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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英 진출 김홍선 감독 “‘갱스 오브 런던3’ 연출, ‘K 콘텐츠=믿음’ 덕” [IS인터뷰]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 덕분에 런던에서 한국 감독이라는 게 굉장히 자랑스러웠어요. 한국 문화 콘텐츠라면 의심의 여지 없이 퀄리티가 보장됐다고 믿어주거든요.”영국 인기 드라마가 최초로 한국인, 나아가 아시아 감독을 리드 디렉터로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그 주인공은 영화 ‘공모자들’, ‘기술자들’, ‘늑대사냥’ 등 자신만의 강렬한 장르물 색채를 선보여 글로벌 눈도장을 찍은 김홍선 감독이다. 영국 현지에서 ‘K’를 달고 만든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의 국내 공개를 앞두고 김 감독은 “한국 감독 잘 못한다는 말을 듣거나 선배님들 이름에 먹칠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K컬처’가 이미 뿌리를 내렸고 임권택, 강제규, 봉준호, 박찬욱, 나홍진 등 선배 감독들이 해외에 진출해 이미 좋은 선례를 많이 남긴 덕에 저도 자신감을 얻었죠. 영국에서도 대중문화 차트가 매주 나오는데 한국 드라마가 두세 개는 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아요.”‘갱스 오브 런던’은 영국 범죄 누아르 액션 드라마로, 김 감독이 연출 겸 총괄을 맡은 이번 시즌3는 변종 마약으로 혼란에 휩싸인 런던을 배경으로 언더커버 경찰 출신 주인공 엘리엇 카터(소페 디리수)를 둘러싼 암흑가의 이권 다툼을 그린다.국내보다 앞서 방영된 영국에서는 공개 일주일 만에 223만 명의 시청자가 감상하는 등 호평을 끌어냈으며, 국내에선 지난달 28일 OTT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된 후 연휴인 지난 4일까지 전체 해외시리즈 중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시청 시간, 시청 유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앞선 시즌과 다른 연출 주안점에 대해서 “시즌1은 무술과 화려한 액션, 시즌2는 호러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즌3는 좀더 상업적인, 대중적인 작품이 되었으면 했다”며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되 일상의 런던 풍경에 더욱 생동감 있는 색감을 입히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부각해 제 색깔을 녹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총 8부작에서 김 감독은 1, 2, 7, 8회를 직접 연출했으며 다른 국적의 두 감독이 연출한 회차를 아울러 톤을 조절해 최종 편집했다.“시즌3에선 액션에 잔혹성도 있지만, 감정을 녹이고자 했어요. 또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곧장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기보단 한국 드라마 스타일처럼 정서적으로 이어져 다음 화가 궁금해지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한국 배우 신승환, 임주환이 첫 에피소드에 부산 출신 갱으로 우정 출연해 몰입감을 높인다. 두 배우는 김 감독이 조감독이던 시절부터 오랫동안 맺어온 인연으로 작품 출연에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런던에서도 다국적 갱단이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갱이 등장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고 신선하리라 판단했다”며 “이전 에피소드에서도 한국어 대사가 있었으나 이번엔 한국 배우가 직접 한국 본토 발음으로 욕이나 사투리 영어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사실 김 감독에게 글로벌 진출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뜻밖의 것이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늑대사냥’이 소개되면서 ‘갱스 오브 런던’ 공동 제작사 AMC의 러브콜을 받게 됐다. 당시 코로나19 영향과 이어진 할리우드 작가, 배우 파업으로 인해 미국 영화계가 멈추자 그 영향권 밖인 영국에서 기회가 찾아왔다.“‘늑대사냥’ 액션 이미지를 유럽권, 미국에서 좋아하더라고요. 단지 자극적이라기보단 색감, 스토리텔링, 역사적 관계나 캐릭터들 표현도 좋아했어요. 아마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보거나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걸 좋게 봐준 것 같습니다.” 김 감독은 지난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영국에서 체류하며 현지 제작진과 프로젝트를 마쳤다. 타이트한 촬영 시간이나 영화보다 촉박한 드라마 후반 작업 시간은 고충이었지만 현지 배우, 스태프들과 한국식 회식도 즐기면서 다양한 영감도 흡수했다. 김 감독은 “후배들에게도 추천한다”면서 다음 작품도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장르적인 특징을 잘 표현하는 감독을 해외에서 선호하는 것 같아요. 한국 작업 시스템도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이라 환경에 큰 차이는 없지만 언어에서 차이가 나요. 통역을 써도 되지만 직접 소통하게 된다면 더 큰 기회가 열리고 시간이 절약되니 영어는 필수랍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14 06:00
IT

SKT, AI 사업 성과로 1분기 영업익 13.8%↑…해킹 사고 수습 총력

SK텔레콤이 미래 먹거리 AI 사업의 선전에 1분기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당분간은 해킹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SK텔레콤은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이 5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일부 자회사 매각 영향으로 0.5% 감소한 4조4537억원을 나타냈다.1분기 AI DC(AI 데이터센터) 사업은 데이터 센터 용량 및 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성장한 1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분기당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보장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향후 하이퍼스케일급(서버 10만대 이상) AI DC를 구축할 예정이다.AIX(AI 전환) 사업도 27.2% 오른 4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I 클라우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AI 마케팅 신규 수주 확대 등으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AI 서비스 영역에서는 AI 비서 '에이닷' 누적 가입자가 900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겨냥 AI 에이전트 '에스터'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올 하반기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도 5G와 초고속 인터넷을 중심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의 피해 방지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다.지난 11일 기준 147만명의 고객이 유심 교체를 완료했다. 이날부터는 기존 유심의 일부 정보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유심 복제를 차단하는 '유심 재설정'과 해외 로밍 중에도 고객 정보를 보호하는 업그레이드된 '유심보호서비스'를 제공한다.김양섭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계기로 사업과 경영 전반을 되돌아보고 본원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고객 보호에 집중해 지난 40여 년간 이어온 SK텔레콤의 신뢰를 변함없이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5.12 11:55
IT

SKT, 이제 해외 여행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 가능…'유심 재설정'도 제공

SK텔레콤은 해외 로밍 중에도 고객 정보를 보호하는 '유심보호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유심보호서비스는 고객의 단말 정보와 유심 정보를 하나로 묶어 관리한다. 타인이 고객의 유심 정보를 탈취해 다른 기기에서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한다.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보장한다.하지만 지금까지 해외 로밍 이용 시에는 사용이 제한되는 불편함이 있었다.SK텔레콤은 연구·개발을 지속해 해외에서도 불법 기기 변경 및 의심 단말을 차단하는 솔루션을 이번에 적용했다. 이에 고객들은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와 동등한 수준의 FDS(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가 적용되는 유심보호서비스 업그레이드로 해외 여행 중에도 안심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SK텔레콤은 해외 여행 중이거나 해외 거주자 등 현재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돼 있지 않은 고객들의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오는 1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가입 고객들은 별도 절차 없이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자동 변경된다.이날부터 '유심 재설정(포맷)' 솔루션도 제공한다. 유심 내 인증 정보 중 일부를 소프트웨어로 변경해 유심 교체와 같은 효과를 낸다.여기에 SK텔레콤은 5월 500만장, 6월 577만장의 유심을 공급해 원활한 유심 교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유심보호서비스 업그레이드로 그동안 준비한 모든 고객 대상 사이버 침해 피해 예방책이 마련됐다"며 "이를 시작으로 유심 교체를 빠르게 추진하는 등 향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5.12 10:39
산업

최태원, 해외 인재 유치 과정서 '고급 두뇌' 왜 언급했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경제협력과 글로벌 인재 유치를 역설했다. 최 회장은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산업 질서 변화로 한국의 '상품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이 포럼은 국회미래연구원이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고자 만든 포럼이다.최 회장은 공급망 분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달라진 글로벌 산업 환경으로 거론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30년 만에 우리의 수출액은 5.5배 느는 등 성장의 밑거름이 됐지만 상품 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최 회장은 이러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와 패권국들의 압박 속에서 일본 등과 파트너십을 통한 경제 권역의 규모 확대를 아이디어로 제시했다.그는 "현재로서는 유럽연합(EU) 모델 형태를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시장 간 장벽을 걷어낸 경제 공동체 형태로) 병합할 수 있다면 이것을 아세안의 다른 국가로 더 늘려나갈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최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급 인재 유치 필요성도 강조했다.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비싼 사교육비로 아이들을 교육하면 그 아이들은 해외로 나간다.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해외 인재는) 고급 두뇌가 아닌 단순노동을 위한 저급 두뇌"라며 "두뇌의 입장으로 바라봤을 때 순유출국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최 회장은 일정한 직장이 있는지와 소득 및 세금 납부 수준 등을 충족할 경우 국내 거주를 보장하는 '조건부 그린카드' 등의 방법으로 무분별한 해외 인재 유입에 따른 정체성 혼란 등 부작용들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할 구체적 방법론으로 기업에 인공지능(AI) 등 인프라 구축과 규제 유예 특례를 함께 제공하는 '메가 샌드박스' 모델, 그리고 기업의 자발적 사회 문제 해결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제시했다.그는 "기업이 원하는 규제를 해당 지역에서만 풀고, AI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파격적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며 "기업이 사회문제에 동참하도록 하고, 이를 측정·보상함으로써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장은 발제를 통해 국가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김 원장은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가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며 "경제산업부를 만들고 그 경제산업부의 수장이 부총리로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형태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짚었다.김두용 기자 2025.04.22 16:33
영화

박찬욱·김성수 등 영화인, ‘서부지법 난동 취재’ 정윤석 감독 무죄 탄원

박찬욱, 김성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정유석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한국독립영화협회는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모아 서부지법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정 감독은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탄원서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성수, 변영주, 장항준, 이명세, 신연식, 조현철 감독 등 영화인과 시민 총 2781명이 연명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부산국제영화제 등 영화단체 51곳도 참여했다.이들은 탄원서에서 “정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해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한 것”이라며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며 국회,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기소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예술가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다”며 “정 감독은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니다.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정윤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를 통해 지존파 사건과 국가 형벌 체계를 조명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으며, 옴니버스 영화 ‘Jam Docu 강정’로 생태계와 공동체의 붕괴를 기록해 호평받았다. 또한 용산,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간 사회적 아픔을 남긴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해 왔다.다음은 영화인 탄원서 전문“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구합니다”존경하는 재판장님께,우리 영화인 일동은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에게 씌워진 특수건조물침입 혐의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 사건이 단순한 불법 침입이 아닌 기록의 윤리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중대한 사안임을 말씀드리고자 이 탄원서를 작성합니다.2025년 1월 19일, 정윤석 감독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카메라를 들고 진입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법원을 ‘난입’한 폭도들과 동조한 행위라 단정하고 기소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정윤석 감독은 그날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닙니다.정윤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한국 사회의 구조적 폭력과 집단적 망각을 성찰해온 예술가입니다. <논픽션 다이어리>에서는 지존파 사건과 국가 형벌 체계를 조명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고, 옴니버스 영화 <Jam Docu 강정>에 참여하여 생태계와 공동체의 붕괴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용산,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가장 고통스럽고 잊혀지기 쉬운 사회적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해온 ‘재난 이후’를 응시하는 작가입니다.사건 당일 역시, 정윤석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하여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당시 JTBC 취재진과 함께 폭력적 상황에 침묵하지 않고 현장을 취재했으며,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한 영상 기록을 수행 중이었습니다. JTBC 취재진은 해당 영상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반면 정윤석 감독은 기소되었습니다. 이 간극은 무엇을 의미합니까?예술가의 렌즈는 가해가 아닌 증언의 도구입니다. 당시 정윤석 감독은 불법 계엄 시도와 그에 따른 사회적 붕괴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이미 국회 및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수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작업의도는 명확히 소명된 바 있습니다. 정 감독은 “현장의 폭력을 기록하는 일은 폭력에 가담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 폭력을 멈추기 위한 가장 최소한의 저항”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우리는 이번 기소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예술가를 범죄자로 낙인 찍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합니다.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를 겪었던 우리 영화인들은 창작의 의도가 법적 판단의 고려 대상에서 배제될 때, 얼마나 많은 예술가가 침묵과 자기검열 속으로 내몰리는지를 직접 목격해왔습니다. 아무런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예술가를 처벌한다면, 앞으로 누가 재난의 자리로, 사회적 기록의 가치를 지닌 현장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우리는 이 사건이 단순히 한 영화감독의 기소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가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며,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시험입니다. 이번 판결이 예술의 자유와 공공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 있는 기준을 세우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재판장님의 깊은 통찰로, 창작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걷히고, 예술이 본래의 사회적 기능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정윤석 감독은 카메라를 든 예술가로서, 이 사회의 어둠과 마주하는 방식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가 처음으로 사회적 충돌의 한복판에 선 것이 아닙니다.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자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을 뿐입니다.재판장님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시대를 기록하고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윤석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2025년 4월 15일영화인 일동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16 17:28
드라마

이동욱, ‘이혼초보’ 이주빈에 위로 건넸다 (이혼보험)

‘이혼보험’ 이동욱이 이주빈에게 공감 어린 위로를 전했다.tvN 월화드라마 ‘이혼보험’ 2화에서는 본격 이혼보험 개발에 착수한 TF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노기준(이동욱)의 ‘전전부인’과 나눈 대화는 이혼보험의 명분을 찾던 강한들(이주빈)에게 깨달음과 큰 울림을 안겼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혼보험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낸 TF팀은 정식 출시를 향한 또 다른 모험을 시작했다.이날 퀀트 전나래(이다희)까지 합류한 TF팀은 첫 회의를 가졌다. 이혼을 보장해 줘야 하는 명분부터 찾아야 한다는 노기준과 데이터 확충이 우선이라는 전나래는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들은 팀을 나눠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노기준은 강한들과 한 팀을 이뤘다. 강한들은 이혼보험과는 연관 없는 장소로만 자신을 이끄는 노기준이 의아했다. 커피 맛집이라며 도착한 사찰. 한 스님이 반갑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노기준과 스님이 부부였다는 말은 강한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이혼보험의 명분을 찾고 있다는 강한들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스님은 남들과는 달랐던 자신의 인생관, 노기준과 이혼하게 된 이유를 들려줬다. 이어 이혼보험은 분명 파장을 몰고 오겠지만 ‘나답게’ 살고 싶어 이혼을 선택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도와줄 만하다는 스님의 말은 강한들에게 깨달음이 됐다.스님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 노기준과 강한들은 한결 가까워졌다. 나란히 앉아 백 년만의 우주쇼라는 별똥별을 보기로 한 두 사람.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 그래요. 터널을 세 번 빠져나온 사람으로서 팁을 드리자면 일단 들어가야 빠져나올 수 있어요”라고 위로하는 노기준의 말은 강한들에게 큰 힘이 됐다.이혼보험 TF팀은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혼율을 낮추기 위한 보완책으로 가입 기간별 이혼 방지 서비스까지 마련했다. 결전의 날, 팀원들은 임원 회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결과는 조건부 승인. 정식 판매를 위해서는 3일 가입 30건, 6개월 내 이혼율 0퍼센트를 달성해야 했다. 노기준은 계약률을 높이면 이혼율도 높아지는 이혼보험의 딜레마를 타파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고민했다. 그렇게 팀원들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결혼 박람회장이었다. 결혼을 앞둔 이들의 양가감정을 공략하자는 것. 이혼보험을 향한 첫 반응은 차가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들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레 이혼보험 상담 부스를 찾기 시작했고, 사부인들의 대면 엔딩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혼보험 개발기를 더욱 궁금케 했다.한편 데이터 확충을 위한 팀플레이를 시작한 안전만(이광수)과 전나래는 의외의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합리적인 선택을 중시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 가운데, 전나래의 수상한 기척도 포착됐다. 이혼보험 조건부 승인 결과를 들고 전무이사실로 돌아온 전나래에게 “최초의 이혼보험을 출시시킨 플러스손해보험 중국 법인의 부사장”이라며 치켜세우는 의문의 남성은 그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TF팀에 합류한 것인지 궁금증을 더했다.tvN 월화드라마 ‘이혼보험’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4.02 08:17
IT

[IS시선] 단통법 무용론, 이통사가 증명할 차례

“시간이 지나 이통사 수입이 남으면 틀림없이 요금을 내릴 겁니다.”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난 2014년 한 지상파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나온 발언이다.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관계자의 이 한마디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가계 통신비 인하 목표로 야심차게 돛을 올렸지만,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야기해 희대의 악법이라는 불만을 산 탓이다.우여곡절 끝에 오는 7월 역사 속으로 퇴장하는 단통법은 이동통신 시장에 흉터만 남겼다. 당초 정부는 정보 비대칭으로 같은 휴대전화가 서로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통 채널이 지급하는 소비자 혜택에 제한을 걸었다. 이동통신 3사 모두 같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차별은 사라졌지만, 모든 소비자가 더 비싸게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되는 모순을 낳았다.휴대전화 판매점들은 살 길을 찾기 위해 편법으로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통사가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불법 지원금 형태로 얹어 영업을 펼쳤다. 이통사가 수익성 높은 상품을 판매했을 때 보장하는 인센티브를 고객에게 주는 형태로, ‘8만원 이상 요금제 6개월 이상 유지’처럼 특정 상품 가입을 강제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그래서 단통법이 통신료 인하 효과를 가져오기는 했을까. 정찰제 성격의 단통법이 안착하면서 이통 3사는 마케팅 부담을 줄였다. 정부가 인정하는 공시·추가지원금 테두리 안에서 출혈 경쟁 없이 과점 환경을 유지하며 합산 연간 영업이익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정부가 메기 역할을 맡겼던 알뜰폰은 품질 우려와 ‘아재폰’ 이미지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했다.결국 비싼 5G 요금제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단통법이 아니라 정치 이슈였다. 가계 통신비 인하는 선거 때마다 표심을 잡기 위한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다. 이번 정부도 마찬가지였고, 이통 3사는 압박에 못이겨 5G가 상용화하고 3년이 지나서야 중간요금제를 내놨다.그렇다고 단통법이 이통 3사에 좋은 쪽으로만 작용한 것도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이통 3사에 부과한 번호이동 지원금 담합 과징금 1140억원의 빌미가 됐다. 마지막까지 이통 업계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단통법을 준수하기 위한 모니터링 행위였다는 방통위와, 의도적으로 시장 경쟁을 회피했다는 공정위의 의견이 엇갈렸다. 방통위 가이드라인을 지켰을 뿐이라는 한 이통사 관계자는 “과징금이 아니라 단순 시정 조치가 내려졌어도 적극 대응했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오랜 통증 끝에 충치가 빠지면서 공은 이통 3사로 넘어갔다. 단통법은 통신 서비스가 법으로 관리 가능한 공공재가 더는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통사는 지금처럼 수익원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바랄지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통법이 사라지는 효과를 분명히 기대하고 있다. 그간 단통법으로 경직됐던 시장에서 이통 3사가 참신한 아이디어와 혜택으로 점유율을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25 08:10
프로야구

2024 MVP 김도영 "기량 유지하면 본전, 매년 성장해야...수비도 자신"

지난해 KBO리그 최고 타자였던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이 2025시즌 업그레이드를 예고한다. 김도영은 지난 20일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앞선 세 번의 개막보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 지난해 우승의 영향인지 빨리 개막했으면 싶다"라며 "'확실히 (비시즌보다) 야구할 때가 더 재밌구나'라고 느꼈다. 올 시즌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가슴안에서) 더 끓어오르는 게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KBO리그 최고 선수였다. 총 141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47 38홈런 143득점 109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20)과 장타율(0.647)을 합한 OPS는 1.067로 리그 1위였다.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리그 역대 두 번째 40-40 클럽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홈런 2개가 부족했다. 그러나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리그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KBO리그 최우수선수, 골든글러브(3루수) 등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부임 첫 시즌에 우승을 일군 이범호 KIA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지난해 성적만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도영은 "기량을 유지하면 본전"이라면서 "선수로서는 매년 성장을 하고 싶다. 노력을 많이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도영이 신경 쓰는 한 가지는 유일한 약점인 수비력이다. 김도영은 지난해 30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최다 수비 실책 1위였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김도영은 스프링캠프에서 스타트 자세를 바꾸는 등 변화를 가져갔다. 그는 "보장은 못하지만, 제 느낌상으로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더 좋은 수비력을 선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수비에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꾸준히 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김도영은 이번 시범경기에 5차례 나와 타율 0.467(15타수 7안타) 장타율 0.800, 출루율 0.500 등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는 "작년 이맘때 그렇게 (컨디션이) 좋았던 거 같지 않다. (올해는 1년 전과 다르게) 개막전부터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22일 홈 광주기아챔피어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그는 "지난해 기억은 다 잊고 올해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며 "유독 얼른 개막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5.03.21 14:13
영화

넷플릭스는 왜 ‘폭싹 속았수다’를 쪼갰나 [IS포커스]

넷플릭스가 시리즈 ‘쪼개기’ 카드를 꺼냈다. 파트 1, 2로 나누는 걸 넘어 매주 작품을 공개하는 ‘주차’ 공개 형태다. OTT 경쟁 심화 속 이용자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넷플릭스는 최근 새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순차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3월 7일부터 4편씩 일주일 간격으로 선보이는 방식이다. 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연으로 나선 이 작품은 총 16부작 드라마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배경으로 한다. 계절마다 4개의 에피소드로 꾸려졌으며, 계절 배경이 분할 공개 기준점이다.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를 이렇게 세분화해 공개하는 건 ‘폭싹 속았수다’가 처음이다. 앞서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더 글로리’, ‘경성크리처’ 등을 나눠 공개한 적은 있지만, 모두 파트 1, 2 형태로 최소 2주에서 최대 6개월의 텀을 가졌다.지난 2016년 국내에 론칭한 넷플릭스는 그간 한 번에 전 회차를 공개하는, 이른바 ‘올 앳 원스’(All at Once) 기조를 고수해 왔다. 넷플릭스의 ‘올 앳 원스’는 작품에 궁금증을 가진 시청자들을 단숨에 유입시키는 전략으로 화제를 모았다. 때문에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외 OTT사들이 예외 없이 순차 공개 정책을 쓸 때도 넷플릭스만은 전편 동시 공개 방식을 유지했다.그랬던 넷플릭스가 갑자기 공개 방식을 바꾼 건 OTT 산업 현황과 무관하지 않다. OTT는 구독 플랫폼 특성상 이용자 파이가 한정된 시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형태가 바뀌면서 OTT사는 꾸준히 생겨났고,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업계 1위인 넷플릭스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수익 증가에 제동이 걸리자 본사 차원에서 공유 제한을 강화하고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위기 타개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으로 읽힌다. 넷플릭스가 새롭게 제시한 ‘쪼개기’ 방식은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함으로써, ‘록인’(Lock-in, 소비자가 다른 OTT서비스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것)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동시에 작품에 대한 초반 주목도를 높여 신규 가입자 유치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도 용이하다.넷플릭스는 이미 자사 예능으로 분할 공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솔로지옥’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솔로지옥’ 시즌1, 2를 매주 2회씩 선보였으며, 시즌3부터는 일부 회차 선공개 후 순차 공개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역시 첫 주 4회차를 공개한 후 2회차씩 꺼내는 방식을 택했다. 해당 예능들은 첫 방영 후 온라인 홍보와 함께 시청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소비됐고, 이는 작품의 화제성과 직결됐다. 넷플릭스가 올해부터 예능을 주 1회 제작, 1회 공개하는 TV 방식을 도입한 이유도 동일하다.한 업계 관계자는 “순차 공개는 일괄 공개 대비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작품성이 보장된 콘텐츠나 화제성이 있는 출연진이 있는 콘텐츠일수록 그 효과는 더욱 크다”고 짚었다. 이어 “정해진 시장 내에서 기존 이용자를 묶어두고 새로운 유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폭싹 속았수다’로 효과를 본다면 시리즈 순차 공개 정책을 적극적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물론 넷플릭스 측은 특정 작품에 한해 적용되는 변화일 뿐, 기존의 일괄 공개 방향은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여전히 ‘올 앳 원스’ 공개가 기본 방침임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창작자와 논의를 통해 시청자들이 창작 의도에 따라 작품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공개 방식을 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18 06:00
IT

할인 쿠폰만 860억원…이통사 멤버십 알뜰살뜰 활용법

이동통신 3사가 정체기에 접어든 5G 시장에서 가입자 이탈 방어책으로 멤버십 혜택을 꺼내들었다. 있으나 마나 한 쿠폰이 아닌 깜빡 잊고 놓치면 아쉬운 혜택으로 무장했다. 이미 과열된 시장에서 신규 고객 유치보다 충성 고객 지키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단톡방서 "유플투쁠 혜택 떴어요"1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지난해 4월 선보인 멤버십 월 정기 혜택 프로그램 '유플투쁠'은 입소문을 타고 가입자들끼리 할인 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를 만들었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플투쁠은 기본 멤버십이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할인율을 보장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인기가 많은 쿠폰은 금방 소진된다"며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혜택 정보를 공유하는 메신저 단체방도 생겨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유플투쁠은 멤버십 혜택을 기존 푸드, 생활·편의, 레저·테마파크, 문화·여가에서 MZ세대가 선호하는 외식·카페 영역으로 확대하고 할인율을 최대 55%로 높였다.LG유플러스는 매월 달력에 두 개의 '+'(플러스)를 그려 해당 영역에 포함되는 둘째 주 화요일부터 넷째 주 목요일까지 다양한 제휴처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달력에 'T'를 그려 혜택을 주는 SK텔레콤과 유사한데, 기본 할인에 선착순 쿠폰을 더한 것으로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두 개의 플러스가 교차하는 날은 '슈퍼투쁠데이'로 지정해 더 많은 혜택을 뒷받침한다.2월의 슈퍼투쁠데이는 오는 19일이다. 선착순으로 CGV 팝콘·음료 세트(M), 할리스 카페라테 1잔, 파스쿠찌 조각 케이크 3000원 할인, 고반식당 삼겹살 1인분 무료(2인분 이상 주문 시) 쿠폰을 준다.제휴사 122곳의 혜택에 달력을 보고 기다리는 재미를 더해 유플투쁠은 출시 9개월 만인 올해 1월까지 868억원 어치의 쿠폰을 발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할인 혜택을 이용한 고객은 누적 800만명을 넘어섰고, 매월 1인당 평균 5개의 쿠폰을 다운로드했다. 5G 성장 '주춤', 멤버십에 '힘'주는 이통사업계 1위 SK텔레콤은 이통사 중 가장 많은 제휴 혜택을 자부한다.상시 제휴 외에도 매월 첫째 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매주 수요일을 혜택 제공일로 정해 달력에 T를 그리는 'T 데이'는 지난 한 해 고객이 받은 혜택이 3000만건에 달했다. 매달 10일, 20일에 운영되는 만 13세~34세 전용 '0 데이' 혜택도 있다.SK텔레콤은 170곳이 넘는 멤버십 제휴 라인업을 갖췄다. 외식과 영화·공연, 콘텐츠, 교육, 여행 등 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이통사 멤버십 혜택 대신 저렴한 요금의 알뜰폰을 사용 중인 직장인 A씨는 편의점 CU에 되도록 아내와 함께 들른다. SK텔레콤 ‘T 멤버십’ VIP 등급이라 1000원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또 파파존스 피자에서 '존스 페이버릿 오리지널'(3만4900원)과 '파파스 윙'(9900원)을 주문하면 1만3440원이 할인돼 결제 금액이 4만원 중반대에서 3만원 초반대로 뚝 떨어진다. 배달 앱 할인 쿠폰보다 훨씬 이득인 셈이다. KT는 '매달 선보이는 달콤한 혜택'이라는 의미의 '달.달.혜택'을 내놨다. 원하는 제휴사 혜택을 선택하는 '달달초이스'와 혜택 중복 적용이 가능한 '달달스페셜', 추첨으로 선물을 주는 '달달찬스' 3가지로 구성했다.KT는 오는 14일 전체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공차, 메가MGC커피, 롯데시네마, 반올림 등 16종의 혜택을 공개한다. 만 34세 이하를 위한 2월 'Y혜택' 목록에는 다이소, 메가박스, 쉐이크쉑 등이 포함된다.신규 제휴처로 배스킨라빈스와 플라워 브랜드 꾸까가 추가됐다. 문화 혜택으로 뮤지컬 '마타하리'는 최대 40%, 어린이 뮤지컬 '100층짜리 집'은 60% 할인한다.이처럼 이통 3사가 멤버십에 힘을 싣는 것은 5G 가입자 증가세가 최근 주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지난해 국내 5G 신규 가입자는 삼성 갤럭시 신제품 효과를 본 1월을 제외하고 20만 명대를 넘어선 적이 없다. 갤럭시 폴더블폰과 아이폰 신제품 출시 시점에 30만 명을 거뜬히 넘어선 2023년과 대비된다.여기에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까지 길어지면서 그간 '없어도 그만'이었던 멤버십 혜택이 가입자 이탈과 알뜰폰 전환을 막는 당근으로 부상했다.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맞춤형 멤버십을 설계하기 위한 이통사의 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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