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4건
산업

"30대 남자는 화알못?" 천주혁 구다이글로벌VS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의 경영 대결

‘화알못’(화장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대명사였던 30대 남성이 K뷰티 판을 뒤흔들고 있다. 굴지의 K뷰티 대기업을 누르고 ‘톱5’에 안착한 천주혁(38) 구다이글로벌 대표와 김병훈(37) 에이피알 대표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MZ세대로, 창업을 통해 화장품 업계에 진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이 보편화하면서 탁월한 브랜딩과 경영 능력을 갖춘 30대 남자들이 K뷰티 업계 최전방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뷰티 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리더십과 경영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한다. 30대 젊은 남자가 이끄는 K뷰티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은 최근 K뷰티 업계 가장 ‘핫’한 기업으로 꼽힌다. 매출 1조원 시대를 가시화하면서 한국 화장품 업계 새 지형을 그리고 있어서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화장품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지던 30대 남성 CEO가 ‘창업’을 하면서 세상에 나왔다. 구다이글로벌을 이끄는 천 대표는 1987년생이다. 숭실대학교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그는 당시 중국 내 K뷰티가 붐을 일으키자 화장품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천 대표를 성공 가도로 이끈 브랜드는 ‘조선미녀’다. 2019년 팬데믹 위기에 매물로 나온 브랜드를 사들인 천 대표는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한방 콘셉트를 연결했다. 이후 아마존을 통해 북미지역에 진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젊은층 이용자가 많은 숏폼 플랫폼인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제품을 홍보하면서, 미국 MZ세대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대표 상품인 맑은쌀선크림은 아마존에서 선크림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에이피알은 1988년생인 김병훈 대표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시절이던 2014년 만 25세의 나이에 현 에이피알의 전신인 이노벤처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도 천 대표처럼 중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K뷰티 붐을 보면서 화장품 업계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에이피알의 눈부신 성장을 이끈 주역은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와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다. 무엇보다 에이지알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 대표는 홈케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2021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을 선보였다. 당시 주류였던 100만원대의 고가 디바이스 대신 20~30만원대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내놓았는데 304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에이지알은 에이피알의 올해 전망에도 불을 밝히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에 대해 “미용기기 제품 3종을 출시해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닮은 듯 다르다 천 대표와 김 대표의 경영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구다이글로벌이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면, 에이피알은 어떠한 M&A 없이 자사가 론칭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M&A를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천 대표는 화장품 총판으로 시작했지만 2019년 조선미녀, 2024년 티르티르·라카·크레이버코퍼레이션, 2005년 서린컴퍼니를 차례로 인수하면서 현재의 구다이글로벌 패밀리를 구성했다. 하나같이 일본과 북미 등지에 기틀을 마련하고 반응이 좋은 브랜드만 포트폴리오로 묶었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1년 사이 인수한 화장품 기업이 4곳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현재까지 인수에 투입된 자금만 1조원 안팎에 달한다.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을 한국의 로레알그룹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바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를 다른 나라의 자본에 빼앗기지 않고 구다이글로벌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이피알은 현재까지 M&A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충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메디큐브부터 에이지알, 패션 브랜드 널디까지 모두 김 대표 손에서 탄생한 브랜드들이다. 기업의 외형이 성장하면 주변에서 다양한 M&A 제안이 들어오게 마련이다. 사세를 빠르게 불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런 손짓에 관심을 두지 않고 15년 동안 내실 있는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M&A에 관심을 갖기 보다 우리가 보유한 브랜드를 잘 성장시켜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내는데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 성장한 브랜드를 인수하기보다는 시작부터 함께한 ‘잘 아는 브랜드’를 발전시키는데 뜻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는 브랜드의 내재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남이 아닌,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K뷰티, 브랜딩의 시대 본격화 330대 남성 CEO가 화장품 판도를 바꾼 배경에는 ODM사의 발전을 들 수 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국내 화장품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의 대기업이 주도했다. 이들 회사는 자체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고 연구개발(R&D)에도 열심이다. LG생활건강의 ‘더후’나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라네즈’ 등의 프리미엄 라인 브랜드는 자체 기술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K뷰티를 글로벌로 키워낸 1세대 기업으로서 자부심도 상당하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최근 열린 ‘제16회 IDGS 월드 백화점 서밋’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영향력 있는 혁신을 통해 K뷰티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피부 재생에 중점을 둔 기술과 혁신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에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ODM 기업의 기술력 수준이 1세대 뷰티 대기업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중소기업도 손쉽게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ODM업계의 한 관계자는 “뷰티 브랜드 론칭을 원하는 누구나 6개월 안에 콘셉트와 투자금 등에 맞춰 화장품을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수 ODM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K뷰티 기업이 늘어날수록 R&D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본 시세이도, 미국 에스티로더 등의 글로벌 뷰티 기업이 롱런하는 비결은 이런 R&D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ODM사가 발전하면서 브랜딩과 마케팅 등 콘셉트를 잘 잡아 성공하는 인디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K뷰티 산업의 기술력이 아닌 포장과 마케팅만 갈음한 제품만 생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화장품 발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6.26 07:30
산업

'유해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 2심 유죄

‘유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1심 무죄에서 2심 유죄로 바뀌었다. 유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에 대해서다. 서울고법 형사5부는 1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재판부는 "어떠한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은 채 판매를 결정해 공소사실 기재 업무상 과실이 모두 인정된다"며 1심 무죄 판결을 뒤집었다.이들은 각 회사에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2021년 1월 1심은 CMIT·MIT가 폐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본 사건으로 2011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영유아, 임산부 등이 원인불명의 폐 손상을 앓는 사례가 늘어났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지원 대상 피해자는 569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262명에 달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1 17:55
산업

공정위원장 '가습기살균제 조사 중단' 결정 사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공정위가 가습기살균제를 소개하는 기사의 부당 광고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과 관련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실하게 사건을 처리한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그때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에게 항상 가슴 아픈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공정위 결정에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저희 판단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A씨는 2016년 가습기살균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의 제조사인 SK케미칼과 판매사인 애경산업이 홈페이지 광고, 신문 지면 광고,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부당한 표시·광고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당시 공정위는 신문 지면 광고와 인터넷 기사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문 광고는 1999년 판매가 종료된 제품에 관한 것이고, 인터넷 기사는 광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홈페이지 광고 등에 대해서도 '인체 위해성 연구·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결론 없이 심의를 종료했으나, 이 부분은 환경부가 인체 위해성을 인정한 뒤 재조사해 2018년 2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제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표시광고법상 광고란 '사업자가 상품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정기간행물 등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일체의 행위'"라며 공정위가 인터넷 기사 3건의 심의 절차를 종료한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심의 절차까지 나아갔더라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부과됐을 가능성이 있고 고발, 형사처벌도 이뤄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사에는 제품이 "인체에 안전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공정위는 헌재 판결 이후 인터넷 기사 3건의 부당 광고 여부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현장 조사한 뒤 이날 심사관이 작성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위원회에 상정했다. 심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사건의 처분 시효(5년)가 이달 30일 만료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가습기살균제가 마지막으로 진열된 시점이 2017년 10월 31일로 파악돼서다. 그때까지 조사와 위원회 심의·의결, 의결서 송달을 모두 마쳐야 한다. 공소 시효도 문제다. 검찰은 2018년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SK케미칼과 애경 등을 고발했을 때 5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오늘 바로 위원회에 사건을 상정했다"며 "처분 시효, 공소 시효가 지나기 전에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08 10:56
산업

'창사 37년만의 첫 M&A' 애경산업, 변화 바람 부나

생활 뷰티 기업 애경산업이 창사 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애경산업은 기업 규모나 업계 위상을 고려하면 투자와 M&A에 인색하고, 포트폴리오도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는 애경산업이 이번 M&A로 성공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스킨케어 화장품 기업 원씽의 지분 70%를 14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달 중순 체결했다. 2019년 론칭한 브랜드 '원씽'은 국내보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더 알려져 있다. 디지털 채널을 기반으로 성장해 이 분야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다. 애경산업은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외에 화장품 분야에서 이렇다 할 대표 제품이 없는 상황이다. 스테디셀러인 '포인트' '루나' 등이 있으나, 노후화됐고 에이지투웨니스를 압도할 힘이 없다. 에이지투웨니스 역시 제품력은 뛰어나지만 주 소비 계층이 홈쇼핑을 통해 유입된 40~60대에 몰려있다는 약점이 있다. 뷰티 분야 동력도 떨어졌다. 애경산업은 올해 1분기 매출 1399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2% 성장했다. 그러나 화장품 사업 부문 1분기 매출액은 491억원, 영업이익은 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0.3% 감소했다. 코로나19 탓이 컸지만,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화장품 분야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애경산업은 이번 원씽 인수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약점으로 지적된 디지털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 등 메이크업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향후에는 원씽의 기초제품으로 영역을 넓혀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하던 제품과 꾸준히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스킨케어 분야는 론칭 후 안착까지 많은 공과 시간이 든다"며 "원씽은 이미 고정 소비자군을 갖추고 있고 색깔이 뚜렷하다. 애경산업으로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분석했다. 업계가 원씽 인수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애경산업이 지난 37년 동안 단 한 번도 M&A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이 크고 작은 M&A만 수십여 차례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애경산업은 2018년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자금 1350억원 중 350억원은 M&A 또는 지분투자를 위해 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약속한 기한인 2020년까지 적합한 상대를 만나지 못하면서 자금도 적립됐다.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애경산업은 다양한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고, 한때 뷰티 분야 선두권을 다퉜던 기업"이라며 "뷰티 분야에서 가진 내공과 역량 면에서 충분한 힘이 있지만, 2000년대 중반 전성기 이후 투자가 적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이번에 M&A 자체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 2018년 상장 당시 연구개발(R&D)과 M&A를 약속했으나, 코로나19로 M&A가 조금 미뤄졌다"며 "임재영 애경산업 대표를 중심으로 원씽 M&A가 이뤄지고, 내부적으로 제품 리뉴얼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경산업이 2008년 생활 뷰티 분야에 해박한 여러 외부 인사와 내부 혁신을 통해 중장기 플랜을 짰고, 그 빛을 10년 뒤인 2018년 무렵 에이지투웨니스 등의 성공으로 봤다"라며 "이번 M&A를 기점으로 또 다른 애경산업의 르네상스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15 07:00
경제

애경·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과징금' 소송서 사실상 패소

가습기살균제 속 유해 물질을 제대로 라벨에 표시하지 않고 제조·유통한 애경산업과 SK케미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부과한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와 3부는 애경산업·SK케미칼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는 2018년 3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면서 표시광고법을 어긴 애경과 SK 측에 시정·공표명령과 함께 각각 8300만원과 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주요 성분에 독성이 있고 흡입하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정보를 은폐·누락·축소하고 ‘천연 솔잎향의 삼림욕 효과’ 등 제품 일부 성분의 긍정적인 효과만 강조해 마치 인체에 유익한 것처럼 기만적인 표시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애경과 SK는 이에 불복해 법정으로 향했다. 당시 서울고법은 애경과 SK의 손을 들어줬다. 두 업체가 문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 생산을 중단한 시점이 2011년 8월 말이고, 그 다음 달에는 기존 제품을 적극적으로 수거하기 시작했으므로 공정위의 처분은 제척기간(권리의 존속 기간)인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5년’을 지나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애경과 SK의 위반 행위가 종료되는 시점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3월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5년’이던 기존의 제척기간을 ‘조사개시일로부터 5년 또는 행위종료일로부터 7년’으로 바꿨는데, 두 업체의 위반 행위가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일(2012년 6월) 이후에 끝났다면 새로운 제척기간이 적용되므로 공정위 처분이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상품이 유통될 수 있는 상태가 계속되는 이상 상품 수거 등 시정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위법 상태가 계속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또 애경과 SK가 2011년 8월 말부터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가습기살균제를 생산·유통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에도 제3자에 의해 유통된 적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인 서울고법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묻기도 했다. 대법원은 “원심(서울고법)으로서는 제품의 유통량과 유통 방법, 수거 등 조치 내용과 정도, 소비자의 피해에 대한 인식 정도와 피해 회피의 기대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표시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언제 완료됐는지 사회통념에 비춰 판단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4.10 14:01
경제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 위해 팔 걷은 패션뷰티 업계

패션뷰티 업계가 강원과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은 대규모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2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 기부금은 울진과 동해, 삼척, 강릉 등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산불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재민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갑작스러운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삶의 터전을 되찾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모레는 2017년 포항 지진, 2018년 인도네시아 강진, 2019년 강원도 산불, 2020년 호주 산불, 2020년 코로나19 확산, 2020년 집중호우 등 피해 당시에도 성금을 기부하며 국내·외 재난재해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산불로 피해를 본 지역 주민을 위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세탁세제, 덴탈용품, 비말차단 마스크 등 10억원 규모의 생필품을 긴급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원된 품목은 경북도청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임시 거주시설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대형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주민들이 재난을 극복하고 신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동해안 지역 산불 진압과 피해 복구 작업에 힘쓰는 지역 소방서에 2억원 상당의 의류를 지난 10일 기부했다. 지원 물품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의류로 플리스 재킷과 다운 베스트 등 쌀쌀한 날씨에 입기 좋은 아우터 위주로 구성했다. 무신사는 대한적십자를 통해 강원 삼척, 동해, 옥계 지역 소방서에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제품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 이재민과 산불 진압 및 피해 복구를 위해 힘쓰는 소방관과 현장 의료진, 자원봉사자에게 제공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산불 피해 현장에서 애쓰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했다"며 "피해를 보신 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3.14 12:56
경제

[멋스토리] 명품은 호랑이 '사랑'…동물보호단체는 '뿔'

구찌·발렌시아가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호랑이를 콘셉트로 한 제품 출시와 캠페인에 열심이다. '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을 맞은 아시아권을 공략한 일종의 마케팅 차원이 크다. 그러나 국제 동물권리 보호단체는 일부 명품 브랜드의 호랑이를 이용한 판촉활동이 밀렵을 부추기고 야생동물을 위협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호랑이에 꽂힌 패션가 구찌는 지난 5일 호랑이를 콘셉트로 삼은 '타이거 콜렉션'을 선보였다. 임인년인 2022년을 맞아 공개된 이번 콜렉션에는 기성복은 물론 가방 등 액세서리 일체에 호랑이를 모티브로 삼은 디자인을 담았다. 구찌에 따르면 타이거 콜렉션의 일부 제품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그리거나 자수 등의 크로쉐 패치가 적용돼 희소성 있다. 특히 구찌는 시계의 경우 최초로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자랑한다. 재활용 스틸로 만든 케이스는 물론 다이얼과 스트랩도 지속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바이오 성분을 주원료로 했다. 구찌의 이번 콜렉션에서 가장 압도적인 부분은 화보 컷이다. 구찌는 모델 옆에 실제로 살아 숨 쉬는 듯한 호랑이를 배치했다. 여성 모델이 소파에 기대에 쉬는 장면 앞에 커다란 호랑이도 바닥에 엎드려 카메라를 응시하는 구도다.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다는 평가다. 발렌시아가도 2022년 호랑이의 해를 기념한다면서 ‘이어 오브 더 타이거' 캠페인을 공개했다. 발렌시아가는 가방, 셔츠 등에 누구나 떠올리는 호랑이 무늬를 있는 그대로 담았다. 오렌지빛 바탕에 덧칠된 검은 색 줄무늬가 지나치게 또렷해 '키치(대량 생산된 싸구려 상품을 이르는 말)'적 요소가 느껴진다.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는 호랑이 패턴을 담은 '더 타이거 스냅샷'을 선보였다. 스냅샷은 매 시즌 새로운 컬러, 소재, 스트랩, 그리고 패턴과 기법으로 다양한 모음을 제공하는 마크 제이콥스의 대표 모델이다. 국내 업체도 호랑이 앓이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도 호랑이의 해를 그냥 넘기지 않는 분위기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럭키슈에뜨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호랑이 아이템들을 출시 중이다. 럭키슈에뜨는 호랑이해를 위해 기획한 '럭키 타이거' 그래픽을 제품 여기저기에 심었다. 니트 집업 제품의 경우, 선판매 시작과 동시에 인기를 끌면서 출시 일주일 만에 리 오더를 진행했다. 그만큼 인기라는 뜻이다. F&F가 전개하는 MLB도 임인년을 맞아 ‘더 이어 오브 타이거’ 콜렉션을 내놨다. 맨투맨과 티셔츠, 볼캡과 버킷햇으로 구성됐는데, 티셔츠는 호랑이의 해를 의미하는 ‘더 이어 오브 타이거’ 문구와 힙스터 타이거 캐릭터가 새겨져 있다. 뷰티업계도 호랑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율은 새해를 맞아 '호랑이 민화 컬렉션' 제품을 출시했다.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 역시 베스트 셀러 아이템인 윤조에센스에 호랑이 일러스트를 넣은 ‘윤조에센스 호랑이해 에디션 세트’를 한정 출시하고 사전예약을 실시 중이다. 애경산업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는 팩트 케이스에 잡귀를 물리치고 용맹함을 상징하는 호랑이의 모습을 귀여운 캐릭터로 담았다. 뿔난 동물보호단체 호랑이 무늬는 살아 숨 쉬는 듯한 야생성과 아시아를 미지의 세계로 포장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명품 브랜드가 과거부터 호랑이 모티브를 즐겨 사용한 이유다. 특히 구찌는 호랑이 덕에 제2의 부흥기를 열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구찌가 가진 '클래식'을 기본 바탕에 깔고, 화려한 꽃무늬 자수와 호랑이, 벌, 뱀, 곤충, 공작새 등 다양한 모티브를 섞었다. 구찌가 2017년 봄 광고 캠페인은 이런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구찌는 누가 봐도 '구찌다운' GG로고가 잔뜩 박힌 가방을 호랑이가 물어뜯고 있는 화보를 공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명품 브랜드 겐조는 호랑이 모티브가 브랜드의 상징이다. 겐조를 만든 일본인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는 화려한 꽃무늬와 호랑이 얼굴이 박힌 의상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강렬하고 야성적인 호랑이는 힘과 위엄을 상징하며 다른 동물들과 차별성을 준다.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브랜드들이 특히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가 앞다퉈 호랑이를 전면에 배치하자 국제 동물권 보호단체는 광고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 세계동물보호(WAP)는 최근 구찌 광고에 호랑이가 등장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야생동물을 사용한 판촉을 중단하라고 구찌 미국 지사 측에 요구했다. 리즈 카브레라 홀츠 WAP 야생동물 캠페인 매니저는 "구찌는 자연 서식지에 속해야 할 호랑이를 애완동물이나 사치품의 소품으로 홍보해 대중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AP에 따르면 현재 야생에 남아있는 호랑이보다 더 많은 호랑이가 미국에서 포획된다고 한다. 구찌 화보 속에 등장한 호랑이가 야생에서 포획되었든, 동물원에서 길러졌든 간에 인간의 목적을 위해 포즈를 취한다는 것 자체가 동물 학대라는 것이 WAP의 주장이다. 구찌 측은 "화보 속 호랑이는 구찌 정책에 따라 별도의 안전한 환경에서 촬영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구찌가 2020년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과 자연 서식지 보호를 위해 펀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WAP는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리즈 매니저는 "구찌의 이번 패션 캠페인은 호랑이를 단순한 소품으로 취급하고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한다"며 광고 중단만이 최선의 조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WAP는 미국 최대 여행사인 익스피디아가 돌고래쇼 등이 포함된 관광명소 방문 및 체험 상품의 판매를 중단시킨 바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17 07:00
경제

'이나영 효과' 못본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 새 모델은 다를까

애경산업이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 20's(이하 에이지투웨니스)의 모델을 교체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2019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겠다면서 톱배우 겸 모델인 이나영을 얼굴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나영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두 딸의 엄마로 친근한 이미지가 있는 소이현을 신규 모델로 발탁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나영 기대했는데…효과는 글쎄 애경산업은 지난달 에이지투웨니스의 새 모델로 배우 소이현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소이현과 '나를 사랑하는 나에게'라는 주제로 고객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소이현은 탤런트 인교진의 아내이자 두 딸의 엄마다. 그동안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 딸의 양육 과정을 공개하면서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경산업은 지난 2019년 4월 이나영을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당시 애경산업 관계자는 "이나영은 여성들이 더 좋아하는 배우라는 특징이 있다. 젊은 세대에도 인지도가 있지만, 에이지투웨니스의 주 고객층인 30~40대 여성 사이에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나영 특유의 고급스럽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에이지투웨니스에 심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애경으로서는 전례 없는 빅모델 기용이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그동안 최정상급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중견 배우 견미리를 내세워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 전략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견미리 가족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서 에이지투웨니스까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모델 리스크'로 홈쇼핑 판매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애경산업은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스 MC 등으로 돌파하려고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애경산업은 고심 끝에 이나영을 통한 제품 이미지 변신과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문제는 애경산업이 이나영 기용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나영은 광고 모델 기용 시 몸값이 약 6억~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에이지투웨니스 모델로 발탁된 2019년 즈음은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과 영화 '뷰티풀데이즈'로 복귀에 시동을 거는 시점으로 이나영의 모델료도 가장 높은 시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나영은 아름답지만 소탈한 면모는 없다. 사생활 공개도 하지 않고 다작 배우도 아니다"며 "사실 에이지투웨니스가 가진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와 아주 잘 맞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광고 모델이자 파트너로서 개인 SNS나 인터뷰 등을 통한 간접 홍보를 하지 않거나 인색하다. 고객 입장에서 이나영이 진짜 해당 제품을 쓴다는 느낌을 잘 받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애경산업의 열쇠, 에이지투웨니스 공교롭게도 이나영이 에이지투웨니스 모델로 한창 활약하던 2020년은 순항하던 애경산업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던 시기와 맞물린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애경산업의 효자 브랜드이자 그룹 전체의 캐시카우로 불린다.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 선전 덕에 2018년 화장품 부문 매출액 3581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매출액인 6996억원을 달성했다. 이듬해에도 화장품 부문은 매출액 3419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애경산업 화장품 부분은 2020년 매출 2111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에 그쳤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다. 비대면 문화가 확대하면서 색조 라인 매출이 대폭 줄었다. 관광객 유입도 떨어지면서 기내 판매나 백화점 및 면세 채널도 힘을 내지 못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풍부한 보습감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마스크 착용 시 잘 묻어나는 제품 특성 탓에 이용하려는 고객이 더 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속에서도 화장하는 사람은 한다. 빅모델을 보고 사용하는 팬덤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에이지투웨니스는 이런 모델 효과를 넉넉하게 누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백신 접종 인구가 늘어나면서 뷰티 제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3.8% 증가한 11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252.2% 늘었다. 해외 화장품 실적이 대폭 성장해 화장품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것이 애경산업의 설명이다. 애경산업은 오는 5일 결산실적 공시를 예고했다. 애경산업의 올 3분기 실적 및 에이지투웨니스의 판매량도 드러날 전망이다. 업계는 애경산업이 올 3분기 매출이 1507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3분기는 화장품 업계 비수기다. 애경산업 측은 "소이현은 건강한 아름다움과 당당한 자신감, 친근한 매력이 있다"며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에게 영감을 주는 소이현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03 07:00
경제

검찰, 1400여명 사망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재조사 결과 발표 "책임자 34명 재판"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재조사한 검찰이 8개월 만에 결과를 발표하고 책임자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6000명이 넘는 피해자에게 폐질환·천식을 발생시키고 142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지 8년 만이다.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23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환경부 서기관 최모 씨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SK케미칼에서 홍 전 대표 등 4명, 애경산업에서 안용찬 전 대표 등 5명, 이마트 전직 임원 2명, GS리테일 전 팀장 1명, 퓨엔코 전직 임원 2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했다.이들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과실로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모두 2013년 첫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정부의 독성실험 결과에서 CMIT·MIT 원료물질과 피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옥시가 만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등의 원료물질로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를 원료로 공급한 SK케미칼 측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관련 실험을 진행한 사실 등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이번 검찰 수사는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재개됐다. 검찰은 "1994년 최초 가습기살균에 개발 당시 자료인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 연구노트 등을 압수해 최초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부실하게 개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CMIT·MIT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의 과실을 규명하고 PHMG 원료공급 과정의 과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 특별공판팀을 구성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환경부 서기관 최씨는 주무 부처 관계자인데도 환경부 내부 정보를 누설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양모씨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부탁으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장에 선다. 최씨는 "검찰 수사가 임박했으니 자료를 없애는 게 좋겠다"는 조언까지 하며 수시로 접대를 받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양모씨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기업인이 출석하는 것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7.23 15:35
경제

애경산업, '가습기 살균제' 무마하려 국회의원 보좌관에 뒷돈

애경산업으로부터 '가습기살균제' 사태 무마의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이 재판에 넘겨졌다.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혐의로 브로커 A씨를 구속 기소했다.검찰에 따르면,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A씨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애경 측으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A씨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만큼 애경이 그를 통해 국회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등을 상대로 진상 조사 시도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의심한다.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애경산업은 2002∼2011년 CMIT·MIT를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2016년 첫 수사 당시 CMIT·MIT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했으나 이후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재수사 대상이 됐다.사회적참사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2017년 관련 특별법이 통과하면서 출범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두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1년간 직권조사하기로 의결했다.검찰은 지난달 말 애경산업 등지를 압수 수색하고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애경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청탁을 했는지 여부와 특조위 등에 실제로 로비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검찰은 이와 더불어 환경부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 B씨가 환경부 기밀 자료 등을 애경과 SK케미칼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애경산업 압수 수색을 통해 이들 업체에 B씨가 내부 문건을 넘긴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5일 B씨를 대기 발령 조치했다.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조속히 환경부를 압수 수색하고 관련자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6.09 14:4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