, 그라운드의 땅도 좀 더 다졌다. 프로 경기 개최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10억원 이상을 들여 개보수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선수들이 느낄 (부상 등의) 부담이 가장 걱정"이라면서 "(제2구장 개최는)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나,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구장과 시설에서 뛰어야 좋은 플레이로 보답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선수들이 다칠까 봐 걱정이 든다. 숙소도 대전에서 이동하는 등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그라운드나 펜스 등에 관한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6경기, 삼성 라이온즈는 포항야구장에서 3경기를 치른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6.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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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잔디·조명 교체...MLB 서울 시리즈 앞두고 '꽃단장'

서울시가 오는 20·21일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경기가 열리는 고척 스카이돔 개선 과정과 진행 안전 문제 준비 현황을 12일 밝혔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을 찾아 대규모 인파가 모일 예정인 20·21일 안전한 경기 관람을 위한 관리 대책을 확인하고, 개선된 내부 시설을 살폈다. 서울시는 주최 측인 MLB 사무국을 비롯해 구로구청·경찰·소방 관계 기관과 밀착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 안전 관리와 인파 관리, 응급 구조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KBO리그 진행 안전 요원의 3배 이상인 400여 명을 경기장 내·외부에 투입해 현장 질서를 유지하는 등 전방위적 관람객 안전 확보에 나설 계획도 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람객 전원 본인 확인과 보안 검색도 이뤄진다. 또한 MLB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위조 상품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하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과 특허청이 지하철역, 경기장 주변을 중심으로 특별 단속과 계도 활동도 나선다. 개장 9년째를 맞이한 고척돔은 이번 서울시리즈를 맞아 재개장에 가까운 변화를 줬다. 인조잔디(총 1만1천493㎡)는 MLB 야구장 그라운드 키퍼와 협업해 충격 흡수율과 평탄도를 맞춰 전면 교체했다. 색상도 기존 단색에서 투톤으로 바꿨다. 그라운드 조명도 밝아졌다. 기존 메탈할라이드(MH) 투광등을 고효율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 조도를 500룩스 이상으로 개선했다. 이는 시간당 350㎾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원정팀 라커룸과 식당도 개선했다. 스카이박스 시설 보완, 경기장 주변 포토존과 녹지 정원 조성도 해냈다. 오세훈 시장은 "MLB와 한국 야구계의 교류가 본격화됐다. 이번 게임을 잘 치러 앞으로 MLB 개막 서울 시리즈가 매년 개최되길 바라본다"라며 "잔디부터 조명, 라커룸까지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한 만큼 모든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인 만큼 입·퇴장 시 인파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안전 문제가 없는 완벽한 게임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2 14:52
배구

[IS 시선]식당 겸 인터뷰실...외국인에 민망한 배구장, 최소한의 품격은 갖춰야

지난 2일 수원 실내체육관. 남자 프로배구(V리그)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경기 전 진행된 감독 브리핑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원정팀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과 취재진 문답은 거듭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후루룩' 소리 탓이다. 누군가 음식을 먹고 있었다. 현재 수원 실내체육관 내 브리핑 룸은 취재진 등 외부 인원이 식사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인터뷰 장소 뒤에 천정보다 조금 낮은 파티션 몇 개를 비치해 나눠뒀지만, 취식하는 소리나 음식 냄새가 나지 않을 수 없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시선이 취재진 뒤쪽을 향한 건 아니다. 언짢은 기색을 내비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불편한 건 기자였다. 양 팀 감독이 경기 전·후 공식적으로 임하는 자리에서 누군가 밥을 먹고 있다니. '올해 한국에 온 저 감독이 V리그를 비웃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단상 앞에 앉은 사람이 국내 감독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배구 성지'로 불리는 서울 장충체육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뷰실 한구석에는 외부 인원을 위한 간식과 도시락이 쌓여 있다. 배려는 고맙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마친 뒤 소통을 위해 들어온 감독·선수들 눈엔 어떻게 보일까. 올 시즌 유독 신경이 쓰인다. 각 구단에 외국인 감독과 선수들이 유독 많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틸라카이넨 감독,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이상 남자부)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까지 4명이다. 올 시즌부터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로 외국인 선수가 1명씩 늘기도 했다. 남녀부 14개 구단 2명씩 총 28명이다. 일본인 오기노 감독이나 선수 료헤이 이가(한국전력) 잇세이 오타케(우리카드)는 당장 일본 리그 환경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V리그는 겨울철 대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부터 한국 남녀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외부 호재 덕분에 리그 흥행도 여전하다. 종목(배구) 콘텐츠 파워가 향상된 만큼 인프라 등 경기 진행이나 준비 환경이 좋아졌는지 의문이다. 물론 경기장마다 시설 차이가 있고, 구단이 관여하는 정도도 다르다.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지차제와 협의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구단 대부분 전용 훈련장을 따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저 경기만 하는 홈구장에 어떤 조처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 동안 뛰었던 추신수(SSG 랜더스)는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며 잠실구장 원정팀 라커룸 환경에 대해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외국 무대에서 뛰던 선수 눈에는 크게 열악했던 것. 이듬해 운영기구와 구단 서울시가 응답하며 리모델링이 이뤄졌다. 다른 종목과 구장 환경과 비교는 무의미해 보인다. 중요한 건 현재 V리그 현장이다.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져야 한다.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당장 수원 실내체육관도 그렇다. 공식 브리핑 시간을 피해 식사하는 것을 권고하는 것만으로 감독의 말과 누군가의 쩝쩝대는 소리가 공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운영기구와 구단 관계자 등 V리그 구성원 모두 배구장 곳곳에 시선을 두고, 익숙하고 당연한 풍경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9 06:40
해외축구

올 시즌에도 멈추지 않은 아기레 감독의 입 “한국 시장 우리와 관련 없어”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이 다시 한번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언급하면서 낮 시간대 경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아기레 감독은 지난 17일(한국시간) 다가오는 비야레알과의 2023~24시즌 스페인 라리가 2라운드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아기레 감독은 리모델링된 홈 구장에서의 경기 소감·개막전 무승부·이적시장 행보·키케 세티엔 감독의 비야레알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축구 팬들의 이목을 끈 건 다음 부분이었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은 “나는 우나이 시몬(아슬레틱 빌바오)의 말에 동의한다.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전에 우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참고했다. 그들이 하는 걸 따라하려고 했다. 이제는 ‘킹스 리그’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2023~24시즌 라리가는 개막과 함께 중계 방식에 변화를 줬다. 화제가 된 건 요청한 팀에 한해 그들의 라커룸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일부 구단 소셜 미디어(SNS)에선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모습과 준비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몬은 이에 대해 “우리의 신성한 공간인데 누군가 침범하는 것 같다”면서 “라커룸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일침했다. 그의 말과 별개로 빌바오 구단은 금전적 보상을 받고 해당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금액은 무려 1300만 유로(약 190억원)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만이 카메라 설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레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시몬의 주장에 동의한 것이다.한편 팀을 떠난 이강인과 관련된 언급도 있었다. 아기레 감독은 “우리는 그들이 정한 일정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돈이 스포츠보다 우선시되는 모양새다. 우리가 지난 시즌 오후 2시 경기를 9번이나 치른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강인은 더 이상 우리 팀이 아니다. 한국 시장은 적어도 마요르카와 관련 없다”고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아기레 감독이 경기 시간에 불만을 드러낸 건 처음이 아니다. 당장 지난 3월 레알 베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패배한 뒤 “오후 2시에 9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준 라리가 사무국에 정말 감사하다”면서 “한국에서는 더 이상 이강인을 볼 수 없도록 TV를 꺼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경기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2시에 킥오프했는데, 그 탓을 이강인과 이강인을 응원하는 한국 팬들에게 돌리는 듯한 모양새였다.이어 3월 A매치 기간 직후 배정된 경기 일정을 언급하며 또 이강인을 언급했다. 아기레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을 마친 뒤 목요일에 돌아오는 한국인 선수도 있는데, 마요르카는 금요일에 바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아시아 시장을 통해 우리가 얻는 건 이런 것뿐”이라고 말했다. 마요르카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는 이강인이 유일한데, 굳이 '아시아 시장'을 강조하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한 차례 ‘인종차별’ 관련 논란도 일었다. 지난 5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발렌시아 팬들로부터 ‘원숭이’라는 야유를 들은 것을 시작으로 라리가 전반적으로 인종차별 이슈가 다뤄졌다. 이때 이강인도 인종차별 피해를 겪은 사례가 공개됐다. 한국의 한 SNS 유저가 게시한 4초 남짓 영상 속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향해 “중국인아 뭐하니?(¿Que Haces Chino?)”고 외쳤다. 이어 같은 달 마요르카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훈련 영상에서도 이강인을 향해 “중국인아, 뭐해?”라는 말이 또 나온다. 스페인어인 치노는 중국인을 뜻한다. 스페인어권에서 아시아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중국인에게 쓰는 것은 문제 될 게 없지만, 아시아인을 싸잡아 치노라고 한다. 스페인에서 흔히 쓰이는 학대 표현이다. 이후 아기레 감독과 마요르카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바 있다.이강인은 이후 지난달 9일 마요르카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초 프리시즌 중 부상으로 선발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개막전에서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특유의 드리블을 뽐낸 데 이어, 공격진 중 가장 많은 터치를 가져가며 PSG에서도 굳건한 활약을 펼쳤다. 리그1 사무국은 이강인을 최우수 선수 격인 ‘The Player’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우중 기자 2023.08.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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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디테일 녹여서 만든 'MLB급' 라커룸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재단장을 마친 홈구장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클럽하우스를 공개했다. SSG는 지난 20일 홈구장 클럽하우스 리모델링을 마쳤다. 공사 규모만 1445평, 59개실에 달한다. SSG 측이 밝힌 공사 비용만 40억원대. SSG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위기다. 위드 코로나가 되어도 팬들이 야구장에 돌아올까 고민이 많았다"며 "야구를 잘하는 게 첫 번째다. 말만 하지 말고 그들이 편안히 야구하고 팬 서비스도 잘하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SSG의 목표는 단순히 클럽하우스 개축이 아닌 새로운 리그 문화다. 민경삼 SSG 대표는 "먼저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게 낫지 않겠나. 그런 문화를 바꾸고 싶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중점에 뒀다"고 말했다. 크기보다 눈에 띄는 건 디테일이다. SSG 측은 "지난해 6월 말 기획해 설계에만 5개월 정도가 걸렸다. 선수단, 프런트는 물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라커 설계까지 남다르다. 1.2m에서 1.4m로 넓어진 라커 안에는 모자걸이부터 충전용 콘센트, 도어락까지 선수들의 의견이 녹아있다. 목욕탕, 핀란드식 사우나, 수면실도 선수들의 피드백을 거쳐 완성했다. 방 곳곳에는 신세계 그룹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반려 식물들이 배치됐다. 2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김광현도 "라커룸이 메이저리그(MLB) 못지않다. 사우나 등 MLB에 없는 시설까지 갖췄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화두였던 원정팀 시설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명, 바닥, 가구 등을 전면 교체했고 치료실도 신설했다. 원정팀 선수들을 챙길 매니저 보직도 새로 생겼다. 홈팀과 원정팀이 나눠쓰던 실내 타격장에는 홈팀 시설을 신축, 선수들 모두가 편하게 훈련할 수 있게 됐다. 인천=차승윤 기자 2022.03.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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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라커룸 'MLB급'으로 새단장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대대적인 라커룸 리모델링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못지 않은 시설로 새단장했다. SSG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천 SSG랜더스필드 내에 있는 클럽하우스와 홈, 원정 덕아웃 및 부대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지난 20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구 문학야구장)는 지난 2002년 개장한 구장이다. 20년 이상이 지났지만 꾸준히 리모델링을 진행해왔다. 클럽하우스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시절인 2014년 부분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8년 전. SSG는 "현재 시설이 선수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생활시설뿐만 아니라 부상방지 및 피로회복을 위한 전문시설까지 대대적인 확충을 통해 국내 최고의 클럽하우스를 구축하게 됐다"고 이번 리모델링 이유를 설명했다. SSG 측은 "이번 리모델링은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하고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2021년 6월 기획을 시작한 이후 10개월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다"라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선수들과 코칭스탭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스타필드 사우나 시설을 기획한 전문가의 조언을 반영하는 등 디테일까지 세밀하게 고려하여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리모델링의 범위는 홈팀 클럽하우스, 원정팀 클럽하우스, 경기진행에 필요한 부대시설, 덕아웃 등 크게 4개 구역이며 총1,445평 59개실의 규모이다. 홈팀 클럽하우스는 라커룸, 사우나 시설, 타격연습장, 체력단련실, 전력분석실 등 선수들이 훈련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시설뿐 아니라 규모도 208.31㎡(63평)에서 292.03㎡(88평)로 넓어졌고 개인 라커 폭도 기존 1.2m에서 메이저리그 수준인 1.4m로 늘렸다. 공조 시스템을 강화해 공기 순환을 대폭 개선했고 건조기 등도 더해졌다. 선수단이 가장 환영한 시설은 목욕 시설이다. 개인용 온탕, 폭포수 냉탕에 핀란드식 '로울리' 사우나 도크까지 갖췄다. 우천 시에도 훈련이 가능하도록 더그아웃 바로 뒤에 실내 훈련장 시설도 보강했다. 경기출장에 앞서 최고의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내 타격연습장 3개면과 타격준비실을 조성했다.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원정팀 시설도 리모델링했다. 클럽하우스 규모(640㎡, 약194평)는 10개 구단중 가장 넓고 감독, 코치, 선수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라커룸, 화장실, 샤워실도 조성했다. 특히 올 시즌부터 국내 최초로 원정팀 클럽하우스를 전담하여 관리하는 “클럽하우스 매니저”를 운영한다. SSG 주장 한유섬은 이번 리모델링에 대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클럽하우스다. 어떻게 보면 집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구단에서 이번에 선수들의 입장에서 세밀하게 신경을 써 주셔서 감사드리고 선수들도 경기력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3.21 11:17
야구

추신수 쓴소리 왜 나왔을까…KBO 9개 구장 원정팀 시설의 현실

“프로야구에서 실내 배팅 케이지도 없이 야구를 하는 것이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추신수(39·SSG)는 지난 5일 작심 발언을 꺼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달리 미흡했던 국내 구장의 원정팀 훈련 시설이 문제였다. 경기 중 실내 배팅 케이지를 활용해 타격 훈련이 가능한 MLB와 달리, KBO리그 구장에서 타자들은 따로 경기 중 훈련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주장이었다. ━ 열악한 잠실, 리모델링 거쳐도 아쉬운 사직, 대전, 수원 추신수를 비롯해 KBO리그 관계자들이 가장 비판하는 곳은 서울 잠실야구장이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70년대 설계된 곳이다. 단순 낙후 여부를 떠나 프로야구가 출범되기도 전에 만들어진 탓에 공간 자체가 협소하다. 더구나 홈팀인 LG와 두산이 1, 3루 라커룸을 각자 쓰다보니 원정팀은 오랜 시간 아예 라커룸 없이 잠실을 사용해야 했다. 2013년 뒤늦게 보수 공사로 원정 라커룸이 만들어졌지만, 열악한 상황은 여전하다. 20여개의 라커만 빼곡하게 차 있을 뿐 수십 명의 성인 남성들이 쉬기엔 턱없이 비좁다. 그마저도 라커 수가 부족하니 여전히 복도 신세를 지는 이들이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정 라커룸이 좁아 선수들이 불편해한다. 라커 수가 적다보니 저연차 선수들의 경우 쉴 공간이 부족해 짐을 복도에 두고 쉬어야 한다"고 밝혔다. 샤워실도 부족하다. 잠실의 원정팀 공간은 둘로 나눠져 있다. 라커룸과 별도로 식당과 샤워실이 합쳐진 곳을 원정팀에 제공하는데, 식당의 테이블도 작고 샤워부스 수가 단 3개에 불과하다. KBO리그 1군 엔트리는 28명. 경기 당일 출전하지 않은 이들을 고려해도 20여 명이 씻고 나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시리즈를 끝내고 지방으로 옮기는 팀들에겐 잠실 경기가 더 고역이다. 실제로 지난 6월 10일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잠실 LG전 후 대구로 이동했다가 감기 몸살로 결장한 사례도 발생했다. 씻지 못한 채 온 몸이 땀과 비로 젖은 상태로 에어컨을 쐬면서 지방으로 이동한 게 문제였다. 리모델링을 마친 지방 구장들은 사정이 좀 낫다. 역시 오래된 탓에 공간은 비교적 좁지만, 지자체와 구단의 협조 아래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20여 개 라커룸에 적게는 8개, 많게는 13개의 샤워 부스를 갖춰둔 덕에 잠실에 비하면 불편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여전히 주어진 공간은 제한적이다. 20세기 기준으로 지어진 탓에 공간 배정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리모델링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단 관계자들은 이들 구장에 대해 입을 모아 "여전히 라커룸이 좁고, 라커 수가 부족하다. "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식당이 좁아 휴게 공간이 없고 샤워 시설은 여전히 불편하다. 식사 테이블조차 없는 곳도 있다"면서 "굳이 한 구장을 특정하지 않아도 너무 많다"고 리그 전반적인 환경이 아직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차이는 가장 최근 지어진 광주(2014년 개장), 대구(2016년 개장), 창원(2020년 개장)과 비교하면 여실히 드러난다. 이들 신축 구장들은 원정팀에 30여 개의 라커, 10여 개의 샤워 부스와 30여 평의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가장 최근에 지어진 창원은 감독실, 식당, 트레이닝실을 포함한 원정 팀 공간을 합치면 약 107평에 이른다. 없는 공간을 짜내야 하는 곳과는 환경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 원정팀을 못 쓰는 실내 배팅 케이지, 발상의 전환 가능할까 야구계에서는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 가장 화두에 올랐지만, 추신수가 더 중점에 뒀던 부분은 실내 훈련 시설이다. 취재 결과, 배팅 케이지 시설을 갖춘 곳도 있었지만, 원정팀이 사용하기보다는 우천시 실외 타격훈련을 대체하는 곳에 가까웠다. 고척, 광주, 대구, 창원 등 신축에 드는 구장들은 모두 실내 배팅 케이지를 포함한 실내 타격 훈련장을 보유했지만, 경기 중 훈련 용도가 아닌 우천 상황에 대한 대안에 가깝다. 우천과 상관없이 원정팀을 위한 실내 타격훈련 시설을 제공하는 곳은 고척과 올해 리모델링한 사직뿐이었다. 한편 우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의 경우 원정팀 배팅 케이지는 있지만 사용이 불가능했다. 키움 측은 “원정팀 실내 훈련 시설은 서울시설공단 소속으로 되어있는 곳인데, 공단은 배팅 케이지가 선수용이 아니라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알린 바 있다”고 답했다. 경기중 타격 훈련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KBO리그에서 대타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더그아웃 근처에서 투수의 공을 확인하며 스윙 훈련을 하는데 익숙하다. 메이저리그 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 변화의 목소리가 먼저 나오는 이유일 수도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롯데가 원정팀 실내 타격 훈련장을 만든 것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성민규 단장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 리모델링 과정에서 전문가 역할 필요 문제 해결이 정체된 건 아니다. 각 구장의 시설은 느리게나마 꾸준히 개선 중이다. 대부분의 지방 구장들이 최근 수 년간 리모델링을 거쳤다. 추신수의 복귀와 함께 불거진 잠실구장은 올 시즌 종료 후 리모델링이 예정되어 있다. 한 LG 관계자는 "LG, 두산 관계자와 함께 서울시가 리모델링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구단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추신수 본인의 홈 구장인 인천 SSG랜더스 필드도 내년 시즌 내부 리모델링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확실한 해결책이 되려면 과정에서 야구계 관계자들, 현장 선수단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모델링을 거친 지방구장들도 여전히 불만 섞인 소리가 나온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개선하는 어려운 과제인만큼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미다. 허구연 위원은 "선수 경기력이 저하되는 문제인만큼 책임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잠실야구장 리모델링에 전문가 의견이 많이 수렴되길 바란다. 라커룸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제점을 점검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2021.10.22 07:00
야구

기록세운 날, “인프라 바꿔라” 작심발언 한 추신수의 진심

추신수(39·SSG)가 KBO리그 인프라에 대해 다시 한번 작심 발언을 꺼냈다. 추신수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치며 팀의 8-0 승리에 공헌했다. 팀 승리뿐 아니라 개인으로도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KBO리그 역대 54번째이자 최고령 20-20(만 39세 2개월 22일) 기록이다. 진기록을 남긴 날이었지만, 이날 추신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답게 개인 기록에 대한 만족감보다 리그를 향한 직언을 꺼내는 데 집중했다. 특히 KBO리그의 부족한 인프라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했다. 추신수는 5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후배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 했으면 좋겠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서 “메이저리그(MLB)처럼 말도 안 되게 좋은 시설은 아니더라도 KBO리그도 한국에선 메이저리그가 아닌가. 그에 맞는 시설은 갖춰야 하는데 준비가 안 되어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경기 준비를 위한 시설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추신수는 “웨이트 훈련을 호텔 헬스장에서 일반인들과 섞여서 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속구를 던지는) 고우석을 상대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타자는 좁은 곳에서 스윙만 하다가 대타로 나가 공을 쳐야 한다”면서 “기계로 공을 쳐도 칠까 말까 하는데, 그런 준비도 전혀 없이 나간다”고 타격 훈련을 위한 실내 배팅 케이지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짚었다. MLB 구장에서는 보통 실내 배팅 케이지를 설치해 선수들이 경기 중에도 타격 훈련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낙후된 시설로 유명했던 LA다저스의 다저스타디움도 지난 2013년 구장 리모델링 때 원정팀을 위한 배팅 케이지를 설치했을 정도다. 이제 MLB에선 경기 중 영상 분석과 배팅 훈련으로 타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하는 풍경이 익숙해졌다. 추신수는 인프라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성적을 바라는 건 과욕이라고 주장했다. 추신수는 “그런 환경도 없이 준비하는데 국제대회 부진이 선수들만의 잘못일까”라며 “프로야구에서 배팅 케이지조차 없이 야구를 하는 것이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다 책임이 있다. 큰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만들어주지 않는 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추신수는 이어 “재능 있는 선수들이 너무 많지만 이러면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길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다”라며 인프라가 갖춰져야 국제대회 성적도 따라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 추신수가 KBO리그 인프라를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를 위해 잠실구장을 처음 방문한 지난 3월 30일에도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하고 있다.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면 더 나은 선수가 될 수도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원정 라커룸 시설도 안 좋고 실내 배팅 케이지가 없어 30개 배팅만 치고 경기에 임한다. 치료 공간도 부족하다”라면서 “한 경기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몇 명의 선수가 그렇게 준비할 수 있을까 싶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그렇게 쉽지 않다. 준비를 다 해놓고도 안될 수 있는 게 야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과도 있었다. 악명 높던 잠실 원정 라커룸이 올 시즌 후 새로 단장할 예정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이슈화된 데 이어 정식 절차를 밟게 됐다. 추신수의 발언 후 KBO가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보낸 개선 요청안이 실제 보수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슈가 되자 오세훈 서울시장(당시 서울시장 후보)은 “최신 시설은 물론,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는 방향까지 함께 검토하겠다”며 시설 개선을 약속했다. 이어 지난 7월 6일에는 서울시가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를 통해 잠실구장 시설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 후 라커룸을 비롯한 시설 개선이 유력하다. 아직 끝이 아니다. 잠실 원정 라커룸 개선이 예정되어있을 뿐 추신수가 여러 차례 강조한 실내 배팅 케이지를 비롯한 다른 준비 시설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나오고 있지 않다. 추신수가 다시 한번 쓴소리를 꺼낸 이유다. 차승윤 기자 2021.10.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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