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이태원 리움갤러리 앞, 이태원의 번잡함 빼고 한국인의 입맛 더하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이태원. 그 중심에 위치한 해밀턴호텔 주변은 호주·캐나다·벨기에·프랑스뿐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간다. 반면 한강진 역과 이태원 역 사이에 위치한 리움갤러리는 해밀턴호텔 인근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한산하고 여유로운 골목 사이사이로 한식부터 일식·중식·양식 등 다양한 음식점이 포진해 있다. 그중 토크에서는 미국의 가정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세계를 다니며 맛을 섭렵한 장정은 오너쉐프가 직접 운영한다. 프랑스 요리가 전공이지만 이탈리아·멕시코 등의 요리를 아우르는 덕에 메뉴판도 버라이어티하다. 그녀가 추구하는 음식은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식당 안에는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던 한국인뿐 아니라 고향의 맛을 찾아온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특히 어른 손바닥만한 옥수수 또띠아에 콩소스와 토마토소스·피자·야채·날계란을 얹어 살짝 구워낸 휴보스 란테러스(1 만6000원)나 밀가루를 묻힌 프라이팬에 구운 닭고기 위에 닭육수에 우유를 넣어 졸인 담백한 소스를 올린 미국 동남부식 치킨 스테이크(2만 6000원)는 이곳의 추천 메뉴. 음식은 전체적으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푸진 양도 만족스럽다. 이 일대에는 도로를 따라 ‘천상’이나 ‘에이타’ 같은 유명한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가 대여섯 곳 모여 있다. 그중 일본식 숯불꼬치구이점 문타로는 꼬치와 함께 사케 한잔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일본 내음 물씬 풍기는 실내에 들어서면 중앙에서 꼬치를 구우며 손님을 맞는 주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목청 높여 자리를 배정하고 주문을 받는 모습은 경쾌하기 그지없다. 꼬치는 종류만도 20가지가 넘는다. 특히 과자처럼 바삭하게 구워낸 닭껍질. 닭 8마리로 1개를 만들 수 있는 쫄깃한 대동맥. 아삭한 버섯과 바삭한 삽겹살이 잘 어우러진 팽이버섯삽겹살말이가 별미다.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린 소금구이와 달콤짭조름한 양념구이 중 선택할 수 있다. 대동맥 2000원. 닭껍질 3000원. 외관부터 범상치 않다. 수십 년을 묵은 듯한 목조건물 지붕에는 장난감 소방차·세발자전거·뻐꾸기 시계가 주렁주렁 얹혀 있다. 문 앞에 촌구석 손칼국수는 간판마저 없다면 영락없는 TV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할 만한 소재다. 안에 들어서면 청학동 훈장 선생님처럼 반백의 머리를 길게 땋은 집주인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이 집을 만든 장본인이다. 내부도 도자기·인형·장남감 등 없는 게 없지만 정작 벽에도 메뉴 하나 붙어 있지 않다. 주문할 수 있는 건 수제비와 칼국수. 칼국수와 수제비가 섞여 나오는 칼제비뿐. 면은 밀가루· 보리쌀. 옥수수 전분. 고구마 전분을 황금 비율로 반죽해 뽑는다. 전분을 넣어 국물은 걸쭉한 편.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무· 바지락으로 낸다. 칼국수·칼제비 5000원. 바다식당은 이미 부대찌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 외진 위치와 별다른 홍보 문구 없이 작은 간판만으로 명성을 잇고 있다. 부대찌개라는 정체성에 의문이 드는 ‘존슨탕’이 대표 메뉴. 햄·양배추·파 등이 들어가지만 여느 부대찌개처럼 라면사리도 없고 고기도 두텁게 썰어 넣는다. 치즈를 얹는 것도 이 집만의 특징. 매콤달콤한 가운데 치즈의 부드러운 맛이 잘 어우러진다. 하지만 양배추를 많이 넣어 단맛이 강하고 일반적인 부대찌개의 맛과 달라 먹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하다. 존슨탕(소) 1만 6000원. 백혜선 기자 (토크 02-794-3834. 문타로 02-796-7232. 촌구석 칼국수 02-796-6204. 바다식당 02-795-1317)
2007.12.13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