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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맞으니 비로소 보이는 주름' 호재도 많은데..휴젤의 'N번째' 상폐설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글로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K보툴리눔 톡신 기업 ‘대장’ 휴젤이 미소 짓고 있다. 급격한 다이어트 뒤 늘어난 주름 등을 해결하기 위해 K보툴리눔 톡신(이하 K보톡스)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호재로 휴젤의 올해 실적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가슴을 졸이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최대 주주발 자진 상폐설이 오는 7일 ‘N번째’ 재공시 예정일을 맞기 때문이다. 굴러들어오는 호재휴젤은 오는 6일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컨퍼런스를 열고, 2025년 2분기 경영 실적 설명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고 공시했다.올 2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휴젤은 올 2분기 전년 동기(954억원) 대비 24.1% 증가한 1185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휴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6%, 48.2% 성장한 2083억원과 983억원으로 예상된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휴젤은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예측이다.각종 호재가 뒤따르고 있다. 가장 반가운 것 중 하나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돌풍이다.덴마크 최대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의 74%를 차지한다. 위고비의 북미 시장 판매량은 38억5000만 달러(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보통 급격하게 살을 빼고 나면 피부가 늘어나고, 주름이 생기기 쉽다. 이른바 '위고비 페이스' 현상이다.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가 발표한 2023년 가장 인기 있는 미용 시술은 필러와 보톡스였다. 위고비로 인해 피부가 처지고 노화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보톡스와 필러를 찾았다는 분석이다.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력으로 K 보톡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내 가장 점유율이 높은 보톡스인 애브비의 생산국이 아일랜드이다. 미국과 EU 무역 협상 타결로 EU 회원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의약품에 관세 15%가 적용되긴 했으나, 가격 상승 시 휴젤 레티보와 대웅제약의 나보타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K 보톡스의)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자진 상장폐지 사실상 어려워휴젤이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휴젤의 주주들은 3년 전부터 자진 상폐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지난 2022년 7월 블룸버그 통신은 휴젤의 공동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CBC 그룹이 휴젤의 비상장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금 조달을 모색하기 위해 고문들과 예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BC 그룹은 휴젤을 국내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한 이후 홍콩에서 재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휴젤 측은 이에 대해 '최대 주주에게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여러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미정'이라는 것이다.그러나 CBC 그룹이 여전히 자진 상장폐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휴젤은 3개월에 한 번씩 같은 재공시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휴젤에 따르면, 오는 7일은 휴젤의 13번째 재공시 답변일이다.IB 업계는 CBC 그룹의 자진 상장폐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25만원 대에서 출발한 휴젤의 주가는 7월 한때 35만원 선을 돌파했다. 휴젤의 최대 주주인 CBC 그룹 주축의 GS·IMM 연합의 지분은 약 43%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하려면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수천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공개 매수 가격은 대부분 시장 가격보다 비싸다. 2001년 이베이에 인수된 후 2003년 코스닥 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한 옥션의 경우 시장 가격보다 80% 높은 가격에 공개 매수를 했다.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인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는 것도 까다롭다.휴젤 관계자는 "3개월마다 재공시가 의무로, 오는 7일 재공시 답변일을 앞두고 있다"며 "자진 상장폐지는 최대 주주가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2025.08.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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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K보톡스 인가요?" 휴젤·대웅·메디톡스...해외로 꽃길 열린 보톡스 빅3 경쟁

미용 시술에 쓰이는 보툴리늄 톡신(보톡스)이 대중화하면서 국내 보톡스 ‘빅3’ 기업인 휴젤과 대웅제약, 메디톡스의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K뷰티가 글로벌 전역에서 주목받자 화장품보다 저렴한 가격의 한국산 보톡스를 찾는 해외 시장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규 톡신 개발에 착수하며 글로벌 제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24일 IB업계에 따르면 휴젤과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 3사가 올 2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웅제약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6% 늘어난 3823억원으로 제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5% 증가한 472억원이었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재 ‘나보타’의 선전 덕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고마진 품목인 나보타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보툴렉스’를 판매하는 휴젤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2% 늘어난 1185억원, 영업이익은 39.9% 증가한 593억원으로 제시됐다.‘메디톡신’을 앞세우고 있는 메디톡스 역시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714억원, 영업이익은 앞선 1분기 대비 13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해외 소송에 사용됐던 법무비가 줄며 2분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휴젤을 선두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각각 2032억원, 1864억원, 1093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 3사는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과 미국과 유럽, 남미 등 글로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톡스 수출액은 3억6600만 달러(약 5000억원)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올해는 4억 달러(약 5883억원)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휴젤은 유럽,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제품 등록을 마쳤다. 전 세계 69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휴젤은 2028년까지 80개국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5년 전 획득한 이후 미국 현지 미용 톡신 시장에서 전체 2위(점유율 13%)에 올랐다. 현재 30개국 이상에 수출 중인 메디톡스는 중동과 무슬림 시장을 잡기 위해 UAE 정부와 손잡고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신규 톡신 개발에도 경쟁적으로 참여 중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해 E타입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 돌입했다. 투여 후 24시간 내 효과가 나타나는 E타입 톡신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사례가 없어서 개발 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휴젤의 입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밖에도 대웅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새로운 보툴리눔 톡신 후보 물질(DWP712)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는 등 다양한 유형의 균주 확보에 적극적이다.업계 관계자는 “국산 보톡스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발판으로 글로벌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추가 톡신 개발과 공장 증설로 K톡신의 해외 시장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2025.07.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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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C, 균주 도용 관련 메디톡스 아닌 '휴젤 손 들어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도용 여부를 놓고 벌어진 메디톡스와 휴젤 간의 공방과 관련해 휴젤 측 손을 들어줬다. 휴젤은 11일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의 미국 내 수입에 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에서 ITC로부터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는 최종 심결(Final Determination)을 받았다고 밝혔다.ITC는 지난 6월 10일에 있었던 예비 심결(Initial Determination)에 대해 재검토한 결과 10일(현지 시각) 휴젤의 관세법 위반 사실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로써 해당 ITC 조사는 종료됐다. 앞서 ITC는 예비 심결에서도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을 지지하지 않으며, (휴젤 측이) 특정 보툴리눔 톡신 제품 및 그 제조 또는 관련 공정을 미국으로 수입할 경우 미국 관세법 337조에 위반하는 사항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휴젤은 덧붙였다.앞서 메디톡스는 2022년 휴젤이 자사 균주 및 제조 공정을 도용해 보툴리눔 톡신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는 이유로 휴젤과 휴젤 아메리카, 휴젤의 파트너사인 크로마파마를 ITC에 제소했다.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휴젤에 대한 균주 절취 주장에 근거가 없음이 ITC 최종 심결을 통해 밝혀지면서 휴젤의 미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휴젤은 앞으로도 기업 신뢰도 및 주주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메디톡스는 ITC의 이번 결정에 대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앞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전쟁' 균주 도용 공방에서는 ITC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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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영업이익 1위' 종근당, 이장한표 신사업 확장 속도

신약 개발 성과를 앞세운 종근당이 지난해 전통의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52년생으로 용띠 경영자인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올해도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서 종근당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수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2304억원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는 전년 대비 109.6%나 증가한 것이다. 매출 추정치는 1조6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어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영업이익 부문에서 제약사 2위는 한미약품으로 2118억원이고, 대웅제약은 1236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건 신약 후보물질 CKD-510 기술수출 덕분이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지난해 4분기에 기술수출 마일스톤 1000억원 이상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가 유전병’으로도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의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10의 기술수출 규모는 1조7302억원으로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CKD-510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이다.이는 종근당의 연구개발(R&D) 사상 최대 성과로 꼽힌다. 종근당은 계열사 종근당바이오의 보툴리눔 톡신제제 기술수출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동안 이렇다 할 신약 개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이런 R&D 성과에 고무된 종근당은 신사업을 더욱 확장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장한 회장은 ‘불가능은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R&D에 더욱 집중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회장은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인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의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을 주도할 종근당만의 제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GT, ADC, 항체 치료제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를 창출해 종근당 연구개발 성과의 가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여기에 개량 신약, 일반의약품, 디지털 치료제 등 다방면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종연구소 설립 이후 종근당의 R&D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86억원, 2020년 1467억원, 2021년 1635억원, 2022년 1813억원을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제약업체 중 가장 많은 24건의 임상을 승인 받기도 했다. 종근당은 2019년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한 뒤 계속해서 ‘1조 클럽’을 유지하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2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고, 앞으로 이런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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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끝나지 않는 '보톡스 도용 논쟁' 166개 유전자 차이

지난 2017년 발발한 ‘보톡스 전쟁’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결과 합의 끝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형사와 민사소송의 결과가 엇갈리면서 다시 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보툴리눔 균주로 불리는 일명 ‘보톡스’ 논쟁에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은 각종 소송으로 얽혀있다. 여기에 보톡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휴온스도 묶여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민사소송 첫 판결에서 재판부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대웅제약과 대웅이 보유한 균주 완제품, 반제품을 폐기하라고 판결했다. 앞으로의 균주 관련 제조 기술의 사용금지와 함께 손해배상금 총 400억원을 지급하라는 명령도 떨어졌다. 이 같은 민사소송 판결은 지난해 2월 형사소송에서의 '대웅제약 도용 관련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을 뒤집은 것이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대웅제약은 15일 1심 판결 집행정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하며 즉각 항소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서울중앙지검이 광범위한 수사 끝에 내린 무혐의 처분과 완전히 상반된 무리한 결론”이라며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고 반발했다. 대웅제약의 주장처럼 균주 도용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나온 건 없다. 대신 재판부는 균주의 유사성을 판결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들을 들여다봤다. 판결의 쟁점은 균주의 유전자 분석 결과다. 재판부는 "유전자 계통분석 결과와 간접 증거 등에 비춰볼 때 메디톡스의 균주와 대웅제약의 균주가 서로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유전자 검사 결과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난 것이다. 균주의 동일성 혹은 상이성을 증명하기 위해 양사가 주장하는 유전자의 염기서열 분석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대웅제약 측은 유전자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 38만여개 중 166개 이상이 상이하게 나타났고 밝혔다. 데이비드 셔먼 교수는 전체 유전자 서열 직접 비교 분석 방식을 활용해 이 같은 두 기업의 균주의 차이를 설명했다. 반면 메디톡스 측은 폴 카임 교수의 단일염기다형성(SNP) 비교 분석 방식을 활용해 양사 균주의 동일성을 주장했다. 다른 종류의 보툴리눔 균주에는 없는 SNP가 6곳에서 똑같이 나와 메디톡스의 균주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특정 유전자에 발현되는 것이 다른 균주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동일성을 비교했는데 대웅제약 균주에서 유사성이 드러났다”며 “유전자 분석 외에도 다른 종합적인 과학적 근거들을 모두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 ITC와 한국 법원은 메디톡스의 '과학적 추론'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역학적 증거 없이 유전자 분석 결과로만 균주 간의 유래 관계를 명확히 확증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보톡스가 ‘끝나지 않는 도용 논쟁’에 발목 잡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김두용 경제산업부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1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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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민사 1심 판결 '나보타' 수출에 영향 주지 않아"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균주 도용과 관련한 메디톡스와의 민사소송 1심 판결이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11일 밝혔다.회사에 따르면 나보타를 미국·유럽 등 해외에 판매하는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민사 판결은 주보 또는 누시바(유럽 제품명)의 생산·수출·해외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대웅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하며 대웅제약과 대웅에 균주 관련 제조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균주 완제품을 폐기하라고 했다.당시 대웅제약은 "유전자 분석만으로 유래 관계를 판단할 수 없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추론에 기반한 판결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를 보인 점이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의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대웅제약은 2021년 2월 에볼루스와 메디톡스 간 합의에 따라 1심 결과는 나보타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합의 내용에 한국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제조해 에볼루스에 수출할 수 있는 권리와 에볼루스가 제품을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했다는 설명이다.이 합의는 2019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낸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끝내기 위해 진행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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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합의’ 효과 드러나는 대웅제약 최대 실적 청신호

대웅제약이 ‘보톡스 합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나보타의 매출 증가와 신약 펙수클루의 이른 성과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보톡스와 신약 부문에서 매출 증대가 부각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31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실적을 올릴 정도로 사업이 잘 풀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95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 매출이 증대됐다. 이 같은 기세라면 최대 매출 실적을 올렸던 2021년 1조1530억원도 가볍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부터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세를 보였던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벌써 영업이익 832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실적 개선을 이끈 첫 번째 원동력으로 ‘보톡스 분쟁 합의’가 꼽힌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균주와 관련해 장기간 국내외 소송을 벌여왔다. 지난해 2월 양측이 합의하면서 미국에서의 판매 금지가 풀렸고, 국내에서도 올해 2월 기술유출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분쟁 리스크가 해소됐다.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93% 신장했다. 이중 수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142억원) 대비 130% 늘어나는 등 분쟁 해소 이후 본격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 판매가 시작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클루의 성장세도 놀랍다.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젯과 리토바젯, 항궤양제 액시드 등 전문의약품 분야의 매출 증대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공동 대표이사는 신약 펙수클루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신 약 허가를 받은 펙수클루는 1조1000억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는데 신약임에도 벌써 매출 100억원(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을 돌파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시장에서 펙수클루에 대한 반응이 좋다. 내년 7월까지 국내에서만 펙수클루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펙수클루에 대한 해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일 필리핀 식약청으로부터 펙수클루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품목허가신청서 제출 이후 8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일반적으로 필리핀에서 품목허가를 받기까지 약 3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인이 빨리 이뤄졌다. 이로써 펙수클루의 해외 진출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대웅제약은 이미 필리핀을 포함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페루 등 8개국에 품목허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의 경우 출시 후 실적을 단시간에 올리는 게 쉽지 않다. 대웅제약의 경우 시장을 잘 분석해 수요가 높은 품목을 잘 선택한 것 같다. HK이노엔의 신약 케이캡과 좋은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승호 대표도 고무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펙수클루가 대웅제약의 지사국 중 하나인 필리핀에서 허가기간을 대폭 단축해 해외 최초로 허가 승인을 받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 역량이 입증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25 06:46
산업

가망 없던 회사 20개월 만에 살려낸 휴온스 윤성태의 수완

휴온스그룹이 인수합병과 체질 개선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휴온스는 윤성태 회장 체제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그룹이 ‘톱7 제약기업’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통의 제약기업으로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동아제약, JW중외제약이 꼽힌다. 최근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휴온스그룹은 이런 ‘톱7’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매출 7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휴온스그룹의 매출을 67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휴온스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2분기 매출 1697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 증가한 수치다. 올해 4월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그동안 ‘오너 경영’을 유지하다 창립 47년 만에 변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지휘봉을 쥐며 영역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윤 회장은 휴온스그룹은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린다. 인수합병으로 역량을 강화한 덕분에 2016년 국내 제약업계 중 7번째로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했다. 또 이 같은 빼어난 수완을 바탕으로 벌써 4개의 상장사(휴온스글로벌·휴온스·휴메딕스·휴엠앤씨)를 보유하는 제약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미래를 보는 남다른 안목이 빛나고 있다. 적자기업을 인수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여 정상화시키는 작업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휴메딕스였다. 휴메딕스는 적자에 허덕이는 등 전망이 불투명했지만 윤 회장은 보툴리눔 톡신 기술을 눈여겨보고 인수한 뒤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 지난해도 과감한 베팅으로 외연 확장을 도모했다. 법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화장품 부자재 기업으로 알려진 블로썸엠앤씨(현 휴엠앤씨)를 580억원에 인수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업계에서는 휴온스의 인수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렇지만 휴온스는 의약품 부자재 사업을 맡고 있는 휴베나를 휴엠앤씨에 흡수합병시키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등 실적 개선에 주력했다. 화장품과 제약·의료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종합 부자재 기업’을 겨냥한 휴엠앤씨는 결국 지난 7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1일부터 휴엠앤씨의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2020년 5월 29일 거래 정지 이후 2년 4개월 만이었다. 휴온스는 지난해 2월 블로썸엠앤씨 인수 이후 20개월 만에 기업 정상화를 이뤄낸 셈이다. 매출 증대 등 실적 개선이 결정적이었다. 휴엠앤씨는 올해 2분기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 217%, 699% 증가했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7월 흡수합병된 휴베나의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휴엠앤씨의 올해 3분기 실적은 2분기를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윤 회장의 한양대 동문인 송수영 대표가 휴온스글로벌의 전문경영가로 영입됐다. 송 대표는 딜로이트컨설팅 일본지사를 이끈 경험이 있어 최근 설립된 일본법인 ‘휴온스재팬’을 통한 해외 수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휴엠앤씨 등이 일본과의 사업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휴온스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건기식, 의료기기, 헬스케어 부자재 등을 아우르는 토털 헬스케어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21 06:58
산업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 별세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이 20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윤 명예회장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운영하다 1966년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섰다. 1974년 국내 최초로 ‘우루사’의 연질캡슐, 1988년 국민 소화제 ‘베아제’를 출시했고 2001년 국내 바이오 신약 1호인 ‘이지에프’(EGF)를 순수 국내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했다. ‘코엔자임큐텐’과 개량 복합제 ‘올로스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등 다양한 신약 제품을 선보이면서 한국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은 유족과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빈소와 장지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8.20 13:53
산업

슬그머니 복귀 ‘갑질 논란’ 대웅제약 윤재승, 정말 자문 역할만?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뒤 경영에서 물러났던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이 슬그머니 복귀했다. 회장 타이틀이 아닌 ‘최고비전책임자(CVO)’라는 생소한 자문 역할로 복귀를 알렸다. 18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은 올해 1월부터 대웅제약과 지주사 대웅, 계열사 한올바이오파마에서 CVO라는 직함을 달았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비상근, 미등근 임원직이다. 대웅제약은 CVO에 대해 “전문경영인이 의사 결정을 하고 CVO는 주요 현안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회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업무”라고 설명했다. 윤 전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자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또 지주사 대웅의 지분 11.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검사 출신인 그는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대웅제약 경영에 참여했다. 2014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2세 시대를 활짝 열었다. 하지만 2018년 8월 윤 전 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등을 했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맡고 있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정신병자’ 등 입에 담기 민망한 거친 욕설을 직원들에게 거리낌 없이 했던 녹취들이 나오면서 지탄을 받았다. 복귀 이후 ‘갑질 논란’을 일으킨 오너가에게 너무 쉽게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책임 경영 측면에서 주주들에게는 오히려 좋게 작용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그동안 윤 전 회장의 복귀설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전문경영인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윤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졌다. 당시 이와 관련해 대웅제약 측은 “퇴진 이후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부인했다. 전승호 대표가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올해 다시 윤 전 회장이 등판한 부분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미 3년 4개월 자숙의 시간을 가져 복귀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윤 전 회장이 그동안 표면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전문경영인에게 전적으로 지휘봉을 맡기지는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소송전도 윤 전 회장이 뒤에서 지휘했다고 보고 있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나보타의 미국 시장 판매를 비롯해 그룹 경영의 사활이 걸린 소송전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전 회장이 검사 출신이라 소송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 메디톡스가 소송했을 당시부터 윤 전 회장이 대응 등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대웅제약은 ‘자문 역할’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신약 연구개발(R&D)나 글로벌 경영과 같은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사회 등에 참석해 의사 결정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전화로 의견을 말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난 10년간 R&D에 1조10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대웅제약은 미국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도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등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 등 글로벌 성과의 향방이 걸린 중대한 시점이라 빠른 결단을 내려줄 결정권자가 필요한 대웅제약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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