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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정은은 항시 프로여”…‘좀비딸’ 살린 밤순 할매 [RE스타]

“엄만 항시 이성적이여! 대문자 T여!”배우 이정은이 신작 ‘좀비딸’로 올여름 관객을 작정하고 웃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 정환(조정석)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극중 이정은은 정환의 모친이자 수아의 조모 밤순을 연기했다. 흥과 정이 넘치고, 음주 가무는 물론 K팝까지 빠삭한 은봉리의 ‘핵인싸’ 할머니로, 어느 날 갑자기 좀비가 된 손녀를 데리고 들이닥친 아들에 당황하기도 잠시, 수아의 비밀을 지키느라 정환 못지않게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다.밤순은 이정은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조명가게’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 엄마, 모성의 얼굴과는 다른 결의 캐릭터다. 어딘가 애잔하기보다는 귀여운 인물로, 힘든 상황에서도 절절하게 감정을 토하는 쪽이 아닌, 매 순간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인물이다.이정은은 전작 속 얼굴들을 모두 지우고 원작 속 밤순 그 자체로 생동한다. 웹툰을 찢고 나온 ‘맞찢녀’ 비주얼로 등장부터 관객의 시선을 앗아간 그는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만화 속 가상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이정은의 생활 밀착형 연기는 비현실적인 영화 속 설정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좀비딸’의 공감대를 높인다.이정은 역시 밤순을 빚어내며 현실감에 중점을 뒀다. 그는 밤순을 “정환과 수아 부녀 관계를 지켜보면서 내 소중한 자식(정환)이 불편하지 않게 (수아의) 기강을 잡아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만화적이지만은 않도록, 시골 동네에서 볼 법한 친화적인 모습으로 연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조정석이 해갈해 주지 못하는 코미디 역시 이정은 담당이다. ‘좀비딸’은 대중의 기대와 달리, 조정석이 처음부터 끝까지 웃기는 작품이 아니다. 조정석의 연기 방향이 틀린 게 아니라, 정환의 롤 자체가 코미디보다는 드라마에 기울어서다. 그럼에도 불구, ‘좀비딸’은 시종 유쾌한 리듬과 분위기를 챙겨가는 데 여기에는 이정은의 공이 지대하다.실제 이정은은 ‘좀비딸’에서 가장 많은 웃음을 담당한다. 주로 좀비가 된 손녀 때문에 발생한 자아분열 혹은 자아충돌에서 발생하는 재미다. 예컨대 몹쓸 바이러스에 걸린 수아를 보며 “불쌍한 우리 강아지”라고 눈물짓다가도, 수아가 눈을 희번덕거리고 입질을 시작하면 “이런 X놈의 XX가. 어디 버르장머리 없이”라며 거침없이 욕을 내뱉고 효자손을 휘두르는 식이다. 웃음 타율은 단언컨대 백발백중이다. 촬영 휴차까지 반납해 가며 연습에 매진했다는 ‘춤신춤왕’ 장면도 ‘좀비딸’에서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다. 이정은은 극 중반 ‘칠곡 할매 래퍼’들과 함께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에 맞춰 광란의 댄스 무대를 꾸민다. 본 적 없는 현란한 춤사위와 이마저 흐릿하게 만드는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가 오래 잔상에 남는다.이정은 캐스팅을 위해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필감성 감독도 그의 활약에 더없이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필 감독은 “전작 ‘운수 오진 날’에서 함께한 경험으로 (이정은이) 나의 다양한 요구와 상상력을 너그러이 받아줘서 즐겁게 작업했다”며 “(밤순 자리에는) 우리네 할머니처럼 따뜻하면서도 사실적인 면모와 유쾌함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닌 배우가 필요했고, 이정은은 단연 독보적이었다”고 평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25 06:00
영화

악마가 된 ‘융프로티테’…임윤아, 여름 흥행퀸 노린다 [IS포커스]

‘융프로티테’ 임윤아가 악마가 돼 돌아온다. 임윤아는 역대급 캐릭터를 선보인 신작 ‘악마가 돌아왔다’를 통해 여름 극장가 흥행 퀸 자리를 노린다.오는 8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로, 극중 임윤아는 주인공 선지를 연기했다.◇ 선지의 두 얼굴선지는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빵집을 운영하는 청년으로, 그에게는 어마어마한 비밀이 하나 있다. 새벽만 되면 악마로 깨어나는 것. 악마의 혼이 들어오면 유순하던 성격은 사라지고 안하무인이 된다. 물론 마냥 악하거나 무서운 캐릭터는 아니다. 선지는 통상 오컬트, 호러물에서 묘사되는 악마와 달리 본심은 따뜻한 ‘츤데레’로, 묘하게 귀여운 구석마저 있다.평범한 청년과 악마를 오가는 설정이 영화의 핵심 설정인 만큼, 임윤아는 선지를 통해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했다. 캐릭터 설정 자체도 다른 두 사람으로 잡았다. 예컨대 평범한 선지는 차분하고 맑은 톤으로 연기했고, 악마에 빙의될 때면 조금 더 힘 있는 목소리에 과장된 표정과 웃음소리를 더했다.시각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극명한 차별점을 줬다. 낮에는 생머리에 단정한 옷차림으로 청순함을 강조한 반면, 악마로 깨어났을 때는 히피펌과 붉은색의 강렬한 옷을 착용했다. 후자의 경우 배우 임윤아는 물론, 소녀시대 윤아에게서도 본 적 없는 얼굴이다. 임윤아는 “선지는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강력한,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친구”라며 “낮의 선지는 청순하고 깨끗한 소녀 이미지로 설정했고, 악마 선지는 모든 강렬한 요소를 다 넣었다. 네일아트, 렌즈까지 바꾸면서 확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임윤아의 노련함소녀시대 데뷔와 동시에 연기에 발을 들인 임윤아는 그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상대적으로 영화에는 느지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은 2017년 개봉한 ‘공조’로, 당시 임윤아는 진태(유해진)의 처제 민영을 연기했다. 그는 전에 없던 능청미로 극에 활기를 부여하며 영화 흥행에 일조했다.이어 선보인 ‘엑시트’는 주연 배우로서 능력치를 증명한 무대였다. 조정석과 투톱으로 극을 이끈 임윤아는 이 영화로 94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그해 여름 반전 흥행사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기적’을 거쳐 ‘공조2: 인터내셔날’ 넘어오면서 임윤아는 스크린이란 필드에서 자기만의 인장을 만들어갔다. 그는 올곧고 당찬 면모를 축으로, 크고 작은 변주를 더하며 배우로서 저만의 강점과 매력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그리고 이번 ‘악마가 이사 왔다’는 그간의 경험들이 노련함으로 치환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임윤아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코미디, 로맨스 등 장르를 매끄럽게 오가며 극을 이끌 예정이다. 여기에 ‘엑시트’를 함께 한 이상근 감독과 조우한 작품이란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실제 두 사람은 서로의 강점을 최대치로 끌어내며 시너지를 극대화했다는 귀띔이다.임윤아는 “‘엑시트’ 때 기억을 살려서 감독님이 표현하고 싶은 걸 속속 표현하려 했다. 두 번째라 감독님 코드를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이 감독 역시 “(임윤아는) 여러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온 만큼 선지란 복합적 캐릭터도 잘 소화할 수 있을 듯했다”며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좋은 사람”이라고 애정을 표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22 05:40
연예일반

6000원 할인 쿠폰, 여름 극장가 살릴 묘수될까 [IS포커스]

정부가 극장가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영화관 할인쿠폰 카드를 꺼낸 것인데, 여름 대목을 앞두고 침체된 영화산업을 살릴 묘수가 될지 주목된다.정부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추경으로 인해 늘어나는 재정 지출은 20조 2000억원으로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을 위해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 쿠폰 지급,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에 사용된다.이 중에는 극장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도 포함됐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관에서 회당 6000원 할인된 관람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쿠폰(1인당 4회 제한)이다. 총 450만장, 271억원 규모로,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 통과된다면 8월 발급될 예정이다.업계는 반색하는 모양새다. 관객 확대에 따른 영화산업 회복이 가능할 거란 판단에서다. 영화산업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고 있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원) 감소했고, 전체 관객수는 1억 2313만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명) 줄었다. 여기에 팬데믹을 타고 등장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면서 작품별 일 관객수는 2만명대까지 주저앉았다.이 같은 산업 악화에는 티켓값 상승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현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관람요금은 1만 4000원(평일 2D 성인기준)으로, OTT 월 구독료를 웃돈다. 곳곳에서 부담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켓값을 57% 수준으로 낮추면 보다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 거란 예측이다.황재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현재 영화산업은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침체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서 영화관을 방문하는 관객수가 특히 저조했다”고 진단하며 “이번 소비쿠폰은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방문할 수 있는 계기로, 침체된 영화산업이 활기를 얻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번 소비쿠폰이 풀리는 기간은 1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드는 극장가 대목으로, 비교적 사이즈가 큰 작품들이 스크린에 걸린다는 점에서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이미 안효섭·이민호 주연의 ‘전지적 독자 시점’,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 임윤아·안보현 주연의 ‘악마가 이사왔다’ 등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순차 개봉을 확정 지었다. 마블 신작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을 비롯해 ‘슈퍼맨’,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등 굵직한 외화도 다수 준비돼 있다. 황재현 담당은 “기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으로 관객 유입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결국 관객이 증가해야 영화의 손익분기점 돌파, 재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소비쿠폰은 이러한 산업 선순환 구조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극장을 방문하지 않았던 관객을 다시 오게 함으로써 추석 연휴, 겨울 성수기까지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01 05:41
영화

개봉 첫날 1위 ‘엘리오’, 류승룡 목소리 담겨 있네…“9년 만 애니 더빙”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오’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스페셜 카메오 더빙 캐스트로 류승룡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19일 수입 배급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엘리오’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류승룡의 더빙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전날 개봉한 ‘엘리오’는 지구별에서 나 혼자라 느끼던 외톨이 엘리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주로 소환돼 특별한 친구를 만나며 펼쳐지는 감성 어드벤처 영화.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엘리오’는 개봉 첫날인 지난 18일 2만 6112명의 관객을 동원,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공개된 비하인드 영상은 은하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매뉴얼을 지닌 우주 사용자 길잡이(UNIVERSAL USERS MANUAL) 캐릭터를 소화하는 류승룡의 열연이 돋보인다. ‘서울역’(2016) 이후 9년 만에 애니메이션 더빙을 하게 된 류승룡은 녹음이 시작되자 곧바로 캐릭터에 몰입하며 독보적인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다. 중저음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믿고 보는 연기력까지 겸비한 류승룡은 감성 가득한 영화 ‘엘리오’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류승룡은 다수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통해 한국어 더빙을 선보인 바 있어, 그가 소화할 우주 사용자 길잡이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그가 연기한 우주 사용자 길잡이는 깊은 지혜와 신비로운 목소리를 지닌 존재로, 그 어떤 질문에도 현답을 제시하는 캐릭터다. 우주에 막 도착해 끝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엘리오와 언제나 최고의 해답을 제시하는 우주 사용자 길잡이의 티키타카는 극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작품 곳곳에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배우 류승룡의 활약은 영화 ‘엘리오’의 한국어 더빙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류승룡의 더빙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이는 영화 ‘엘리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9 09:48
영화

차승원, 제대로 쏜 ‘광장’…‘N번째 전성기’ 시동[줌인]

구밀복검, 아니 칼보다는 언제든 쏠 준비가 된 총이 정확하겠다. ‘광장’을 통해 배우 차승원이 보여준 모습이다. 누아르 액션 현역임을 과시하며 차승원이 ‘N번째’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차승원이 출연한 넷플릭스 새 시리즈 ‘광장’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소지섭)이,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기석(이준혁)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누아르 액션물이다.팬층이 두터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극중 두 조직 주운과 봉산을 상대로 한 주인공 기준의 복수를 중심으로 각색됐다. 지난 6일 공개 후 3일 만에 44개국에서 10위권에 오르며 넷플릭스 글로벌 TV쇼(비영어) 2위에 올랐으나, 열렬한 관심 만큼 원작과의 다른 전개에 호불호 반응도 관측된다.차승원이 연기한 차영도 또한 각색 과정에서 투입된 오리지널 캐릭터다. 그러나 드라마 판만의 서사에서 확실한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별출연이지만 중후반부부터 상당한 존재감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극중 차영도는 경찰청 총경계급 기획예산과장이면서 조직 주운과 봉산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통칭 ‘김 선생’이다. 차승원이 표현한 차영도는 상대에 따라 이리저리 붙는 박쥐보단 능구렁이처럼 불리한 상황을 피해 나가며 먹잇감을 옥죄는 듯했다.이는 조직 내부에서 신구대결을 펼친 이주운(허준호)-이금손(추영우) 부자, 복수자 기준을 상대로 도드라졌다. 주운 부자를 대할 땐 친절하게 자신을 낮추면서도 언제든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은은한 무시가 배어 나왔다면 조직을 떠난 기준을 대할 땐 적의를 비아냥으로 표출했다.6회는 본색을 드러난 차영도가 장악한 회차였다. 밤중 나타난 기준의 습격에 “아 거 죽으셨다고 들었는데 이주운 회장 X같네”, “주님 곁으로 갈 뻔했네” 같은 대사를 차승원은 유머러스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톤으로 처리했다. 결투는 수하에게 맡긴 뒤,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나면서 창 너머 지은 비릿한 미소는 ‘차영도’라는 빌런의 이미지를 제시했다.무엇보다 액션이다. 차승원은 동작의 화려함보다는 캐릭터와 상황에 충실하게 소지섭과는 다른 방향의 무자비함을 보여줬다. 근접전이 주가 됐던 원작과 달리 드라마 판의 차영도는 권총으로 변주를 줬는데 서류 더미를 가르는 탄환 슬로 모션과 함께 장신인 두 배우가 맞붙는 장면은 그 자체로 화려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원작의 비교군이 없는 대신 차승원의 전작과 연결 지은 감상이 따랐다.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폭군’의 킬러 임상이나, 넷플릭스 ‘독전2’(2023)의 브라이언 리가 대표적이다. 작품 관계자에 따르면 차승원은 ‘독전2’를 제작했던 ‘광장’ 공동제작사 용필름 임승용 대표와 인연으로 특별출연을 결정했다. ‘광장’을 연출한 최성은 감독은 차승원 캐스팅에 대해 “어느 작품에 나오든 120%의 매력을 보여주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차영도의 미스터리함을 표현하는 데 있어 대체 불가한 배우였다”고 설명했다.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차승원은 한때는 코믹한 희극 캐릭터를 보여주다가 최근 수년간 OTT 작품에선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연달아 보여주고 있다”며 “‘폭군’의 음산하고 어설프지만 강력한 무력을 갖춘 킬러의 모습이 연상되면서도 ‘광장’은 지략가적 모습이 돋보였다. 밋밋해질 수 있던 극에 갈등 구도로서 긴장감, 흥미 등 탄력을 붙였다”고 짚었다.또한 ‘광장’ 속 차승원은 앞선 작품들보다도 파리한 듯 날렵한 인상인데 배역에 맞춰 10kg 가량 감량하는 열정을 쏟았다. 모델 출신으로 연기자 데뷔 올해로 28주년이지만 여전한 연구와 철저한 관리를 토대로 자신만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광장’에 이어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부터 미스터리 스릴러 ‘돼지우리’, 노희경 작가 신작 ‘천천히 강렬하게’(가제) 등 공개 예정작도 다수다.김 평론가는 “과거처럼 거칠 수는 없더라도 이번 액션은 감독의 연출에 맞춰 적재적소로 절제해 소화했다. 이 같은 모습이 향후 장르물에선 새 배역으로 확장되리라 본다”며 “일관된 작품 결을 보여주고 있는 건 자신의 기조가 있는 것이다. 조바심 내지 않고 관철한다면 동년배 배우 중에서도 ‘새로움’을 기대할 만 하다”고 전망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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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외로운 싸움 속 넥슨이 다시 불 지핀 블록체인 게임…"어차피 가야 할 길"

위메이드 가상화폐 ‘위믹스’의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초유의 재상폐가 이대로 확정되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던 위메이드는 갈 길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1강 넥슨이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의 혼전 국면이 P2E(돈 버는 게임)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위믹스 운명의 날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30일까지 위메이드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에 소속된 4곳의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빗썸은 이달 2일 “발행 주체(위믹스 재단)의 신뢰성과 보안 관련 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거래 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위믹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발표대로라면 6월 2일 위믹스 매수·매도가 막히며 7월 2일 출금 지원이 끝날 예정이다.지난 2월 28일 해킹 공격으로 약 90억원에 해당하는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 3월 4일 해당 사실을 공지한 위믹스 재단은 코인 가치 회복을 위해 피해 규모를 상회하는 바이백(시장 매수) 계획을 발표하고, 모든 블록체인 인프라를 이전해 외부 침투 가능성을 차단했다.하지만 DAXA는 위믹스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을 두 차례 연장한 끝에 더는 거래가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위메이드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까지 포함해 DAXA 회원사 5곳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 공동 행위로 신고했다.위메이드 측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서 약 98%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유한 양대 거래소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담합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이로 인해 위믹스의 거래 지원 종료 여부가 사전에 협의되고 공동으로 결정된 정황이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결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정당성이 부족했고, 회사에 소명 기회는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다.앞서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DAXA가 막강한 권한으로 투자자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결정을 했다”고 비판하며 거래소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총 2위 위믹스가 존폐 위기에 놓이자 투자자들도 행동에 나섰다. 3150명이 모인 위믹스 투자자 협의체는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 탄원서를 제출했다.협의체는 “민간 협의체인 DAXA가 실질적인 상장 폐지 권한을 행사하며 내려진 일방적인 조치”라면서 “각 거래소가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문장으로 상장 폐지 사실을 공지한 것은 공동 행위이자 사전 조율의 정황”이라고 주장했다.위믹스 시세는 DAXA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주저앉았다. 전일 대비 기준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3월 4일 26.10%, 2차 연장을 공지한 4월 18일 11.60%, 거래 지원 종료 소식이 알려진 5월 2일 44.24% 떨어졌다. 1년 사이에 70% 넘게 폭락했다.지난 23일 가처분 심문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위메이드는 SK텔레콤 사례까지 언급하며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피하기 힘든 해킹을 이유로 DAXA가 국산 우량 코인인 위믹스를 상장 폐지했다는 논리를 펼쳤다.위메이드 측은 “한국거래소는 상장 폐지 결정 시 사유서로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지만, DAXA는 ‘거래 유의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이유만 들었다”고 말했다.DAXA는 위메이드가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했을 뿐 정확한 해킹 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불안을 키웠다고 맞섰다. 담합이라는 주장에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 당국의 지원 아래 만들어진 거래소별 거래 지원 심의위원회가 상장 및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는 한국거래소와 달리 사적인 주체로, 계약상 합의된 절차만 이행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실로 다가온 P2E이렇게 위메이드와 거래소 간 양보 없는 싸움이 이어지는 와중에 국내 게임 시장에서 크래프톤과 1위를 다투는 넥슨이 블록체인 게임에 뛰어들었다.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계열사 넥스페이스는 ‘메이플스토리N’을 지난 15일 해외에 출시했다. 한국의 경우 게임산업법이 게임 결과에 따른 경품을 지급하거나 환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서비스가 불가하다.신작과 연계해 넥스페이스가 발생한 가상화폐 NXPC는 바이낸스 알파와 빗썸에 상장됐는데, 벌써부터 성과가 나오고 있다.게임 출시 약 10일 만에 하루 평균 28만건, 총 240만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16만개가 넘는 캐릭터가 생성됐으며, 이 중 6만개가 NFT(대체불가토큰)로 발행됐다. NFT 거래는 260만건 이상 발생했으며, 총 거래량은 310만 달러(약 42억7000만원)에 달했다.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한 ‘대마법사’ 캐릭터는 1만6300달러(약 2245만원)에 거래됐다. ‘파프니르 전투 도끼’는 6000달러(약 800만원)에 팔린 가장 높은 가치의 아이템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실적을 기록한 트레이더는 4만 달러(약 55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이처럼 블록체인 생태계가 국내 게임사들의 반등을 이끄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게임 역사에서 비즈니스 모델(BM)이 어떻게 바뀌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답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블록체인 게임은 BM의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요소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또 “부분 유료화나 확률형 아이템도 도입 초기 부작용이 있었지만 덕분에 게임 산업이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며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국내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에 새 정부가 게임 산업 미래 먹거리를 주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블록체인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대로 가기 위한 기술의 진화”라며 “어차피 한번은 가야 할 길인데 온갖 규제에 막혀 올곧은 길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선택과 집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차기 정부는 말로만 규제 개혁을 외쳤던 과거의 모습을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5.29 08:00
영화

‘하이파이브’ 빌런된 박진영…“영생진영 연기神강림” [무비로그③]

일찌감치 ‘연기돌’ 타이틀을 떼고 배우로 자리매김한 박진영이 신작 ‘하이파이브’를 통해 첫 빌런의 탈을 썼다.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과 거리낄 것 없는 도전 정신으로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박진영은 극중 능력을 탐하는 자, 영춘을 연기했다.◇“영생영춘 새신강림”…사이비 교주 열연영춘은 췌장 이식 후 젊음을 흡수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 사이비 종교 새신교 교주다. 죽음 앞에 무력하던 과거의 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새롭게 태어난 인물로, 겉으론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겠다 외치지만 속으론 온 세상을 쥐락펴락할 ‘영생’만을 꿈꾼다. ‘신의 뜻’이 아닌 ‘신이 되는 것’을 택한 그는 박진영의 말마따나 “욕심이 드글드글한 인물”이다. 영화의 메인 빌런이지만, 박진영이 등장하는 건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선 후다. ‘젊음을 흡수한다’는 설정 아래 원로 배우 신구와 영춘을 나눠 가진 까닭이다. 물론 스크린 장악력은 분량과 무관하다. 박진영은 등장과 동시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극 한 가운데 안착한다. “아버지 젊었을 때 미남이라고 했냐 안 했냐”란 그의 첫 대사처럼 잘생긴 외모 덕도 있지만, 이보다 선행되는 건 안정적인 연기다. 박진영은 신구의 어조와 손짓을 자신의 색으로 이식하며, 접점이라고는 없는 두 영춘을 매끄럽게 연결시킨다. 교주로서 모습은 더없이 흥미롭다. 박진영은 통상 매체에서 그려지는 교주와는 달리 주황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의자에 몸을 뉜 채 신도들을 마주한다. 어딘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MZ교주에 의심이 일 때쯤, 박진영은 “영생영춘 새신강림”을 외치며 교주의 역할을 시작한다. 광기보다는 탐욕에 가까운 눈으로, 믿음을 토해내며 신도와 관객을 홀린다. 클라이맥스에 치달으면서 이어지는 난도 높은 액션신이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상의 탈의신 또한 일반적인 교주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박진영의 활약과 색채가 돋보이는 지점들이다. 메가폰을 잡은 강형철 감독은 “사실 빌런이 저렇게까지 잘생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왕 저렇게 생긴 거 어쩔 수 없었다”면서도 “박진영은 굉장한 노력파 배우다. 마치 영춘 역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고 멋지게 소화해 줬다”고 극찬했다. ◇첫 빌런 도전, 만인의 ‘남주’에서 악의 얼굴로영춘은 박진영이 처음 도전하는 빌런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여느 연기돌이 그렇듯 박진영 역시 연기를 시작한 후 아이돌(그룹 갓세븐)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완벽의 근사치에 있는 역할들을 주로 도맡았다. 여기에 뭇 소녀들을 설레게 했던 말간 얼굴이 더해지며 배우 행보에 첫 번째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진영은 그렇게 훈훈한 외모와 잘 쌓아온 이미지를 경쟁력으로 다수의 멜로물에 연이어 기용됐다.대표적으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2’에서는 매사 다정함을 잃지 않는 애인이었고, 근작 ‘마녀’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자처하는 순애보였다. 현재 방송 중인 ‘미지의 서울’에서는 무뚝뚝하지만 따뜻하고 세심한 ‘남사친’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박진영은 본인만의 차분한 리듬으로 각 캐릭터를 구현하며 ‘여심 사냥’이란 멜로물 남주의 과제를 착실히 수행했다.프레임 안 시간들을 하나의 이미지로만 소비한 것도 아니다. 박진영은 드라마 ‘드림하이2’부터 ‘푸른 바다의 전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등을 거치며 차근차근 연기 반경을 넓혀갔다. 입대 전 선보인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었다. ‘악마판사’에 이어 또 한 번 1인 2역에 도전한 박진영은 이전의 지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처절한 복수자가 됐다. 다정했던 눈빛에는 독기와 분노, 두려움이 형형하게 일렁였다. 본 적은커녕 상상한 적도 없는 박진영의 얼굴이었다.같은 맥락에서 이번 ‘하이파이브’ 역시 박진영의 배우 커리어에 또 다른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영은 단순 악인을 넘어, 현실에서 동떨어진 감정 연기, 1인 2역을 능가하는 2인 1역 등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신의 무한 내공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박진영은 기본적으로 가능성 무한한 친구다. 특히 어떤 감정이 던져졌을 때 반응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아주 섬세하게 반응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표현해 낸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충분히 공감하고 그 정서 속에 있는 것”이라며 “연기적 재능이 탁월하다는 의미”라고 평했다.이어 “초기에는 팬덤을 이용한 작품들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액션 등으로 자연스럽게 장르와 캐릭터를 확장하고 있다. 같은 멜로라도 인물이 입체적이고 감정선이 섬세해지고 있다”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28 08:00
드라마

JTBC, 금요드라마 론칭…하반기부터 ‘더블 주말 드라마’ 체제 운영

JTBC가 올 하반기부터 주말 드라마 타이틀 2개를 운영한다.JTBC는 7월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금요시리즈’를 론칭하고 금요일부터 토일드라마까지 더블 주말 드라마 체제에 돌입한다. 금요일 저녁 두 편 연속 방송되는 ‘금요시리즈’가 주말의 시작을 열고, 토일드라마가 바통을 받아 주말 볼거리를 가득 채운다.‘금요시리즈’ 첫 타자는 이동욱, 이성경 주연의 ‘착한 사나이’다. 3대 건달 집안의 장손이자 의외의 순정을 품은 박석철(이동욱)과 가수를 꿈꾸는 그의 첫사랑 강미영(이성경)의 감성 누아르가 펼쳐진다. 배우 송중기, 천우희 주연의 ‘마이 유스’, 서현진 주연 ‘러브 미’도 금요시리즈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토일드라마 라인업도 막강하다. 박보검, 김소현 주연의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 ‘굿보이’가 이번 주말 출격한다. 이어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 ‘백번의 추억’,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 ‘경도를 기다리며’ 등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신작들이 대기 중이다. 특히 ‘에스콰이어’는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법정 심리전을 통해 법정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 전망이다. 배우 이진욱이 냉철하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한 엘리트 변호사 윤석훈 역을, 정채연이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신입 변호사 강효민 역을 맡아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백번의 추억’은 버스 안내양으로 분한 김다미와 신예은, 그리고 허남준이 그려내는 애틋한 삼각 로맨스다. 그 시절 따뜻하고 애틋했던 레트로 감성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잔잔한 온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류승룡 주연의 ‘김 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다. 박서준, 원지안 주연의 ‘경도를 기다리며’가 방송된다.그동안 ‘부부의 세계’, ‘재벌집 막내아들’, ‘닥터 차정숙’, ‘옥씨부인전’ 등 히트작으로 다수 선보인 JTBC는 이번 금요시리즈 편성을 통해 또 한 번 도약할 계획이다. JTBC는 “금요시리즈 신설로 주말 황금시간대 JTBC의 장악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청자들이 꽉 찬 볼거리로 주말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JTBC 금요시리즈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 2회 연속 방송되며(하반기부터), 토일 드라마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5.27 16:10
OTT

‘나인 퍼즐’ 김다미로 완성한 마지막 퍼즐 [IS포커스]

배우 김다미가 자신의 내외적인 장기를 응축한 캐릭터로 돌아왔다. 특유의 말간 얼굴로 사건을 해결하고 또 만들며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김다미의 신작은 지난 21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이다. 25일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나인 퍼즐’은 전날 글로벌 TV쇼 부문 11위에 랭크됐다. 공개 직후보다 4계단 상승한 수치로, 한국에서는 꾸준히 1위를 유지 중이다.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나가 현직 프로파일러가 돼 연쇄살인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공작’,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등을 만든 윤종빈 감독의 신작으로, 윤 감독 필모 중 처음으로 여성을 메인으로 내세운 작품이다.극중 김다미는 주인공 이나를 연기했다. 10년 전 살해당한 윤동훈 총경의 조카이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그리고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이 지목한 유력 살인 용의자다. 충격으로 사건 당시 기억이 모두 사라진 그는 한샘의 추궁 속 스스로를 의심하며, 프로파일러의 길을 걷게 된다. 프로파일러로서 능력은 특출나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비상한 기억력은 물론, 마치 진짜 살인을 해본 사람처럼 범인의 심리와 동기를 가장 빨리 파악해 낸다. 물론 그 이면에는 10년 전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있다. 김다미의 말을 빌리자면 이나는 “명석한 브레인을 갖고 있지만 또 한 편에는 연약함이 있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다. 흥미로운 건 트라우마의 발현 방식이다. 이나는 과거의 아픔에 따른 유아퇴행적 사고와 패턴으로 ‘덜 자란’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줄곧 교복을 연상케 하는 옷을 입고 등장하는 그는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말하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예고 없이 남의 집에 쳐들어간다거나 사람을 불러 놓고 제 말만 하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다.하지만 이런 면면들이 밉거나 부대끼지 않는데, 여기에는 김다미란 배우 자체의 힘이 크다. 김다미는 신인 시절부터 자신의 가장 큰 무기였던 순하고 말간 얼굴을 활용, 이 모든 것을 캐릭터의 독특함 또는 천진함으로 전환시킨다. 동시에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마해 온 연기력으로 어설프게 그려질 위험이 다분했던 이나 캐릭터를 단단하게 구축한다. 특히 모든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만드는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김다미만이 내뿜을 수 있는 묘한 에너지가 주는 효과가 상당하다. 누구에게도 완벽하게 읽히지 않는 김다미의 얼굴은 추리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키며 작품의 추동력이 된다. 윤종빈 감독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이나란 캐릭터가 독특했다. 거침없고 직설적이고 자기감정에 솔직하다. 어떤 배우가 연기했을 때 이 인물이 가장 밉지 않을지 고민했다. 그러다 김다미가 떠올랐다”며 “김다미가 가진 건강한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윤 감독은 “김다미가 이나를 연기하면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밉지 않고 독특한 인물로 받아들일 것 같았다”며 “실제 결과물을 보니 예상했던 대로 (이나가) 사랑스럽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인물로 묘사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한편 ‘나인 퍼즐’은 총 11부작으로 지난 21일 6회차가 베일을 벗었다. 남은 5개 에피소드는 오는 28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3개, 2개씩 공개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27 05:50
영화

‘안목’ 챙긴 소지섭, ‘광장’으로 ‘소간지’ 업그레이드 [줌인]

배우 소지섭이 3년 만에 주연작으로 대중을 만난다. 외화 수입 성과로 증명한 그의 안목이 닿은 곳은 누아르 ‘광장’이다. 소지섭은 멜로기를 뺀 진한 남성성으로, ‘소간지’의 정점을 새롭게 찍을 전망이다.‘광장’은 오는 6월 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오세형, 김균태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동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조직 세계에 돌아온 한 남자의 고독한 복수기를 그린다.극중 소지섭은 ‘한 남자’ 기준을 연기했다. 기준은 사업체로 위장한 조직의 깡패로, 동생 기석(이준혁)이 경쟁 조직으로 들어가자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끊고 조직을 탈퇴하는 인물이다. 원작에서는 “(기준이) 다리 한 짝을 내놓으면서 한 시대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할 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폭력배라는 직업 특성상 기준의 영향력은 ‘주먹’에서 나온다. 그는 십여년 전 ‘광장 전투’(각 조직에서 선수들을 내보내 전체 서열을 가리는 전투)에서 봉산을 살려낸, 어둠의 세계 ‘군계일학’이다.무엇보다 기준은 소지섭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사실상 특별출연에 가까웠던 영화 ‘외계+인’ 2부를 제외하면 소지섭의 신작 공개는 2022년작 드라마 ‘닥터로이어’와 영화 ‘자백’ 이후 처음이다.소지섭은 여타 배우들처럼 이 기간 ‘광장’을 비롯한 차기작 촬영을 진행했다. 동시에 지난 2012년 시작한 외화 수입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며 카메라 뒤에서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투자자로서 성과는 괄목할 만했다. 소지섭은 지난해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악마와의 토크쇼’ 등 작품성 있는 외화들을 가져와 국내 영화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정점을 찍은 건 연말 개봉한 ‘서브스턴스’였다. ‘서브스턴스’는 수입 당시에만 해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골든글로브시상식 여우주연상 등 연이은 수상 낭보에 실관람객의 입소문이 더해지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브스턴스’는 올 초 역주행을 시작했고, 소지섭은 좋은 작품을 골라내는 ‘안목 있는 배우’란 타이틀을 따냈다. 소지섭의 차기작에 더욱 관심이 쏠렸던 이유다. 물론 소지섭의 안목을 논하지 않더라도 ‘광장’을 향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소지섭 표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원작 웹툰은 수많은 남성 팬의 판타지를 충족한, 이른바 ‘상남자 누아르’로 각광받았다. 서사가 약한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추동시키는 힘 자체가 액션에서 나온다.소지섭 또한 ‘광장’을 선택한 이유로 장르적 매력을 가장 먼저 꼽았다. 소지섭은 “거친 매력의 누아르 액션 장르에 출연하고 싶던 차에 이 작품을 제안받았다”며 “기존에 해왔던 작품들보다 액션의 분량이 많아 걱정도 많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매력에 강하게 끌렸다”고 밝혔다.소지섭은 자세를 낮췄지만, 이미 그는 액션 배우로서 가치를 증명해왔다. 소지섭은 그간 다수의 멜로물로 대중의 수요를 꾸준히 충족시키는 한편, 영화 ‘영화는 영화다’ ‘회사원’ 등을 통해 장르적 도전을 이어왔다. 움직임 자체로 태가 나는 긴 팔다리와 ‘소간지’라 일컬어지는 본연의 분위기가 좋은 무기가 됐다. 소지섭의 이러한 장기는 이번 ‘광장’에서도 유효하다. 소지섭은 타고난 능력으로 드라마를 압도하는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연륜과 경험치를 덧대 액션에 깊이를 더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확장할 전망이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소지섭은 최근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작품을 쉬어갔다. 여기엔 여러 의미가 있다”며 “아마 소지섭의 기존 이미지를 그대로 재활용하려는 프로젝트가 계속 들어왔을 것이다. 그걸 끊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특별출연 등으로 합류한 작품, 캐릭터만 보더라도 중후하고 남성적 면모가 강했다. 그건 배우로서 더 긴 호흡으로 활동하고 싶은 일종의 전략일 것”이라고 짚었다.이어 “소지섭의 이번 선택은 기존 이미지를 털고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는 노력의 일환이다. 소지섭은 그 나이, 현 시장에서 배우가 해야 할 방향의 정석을 밟고 있다”며 “소지섭이란 배우가 가진 특별한 영역, 연기의 성격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면 자신만의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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