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이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 20's(이하 에이지투웨니스)의 모델을 교체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2019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겠다면서 톱배우 겸 모델인 이나영을 얼굴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나영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두 딸의 엄마로 친근한 이미지가 있는 소이현을 신규 모델로 발탁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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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대했는데…효과는 글쎄
애경산업은 지난달 에이지투웨니스의 새 모델로 배우 소이현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소이현과 '나를 사랑하는 나에게'라는 주제로 고객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소이현은 탤런트 인교진의 아내이자 두 딸의 엄마다. 그동안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 딸의 양육 과정을 공개하면서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경산업은 지난 2019년 4월 이나영을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당시 애경산업 관계자는 "이나영은 여성들이 더 좋아하는 배우라는 특징이 있다. 젊은 세대에도 인지도가 있지만, 에이지투웨니스의 주 고객층인 30~40대 여성 사이에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나영 특유의 고급스럽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에이지투웨니스에 심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애경으로서는 전례 없는 빅모델 기용이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그동안 최정상급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중견 배우 견미리를 내세워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 전략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견미리 가족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서 에이지투웨니스까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모델 리스크'로 홈쇼핑 판매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애경산업은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스 MC 등으로 돌파하려고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애경산업은 고심 끝에 이나영을 통한 제품 이미지 변신과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문제는 애경산업이 이나영 기용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나영은 광고 모델 기용 시 몸값이 약 6억~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에이지투웨니스 모델로 발탁된 2019년 즈음은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과 영화 '뷰티풀데이즈'로 복귀에 시동을 거는 시점으로 이나영의 모델료도 가장 높은 시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나영은 아름답지만 소탈한 면모는 없다. 사생활 공개도 하지 않고 다작 배우도 아니다"며 "사실 에이지투웨니스가 가진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와 아주 잘 맞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광고 모델이자 파트너로서 개인 SNS나 인터뷰 등을 통한 간접 홍보를 하지 않거나 인색하다. 고객 입장에서 이나영이 진짜 해당 제품을 쓴다는 느낌을 잘 받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 선전 덕에 2018년 화장품 부문 매출액 3581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매출액인 6996억원을 달성했다. 이듬해에도 화장품 부문은 매출액 3419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애경산업 화장품 부분은 2020년 매출 2111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에 그쳤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다. 비대면 문화가 확대하면서 색조 라인 매출이 대폭 줄었다. 관광객 유입도 떨어지면서 기내 판매나 백화점 및 면세 채널도 힘을 내지 못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풍부한 보습감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마스크 착용 시 잘 묻어나는 제품 특성 탓에 이용하려는 고객이 더 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속에서도 화장하는 사람은 한다. 빅모델을 보고 사용하는 팬덤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에이지투웨니스는 이런 모델 효과를 넉넉하게 누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백신 접종 인구가 늘어나면서 뷰티 제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3.8% 증가한 11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252.2% 늘었다. 해외 화장품 실적이 대폭 성장해 화장품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것이 애경산업의 설명이다.
애경산업은 오는 5일 결산실적 공시를 예고했다. 애경산업의 올 3분기 실적 및 에이지투웨니스의 판매량도 드러날 전망이다. 업계는 애경산업이 올 3분기 매출이 1507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3분기는 화장품 업계 비수기다.
애경산업 측은 "소이현은 건강한 아름다움과 당당한 자신감, 친근한 매력이 있다"며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에게 영감을 주는 소이현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