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찌마와 리' 캐릭터에서 벗어난 그가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보여 주고 있는 싱글 라이프로 '짠희(짠 내 나는 임원희)'라는 별명을 얻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가 차린 밥상의 상표까지 궁금해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 준 것인데 그 모습에 대중은 120% 공감하고 있다.
"그냥 집에서 모습 그대로예요. 누워 있고 막걸리 마시고 잠들고요. 메이크업도 안 하니까 얼굴이 뻘겋게 나오잖아요. 건강이 안 좋냐고 많이 걱정해 주는데 괜찮아요.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그런 건데 너무 리얼한가요."
임원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코믹 연기의 달인이다. 진지하게 말한다고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빵빵' 터진다. 중·저음 목소리 뒤에 깔리는 흉내 낼 수 없는 표정은 '임원희'라는 이름만으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한번은 어머니가 미용실에 갔는데 손님 중 한 분이 내가 나오는 방송을 보면서 '임원희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웃기더라'라고 해 혼자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다고 본업인 연기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쌍천만' 영화인 '신과함께' 1·2편에 모두 출연해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달 종영한 '기름진 멜로'에서 이준호와 대립한 주방장 왕춘수를 연기했고 10월 방송 예정인 tvN '나인 룸'에도 출연한다.
평소 막걸리를 즐기지만 이날은 소맥(소주·맥주) 잔을 기울였다. 오후 5시에 만나 소맥을 마신 뒤 장소를 옮겨 진하게 소주를 들이켰다. 사진만 보고 있어도 취중토크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강한 최고의 적임자다. >>취중토크②에 이어
- 어머니 반응은 어떤가요.
"하는 데까지 해 보라고 말씀하는데 보기에 좋진 않다고 하세요. 내 자식이 막걸리만 마시는 모습만 보는데 당연히 짠하잖아요. 그런데 일이란 걸 알아서 크게 반대하진 않으세요. 어머니는 절대 안 나온다는 입장은 여전하세요. 나도 지켜 드리고 싶어요."
- 일이라고 이해해 주는 것만으로 대단하네요.
"TV에 나오는 사람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너무 잘 알고 계세요. 또 철저한 모니터 요원이세요. 연기를 보고도 항상 설명하시고 일일극이나 주말극, 미니시리즈의 카메라앵글 차이점도 정확히 아세요."
- '임원희 엄마'라고 자랑하고 싶을 텐데요.
"한번은 미용실에 갔는데 마침 '미우새'가 나오고 있었고 손님이 나를 보며 '저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는데 웃겨'라고 하는 말을 들었대요. 엄마가 혼자 뿌듯하게 웃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즐기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 '진짜 사나이'도 1년여간 출연했어요.
"그것도 군 생활 열심히 한 거밖에 없어요. (김)영철이가 "제발 말 좀 해. 한마디에 5만원이지"라고 할 정도로 말 없이 묵묵히 했죠. 요령을 안 피우려고 했고 언제 또 군 경험을 해 보겠나 싶었어요. 특수부대에 갔을 때 나랑 같이한 전우가 있는데 '우리 아버지랑 동갑이에요'라며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훈련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데 느낌이 묘했어요. 쉽지 않은 경험이고 출연료까지 받는데 열심히 해야죠."
- 1년간 쉽지 않았을 텐데요.
"한 달에 한 번 4박 5일간 촬영하는데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녹화 전날이 되면 화를 많이 내는 내 모습을 발견했어요."
- '진짜 사나이' 다시 하던데.
"아 그건 절대 아니에요.(웃음) 치고 빠지는 걸 잘해야죠. 처음 예능 하는 사람은 좋은 것만 하려고 하는데 난 '진짜 사나이'를 하면서 소중한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어요. 그래도 '또'는 싫어요."
- 리얼의 경계에 대한 지적이 항상 많았어요.
"오히려 해난구조대(SSU) 때는 제작진과 군 관계자가 다퉜어요.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군 관계자는 못 한다고 말렸죠. 잘 때 옆 생활관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요."
- 방송에서 보이지 않을 때는 정말 집에서 뭐 하나요.
"진짜 누워 있어요. 대본을 좀 보다가 누워 있고 다시 일어나서 걸으러 나가요."
- 취미 생활은 없나요.
"영어를 좀 배우려고요. 여행 가는데 유창하게 하고 싶어요. 요즘 유명한 영어 앱 있잖아요. 그게 당기더라고요. 골프도 전혀 못 하고요."
- 내년이면 50세예요.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해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잘 살고 싶고요. 나이를 먹었다고 완벽하지 않잖아요. 오히려 더 불안정한 사람도 많고요. 나잇값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법정스님은 대단한 거 같아요. 버리는 삶이 쉽지 않거든요. '신과함께'를 하면서 더더욱 느낀 게 뭘 사도 죽을 때 가져갈 수 없잖아요. 삶의 가치가 돈은 아니죠. 가진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하지 소유욕은 아니에요. 40대를 넘어가면 살아온 게 얼굴에 드러나잖아요."
-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고요.
"사람들은 말도 많고 농담도 잘 하는 사람인 줄 아는데 실제로 예상보다 말이 없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가만히 있으면 기분 나쁘거나 화난 것 같다고 이야기하시는 사람들도 있어요. 일할 땐 다르죠. 예전에는 낯을 많이 가렸는데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이 줄었는지 수다가 많아지면서 좋아졌어요."
- 슬럼프도 있었나요.
"있었는데 해결책은 시간에 맡겨요.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안 되면 될 때까지 해야지 어쩌겠어요. 새로운 희망을 갖고 일하는 수밖에 없죠. 작품이 흥행하지 못하면 다른 작품으로 만회해야죠.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거죠."
- 외롭지 않나요.
"안 외롭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지금은 만나는 사람이 없어요. 생기면 '미우새'에서 하차해야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