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보톡스 합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나보타의 매출 증가와 신약 펙수클루의 이른 성과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보톡스와 신약 부문에서 매출 증대가 부각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31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실적을 올릴 정도로 사업이 잘 풀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95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 매출이 증대됐다. 이 같은 기세라면 최대 매출 실적을 올렸던 2021년 1조1530억원도 가볍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부터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세를 보였던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벌써 영업이익 832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실적 개선을 이끈 첫 번째 원동력으로 ‘보톡스 분쟁 합의’가 꼽힌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균주와 관련해 장기간 국내외 소송을 벌여왔다. 지난해 2월 양측이 합의하면서 미국에서의 판매 금지가 풀렸고, 국내에서도 올해 2월 기술유출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분쟁 리스크가 해소됐다.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93% 신장했다. 이중 수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142억원) 대비 130% 늘어나는 등 분쟁 해소 이후 본격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 판매가 시작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클루의 성장세도 놀랍다.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젯과 리토바젯, 항궤양제 액시드 등 전문의약품 분야의 매출 증대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공동 대표이사는 신약 펙수클루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신 약 허가를 받은 펙수클루는 1조1000억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는데 신약임에도 벌써 매출 100억원(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을 돌파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시장에서 펙수클루에 대한 반응이 좋다. 내년 7월까지 국내에서만 펙수클루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펙수클루에 대한 해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일 필리핀 식약청으로부터 펙수클루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품목허가신청서 제출 이후 8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일반적으로 필리핀에서 품목허가를 받기까지 약 3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인이 빨리 이뤄졌다.
이로써 펙수클루의 해외 진출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대웅제약은 이미 필리핀을 포함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페루 등 8개국에 품목허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의 경우 출시 후 실적을 단시간에 올리는 게 쉽지 않다. 대웅제약의 경우 시장을 잘 분석해 수요가 높은 품목을 잘 선택한 것 같다. HK이노엔의 신약 케이캡과 좋은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승호 대표도 고무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펙수클루가 대웅제약의 지사국 중 하나인 필리핀에서 허가기간을 대폭 단축해 해외 최초로 허가 승인을 받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 역량이 입증된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