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59건
배구

'유럽 무대' 데뷔 앞둔 이우진 "설렘 크다...한 단계 더 발전할 것" [IS 피플]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우진(19·베로 발리 몬차)이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을 자신했다. 지도자들과 국내 무대 선배들도 진심으로 응원했다. 이우진은 지난 7·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소속팀 베로 발리 몬차와 대한항공·팀 KOVO(V리그 남자부 올스타)와의 글로벌 슈퍼매치에 나서 각각 8점(공격성공률 40%)과 9점(공격성공률 31.58%)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V리그 대표 미들블로커 김규민, 아웃사이드히터 허수봉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우진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배구 명문 클럽 베로 발리 몬차에 연습생으로 합류한 뒤 올해 3월 정식 계약을 했다. 한국 고교 선수 최초로 유럽 리그에 직행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다른 재능과 도전 정신으로 한국 남자배구 대표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우진은 베로 발리 몬차에 합류한 뒤 처음으로 공식 경기를 치렀다. 마침 국내 배구팬 앞에서 나설 기회를 얻었다. 그는 8일 팀 KOVO와의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 한국 팀과 경기하는 게 처음인데 너무 좋았다. 많은 관중들이 와주셔서 긴장도 됐지만 재미있었다"라고 했다. 7일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엔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던 이우진은 팀 KOVO전을 마친 뒤엔 "서브 리시브는 조금 나아진 것 같더라"라며 웃었다. 고교생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나아진 점에 대해서도 "서브 리시브"이라고 답했다. 이우진은 한 발씩 유럽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신장과 힘에서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악조건 속에서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한국과 다른 문화도 적응하고 있다. 유럽 선수들은 직설적으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적하는 편이다. 선수 최고의 무대에서 뛴다는 자부심도 갖췄다. 아직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우진 입장에선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그러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터와의 호흡도 어려움이 있지만, 연습을 통해 맞춰가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 시즌을 치르며 영어 공부도 더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특급 유망주들은 V리그 드래프트에 참가해 많은 계약금을 받고, '엘리트 코스'를 밟는 게 순탄한 길이다. 이우진은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최고의 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도 안 통하고 문화도 달랐지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만약 재계약하지 못하고 돌아와도 다른 선수들이 대학교 3학년 나이가 된다. 그런 점도 고려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우진은 베로 발리 몬차와 2025~26시즌까지 계약했다. 유럽 리그 데뷔를 앞둔 그는 "설렌다.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마씨모 에켈리 베로 발리 몬차 감독도 이우진의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다. 그는 "확실히 잠재력이 큰 선수다. (유럽 무대 도전을) 결정하는 게 어려웠을 것인데, 어린 나이에 비해 정말 잘 적응했다. 이번 슈퍼매치 두 경기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1년 동안 쌓은 기량을 실전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팀 KOVO 지휘봉을 잡은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도 "이우진은 내가 학교 지도자로 있을 때부터 데려오고 싶었던 선수다. 기량이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고, 더 나아질 수 있는 선수다. 기본기 측면에서 더 발전한다면 '큰물'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전했다. KOVO '리빙레전드' 미들블로커 신영석도 이우진의 도전 정신을 응원하며 "그런 선수가 많이 나와줘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 무대에 돌아와 V리그 발전에도 기여해 주길 바란다. 김연경 선수가 좋은 사례"라고 했다. 이우진의 초·중·고 선배인 허수봉도 "(이)우진이가 고교 시절에 함께 경기한 적이 있다. 당시 고교 감독님께서 '우진이 정말 잘 한다'라고 하셨다. 나도 '이 친구는 떡잎부터 다르구나'라고 느꼈다"라고 돌아보며 "고교 선수가 바로 유럽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다치지 않고 새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9 12:41
배구

'유럽파 특급 기대주' 이우진 "많은 관중에 긴장...한 단계 나아갈 것" [IS 스타]

'한국 남자배구 미래' 이우진(19·베로 발리 몬차)이 국내 배구팬에 이틀 연속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우진은 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글로벌 슈퍼매치에 베로 발리 몬타 소속으로 'V리그 올스타' 팀 KOVO전에 나서 세 세트 모두 뛰며 9득점(3블로킹)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31.58%)은 다소 낮았지만, 블로킹 능력을 보여주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증명했다. 이우진은 전날 대한항공전에서도 블로킹과 서브 득점을 포함해 8득점을 기록했다. 이우진은 1세트 1-1에서 퀵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첫 득점했다. 4-4에서 서버로 나서자, 장내 팬들이 큰 함성으로 그를 환영했다. 이우진은 12-10에서 김규민의 속공을 블로킹하며 두 번째 득점을 했다. 2세트도 7-8에서 화끈한 퀵오픈 공격을 시도해 득점했다. 2-4에서도 허수봉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며 두 번째 득점까지 해냈다. 이우진은 2세트까지 7득점을 기록하며 아브라힘 라와니와 함께 베로 발리 몬차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는 팀 KOVO의 압승이었다. 1~3세트 내내 리드를 내주지 않았고, 점점 점수 차를 벌렸다. 이우진은 3세트 중반 빠졌다가, 소속팀이 매치 포인트로 몰리기 직전 다시 코트에 나섰다. 한동안 보지 못할 국내 배구팬을 향한 인사 차원이었다. 이우진은 지난해 11월, 연습생으로 베로 발리 몬차에 입단했고, 올해 3월 구단과 정식 계약을 하며 한국 고교 선수로 최초로 유럽 배구에 직행했다. 그동안 연습 경기만 치렀지만 글로벌 슈퍼매치를 통해 실전 데뷔전을 치렀다. V리그 올스타들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경기 뒤 이우진은 "한국에서 경기를 해 너무 좋았다. 너무 많은 관중이 오셨고, 장내 아나운서님도 내가 서버로 나설 때마다 큰 호응을 해줬다. 긴장했지만 재미도 있었다"라고 국내 배구팬을 만난 주말을 돌아봤다. 7일 대한항공전에서 "내일 더 잘 하겠다"라고 했던 그는 팀 KOVO전 경기력에 대해서 "리시브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수비 기본기는 베로 발리 몬차에 입단할 때부터 스스로에게 내건 숙제였다.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벌써 유럽 무대에서 훈련한지 10개월이 됐다. 이우진은 "지난 1년 달라진 점도 서브 리시브가 더 나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진이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면서, 그의 행보에 큰 관심이 모이는 게 사실이다. 이우진은 "1년 뒤 어떤 모습이 되길 바라는가"라는 물음에 "생활적으로는 영어를 더 잘 했으면 좋겠고, 배구적인 부분에서도 전체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8 20:47
프로축구

'린가드 효과' 5만 1670명 모였다…K리그 최다 관중 기록 3개나 경신 [IS 상암]

프로축구 FC서울이 K리그 최다 관중 기록을 3개나 갈아 치웠다. 홈 개막전 특수에 '제시 린가드(잉글랜드) 효과'가 더해져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서울 구단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24 2라운드 ‘서울 홈 개막전’엔 무려 5만 167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 그리고 유료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5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K리그 경기장으로 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날 5만 1670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면서 K리그 최다 관중 각종 기록들도 새로 쓰였다.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 1년 만에 새로 쓰였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4월 서울과 대구FC전 당시 4만 5007명이었다. 당시 가수 임영웅이 시축에 나서면서 큰 화제가 돼 무려 4만 5000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올해는 당시보다 7000명 가까이 더 경기장으로 향했다.2013년 승강제 이후 K리그 단일경기 최다 관중, K리그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도 각각 넘어섰다.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은 2013년 대구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기록한 3만 9871명이었다. 서울은 11년 만에 사상 첫 4만 관중을 넘어 5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나아가 2016년 6월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당시 4만 7899명을 넘어 승강제 도입 이후 단일경기 최다 관중 새 역사까지 썼다.승강제 도입 이전을 포함해 프로축구 출범 이래 5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 건 이번이 여섯 번째이자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은 지난 2010년 5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성남 일화(현 성남FC)전 당시 6만 747명이었다. 이날 뜨거운 열기는 경기 전부터 일찌감치 예고됐다. 서울은 지난 시즌 평균 2만 2633명의 관중을 유치할 만큼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데다 김기동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서는 첫걸음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 뜨거운 열기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볐던 린가드 효과가 더해졌다. 린가드는 EPL에서만 182경기에 출전해 29골·14도움을 기록한 베테랑 선수로, K리그에 온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로 평가받는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오랫동안 맨유에서 뛴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 EPL 무대만 누비다 서울에 입단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A매치 32경기(6골)에 출전했고,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4강 멤버이기도 하다.그런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처음 누빌 수도 있는 경기다 보니, 이날 경기장을 찾는 축구 팬들은 더욱 많아졌다. 서울 팬들뿐만 아니라 맨유 유니폼을 입은 축구 팬들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예매 열기부터 뜨거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예매가 시작된 지 불과 30분 만에 2만 7000장이 넘는 티켓이 예매된 데 이어 이후에도 꾸준하게 예매가 이뤄졌다. 가수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지난해 4월 대구전보다 꾸준히 빠른 예매 속도를 보여 최다 관중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인천 원정 팬도 약 4300명이 원정길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5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면서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4.03.10 17:19
프로축구

[K리그1 2023 결산] 울산의 독주·명가의 몰락…빨라진 감독 교체 시계

다사다난했던 2023시즌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일간스포츠가 웃고 울었던 지난 1년간의 사건을 키워드로 꼽아 돌아봤다. 최초 또 최초, K리그에도 봄이 왔다올 시즌, 전면 유료 관중 집계 도입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이 훈풍이 됐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도 관중 증가에 힘을 더했다. 각 구단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주효했다. 특히 FC서울은 지난 4월 홈구장에 가수 임영웅을 초대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꾸준히 관중몰이에 성공한 서울은 역대 최초 40만 관중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울산 현대도 구단 최초 30만 관중을 돌파, 서울과 K리그 흥행을 쌍끌이했다. ‘최초 2연패’ 울산의 독주, 광주의 돌풍2023시즌 개막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19일, 울산은 1위에 오른 후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퍼펙트 우승’이란 말이 부족했다. 물론 여름에 연패·무승 늪에 잠시 빠지기도 했지만, 이내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였다.울산 부임 3년 차인 홍명보 감독의 축구는 더욱 견고해졌다.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 운영, 팀워크, 구성원 간 조화 등 여느 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우승이라는 염원을 이룬 후 적당히 자신감마저 차 있으니 대적할 팀이 없었다.우승컵을 눈앞에 두고 미끄러지는 건 옛말이다. 구단 최초 2연패를 달성하며 ‘위닝 멘털리티’까지 장착했다. 과거 전북 현대처럼, 2022년이 진정 울산 독주 체제의 서막이었을 지도 모른다.2부에서 올라온 광주FC는 연일 축구 팬을 놀라게 했다. 철저히 준비한 공격 축구로 이정효 감독의 자신감을 증명했다. 이 감독은 2년 만에 팀을 아시아 무대로 이끌며 ‘무시’의 시선을 ‘존중’으로 바꿨다. 명가의 몰락, 우연이 아니었네지난해엔 2위, 올해는 4위. ‘명가’ 전북 현대의 성적이 또 떨어졌다. 2013년부터 9년간 최소 한 대회에서 우승했던 전북은 올 시즌 일찌감치 ‘무관’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부진이 한 번의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 꼴이 됐다.투자 대비 성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2022시즌 맞수 울산 현대에 트로피를 내준 전북은 새 시즌을 앞두고 이동준, 아마노 준, 정민기 등 여러 포지션을 두루 보강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강등권을 전전했고, 결국 김상식 감독 동행을 2년 반 만에 마쳤다. 거듭 ‘승리’를 강조했던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시즌 중반 부임한 후 팀을 재정비하는 듯했지만, 예전 전북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다.지난해 가까스로 1부리그에 살아남은 수원 삼성은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2로 떨어졌다. 감독 둘을 갈아치우고도 살아남지 못하며 ‘명가’ 체면을 구겼다. 환희 속 옥에 티, 이번에도 끊임없던 사건·사고어느 때보다 훈풍이 불었던 K리그에도 잡음은 있었다. 지난 6월 울산 소속이었던 박용우(알 아인) 이명재, 이규성(이상 울산)이 SNS(소셜미디어)에서 과거 전북에서 뛰었던 태국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을 인종차별성 댓글을 남겨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K리그 출범 이후 40년 만에 최초로 인종차별로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이들은 각각 1경기 출장정지, 1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시즌 말미에는 폭행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에서 신경전이 벌어졌고, 당시 정훈기 서울 코치가 수원 고승범의 얼굴을 가격해 3경기 출장정지에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고승범의 머리카락을 잡아챈 서울 고요한도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제는 트렌드, 성적 못 내면 곧장 ‘OUT’6명. K리그1 12개 구단에서 올해 자른 사령탑 숫자다. 감독은 ‘파리 목숨’이란 말이 딱 맞다. 파이널B(K리그1 하위 6개 팀)에서만 감독 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키워드는 역시 성과다. 올해 지휘봉을 내려놓은 감독 모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구단과 결별했다. 수원 삼성은 이병근, 김병수 감독 등 한해 2명의 사령탑과 결별한 유일한 팀이다. 시즌 초중반에 감독과 이별한 팀들은 새 수장을 찾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와 서울은 각각 정조국, 김진규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김희웅 기자 2023.12.04 10:02
프로축구

레전드 입에서 수원의 문제점이 다 나왔다

인색한 투자와 선수 영입 실패. 수원 삼성의 문제점이 팀 레전드의 입에서 모두 드러났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제는 ‘K리그2’ 수원이 됐다.수원은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2위를 탈출하기 위한 승점 3을 가져오지 못했다. 같은 시간 열린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역시 1-1로 끝나면서, 수원의 강등이 확정됐다.현장에서 수원의 강등을 떠안은 주인공은 팀의 레전드 염기훈 감독대행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2010년 수원에 입단, 13년 시즌째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동년배 스타들이 하나둘 유니폼을 벗을 때, 그는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수원은 지난해 10위에서 더 추락한 12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이내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했다. 이날 취재진은 염기훈 감독대행에게 ‘강등 요인을 꼽아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두 가지 뽑기엔 부족하다”면서도 “가장 큰 건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팀 안에 많은 변화가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힘들게 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잦은 사령탑 교체, 선수 영입 문제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수원은 올 시즌에만 무려 4명(감독대행 포함)의 사령탑을 거쳤다. 시즌 준비를 함께한 이병근 감독은 4월에 짐을 쌌고, 김병수 감독마저 4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각 사령탑이 영입한 선수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고, 그 누구도 팀을 구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은 ‘레전드’ 염기훈 감독대행은 시즌 두 번째 2연승에 성공하며 희망의 불씨를 키웠으나, 결국 자기 손에서 팀의 강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그가 빅버드에 입성한 13년 전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많이 열악해진 건 사실이다. ‘이름값 있는 더 좋은 선수가 팀에 있었다면’ 하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8개월 전 최성용 감독대행의 말과 유사하다. 당시 최 전 감독대행은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패배한 뒤 “뛰어난 대표급 선수,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가동할 수 있는 인원은 이 자원밖에 없다”라면서 일찌감치 선수단 구성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투자가 크게 줄어든 수원은 K리그 팀 연봉 순위에서 중위권을 유지했다. 다른 경쟁 팀이 앞다퉈 지출을 늘릴 때,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 그렇다고 현명한 소비를 한 것도 아니었다. 김보경·뮬리치·아코스티 등 이름값 있는 선수를 영입했지만, 기복 있는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되기 어려웠다. 여름에 합류한 카즈키는 퇴장으로 마지막 2경기를 놓쳤고, 웨릭포포는 무득점으로 시즌을 마쳤다.끝으로 임무를 마친 염기훈 감독대행과 수원의 동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작년에 은퇴를 하려다가, 올해 플레잉 코치를 했지만 나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정말 수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비록 안 좋은 상황에서 은퇴를 하겠지만, 앞으로도 더 수원을 사랑하고 응원할 것이다.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고, 팀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응원할 생각이다”라며 변함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수원=김우중 기자 2023.12.04 00:30
프로축구

[IS 상암] ‘서울 무너뜨린 벼락 중거리골’ 바사니 “득점 믿음 있었다”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의 주인공은 수원 삼성의 바사니였다. 시즌 내내 부상·적응 문제로 고전한 그가 위기의 팀을 구원해 내는 한 방을 터뜨렸다.바사니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에서 선발 출전, 후반 32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그는 전반전부터 날카로운 드리블을 뽐내며 역습을 도맡았다. 그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크로스를 시도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하이라이트는 후반 18분이었다. 역습 상황에서 안병준에게 공을 넘겨받은 그는 과감한 드리블 이후 패스 대신 중거리 슈팅을 택했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골대 구석으로 향하며 이날 멋진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 백종범을 무너뜨렸다. 바사니의 리그 3호 골. 지난 4월 제주전 이후 무려 7개월 만의 득점이었다. 수원은 바사니의 득점을 지켜 소중한 승점 3을 수확했다. 바사니의 득점이 반가운 건 그가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수원이 4명의 감독을 거치는 동안, 바사니의 출전 시간은 불규칙적이었다. 공격 포인트도 쌓이지 않아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는 소중한 선제골을 터뜨렸다.경기 뒤 수훈선수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임한 바사니는 “염기훈 감독대행이 부임한 뒤, 계속 경기를 소화하며 게임 리듬을 찾았다”라고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를 올릴 것이라 믿었다. 전반전부터 공이 자주 왔다. 좋은 자신감, 리듬을 느끼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이날 득점 장면에 대해선 “연습한 플레이가 나왔다. 경기장 안에서 좋은 플레이를 통해 공이 왔고, 자신 있게 슈팅을 시도했다. 골을 통해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한편 같은 날 강릉종합운동장에선 강원FC가 수원FC를 2-0으로 꺾으며 리그 10위(승점 33)를 차지했다. 수원FC는 11위(32), 수원은 12위(32)다. 수원은 다득점에서 밀려 12위를 지켰지만, 최종전에서 이긴다면 자동 강등을 피할 수 있다.바사니는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늘 자신감이 있었다. 모든 선수, 코치진, 구단 스태프가 적응에 도움을 줬다. 충분히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1.25 20:30
프로축구

[IS 패장] 김진규 감독대행의 사죄 “어린 팬들 앞에서 불필요한 충돌…씻을 수 없는 패배”

김진규 FC서울 감독대행이 홈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대행은 “팬들 앞에서 씻어낼 수 없는 패배를 당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서울은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슈퍼매치에서 0-1로 졌다. 서울은 경기 내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도 문전 앞 결정력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후반 18분 바사니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득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서울은 이후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해 맞섰으나, 마지막까지 수원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흔들린 건 서울이었다. 오스마르·기성용 등이 거친 파울과 신경전을 벌이며 경기 흐름이 조금씩 끊겼다. 오스마르는 거친 태클로 비디오 판독(VAR) 끝에 퇴장당했다. 기성용 역시 전진우와의 충돌 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추가시간은 9분이었지만, 수원의 역습이 더 빛날 때가 많았다. 서울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라이벌 수원에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패장’ 김진규 감독대행은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대행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씻을 수 없는 패배다. 그동안 잘해온 부분이 모두 물 건너간 느낌”이라며 “선수들은 잘했다. 하지만 팬들이 무엇보다도 원한 승점 3을 가져오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라고 거듭 말했다.취재진이 ‘결과가 엇갈린 이유’에 대해 묻자, 김진규 감독대행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가 있었다. 약속한 움직임, 부분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부정확한 크로스 공격에 대해서도 “훈련을 하긴 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라고 짚으며 “더 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한편 경기 중 크게 흥분한 선수단을 향해선 “불필요했다”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김진규 감독대행은 “경기 중 부딪히며 쌓인 게 있었던 거 같은데, 그렇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특히 어린 팬들이 많이 왔을텐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야 했다”라고 말했다.끝으로 이날 3만6007명의 관중 앞에서 펼쳐진 슈퍼매치에 대해선 “K리그가 발전하려면 이런 더비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 이런 경기와 팬 문화가 많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서울은 오는 12월 2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최종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1.25 19:48
프로축구

[IS 상암] ‘슈퍼매치’의 무게감…염기훈 감독대행 “2주 전부터 준비, 선수들 상태 만족스러워”

‘슈퍼매치’의 무게감을 이겨내는 팀이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마지막으로 열리는 슈퍼매치를 앞두고, 두 팀의 사령탑은 나란히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대행은 “2주 전부터 준비를 했다. 이번 경기는 지난 경기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서울과 수원은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올 시즌 네 번째이자, 마지막 슈퍼매치다. 앞선 3차례에선 서울이 모두 이겼다.이날 경기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수원의 순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수원이 지고, 같은 시각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강원FC와 수원FC의 경기에서 홈팀이 이기는 것이다. 그 경우 강원이 10위로 올라서고, 수원FC가 11위로 내려앉는다. 수원은 수원FC와의 격차가 여전히 3이기 때문에, 강등 ‘확정’은 아니다. 즉, 수원이 최종전에서 강원을 꺾고, 수원FC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 승점 동률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K리그는 득실 차가 아닌, 다득점을 우선으로 한다. 수원은 수원FC에 무려 9득점이나 뒤져 있다. 현실적으로 순위표를 역전하기란 쉽지 않다. 수원 입장에선 서울전 ‘승리’ 외엔 선택지가 없다.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마주한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수원 팬분들이 원정석을 매진했다는 걸 선수들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2주 동안 준비했던 것만 보여주자고 얘기했다. 준비 과정은 상당히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날 원정팀 라커룸에서는 수원 선수단이 의지를 다지는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취재진이 이에 대해 묻자 “모든 선수가 자발적으로 훈련을 했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마음가짐이 분명 어느 때보다 다르다. 2주 동안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의지가 담긴 모습을 분명히 봤다”라고 덧붙였다.끝으로 염기훈 감독대행은 “이번 경기는 그 전의 3번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큰 경기 때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 경기만 본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 믿음이 간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를 앞둔 심정에 대해선 “솔직히 이상하다. 떨리는 건 없다. 선수들의 모습 덕분에 긴장이 풀린 것 같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이에 맞선 김진규 서울 감독대행은 “오늘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확실하다. 월급날이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리그 7위의 서울은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순위를 확정했다. 다만 수원과 만나는 바람에 ‘자동 강등’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이에 김진규 감독대행은 “주위에서 자꾸 나에게 동기부여를 하려고 한다. 강원도, 수원FC 팬들도 무조건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라면서 “나만 퇴장당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 공격수들에게도 다양한 공격 포인트를 짚었다. 수원 수비진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무엇보다 서울은 홈 팬들 앞에서 ‘해피엔딩’을 꿈꾼다. 이날 경기는 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다. 시즌 내내 흥행몰이를 이끈 서울은 이날 사실상 총관중 40만 명을 예약했다. K리그가 지난 2018년 유료 관중을 집계한 이래 총관중이 40만을 돌파한 건 서울이 처음이다. 18경기 기준 총관중은 39만4022명에 달하는데, 이미 예매 인원만 3만 명이다. 4년 전 첫 30만 돌파에 이어, 40만 돌파라는 신기록까지 썼다. 4년 연속 파이널 B라는 굴욕을 맛본 서울 입장에선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지막 경기 승리를 노린다.이어 김진규 감독대행은 ‘슈퍼매치’의 무게감에 대해 강조했다. 김 감독대행은 “이런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스타 선수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고요한, 기성용, 오스마르를 선발로 내세웠다”라면서 “슈퍼매치의 느낌을 아는 게 중요하다. 나는 선수 시절 경고를 받고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오늘 선수들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경기 전 염기훈 감독대행과 대화를 나눈 김 감독대행은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다. 많은 얘기를 하진 않았고, 힘내라고만 얘기했다”라고 돌아봤다.김진규 서울 감독대행은 이날 윌리안·일류첸코·나상호·고요한·한승규·기성용·이시영·박수일·오스마르·김주성·백종범을 선발로 내세웠다.이에 맞선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이날 웨릭포포·안병준·바사니·이종성·고승범·아코스티·손호준·한호강·김주원·김태환·양형모를 내세운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중 기자 2023.11.25 16:24
국가대표

클린스만, 무려 세 달 만에 찾은 K리그 현장…진정성은 '글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 현장을 찾았다. 지난 6월 이후 무려 3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번 행보가 클린스만 감독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할 만한 첫걸음이 될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귀국 자체가 자의적인 판단이 아니었던 만큼, K리그 현장을 찾은 배경에 대한 진정성 역시 의구심이 남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유럽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지난 14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전북-강원),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울-광주)을 찾아 연이틀 K리그 경기들을 관전했다. 지난 6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관전 이후 무려 세 달 만에 찾은 K리그 현장이다.물론 대표팀 감독이 K리그 현장을 찾는 건 늘 화제가 됐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코치진이 K리그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전하면 늘 그 자체로도 이슈였다. 다만 전임 감독들의 K리그 현장 방문이 화제가 됐던 건 철저히 '어떤 선수를 보러 왔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클린스만 감독처럼 대표팀 사령탑이 K리그 현장을 찾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화제가 된 감독은 없었다. 씁쓸한 현실이다.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이른바 재택·외유 논란에 휩싸였고, 이 과정에서 K리그를 뒷전으로 둔 탓이다.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상주를 약속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정작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 자택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 보냈다. 반년 간 국내에 머무른 시간은 70일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K리그 역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쉼 없이 달려왔지만, 대표팀 감독이 무려 3개월 만에 현장을 찾았다는 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동안 K리그 현장은 차두리 코치(전 기술고문)와 마이클 김 전 코치 등이 다녔다. 이 사이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자택에서 유럽축구 이적시장이나 선수 등에 대한 평에 여념이 없었다. 재택·외유 논란이 태만 논란으로까지 번졌던 이유였다. 그렇다고 이번 K리그 현장 관전이 클린스만 감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애초에 귀국 과정부터 돌아보면, 이번 K리그 관전 역시 '보여주기식' 행보일 뿐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귀국 계획 자체가 없었다. 자신을 향한 거센 비판 여론 속에서도 그는 유럽 원정 A매치 평가전을 마친 뒤 귀국하지 않고 유럽에 머무르며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 경기 등을 관전할 예정이었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의 9월 계획엔 '이번에도' K리그 관전은 없었던 셈이다. 돌연 한국행을 결정한 건 그저 대한축구협회(KFA)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인터뷰 당시 “여러분이 오라고 해서 왔다”며 웃은 뒤 “KFA 측에서 대표팀이 해외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많은 취재진이 기다린다고 말해줬고, 선수들과 함께 귀국해 인터뷰가 가능한지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귀국조차 자의적인 판단이 아닌 KFA 요청에 따른 것이었으니, 주말 K리그 현장을 찾은 행보 역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논란을 해소하는 방법은 단 하나, 앞으로도 꾸준하게 K리그 현장을 찾으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로선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는 점이다. 이미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계속 (해외에) 왔다 갔다 할 일정이 있고, 유럽에서 관찰해야 할 경기들이 있다”고 했다. 조만간 '또' 출국길에 오를 가능성을 스스로 열어둔 것이다.클린스만 감독은 그간 한국에 머무는 것과 K리그를 직접 보는 걸 경시하는 듯한 태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도 자신의 행동을 바꾸겠다는 약속은 단 한마디도 없고,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3개월 만에 겨우 K리그 2경기 관전으로 여론의 반전을 기대한다면 '헛된 바람'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팬심이 싸늘할 수는 없는 법이다. 김명석 기자 2023.09.19 07:03
프로축구

"투쟁심 없으면, 출전 기회도 없다" 김진규 대행이 되찾으려는 '서울다움'

“선수 10명이 ‘김진규’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김진규 감독대행은 '새로운 FC서울'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선수 시절 자신이 그랬듯, 선수들도 투쟁심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는 “코치 때 불만이었던 게 선수들이 너무 얌전하게 축구를 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선수 생활할 때 누구한테도 안 진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 위를 누비는 필드 플레이어들도 강한 자신감을 안고 투쟁심을 보여주길 바랐다.지난 22일 감독대행으로 부임한 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것 역시 투쟁심이었다. 김진규 대행은 선수들과 첫 미팅에서 “오늘부터 모든 선수들과 소통할 것이다. 힘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달라”면서 “그동안 투쟁심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운동장에 나가서 싸울 준비가 안 되면 안 된다. 이번 주 울산전부터 그런 모습, 달라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김진규 감독대행 체제로 겨우 나흘을 준비하고 치른 27일 울산 현대전. ‘팀을 바꾸는데 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다’는 질문에 “나흘간 충분히 많은 걸 바꿀 수 있었다”던 김진규 대행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실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부터 거친 압박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들이 눈에 띄었다. 경합 상황에서도 대부분 상대와 거칠게 맞섰다. 김진규 대행이 ‘얌전하다’고 봤던 이전 모습들과는 달랐다.선수들은 '독기'로 가득 찼다. 7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받은 일류첸코는 전반 9분 만에 보란 듯이 골을 넣었다. 넘어지고도 끈질기게 공을 사수해 패스를 연결하거나, 전방에서 슬라이딩 태클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비지역에서 강한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뒤에는 지체 없이 빠른 공격으로 전환해 상대 빈틈을 파고들었다. 전반 종료 직후 서울 서포터스 석에서 울려 퍼진 응원 구호가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건 이전 서울의 모습과 크게 달랐다는 의미였다. 리드를 잡은 뒤 수비라인이 내려오면서 결국 연속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윌리안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귀중한 승점 1점도 따냈다. 최근 서울은 후반 막판 실점 탓에 잇따라 결과를 놓쳤는데, 이날은 정반대로 후반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감독 사퇴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 이제 겨우 나흘을 준비한 팀이라는 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희망을 발견한 경기였다. 직전 대구FC와의 홈경기와 비교해 경기 종료 후 관중석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갈렸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무엇보다 그라운드 안에서 직접 서울 선수들과 직접 맞붙어본 울산도 '달라진 서울'을 체감했다. 멀티골을 넣은 주민규(울산)는 “서울이 강팀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김진규 감독대행으로 바뀌면서 선수들도 잘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긴 것 같다”며 “상대가 초반부터 전투적으로 나오면서 우리 선수들도 당황하지 않았나 싶다. 그 전과 달라진 부분인 것 같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눈에 띄는 기록 중 하나는 파울 수였다. 서울은 15개, 울산은 4개였다. 이번 시즌 서울과 울산은 리그에서 파울이 가장 적은 1, 2위 팀이었는데, 김진규 대행 체제 첫 경기에서만큼은 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서울의 경기당 평균 파울 수는 9개가 채 안 됐지만, 이를 훌쩍 넘겨 경기 내내 상대를 괴롭혔다. 투쟁심을 강조했던 김진규 감독대행의 주문이 그라운드 위에서 적절하게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였다.다만 김진규 대행은 울산전을 마친 뒤에도 미소를 짓지는 않았다. 사뭇 달라진 경기력으로 선두 울산의 발목을 잡고도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특히 ‘10명의 김진규’를 기대했던 그는 “오늘은 김진규가 3~4명 정도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선수들이 이날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투쟁심’이 아직은 성에 안 찬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선수단에 재차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진규 감독대행은 “투쟁심이 없고, 싸우지 않는 선수는 경기장에 쓰지 않겠다고 선수들에게 이미 얘기했다. 그런 선수들은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로 다음 경기엔 투쟁심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슈퍼매치 땐 ‘김진규’가 3명 정도 더 나타나 투쟁심을 가지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장에서 강하게 상대를 지배하고 또 이기는 축구. 김진규 대행이 강조한 ‘서울다움’을 되찾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김명석 기자 2023.08.29 07:0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