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만 사루키안(오른쪽). 사진=UFC 1년 7개월 만에 돌아온 아르만 사루키안(29·러시아/아르메니아)이 5연승을 달리며 UFC 타이틀샷을 요구했다.
UFC 라이트급(70.3kg) 랭킹 1위 사루키안(23승 3패)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ABHA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사루키안 vs 후커’ 메인 이벤트에서 6위 ‘행맨’ 댄 후커(35·뉴질랜드)에게 2라운드 3분 34초 암트라이앵글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공백은 길었지만 링러스트(실전 감각 저하)는 없었다. 사루키안은 경기 시작부터 거칠게 후커를 밀어붙였다. 자유형 레슬링이 주특기지만 타격 싸움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니킥을 날려 후커를 흔들었고, 펀치도 계속 들어간다. 기선을 제압한 후에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해 상위 포지션에서 컨트롤하며 우세를 확고히 했다.
피니시는 시간문제였다. 2라운드 초반 사루키안은 후커의 한쪽 다리를 잡고 그라운드로 데려간다. 강력한 엘보와 펀치로 공격하다 기회가 생기자 암트라이앵글 그립을 잡았다. 후커는 버텨보려고 했지만 끝내 경동맥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탭을 쳐 항복했다.
댄 후커(왼쪽). 사진=UFC 사루키안의 시선은 곧바로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에게로 향했다. 이날 일리아 토푸리아는 형 알렉산드레 토푸리아의 코너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사루키안은 “일리아, 경기장에 있으면 이쪽으로 오라”며 “타이틀 도전자 최우선 후보는 오직 나밖에 없다”고 도발했다. 이어 “모두가 내가 타이틀에 도전해야 한단 걸 알고 있다”며 “내년 1월 말 대회 계약서를 보내라”라고 강조했다.
사루키안은 손쉬운 챔피언 등극을 예상한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난 토푸리아와 원거리에서 타격전을 벌일 수 있고, 그가 근거리에서 복싱 싸움을 하려고 한다면 그를 테이크다운할 것”이라며 “난 후커뿐 아니라 토푸리아 또한 쉽게 이길 수 있단 걸 알고 있다”고 큰소리쳤다.
챔피언도 사루키안의 도발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토푸리아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가 마주칠 때마다 너는 겁먹은 오리처럼 얼어붙었고, 어찌 할 바를 몰랐다”며 “넌 내가 널 원하는 대로 요리할 수 있단 걸 알고 있다”고 받아 쳤다. 이어 “난 누구든 UFC가 골라주는 상대와 싸우겠다”며 “내가 너의 뺨을 때렸을 때 넌 그저 웃는 것밖에 하지 못했단 걸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토푸리아의 첫 타이틀 방어전 상대는 미정이다. 사루키안뿐만 아니라 4위 저스틴 게이치, 5위 패디 핌블렛이 타이틀샷을 요구하고 있다.
이안 마샤두 개리(오른쪽). 사진=UFC 코메인 이벤트에선 ‘퓨처’ 이안 마샤두 개리(28·아일랜드)가 전 챔피언을 꺾고 강력한 타이틀 도전자 후보로 떠올랐다. UFC 웰터급(77.1kg) 랭킹 6위 마샤두 개리(17승 1패)는 2위 벨랄 무하마드(37·미국)에게 3라운드 종료 후 만장일치 판정승(30-27, 30-27, 29-28)을 거뒀다.
다시 한번 웰라운드한 실력을 증명했다. 복싱 베이스의 타격가 마샤두 개리는 먼저 카프킥과 오블릭킥으로 무하마드의 다리를 망가트렸다. 잽으로 무하마드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기회가 날 때마다 강력한 훅도 맞혔다. 또한 레슬러 무하마드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7차례 모두 막아내며 역전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마샤두 개리가 원하는 건 새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4·러시아)다. UFC 사상 가장 큰 경기 중 하나였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코너 맥그리거의 대결을 웰터급에서 재현하려고 한다. 마카체프는 누르마고메도프의 절친한 동생이자 제자다. 마샤두 개리는 같은 아일랜드 출신인 코너 맥그리거의 후계자가 되고자 한다.
마샤두 개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하마드는 나를 테이크다운시키지 못했는데, 마카체프, 네가 한번 나를 테이크다운 시켜보라”며 “나야말로 세계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계 어디든 네가 원하는 곳에서 만나자”며 “넌 이제 끝났다”고 도발했다.
마카체프의 상대가 누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샤두 개리를 포함해 랭킹 3위 마이클 모랄레스, 4위 샤브캇 라흐모노프, 5위 카를로스 프라치스, 8위 카마루 우스만 등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