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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미친 사랑 해볼 것”…‘돌싱글즈6’, 전투력 풀충전 티저 공개

‘돌싱글즈6’가 새로운 출연자들의 간절함을 꾹꾹 눌러 담은 ‘사전 미팅 현장’ 티저를 전격 공개했다.오는 12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을 확정한 MBN ‘돌싱글즈6’는 ‘MZ 돌싱’들과 함께했던 시즌5에 이어, 강원도의 ‘돌싱 하우스’에서 펼쳐진 새로운 돌싱남녀들의 화끈한 로맨스를 앞세워 약 두 달 만에 컴백한다. 특히 이번 시즌6에서는 어느 때보다 연애와 재혼에 강한 의지를 보인 돌싱들이 ‘전투력’을 풀충전해 집결, 그 어떤 시즌보다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불도저 연애 대전’을 펼칠 예정이라 기대감이 모인다.이와 관련 ‘돌싱글즈6’ 제작진은 새로운 사랑을 향한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티저를 공개했다. 해당 티저는 ‘돌싱글즈6’에 지원한 돌싱남녀들이 출연을 확정하기 전, 제작진과 사전 미팅할 당시 촬영해놓은 영상으로, 연애에 목마른 돌싱들의 간절함을 비롯해 각자만의 매력이 잘 담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한 돌싱녀는 “아무것도 안 해보면 인생은 그대로잖아요”라고 입을 열고, 돌싱남은 “새로운 인연,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싶다”고 외로움을 호소한다. 또 다른 돌싱녀는 “출연할 기회를 주신다면 사랑에 빠져보겠습니다”라고 자기 어필에 나서는가 하면, 다른 지원자들 또한 “제 짝을 찾아서, 사랑한다는 말도 하면서”라며 행복한 미래를 그려본다. 마지막 돌싱녀는 “연애하고 싶어요”라는 짧고 굵은 한 마디로, 사전 미팅자리에서부터 ‘명대사’를 생성하며 상황을 ‘종결’한다.직후 돌싱남녀들은 ‘당신을 ‘돌싱글즈6’에 초대합니다. 룰은 단 하나, 사랑에 빠지세요’라는 초대장을 받고 하나둘 ‘돌싱 하우스’에 모인다. 이들은 “기대가 크다”, “많이 설레고, 긴장되고, 떨린다”는 소감에 이어, “미친 사랑을 한 번 해보겠다”는 포부와 함께 치열한 연애 전쟁에 돌입한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질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시즌6 돌싱남녀들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연애 대리 만족’을 선사할 것”이라며 “놀라운 비주얼과 아찔한 매력으로 완벽 무장한 새 돌싱남녀들의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한편 ‘돌싱글즈6’의 스튜디오 MC로는 이혜영-유세윤-이지혜-은지원이 뭉쳐, ‘믿고 보는’ 관전평으로 재미를 끌어올릴 예정이다.‘돌싱글즈6’는 9월 12일 오후 10시 20분 MBN에서 첫 방송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9.04 15:00
스포츠일반

[경정] 박원규, 데뷔 첫 대상 경정 우승

박원규(31·14기)가 지난 22일 미사리 경정장에서 열린 하반기 첫 대상 경정(스포츠경향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경주는 18회 차부터 32회 차까지 성적 상위자 12명이 21일 예선전(14·15경주)을 펼치며 시작됐다. 모처럼 대상 경주 예선전에서 모습을 보인 길현태·장영태·정민수 등 '1기' 노장 선수들이 몇 명이나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들은 19·40번 등 좋은 성능을 갖춘 모터를 배정받기도 했다. 예선전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14경주는 각각 1번과 2번을 배정받은 심상철과 조성인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평균 착순점(도착한 순서에 따라 차등적으로 주어지는 점수) 7.32점으로 기록이 좋은 10번 모터를 6번 길현태가 배정받았고, 그가 역습을 시도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진 15경주에서도 1위는 예상대로 박원규가 차지했지만, 인기 순위 4위였던 장영태가 입상에 성공하며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결승전 출전 명단엔 박원규·길현태·심상철·장영태·김민천·정민수가 이름을 올렸다. 결승전 주요 관전 포인트는 예선전에서도 1번을 배정받아 1위를 차지했던 박원규의 우승 가능성, 평균 착순점 7~8점 대 '최상급' 모터를 배정받은 길현태·장영태·정민수의 활약 그리고 '최강자' 심상철의 수성 여부였다. 최근 물오른 기량을 보여준 박원규가 완벽한 스타트를 해낸 뒤 '인빠지기(1번 코스 선수가 1턴 마크에서 가장 먼저 선회한 뒤 앞질러 나가는 기술)'로 일찌감치 선두 자리를 꿰찼다. 침착하게 찌르기로 안쪽을 공략한 길현태는 2위를 지켜냈다.3위 자리를 두고 접전이 펼쳐졌다. 붙어돌기로 승부수를 던진 심상철을 상대로 최상급 모터를 배정받은 장영태와 정민수가 거침없이 추격에 나섰다. 2주 1턴 마크에서는 장영태가 위협을 가했고, 마지막 2주 2턴 마크에서는 정민수가 역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심상철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박원규는 2017년 신인왕전에서 1위에 오른 뒤 처음으로 대상 경주에서 우승하며 상금 1000만원을 수상했다. 박원규는 "1번을 배정받아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힘들었지만, 출발에 집중하고 한 바퀴만 잘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수면에 나섰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원규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지만, 항상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도 전했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이번 대회는 대상경주에서 잠시 멀리 떨어져 있던 1~2기 원년 강자들이 결승전에 진출하며 본인의 기량과 노련미를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라고 관전평을 전하며 "14기로 비교적 젊은 박원규의 첫 대상경주 우승이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 하반기 남은 기간에도 선전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안희수 기자 2024.08.28 11:00
스포츠일반

허미미 꺾은 데구치, 악성 댓글 자제 당부…'누구도 의미 없는 싸움 반기지 않을 것'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허미미(경북체육회)를 꺾고 우승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데구치는 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댓글을 읽었더니 슬픈 감정이 들고,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며 '당신들이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어떤 선수도, 어떤 사람들도 의미 없는 싸움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데구치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를 겨누고 그 말을 퍼부을 필요는 없지 않나. 모든 선수는 최선을 다했고,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뛰었다'라며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캐나다-일본 혼혈 선수 데구치는 지난달 30일 허미미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장 접전 끝에 반칙승으로 포디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는데 결과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많았다. 두 선수 모두 지도를 2개씩 받은 상황에서 허미미가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지도 3개, 반칙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심판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는 '위장 공격'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송대남 필룩스유도단 감독은 본지를 통해 "한마디로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라고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데구치는 경기 뒤 지도 판정에 대해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라며 "지도 판정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지만, 유도의 다음 단계를 위해 변화해야 한다"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결승전 이후 데구치의 SNS를 향해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악성 댓글을 남겼고 이를 보다 못한 데구치가 직접 자제를 요청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01 12:05
스포츠일반

“금메달 도둑맞았다” 허미미 ‘위장 공격’, 레전드도 분노…‘지도’ 판정 논란 계속 [2024 파리]

“유도가 바뀌어야 한다.”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허미미(22·경북체육회)를 꺾고 금메달을 딴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뱉은 말이다.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데구치에게 연장전(골든 스코어) 끝에 반칙패 했다. 허미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은메달)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여자 유도 선수가 됐다.분명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한 판이었다. ‘지도’가 금메달 향방을 갈랐기 때문이다. 허미미는 정규시간 4분 동안 지도 2개, 데구치는 지도 1개를 받았다. 허미미는 연장 2분 35초가 흐른 시점, 메치기를 시도하다가 위장 공격 판정으로 또 지도를 받았다. 유도에서는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심판이 여러 상황에서 지도를 선언할 수 있다. 대개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해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거나 공격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끄는 ‘위장 공격’을 할 때 나온다. 허미미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첫 번째 지도, 위장 공격으로 2~3번째 지도를 받았다.결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위장 공격으로 판단하고, 지도를 주는 건 심판 몫이다. 다만 허미미와 데구치가 연장 들어 각각 2개씩 지도를 받은 상황이었다. 허미미는 공격하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경기 내내 “위장 공격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던 조구함 SBS 해설위원은 세 번째 지도 판정이 나오자 “이건 아닌 것 같다. 허미미 선수의 공격 횟수 자체가 (데구치와) 다른데, 어떻게 (지도가) 되나”라며 의아해했다. 조준현·조준호 MBC 해설위원도 “이게 왜 위장 공격인가요”라며 당황해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관중도 야유를 퍼부었다.의아한 판정 탓에 메달 색이 바뀐 허미미는 “판정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미정 여자대표팀 감독은 “위장 공격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원래 본인이 가진 기술이 앉아서 하는 것이다 보니 심판이 그런 판정을 한 것 같다”면서 “마지막에 주저앉은 뒤 가만히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계속 일어나서 공격하는 상황이었다. 세 번째 지도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캐나다 선수가 공격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같이 지도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승자도 찝찝하기는 마찬가지다. 데구치는 지도 판정에 관한 물음에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라며 “지도 판정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지만, 유도의 다음 단계를 위해 변화해야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팬들은 ‘지도를 피하면 이기는 스포츠가 유도냐’ ‘심판과 눈을 마주치면 금메달을 주는 거냐’라는 등 마뜩잖은 반응을 보인다. 실제 데구치는 연장 들어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손으로 무릎을 잡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여러 차례 심판을 쳐다보며 허미미에게 지도를 줄 것을 어필하기도 했다.전문가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송대남 필룩스유도단 감독은 본지를 통해 “한마디로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라고 관전평을 내놨다.결승전 입장 때부터 허미미의 금메달을 예감했던 송대남 감독은 “미미는 위장성 공격을 전혀 하지 않았다. (세 번째 지도 장면에서) 좌우로 흔들면서 업어치기를 시도했다가 왼쪽 안다리 기술이 들어간 뒤 바로 일어서지 않았는가. 상대를 회피하듯 들어가지도 않았다. 메치려고 들어갔는데, (심판이) 위장 공격으로 판단했다”고 짚었다.보는 관점에 따라 판정이 다를 수 있지만, 송대남 감독은 ‘공격에 들어가서 두 손을 다 놓치는 상황이 위장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미는 두 손으로 (상대를) 잡고 있었고, 메치려고 한 상황이었다. 데구치는 공격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면서 “미미는 석연찮은 지도를 받았다. 두 번째, 세 번째 지도 모두 위장 공격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재일교포 3세로 2021년 한국으로 귀화한 허미미는 “금메달을 따고 시상대 위에서 부르려고 애국가 가사까지 외웠는데 아쉽다”면서도 “다음 올림픽 때는 (애국가를) 꼭 부르고 싶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김희웅 기자 2024.07.30 14:27
메이저리그

[우에하라 관전평] "하나의 볼넷, 하나의 실책으로 판이 바뀌었다"

일본 야구 레전드 우에하라 고지(49)가 바라본 '서울 시리즈' 1차전 승부처는 8회 초였다.우에하라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전이 끝난 뒤 본지와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가 좋은 흐름을 끌고 왔는데 한 번 흐름이 바뀌면서 이런 경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우에하라는 미·일 통산 100승, 100세이브, 100홀드를 달성한 유일한 아시아 투수. 일본 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레전드이면서 메이저리그(MLB) 통산 95세이브를 기록한 입지전적인 선수이기도 하다.이날 다저스는 7회까지 1-2로 끌려가던 승부를 8회 초 뒤집었다. 볼넷 2개와 안타 3개 그리고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4득점, MLB 개막전 승리를 가져갔다. 볼넷-안타-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키케 에르난데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 이어 가빈 럭스의 1루수 방면 강한 타구를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포구하지 못해 점수가 뒤집혔다. 샌디에이고로선 타구가 크로넨워스의 글러브를 뚫고 외야로 흐른 게 '불운'이었다. 공식 기록은 실책. 다저스는 계속된 1사 1,2루에서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의 연속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해설위원 자격으로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우에하라는 "하나의 볼넷과 하나의 실책이 겹치면서 판이 바뀌었다"고 곱씹었다. '서울 시리즈' 1차전에선 양 팀에 포진한 일본인 선수가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는 3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1실점. 불펜 마쓰이 유키는 샌디에이고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3분의 2이닝 무실점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다저스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우에하라는 "내 후배들이지만 정말 대단한 경기를 한 거 같다"고 말했다. 다르빗슈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강판(투구 수 72개)당한 걸 두고선 "이게 MLB 방식이다. 정규시즌 162경기를 해야 하므로 보통 개막전에선 선발 투수들이 첫 등판이라는 걸 고려해 투구 수를 60~70개, 많으면 80개 정도에서 내려보낸다"고 부연했다. 이어 "(피치 클록 때문에)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니까 경기 흐름을 맞추기 어려웠다. 그러면서 실책도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서울 시리즈'는 MLB 역사상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경기다. 우에하라는 "MLB의 마케팅이기 때문에 한국의 개최가 굉장히 좋은 거 같다. 이를 통해 한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개최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MLB가 외국을 다니는 게 하나의 마케팅 그리고 플러스 야구 발전에 도움되지 않을까 한다. 정말 좋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0 22:26
배구

[윤봉우 관전평] 배구 대표팀 운영,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항저우 2022]

가장 큰 대회(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 배구의 민낯을 확인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상황. 배구인으로서 참담한 마음이다.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 4일 열린 2022 항저우 AG 8강 라운드 E조 1차전에서 중국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 배구가 AG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남자 대표팀은 지난달 22일 파키스탄과의 12강 토너먼트에서 0-3으로 패하며 이번 대회가 공식 개회하기도 전에 탈락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무려 61년 만에 빈손으로 돌아섰다. 남녀 대표팀이 AG 무대에서 동반 ‘노메달’에 그친 건 역대 최초라고 한다.남녀 대표팀 모두 최근 국제대회에서 거듭 부진한 탓에 위기의식을 갖고 항저우 AG에 임했다.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빴다.여자 대표팀은 지난 1일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베트남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현장에서 베트남의 경기를 보니, 한국 대표팀에 밀리는 포지션이 없더라. 특히 이 경기에서 최다 득점(24점)을 올린 트란 티 탄 투이는 일본 리그에서 3시즌을 뛰며 경쟁력을 갖춘 선수였다. 한국은 이전까지 중국·일본·태국만 아시아권 경쟁 상대로 삼았다. 이젠 다른 나라들의 전력도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여자 대표팀이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과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V리그에서 탁월한 선수가 등장해 대표팀에 합류하거나, 세계적인 명장이 지휘봉을 잡아도 현재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시점에서 AG에서의 전력·전술을 논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우선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중국·일본·태국은 유소년·청소년, 그리고 성인 대표팀 운영을 일원화하고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서도, 연령별 대표팀이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어린 선수들은 동경하던 선배와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을 얻는다. 성인 대표팀을 맡고 있는 감독이나 코치가 어린 선수들을 직접 보고,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선수와 직접 호흡하는 코치, 전력 분석·트레인이 전문가가 연령별 대표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독이 바뀌어도, 기존 운영 방침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대회마다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는 건 필수다. 일본 여자 대표팀의 경우, 성인 대표팀도 A·B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은 A팀, 아시아선수권과 이번 항저우 AG는 B팀이 출전했다. 한국은 지난여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아시아선수권·올림픽 예선·AG까지 강행군을 소화했다. 전력 외적인 요소도 이번 AG 메달 획득 실패에 영향이 미쳤다고 본다. 선수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더 이상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우세하다는 의식을 버릴 필요가 있다. 일부 선수는 국제대회를 치르며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 것으로 안다. 국내 무대(V리그)에서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실력 향상에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전 남자 배구 국가대표) 2023.10.06 07:00
프로농구

결과적으로 씁쓸하지만, 고개 숙이지 말길 [안덕수 여자농구 관전평]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4강전 한일전 58-81 패배는 결과적으로 보면 씁쓸한 경기였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농구경기를 복기한다면, 앞서 관전평에서 언급한 ‘경기 초반 운영’에서 밀린 것이 발목을 잡았다. 한 수 아래 전력의 팀과의 대결에선 초반에 밀리더라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전력, 혹은 강팀을 상대로 초반 기세를 내준다면 추격하는데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한다.특히 이날 경기에서 주요 장면은 2쿼터였다고 본다. 시작 후 약 4분간 0-13을 허용했다. 한국은 타임아웃 후 선수를 일부 교체하고, 동선 조정과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앞세워 놀라운 추격전을 보여줬다. 하지만 추격만 하게 되면 점점 몸이 지치고, 발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공격에서는 결국 공 없는 움직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한국의 3점슛은 15개 중 3개만 들어갔다. 일본은 32개를 던져 14개를 넣었다. 외곽 싸움이 안 된다면, 적극적인 컷인과 트랜지션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날은 공 없는 움직임이 조금 부족했다. 일본의 승부수, 요즘 농구란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한 무대였다. 일본은 1쿼터부터 풀코트 프레싱을 꺼내 들어 승부수를 띄웠다. 공수 전환에서도 선수 개개인의 깔끔한 동선이 눈에 띄었다. 반면 한국은 압박에 고전했고, 공격에서도 일본과 비교하면 정적이었다.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건 포지션별 역할이다. 요즘 농구는 ‘센터가 리바운드를 잡고, 가드가 공격을 전개한다’ 등의 틀에 박혀있지 않다. 일본은 박지수의 리바운드를 막기 위해 타카다 마키·오코예 모니카·아카호 히마와리가 박스 아웃에 집중했다. 대신 이외 선수들이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단순 기록을 넘어, 코트의 전원이 명확한 지침을 가지고 움직인 점이 눈에 띄었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농구는 올 스위치다. 이날 박지수를 마크한 타카다는 고등학교 때 가라테를 하던 선수다. 당연히 3점슛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6개의 3점슛을 던져 3개를 넣었다. 장신 선수가 2대2 플레이 후 탑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니 우리는 수비할 때 스위치를 해야 할지, 따라가야 할지 고민하다 연속 실점을 내줬다.일본이 우리보다 크고, 빠르고, 뛰어나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한국도 충분히 신장을 갖췄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인프라 차이는 분명히 있으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결국 국제대회에서의 경험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일본은 15~20년 전부터 호주·미국으로 선수들을 보내 경험을 쌓게 했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최신 농구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주위에서 ‘여자농구는 이제 안 된다. 너무 늦어버렸다’ 이런 얘기가 있지만,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헝그리 정신보다는 멘털, 체력과 힘이 더 필요하다요즘 시대에 ‘헝그리 정신’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결국 흐름, 분위기 싸움이다. 경기에서 지고 들어가면 당연히 몸은 더 무거워지고, 중요 순간에 힘을 짜낼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멘털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멘털을 잡기 위해선? 당연한 얘기지만 체력과 힘을 더 길러야 한다. 훈련 일정도 조정이 필요할 것이고, 차출 시기에 대한 조율도 손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종종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접하다 보면 마치 ‘우리만 힘들다’란 뉘앙스가 읽힌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제대회에 나선 모든 종목·국가의 코치진, 선수단이 힘든 상태다. 리그와 대표팀 일정이 빡빡한 것에 대한 핑계는 접어두자. 결국 코트에서 한 발 더 뛰는 팀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체력·힘을 길러 멘털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코트 위에서의 멘털을 잡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습관’을 기르길 바란다. 이런 습관이 강팀을 만들고, 선수들의 성장을 이끈다. 한국도 충분히 그런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다. 만회할 수 없지만, 고개 숙여선 안 된다최근 여자농구는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부정적인 시선에 놓였다. 아직 동메달 결정전이 남았지만, 그런 시선을 완전히 만회하기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표팀이 고개를 숙일 이유는 전혀 없다. 5일 북한전에서 유일하게 걱정되는 점이 이것이다. 일본전은 끝났고, 아직 대회 경기는 남았다. ‘유종의 미’라는 단어도 떠오르지만, 무엇보다 떳떳이 코트에서 고개를 들었으면 좋겠다. 이들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안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오거나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덧붙이자면, 고개를 들고 앞으로 스스로가 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길 바란다. 일본전, AG가 전부가 아니다. 농구 생활 많이 남지 않았나. 뛰어야 할 경기가 더 많다.안덕수 KBSN 스포츠 여자농구 해설위원(전 청주 KB 감독)정리=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0.04 13:30
스포츠일반

[라경민 관전평] 팀 시너지가 만든 29년 만에 AG 금메달 [항저우 2022]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 1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이자, AG에서 두 번째로 정상에 오른 쾌거였다. 1998년 방콕 대회부터 5연속 이어진 AG 중국전 패전을 끊어내기도 했다.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냈기에 더 값진 승리다. 어느덧 국제대회 경험이 많이 쌓인 한국 선수들은 외부 환경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다. 올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쌓인 자신감이 AG 무대에서도 드러났다.단체전은 기세 그리고 서로를 향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첫 번째 주자(단식 1경기)로 나선 안세영(21)의 공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BWF 랭킹 1위인 안세영이 중국 에이스 천위페이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2-0 완승을 거둔 게 이어진 경기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안세영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기술보다는 개인전보다 더 부담감이 큰 경기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이해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준 멘털을 더 높이 사고 싶다. 결승전 분수령은 복식 조가 나선 2매치였다. 이 종목 세계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 조를 맞이한 이소희-백하나 조가 2-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 획득에 다가섰다.천칭천-자이판 조는 현재 여자복식 최강이지만, 경기가 안 풀릴 때 급격히 무너지는 단점이 있다. 단식 1경기에서 천위페이가 패한 탓인지, 경기 초반부터 두 선수 표정에 긴장감이 엿보이더라. 경기가 꼬였을 때는 서로 독려하며 평정심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 두 선수(천칭전·자이판)가 동갑(1997생)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반면 이소희와 백하나는 한 선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거듭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고, 2000년생 백하나보다 6살 많은 이소희가 파트너이자 후배(백하나)의 강점인 파워(스매시)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잘 지원했다. 그렇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가며 상대가 보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두 선수가 선전하며 승리까지 거둔 덕분에 세 번째 주자(단식 2경기)로 나선 김가은도 ‘꼭 이겨야 한다’라는 압박감을 갖지 않고 허빙자오를 상대해 승리(스코어 2-0)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게 팀워크다. 남자 대표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지난달 30일 열린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인도해 2-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약체’라는 저평가 속에서 동메달을 따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이윤규와 조건엽이 분투하며 희망을 안긴 점이 인상적이었다.대표팀 내 경쟁과 화합 시너지는 국제대회에서 매우 중요하다. 남자 대표팀이 좋은 출발을 보여주며 좋은 기운을 안긴 덕분에 여자 대표팀도 힘을 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김학균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선수로 국제대회를 많이 치렀고, 오랜 시간 대표팀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김학균 감독은 성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뿐 아니라 선수 개별 심리 파악도 능한 것 같다. 세대교체로 침체기가 있었던 한국 배드민턴이 부흥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종목별 개인전이 남았다. 단체전 성과로 부담감을 털어낸 만큼 이제 개인의 명예와 국위선양을 위해 뛰어주길 바란다.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2002 부산 AG 혼합복식·여자복식 금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배드민턴 대표 레전드. 2023.10.04 08:02
프로야구

8회 실점에 분위기 넘어가…'추가합격' 윤동희, 3안타로 이유 증명했다 [야구 박용택 관전평]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4로 패했다. 비록 영봉패했지만,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선발로 나온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4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투구를 마쳤다.실점은 총 두 차례 나왔다. 1회 말 대만 선두타자인 쩡종서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문동주는 후속 타자 린즈웨이와 린리를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2사 후 유리한 카운트에서 4번 리안커에게 던진 변화구가 실투성 높은 코스로 들어간 게 3루타가 돼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어 4회 말에는 1사 후 리안커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우녠팅이 볼넷을 얻어 문동주를 압박했다. 문동주는 리하오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션하오웨이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허무하게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제 역할을 다 해줬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이어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올라왔을 때 위기 상황도 있었다. 문동주에 이어 5회 말 등판한 박세웅은 선두 타자 린즈하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3루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해 이닝을 마치는 듯 했지만, 2사 후 린즈웨이에게 사구를, 린리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맞았다. 대량 실점 위기를 최지민(KIA 타이거즈)이 잘 막아줬다. 그 다음 이닝에도 위기가 찾아 왔지만, 박영현(KT 위즈)이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6회 말 2사 2·3루 위기에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다만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고우석(LG 트윈스)가 8회를 막은 후 2점 차 점수를 지키면서 마지막 이닝을 맞이해야 했다. 그러나 2루타와 사구, 2타점 적시타로 2실점이 더해지면서 경기 분위기가 대만으로 완전히 넘어간 점이 아쉽다. 투수진에 분전한 선수가 많은 것과 달리 결과적으로 오늘 타선은 못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대표팀의 대만전 빈공에서 키 포인트는 강속구 투수 공략 실패에 있다. 이날 경기 대만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모두 빠른 공 위주 투구를 가져갔다. 대신 변화구가 위력적이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타자들로서는 처음 보는 투수들의 변화구였는데, 낯선 상황이었는데도 변화구에 헛스윙이 많이 나올 정도로 위력적인 공들이 아니었다.그래서 대만 마운드 공략의 핵심은 빠른 공이었다. 그들이 던지는 카운트 잡는 빠른 공에서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우리 타자들이 그 빠른 공을 지켜보기만 하거나, 계속 스윙 타이밍이 늦어 파울 타구가 연이어 나왔다. 빠른 공을 해결하지 못한 게 결국 타선 흐름을 답답하게 만든 것 같다. 비록 패했지만 2경기 연속 활약해준 윤동희(롯데)의 성적은 짚을만 하다. 경기 초반 대표팀 타선이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 소속)을 상대로 꽁꽁 막혀 있을 때, 정말 잘 맞은 타구를 두 개나 만들어냈다. 여기에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생상, 총 3안타를 때려냈다. 윤동희는 이번 대표팀에서 마지막까지 정말 많이 고민해 뽑아 합류하게 된 선수였다.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왜 그를 뽑아줬는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윤동희 외에도 최지훈(SSG 랜더스)도 타석에서 계속 보여주는 모습이 좋았다. 노시환(한화 이글스)도 어제 경기 네 타석에 나와 출루와 장타를 기록했다. 1회 초 볼넷을 기록했고, 8회 때는 중견수 쪽 2루타도 하나 쳐냈다. 사실 이번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인 만큼 좀 더 큰 타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있었다. 그래도 나름 계속해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하는 역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쉬운 선수를 굳이 꼽자면 리드오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다. 오늘 경기에서 결과적으로 뭔가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 있었다. 결국 출루하지 못했다. 강백호(KT) 역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은 조금 있었다. 두 선수에게 책임이 있다기보다는, 그만큼 기대가 큰 선수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정리=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3 05:57
프로농구

박지수 빈자리, 김단비·박지현·이해란이 채워…8강은 강이슬 터져주길 [여자농구 안덕수 관전평]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를 3연승으로 잘 마무리해줬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북한과도 붙었지만, 그 과정으로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1일 대만전에서 핵심은 박지수(청주 KB)의 결장이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그 부분을 경기 시작부터 잘 인지하고 뛰어준 것 같다. 박지수가 비어 생긴 높이 공백을 잘 메웠다. 진안(부산 BNK)이 그 자리를 맡았고, 박지현과 김단비(이상 아산 우리은행) 등도 신장 측면에서 경쟁력이 나쁘지 않았다.물론 좋은 내용만 봤던 건 아니다. 대만전뿐 아니라 세 경기 통틀어 반복되는 문제가 전반 경기력이다. 중위권 팀 상대가 아니라강팀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중국 상대로도 이렇게 흐른다면 쉽지 않다.1쿼터 중반 9-16까지도 리드를 내줬다. 흐름이 넘어갈 수 있던 상황에서 박지수는 없었지만 김단비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 앞서 북한전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준 이해란(용인 삼성생명)도 다시 한 번 교체 멤버로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해줬다. 자유투도 넣었고, 본인에게 주어진 제 역할을 해내며 팀 득점에 이바지했다. 2쿼터 초반에는 3점 슛까지 넣어줬다. 이해란의 존재가 대만전 초반의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꾸준히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한 경기였다.이해란의 활약에도 전반을 45-37로 마쳤다. 경기력에 비하면 리드가 크지 않았다. 북한전과 마찬가지로 발동이 늦게 걸렸던 셈이다. 게다가 3쿼터 초반에도 시작하자 마자 연속 4실점했다. 이것 역시 상대가 쫓아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돌아봐야 한다.늦은 페이스는 앞으로도 한국 대표팀의 과제다. 오늘 열리는 필리핀과의 8강전, 그리고 4강에 올라갈 시 만날 게 유력한 일본팀 상대로는 초반부터 빠르게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 전반전에 페이를 끌어올리고, 후반에 상대가 다급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는 게 우리 대표팀의 첫 번째 과제다.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게 되지만,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정선민 감독도 대표팀이 원하고자 하는 페이스를 초반부터 잘 가져가지 못했다고 돌아본 바 있다. 선수들도 감독이 무엇을 의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코트에서 분명히 책임감 가지고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3쿼터 페이스가 올라온 시점부터는 팀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 3쿼터 초반 4점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불안했지만, 그 이후 플레이가 좋았다. 제일 중요했던 건 김단비가 3점 2개를 꽂으면서 흐름을 가져온 장면이다. 거기서부터 한국 대표팀이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고 본다. 4쿼터 마무리도 좋았다. 박지현 등 젊고 1m80㎝가 넘는 선수들이 공격뿐 아니라 속공 참여, 궃은 일 등을 잘해줬다. 이해란도 마지막까지 잘 활약해줬다. 강팀을 상대로도 이런 플레이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나 싶다. 20점 차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는 선수들 체력을 관리하면서 잘 마무리하더라. 8강을 위해 로테이션으로 기용하는 체력 관리가 돋보였다.조별 예선을 총평하자면, 그래도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예선 세 번의 경기 보면서 긍정적인 요소 많이 봤다. 정선민 감독과 선수들이 그동안 대표팀에서 많은 아픔을 극복하고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표정에서 느껴졌다. 위기를 기회로 가져오려 하고, 득점 기회를 만들려고 하고, 파이팅 있는 모습과 간절한 마음이 보였다.오늘 만나는 8강 상대 필리핀 대표팀은 지난 박신자 컵 때 국가대표가 참가한 적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필리핀의 센터가 1m93㎝ 정도 된다. 필리핀은 최근 아시안컵에서 7위~8위를 하다 근래 5위에 올랐던 팀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방심은 절대 하지 않을 거다.그래도 첫 번째, 공격보다는 본인이 좋아하는 수비로 턴오버를 유발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이지 슛으로 점수 차를 벌리면 경기를 쉽게 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농구를 발휘할 수 있을 거다. 8강에서 체력 관리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체력뿐 아니라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좋은 방향을 살피면서 4강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MVP(최우수선수): 박지현세 경기보면 박지현의 플레이에는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다. 북한전에서 커트인도 그렇고 앤드원도 좋았다. 작년까지 프로 무대에서 커리어를 돌아보면 매년 단점을 지우고 가는 선수가 바로 박지현이다. 외곽 슛도 좋다. 박지현은 이번 대표팀 농구에도 잘 녹아들고 있다. 박지현이 지금처럼만 해주면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거다. 본인이 해주고 있는 궂은 일, 간간이 터지는 3점, 아이솔레이션에서 나오는 1대1. 이런 모습들에서 김단비와 스타일이 많이 비슷해졌다. 치고나가는 부분과 딥 3와 개인 1대1, 리바운드 등이 김단비와 비슷해졌다. 박지현이 또 한 번 이런 놀라운 성장을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다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김단비가 은퇴 후에도 박지현이 키플레이어를 해줄 거다. 이런 모습 계속 보여주면 좋겠다.박지현은 소속팀 위성우 감독에게 가장 많이 혼나는 선수기도 하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은 내게 '지현이를 지금 성장시켜야 한다. 연차가 찬 후에는 지금처럼 빠르게 키울 수 없다'고 설명해줬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들 하지 않나. 위 감독은 박지현을 우리은행 선수일 뿐 아니라 한국 여자농구를 위한 자원이라 생각해 키우는 것 같다. 나 역시 KB 사령탑을 맡을 당시 '신인' 박지수를 'KB의 박지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박지수'라 생각하고 키웠다. 위 감독 역시 우리은행과 대한민국 모두의 박지현을 위해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주목할 선수: 강이슬(청주 KB)앞서 김단비가 3점 슛 2개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했다. 8강과 4강에서는 강이슬에게도 이 모습이 나와줘야 한다.김단비만으로도 물론 언제든 제 몫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강이슬은 대한민국의 대표 저격수, 간판 슈터다. 림으로부터 멀리 있을 때에도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롱 슛을 지닌 선수다. 한 마디로 말해 우리 대표팀이 스페이싱, 즉 공간 활용을 많이 가져가려면 어제 김단비와 같은 외곽 활약이 필요하다. 강이슬이 중요할 때 외곽 슛을, 특히 4강전에서 터뜨려 줄 필요가 있다.강이슬은 타고난 슈터다. 그리고 속공을 달려줄 줄 안다. 그는 1쿼터 초중반부터 본인만의 경기 감각으로 외곽 슛을 꽂는다. 또 이를 통한 드라이브인도 잘하는 선수다. 포워드 수준의 신장이라 리바운드 참여도 잘한다. 세 가지 요소에서 강이슬이 조금만 더 집중해준다면 좋겠다.우리 대표팀에는 물론 강이슬 외에도 김단비, 이경은(인천 신한은행), 박지현 등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많다. 하지만 이대로는 다른 선수들이 할 게 너무 많아진다. 강이슬의 플레이에 다른 선수들이 쏠리게 된다면 다른 네 명이 할 수 있는 농구가 정말 많아진다. 패스의 길도 더 많이 보여지게 될 거다.그래서 강이슬이 해줘야 할 건 온볼보다 오프볼에서의 움직임이다. 강이슬의 기량이라면 캐치 앤 슛, 캐치 앤 드라이브인으로 득점을 가져가거나 속공 상황에서 박지수, 박지현, 김단비에게 리바운드를 잘 해줄 수 있다. 박시주의 장점 중 하나가 숏 패스(아울렛 패스)다. 강이슬이 박지수로부터 시작되는 속공에 참여한다면 대표팀은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안덕수 KBSN 스포츠 여자농구 해설위원(전 청주 KB 감독)정리=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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