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잘 나가는 러시앤캐시, 비결은 ‘김호철 매직 컨트롤’
이쯤되면 비결이 궁금하다. 이번 시즌 남자 프로배구 최약체로 평가받던 러시앤캐시가 강팀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돌풍의 팀으로 변모했다. '환골탈태'의 비결은 무엇일까.러시앤캐시는 지난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지난 2라운드 승리에 이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2연승을 달렸다. 시즌 5승째를 따낸 러시앤캐시는 중위권 진입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경기 후 김호철(57) 러시앤캐시 감독은 "우리 애들이 미친 것 같다"며 "나는 한 것이 없다.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러시앤캐시의 승리 뒤에는 김 감독의 '매직 컨트롤'이 자리하고 있었다.이날 블로킹 7개 포함 17득점으로 활약한 센터 신영석이 답을 알려줬다. 신영석은 경기 후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직접 지시를 내리신다"며 "작전 타임 때도 감독님은 6명의 선수 모두에게 임무를 주신다. 우리는 열심히 지시에 따를 뿐"이라고 했다. 이어 "나 역시 수비를 앞두고 감독님과 눈빛을 교환하면서 블로킹 포지션을 결정한다. 오늘 많은 블로킹을 잡아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 시절에도 선수들에게 일일이 작전을 지시하면서 경기를 진행시킨 것으로 유명했다. 팀이 바뀌어도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공격하기 전 세터와 사인을 교환하고, 작전 시간에는 직접 공격 루트를 결정한다. 수비할 때도 마찬가지다. 센터들은 김 감독의 사인을 통해 블로킹 위치를 잡고, 레프트 역시 리시브를 위한 수비 위치를 지시 받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러시앤캐시에 감독에 부임한 김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량이 부족하다"며 "그러다보니 경기 후반 체력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더라.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4라운드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체력 훈련과 동시에 수많은 연습 경기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손발이 맞아가기 시작했고, 1라운드에서 보여준 어이없는 범실이 크게 줄었다.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제야 이기는 법을 아는 것 같다"며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인 지도가 필요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마울 뿐이다. 미친 선수가 더 나와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달라"고 했다.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2.12.28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