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의 팀'에서 나온 리그 WAR 1위, 그런데 홈런이 별로 없다? 조용히 빛나는 삼성 이재현 [IS 스타]
'홈런의 팀(38개)' 삼성 라이온즈에서 조용히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 홈런을 펑펑 때려내는 선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거나 도루를 여러 개 올린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선수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한국야구위원회 기준)는 1.71로, 리그 1위다. 삼성 내야수 이재현이 조용하지만 강한 모습으로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재현은 올 시즌 29경기에 나와 타율 0.287(94타수 27안타), 4홈런, 18타점, 24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60)과 장타율(0.479)을 합한 OPS는 0.939다. 득점 3위, 출루율 2위로, 해결사보단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이번 시즌 그의 '역할'과 연관이 있다. 이재현은 올해 삼성 타선의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로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면서, 상·하위 타선을 오가며 팀이 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4월 초 주전 리드오프 김지찬이 부상으로 빠졌을 땐 이재현이 1번 타자 임무를 맡았고, 돌아온 뒤에는 2번 타순 혹은 하위 타선으로 이동해 중심 타선과 상위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도 잘 해냈다.
지난겨울 '정확도 향상'에 힘쓴 결과물이다. 이재현은 비시즌 정확도를 높이는 스윙을 연마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재현이 작년엔 스윙 뒤쪽의 아크가 조금 더 컸다. 하지만 올해 미국에 다녀온 뒤로는 뒤쪽은 간결해지고 앞쪽의 스윙 궤도가 커졌다. 본인도 뒤보다는 앞 스윙 궤도가 커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무적인 건 이재현의 '볼넷' 개수다. 시즌 초반이지만 이재현은 벌써 28개의 볼넷을 골라 나갔다. 리그 1위. 선구안이 좋아졌다. 박진만 감독이 이재현을 리드오프에 투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우리 타선 중에선 선구안이나 출루율 면에서 이재현이 제일 좋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그동안 경험을 많이 쌓으면서 타석에서의 대처 능력도 좋아지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자기만의 스트라이크 존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국민 유격수' 박진만 삼성 감독도 인정한 탄탄한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 군더더기 없는 수비 동작과 넓은 수비 범위, 허슬플레이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또 도루는 1개뿐인데, 주루 RAA(평균 대비 주루 득점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는 리그 2위(0.93)다. 추가진루도 23개로 구자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다. 이재현은 기록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공·수·주 활약으로, 리그 WAR 1위를 달리며 삼성의 상승세도 함께 이끌고 있다. 삼성의 미래가 밝은 이유의 중심에 이재현이 있다. 윤승재 기자
2025.04.29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