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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개~재밌어요!” 윤여정 유해진 등 충무로 불패 배우와 강아지의 ‘특급 만남’[종합]

한 마디로 ‘개’ 재밌다. 영화 ‘도그데이즈’가 전 세대를 사로잡을 공감과 재미 포인트를 탑재하고 다음 달 극장을 찾는다.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도그데이즈’ 제작 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한 김덕민 감독을 비롯해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서형, 이현우, 탕준상, 윤채나 등 출연 배우 다수가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도그데이즈’는 ‘공조’ 시리즈부터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폭넓은 재미를 담보하는 제작사 JK필름의 2024년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봉했다 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국내 대표 제작사인 만큼 ‘도그데이즈’ 역시 다양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하모니’, ‘국제시장’, ‘담보’에 이어 ‘도그데이즈’를 통해 또 한 번 JK필름과 함께하게 된 김윤진은 JK필름의 특징으로 ‘진정성’을 꼽으며 “‘도그데이즈’에도 진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나를 좋은 배역에 캐스팅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아지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킬 요소. 김덕민 감독은 “강아지 배우들에게 딱히 디렉팅을 준 건 없다”면서 “그냥 강아지들이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카메라를 세팅해두고 계속 기다렸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해주더라. 그 연기를 그대로 담아서 편집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프렌치불독 완다를 주목할만하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제일 통제가 안 되더라”고 했던 말괄량이이기 때문. 오랜 연기 생활에서도 강아지와 함께한 건 처음이라는 윤여정은 “다른 개들은 다 연기를 잘했다고 하던데 우리 완다는 말을 안 듣더라. 감독님과 같이 오래 기다렸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정성화 역시 “완다는 신인급 배우다. 그래서 그런지 애가 눈치가 없더라. 통제가 안 되는 순간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런 한편 탕준상은 “완다와 사랑에 빠졌다. 너무 귀여워서 뭘 해도 용서가 됐다”며 완다의 마성의 매력을 귀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은 조합만으로도 기대를 높인다. 특히 윤여정과 유해진은 ‘도그데이즈’로 처음 만나게 돼 눈길을 끈다. 그야말로 충무로 불패 배우들의 만남이다. 윤여정은 “김덕민 감독이 조감독일 때 촬영장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둘이 완전히 ‘개취급’을 당했다. 전우애가 생겨서 이번 작품에도 출연했다”고 귀띔해 관계자들을 폭소케 했다. 유해진과 김서형 등은 “강아지를 워낙 좋아한다. 따뜻한 시나리오를 보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입을 모았다.김덕민 감독은 “우리 영화에는 관계와 성장이 담겨 있다. 극악한 빌런이나 영웅적 서사가 아닌 일상에서 소소하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며 “그림만 예쁜 영화가 아니다.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펼쳐내는 스토리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마 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다음 달 7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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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보석에서 경쟁자로… 류경수, 1년 6개월의 성장

가능성 많던 원석이 단기간에 굵직한 글로벌 작품들에 출연하는 빛나는 보석이 됐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는 배우 류경수 이야기다.‘뺑반’(2019), ‘사자’(2019), ‘콜’(2020) 등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추던 류경수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키기 시작한 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부터다. 류경수는 이 작품에서 폭력조직으로 살벌한 삶을 살았던 과거를 청산하고 성실한 삶을 시작한 최승권 역을 맡아 찰떡같은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이후 영화 ‘인질’에선 포텐이 제대로 터졌다. ‘인질’은 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설정의 영화다. 황정민이 영화에서 실제 황정민을 연기해 마치 범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리얼리티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최대한 관객들이 실제 상황이라고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황정민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을 되도록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이들로 섭외했다. 여기서 납치범 무리의 2인자를 연기한 류경수도 그러한 배우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류경수는 이 영화에서 거칠고 서늘하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흔들리는 납치범 염동훈을 실감나는 연기로 표현하며 스크린을 집어삼켰다.그랬던 류경수가 이후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연상호 사단’에 합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과 ‘정이’ 등 글로벌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는 배우가 됐다. ‘정이’의 홍보 활동을 하면서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 촬영도 병행하고 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의 바쁜 스케줄이다. 그만큼 업계에서 류경수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는 뜻이다.‘인질’ 개봉 당시 신인 배우들의 신비주의를 지키기 위해 홀로 인터뷰에 나섰던 황정민은 류경수를 비롯해 ‘인질’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 “보석 같은 인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면 다들 ‘저 배우들은 누구냐’며 놀랄 것”이라고 했던 황정민의 예언은 적중했다. 류경수와 같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대세 스타를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황정민의 숨겨둔 보석과 같았던 류경수는 이제 ‘정이’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황정민 주연작 ‘교섭’과 맞붙었다. ‘정이’는 넷플릭스, ‘교섭’은 극장 개봉작으로 서로 플랫폼은 다르지만, 화제성 등의 측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류경수는 최근 ‘정이’ 공개에 맞춰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 자리에서 “빠르게 성장한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뿌듯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점이 또렷하게 성장했다기보다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았던 불안정한 시간을 버텼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 최선을 다한다고 매번 좋은 결과가 담보되지 않는 까닭에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류경수는 또한 그런 점에서 배우로서 보람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표현한 것을 누군가 알아줬을 때 뿌듯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촬영 현장에 나갈 때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싶어 잠도 제대로 안 올 때가 많다”면서 “머리를 쥐어짜고, 그래서 머리카락이 좀 빠지더라도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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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전천후 '만능' 주원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만능 엔터테이너' 행보다. 배우 주원(34)이 브라운관에 이어 무대, 그리고 스크린까지 종횡무진하며 빈틈없이 꽉 채운 2020년을 보낼 전망이다. 지난해 2월 만기 전역한 주원은 제대 후 첫 작품으로 SBS '앨리스'를 택해 촬영부터 방영까지 약 1년의 시간을 온전히 매진, 10월부터는 7년만 뮤지컬 복귀작인 '고스트' 무대에 오르고 있고, 그 사이 영화 '소방관' 촬영까지 깔끔하게 끝마쳤다. 공백기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주원에 다시 빠질 시간이 빠르게 완성된 셈이다. 대중에게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주원의 존재를 각인 시켰지만, 애초 시작은 뮤지컬이었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주원은 '싱글즈' '그리스'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일찌감치 알찬 뮤지컬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노래·연기 실력을 인정 받았고, 뮤지컬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브라운관과 스크린 외 뮤지컬 무대 복귀는 의외의 선택이면서 동시에 주원다운 선택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 연습과 본 공연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관객과 직접 눈을 맞추며 소통할 수 있는 강점은 분명 놓치기 아까운 매력이다. 그 작품이 초연을 함께 한 '고스트'였기에 주원의 마음을 더욱 움직인 것도 사실이다. 성황리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고스트'는 페트릭 스웨이지(샘)와 데미 무어(몰리)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을 뮤지컬화 시킨 작품으로 지난 2013년 7월 국내에서 초연됐다. 주원은 초연 흥행의 주역으로 7년만에 같은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고스트'에 대해 "행복한 공연"이라고 표현했던 주원은 앞선 '고스트' 관련 인터뷰에서 "화면이 아닌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위로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고, 매번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진심을 담았기에 재연도 단연 성공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철저한 방역과 안전 예방에 힘쓰며 무탈하게 공연을 치르고 있는 '고스트' 팀이다. 어려운 시기 현장을 찾아 준 관객들을 위해 배우들과 제작진은 매 타임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주원은 '고스트' 팀의 일원이자, 또 배우 주원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27살의 귀여움 가득했던 샘 위트는 34살의 농염한 샘 위트로 주원만큼 성숙해졌고, 멜로·스릴러·액션 등 다각도의 장르를 담아낸 '고스트' 전체를 진두지휘하며 진정으로 혼연일체 된 고스트로 다시 태어났다. 무엇보다 오프닝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피지컬이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홀리기 충분하다. 데뷔 15년 차. 사실상 모든 필모그래피를 대표작으로 꼽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주원은 매 작품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후회없는 결과물을 내놨다. 드라마·영화 뿐만 아니라 고정으로 출연했던 예능 '1박 2일'까지 여전히 회자되고 있을 만큼 다채로운 장르 속 하지 않는 것이 있을 뿐 못할 것 없는 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한류를 이끄는 어엿한 스타가 됐고 어린 나이 연기대상까지 거머쥐는 영예도 안았다. '만능'이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주원이다. 차기 행보는 드디어 스크린 컴백이다. '그놈이다' 이후 무려 6년만에 '소방관'으로 관객과 만난다. 충무로 스타 감독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소방관'은 '싸이렌' '리베라 메' 이후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는 영화. 곽도원·유재명·이유영 등과 호흡 맞췄다. 워낙 출중한 브라운관·무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보니 스크린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 의미있는 프로젝트 '소방관'으로 충무로 대세 자리까지 꿰찰 수 있을지 신뢰와 기대를 담보로 하는 꽃길 예약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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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내가죽던날·애비규환' 끝내주는 충무로 女파워

재기발랄한 여성 영화인들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2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내가 죽던 날'과 '애비규환'은 각각 박지완 감독과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다루는 소재와 장르, 작품의 분위기, 풀어가는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앞세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의미 있게 담아냈다. 신예 감독들의 첫 도전이기에 배우들에 대한 주목도가 조금 더 높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누구누구의 영화'로 각인시킨 후 완성도 높은 작품을 통해 호평을 뒤따르게 한다. 김혜수의 '내가 죽던 날', 정수정의 '애비규환'은 추천이 아깝지 않은 결과물로 재미와, 위로,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와 이정은의 만남은 '내가 죽던 날'의 존재 가치를 한껏 높인다. 이들의 선택을 받은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또 얼마만큼의 진정성 넘치는 열연을 펼쳤을지 모든 면에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익숙한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담보로 하는 '내가 죽던 날'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선사할 전망이다. '애비규환'은 '젊은 피'들의 재기발랄함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실제 90년대 생인 최하나 감독과 정수정이 뭉쳤고, '애비규환'은 최하나 감독과 정수정 모두에게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필모그래피로 기록되게 됐다. 때론 파격적이고, 때론 코웃음 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패기가 무섭도록 멋지다. 영화계는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 몸살을 앓으며 또 한 번 변화의 중심에 섰다. 마구잡이로 쏟아졌던 대작과 비슷비슷한 유행물도 잠시 자취를 감춘 모양새. 그 자리를 당당하게 채우고 있는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 훗날 충무로의 터줏대감으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내가 죽던 날' 너와 나, 우리를 구원하는 목소리 출연: 김혜수·이정은·노정의·김선영 감독: 박지완 장르: 드라마 줄거리: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 등급: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16분 한줄평: 내가 죽던 날 흘린 뜨거운 미소 별점: ●●●◐○ 신의 한 수: 사고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순천댁(이정은). 타인에 의해 버림받고 이용당하고 혼자가 된 세진(노정의)에게 목을 긁는 쇳소리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안 구해줘. 네가 너를 구해야지. 인생이 네 생각보다 길어." 이 세 문장의 대사는 절벽 끝에 선 세진을 구하고, 절벽으로 몰려가는 현수(김혜수)를 구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관객을 구한다. 성경에서 말하듯 신이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란 게 아니라,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힘든 시기, 많은 관객이 세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리라. 마치 현수가 세진을 향해 그랬던 것처럼. 매우 직설적으로 이 영화의 주제를 담은 이 말들은 극장을 모두의 맘에 와 닿는다. 이 메시지가 온전히 전해지는 것만으로도 '내가 죽던 날'은 봐야 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절벽 끝으로 사라진 세진을 추적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큰 사건 없이 흘러가는 영화인데도, 배우들이 서사의 빈틈을 메꾼다. 섬세하게 흘러가는 감정선을 완성한 김혜수, 힘을 아끼다 후반부 진정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이정은, 벼랑 끝에 선 소녀를 잘 소화한 노정의까지. 과한 클로즈업 샷으로 등장해 혼란스러운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 김혜수는 날아든 희망의 편지를 읽어내려가며 궤도를 찾는 인물로 서서히 감정의 변화를 물들인다. 대사가 단 몇 줄뿐이지만 몇 배의 울림을 전하는 이정은은 삐뚤빼뚤 써내려가는 글씨마저도 열연이다. 그래서 후반부 김혜수와 이정은이 만나는 장면은 이 놓쳐서는 안 되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신의 악수: 투자를 받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 꽤 오랜 기간 부유했던 작품이다. 좋은 메시지에 담은 감동적인 콘텐트이지만, 투자가 어려웠던 이유도 이해가 되는 작품. 큰 사건 없이 감정선을 따라가는 고요한 전개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줄거리만 보면 마치 김혜수의 추리 영화 같은데 막상 딴판인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배우들이 열연을 끈끈한 풀 삼아 각각의 장면을 이어 붙이기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마지막 10분을 위해 달리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106분을 참아내는 관객이 많을까. 쉽게 긍정의 답을 내놓지 못할 질문이다. 좌충우돌·판타스틱·현실공감 '애비규환' 출연: 정수정·장혜진·최덕문·이해영·강말금·남문철·신재휘 감독: 최하나 장르: 드라마·코미디 줄거리: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아빠를 찾아 나서는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의 '애비 찾기' 등급: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한줄평: '배우 정수정'도 꽃길 별점: ●●●○○ 신의 한 수: 최하나 감독의 등장과 배우 정수정의 재발견. 매 장면, 모든 대사, 각 캐릭터들의 설정까지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가장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관심 있었던 '가족'을 소재로 첫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최하나 감독은 세심하고 꼼꼼하며 센스 넘치는 '감독의 스타일'까지 첫 영화에서 모조리 확인시킨다. 신선한 오프닝과 짜릿한 엔딩이 '애비규환'의 정체성을 완성했다. 뒤통수 치는 설렘은 늘 반갑다. 누구나 가족이라 표현하지만, 구성원의 개성은 모두 다른,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직설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엄마와 딸, 아빠와 딸, 부모와 아들, 부모와 부모, 예비 부모 등 얽히고설킨 모든 관계가 의미 있다.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만화적인 연출 방식을 더해 영화 같은 영화로 탄생한 '애비규환'은 그 어떤 허세도 없이 거창하지 않은 진정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인다. 러닝타임 내내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물한다. 이러한 '애비규환'을 만난 정수정 역시 아이돌 f(x) 때부터 주목받은 신선한 이미지를 고스란히 잇는다. '임산부' 주인공 자체는 꽤 파격적일 수 있지만 이를 맞춤형 찰떡 캐릭터로 소화해낸 정수정이 더 파격적이다. 대부분의 신예 배우들이 매 작품을 통해 잘하는 것을 하나하나 증명해 나간다면, 정수정은 그 이상을 넘어 못 할 것이 없는, 못 하는 것이 없는 배우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시켰다. 신의 악수: 아마추어 향기 솔솔. 군더더기 없는 흐름을 노리지만 흡족하리만치 매끄럽지는 못하다. 기승전결에서 기와 결의 완벽함에 승과 전이 맥 빠지는 것도 아쉽다. 강점이 뚜렷해 약점이 감춰지는 건 꽤 영리하지만 그렇다고 구멍이 없는 건 아니다. 친아빠를 찾아 나서는 토일(정수정)의 과정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약하다. 아빠찾기 시작부터 톡 튀어나와 누구나 눈치챌 법한 시크릿 코드는 귀여운 수준이지만, 친아빠 후보들과의 만남은 '시간 채우기용'이라 느껴질 정도로 허술하고 특별한 무언가를 남기지 못한다. 때론 눈치 보고, 때론 수줍어하고, 때론 당황하며, 때론 분노하는 토일의 변화만 살았다. 다만 도토리묵을 좋아해 도토리묵만 먹는 토일이지만 억지로 먹는 듯 맛없게 흡입하는 건 유일한 흠이다. 조연경·박정선 기자 2020.11.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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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IS] 女젊은피 힘 '삼토반' 7일연속 1위 '43만 누적'

의미있는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은 27일 3만9680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43만6388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전체 1위로, 지난 21일 개봉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7일 연속 1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2위 '담보'가 8019명을 끌어 모은 것과 비교하면 일일관객수 수치도 압도적. 다만 여전히 많은 관객이 물밀듯이 극장을 찾지는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90년대 을지로를 배경으로 눈에 띄는 레트로 감성과 함께 충무로 여성 젊은피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뭉쳐 미생의 힘과 이에 따른 성장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공감대를 높였다. 배우들 본체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 코로나19 시국, 극장가에 숨통을 불어 넣어주며 관객들에게는 기분좋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얼마나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지 개봉 후 자발적 추천과 함께 응원의 목소리도 높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0.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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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미나리'①] '기생충' 잇는 '美아카데미 차기 후보' 베일 벗었다

**이 기사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원더풀 미나리~♬" '기생충'을 잇는 차기 아카데미 주요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미나리'가 부산 무대를 통해 국내에서도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이하 부국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작 영화 '미나리(리 아이작 정·Lee Isaac Chung 감독)'가 2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기자 시사를 통해 국내 최초 공개됐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하고 A24가 투자를 진행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할리우드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스티븐 연과 함께 한국배우 윤여정·한예리가 출연, 국내 영화계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36회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자국 영화 경쟁부문(U.S. Dramatic Competition)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영화 시장에 소개된 '미나리'는 현재 외신에서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주목할만한 작품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 지난 9월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나리'를 오스카 작품상·각본상 후보로 콕 집어 예측하기도 했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미나리'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훌륭한 작품이다. 절묘한 부드러움과 담백한 아름다움으로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가족 드라마를 살린 수작"이라 평가했고, 더 랩(THE WRAP)과 더 플레이리스트(The Playlist), 인디와이어(Indiewire) 역시 높은 평점과 함께 "'미나리'는 2020년의 가장 훌륭한 영화 중 하나다"고 극찬했다. 화제성을 증명하듯, '미나리'는 최근 8회 미들버그 영화제(Middleburg Film Festival)에서 앙상블 어워드(Ensemble Award·배우조합상)를 수상하는가 하면, 내달 5일 개최되는 40회 하와이 국제영화제(Hawaii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되는 등 연이은 낭보를 전했다. 작품성을 담보로 '미나리'를 바라보는 시선의 가장 큰 특이성은 할리우드와의 협업이다. 앞서 '기생충'이 완벽한 한국 로컬 영화로 전 세계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면, '미나리'는 할리우드에서 미국 본토를 배경으로 '한인'이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 여기에 국내에서 주로 활동한 한예리, 윤여정이 할리우드 무대에 진출했다는 점이 '미나리'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높인다. 때문에 '미나리'의 이번 부국제 초청과 상영에도 역대급 관심이 쏟아졌다. 내년 2월 북미 개봉을 준비 중인 만큼 부국제는 '미나리'를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올해 부국제는 코로나19 여파로 특별한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 위주로 치러진다. 부산을 찾는 이유가 '미나리' 한 편이 돼도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미나리'는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아버지(스티븐 연),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한예리), 딸과 함께 살기 위해 미국에 온 외할머니(윤여정)를 심장이 좋지 않은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포착한다. 부국제 측은 "각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구며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의 정직한 기록"이라 설명했다. 미국이 배경일 뿐 국내 관객들에게는 익숙할 법한 80년대 가족의 형태를 전한다.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라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가장으로서, 남자로서 '큰 일'에 대한 포부와 야망을 내비치고, 어머니는 그런 남편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면서도 믿고 의지하며 악착같이 가정을 꾸려 나간다. 꿈과 가정, 이상과 현실이라는 충돌에서 이어지는 부부싸움과 이를 바라보는 아이들 각자의 시선도 현실적이다. '미나리'는 달콤한 성공의 결과를 얻기 위해 확실치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감내해야 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그려 나간다. '가든'이 아닌 '농장'을 꿈꾸는 아버지는 돈을 쏟아붓는 과정을 '필요에 의한 투자'라 여기지만 잘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일에 다혈질 성미를 드러낸다. 아이들, 아내 앞에서 '다 잘 될 것이다'고 큰 소리치는 여유는 결국 스스로에 대한 세뇌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참고 또 참으며 일단 눈 감아주는, 최대한 따라 주려는 어머니는 그럼에도 '집안 살림'을 어떻게든 지켜냈던 보편적 어머니상을 떠오르게 한다. 후반부 중심이 되는 외할머니의 존재는 절망과 희망 그 자체. 위태로웠던 가족의 키 포인트로 활약한다. 설정은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했지만 배우가 살려낸 캐릭터다. '미나리'가 노리는 명대사는 대부분 윤여정 입에서 흘러 나온다. 배우들의 호연도 눈에 띈다. 부부 호흡을 맞춘 스티븐 연과 한예리는 외모부터 예민함까지 상상 이상의 찰떡 케미를 뽐낸다. 특히 '버닝' 보다 한국어 능력이 상향 조정된 듯한 스티븐 연의 또렷한 대사 소화력이 놀랍다. 아들 데이빗은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을 끙끙 앓게 만드는 귀여움을 자랑한다. 최근 충무로의 대세가 된 아역 활약이 할리우드까지 뻗쳤다. 기쁨과 불운이 끊임없이 엇갈리고, 민폐와 동앗줄도 한끗차이다. 단순한 스토리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 애쓴 '미나리'는 예외없이 종교도 건드린다. 벼랑 끝에서 끝내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만 새로운 의지와 희망을 살려내는 이들은 흡사 미나리와 비견된다. 어디서든 잡초처럼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아무나 뽑아 먹을 수 있는 것. '미나리'는 명확히 '80년대'를 비춘 영화. 현재 한인들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80년대에 멈춰있지는 않을 터. 국내외 관객들의 반응 역시 같을지, 여러 갈래로 뻗쳐 나갈지 관심 포인트다. >>[BIFF·'미나리'②] 에서 계속 우동(부산)=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BIFF·'미나리'①] '기생충' 잇는 '美아카데미 차기 후보' 베일 벗었다[BIFF·'미나리'②] "원더풀 열연" 윤여정·한예리, 첫 할리우드行 어땠나 2020.10.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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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IS] 개봉 D-Day '소리도없이' 예매율 30%↑ 압도적 1위

'담보'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소리도 없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는 개봉 당일인 15일 오전 9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30.9%를 찍으며 압도적 1위를 자랑하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하는 '돌멩이'가 4.3%, 현 박스오피스 1위 '담보'가 11.5%로 2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신작 '소리도 없이'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확인케 한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해 가며 살아가는 태인과 창복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흔들며 기존 범죄 영화와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충무로 믿고보는 배우 유아인·유재명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만나 각개전투 열연은 물론, 어디에서도 본 적 없었던 케미를 뽐내 호평을 부른다. 선선한 가을,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소리도 없이'가 관객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각인될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0.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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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담보' 성동일 "방전없는 박소이, 태양열로 움직이는 듯"

성동일이 충무로가 주목하는 아역배우 박소이와 함께 부녀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영화 '담보(강대규 감독)'를 통해 올해 스크린 추석 시즌을 정조준하게 된 성동일은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성동일은 "나와 (김)희원이가 지쳐 쓰러져도 (박)소이는 절대 지치지 않는다. 그 아이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성동일은 "그 아이는 방전이라는 것이 없다. 애가 너무 너무 귀여운게, 물론 부모님 교육도 있겠지만 현장에 오면 모든 스태프에게 인사를 다 한다. 일반 성인 연기자도 하기 힘든 일을 하더라. 교육이 됐다 하더라도 타고난 성향이 긍정적인 아이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가 흘러 넘친다. '야, 담보야. 소이야 너 안 힘들어?'라고 물으면 마냥 신나 한다. 소이 엄마도 현장에서 할게 없었다. 모든 스태프 이모 삼촌들이 무조건 소이 편이었다. 그러니까 소이는 더 신나했다. 소이만큼 에너지 넘치는 아이는 처음 봤다. 모르는 감정을 연기하느라 가장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잘 마친 것 같아 다행이다"고 밝혔다. '츤데레의 정석' '개딸들의 국민 아빠'로 작품 안팎에서 인간미 넘치는 면모를 보여주며 대중적 호감도와 신뢰를 쌓고 있는 성동일은 이번 영화에서 실제 성동일의 매력을 고스란히 녹여낸 사채업자 두석으로 분해 '배우 성동일'의 저력을 확인시킨다. '담보'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9일 개봉한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 '담보' 성동일 "역시 난 재래시장 같은 연기가 맞아"[인터뷰②] '담보' 성동일 "방전없는 박소이, 태양열로 움직이는 듯"[인터뷰③] 성동일 "'바퀴달린집' 출연조건=콘티無, 100% 리얼" 2020.09.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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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스크린 쏟아지는 추석 물량…누가 웃을까

이젠 눈치도 안 본다. '이 길만이 살 길'이라는 일념 하나로 추석 스크린을 잡으려는 영화계다. 그야말로 '폭주'다. 쉽게 제 자리를 찾지 못했던 물량이 추석 시즌 쏟아진다. 마트 종합선물세트도 울고 갈 영화관 신작 공세다. 이미 몇 십번은 뒤바뀐 라인업이라 불평 불만을 쏟아내는건 사치다. 올해 모든 영화 개봉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조절되는 만큼, 언제 또 길이 막힐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매일이 최악이라면 그나마, 단 1%라도 괜찮을 법한 차악을 노리는 수 밖에 없다. '민족 대명절' 추석 이후 코로나19 분위기에 우려와 걱정이 샘솟고 있지만, 영화관은 일단 활짝 열린다. 추후 사정까지 논하기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더 매섭다. 사전 홍보를 준비할 겨를도 없이 결정된 개봉에 공식 시사회 역시 개봉 전 주 줄줄이 진행하게 됐다. 22일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신정원 감독)', 23일 '돌멩이(김정식 감독)', 24일 '담보(강대규 감독)', 25일 '국제수사(김봉한 감독)'까지 꽉꽉 들어찬 스케줄이다. 여름 대목 3일 연속 시사회를 치른 적은 있어도 4일 연속 강행군은 이례적이다. 앞서 '디바(조슬예 감독)'와 '검객(최재훈 감독)'이 기자간담회 없이 상영만 진행했던 것과 달리, 네 편의 영화는 흔히 외화 행사에 활용됐던 라이브 컨퍼런스 형식을 통해 시사 당일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인터뷰는 대면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 안전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말도 이젠 습관이다. 대작없는 큰 시장 '다양성' 승부수 올 추석에 만날 영화들은 사실 이미 관객을 만났어도 몇 번은 만났을 작품들이다. 단 한 편도 개봉 이슈가 없었던 작품이 없다. 밀리고 밀려 추석에 자리 잡았다. 23일 '검객'과 '디바'를 시작으로, 29일 '국제수사' '담보' '돌멩이'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이 동시 개봉한다. '디바'와 '검객'은 '승리호(조성희 감독)'가 빠진 날짜를 냉큼 꿰찼고, '돌멩이'는 가장 먼저 29일을 선점했다. '담보'는 기다림 끝 추석 안착을 결정, '죽지않은 인간들의 밤'은 10월에서 9월 말로 시기를 당겼고, 개봉을 두번이나 포기했던 '국제수사'는 막차를 탔다. 눈에 띌 만한 대작을 놓친 대신 다양성을 잡았다. 정통 검술 액션 '검객'과 여성 영화인들이 중심이 된 '디바'는 각각 남성영화와 여성영화를 대표하고, 유쾌한 코미디 '국제수사', 코미디에 감동 드라마까지 더한 '담보', 의미있는 스토리의 '돌멩이'를 비롯해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이 모든 장르를 총망라하며 SF까지 끼워 넣었다. 충무로 관계자는 "전통적인 명절 흥행 성적을 본다면 코미디와 가족영화가 강세일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다. 가족 단위 관객이 극장을 얼마나 찾을지가 관건이다. 이변없는 결과와 의외의 복병이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곽도원·신민아·장혁·하지원…누가 웃을까 여름시장을 주무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황정민·이정재 콤비에 이어 추석에는 어떤 배우가 티켓 파워를 자랑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누군가는 도전을 감행했고, 누군가는 전공 과목으로 관객 몰이에 나선다.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를 폭발시키는 '디바' 신민아는 인생 첫 스릴러 장르에서 서늘한 얼굴을 뽐내고,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칼을 다시 손에 쥐는 '검객' 장혁은 액션배우 수식어에 손색없는 열연을 펼쳤다. 신민아의 도전도, 장혁의 재능도 모두 "역대급 인생연기"라는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 '생고생'이라는 공통점 아래 본격적인 추석 스크린의 포문을 여는 두 선후배다. 올 여름 '반도(연상호 감독)'에서 엄마이자 여전사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이정현은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을 통해 독특한 매력을 전한다. 이정현을 비롯해 김성오·이미도·양동근·서영희 등 주연진 전원이 기혼자들로 꾸려졌다는 점도 색다르다. 8세 어른아이로 변한 김대명의 첫 주연, 송윤아의 10년만 스크린 복귀, 김의성의 선한 역할 등 포인트가 돋보이는 '돌멩이'는 잔잔한 파문을 예고한다. 뚜껑이 열리기 전, 추석 최강자로 꼽히고 있는 작품은 '담보'와 '국제수사'다. 명절 관객이 애정하는 코미디와 감동이 주 무기다. '담보'는 예능 '바퀴달린 집'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성동일·김희원 콤비와 함께 하지원의 컴백,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히든카드 박소이의 재등판으로 모든 흥행 요소를 다 갖췄다. 80% 필리핀 로케이션으로 이국적 풍광도 담아낸 '국제수사'는 몇 분기에 걸쳐 이어진 예능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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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만 뭉쳤다" 송강호→이민지 '1승' 드림팀 윤곽(종합)

'1승'을 이끌 완벽한 드림팀이다. 영화 '1승(신연식 감독)'에 송강호, 박정민에 이어 이민지가 합류하면서, 궁금증을 증폭시킨 '드림팀 윤곽'이 조금 더 모양새를 갖췄다. '1승'은 인생에서 단 한번의 성공도 맛본 적 없는 배구 감독이 단 한번의 1승만 하면 되는 여자 배구단을 만나면서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앞서 신연식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으로 한 차례 화제를 모았으며, 이후 신연식 감독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박정민이 가세, 여기에 '독립영화계 여제'라는 수식어를 꿰찬 이민지까지 캐스팅 돼 역대급 '연기파 라인업'을 완성했다. '1승'은 신연식 감독과 송강호가 준비 중이었던 '거미집'이 여러 이유로 제작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먼저 선보이기로 의기투합한 작품. 송강호가 많은 시나리오 중 특히나 매료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신연식 감독은 '동주'로 유수의 각본상을 휩쓴 작가이자 '페어러브' '조류인간' '러시안소설' '배우는 배우다' '로마서8:37' 등 작품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한 충무로 멀티플레이어이자 아트버스터로 유명하다. 이러한 신연식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1승' 출연까지 결정지은 송강호는 망해가는 어린이 배구 교실을 운영하다가 해체 직전의 여자배구단 감독으로 발탁된 김우진 역을 맡아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배우 송강호의 얼굴을 선보일 전망이다. 명확한 역할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차곡차곡 쌓은 내공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담보로 하는 이민지는 신연신 감독의 지휘 아래 '1승' 팀에 무리없이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대선배 송강호와 맞추게 될 호흡도 흥미롭다. 특히 '1승'은 제작 소식이 전해진 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상 캐스팅이 화두에 오를 만큼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했다. 그 중심에 투입된 이민지에 관심도가 높은 것은 당연지사. 데뷔 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 독보적인 색깔을 갖춘 배우로 성장한 이민지가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또한 충무로가 애정하는 샛별에서 어엿한 주연배우로 대세 반열에 오른 박정민도 함께 할 예정. '동주'로 배우 인생 전환점을 맞이했던 만큼 러브콜에 흔쾌히 화답한 의리와 믿음이다. 막강한 주연 라인업을 바탕으로 전 캐스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인 '1승'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거쳐 오는 11월 크랭크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8.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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