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4월 반등 주역' 김민성 "베테랑, 그 의미를 이제 조금 알았습니다" [IS 인터뷰]
롯데 자이언츠는 개막 첫 5경기에서 4패(1승)를 당했다. 야수진 전략이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첫 20경기에서 승률 0.200(4승 16패)에 그친 2024시즌 악몽이 재연될 것 같았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바꾼 프로 데뷔 19년 차 베테랑 김민성(37)이었다. 퓨처스팀에서 올 시즌 개막을 맞이한 그는 주전 내야수 고승민·손호영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3월 말부터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17일 기준으로 2루수로 74이닝, 3루수로 57이닝을 소화하며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고 내야진 리더 역할을 했다. 6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1호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4타점, 11일 부산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안타·3타점을 올리는 등 공격 기여도도 준수했다. 더그아웃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등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서도 롯데가 반등하는 큰 영향을 미쳤다. 2007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민성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강팀으로 평가받던 시기(2013~2017시즌) 주전 3루수를 맡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선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팀에 뽑혀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기도 했다.
김민성의 야구 인생은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행사한 2019년부터 꺾였다. 스토브리그에서 인기가 적었고, 결국 원 소속팀 넥센과 계약한 뒤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3시즌은 주전 3루수로 뛰었지만 2022시즌부터 문보경에게 자리를 내주고 백업으로 밀렸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2024년 1월, 김민성은 다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현 소속팀 롯데와 동행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2024) 개막전에서 선발 3루수로 나서며 재도약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내 타격 부진에 빠지며 출전 기회가 줄었고, 결국 6월 중순 퓨처스팀으로 내려간 뒤 다시 콜업되지 못했다. 그는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름값만 남은 30대 후반 베테랑.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김민성은 재기했다. 그는 16일 부산 키움전에서도 2루타 포함 멀티히트로 롯데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성은 "베테랑이라면 성적,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개인 욕심을 내려놓고, 경기 외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내야 하더라. 이제야 그 단어의 의미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1군 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며 자존심이 꺾기기도 했다. 김민성은 "지난해 보여준 게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감독·코치님들이 기회를 줘서 1군 무대를 누빌 수 있었는데, 이제 와서 원망할 수 있었겠는가. 오히려 잘 해보고 싶은 의욕이 더 커졌고, 부지런해졌고, 욕심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시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김민성은 "그게 야구"라고 말한다. 분명한 건 지난해 봄보다 훨씬 좋은 기운 속에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성은 "새삼스럽지만, 1군에 올라온 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다. (최근) 한 달이 참 길다. 야구장에 와서 했던 당연했던 일들이 다르게 느껴진다. 야구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매일 행복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다"라며 밝게 웃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8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