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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연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 들면 은퇴" 1+1년 마지막 시즌 앞둔 42세 최형우

베테랑 최형우(42·KIA 타이거즈)가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다.최형우는 22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예전에도 얘기했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뛸 거"라면서 "그러다 보면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굳이 뭔가 결과를 신경 쓰고 하기보다는 하던 대로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최형우는 지난해 1월 KIA와 1+1년 총액 최대 22억원(총연봉 20억원, 옵션 2억원)에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게약을 했다. 2025년 계약은 2024년 옵션 충족에 따라 자동 연장됐는데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상황에 따라 선수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도 있다. 최형우는 "지금은 선수로서 계속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은퇴를 정하지 않았지만, (2025시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은퇴할 생각도 있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마음을 비운지 오래됐다. 그렇게 하다가 결과가 따라오면 계속 연장할 의향도 있고…당장 은퇴하고 싶은 그런 건 없다"며 "제 몸 상태나 위치나 여러 가지를 보고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만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하면 다시 또 하는 거"라고 부연했다.은퇴를 생각하는 건 역시 몸 때문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적지 않은 나이. 최형우는 1군 스프링캠프에 앞서 몇몇 후배들과 괌에서 미니 캠프를 소화했다. 그는 "(이전과) 똑같이 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몸이 안 올라오더라.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어바인에 도착한 뒤) 계획했던 건 바로 전력으로 하는 거였는데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아서 좀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해야 할 거 같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최형우의 생산성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엔 116경기에 출전, 타율 0.280(425타수 119안타) 22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다. 해결사 본능(득점권 타율 0.331)을 앞세워 3년 만에 시즌 100타점 고지를 정복했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는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쓸 거"라면서 "지명타자로 수비를 안 하면 작년의 성적 정도는 충분히 올릴 수 있지 않을까. 다른 것보다 찬스에서 타점 능력을 갖춘 건 최형우가 가장 뛰어난 부분이기 때문에 얘길 하면서 잘 준비 시켜야 할 거 같다"고 신뢰를 내비쳤다. 김도영을 3번 타자로 낙점한 이범호 감독은 그의 뒤를 받치는 4번 타자를 고심 중인데 최형우는 그 후보 중 하나이다.최형우는 "(4번을) 하라면 하는데 그 친구(패트릭 위즈덤)가 잘해서 4번을 맡아주면 좋다"라며 웃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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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원태인·안우진·김도영...'KBO리그산 빅리거' 명맥 이을 후보

2010년대는 'KBO리그산' 메이저리거가 쏟아진 시기다. 2012년 12월 류현진(38·현 한화 이글스)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리그 대표 '거포 유격수'였던 강정호(38·은퇴)도 2015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다. 2016시즌엔 '타격 기계' 김현수(37·현 LG 트윈스), 홈런왕 박병호(39·현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해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호령한 이대호(43)와 오승환(43)도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향했다. 류현진과 '좌완 트로이카'를 구축했던 김광현(37)과 양현종(37)은 각각 2020년과 2021년 미국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20시즌 30홈런을 기록한 김하성(30)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KBO리그산 '야수' 빅리거 명맥을 이었고, 2022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을 해내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된 이정후(27)도 2023년 12월, 포스팅으로 MLB 팀과 계약한 역대 아시아 야수 중 가장 많은 몸값(6년·1억1300만 달러)을 받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미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에는 KBO리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2022~2024)를 해낸 김혜성(26)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예비 빅리거로 기대받는 선수도 많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 위즈)가 대표적이다. 이정후와 함께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기대받은 선수로 2022·2023시즌은 부상 탓에 부진했지만, 2024시즌 타율 0.289·26홈런을 기록하며 재기했다. 강백호(26)는 지난해 11월, 김혜성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2025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홀가분하게 거취를 정할 수 있다. 강백호는 2022년까지 류현진·김하성 등 빅리거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에이스펙) 소속이기도 했다. 2024시즌 공동 다승왕(15승)에 오른 선발 투수 원태인(25·삼성)도 더 넓은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선수다. 그도 2025시즌 1군 등록 일수(145일)를 채우고 소속팀 허락을 받으면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 연말 시작식에서 "포스팅은 할 생각이 없다. 다만 향후 2년 동안 발전, FA 자격을 얻었을 때 내 기량이 충분하다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고 했다. 원래 일본 리그를 선호했는데, (지난해 3월) 서울시리즈(다저스-샌디에이고)를 겪으며 미국 무대로 생각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태인만큼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안우진(26)이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과 구위, 슬라이더 퀄리티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다만 안우진은 3시즌 더 등록 일수를 채워야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그가 복귀해 공백기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2028시즌 이후 가능하다. 2024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 타이거즈),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22·한화 이글스), 2003년생 특급 신성들도 MLB 진출을 예약했다. 특히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해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5경기에서 타율 0.412·3홈런·10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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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KBO 총재 신년사...공정성 제고·국제 경쟁력 강화·팬 서비스 확대 강조

허구연(74)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6일 2025년 신년사를 전했다. KBO리그는 2024시즌 OTT 중계, ABS 도입 등 큰 변화를 맞이했다. 야구 관련 쇼츠(짧은 동영상) 콘텐츠가 활성화되며 잠재 팬이 유입됐고, 공 판정 관련 공정성 논란이 줄어들며 호흥을 얻었다. KBO리그는 2024시즌 출범 42년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을 했다. 야구 부흥을 이끈 공을 인정받은 허구연 총재는 지난달 열린 일구회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1000만 관중에 도취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2025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KBO리그 발전 방향을 강조했다. 허구연 총재는 우선 "리그의 근간인 공정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S 시스템을 고도화해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퓨처스리그에도 ABS 시스템을 확대 도입해 리그의 신뢰를 더해 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KBO리그에는 신규 비디오 판독 장비를 도입하여 정밀한 판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경기 진행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피치클락 시스템을 도입하여 세계 야구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국제 경쟁력 강화도 강조했다. 허구연 총재는 "2024년 국가대표팀의 일관된 비전과 브랜드 구축을 목표로 기획된 'K-BASEBALL SERIES'의 일환으로 국가대표팀 교류전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철저히 대비해 국제 대회에서의 성적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시작된 KBO 국제 교육리그를 운영하여 유망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하고 해외 야구 사무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미래 야구 인재 발굴과 글로벌 야구 생태계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팬 서비스 확대 방침도 밝혔다. 허구연 총재는 "팬 중심 마케팅 및 경험 다각화 팬 여러분과 더 가까워지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대중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 콜라보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야구장 안팎으로 팬들과 만나는 기회를 확장하겠다"라는 계획도 전했다. 중계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특수 카메라 장비 도입과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 KBO 중계 방송 품질을 한층 높이면서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팬들에게 더 즐거운 콘텐츠를 선사할 방침도 밝혔다. 더불어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영화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색다른 야구 시청 경험을 선사하고, 시각장애인 중계 음성 지원 사업을 지속하여 더 많은 팬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과 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구연 총재는 "KBO는 2025년에도 이러한 성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지속 가능한 천만 관중 기반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겠다. 겸손한 자세로 팬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이닝을 이어가겠다. 프로야구의 산업화를 가속화하여 양적·질적으로 탄탄한 리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라고도 재차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2025.01.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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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강민호, 도전은 계속 "이제는 후배들과 경쟁하는 처지, 더 높은 곳 바라본다" [IS 인터뷰]

"이제는 후배들과 경쟁해야죠."한국 최고의 포수 자리에 올랐지만 멈추지 않는다. 강민호(40·삼성 라이온즈)가 40세가 되는 2025년, 다시 한 번 높은 곳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는 2024년 많은 것을 이뤘다. 봄(3월)엔 KBO리그 2238번째 경기에 나서며 리그 최다 출전 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가을(10월)엔 그토록 고대하던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데뷔 21년 만에 밟았다. 겨울(12월)엔 포지션별 리그 최고의 선수가 받는 골든글러브(포수)를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강민호는 "올해 (생애 첫) KS라는 좋은 경험을 했고, 좋은 상(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데 좋은 원동력이 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2025년은 강민호에게 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데뷔 처음으로 가장 높은 무대(KS)에 선 경험을 발판 삼아 이번엔 왕좌에 도전한다. 강민호는 지난해 KS를 마치고 "KS에 오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오니까 더 큰 꿈(우승)이 생긴다. (준우승을 해서) 많이 분한 마음이 있다. 은퇴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더 큰 욕심을 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새 시즌 준비 잘해서 마지막 피날레를 좋게 하고 싶다"며 높은 곳을 바라봤다. KBO리그 최초의 역사에도 도전한다. 2025년은 강민호의 세 번째 자유계약(FA) 마지막 해다. 매 시즌 꾸준히 출전 기록을 이어온 지금의 페이스라면 강민호는 올해를 마치고 네 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FA 계약을 3번 맺은 선수는 강민호와 송진우(58), 조인성(49·이상 은퇴) 등 6명이 있었지만, 4번이나 자격을 얻어 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없다. 강민호가 첫 사례에 도전한다. 강민호는 여전히 삼성의 주전 포수이자, KBO리그 최고의 안방마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삼성 포수 중 가장 많은 경기(136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수비 이닝(803이닝)을 소화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도 "강민호의 뒤를 이을 포수를 육성하는 게 시급한 문제다"라고 말할 정도로 팀 내 강민호의 위상은 굳건하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13년째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양분하면서 최고 자리에 군림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철인'의 모습까지 갖춘 그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강민호는 "(네 번째 FA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어느덧 불혹에 접어들었다. 포수는 체력적인 소모가 많은 포지션이라 풀타임 출전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강민호는 "마음 같아서는 FA를 하고 싶지만, '당연하게' FA를 신청할 수 없는 위치다"라면서 "이제는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라며 그에게도 주전 안방 자리가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다"라고 말한 그는 "(삼성에서는) 지난해 이병헌(26)이 많이 성장했다. 올해 경험을 더 쌓아서 삼성의 안방을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리그 포수들에 대해서도 "(골든글러브 경쟁자) 박동원(35·LG 트윈스)도 많이 치고 올라왔고, 김형준(26·NC 다이노스) 등 젊은 포수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어 기대가 된다"라며 "나도 이들과 같이 경쟁하는 입장에서 훌륭한 자극제가 된다"라고 흐뭇해 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이들과의 경쟁을 피할 생각이 없다. 은퇴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경쟁력이 있다면 끝까지 하는 게 맞다"라고 강조해 온 그다. 강민호는 "후배들과 열심히 경쟁하다보면 시너지도 많이 받지 않을까. 이를 원동력 삼아 올해 또 힘내 보겠다"라며 "이젠 'KS를 경험한 선수'가 아닌, '우승한 선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싶다. 열심히 해서 골든글러브도 다시 한 번 받아보는 게 목표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5.01.0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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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13살 열정 소년·6살 야구 신동, 삼성을 '구·원' 할 20년 지기 에이스

삼성 라이온즈엔 두 명의 '푸른 피 에이스'가 있다. 원태인(24)은 배영수의 뒤를 이어 마운드 위에서, 구자욱(31)은 이승엽의 혼을 이어받아 타석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6세 야구 신동'과 '13세 열정 소년'으로 처음 만난 두 선수는 20년이 지난 2025년, 삼성의 왕조를 함께 일으키고자 한다. 2024년, 날 때부터 '푸른 피'였던 두 선수는 '푸른 용의 해'의 주인공이었다. 두 선수는 각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맹활약한 끝에 삼성을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올려놓았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두 선수는 연말 시상식에서 투수와 타자가 받을 수 있는 각종 타이틀을 싹쓸이하며 올 시즌의 활약을 보상받았다. 지난 시즌 15승을 거두며 생애 첫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은 "주장 자욱이 형이 팀을 잘 이끌어 주신 덕분에 처음으로 KS까지 올랐다. 오래전부터 인연을 쌓아 온 형과 함께 가장 큰 무대에 선 것만으로 정말 꿈만 같다"라며 웃었다. 구자욱 역시 "(원)태인이와는 팀의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이다. 같이 좋은 무대에 올라 기뻤다"고 말했다. 20년 전 야구 신동과 열정 소년두 선수의 첫 인연은 20년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자욱이 원태인의 아버지인 원민구 감독이 이끌던 경복중 야구부에 들어가면서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6살이었던 원태인은 '야구 신동'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그때 원태인이 스케치북에 그린 '미래의 삼성 라인업'에 구자욱이 들어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원태인에게 당시의 에피소드를 묻자, 그는 "하나도 기억 안 난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2019년) 내가 삼성에 입단할 때 (구)자욱이 형이 '어렸을 때 엄청 까불더니 넌 이제 죽었어'라고 장난쳤는데, 난 기억이 없다. 어렸을 때 내가 자욱이 형 머리를 방망이로 툭툭 쳤다고 하더라. 형이 '일부러 기억 안 나는 척한다'고 하는데 정말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일곱 살 형인 구자욱은 원태인의 성장기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여섯 살, 그 어린 나이부터 형들이랑 같이 야구하고 싶다고 울고불고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한 그는 "둘 다 대구에서 쭉 자라다 보니 트레이닝 센터에서 가끔 보곤 했다. 어릴 때와는 달리 중·고등학생 땐 숫기가 많이 없더라. 쭉 지켜봐 온 태인이와 같은 팀이 되니 감회가 남달랐다"라고 돌아봤다. 세월이 흘러 두 선수는 운명처럼 한 팀에서 만났다. 구자욱은 "(원)태인이가 고등학교(경북고) 때 야구를 엄청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기대했다. 대구에서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당연히 삼성에 1차 지명 선수로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원태인은 "먼저 팀에 자리 잡은 구자욱·김상수 형을 보면서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땐 어떤 생각으로 라인업을 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도 잘했던 형들이라 어린 내 눈에도 그래 보이지 않았을까. 이렇게 (자욱이 형과) 같이 뛰고 있는 게 꿈만 같다"라며 웃었다. 포스트 이승엽·배영수, 푸른 피의 숙명나이 차는 있지만, 두 선수는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신인 시절부터 에이스 기대를 받으며 성장했고, 남들보다 더 엄격한 잣대 속에 부담감을 이겨내며 그라운드를 누벼왔다. 원태인은 "에이스란 칭호에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라운드에서 티를 잘 안 내려고 할 뿐,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럴 때마다 자욱이 형이나 민호 형이 많이 도와주신다. '앞으로 더 힘들텐데 지금 겪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편하게 하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형들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먼저 걸어온 길이기에 구자욱도 이러한 부담감을 잘 알고있다. 구자욱은 "어린 시절엔 아무것도 모르고 야구했지만,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님이나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 박석민(현 두산 코치) 등 좋은 선배들을 만나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내가 받았던 영향과 생각을 후배들에게 많이 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구자욱은 최근 원태인에게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구자욱은 "태인이가 아직 어리지만, 타 선수에게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잘 컸다'라고 생각이 든다"라면서도 "태인이는 삼성을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인재다. 더 좋은 리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자욱이 형이 원래는 다른 사람한테 쓴소리를 잘 못하신다. 하지만 주장이 되니 달라지더라. 원팀이 되기 위해 악역도 마다하지 않으신다"라며 "(투수조에서) 그런 역할을 내게 당부하신다. 이제 나도 후배들이 많아졌다. 쓴소리도 하면서 후배들을 잘 이끄는 선수가 돼야 하는 위치라는 걸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20년 지기 에이스가 꿈꾸는 2025년함께 성장한 20년. 이제 두 선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준우승의 기쁨을 맛본 원태인은 "새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좋은 선배가 되어 팀원들과 함께 마지막에 웃고 싶다"며 "연말에는 시상식 다니느라 바빴는데, 몸은 힘들지만 기분은 엄청 좋더라. 올해도 바쁜 연말 보낼 수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장을 하면서 좋은 팀 문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제 조금씩 정착하는 중인 것 같다. 선수단 전체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스마트한 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태인이와 함께 올해도 1승, 1승 최선을 다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5.01.0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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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떠나 MLB 진출 노리는 하트 "양키스 등 5개 팀 이상 관심"

미국 메이저리그(MLB) 복귀의 꿈을 안고 NC 다이노스와 재계약을 포기한 카일 하트(33)가 MLB에서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미네소타 트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하트에게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다. 하트는 2024년 KBO리그 26경기에서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한 최고 투수였다. KBO 수비상(투수 부문)에 이어 득표율 41.3%로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KBO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감독·코치 등 현장과 미디어 관계자의 투표를 통해 두 번 모두 '최고 투수'로 뽑혔다. 개인 타이틀은 탈삼진 1위(182개) 하나뿐이지만, 감기 몸살 등 컨디션 저하로 자리를 비우기 전까지 투수 4관왕에 도전했다. NC와 하트의 작별 분위기는 어느 정도 견지됐다. 하트가 빅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는 데다 MLB 복귀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하트의 MLB 통산 성적은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15.55에 그친다. NC는 하트와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다. 임선남 NC 단장은 "하트 측과 연락은 계속 주고받고 있지만 회신 속도가 느리다. 아무래도 미국 진출 의지가 큰 거 같다"라며 재계약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NC는 이후 새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의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하트 선수의 미국 복귀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미국 무대에서 성공을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1992년생 하트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왼손 투수 이점을 안고 있다. 또한 KBO리그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디애슬레틱은 "한국에서 경험을 쌓은 왼손 투수 하트는 MLB FA 시장에서 5선발 또는 롱릴리프 요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빅리그 보장 계약이 유력한 가운데, 결국 계약 기간과 총액 등이 관건이다. 하트가 MLB 계약을 따내면 NC는 드류 루친스키-에릭 페디에 이어 3년 연속 외국인 에이스를 MLB로 역수출하게 된다. 이형석 기자 2025.01.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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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기적 반전, 축구 아시안컵 내분 악몽 [2024 스포츠]

2024년도 스포츠 현장에선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 쏟아졌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말~8월 초, 우리 태극 전사들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뒤로 하고 짜릿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KBO리그는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 인기 스포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KIA 타이거즈는 '김도영 신드롬' 속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반면 한국 스포츠의 어두운 민낯도 드러났다. 아시안컵에서 선수단 내분 사태가 터졌고,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체육계 반대에도 각각 3선, 4선 도전을 선언했다.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체육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① 金 13개, 파리의 기적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21개 종목 선수 144명의 '소수 정예'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금 13개, 은 9개, 동 10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에서 기록한 단일대회 최다 금메달과 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 금메달 목표치도 5개에 불과했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고 기적을 연출했다. 오상욱(펜싱) 김예지(사격) 등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고, 안세영(배드민턴) 신유빈(탁구) 박혜정(역도) 반효진(사격) 박태준 김유진(이상 태권도) 등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 피'의 에너지가 넘쳤다. ② 아시안컵 악몽, 선수단 내분에 클린스만 경질한국 축구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강으로 평가된 스쿼드를 이끌고도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아시안컵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특히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시간에 주장 손흥민과 후배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고, 이강인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재택근무 논란'에 성적 부진까지 겹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했다. ③ 안세영 폭탄 발언, 체육 개혁 요구 분출"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세영이 8월 5일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라 체육계에 몰고 온 파장은 더욱 컸다. 이는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부당한 관행의 개혁 요구로 이어졌다. 비 국가대표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 폐지,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에 대한 선수 결정권 존중 등의 시정명령 조처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체육계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④ 프로야구 꿈의 1000만 관중 돌파2024 KBO리그는 정규시즌 총 720경기에 총 1088만7705명이 입장했다. 전체 일정의 79.5%를 소화한 8월 18일에 종전 최다였던 2017시즌 840만688명을 돌파했다. LG 트윈스는 139만7499명이 입장, 2009년 롯데 자이언츠가 세운 역대 한 시즌 단일구단 최다 홈 관중(138만18명)을 경신했다. 류현진의 국내 복귀와 함께 한화 이글스는 역대 최다 47회 홈 구장 매진을 달성했다. 특히 20~30대 여성 팬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치열한 순위 싸움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숏폼'(짧은 영상) 영상 게재를 허용한 것도 야구 인기 증가의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3선 도전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11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을 비롯해 8명을 수사 의뢰했다. 문체부는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고, 경찰과 검찰은 대한체육회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을 압수수색했다. 체육회를 '사유화'한다는 비판 속에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이 회장은 지난 24일 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그는 여론이 자신을 악마화한다면서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나. 제가 여기서 그냥 물러나면 모든 것을 인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열린다. ⑥ 홍명보 선임, 정몽규 4선 도전 논란대한축구협회가 지난 7월 홍명보 당시 프로축구 울산 HD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자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현직 K리그 감독을 국가대표팀으로 불러낸 것도 문제인데, 박주호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은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2013년부터 축구협회를 이끌어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4선 도전 의사를 밝힌 정 회장은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와 3파전으로 경선을 치른다. 정 회장은 2031 아시안컵·2035 여자월드컵 유치,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⑦ KIA 타이거즈 포효, 김도영 신드롬 KIA가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에 하차했지만, 이범호 타격 코치가 지휘봉을 물려받아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수습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3루수 부문)를 수상하며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최소 경기 100득점과 30홈런-30도루 등 각종 기록을 달성하며 구름 관중을 몰고 왔다.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도영아 너 때문에 산다)'라는 응원구호는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유행어였다. ⑧ 54세 최경주, KPGA 투어 최고령 챔피언최경주가 지난 5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 1970년 5월생인 최경주는 종전 최상호(당시 50세 4개월)가 갖고 있던 KPGA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최경주는 7월에는 시니어오픈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 시니어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한편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대상·최저타수상 등 3관왕에 오른 윤이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통과, 미국 무대 진출을 알렸다. ⑨ 한국 축구, 40년 만의 올림픽 출전 불발황선홍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지난 4월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와 승부차기 끝에 10-11로 져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황선홍 감독은 2년 6개월의 준비 시간을 갖고도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황 감독은 이후 강등 위기에 처한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신태용 감독은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격파했지만, 끝내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 뜻은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 A대표팀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진출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⑩ K리그 양민혁, EPL 손흥민과 한솥밥 2006년생 양민혁이 한국 선수로는 이영표와 손흥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토트넘에 입단하게 됐다.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주장 손흥민이 양민혁의 훈련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도 공개됐다. 시즌 전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따낸 양민혁은 다시 한 달 만인 지난 7월 EPL 토트넘 입단을 확정했다. K리그1 38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12골 6도움을 올렸고,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내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EPL) 데뷔를 노린다. 이형석 기자 2024.12.3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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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박성한 성장, LG 오지환 "어린 선수들과 경쟁, 나도 내년에는..."

LG 트윈스 오지환(34)이 후배들을 바라보며 내년 시즌 명예 회복을 꿈꾼다. 오지환은 올 시즌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10홈런 59타점에 그쳤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5월 말 오른 손목 신전건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회복 후 2군에서 수비 훈련을 하다가 왼쪽 햄스트링 근육을 다쳤다. 2023년 11월 "우승팀 LG의 주장 오지환입니다"라고 목청껏 외쳤지만, 올해 4월 부담 속에 스스로 완장을 내려놓기도 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부상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라고 돌아봤다. 이런 부진 탓에 오지환은 2024 골든글러브(GG) 투표에서 고작 2표(0.7%)를 얻는 데 그쳤다. 2년(2022~2023년) 연속 유격수 GG를 품에 안았지만, 이번에는 체면을 구겼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가 154표로 생애 첫 GG를 수상했고, 국가대표 유격수 박성한(SSG 랜더스)이 118표(41%)로 뒤를 이었다. 유격수 부문 GG 후보는 총 7명. 오지환은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8표) NC 다이노스 김주원(3표)에 이은 공동 5위(한화 이글스 이도윤·2표)였다. 그런데도 오지환은 GG 시상식에 참석했다. 오지환은 "(박)찬호와 (박)성한이 중 누가 골든글러브를 받더라도 축하하려고 참석했다"라며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한 시즌의 마지막 행사 아닌가.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직접 꽃다발을 사서 행사장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내게 꽃다발을 주려고 무대에 오른 오지환 선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멋지다. 이렇게 좋은 선배를 보며 나도 더 좋은 선배가 되는 법을 배운다"라고 놀라워했다. 오지환이 GG 시상식에 참석해 '초심'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그는 "후배들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자리였지만 내게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한 올 시즌 유격수 수비상 부문에서 2위에 올랐는데, 각 구단 감독과 코치·단장이 실시한 투표 점수에서 전체 1위 박찬호와 나란히 67.5점을 얻어 변함없는 수비 실력을 인정받았다.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가장 베테랑인 그는 "박찬호, 박성한 등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내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재현과 김주원 등 젊은 유격수가 무섭게 성장하며 세대교체의 바람을 몰고 있다. 오지환은 "제가 잘 버텨야죠"라며 "나도 내년에는 잘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4.12.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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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3홈런’ KIA 김도영, 전문가 선정 주목 선수 톱3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WBSC는 지난 23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 등 채널을 통해 지난 11월 끝난 WBSC 프리미어12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조명했다. WBSC는 해설자로 활약한 알렉스 코헨 선정 프리미어12 톱10 선수를 소개했다.김도영은 이 부문에서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알론소 가이탄(멕시코), 2위는 맷 쇼(미국)였다. 가이탄은 프리미어12에서 타율 0.514를 기록했다. 쇼는 타율 0.412 홈런 2개 14타점을 올렸다. 미국은 대회 3위,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한국은 조별리그 B조에서 3승 2패에 그쳐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김도영은 5경기서 7안타 3홈런 10타점 타율 0.412 장타율 1.059 OPS 1.503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한편 김도영은 코헨 선정 톱10에서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호주의 트래비스 바자나(클리블랜드 가디언스)보다 2계단 위에 이름을 올렸다.바자나는 지난 7월 클리블랜드와 계약금 895만 달러(약 130억원)에 계약했다. 프리미어12에서는 타율 0.263로 평범했다. 김도영은 지난 21일에도 WBSC SNS에 소개한 마이클 클레어 메이저리그 인터넷 홈페이지 기자의 프리미어12 올해 대회 '톱10' 선수 순위에서도 7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김도영은 올해 KBO리그에서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등을 기록하며 최연소 30-30을 달성했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와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 등을 이루며 트로피 진열대를 가득 채웠다.김우중 기자 2024.12.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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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로 나선 OB...비시즌도 쏟아지는 야구 콘텐츠 [IS 포커스]

KBO리그 '슈퍼스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그 어느 해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류현진은 최근 야구계 선배이자 한국 야구 레전드인 김태균·이대호·윤석민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 차례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류현진은 프로 입성 초기 한솥밥을 먹으며 가장 친하게 지낸 김태균과 진솔한 대화를 나눠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의 20대 시절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이대호와 토크에서는 KBO리그 복귀 첫해 소회를 털어놓았고, 리그 대표 스타로 올라선 2024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의 재능을 극찬했다. 2026년 3월 열릴 예정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윤석민의 채널에서는 자신과 함께 한국 야구 '좌완 트로이카' 한 축을 이루고 김광현(SSG 랜더스)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투수로서 걸어온 길과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지난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2024년 프로야구 공식 행사는 모두 마무리됐다. 예년이라면 각 구단 스토브리그 소식만이 야구 현장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채워줄 수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시대'가 도래하며 선수·구단·산업 관련 영상이 많아졌다. 팬들은 경기가 없는 계절에도 충분히 야구를 즐기고 있다. 올겨울엔 '올드보이'가 콘텐츠 생산 중심에 있다. 2000년대 프로야구를 이끈 선수들이 은퇴 뒤 차례로 영상 채널을 개설했고, 프로야구 인기와 맞불려 구독자가 증가해 파워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선·후배 관계를 바탕으로 웬만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하기 어려운 '섭외력'을 보여줬고, 속 사정을 잘 아는 꾼들 사이 '날것' 같은 대화로 야구팬을 사로잡았다. 선수 시절엔 인터뷰이(interviewee·인터뷰에서 질문을 받는 사람)로만 나섰던 이들이 진행자로 대화를 이끄는 모습도 색다를 즐거움을 주고 있다. 김도영·양현종·김태군 등 2024시즌 통합 우승 팀 KIA 타이거즈 선수들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비화를 전했다. 이범호 감독도 한화에서 함께 뛴 후배 김태균의 채널에 출연해 초임 감독으로 보낸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채널마다 특색도 다르다. 정근우가 운영하는 채널은 현역·은퇴 선수·지도자들이 두루 출연하는 '인터뷰 전문' 채널이다. 유희관은 특유의 재기 있는 성향을 살려 '체험형'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 전문성 있는 중계 해설로 인정받고 있는 이대형은 인터뷰뿐 아니라 경기 상황 분석도 자주 한다. '야구인' 크리에이터들이 전문성과 섭외력으로 승부한다면, 각 구단 공식 채널 제작진은 다양한 볼거리를 추구한다. 마무리캠프 현장, 시상식 참석자들 뒷이야기, 비활동기간 개인 활동 등 소소한 이벤트를 전한다. 핵심은 스타뿐 아니라 소속 선수들을 두루 조명하는 것. 수도권 A 구단 한 제작 PD는 "휴식도 훈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단 관계자가 많다. 선수들의 휴식을 뺏거나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올 시즌 KBO리그가 역대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배경으로 '쇼츠 영상 활성화'를 꼽았다. OTT 서비스(티빙)와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하며 기존 사업자가 제한했던 영상 활용이 일반 야구팬에게도 허용됐다. 여러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야구 콘텐츠가 노출된 덕분에 새로운 팬이 유입됐다는 얘기다. 온·오프라인 모두 즐기는 야구팬이 늘어났고,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크리에이터로 나선 야구인이 늘었다. 이들에 밀리지 않으려는 '전문 방송인'들도 콘텐츠 생산 경쟁에 가세했다. 프로야구에는 팬들이 즐길 거리가 풍부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2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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