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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컬링연맹, 성추행·폭언 영구제명 전력 감독 채용 왜? "선수들 탄원서로 영구제명 무효, 채용 과정 문제 없어"
대한컬링연맹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총감독으로 성추행·폭언으로 영구제명 이력이 있는 지도자를 채용했다. 연맹은 "선수들의 탄원서로 영구제명 전력은 사라졌다. 채용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0일 연맹은 국가대표지도자(총감독)로 최모 씨를 채용했다고 공지했다. 연맹은 3월 21일부터 4월 20일까지 원서 신청을 받은 뒤 서류와 면접 심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때 국가대표 코치 경력이 있던 최 씨가 채용됐다. 하지만 최 씨가 11년 전 여자 선수단 코치로 활동할 당시 성추행 및 폭언으로 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당한 지도자였음이 밝혀졌다. 당시 언론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최 씨는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손을 잡아주니 좋아?"라는 말을 했고, 당시 올림픽 참가 포상금을 두고는 중·고교 컬링팀의 장비 지원 차 선수들에게 기부를 강요해 반발을 일으켰다. 이에 선수들은 집단 사표를 냈고, 최 씨는 자진 사퇴 후 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연맹은 "국가대표 총감독 채용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연맹 관계자는 "최 씨가 피해 선수들로부터 탄원서를 받아내 자격정지(영구제명) 무효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안다. 당연히 영구제명 이력은 사라졌고, 총감독 채용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총감독 지원자도 최 씨 한 명이었다. 연맹은 "문제가 있다면, 대한체육회에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지 취재 결과, 최 씨는 지난 2022년 11월 대한컬링연맹을 상대로 한 자격정지(영구제명)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피해 선수들의 탄원서가 결정적이었다. 2018년 선수들의 탄원서에 따르면, '성추행은 자세 교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온 신체접촉'이었으며, '폭언도 팀이 잘되기 위한 채찍이었다. 고된 훈련으로 신체적,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였다'라며 '최 씨의 영구제명은 부당한 징계'라며 재심을 요청했다. 당시 언론에 밝혀진 성추행 및 폭언 사실도 다소 부풀려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다만 11년 전 피해를 입은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했고, 최근 끝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차기 시즌 국가대표 선수 중 피해 선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총감독이 된다면, 피해 선수와의 접촉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우려에 연맹 관계자는 "(피해) 선수가 원한다면, 감독과 선수와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총감독은 국가대표 전력 강화를 위해 올해 연맹이 신설한 직책이다. 연맹 관계자는 "국가대표가 팀 형식으로 선발되고 운영되지만, 전력 강화를 위한 총감독의 판단에 따라 예비 선수를 교체해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국가대표 상비군이나 중·고등학교 선수들 등을 다양하게 망라해 전력을 강화하고자 총감독제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맹은 지난 1월에 끝난 컬링슈퍼리그 상금 지급을 5개월간 하지 못해 논란의 중심에 섰으나,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의 출연금으로 최근 해결했다고 전해졌다. 윤승재·김우중 기자
2025.07.21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