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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th BIFF] 하정우·정우·고경표…배우들, 연출·제작 발돋움 눈길 [중간결산②]

30돌을 맞아 쇄신을 꾀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직접 만든 영화를 들고 참석한 배우들이 눈길을 끈다. 배역을 표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전 세계 영화 팬에게 가장 먼저 선보인 주인공은 하정우와 정우, 고경표다. 이들은 연출·제작자로서 한층 더 발돋움해 축제에 의미를 더했다. ◇벌써 네 번째…‘감독’ 굳힌 하정우감독으로 자리 잡은 하정우가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로 부산을 찾았다.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받은 이 작품은 윗집에 사는 김선생(하정우)과 수경(이하늬) 부부가 아랫집 부부 정아(공효진)와 현수(김동욱)를 층간소음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이 원작이지만 각색 과정에서 하정우의 스타일을 착실히 녹였다. 발칙한 대사들로 이뤄진 ‘티키타카’가 극을 이끄는데, 하정우와 전작을 함께했던 배우들인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지루할 틈이 없다”는 영화제 관객들의 평을 끌어냈다.앞서 지난 4월 영화 ‘로비’를 선보인 하정우는 연출 데뷔작 ‘롤러코스터’(2013)로 일찍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적이 있다. 지난 19일 진행된 오픈 토크에서 하정우는 “16년 만에 개막식에 와 봤다”고 남다른 감회를 표하며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연출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고 열의를 표했다. ◇비공식 천만 영화 후속작 컴백, 정우 2009년 ‘바람’의 후속작을 들고 정우가 부산으로 돌아왔다.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받은 ‘짱구’는 성인이 된 짱구가 배우의 꿈을 안고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바람’에서 원작자로 이름을 올렸던 정우는 이번엔 직접 각본을 쓰고 오성호 감독과 공동 연출했다.정우는 올해 ‘부산이 사랑하는 영화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서 ‘바람’이 부산 경남권 청소년들의 생활상과 정서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면서 ‘비공식 천만 영화’라고 불릴 정도로 사랑받은 덕이다. 이번 ‘짱구’는 서울로 꿈을 품고 상경하는 부산 청년 짱구의 이야기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나아가 오랜 팬들에게 감동도 안긴다.정우는 오픈 토크와 무대 인사를 통해서도 부산 관객들과 가깝게 호흡했다. 정우는 사실 ‘짱구’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후 바빠지면서 묵혀뒀던 작품이었다며 “(아내) 김유미 씨가 우리 영화 기획으로 함께한다. 김유미 씨가 대본을 보고 그냥 창고에 두기는 너무 아깝다고 했다”고 고백해 현장의 박수를 받았다. ◇영화사 설립 고경표, 첫 장편 공개고경표는 그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필르머’의 첫 장편 영화 ‘미로’로 관객 앞에 섰다. ‘미로’는 아내를 잃고 삶의 균열 속에 갇힌 남자 영문(고경표)의 이야기로, 사설탐정과 만나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며 외면해 온 내면과 마주하는 심리극이다. ‘미로’는 한국과 아시아의 독립영화 신작을 소개하고, 역량 있는 창작자를 발굴·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비전’ 섹션에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고경표는 주인공으로도 출연하지만, 기획과 제작, 편집 등 창작 전 과정에 참여해 이야기의 밀도를 높였다. 연출을 맡은 신선 감독, 공동 제작에 참여한 배우 강태우와 같은 건국대학교 출신인 고경표의 ‘건대 프로젝트’ 일환이기도 하다. 이 같은 배우들의 도전이 올해 신설된 부산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으로 꾸준히 연결될지 주목된다. 올해는 대만 배우 서기가 연출 데뷔작 ‘소녀’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선례를 남겼다. ‘소녀’는 1988년 한 항구도시의 소녀가 어두운 가정환경을 벗어나 친구와 진정한 자유를 찾으려는 여정을 그리는데, 서기의 어린 시절 경험을 녹여낸 진정성으로 호평받고 있다. 오는 26일 폐막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22 06:00
연예

데뷔 30돌 015B “매달 싱글 내는 이유? 뮤지션은 음악 안 하면 불행”

메인보컬이 없는 프로듀서 중심 밴드, 시대를 앞서간 실험적 음악, TV에 출연하지 않는 신비주의…. 한국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로 불리던 1990년대에 015B는 이 같은 특징으로 X세대의 상징과도 같은 밴드였다. ‘이젠 안녕’ ‘아주 오래된 연인들’ ‘신인류의 사랑’ 등 많은 히트곡을 냈고 윤종신, 유희열, 솔리드 등이 015B 음반을 통해 대중에게 존재를 각인하기도 했다. 넥스트, 전람회 등과 함께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들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논현동의 ‘더(The) 015B’ 작업실에서 장호일·이장우를 만났다. 장호일은 “1집 때만해도 기념 앨범을 만들고 곧 현업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래 하게 됐다”며 웃었다. 2018년부터 거의 매달 신곡을 발표해 유튜브 등에서 알리고 있는 015B는 21일엔 신곡 ‘너와 얘길 나눠보고 싶어’를 내놨다. 015B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발라드곡이다. 그동안 이 밴드의 발라드곡을 도맡은 이장우가 불렀다. 그가 정규 음반에 참여한 건 1996년 6집 이후 24년 만이다. 두 사람에게 물었다. 2018년부터 매달 싱글을 발표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종신이 이 작업실 옆방에서 ‘월간 윤종신’을 작업했다. 그의 성격이 게으른 걸 알아 ‘얼마나 가겠어’하며 지켜봤는데, 굉장히 오래 하는 걸 보곤 그러면 우리도 따라가자 했다(웃음).”(장호일) 오랜만에 이장우가 참여한 이유는. “최근 ‘레트로’ 풍, 90년대 음악에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일종의 ‘자기 복제’를 해봤다. 그런데 젊은 후배들에게 맡겨보니 창법도 다르고 예전의 그 맛이 안 났다. 이장우가 부르면 되겠다 생각했다. 서정적인 목소리가 사람들의 향수를 일으킨다.”(장호일) “가사 하나하나 써보면서 음의 높낮이도 혼자 조절하고 시험공부 하듯 준비하며 노래했다.”(이장우) 윤종신, 김돈규 등 많은 가수가 015B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객원가수를 쓴 이유는. “그룹 초창기 멤버가 신해철을 제외한 ‘무한궤도’ 잔류 멤버들이다. 다들 ‘밴드는 왜 보컬과 연주자는 엔(N) 분의 1이 아니고 보컬이 90, 나머지는 10 주목을 받냐’는 생각도 있었고, 어차피 곧 흩어질 팀이니 그냥 메인 보컬 없이 앨범을 만들자고 했다. 그게 전통이 됐다. 깊은 생각은 아니었다.”(장호일) 015B를 오래 할 생각이 없었나. “무한궤도 음반을 낸 회사는 당시 메인 보컬 신해철을 솔로로 독립시키기로 이미 짠 것 같았다. 음악을 계속하고 싶었던 정석원, 조형곤 등 멤버들이 쭈뼛거리니까 회사에서 ‘그럼 너희들은 기념 앨범이나 내라’고 만들어준 게 015B 1집이다.”(장호일) 정석원의 근황을 묻는 이들이 많다. “잘 있다. 자주 보진 않아도 통화는 자주 한다. 원래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니까…”(이장우) “2006년 10년만에 015B 활동을 재개할 때, 정석원이 내건 조건이 ‘외부활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였다.”(장호일) 신곡을 꾸준히 발표하는 이유는. “뮤지션은 음악을 계속해야 한다. 다른 것을 떠나서 자아실현이다. 안 하면 불행하더라.”(장호일)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2020.10.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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