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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찍은 V리그, 기대 충족한 FA 이적생 효과

V리그가 30일 페퍼저축은행-GS칼텍스(여자부) OK저축은행-한국전력(남자부)전을 끝으로 3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한다. 반환점을 찍은 시점 대한항공(14승 3패)과 한국도로공사(15승 3패)가 나란히 승점 40을 쌓으며 남녀부 1위를 지키고 있다. 2라운드까지 이어지던 '독주' 체제는 3라운드 들어 제동이 걸린 상황. 남은 4~6라운드 순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규리그 판도를 좌우할 '이적생' 가세 효과는 대체도 높았다. KB손해보험은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대어 '수원 왕자' 임성진을 영입해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기존 에이스 나경복과의 공존 이슈는 여전하지만, 두꺼워진 공격진 뎁스 덕분에 29일 기준 10승 8패 승점 31을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임성진은 18경기(59세트)에 출전, 134득점 공격 성공률 43.36%를 기록했다. 3라운드 치른 6경기 중 2경기는 교체 출전했지만, 풀타임으로 뛴 4경기 중 3경기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새 소속팀에서 처음 같이 뛰는 세터(황택의)와 호흡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다. 지난 25일 대한항공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득점(19)을 기록하며 1위 격파(세트 스코어 3-1)를 견인했다. 한국전력은 3라운드 치른 5경기에서 KB손해보험·현대캐피탈, 당시 기준 2·3위 팀들을 잡고 도약 태세를 갖췄다. 한국전력은 지난 4월 영입한 김정호가 기존 '토종 에이스' 서재덕이 시즌 초반 경기 기복을 보였을 때 외국인 선수 베논에 이어 '제2옵션'으로 활약하며 승률 관리를 할 수 있었다. 김정호는 지난 23일 홈(수원 실내체육관) 삼성화재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최장 6주 동안 이탈한다. 이 점을 고려해도 김정호 영입 효과는 성공적이다.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전광인(OK저축은행)과 신호진(현대캐피탈)도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시즌 출전 시간이 줄었던 전광인은 새 소속팀에서 풀타임을 뛰며 214득점 공격 성공률 51.94%를 기록했다. 오픈 공격 성공률(41.54%)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신호진도 117득점 공격 성공률 50.82%를 기록하며 레오·허수봉에 이어 팀 내 3번째로 많은 득점을 했다. 여자부 FA 최대어였던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도 새 소속팀 흥국생명의 톱3 수성을 견인했다.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인 은퇴한 뒤 전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였지만, 30일까지 5할 승률(9승 9패)를 기록하며 3위를 지키고 있다. 승점 36을 기록 중인 2위 현대건설에 7점 밀려 있지만, 당초 전망보다 좋은 성적이다. 이다현은 속공 성공률 53.01%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세터와의 호흡이 중요한 공격(속공)이기에 그의 역량이 더 돋보인다. 이다현은 블로킹 부문에서도 세트당 0.638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6위를 지키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2.3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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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선수 인쿠시'의 코리안 드림 "김연경 감독님 덕분에 프로행, 팬들이 날 알아봐서 깜짝 놀라"

'배구 여제' 김연경(37)의 애제자 인쿠시(20·몽골)가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정관장은 지난 8일 부상 중인 태국 출신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을 방출하고, 인쿠시를 아시아 쿼터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지난 4월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던 인쿠시는 꿈에 그리던 V리그 코트를 밟게 됐다.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몽골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관장 입단 테스트를 받고 실력이 부족한 것을 느껴서 뽑히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합격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웃었다.인쿠시는 지난달 종영한 MBC 배구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의 신생팀 필승 원더독스에서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김연경의 질책 속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쿠시는 "내가 못해서 감독님께 혼난 거였다"라며 "(김연경이) 전혀 무섭지 않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정관장에 입단하자 김연경 감독님이 '축하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할 수 있는 거 다 보여줘'라고 연락이 왔다"라며 "김연경 감독님을 만나 영광이다. '내가 어떻게 이 사람 옆에 있지'라며 계속 놀랐다. 전혀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쿠시는 2022년 목포여상으로 배구 유학을 왔다. 그전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직장인이 되길 바랐다. 그의 언니도 고교까지 배구 선수로 뛰다가 현재 일본에서 직장 생활 중이다. 인쿠시는 "몽골에서 배구 선수가 돈 벌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마침, 몽골 출신 바야르사이한 밧수(등록명 바야르사이한)가 남자부 OK저축은행에서 뛰는 모습을 본 인쿠시의 어머니가 한국행을 권유했다. 인쿠시는 "아버지는 몽골 씨름(부흐) 선수 출신이고, 어머니도 몽골 여자 배구 대표팀에써 뛰었다"며 "몽골에선 훈련량이 적은 편이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한국에서 합숙하는 게 정말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키 1m80㎝인 그는 점프 타이밍이 빠르고 폭발력이 뛰어나다. 목표여상 시절 전국체전 준우승에 앞장선 인쿠시는 올해 목포과학대 주전으로 뛰며 한국대학스포츠협회(KUSF) U-리그에서 득점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몽골 프리미어리그 다르한 모글스에서 잠시 활약했다. '신인감독 김연경' 출연을 통해 이미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쿠시는 "사람들이 날 많이 알아봐서 놀랐다. 내가 못할 때에도 카페에서 만난 분들이 '많이 응원하다'고 인사하더라. 지하철에서 간식이나 선물을 준 팬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인쿠시는 "김연경 감독님이 '스스로를 크게 생각하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마음대로 안 되면 스트레스받는 편이었는데, 기량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도 많은 힘을 줬다"라며 "감독님 덕분에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열심히 훈련하고 배워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인쿠시는 통역 없이 인터뷰가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한다. 그는 "(5년 이상 거주 요건이 필요한) 귀험 시험을 2년 후 응시할 수 있다"라며 "(합격해서)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나가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쿠시는 취업비자와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받은 뒤 곧바로 V리그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인쿠시는 "배구를 정말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은 실력이 부족한 걸 알고 있다. 기하지 않고 발전해 나가겠다"라며 "선수를 떠나 한 사람으로 리스펙트(존경)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5.12.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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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재단, 13일 기부자 감사의 날 행사 개최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김연경재단(KYK파운데이션)이 13일 기부자 감사의 날 행사를 연다.이날 행사에는 김연경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진과 후원사 및 협력사, 기부자, 장학생 및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행사는 외부 특별강연에 이어 김연경 이사장과 함께하는 토크쇼 순으로 진행된다.재단은 "2025년 한 해 동안 후원자님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든든한 응원 덕분에 많은 유소년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면서 "올 한 해의 성과와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나누고자 연말 재단의 활동과 장학생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사와 공유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올해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리틀 김연경' 손서연(경해여중)은 김연경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됐지만, 대한배구협회의 유소년 글로벌 인재로 뽑혀 이탈리아로 출국하는 일정이 겹쳐 손서연 부모가 대신 참석한다.안희수 기자 2025.12.11 17:09
연예일반

종영 ‘신인감독’ 김연경 “쉽지 않았던 시간…크게 성장했다” [전문]

김연경 전 배구선수가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종영 소감을 전했다.김연경은 24일 개인 소셜미디어에 “신인감독으로 보낸 시간이 어느새 마무리됐다. 처음 맡아보는 자리라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이어 “선수들, 팀 스태프들, 현장에서 함께 애써주신 제작진 여러분 덕분에 이 여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함께했던 모든 순간,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지난 23일 종영한 ‘신인감독 김연경’은 은퇴한 전 배구선수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로, 프로 진출을 꿈꾸거나 프로팀에서 방출된 선수, 은퇴 후 다시 코트를 밟으려는 선수들이 ‘필승 원더독스’로 뭉쳐 다양한 배구팀과 경기를 치르는 과정을 담았다. 다음은 김연경 글 전문신인감독으로 보낸 시간이 어느새 마무리되었습니다.처음 맡아보는 자리라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선수들, 팀 스태프들, 그리고 현장에서 함께 애써주신 제작진 여러분 덕분에이 여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함께했던 모든 순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또, 이 프로그램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1.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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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결국 강등…김연경 은퇴 후 반복되는 국제대회 수난

한국 여자배구가 내년에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3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25 FIVB VNL 프랑스와의 예선 라운드 3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 1승 11패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태국(1승 11패·승점 6)이 14일 열린 캐나다와 최종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지만 승점 1을 추가해, 한국(승점 5)은 18개 참가국 중 최하위가 결정됐다. 이번 대회에는 전체 18개국이 12경기씩을 치러 승수-승점-세트 득실률-점수 득실률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최하위 팀은 VNL의 하위 리그 격인 네이션스컵으로 강등한다. 한국 여자 배구의 VNL 퇴장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만들었다.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공격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김연경의 대표팀 은퇴 후 한국 여자배구는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점점 잃어갔다.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치른 2022 VNL에서 전패를 당했고, 2023년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VNL에서 태국을 물리치고 가까스로 30연패를 탈출했고, 이어 프랑스를 꺾고 대회 2승을 기록했다. 이런 부진한 성적에도 2018년 VNL 출범 당시 세계랭킹 10위로 얻었던 '코어 국가' 자격 덕분에 그간 강등되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소 2승'과 함께 VNL 잔류를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캐나다를 상대로만 1승을 거둔 채 나머지 11경기는 모두 졌다. 불가리아와 도미니카공화국, 체코 등을 상대로 풀 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승점 1을 얻는데 만족했다. 또한 강팀을 만나서도 잘 싸운 경기도 있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무너졌다. 한국은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의 대표팀 은퇴 이후 몇 년째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이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육서영(IBK기업은행)과 이선우(정관장)이 주축 날개 공격수로 뛰었지만, 소속팀에서도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이번 대회 강소휘(한국도로공사)가 대표팀 내 가장 많은 151득점(성공률 32.26%)을 올렸는데, 전체 17위에 머무른다. 백어택 공격은 사실상 전무했다.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 상대팀으로선 우리를 막기 훨씬 쉬웠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에 이어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현 프랑스)과 모랄레스 감독까지 외국인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위기에 빠진 한국 여자배구의 '리베로'가 되진 못했다. 당분간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보고 배울 기회도 사라졌다. VNL 강등 시 하위 리그 격인 '챌린저컵'에서 뛸 수 있었으나, 지난해를 끝으로 이 대회가 폐지됐다.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주최하는 대회에만 출전할 수 있다. 현재 세계 랭킹 37위인 한국 여자배구는 내년 AVC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모아야 다시 VNL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당분간 재진입도 쉽지 않다.이형석 기자 2025.07.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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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박철우 코치 "선수, 팬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존재" [SMSA]

승리를 선사해 팬과 팀이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남자 프로배구 '레전드' 박철우(40) 우리카드 코치가 말하는 운동선수의 본분이다. 박철우 코치는 21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2025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SMSA)' 5회차 스타 초대석을 통해 강단에 섰다. SMSA는 일간스포츠가 스포츠 산업 발전을 이끌 리더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개설한 배움과 사교의 장이다. 박철우 코치는 V리그 출범 원년(2005년)부터 코트를 누비며 국내 선수 통산 최다 득점(6623점), 챔피언결정전 우승 7회, 역대 베스트7(아포짓 스파이커) 선정 등 지난해 5월 은퇴를 발표하기 전까지 그 어떤 선수보다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3회를 맞이한 올해 SMSA 대주제는 '팬덤이 이끄는 스포츠마케팅'이다. 배구팬의 한결같은 응원 덕분에 30대 후반까지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고 밝힌 박철우 코치이기에 이날 강연은 진정성이 더해졌다. 박철우 코치는 선수 생활 최고의 경기로 삼성화재 소속 시절 치른 2010~11시즌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꼽았다. 삼성화재가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우승을 확정한 경기였다. 박철우 코치는 당시 팀 동료였던 가빈 슈미트가 관중석까지 올라가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강단 앞 화면에 띄웠다. 그러면서 "팬이 경기장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팬과 팀 사이 유대감이 얼마나 강한지 느껴지는 사진인 것 같다. 나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라고 했다.정규리그 초반 하위권으로 처졌지만 결국 3위까지 올라서고, 준플레이오프(PO)부터 두 차례 '업셋 시리즈(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것)'를 해내며 정상에 등극한 스토리를 삼성화재팬과 나눌 수 있었던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철우 코치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 충성팬을 만든다'라는 오늘 (5회차) SMSA 주제가 딱 맞다. 선수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했을 때, 팬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는 그래야 하는 존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철우 코치는 한때 운동선수라는 직업이 사회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의문을 가졌다. 집, 음식을 만드는 일과 비교해 생산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고민을 털어놓은 박철우 코치에 한 지인이 "네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그런 고귀한 일을 하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박철우 코치는 "이후 운동을 하는 모토(motto·행동 지침이 되는 신조)가 달라졌다. 결과가 안 좋을 수 있겠지만, 팬들에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10번 넘게 수술을 받고도 20년 동안 선수로 코트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팬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항상 "'내 영혼을 이 코트 안에 바친다'라는 생각으로 코트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팬들이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고. 박철우 코치는 코트 밖에서도 팬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통산 500경기 출전을 달성한 2022년 11월, 자신이 오히려 팬들을 위해 커피 트럭 이벤트를 여는 '역조공'을 했다. 삼성화재 시절에는 서포터스 '데팡스' 멤버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박철우 코치는 "팬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 같았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할수록 '운동선수는 팬 없이 존재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강해졌다"라고 했다. 강의를 듣는 마케터들을 향해 "선수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바라는 걸 궁리한다면 더 나은 마케팅 전략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철우 코치는 한국 배구의 발전 방향성을 향해서도 소신을 전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지난 4월 은퇴하며 차기 시즌 V리그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 그는 유소년 배구 지원과 저변 확대, 국내 리그 경쟁력 강화 등 운영 기구와 배구단 차원에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타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현장 지도자로서 힘을 보태기 위해 더 많이 궁리하고 행동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2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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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새겨진 작전판 들고 매력 발산...유쾌했던 '배구 여제' 고별전 [IS 인천]

'라스트 댄스'는 끝났다. '배구 여제' 김연경(37)이 이제 '넥스트 댄스'를 시작한다. 김연경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일차 이벤트를 통해 고별전을 치렀다. KYK 인비테이셔널은 김연경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KYK 파운데이션이 세계적인 여자 배구 선수들을 초청해 주최하는 자선 이벤트로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올해는 2024~25시즌을 끝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김연경이 고별전을 치르는 무대로 더 주목받았다. 김연경은 전날(17일) 세계 올스타 팀 소속으로 한국 대표팀과의 경기에 나섰다. 먼저 80점에 도달하는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경기에서 세계 올스타 팀의 80-59 승리를 이끌었다. KYK 인비테이셔널 출전을 대비해 몸을 잘 만들겠다고 예고했던 김연경은 '은퇴 선수'라는 게 무색할 만큼 강한 스파이크와 빠른 몸놀림을 보여줬다. 세계 올스타 선수들이 팀을 나눠 치른 18일 이벤트에서 김연경은 팀 스타의 감독 겸 선수로 나서, 마르첼로 아본단자 전 흥국생명 감독이 이끈 팀 월드를 상대했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부터 입장한 팬들은 오후 3시께 코트 위에 등장한 김연경을 향해 큰 환호를 보냈다. 손을 흔들며 팬들을 맞이한 김연경은 이내 자신과 함께 뛸 선수들과 대화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고조된 축제 열기. 김연경은 1세트 먼저 감독으로 나서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ENJOY(즐기다)라는 영단어가 새겨진 작전판을 들고 사이드라인 옆에 서서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작전타임을 부르고 코트에서 나오는 선수들의 엉덩이를 치며 독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경기 전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경기가 되어야 한다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단순한 쇼가 아닌,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던 김연경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사령탑 임무를 수행했다. 감독으로 스타 팀의 1세트 리드(스코어 20-18)를 이끈 김연경은 2세트는 선수로 진가를 발휘했다. 직선과 대각선을 가리지 않는 오픈 공격엔 힘이 넘쳤다. 안정감 있는 서브 리시브도 돋보였다. 스타 팀이 30-32, 32-34로 지고 있었던 상황에서는 득점을 올리며 특유의 클러치 능력도 선보였다. 결국 스타 팀은 두 세트 연속 리드를 잡았다. 경기장을 찾은 배구팬은 코트 안팎에서 활약하는 김연경의 모습에 한껏 열광했다. 결국 김연경은 스타 팀의 80-63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16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은퇴식을 포함해 너무 자주 은퇴식을 하는 것 같다"라면서도 "(이번 이벤트가) 배구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다. 은퇴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다음 인생으로 가는 길이 설렌다"고 했다. 올 시즌 브라질 리그 MVP 나탈리아 페레이라, 미국 리그 MVP 켈시 로빈슨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김연경의 요청으로 방한했다. KYK 인비테이셔널을 찾은 팬들을 김연경 덕분에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김연경의 고별전이라는 의미가 부여됐지만, 17·18일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은 넘치는 흥밋거리 덕분에 유쾌하게 치러졌다. 2024~25시즌 소속팀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화려하게 은퇴한 김연경. 배구라는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준 그는 선수로서 코트를 누빈 마지막 날까지 '배구 전도사'로 힘을 썼다.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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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으로 물든 김연경의 SNS, 배구 여제가 팬들에게 보내는 은퇴사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

은퇴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경은 지난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팬들과 함께 한 챔피언결정전 우승 사진 2장을 게재하면서 은퇴 소회를 전했다. 김연경은 "먼저 오랜 시간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배구 선수로서 살아온 20여 년은 제 인생의 전부였고, 참으로 값지고 소중한 여정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시즌 통합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로 마지막을 마무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감사드린다. 동료들과 함께 흘린 땀, 팬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코트 위에서 웃을 수 있었던 건 여러분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 생활을 소회하면서 “국내외 여러 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특히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코트를 누비며 보냈던 순간들은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 덕분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면서 “함께 땀 흘린 동료 선수들, 지도자, 스태프분들, 그리고 늘 곁을 지켜준 모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는 선수로서의 역할은 내려놓지만 배구와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배구에 대한 사랑, 그리고 후배 선수들에 대한 응원을 계속 이어주시길 바란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V리그 시상식에서도 "저는 떠나겠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저는 이제 생각했던 목표를 다 이루고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의 어드바이저로 새 출발, 앞으로의 배구 흥행과 후배 양성에 힘쓴다. 윤승재 기자 2025.04.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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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아, 내년엔 네가 상 받아라", "30주년 상은 내가" 입담도 남달랐던 베스트7 [KOVO 시상식]

프로배구 포지션별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수상 소감 역시 남달랐다. 2024~25시즌 베스트7 14명이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최종 선정됐다. 시즌 베스트7은 언론사(40%)+전문위원회(10%)+감독 및 주장(10%) 투표 60%에 기록 40%를 합산해 선정했다. 남자부에선 정민수(리베로) 황택의(세터) 김준우, 최민호(이상 미들블로커) 레오, 허수봉(이상 아웃사이드히터) 비예나(아포짓스파이커)가 베스트7에 선정됐다. 여자부에선 임명옥(리베로) 염혜선(세터) 피치, 이다현(이상 미들블로커) 김연경, 부키리치(이상 아웃사이드히터) 실바(아포짓스파이커)가 배구인의 선택을 받았다. 남자부 우승팀 현대캐피탈에서 3명의 선수(최민호, 허수봉, 레오)가 수상했고, 정규시즌 2위 팀 KB손해보험에서도 3명의 선수(정민수, 황택의, 비예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자부에선 우승팀 흥국생명에서 피치와 김연경 두 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 정관장에서도 부키치리, 염혜선 2명이 수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정민수는 "시상식에 오랜만에 왔는데 기분이 좋다. 조금 전 20주년 역대 베스트7에서 리베로 부문에서 여오현 코치(IBK기업은행)님이 상을 받았는데 코치님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20주년은 여 코치님이 받으셨지만, 30주년엔 내가 받아보겠다"라며 웃었다. 비예나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동기로 삼겠다.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황택의는 "지난해 11월에 전역을 했는데, 전역 시즌에 세터 상을 받아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고, 데뷔 첫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린 김준우는 "처음 받는 상이라 기쁘다. 더 자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민호도 "트레블과 함께 이렇게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고, 허수봉도 "현대캐피탈의 모든 분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자부 리베로 임명옥은 "6년 연속 이 자리에 섰다. 처음엔 서른 중반이었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했다는 게 기쁘다. 앞으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앞으로도 보여드리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터 염혜선은 "세터상을 11년 만에 받게 돼 기쁘다. 내년 2년 연속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다현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떨어져지만,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어 이 상을 받았다"며 "아직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절친 양효진에게 "올해는 할(상을 받는) 일이 없어서 내게 꽃다발을 준 것 같다. 내년엔 꼭 받아라"고 덕담을 건넨 뒤, "마지막을 베스트7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같이 고생한 선수들 고맙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홍은동=윤승재 기자 2025.04.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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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배구여제②] 키 작은 악바리, 세계 배구 정점에 서다

김연경(37)은 초등학교(안산서) 4학년 처음 배구 코트를 밟았다. 선수였던 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현재 김연경은 측면 공격수 기준으로도 키(1m92㎝)가 큰 편이다. 하지만 초·중학교 시절에는 작고 왜소한 신체 조건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4학년 때 1m48㎝이었던 키가 6학년 때까지 전혀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중학교(원곡중) 시절에도 1m70㎝ 넘지 못해 리베로를 맡아야 했다. 김연경은 "키가 자라지 않아 (배구를) 포기할까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김연경의 어머니 이금옥 씨가 김동열 원곡중 감독을 찾아가 딸의 심경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고. 김동열 감독은 어머니 이금옥 씨가 보지 못한 김연경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다. 휴식 시간에도 홀로 연습을 하며 보여준 악바리 근성,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음에도 항상 경기 출전을 바랐던 적극성을 주목했다. 김 감독은 "네가 손·발이 커서 키도 클 테니 걱정 말아라"라며 김연경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했다. 첫 고비를 넘긴 뒤에도 김연경은 주로 웜업존을 지켰다. 주전 선수들에게 수건과 물을 주는 게 주 임무였다. 하지만 뒤에서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새겼다. 포지션(세터·리베로) 특성상 서브 리시브를 받아야 했고, 몸을 날리는 민첩한 수비도 잘 해내야 했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공격 훈련 시간에는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임했다고. 그렇게 김연경은 고교(한일전산여고) 진학 뒤 키가 20㎝나 컸고, 공·수 능력을 모두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나며 초고교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고교 2학년 때는 주니어 국가대표에도 선발됐고, 2005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다. V리그를 평정한 김연경은 2011년 유럽 무대까지 진출해 한국 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해 치른 첫 시즌(2011~12) 소속팀을 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 클래스'로 거듭났다. 김연경은 훗날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키가 크면서도 안정적인 리시브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벤치 멤버 설움을 이겨내고 경쟁력을 갖춘 자신의 배구 인생에 자부심을 전했다. 강한 정신력은 김연경이 최고의 선수로 올라설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당장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대표적이다. 그는 원래 있었던 복근 부상에 오른쪽 허벅지 핏줄이 터진 상황에서도 이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5·2008·2012년 세 차례나 무릎 수술을 받고도 오뚝이처럼 재기했다. 흥국생명과의 '이적 파동'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을 때도 코트 위에서는 강인했다.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하고 치른 올 시즌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최고를 향한 김연경의 끝없는 갈증과 승부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선수로서 모든 걸 이뤘지만, 마지막 우승을 향해 더 자신을 몰아붙였다. 특히 8일 5차전 13-12, 14-12 상황에서 흥국생명 코트 위에 떨어지는 공을 몸을 날려 살려내 동료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의 득점을 도운 장면은 V리그 역사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득점이 아닌 디그로 자신의 고별전을 해피 엔딩으로 만든 것. 김연경은 챔프 5차전 3세트 24-24에서 좀처럼 하지 않았던 네트터치를 범한 상황을 떠올리며 "이대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하면 그 네트터치를 떠올리며 계속 악몽을 꿀 것 같았다"라고 했다. 김연경이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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