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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신' 노무라의 일대기…'이기는 법' 출간

강한 사람을 이기고 싶은 약자의 노력과 의지를 담은 신간〈이기는 법〉이 출간됐다. 지난 2월 숨을 거둔 노무라 가쓰야(野村克也, 1935~2020)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다. 일본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이자 감독으로 꼽히는 노무라는 야구팬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리더였다. 1990년대 일본 신문에는 ‘노무라 어록’이라는 고정란이 있을 정도로 그의 말과 행동은 묵직한 울림을 줬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연습생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노무라는 평생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을 연구했다. 그의 고민과 노력은 선수(플레이어)에서 감독(리더)으로 역할이 바뀐 뒤에도 계속됐다.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해졌지만 노무라의 발상 전환은 현대 야구를 크게 변화시켰다. 포수를 단지 공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으로, 개인의 능력이나 감각에 의존하는 야구가 아닌 데이터 야구로 변경시킨 사람이 노무라였다. 그의 전략은 곧 약자병법(弱者兵法)이었다. 노무라는 감독으로서 통산 1565승 76무 1563패를 기록했다. 3204경기를 지휘하면서 고작 두 번 더 이겼을 뿐이다. 그의 승률은 50.03%. 승리만큼 많은 패배를 당했지만 노무라는 ‘위대한 실패자’로 기억되고 있다. 약팀을 강팀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전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단지 ‘야구 기술자’나 ‘야구 전문가’에 그쳤다면 만들지 못했을 성과였다. 평생 책과 함께한 그는 야구에 인문학, 심리학, 전술학 등을 담았다. 이 책은 노무라가 남긴 100여 권의 저서 중 핵심을 추려 김식 중앙일보 야구담당 기자가 작성했다. 김우중 기자 2020.05.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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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굿바이 홈런왕

이건 옛날이야기다. 병든 홀어머니를 둔 형제가 있었다. 동생인 열 살 소년은 신문 배달로 중학생 형의 학비를 벌었다. 형은 소년이 고등학교도 가지 못할 것 같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소년은 고등학교를 어렵게 마친 뒤,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입단 테스트에 참여했다. 불펜 포수(투수 공을 받아주는 훈련 보조선수)로 입단한 소년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정식 선수가 됐다. 일본 야구의 전설적인 포수 노무라 가쓰야(野村克也·1935~2020) 이야기다. 많은 책을 읽고 쓴 것으로도 유명한 노무라의 대표적 저서는『약자병법(弱者の兵法)』이다. 책 제목만 봐도 그의 야구 인생을 가늠할 수 있다. 노무라는 그리 재능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입단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는 무릎을 꿇고 구단 직원들에게 애원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해고하면 난카이 전철에 뛰어들겠습니다.” 노무라는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개념이 없던 시절, 빈 병에 모래를 담아 역기처럼 들면서 근육을 단련했다. 노무라는 당시 다른 포수들이 게을리했던 타격 훈련에도 집중했다. 타격이 향상되자 구단은 그를 1루수로 옮기려 했다. 포수를 하기에 노무라의 어깨가 너무 약했다. 그러나 노무라는 죽으라고 공을 던지며 어깨를 단련했다. 남들이 힘들어하는 포지션에서 버텨야 오래 살아남을 거라고 믿었다. 노무라는 입단 3년 만에 1군 선수가 됐고, 곧바로 홈런왕(30개)에 올랐다. 성공가도 위에서도 그는 참 별났다. 경기 중 손가락이 부러져도 이를 숨긴 채 시즌을 마쳤다. 부상이 커지는 것보다 후배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게 두려웠다. 젊은 시절 노무라는 처절하게 처절했다. 그냥 열심히만 한 게 아니다. 그는 “틀린 자세와 방법으로 훈련하면 나중에 교정하기가 두 배로 힘들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향을 정한 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1980년 45세 나이로 선수를 그만둘 때까지 9차례 홈런왕(통산 657개·역대 2위)에 올랐다. 리그 최우수선수도 5번 뽑혔다. 키(1m75㎝)도 크지 않고 힘도 세지 않았던 노무라는 쉬지 않고 화면과 데이터를 분석했다. 노무라는 당대 최고 투수 이나오 가즈히사(1937~2007)를 공략하기 위해 밤새워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봤다. 투구 폼에서 미세한 버릇을 찾아낸 노무라는 이나오의 공을 때려내기 시작했다. 훗날 널리 유행한 일본식 분석 야구의 시작이었다. 노무라는 질투의 화신이었다. 다른 팀 선수들과 술자리 도중 한 후배가 벌떡 일어났다. 후배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야간 훈련을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노무라는 “저 친구가 내 기록을 다 바꾸겠군”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그 후배가 통산 868홈런의 오 사다하루(王貞治·80)다. 훗날 노무라는 “내가 그의 후배였으면 그를 넘어서기 위해 더 노력했을 것”이라며 말했다. 선수 겸 감독 시절을 포함해 노무라는 24년 동안 프로야구 사령탑을 맡았다. 야쿠르트 감독으로 일본시리즈에서 세 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그는 꼴찌 난카이와 라쿠텐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것으로 더 유명했다. 노무라는 선수들의 작은 재능을 발견해 큰 변화를 만들 줄 알았다. 정면승부를 피하되 긴 레이스를 이기는 법을 알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노무라의 데이터 해석이 굳이 필요 없을 만큼 기록이 구체적이다. 그가 했던 ‘노오력’을 지금의 선수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다만, 노무라의 야구가 한 시대를 풍미했고, 현대 야구는 그 기반 위에서 발전하고 있는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노무라는 85세를 일기로 11일 세상을 떠났다. 가난이 싫어 야구를 시작한 소년은 많은 돈을 벌었어도 야구를 떠나지 못했다. 2002년에는 사회인 야구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나는 평생 포수”라던 그는 어디선가 누군가의 공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 굿바이, 올드보이. 야구가 있는 다른 세상에서, 씨 유 어게인.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2020.02.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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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야큐]NPB 58번째 노히트노런 투수, "무볼넷 경기가 더 가치있다"

유후네 도시로(41).한국 야구팬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투수다. 일본 야구팬 사이에서도 1990년대 한신의 '암흑기'에 활약했던 투수 정도의 인지도다. 1991년 프로에 데뷔해 통산 60승 79패 평균자책점 3.99에 그쳤다. 하지만 이런 투수라면 오히려 ‘일본 야구’를 편견 없이 들려 줄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 26일 일본 오사카 고시엔 구장에서 그를 만났다.꼭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기도 했다. 노히트노런이다. 유후네는 한신 입단 2년째던 1992년 6월 14일 히로시마전에서 삼진 11개와 볼넷 2개를 기록하며 일본 프로야구 사상 58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장소는 인터뷰를 진행한 고시엔 구장이었다. 고시엔구장 10번째이자 마지막 프로야구 노히트 노런이기도 했다. 노히트노런의 기분은 어땠을까. - 막무가내지만, 노히트노런 이야기부터 듣고 싶다.“노히트노런을 한 투수가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언제부터 기록을 의식했냐'이다. 그 경기 5회인가 6회인가가 지났을 때였다. 코치가 불러서 ‘너 오늘 피안타 없어’라고 했다. ‘아 그런가요?’라고 무심한 척을 했지만 던지는 사람이 더 잘 아는 법이다.(웃음) 이후 그 코치는 매 이닝 벤치에 올 때마다 내게 다가와 ‘아직도 맞지 않았어’라고 계속 말했다. 당시 포수는 팀 선배였던 기도 가쓰히코. 평소 후배 투수들을 굉장히 예민하게 다루는 포수였다. 늘 ‘차라리 맞아라. 볼넷은 죽어도 싫다’고 했다. 그런 선배가 ‘2-0 상황에 '볼넷을 줘도 좋으니까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 '노히트노런이란 이런 건가' 싶었다." - 그 코치는 누구였나. 보통 투수가 기록을 앞두고 있으면 말도 잘 안 건다고 하던데.“오카다 아키노부(웃음). 오카다 코치는 한신 스타 출신으로 2004~2008년엔 감독을 지냈다. 코치 이전에 대선배 아닌가. 우승 멤버이기도 했고, 그런 대단한 사람이 격려해주는 것에 나도 마음을 편하게 가졌다. 운도 따랐다” - 노히트노런에는 '기운'이 따라야 한다고 들었다. 등판을 앞두고 평소 루틴과 다른 점이 있었나.“보통 연습 투구 20개 정도를 하고 등판한다. 그 날은 이상하게 공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41구까지 던졌다. 원래는 20구를 던진 뒤 20구만 더 던지려 했다. 그런데 불펜 포수가 1구만 더 가자고 했고, 그렇게 41구가 완성됐다. 노히트노런 경기 뒤 은퇴할 때까지 내 경기 전 연습투구 횟수는 41개로 정해졌다. 그런데 내게는 노히트노런보다 더 중요한 피칭이 있었다.” - 뭔가.“무볼넷 완봉승이다. 1992년 9월 15일 히로시마전이었다. 투수는 안타를 맞으면 '어쩔 수 없지'라고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볼넷을 많이 내준다는 건 자멸이다. 무안타 경기는 야수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무볼넷 경기는 내 어깨와 팔, 손가락의 감각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팀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뿌듯함이 있다. 물론 동료들도 도왔다. 지금도 노히트노런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볼넷 완봉이다. 그 경기도 물론 연습 투구는 41개였다.” - 기록을 찾아보니 그 경기 마지막 타자가 지금 KBO 리그 KIA의 쇼다 고조 코치다.“2001년 긴테쓰로 이적했을 때, 그 분이 코치로 오셨다. 따로 불러서 긴테쓰 팀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날 경기를 쇼다 코치도 기억하더라. ‘나에게 감사해라’라고 말했다. 쇼다 코치는 새 선수가 오면 긴장을 풀어주려 미리 신상정보를 파악했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에 얼마나 많은 선수가 있겠나. 기억해주고 농을 던져줘서 긴장감이 풀렸다. 한국에서도 좋은 코치로 인정받길 바란다.” - 한신 시절 여러 감독들을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독은.“역시나 노무라 가쓰야 감독(1999~2001년). 어느 원정 경기에서 늦잠 때문에 지각을 했다. 노무라 감독은 구장에 늦게 나오는 편인데 그날 따라 일찍 나왔다. 더그아웃에 들어가니 남은 자리라곤 감독 옆밖에 없었다. 다음날 선발 등판이라 쫓겨나지는 않겠다 싶었다. 감독이 갑자기 '내일 이기면 벌금은 반이다. 하지만 원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 일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경기를 잘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선수가 성장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물론 벌금은 반값이 됐다." - 센트럴리그에선 투수도 타석에 선다. 투수 입장에서 프로 첫 타석은 어떤 기억일까.“'이것이 프로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보통 투수들은 ‘나도 고등학교때 타격 좀 했지’라는 자세로 첫 타석을 맞이한다. 내가 첫 타석에서 만난 상대 투수는 요미우리의 고다 이사오였다. 공의 궤적이 정말 처음 보는 것이었다. 타이밍만 맞춰서 휘둘렀는데, 파울이 된지도 모르고 1루로 전력질주 했다. 만원 관중이 보는 앞에서 창피했다. 그 시절에 가장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공을 던졌던 투수는 구와타 마스미였다.” ▲유후네 도시로 '노히트노런' 경기영상- 한신에서 10년을 뛰었다. 한신에선 OB들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한다. 한신 OB회는 어떤 곳인가.“한신에서 어느 정도 활약한 선수 출신들의 모임?(웃음) 대부분 은퇴 이후에도 구단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다. 동창회 같은 느낌으로 모인다. OB회의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신이라는 팀 자체가 영웅들이 만들어지는 곳 아닌가. 그들이 곧 OB회를 구성하는 인물들이다. 과거 대선배들부터 지켜본 바론, 누가 언젠가는 감독이 될 것이라는 예상 정도는 된다. OB회는 구단이 감독 및 코치 인선, 스카우트 등 부문에서 자문을 구하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기간 동안 협조적인 관계였다.” - 센트럴리그는 퍼시픽리그보다 팬은 많지만 홍보나 운영에서 뒤진다는 평가도 있다.“확실히 그런 이미지는 있다. 센트럴이 전통을 중시한다면, 퍼시픽에는 젊은 감각이 있다. 변화가 두렵다기 보다는, 센트럴리그 구단은 요코하마 정도를 제외하면 옛날 방식을 고수할만한 기업들이 운영한다. 의사 결정 방식도 내 현역 때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는 구단 고위층이 지시하고, 감독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야구를 펼치는 그림이다. 퍼시픽리그에서 구단, 감독, 선수들가 함께 그림을 그린다면, 센트럴리그는 감독에게 붓과 물감을 마련해주고 ‘당신이 현역 때 잘 했으니까 한번 해보시오’라는 느낌이다. 그래서 잘못하면 냉정해지는 분위기는 센트럴리그 쪽이 더 강하다” - 국적을 떠나 야구가 재밌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야구는 '납득이 돼야 하는 경기'가 아닌가 싶다. 화려한 장면도 있지만, 후회가 가장 많이 되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후회되지 않기 위해서는 팬, 구단, 선수 모두 납득할 수 있게 이기고, 져야 한다. 한 시즌에 100경기가 넘는다. '오늘 이겼지만 내일은 질 거야', '오늘 졌는데 내일은 이길 수 있을까' 같은 부정적인 마음가짐이 생기게 된다. 부정적인 마음을 없애긴 위해선 납득이 가는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 '납득'이 어렵다.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야구'는 '납득이 되는 내용과 결과'다” 서영원(프리랜서 라이터) [야구와 야큐]일본 야구계와 선거 출마 [야구와 야큐]일본야구계가 기억하는 이승엽 “‘야큐’에 한국 야구 무서움 전해”[야구와 야큐]일본 정치인들은 언제 야구 유니폼을 입을까[야구와 야큐]2016년 세이부 감독 다나베, 올해 한화를 말하다 2017.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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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남길 전설의 기록, 본격 카운트다운

'국민타자' 이승엽(40)이 전설로 남을 대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일 통산 600홈런과 KBO리그 최다 타점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이승엽은 지난 5일 대구 KIA전 1-0으로 앞선 3회말 상대 선발 양현종에게 3점 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18호 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434번째 홈런이다.1995년 데뷔한 이승엽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2003년 아시아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56개)을 때려내는 등 KBO리그 통산 13시즌 동안 다섯 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홈런까지 겨우 7개 남겨놓고 있다. 한국에서 434개, 일본(2004~2011년)에서 159개의 타구를 담장너머로 보냈다.개인 통산 6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전세계 프로야구에서 많지 않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에선 배리 본즈와 행크 애런을 포함해 8명 뿐이다. 80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오 사다하루 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과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만이 보유한 대기록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696홈런)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승엽은 세계에서 단 1명 뿐인 현역 600홈런 타자가 된다. 올 시즌 경기당 홈런(0.19개)을 감안하면 시즌 막판 달성이 유력하다.삼성은 이승엽의 600홈런 기록 도전에 맞춰 벌써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통산 595호부터 이승엽의 홈런 공을 잡은 팬에게 소정의 경품을 제공한다. 홈런공에 인증 도장을 날인하여 진품임을 표시할 계획이다. 이승엽에게는 구단 격려금 2000만원을 전달한다.일본인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일본과 미국 기록을 합쳐 전 세계 1군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한 동안 논란이 된 적 있다. 이치로는 일본에서 1278개, 미국에서 2999개 안타로 피트 로즈가 보유한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4256개) 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로즈를 비롯해 미국 현지에서도 리그 기록을 합산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승엽은 지난 6월 이치로에 대해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했고, 본인이 '세계에서 안타를 가장 많이 친 타자'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었다.이승엽도 마찬가지다.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4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로 전 세계를 통틀어 몇 안 되는 홈런 기록을 갖게 되는 셈이다. 여전히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소화하는 자신에게 큰 자부심으로 남을 기록이다.이승엽은 또 양준혁이 갖고 있는 개인 최다 타점(1389개) 기록 돌파에도 도전한다. 6일까지 1370타점으로 양준혁의 기록에 타점 19개가 부족하다.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개인 통산 2000안타(1965개) 달성도 가시권이다. 해외에서 활약한 터라 여느 선수들보다 적은 시즌, 경기를 소화했지만 수 많은 대기록을 쏟아내고 있다.이승엽은 내년 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할 계획이다. 이승엽의 기록 도전은 계속된다. 이형석 기자 2016.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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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타니, 새로운 투법 공개…170km 가능?

일본프로야구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가 올 시즌 시속 170km를 뿌릴 수 있는 새로운 투구법을 공개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오타니가 8일 2군 구장에서 프로 입단 후 봉인하고 있던 와인드업 투법을 공개하고 38개의 공을 던졌다"면서 "국내 투수 중 가장 빠른 162km의 공을 던진 에이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아롤디스 채프먼(시속 169km 신시내티 레즈)을 넘어서는 진화의 결의를 선보였다"고 9일 보도했다. 이날 오타니의 공을 잡은 불펜 포수 와타나베는 "공이 몹시 빨랐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세트 포지션 상태에서 공을 던졌다. 오타니는 "와인드업으로 구속을 더 늘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와인드업은 세트포지션에 비해 큰 동작으로 더 많은 힘을 실어 공을 던질 수 있다. 구속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투구 동작이 커 누상에 주자를 견제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주자가 없거나, 2·3루 혹은 만루 때처럼 주자의 도루 확률이 적을때 활용한다. 올해로 프로 3년차가 된 그는 지난해(1월7일)와 비교해 하루 늦게 불펜 피칭을 소화했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빠른 페이스 인 것은 분명하다. 와인드업을 통한 구속 증가의 기대감은 크다. 오타니는 지난해 10월5일 라쿠텐전에 선발 등판해 1회 선두타자 아카미나이 긴지 상대로 던진 2구째가 스피드건에 162km로 찍혔다. 이후 연속해서 3번이나 162km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오타니는 일본 역대 최고 구속 타이 기록을 수립했다. 일본인 투수로는 최초다. 종전에는 지난 2008년 6월1일 당시 요미우리 소속의 투수 마크 크룬이 소프트뱅크전서 기록한 162km다. 이제 그는 170km를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75km를 던지면 어깨가 위험한가'라는 질문에 "불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일본 프로야구 명장 노무라 가쓰야는 "세트 포지션에 비해 와인드업은 팔을 높이 들어야한다. 자신이 모르는 버릇이 나올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오타니의 몸은 앞으로 더욱 성장 가능성이 있다. 구속 2~3km는 기본적으로 오를 것이다. 165km는 당장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김유정 기자 사진=산케이스포츠 캡처 2015.01.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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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MVP 역사 또 다른 진기록, 다나카-발렌틴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와 블라디미르 발렌틴(29·야쿠르트)이 MVP를 수상했다. 일본야구기구(NPB)는 지난 26일 다나카(퍼시픽리그), 발렌틴(센트럴리그)을 각각 MVP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나카는 1위표 233장을 모두 가져가며 1165점을 기록, 만장일치 MVP를 차지했고, 발렌틴은 200표를 얻어 총 1135점으로 이번시즌 센트럴리그 최하위 팀에서 최초로 MVP 수상했다. 두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엔이 수여된다. '24연승의 사나이' 다나카는 올해 28경기에서 212이닝을 던지며 24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27 탈삼진 183개를 기록했다. 1959년 투수 스기우라 다다시, 1965년 포수 노무라 가쓰야 이후 48년 만에 사상 3번째로 만장일치로 MVP를 받았다. 발렌틴은 이번시즌 타율 0.330, 60홈런 131타점을 올렸다. 특히 홈런은 지난 1964년 오 사다하루(55개) 이후 세워진 신기록이다. 다나카는 수상 후 "MVP는 우승팀 선수들이 많이 받는다. 우승하고 나서 받은 상이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이스 다나카의 활약에 힘입어 요미우리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J베이스볼팀 2013.11.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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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발렌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경신 눈앞

'실패한 마이너리거'가 일본 열도를 흔들고 있다. 야쿠르트의 외국인 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29)이 '전설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73) 소프트뱅크 회장이 갖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홈런(55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발렌틴은 11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경기에서 시즌 55호 홈런을 쳤다. 0-6으로 뒤진 6회 말 1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오타케 간의 시속 147㎞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발렌틴은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다. 55홈런은 1964년 왕정치(요미우리), 2001년 터피 로즈(당시 긴테쓰), 2002년 알렉스 라브레라(세이부)에 이어 네 번째다. 발렌틴은 역사상 가장 빠른 팀 122경기 만에 55홈런에 도달해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인 발렌틴은 16살인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마이너리그에서는 8시즌 통산 200홈런을 날렸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2007년부터 3년간 170경기에 출전해 홈런 15개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2010년에도 빅리그 입성에 실패한 발렌틴은 이듬해 비교적 헐값인 60만 달러(약 7억 원)을 받고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그해 3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발렌틴은 지난해에도 31개의 홈런을 쳐 1위에 올랐다. 이세 다카오 야쿠르트 타격 코디네이터의 조언을 받아 정확도를 끌어올린 덕분이었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가 '날지 않는 공'으로 불리는 통일구 대신 반발력이 좋은 공을 쓰기 시작하면서 홈런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발렌틴의 홈런 행진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건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일본의 야구영웅인 오 회장의 기록을 깨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시선도 많다.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은 최근 "왕정치의 기록이 깨져서는 안 된다. 재미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방출된 선수가…. 일본의 수치다. 일본인 타자가 깨야 한다"고 말했다.일본야구가 외국인 선수에 대해 배타적인 모습을 보인 건 이번만이 아니다. 로즈와 카브레라는 각각 2001년과 2002년 오 사다하루의 홈런 기록에 도전했으나 끝내 타이인 55개를 치는 데 그쳤다. 로즈는 5경기를 남겨두고 한 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다. 상대팀이 일부러 볼넷을 주거나 좋은 공을 던지지 않는 등 견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발렌틴만큼은 신기록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재 야쿠르트는 시즌 종료까지 2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일본 기록은 물론이고 2003년 이승엽(37·삼성)이 세운 아시아 최다 56홈런도 어렵지 않게 넘어설 전망이다. 오 회장은 "대단한 속도다. 앞으로 20경기 이상 더 남았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도전을 지켜보자"며 발렌틴에게 격려를 보냈다. 발렌틴도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13.09.12 08:00
야구

‘거포’ 나카무라 WBC 불참…이대호와 맞대결 무산

'거포' 나카무라 다케야(29·세이부)가 부상으로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결장한다.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24일 “나카무라의 WBC 불참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나카무라의 불참으로 이번 WBC의 큰 관심거리였던 이대호(30·오릭스)와 그의 장타 대결은 무산됐다.시즌 중에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던 나카무라는 시즌 후 상태가 심각해져 수술대에 올랐다. 현재 재활 중인 그는 완치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3월 열리는 WBC 참가가 어려워졌다.일본 WBC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야마모토 고지 감독은 "현실적으로 나카무라가 WBC에 참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이로써 WBC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일본 대표팀으로서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한 명을 잃어 전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나카무라는 올 시즌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2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이대호(24홈런)를 따돌리고 2년 연속 통산 4번째의 홈런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10시즌 동안 통산 234개의 홈런을 때린 그는 2008년(46개)·2009년(48개)·2011년(48개)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5년 동안 4차례 이상의 홈런왕을 차지한 것은 나카니시 후토시·노무라 가쓰야·오 사다하루 다음으로 역대 네 번째이다. 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 2012.11.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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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아이 전 감독 “WBC감독 영원히 하지 않을 것”

오치아이 히로미쓰(59) 전 주니치 감독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사령탑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오치아이 전 감독이 6일 한 강연회에서 'WBC 감독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영원히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7일 보도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야마모토 고지 전 히로시마 카프 감독과 함께 일본 대표팀 감독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오치아이 감독은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감독 후보 중에서는 야마모토 전 감독을 적임자로 뽑았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2012.09.07 11:34
야구

[프로야구 매니저]야구는 실패의 스포츠, 한화 김준호 힘내라!

밥 깁슨.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를 상징하는 대투수다. 불같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서 ‘K’를 산처럼 쌓아올렸다. 17시즌을 뛰며 기록한 탈삼진 숫자는 3,117개. 전설적인 대투수 월터 존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000탈삼진을 돌파했다. 또한, 월드시리즈에서 7연승(2패)을 거두는 등 큰 경기에 강한 투사였다.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일하는 사람들’(men at work)에서 밥 깁슨의 말을 빌려서 ‘야구란 실패의 스포츠’라고 정의했다. 은퇴하고 나서 오클라호마에서 목장을 경영하던 깁슨이 팁 오닐 하원의장의 초대로 오찬모임에 참석했을 때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야구란 실패의 스포츠다. 최고라는 타자도 대략 65%는 실패한다. 오늘 이 자리에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투수가 두 명(밥 깁슨 자신과 왼손 투수 최다승을 올린 워렌 스판) 있다. 어느 쪽이든 패전 수도 한 팀의 한 시즌 경기 수보다 더 많다.” 깁슨은 통산 251승을 올리며 174패를 당했다. 스판도 363승 245패를 기록했으며 511승을 거둔 사이 영도 316경기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투수는 5할 이상의 승률이라도 기록하지만 타자는 3할만 쳐도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된다. ‘타격의 신’ 테드 윌리엄스의 통산 타율은 0.344다. 베이브 루스와 타이 콥의 장점을 합친 가장 완벽한 타자도 65%는 실패했다.둥근 공을 둥근 배트로 치는 만큼 실패의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70%의 실패가 아닌 30%의 성공에 주목하는 유일한 종목이 야구라고 해도 틀림없다. 지난 2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 간의 경기는 대주자 김준호가 지배했다. 한화는 5-7로 뒤진 9회 말 맞이한 2사 1, 2루에서 이대수가 좌익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날렸다. 2루 주자 장성호는 물론이고 1루 주자 김준호도 홈을 밟기에 충분했다. 극적인 동점이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순간 3루를 돌아 홈 플레이트를 향하던 김준호가 ‘꽈당’ 넘어진 것이다. 김준호는 다시 일어나서 달렸지만 이미 공은 두산 포수 용덕한의 미트에 들어간 뒤였다. 극적인 동점은 일어나지 않고 6-7 한 점 차 아쉬운 패배로 끝났다.김준호는 지난 5월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지난해 퓨처스 북부리그에서 타율 0.335를 기록하는 등 1군 못지않은 타격 재능을 나타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어느 LG 관계자는 “지난해 작은 이병규가 있었다면 올해는 김준호”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 시즌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하며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한화의 부름을 받고 재활에 힘써 지난 9월 17일 1군 로스터에 등록됐다.2군에 방출의 설움을 모두 다 경험한 그가 개그콘서트의 김준호가 된 것은 다리에 힘이 풀렸기 때문이다. 충분히 몸을 푸는 준비가 부족했던 것. 프로의 세계는 항상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야만 한다. 실력이 떨어져서 실책을 범하거나 범타로 물러나거나 하는 실패는 어쩔 수 없다. 에러를 하지 않은 수비수도 없고 매 타석 안타를 치는 타자도 없다. 하지만 준비 부족이 낳은 실수는 다르다. 조금만 주의해도 일어나지 않을 실수를 범한 것은 ‘프로’답지 않다. 엄한 질책을 받을 만했다.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를 통해서도 얻는 게 적지 않다. 실패했더라도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 혹은 교훈을 얻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것이 터무니없는 실수라고 해도. 일본 프로야구의 명지도자인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실패라고 쓰고 성장이라고 읽는다”고 말했다. 김준호가 어이없는 실수에 좌절하지 않고 성장해서 또 한 명의 믿고 쓰는 LG표 선수가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손윤 (http://yagoo.tistory.com/) * 위 기사는 프로야구 매니저에서 제공한 것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11.09.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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