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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실수’ 기본도 못 지킨 개막식…색다른 방식, 문화·예술 향연 다 빛바랬다 [2024 파리]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많은 주목을 받았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본조차 못 지킨 초대형 실수가 나왔다. 장내 아나운서가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두 차례나 잘못 소개한 것이다. 확 달라진 개막식 방식에 프랑스가 자랑하는 문화·예술의 향연도 결국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27일 오전 2시 30분(현지시간 26일 오후 7시 30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시작돼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진행된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계획 자체만으로도 많은 화제와 기대로 이어졌다. 그동안 하나의 대형 경기장에서 모여 진행되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트린 방식이었기 때문이다.선수단 입장부터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6㎞ 구간을 유람선 등 배에 타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리를 상징하는 센강을 활용하는 독특한 방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됐다. 덕분에 이전 올림픽과 달리 훨씬 더 많은 관중들이 개회식을 즐길 수 있었다. 퐁 상쥬나 퐁 뒤 카루젤 등 다리에 관중석이 설치됐고, 센강을 따라 측면에도 관중석이 마련됐다.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멀리 보이는 전광판을 통해서라도 개막식을 즐기기 위해 입구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형 TV 등이 설치된 음식점 주위에 모여 개막식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센강 인근 거리가 붐볐다. 센강을 따라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명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공연도 펼쳐졌다. 뤼미에르 형제의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부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프렌치 캉캉,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유로 댄스 공연 등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이 이어졌다. 프랑스 성악가 악셀 생 시렐,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 등의 공연과 함께, 드비이 육교 위에서는 패션쇼 등도 잇따라 펼쳐졌다. 다양한 효과가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선 많은 환호가 터졌고, 하늘에선 에어쇼도 펼쳐졌다.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선수단의 입장을 알리는 영상뿐만 아니라 지네딘 지단을 시작으로 한 성화의 여정 영상도 더해졌다. 영상 속에 담긴 성화는 실제 프랑스 각종 명소에서 등장해 조화를 이뤘다. 마지막 성화 봉송 때는 레이저 쇼가 에펠탑을 수놓았다. 정장을 입은 지단이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성화를 넘겼고, 나달은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칼 루이스(미국),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와 센강을 건넜다. 프랑스 테니스 스타 아멜리 모레스모가 성화를 넘겨받은 성화는 토니 파커(농구), 미카엘 기구(핸드볼) 등을 거쳐 최종 점화자인 마리 호세 페렉(육상)과 테디 리네르(유도)에게 전달됐다. 이들이 열기구 형태의 성화대에 불을 붙였고, 캐나다 퀘벡 출신의 팝스타 셀린 디옹이 에펠탑에서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 그러나 야심 차게 준비한 파리 올림픽의 개회식을 하늘이 돕지 않았다. 당초 대회 조직위원회는 석양으로 물든 센강을 배경으로 선수단이 입장하면서 대회의 막이 오르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날은 오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하루종일 하늘이 회색빛이었다. 급기야 선수단이 선상 행진을 할 때는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다. 선수단은 물론 관중들도 우산이나 우비 등으로 비를 피하는데 급급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선수단을 실은 배가 차례로 출발하고, 이 과정에서 각종 공연이나 영상을 끼워 넣다 보니 현장 몰입감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광판을 통해 소개도 되지 않은 선수단의 배가 지나가거나, 이미 출발한 선수단을 소개하는 전광판 설명이 뒤늦게 전해지기도 했다. 영상을 통해서는 정돈이 됐을 수 있었으나, 현장에서 관전하는 30만 관중들의 몰입감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심각한 건 한국을 북한으로 두 차례나 잘못 설명한 초대형 실수였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48번째로 입장했는데, 장내 아나운서들은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했다. 순서가 100번째 이상 차이가 날 만큼 한국과 북한의 프랑스어 차이가 컸던 데다, 심지어 영어로도 같은 실수가 반복된 건 그야말로 기본을 지키지 못한 초대형 실수이자 사고였다.자연스레 파리에서 100년 만에 열린 올림픽 개막식, 나아가 색다른 시도와 다양했던 볼거리 등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게 됐다. 옥에 티 정도로 비칠 실수를 넘어선 심각한 문제인 만큼,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속 조치, 그리고 대회조직위원회 등 주최 측의 대응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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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 모의 개회식날 밤 “카드기 얼어 현금 썼어요”

평창 겨울올림픽은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일 밤 열리는 개회식 때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회사원 조희진(31·여)씨가 3일 열린 모의 개회식에 다녀온 소감을 중앙일보에 보내왔다.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을 보고 싶었습니다. 입장권이 너무 비싸 포기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도 3일 열린 모의 개회식 입장권을 구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개회식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는 지붕이 없어 강추위를 견뎌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거기다 진짜 개회식 때 나눠 준다는 방한 6종 세트(판초 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 핫팩, 발 핫팩, 방한 모자)를 이날은 주지 않는다고 해서 준비를 철저히 했지요. 우선 상의는 기모 티셔츠, 목폴라니트, 기모 조끼, 플리스 집업 등 네 겹의 옷을 입었습니다. 하의는 기모 내복 2개와 기모 레깅스, 기모 면바지 등 4개를 겹쳐 입었고요. 그 위에 허벅지까지 가릴 수 있는 롱패딩을 걸쳤습니다. 겨울용 양말 2개, 니트 모자, 넥워머, 장갑 2개, 목도리에 종아리까지 오는 털부츠까지 착용했더니 집에선 땀이 나더라고요.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허벅지와 발바닥에는 핫팩을 붙였습니다. 손난로용 핫팩도 2개 챙겼고요. 방석용 핫팩도 구매했답니다. 여기에 온몸을 감싸는 두꺼운 담요까지 챙겼어요. 속으로 “이 정도면 시베리아 한복판에서도 살 수 있어”라고 외쳤죠. 오후 4시30분 청량리역에서 진부역으로 가는 KTX를 탔습니다. 식전 행사가 오후 7시에 시작될 예정이었거든요. 오후 6시쯤 진부역에 도착했습니다. 역 앞 셔틀버스를 이용해 오후 6시30분쯤 스타디움에 도착했습니다. 고난은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개회식장 입구에서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대회 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는 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다른 입구를 찾아 줄을 섰습니다. 이번엔 취재진만 출입할 수 있는 줄이었습니다. 오후 7시가 지났고 점점 몸이 떨렸습니다. 영하 12도였습니다. 칼바람이 얼굴을 파고들어 따가울 정도였습니다. 재 본 건 아니지만 체감온도가 아마도 영하 20도쯤 됐을 거예요. 다른 입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줄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너무 답답해 입장권을 체크하는 자원봉사자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죠. “검색 기계들이 얼어 작동되지 않아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스타디움에 들어갔더니 벌써 오후 8시. 문마다 설치한 방풍막 덕분인지 스타디움 안에 들어가자 칼바람은 줄어들었습니다. 옆에 있던 여성 관객은 차가운 플라스틱 좌석에 앉는 게 두려운지 주저하더군요. 다행히 저는 핫팩 방석을 챙겨 간 덕분에 찬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답니다. 개회식 내용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런데 얇은 옷을 걸치고 공연하는 분들을 보니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출연진이 외부에 오래 나와 있지는 않아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점점 배가 고파져 매점을 찾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외부 음식 반입은 금지돼 있습니다. 그래서 호떡 2개(5000원)와 어묵 꼬치 2개(4500원)를 샀어요. 신용카드로 결제하려고 했는데 매점 직원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직원은 “너무 추워 신용카드 리더기가 얼어붙었다. 그래서 작동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현금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화장실까지는 5분도 안 되는 거리지만 가는 동안 무척 추웠습니다. 컨테이너로 만든 한강공원의 화장실을 떠올리면 됩니다. 그래도 뜨거운 물이 나와 괜찮았습니다. 난방 쉼터는 별로 따뜻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문이 대부분 열려 있었거든요. 우산 모양인 파티오 히터는 10여 명이 둘러싸야 간신히 온기가 전해졌습니다. 오후 9시쯤 되자 추위에 떨다 지친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운동화만 신고 온 어떤 남성분은 “발가락이 떨어질 것 같다”며 후다닥 뛰어나갔어요. 양말 2개를 신고 핫팩까지 붙인 저도 발이 시렸습니다. 장갑을 두 겹으로 낀 손도 시렸고요. 오후 9시30분쯤 행사가 끝나고 15분 정도 걸어 나와 셔틀버스를 타고 진부역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10시34분 청량리행 KTX를 탔고, 자정 가까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아무쪼록 9일 열리는 개회식에 가시는 분들은 준비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2.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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