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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럴 줄 몰랐다” 배터리업계 '보너스 0% 방전' 충격

성과급 시즌이 다가오면서 업종별 성과급 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년 전과는 달라진 업황으로 업종별 성과급 희비가 갈리고 있다. 특히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으며 높은 성과급을 받았던 배터리업계는 역성장 등의 침체로 '보너스 0%' 충격에 빠졌다. 반면 한국의 주축 산업인 반도체는 반등하며 다시 웃었다. 870% → 360% → 0%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를 대표하는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성과급 0%를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SDI가 배터리 사업부문 0% 성과급 책정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다. 올해 초 삼성SDI 배터리 사업 부문은 0%의 OPI(초과이익성과급) 예상 지급률을 공지한 바 있다. OPI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로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성과급 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870%, 2023년 360%로 배터리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과급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올해 성과급 시즌에는 웃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첫 역성장 실적으로 사실상 적자를 냈기 때문에 성과급이 책정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2024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 9일 발표한 2024년 실적은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이다. 2023년 매출 33조7455억, 영업이익 2조1632억원과 비교해 전년 대비 각각 24.1%, 73.4% 줄어든 수치다. 특히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와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 영업손실은 2255억원을 기록했다. SK온도 계속되고 있는 연간 적자 행진으로 성과급 0%가 전망되고 있다. 비상 경영에 돌입한 SK온은 지난해 3분기에 깜짝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적자 행진을 벌였을 때도 격려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는 만큼 소정의 격려금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번에도 성과급은 0%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3사, IRA 보조금 빼면 ‘울상’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배터리 3사는 올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기당 3000억~5000억원의 AMPC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AMPC 3773억원을 더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6028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사실상 적자’ 행진이 이어지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고, 경비를 대폭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투자·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실시하고, 글로벌 생산공장 호환성 강화와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의 2024년 실적 추정치는 매출 16조5973억원, 영업이익 4302억원이다. 실적 발표 이전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에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매출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대폭 축소됐다. SK온은 2024년에도 적자 행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에 2000억원대 적자를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 일회성 요인의 보상금인 2115억원이 반영되면서 240억원이라는 깜짝 흑자를 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SK온의 2024년 영업손실은 2023년 8609억원에서 9000억원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은 2023년 8조4697억원에서 2024년 5조원대로 조그라들었다.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캐즘이 계속되고 있고, 트럼프 2기 리스크로 인한 세제혜택 축소 우려 등이 겹치면서 2025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2026년 이후가 돼서야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암흑기’ 겪었던 반도체, 다시 ‘방긋’ 1년 전 ‘성과급 0%’ 충격을 겪었던 반도체업계는 올해는 따뜻한 겨울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14조8700억원)로 인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OPI가 0%였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나면서 2024년 DS부문의 OPI는 12~16%로 책정됐다. 2024년 삼성전자 DS부문의 매출은 109조원, 영업이익 16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과급이 예전의 호황기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OPI 도입 이후 처음으로 OPI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공시했다. 주식보상제도에 따라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자사주로 선택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역대급 실적에 역대급 성과급이 예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최대 50%)를 자사주로 선택하는 옵션을 올해부터 도입했다. 증권가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약 23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PS로 기본급 1000%가 책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특별기여금도 200~500% 가량 더 붙을 수도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설 연휴 이전에 PS를 지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2025.01.20 07:00
프로축구

충청권 축구협회·프로구단, 축구종합센터 건립협약에 관한 공동성명 발표

충청권 축구협회와 프로축구단이 30일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협약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30일 천안시티FC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충청남도축구협회를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축구협회와 천안시민프로축구단을 비롯한 충청권 4개 프로축구단이 참여한 가운데 공동성명을 냈다.충청북도축구협회·대전광역시축구협회·세종특별자치시축구협회·충청남도축구협회·충북청주·대전하나시티즌·충남아산·천안시티 일동은 “지난 2019년 8월1일 진행된 천안시와 대한축구협회의 협약으로 충청권 축구인들은 새로운 축구 메카로 자리 잡을 미래를 그렸으나 천안시와 대한축구협회가 신뢰 속에 맺은 협약을 번복할 수 있다는 무책임한 발언은 협약에 위배될 뿐 아니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일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의 공약이 축구종합센터의 기능을 축소하며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의 온전한 완공을 저해할 수 있는 행위라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관련 발언을 공식적으로 철회해 주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발표했다.앞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후보는 “축구협회 메인 오피스를 천안축구종합센터로 이전하겠다는 협회의 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 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계속 본부로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허정무 후보도 “축구종합센터는 너무 급하게 추진된 것 같다. 지금이라도 파주시와 협의해 기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살려야 한다. 천안에 센터가 지어지더라도 ‘투트랙’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지난 2018년 부지 선정 공고를 시작했다. 이듬해 8월 1일 천안시와 대한축구협회가 건립사업 협약서 조인식을 가졌다. 지자체 투자 2335억원과 축구협회 재원 1550억원을 합쳐 3885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오는 2025년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김우중 기자 2024.12.30 16:25
금융·보험·재테크

"송년회 하세요" 금융권, 자영업자 살리기 동참

금융권이 연말 예정됐던 송년회를 독려하고 나섯다. 연말 특수에도 비상계엄 등 정치적 사태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전날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응 긴급회의'에서 "연말연시 사내 행사는 차분하고 간소하게 하되 본사와 영업점의 연말 송년회 등은 예정대로 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살리기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앞서 15일 KB금융도 지난 15일 비상 대책 회의에서 주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모임을 정상화하도록 당부했다.이에 대규모 송년회를 잡았다가 취소했던 부서들은 소규모 팀 단위로 행사를 다시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연말 정치 불안정으로 모임 예약 취소와 소비 축소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회는 15일 “송년 특수는 커녕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의 처지가 극한으로 내몰렸다”고 토로했다.실제로 연합회가 10일부터 사흘간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소상공인이 36.0%로 가장 많았고 '30∼50% 감소' 25.5%, '10∼30% 감소' 21.7%, '10% 미만 감소' 5.2%로 조사됐다.소상공인 외식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이에 금융권은 소상공인의 자금 경색을 대비하는 자금 공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신한금융은 13일부터 영업점 12곳에 '신한 기업 고충 지원센터'를 신설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우리금융도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한편,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 6곳을 통해 금융상담 등을 지원한다.하나금융도 최근 회의에서 소상공인에게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지원을 위해 맞춤형 채무조정, 저금리·장기 분할 상환 프로그램, 소상공인 상생 보증 대출, 1대1 맞춤 컨설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이번 금융권의 조치는 최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초 계획했던 모임과 행사를 진행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해달라”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2.17 11:25
금융·보험·재테크

’반갑다, 트럼프 2기‘ 가상자산 거래소 3년 만에 전성기 오나

‘트럼프 노믹스’가 가상자산 대장 격인 비트코인을 끌어당기고 있다. 비트코인은 한때 9만3000 달러(1억2960만원)를 돌파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연내 10만 달러(1억3920만원) 돌파와 함께 향후 50만 달러(9억9620만원)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한동안 가상자산 투자 ‘불황’에 고군분투하던 국내 거래소에도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크립토 대통령의 등장지난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다. 그는 선거 유세 동안 ‘크립토(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가상자산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트럼프는 한때 가상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돌연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하고 나섰다.19일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기준 1비트코인은 9만1531 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대선일 오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7만 달러선을 밑돌았다. 당선 후 상승 랠리가 이어지며 지난 12일 9만 달러선을 첫 돌파한 비트코인은 13일 9만3000 달러를 뚫었다. 이후 14일에는 8만8104 달러 수준으로 하락한 뒤, 현재 오르내리기를 반복 중이다.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움직인 데는 그의 크립토 관련 공약이 주효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준비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공약이다. 기존의 금이나 석유처럼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크립토를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국가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위상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내용이다.또 트럼프는 미국을 ‘크립토 수도’로 만들겠다고도 공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첫날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를 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규제’를 강조해오며, 가상자산 산업 육성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꼽힌다.이 밖에도 비트코인 채굴을 지원해, 미국이 철강 산업을 주도해 온 것처럼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폐지하는 등으로 가상자산 산업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트럼프의 공약에 가상자산 업계가 들썩이는 것은 미국 대선과 함께 진행된 상·하원 중간선거까지 공화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원의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52석)을 확보했고, 이어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최종 집계 결과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이와 관련 최윤영 코빗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출범은 미국 정부의 정책 전반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아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선거로 법안 통과 과정이 신속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공화당의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어 최 센터장은 “올해 대비 차기 행정부 하의 시장 여건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려면 내년 말쯤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가상자산 활기에 거래소도 '웃음꽃'가상자산 시장 활기에 투자자는 물론이고 가상자산 거래소도 바빠졌다. 그동안 코인에 등 돌렸던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거래액이 치솟았기 때문이다.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11월 들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일평균 거래량은 92억3843만 달러(12조8968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일평균 거래량 대비 60% 상승한 수치다. 지난 17일에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24시간 총 거래 대금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15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하루 거래 대금 18조8637억원보다 약 1조5864억원 많은 규모다. 또 올해 초와 비교하면 거래 대금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거래소들은 4분기 호실적을 기대하는 눈치다. 3분기 거래소들은 투자 불황에 고배를 마셨다.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은 1893억원으로 전분기(2570억원) 대비 26.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전분기(1590억원)보다 47.2%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586억원으로 전분기(1311억원) 대비 55.3% 감소했다.빗썸 실적 하락 폭은 더 컸다. 3분기 매출액은 689억원으로 전 분기(1046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22억원에서 73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에서 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빗썸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흑자 전환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4분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대금이 주식 시장을 뛰어 넘은 것이 이를 대변한다. 업비트만 보면 이달 5일부터 18일까지의 거래대금이 총 1094억4011만 달러(약 152조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거래 수수료인 0.05%를 단순 적용하면, 약 760억원의 수익을 내게 된 셈이다. 이는 빗썸의 3분기 매출액을 뛰어 넘는 금액이다.비트코인 가격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도 거래소의 호실적을 이끈다. 전문가들은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으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심수빈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디지털자산리서치팀 연구원은 “가상자산 특유의 대규모 변동성과 대선 이후 가격 급등세를 고려했을 때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상승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언급한 공약을 구체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미국 정부가 보유하는 비트코인 수의 증가 가능성, 반감기에 다른 공급량 감소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에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이 가시화될 때까지 기대심리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겠나”라며 “자연스럽게 관심과 투자가 늘고 거래소도 수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20 07:00
자동차

'어게인 트럼프', 셈법 복잡해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3분기 호실적에도 환하게 웃지 못하고 있다. 4년 만에 다시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폐지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겨냥해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현대차그룹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거나 현지 공장을 더 짓는 방식으로 투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트럼프 2기 ‘후폭풍’ 속속 현실화17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한국산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9월 미국 자동차 수출 무역수지 흑자는 248억달러(약 35조원)로 한국의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많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현재와 같은 호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집권 시절 내세웠던 무역확장법 232조와 함께 수입차에 10~20%에 달하는 보편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트럼프는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연방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도 부과하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1962년에 제정된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량 제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관세 면제 혹은 2.5%의 관세율을 적용 중이다.그러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는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지속해 내세운 만큼 지난 정권 시절과는 달리 관세 변경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IRA 문제도 미국 시장에 친환경차 판매를 촉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의 폐지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IRA에 대해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현대차는 7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 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미국 내 친환경차 생산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IRA가 폐지될 경우 친환경차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친환경차의 경쟁력 또한 감소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설상가상 현대차는 수조원을 투자한 HMGMA가 미정부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액 공제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HMGMA 투자로 기대한 세액공제 규모는 4600억원에 달했다"며 "공장 준공과 가동을 예정보다 앞당기며 악재에 대응을 나섰으나 시작부터 가시밭길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응 전열구축'…현지 생산 강화할 듯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통'을 전진배치하는 등의 파격적인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글로벌 최고운영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내정하며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세웠다.또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성 김 사장은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관료 출신으로 역대 미국 정부에서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았다.무뇨스 CEO와 성 김 사장은 현대차·기아 총괄 신임 장재훈 부회장과 삼각편대를 구축,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세계 3위 현대차·기아의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실시, 서둘러 전열 정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수출 난관을 뚫기 위해 HMGMA 등을 활용,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HMGMA의 연산 규모는 30만대다. 현대차는 물론 기아, 제네시스 등 모든 브랜드 차량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당초 전기차만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하이브리드차 등 다른 차종의 양산 검토에 들어갔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MGMA가 가동되면 현대차의 기존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등과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만 11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다"며 "트럼프 정부가 수입차 관세를 대폭 올려도, 충분히 현지 대응이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은 앞서 미국 지엠(GM)과도 포괄적 협력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양사 협력에는 차량 공동 개발을 통한 생산 비용 절감과 공급망 공동 관리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자동차 우대 정책을 펴더라도, 현대차그룹도 어느 정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화 전략 외에도 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 높은 아시아와 중동 지역이 현대차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인도 점유율 2위, 베트남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생산물량 증가는 울산, 아산 등 한국 공장들의 물량 축소, 한국의 자동차 수출 전선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산업 보호와 발전이란 차원에서 고민이 아닐 수 없다.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 공장 내 생산차종을 전환하거나 공급망 등을 재편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정책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이익과 부합되도록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18 07:00
산업

최창원이 콕 찍어, 속도 높인 SK의 리밸런싱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국내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재계 2위 SK그룹을 비롯해 LG, 롯데 등 대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희망퇴직 시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국내 기업 중 최대규모의 구조조정(리밸런싱)을 진행하는 등 비상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창원 중심, 속도 내는 SK 리밸런싱 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몸집 줄이기 작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 위기를 언급한 뒤 알짜 계열사 매물을 대거 내놓을 정도로 대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밸런싱을 주도하는 임무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맡고 있다. 최창원 의장은 1996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 시절, 국내에 최초로 명예퇴직제를 도입하는 등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비대하게 커진 SK그룹에 대한 조직 효율화와 긴축 경영의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최창원 의장은 최태원 회장의 요구대로 리밸런싱에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 매각, 합병 작업 등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빠른 결단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너가이기에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 상황이라 사업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형국이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계열사 사장단에게 사업재편 진행을 맡겨두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최창원 의장이 하나하나 직접 지시하고 체크하는 방식으로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결재 절차를 간소화하며 시간을 줄이는 실용적인 방식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경우에 따라 사업재편 진행 방식이 각기 다를 것이다. 예전보다 의사결정이 빨라진 것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최 의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SK그룹의 리밸런싱에 대한 윤곽과 성과 등도 드러나고 있다. SK는 리밸런싱 선언 후 그룹 순차입금을 8조원이나 줄이는 등 재무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SK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SK는 2023년 말 84조2000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이 2024년 3분기에 76조2000억원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계열사도 흡수합병, 지분 매각, 청산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SK는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를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인다는 계산이다. 197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SK E&S, SK트레이닝인터내셔널, SK엔텀 등도 흡수합병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8일 발표한 최근 3개월(8~10월)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내용에 따르면 SK그룹은 6개의 회사가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지분 매각을 진행한 SK렌터카를 비롯해 스튜디오돌핀, SKCFT홀딩스, SKTBM지오스톤, 솔루티온, 카라이프서비스가 여기에 포함됐다. 공정위 측은 “SK는 사업 전문성 및 경영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소속회사의 변동이 진행됐다”며 “올해 들어 긴축 경영으로 인해 계열사 편입보다는 계열사 제외 회사가 더 많은 추세”라고 설명했다. 출범 3년 만에 첫 흑자 ‘SK온 살리기’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있다. 미래 사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SK온 살리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하면서 100조 자산가치의 ‘공룡 에너지 민간기업’이 탄생한 것도 다 SK온을 살리기 위한 일환이었다. 여기에 SK온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흡수합병하기로 합의했다. SK온은 지난 7일 채무상환자금 등 5000억원 조달을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SK온은 향후 IPO(기업공개) 성공을 위해 알짜 회사를 합병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독립 법인 출범 이후 올해 3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SK그룹 리밸런싱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4일 공개된 올해 3분기 SK온의 영업이익은 240억원이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601억원 대비 4841억원이 개선된 것이다. SK온은 분사 첫해인 2021년 연간 약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2022년 7조6177억원, 2023년 12조89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해 왔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공장 가동률 하락, 재고량 증가 등을 겪으며 적자의 늪에 허덕였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의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4분기에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의 가동 및 2025년 상반기 신차 출시 준비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수익성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SK온은 사실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12월 사장단 인사, 방점 예고 SK는 12월 초로 예정된 연말 인사에서 사장단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의 대표이사 교체로 서막을 알린 SK는 연말 인사를 통해 리밸런싱에 방점을 찍을 적임자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으로 고위급 임원들에 대한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자회사 3개 계열사(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CEO를 교체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SK는 지난 5월과 7월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계열사 CEO를 교체하면서 재무통들을 중용한 바 있다. 그룹 전반의 방만한 투자와 사업 비효율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임원 축소는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비용 감축을 위한 임원 축소 과제가 주목을 끌고 있다. SK그룹은 실적 부진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임원 규모를 20~30%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예정대로 12월 초에 인사가 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 올해 CEO의 ‘원포인트 인사’는 2명 정도로 많지 않았기에 연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SK는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문어발 확장으로 재계 2위까지 성큼 성장했지만 방만한 경영 등으로 곪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유튜브 경제채널 '삼프로TV'의 김동환 대표는 “리밸런싱 이전의 SK는 계열사 간 경쟁적인 중복투자, 과잉투자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를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리밸런싱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창원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인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11 07:00
산업

SK 사장단 물갈이 예고에 ‘임원들, 나 떨고 있니’

SK그룹이 대규모 사장단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의 대표이사 교체로 서막을 알린 SK는 연말 인사를 통해 ‘리밸런싱(구조조정)’의 적임자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임원 축소와 토요일 근무 부활로 인해 긴장감도 지속되고 있다. 속도조절 끝 대표이사 교체 2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위급 임원들에 대한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SK는 11월 1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자회사 3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24일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 사장을 교체했다. SK에너지는 김종화 SK 울산 CLX총괄을, SK지오센트릭은 최안섭 머티리얼사업본부장을, SKIET는 이상민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0조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의 출범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우선 사장 연령대를 1970년대생으로 낮췄다. 최안섭 CEO 내정자는 1972년생으로 현 나경수 사장(1964년생)보다 8년 아래다. 1975년생으로 40대인 이상민 내정자는 현 김철중 사장(1966년생)보다 9살이나 젊다. SK는 지난 5월과 7월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계열사 CEO를 교체하면서 재무통들을 중용했다. 재무 출신인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그룹의 리밸런싱 과정 속에서 ‘긴축’의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3명 모두 이공계 출신이 선임됐다. 기술과 현장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고, SK이노베이션이 강력히 추진하는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1월 1일 SK이노베이션은 SK E&S과 합병해 '토탈 에너지 설루션 컴퍼니'로 출범하게 된다"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맞춰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강력하게 운영 개선을 추진해나갈 CEO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이제 최태원 회장의 속도조절 주문이 해제되면서 연말 대규모 임원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최 회장은 리밸런싱 과정에서 CEO들이 연말 인사에서 ‘용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자고 주문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연말 인사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 올해 CEO의 ‘원포인트 인사’는 2명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원 축소, 토요일도 근무 SK그룹은 최 회장의 ‘서든데스(돌연사)’ 경고 이후 고강도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전반의 방만한 투자와 사업 비효율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임원 축소는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비용 감축을 위한 임원 축소 과제가 주목을 끌고 있다. SK그룹은 실적 부진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임원 규모를 20~30%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발표된 SK에코플랜트 인사에서 임원 수가 66명에서 51명으로 23%나 줄었다. SK지오센트릭은 종전 21명에서 14.3%가 줄어든 18명이 됐다. 최근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건설과 화학사업 등의 여건을 고려해 조직을 단순화하고 실행력을 높이려는 임원 인사로 풀이되고 있다. SK의 한 임원은 “SK그룹의 경우 과거에는 임원의 수명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규모 인사 소문으로 인해 자신의 자리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또 출범 이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K온은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임원들은 ‘주 6일 근무’로 복귀한다. SK이노베이션은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커넥팅 데이'에 임원들을 회사로 소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임원 50여명은 물론이고 일부 계열사 임원들도 토요일에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내 조직간 협업과 학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임원들의 ‘주 6일 근무’ 부활로 받아들이고 있다. SK는 올해 들어 2000년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24년 만에 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토요일 회의를 격주로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비상경영에 돌입한 삼성과 SK그룹의 임원들의 경우 이미 알아서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8 07:00
금융·보험·재테크

KB금융 3분기 1조6140억원 순이익 거둬… 누적 이익 역대 최대

KB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이익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더 늘어났다.23일 KB금융지주는 공시를 통해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1조614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작년 3분기(1조3689억원)보다 17.9% 많고, 3분기 기준으로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4조3953억원)도 역대 가장 많다.1분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 비우호적 영업 환경에도 불구,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성장으로 3분기 누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분기 최대 이익이던 올해 2분기(1조7322억원)와 비교하면 6.8% 줄었다.그룹과 KB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1.95%, 1.71%로 2분기(2.08%·1.84%)보다 0.13%포인트(p)씩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2.09%·1.84%)와 비교해도 각 0.14%p, 0.13%p 낮아졌다.수익성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3분기 그룹 이자이익은 3조1650억원으로, 작년 3분기(3조1246억원)보다 1.3% 불었다.NIM 하락에도 가계대출 등 대출자산 규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62조원으로 6월 말보다 2.9%, 작년 말보다 5.9% 각각 증가했다.비이자이익은 1조34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6% 급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방카슈랑스, 증권의 투자은행(IB) 수수료가 늘어난 데다, 시장금리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라 은행 유가증권·파생상품 관련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1조1120억원)이 작년 동기(9969억원)보다 11.5% 늘었다.이어 KB증권 1707억원, KB손해보험 1680억원, KB카드 1147억원, 라이프생명 745억원, KB자산운용 247억원, KB캐피탈 585억원, KB부동산신탁 19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KB저축은행(-25억원)은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아울러 이날 오후 KB금융지주는 3분기 실적과 함께 밸류업(기업가지 제고) 방안도 공시했다.이에 따르면 KB금융은 당장 내년부터 13%의 보통주 자본비율(CET1)을 초과하는 잉여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구체적으로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CET1이 13%를 넘는 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된다.아울러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천만주 이상,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과거 10년 평균) 이하 관리 등의 목표도 제시됐다.이날 실적·밸류업 계획 발표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계획과 주당 795원의 3분기 배당이 의결됐다. 2분기(784원)보다 배당 수준이 높아졌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0.24 16:09
산업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개선에 벤츠 공급 계약까지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뚫고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는 129.5% 증가했다. 그럼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했다. AMPC를 제외한 적자는 지난 2분기의 2525억원 대비 대폭 축소됐다.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개선돼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AMPC가 전 분기의 4478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과 함께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 노력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매출은 6조87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11.6% 증가했다.다만 유럽과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파우치 공급이 늘고,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확대되면서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늘었다.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한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고객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ESS를 비롯한 비전기차(Non-EV) 사업 비중 확대 등으로 견고한 매출 구조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공급계약을 르노와 체결하면서 중저가 배터리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독일에서 열린 상용차 전시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는 세계 최초로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셀투팩(CTP)을 선보이기도 했다.미래 성장동력인 ESS 사업 비중도 키우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에너지 전시회 'RE+'에서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LFP 기반 ESS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아울러 최근 배터리 화재 예방책으로 주목받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 에너지 서비스(EaaS) 등을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또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한 배터리 공급 계약도 맺었다. 이날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북미 및 기타 지역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급 물량 등을 감안하면 수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인 것으로 보고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높이고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벤츠에 납품하게 될 46시리즈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2번째 단독 공장으로, 36GWh 규모로 지난 4월 착공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공급 계약과 관련해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8 14:55
연예일반

'탈주' 70% 수준 상영 …'슈퍼배드4', 변칙개봉 논란에 체면까지 구겼다 [종합]

애니메이션 ‘슈퍼배드4’가 ‘변칙 개봉’ 논란 속 유료 시사회를 강행했다. 부정적인 꼬리표까지 자처하며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좌석점유율이 10%대에 머물며 체면까지 구긴 모양새다. 22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슈퍼배드4’는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1489개 스크린에서 5090번 상영됐다.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탈주’의 70%(스크린수 기준) 수준이자 주말 800만 돌파에 성공한 ‘인사이드 아웃2’의 68%에 달하는 수치다.예상했던 대로 개봉 영화 수준의 상영이다. ‘슈퍼배드4’는 개봉 직전 주말인 이 기간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진행했다. 물론 유료 시사회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통상 영화들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개봉 전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다. 다만 ‘슈퍼배드4’의 경우 전국 400여개 극장에서 80만석이란 전례 없는 규모로 시사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변칙 개봉’이란 지적이 일었다. 한국 영화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배우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등 국내 주요 영화 단체가 결성한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19일 입장문을 발표, ‘슈퍼배드4’의 유료 시사회는 “배급사, 제작사 및 작품에 참여한 수많은 창작자에게 피해를 주는 불공정 행위”라며 이것이 ‘변칙개봉’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개봉일 사전 공지는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한 것으로 경쟁사 간 암묵적인 약속”이라며 “(‘슈퍼배드4’의) 변칙 개봉은 현재 개봉 중인 영화와 금주 개봉이 예정된 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축소, 박탈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우도 아니었다. 실제 ‘슈퍼배드4’의 유료 시사회가 진행된 지난 주말, ‘탈주’와 ‘핸섬가이즈’를 제외한 모든 영화의 스크린수 및 상영회차가 줄었다. 특정 작품은 스크린수가 전주 대비 20% 넘게 빠지기도 했다. 여기에는 각 영화에 대한 평가와 개봉 주차의 영향도 작용했겠지만, 타깃층이 동일한 작품 혹은 중소규모 영화 입장에서는 ‘슈퍼배드4’ 유료 시사회 여파가 적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건 ‘슈퍼배드4’는 이번 유료 시사회로 얻은 게 없다는 점이다. 당초 ‘슈퍼배드4’ 측은 ‘변칙 개봉’ 논란에도 불구,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일종의 ‘수요에 따른 공급’이란 입장을 내놨다.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흥행하다 보니 국내에서도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많아서 진행하게 된 것”이란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이틀간 유료 시사회로 확보한 관객은 10만명 남짓. 좌석점유율 역시 평균 13.3%에 불과했다. 이 기간 ‘탈주’의 좌석점유율은 26.4%, ‘인사이드 아웃2’는 20.2%로 집계됐다. 실제 주말 유료 시사회를 통해 ‘슈퍼배드4’를 관람한 관객은 한 영화 커뮤니티를 통해 “주말부터 엄청난 (사전) 관 확보로 말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관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며 “시리즈 진입장벽 때문인지 아이들 영화라 생각해서 그런지 실관람객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후기를 전했다. 업계에서는 ‘슈퍼배드4’의 결과와 무관하게 이 같은 상황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개봉 전 이뤄지는 유료 시사회 등이 결국엔 무한 경쟁을 일으키며 시장 질서를 교란시킬 것이란 의견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사실 영화 개봉일이라는 건 여러 가지 이해관계에 의해서 사전에 조정하는 암묵적인 룰”이라며 “이런 관행을 대규모 사전 시사 등으로 깨버리면 업계 질서가 혼탁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다른 영화들도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너도나도 개봉하게 되면 결국 모두에게 손해다. 이렇게 경쟁하다 보면 끝도 없다. 개봉일을 준수해야만 업계 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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