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71건
프로야구

실패 딛고 실패 없앤 김지찬-황성빈...도루왕 후보 '나도 있다' [IS 포커스]

김지찬(23·삼성 라이온즈)과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순도 높은 '발야구'로 도루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주까지 KBO리그 도루 부문 1위는 20개를 성공한 '람보르미니(스포츠카 람보르기니와 선수 이름을 합친 표현)' 박해민(LG 트윈스)다. 2위 김도영(14개·KIA 타이거즈)에 6개 앞서 있다. 산술적으로는 이종범(전 LG 코치)이 1994년 세운 단일시즌 최다 기록(84개)을 넘어설 페이스다. 김지찬과 황성빈은 각각 12개를 기록, 도루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박해민과 도루 수 차이는 많지만, 두 선수 모두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도루왕 경쟁을 달구고 있다. 김지찬은 "(박)해민이 형이 사적으로 연락하면 '그만 뛰어라'라고 농담을 하더라. 나도 '(도루왕에) 욕심은 없다'라고 답해줬다"라며 경쟁자와의 에피소드를 전한 뒤 "해민이 형은 워낙 도루 시도가 많다. 나는 그렇지 못해서,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2023) 김지찬의 도루 시도는 14번뿐이었다. 그는 "결국 도루 성공은 자신감인 것 같다. 이전에는 부상 염려도 있었고, 자신감이 부족해 (도루) 시도 타이밍을 잘 찾지 못했다"라고 돌아보며 "너무 신중해도 역효과가 나는 것 같더라. 올 시즌은 조금 단순하게 생각하고 누상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찬은 "잘 뛰는 선수들을 보면, 나도 잘 하고 싶다"라며 경쟁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성빈은 지난 2시즌(2022~2023) 도루 성공률이 52.8%(36번 시도 19번 성공)에 불과했다. 올 시즌 100%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황성빈은 "예전에는 내 발(주력)만 믿고 막 부딪혔다. 올 시즌은 고영민 주루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효과적인 (도루) 스타트 방법도 배웠다. 일단 침착하게 도루 시도 타이밍을 잰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초반 주로 대주자로 나섰던 황성빈은 최근 주전 외야수 한자리를 꿰찼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실패했던 도루들도 도움이 됐다. 내 임무는 많이 뛰는 것이다. 도루도 30개 이상을 해낼 것"이라는 목표를 전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 효과일까. 한때 부상 방지를 위해 줄었던 팀 도루가 올 시즌 전반적으로 많아졌다. 28일까지 153경기를 치르는 동안 288개가 나왔다. 2023시즌 같은 경기 수(5월 11일)엔 223개였다. 2023시즌 도루왕 정수빈(두산 베어스) 40도루 이상 노릴 수 있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아직 두 자릿수를 채우지 못했다. 강력한 도루왕 후보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해민의 독주 속에 전통의 강조와 새 얼굴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역대급 흥행 돌풍 속에 진행 중인 2024 KBO리그. 도루왕 레이스도 흥미 만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9 19:47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기동력 꼴찌 SF와 리드오프 이정후의 '도루'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도루 욕심'을 낼까.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7년 동안 유독 도루와 거리가 멀었다. 통산 도루가 69개로 연평균 9.9개. 같은 기간 도루를 181개 성공한 팀 동료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연평균 25.9개)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데뷔 첫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해냈지만 매년 10개를 겨우 넘기는 수준. 지난해와 올해는 도루가 각각 5개와 6개에 머물렀다.이는 어느 정도 의도한 결과다. 거포 박병호(KT 위즈)와 함께 뛸 때는 타순을 고려했다. 주로 3번 타자로 출전, 4번 박병호 앞에서 타격한 이정후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타석에 있는데 도루하다가 아웃되면 팀의 손해"라며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타자의 집중력과 (도루하다 실패해) 갑자기 사라졌을 때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클러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루 뒤 움직임을 최소화한 것이다.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뛰지 않았다. 2021년 12월 박병호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뒤 이정후의 도루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몸을 사려야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에게 (개인 판단으로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그린라이트를 따로 주지 않는다. 우리 팀에선 김혜성만 그린라이트가 있다"며 "도루할 만한 확실한 투수가 나오면 (도루) 시그널을 보낸다. 도루도 해보던 선수가 해야 안 다친다. 갑자기 하면 부상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히어로즈 시절 이정후는 타격에 집중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선 약간 다를 수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입단식을 마친 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선수"라며 리드오프 기용 의사를 밝혔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부족한 부분'은 기동력이었다. 팀 도루가 57개로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중 압도적인 꼴찌. 이 중 리드오프 도루는 8개로 공동 25위였다.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97경기)와 오스틴 슬레이터(35경기)의 시즌 도루는 각각 2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 하는 리드오프가 막히니 득점 생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한 시대를 풍미한 도루왕 출신이다. 개인 통산 도루가 510개로 전준호(549개)에 이은 KBO리그 역대 2위. 도루왕 타이틀을 통산 네 번(1994·96·97·03)이나 차지한 그는 전준호·이대형(505개)과 함께 리그 역대 3명밖에 없는 통산 500도루 정복자이기도 하다. 1994년 달성한 84도루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단일시즌 최고기록. 이종범은 2012년 은퇴식에서 가장 의미 있는 타이틀로 '84도루'를 꼽으며 "아들이 내 기록을 깨줬으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이정후는 휘문중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며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었다.이정후는 아마추어 시절 수준급 주루 능력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2017년 프로 데뷔 후 여러 이유로 빠른 발을 봉인했다. 스스로 "도루를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은 넘친다. 과연 MLB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리드오프 이정후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6 21:06
메이저리그

[IS 인터뷰] 배지환, 목표는 준족 그 이상 “길게 보고 중장거리 타자 되겠다"

"5년, 7년, 10년까지 길게 본다면 난 중장거리 타자가 돼야 한다. 그게 내 최종 목표다."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루키 시즌 자신의 주력을 증명했다. 그가 보여주고 싶은 게 하나 더 남았다.올해 배지환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유망주 시절부터 80점 만점에 70점(아주 뛰어난 수준·상위 2.2% 수준) 평가를 받았던 준족은 기대대로였다. 시즌 중 왼 발목 부상을 입어 출전 경기 수가 다소 적었으나, 6월까지 20도루(최종 24도루)를 기록하는 등 빠른 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5월 초까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도루 1개 차까지 추격하는 등 도루왕 경쟁에도 참여했다. MLB 공식 통계 홈페이지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배지환은 올해 주루 득점 가치(Run Value)로 리그 상위 7%에 들었다. 단순 스피드만 따지면 리그 최상위(상위 3%)에 이름을 올린다.다만 타격에서는 부진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보여준 장타 가능성을 살리지 못했다. 2022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었던 그는 시즌 타율 0.289, 장타율 0.430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 장타율이 0.556에 달해 잠재력을 드러냈다. 배지환은 당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고교 시절에도 장타를 칠 자신은 있었다. 그러나 발이 빠르다는 이유로 '콘택트 위주의 타격을 해라'고 배웠다. 미국에 와서 장타를 의식한 건 아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스윙을 한 것이 주효했다. 자신 있는 공이 날아온다면 2스트라이크에서도 장타를 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홈런을 많이 치면서도 삼진을 당하지 않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배지환의 타격은 마이너리그에서 통했다. 그러나 빅리그는 달랐다. 올 시즌 최종 타율 0.231, 장타율은 0.331에 그쳤다. 주루와 달리 그의 타격 득점 가치는 하위 13%에 불과했다. 평균 타구 속도가 88.1마일에 불과했고, 배럴 타구(장타로 연결되는 각도와 속도를 지닌 타구) 비율도 2%(하위 25%)에 그쳤다.MLB의 빅리그의 벽을 느꼈지만, 배지환의 목표가 바뀌지는 않는다. 지난 4일 본지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 후 만난 배지환은 "구단의 주문은 항상 같다. 단타자가 되더라도 내 스피드를 살리길 바란다"고 했다. 피츠버그로서는 배지환이 아니더라도 오닐 크루즈, 키브라이언 헤이즈 등 상위 유망주 출신 타자들의 장타력이 뛰어나다. 배지환이 콘택트를 발전시켜 출루만 한다면 충분히 생산성을 살릴 수 있다고 계산한 셈이다. 과거 스즈키 이치로(은퇴)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보여준 장타력을 포기하고, 빅리그에서 단타자로 롱런한 것도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그러나 배지환은 아직 더 큰 꿈을 버리지 않았다. 배지환은 "아직 내 개인적 욕심이지만, 단타자에 그치는 건 너무 짧은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5년, 7년, 10년까지 길게 본다면 중장거리 타자가 돼야 한다. 그게 내 최종 목표"라고 답했다. 일단 당장은 완벽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올해 출전 경기 수가 113경기에 그친 것도 부상 탓이었다. 마이너리그나 KBO리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162경기 시즌 일정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배지환은 "지금은 부산에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며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는 KBO리그처럼 월요일마다 쉬면서 시즌을 치렀다. 그런데 빅리그는 정기 휴일이 없고, 불규칙하다. 그러면서 어떻게 체력을 회복해야 할지 어려움도 겪었다.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는 확실히 4~5월에 비해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다. 내년 시즌은 길게 보겠다. 체력을 안배하는 방법도 고민하면서 2024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13 08:27
프로야구

[KBO 시상식] 데뷔 14년, 드디어 받아본 타이틀…'도루왕' 정수빈 "최다안타도 욕심나"

두산 베어스 정수빈(33)이 데뷔 후 첫 도루왕에 올랐다.정수빈은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 도루상을 수상했다. 정수빈은 올 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39도루를 기록했다. 3루타도 11개를 쳐 도루와 3루타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랐다.이번 수상은 프로 14년 차인 그가 받은 첫 도루상이고, 첫 타이틀 수상이다. 통산 275도루를 기록, 리그 대표 준족으로 알려진 그였으나 그동안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해왔다. 시상대에 오른 정수빈은 "이런 시상식에 처음 와서 상을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14년 만에 타이틀 받은 게 도루상이라 개인적으로 큰 의미 있는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이승엽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팀에서 떠나시게 됐지만, 1루와 3루에서 열심히 도와주신 정수성, 고영민 주루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항상 뒤에서 묵묵하게 내조해주고 야구를 잘하게 '도와주신' 내 아내, 태어난지 70일이 좀 넘은 아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한다"고 덧붙였다. 도루왕 경쟁은 시즌 막판에야 결정됐다. 신민재(LG 트윈스)와 박찬호(KIA 타이거즈)가 시즌 초부터 경쟁해왔는데, 막판 정수빈이 치고 나간 끝에 역전 수상에 성공했다. 정수빈은 "처음에는 그냥 '올해 목표로 30개만 기록해보자'고 정했다. 그런데 시즌 후반에 들어서면서 신민재와 격차가 많이 나지 않더라. 그래서 '이때다' 싶어 열심히 뛰었다"고 웃었다.내년에는 목표를 1개 더해보겠다고 했다. 정수빈은 "일단 도루상을 획득했으니, 앞으로는 최다안타상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다짐했다.소공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7 15:05
프로야구

[IS 인터뷰] ‘3할+도루왕+GG’ 가시권…박찬호 “신경 쓸 겨를 없어요. 팀 2위, 불가능 아냐”

"골든글러브 같은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무조건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지난 4월까지만 해도 박찬호(28·KIA 타이거즈)는 '발만 빠른' 유격수로 통했다. 2014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0.243에 불과했다. 2019년(39개)과 2022년(42개) 두 차례 도루왕을 차지했으나, 타율은 2019년 0.260, 2022년 0.272에 불과했다. 올해 박찬호는 완전체 유격수가 됐다. 6일 기준 타율 0.304 119안타 61득점 46타점 27도루를 질주 중이다. 타율은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크게 뛰어넘고 있다. 도루 부문에서도 여전히 KBO리그 2위에 올라가 있다. 1위 신민재(LG 트윈스·31개)가 독주하는 듯했지만, 박찬호가 9월 3경기에서만 4개를 더해 추격 중이다.3할 타자가 되어 가는 박찬호지만 지난 4월만 해도 타율이 0.181에 불과했다. 응원보다 비판과 의심의 눈총이 그를 따랐다. 하지만 5월 이후 상승세를 탔고, 6월을 제외하면 매달 타율 3할 이상을 꾸준히 기록했다. 특히 8월 이후 26경기에서 타율 0.383로 쾌조의 타격감을 유지 중이다. 8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86(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월간 쉘힐릭스플레이어 타자 부문 1위에도 올랐다. 본지와 만난 박찬호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다. 시즌을 소화하면서 몸이 많이 무거워졌다"면서도 "팀 분위기가 워낙 좋으니 같이 신나서 하게 된다. 최대한 공을 많이 보려고 한다. 내 뒤에 있는 타자들이 말도 안 되게 좋으니 난 베이스만 밟는다면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많이 출루하려고 한다"고 했다. 9연승을 달리고 있는 KIA는 테이블 세터 박찬호와 김도영이 출루하면 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들을 불러들인다.박찬호로서는 누구보다 팬들의 마음을 느꼈을 한 해다. 부진할 때 냉정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그 이상의 응원이 그를 따라온다. 박찬호도 이미 알고 있다. 그는 "4월 부진할 때도 내가 잘하면 분명 응원해 주실 거로 생각했다. 야구 외적인 부분으로 비난받은 적도 있어서 아내가 속상해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난 '속상해하지 마. 한두 달만 기다려. 내가 어떻게 (팬들의 마음이) 바뀌는지 보여줄게'라고 장담했다. 결과적으로 그 말처럼 좋게 됐다"며 웃었다. 데뷔 첫 3할 타율, 통산 세 번째 도루왕, 첫 골든글러브까지 모두 가시권이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개인 성적에 욕심이 날 시기인데 박찬호는 수상 욕심이 전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도루는 체력적인 소모가 심하고, 시도할 때마다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타이틀을 위한 기록 도전은 없다는 의미다. 그는 대신 "자연스럽게 매 타석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팀에 내 도루가 필요한 상황이 너무 많았다. 출루하면 도루해야 했고, 기록도 그래서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찬호는 "그런 데(개인 수상)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 박찬호의 가을야구 경험은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가 전부다. KIA가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017년, 당시 박찬호는 군 복무하느라 우승을 함께하지 못했다. 올해 KIA는 5위(6일 기준)에 있지만, 여전히 최종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2위 KT 위즈를 단 3경기로 추격 중인 한편, 6위 두산 베어스와도 4경기가 차이가 난다. 남은 한 달 성적으로 2위도, 6위도 될 수 있다. 박찬호는 "팀이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어떻게든 위 순위로 올라가야 한다. 무조건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원래 목표는 3등이었는데, 이 기세라면 2등도 어렵겠지만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고 기대 섞인 다짐을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07 08:43
프로야구

'뛰어야 산다' LG 신민재, 대주자 '조연'에서 방망이도 '주연'으로

LG 트윈스 신민재(27)는 뛰어야 산다. 대주자 전문 요원이었던 그가 이제는 방망이로도 주인공이 되고 있다. 신민재는 지난 28일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경기에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도루로 팀의 선두 수성(8-6 승)을 견인했다. 전날(27일) SSG전에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홈런을 폭발한 김민성을 대신해 신민재를 내보낸 염경엽 LG 감독의 선택에 100% 응답한 것이다. 이날 신민재가 기록한 3안타는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였다. 그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3안타였다.인천고 출신 신민재는 신장 1m71㎝의 작은 체구 탓에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15년 두산 베어스 육성 선수(연습생)로 입단했다.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한 뒤 2019년 1군에 데뷔했다. 그의 역할은 백업 선수였다. 특히 빠른 발을 활용한 대주자 전문 요원으로 활약했다. 2019년에는 10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잘하면 본전인 역할이 그의 몫이었다. 도루 실패나 주루 미스를 범하면 비난이 쏟아지기 일쑤였다. 무언가 보여줄 시간이 짧았지만, 부담감은 컸다. 결국 잘 뛰어야 1군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는 위치였다. 올 시즌도 출발은 마찬가지였다. 4월 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4월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첫 타석을 소화했다. 이날 8회 대주자로 투입돼 도루에 성공한 뒤 연장 10회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서건창이 부진(타율 0.207) 끝에 2군에 내려간 뒤 5월 말부터 신민재는 선발 출장 기회가 늘어났다. 좌타자인 그는 우타자 김민성과 번갈아 출전 중이다. 빠른 발과 함께 타석에서도 강점을 보이면서다. 규정 타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7일 경기에서 개인 첫 3안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3할대(0.307, 86타수 23안타)로 끌어올렸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종전 2019년 총 19안타)를 경신했다. 5월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4-4로 맞선 연장 10회 2사 2, 3루에서 끝내기 안타의 기쁨도 누렸다. 신민재는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많은 타석을 경험한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발 출장이 늘어나) 첫 타석에 못 쳤어도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서 또 재정비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빠른 발은 여전하다. 도루 1위(18개)다. 지난해 도루왕이자 올 시즌 부문 2위를 달리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17개)과 비교하면 타석 수 소화가 4분의 1수준인 데도 놀랄 만큼 베이스를 훔쳤다. 지난해까지 62.9%였던 도루 성공률도 올해 78.2%까지 올랐다. 그는 "대주자를 해도 상관 없다. 물론 주전으로 나가면 더 좋다. 비중이 커지면서 욕심도 많이 생긴다"고 했다. 28일 경기 후 그의 유니폼은 흙투성이로 덮여 있었다. 슬라이딩 때 생긴 부상 탓에 하의에 핏자국도 보였다. 그는 "유니폼이 더러워질수록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염경엽 감독은 "신민재가 볼을 잘 골라낸다. 9번 타자로는 출루율(0.366)과 작전 수행 능력이 좋다"며 "1~2점 차 싸움을 하는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할 때 신민재의 활용폭이 더 넓어진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형석 기자 2023.06.29 15:05
프로야구

[IS 피플] '벌크업 시도→10㎏ 감량' 최원준 "결국 내 장점은 뛰는 야구"

지난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7차전. 원정 팀 KIA의 1회 초 공격에서 2번 타자로 들어선 선수를 향해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18개월 군 복무(상무 야구단)를 마치고 1군 복귀전에 나선 야수 최원준(26)을 반기는 반응이었다. 2020년 KIA 주전 외야수로 올라선 최원준은 입대 전 치른 2021시즌, 타율 0.295·출루율 0.370·82득점·40도루를 기록하며 팀 리드오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선수다. 수준급 타격·주루를 갖췄다. 13일 키움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현재 KIA 외야진에 자리가 없기 때문에 그는 당분간 1루수로 나선다.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전 최원준의 타격 훈련을 모습을 보며 “입대 전보다 얼굴이 하얘지고, 몸도 날씬해진 것 같다. 운동을 열심히 안 했나 보다”라고 웃어 보였다. 농담 섞인 말이지만 이전보다 마른 모습을 신경 쓰는 눈치였다. 실제로 입대 전 83~84㎏를 유지하던 최원준의 현재 몸무게는 81㎏라고 한다. 장타력이 부족한 선수 대부분 군 복무 기간, 몸무게와 근육량을 키우는 벌크업(Bulk up)을 시도한다. KT 위즈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투수 엄상백,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고승민이 벌크업 효과를 증명한 대표 선수다. 입대 전 출전한 544경기에서 통산 15홈런에 그쳤던 최원준도 단점인 장타력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내내 증량을 시도했다. 올해 초까지 90㎏ 대 몸무게를 유지했다. 다시 감량을 시도해 80㎏ 대 몸무게로 돌아간 이유는 단점 보완보다 장점 강화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이전엔 장타력을 키우고 싶었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치르며)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는 빨리 뛰고 근성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시 감량했다”라고 설명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타격 자세와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배경은 역시 장타력 보강. 소속팀에 복귀해 1군 경기를 치르면 실전에서 실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원준은 “제대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선 타석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대로 있으면 후회될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결론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장타 생산에 욕심을 내다가, 강점인 콘택트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최원준은 “결국 전역 전 2~3주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치른 경기에서는 2021시즌과 같은 타격 방식으로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18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몸과 기술 모두 변화를 줬지만, 다시 원점이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이 좇아야 할 야구를 정립할 수 있었다. 최원준은 “내가 하구 싶은 야구만 해서는 1군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 같다. 팀(KIA)를 위해 해야 할 야구는 최대한 기동력을 살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I에A는 지난 시즌(2022) 도루왕(42개)에 오른 박찬호, 백업으로 뛰고도 13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이 있다. 여기에 최원준까지 가세했다. 김종국 감독도 이전보다 더 자주 작전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15 07:00
프로야구

[IS 애리조나] "내 기록 좋은 거 아냐" 스트렝스에 올인한 '도루왕'

"(도루왕은) 전혀 욕심 없다."KIA 타이거즈 박찬호(28)의 대답은 의외였다.박찬호는 지난해 KBO리그 도루왕이다. 42개를 기록, 34개에 그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을 따돌리며 2019년에 이어 3년 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도루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대도' 중 하나지만 아이러니하게 도루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1등을 하기 위해 무리해서 뛰는 것보다 중요한 순간마다 20~30개 정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박찬호와 도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스스로 "도루 못 하면 선수를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이번 캠프에선 포커스를 다른 쪽에 맞췄다. 바로 '스트렝스(힘·근력)'다. 도루와는 약간 거리가 먼 훈련 방법이지만 박찬호는 "지금 당장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남들보다 떨어지고 가장 보완해야 할 부분이 스트렝스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위한 것"이라며 "스트렝스를 하면 (타구에) 힘을 더 실어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중간과 좌중간을 뚫을 수 있는 타구를 보내기 위해서 신경 쓰고 있다. 파트 코치님들이랑 운동 방향성에 대해 많은 얘길 했다"고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현재 박찬호는 훈련 대부분의 시간을 스트렝스에 할애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할 정도로 깊게 빠져 있다. 때로는 장점(도루)을 강화하는 게 더 쉬운 방법일 수 있지만, 그의 선택은 약점(타석 생산성) 보완이다. 그래서 더 어렵고 악착같이 한다. 박찬호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타격 성적이) 좋아졌다고 해도 내 기록이 평균적으로 좋은 기록이 아니다"라며 "더 좋은 생산성을 위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게) 필수적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격 메커니즘을 바꾸는 건 아니다. 똑같이 타격하더라도 힘이 100 있을 때 80 사용하는 거랑 120 있을 때 80 쓰는 게 다르지 않나. (큰 차이가 아니더라도) 1~2㎞/라도 빠른 타구가 나올 수 있게 스트렝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찬호를 향한 평가는 매년 향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더 성장해) 유격수 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현재 내 위치를 인정한다"며 "작년에도 물어봐도 골든글러브 얘길 못했다. 혼자만의 목표가 골든글러브였는데 올해는 '목표가 골든글러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거 같다"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이어 "감독님이 주문하는 (기본이 되는) 수비를 하기 위해서 수비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2 07:35
프로야구

박찬호, 김혜성 독주 체제에 제동...도루왕 경쟁도 '불꽃'

도루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개인 두 번째 타이틀에 도전하는 박찬호(27·KIA 타이거즈)와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이 주연이다. 7월까지 도루 타이틀은 30개를 기록한 김혜성의 독주 체제였다. 21개를 기록한 2위 그룹에 9개 앞서 있었다. 김혜성이 2021시즌에 이어 도루왕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그러나 박찬호의 추격이 시작됐다. 그는 전반기보다 훨씬 좋아진 타격 능력을 앞세워 누상에 자주 나섰고, 강점인 주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8월 한 달 동안 김혜성이 4도루에 그친 동안 박찬호를 10개를 추가했다. 박찬호는 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1회 말, 상대 투수 최하늘로부터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나성범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시즌 32호 도루였다. 반면 홈(고척 스카이돔) 한화 이글스전에 나선 김혜성은 1안타 1개를 치며 팀의 4-0 승리에 기여했지만,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전날(1일) 기록(34개)에 머물렀다. 후반기 개막 뒤 도루 부문 1·2위 사이 차이가 가장 적어졌다. 박찬호의 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이 부문 타이틀 경쟁은 혼전 양상이 될 전망이다. 박찬호는 전반기 막판, 도루 타이틀을 향한 의지를 묻는 말에 "(김)혜성이가 너무 강력한 상대이기 때문에 전혀 욕심내지 않는다"라고 했다. 8월 타격감이 좋아지며, 개인 처음으로 시즌 3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 박찬호는 여전히 "타격감은 유지하고 싶지만, 도루왕까지 욕심내지 않는다"라고 했다. 키움은 3위, KIA는 5위 수성을 두고 남은 시즌을 치른다. 김혜성과 박찬호, 두 선수는 소속팀 내야 수비 핵심이자 기동력 야구의 첨병이다. 닮은꼴 두 선수가 개인 2번째 도루왕 타이틀을 두고 경쟁한다. 그동안 박병호가 독주하고 있는 홈런을 제외한 6개 부문(타율·안타·득점·타점·출루율·장타율) 타격 타이틀이 모두 혼전 양상을 보였다. 1·2위 사이 차이가 컸던 도루 부문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안희수 기자 2022.09.03 00:02
프로야구

KIA 박찬호, 개인 통산 100호 도루 성공...통산 103번째

KIA 타이거즈 리드오프 박찬호(27)가 통산 100호 도루를 해냈다. 박찬호는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KIA가 0-1로 지고 있던 1회 말 상대 투수 최하늘로부터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3번 타자 나성범의 타석 초구 때 2루 도루를 훔쳤다. 박찬호의 시즌 32번째 도루이자 개인 통산 100번째 도루다. 박찬호는 주전으로 도약한 첫 시즌(2019) 도루 39개를 해내며 이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이전 2시즌(2020~2021)은 도루가 줄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높아진 올 시즌 다시 30도루를 넘어섰다. 개인 통산 100도루는 KBO리그 역대 103번째 기록이다. 올 시즌 도루 1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을 2개 차로 추격하는 도루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도루왕 욕심은 내지 않겠다. 현재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02 19:0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