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KBO리그 타자부문 홈런, 타점, 장타율상 수상자로 선정된 삼성의 디아즈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홈런, 타점, 장타율, 그리고 수비상(1루수)까지 트로피를 4개나 받았다. 사실 수비상은 앞선 3개보다 조금 조명도가 떨어지는 상이긴 하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는 주저 없이 "수비상이 더 값진 상"이라고 말했다. "팀 승리에 도움을 준 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르윈 디아즈는 24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상식에서 KBO리그 타자 3관왕에 올랐다. 올 시즌 144경기 모든 경기에 출전,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 93득점, 출루율 0.381, 장타율 0.644, OPS(장타율+출루율) 1.025의 성적을 낸 그는 홈런, 타점, 장타율 1위에 올랐다.
이후 디아즈는 수비상까지 받았다. 올 시즌 디아즈는 1루수로 128경기(1085⅓이닝) 1085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실책 4개만 기록했다. 기록되지 않은 호수비와 실책 등을 보정한 조정 UZR(Ultimate Zone Rating)에서 8.75의 높은 성적을 거뒀다. 공식 기록 점수(10점)까지 수비 점수 합계 18.75를 받으며 리그 1루수 중 가장 좋은 수비 성적을 내며 수비상 영예를 안았다.
시상대에 오른 디아즈는 "내겐 (앞선 3개의 상보다) 이 상이 조금 더 뜻깊다. 팀과 팀 투수들이 이기는 데 좋은 발판을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상을 받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팀을 더 생각하는 발언이었다.
삼성 디아즈. 삼성 제공
시상식 후에도 그는 "야구에선 수비가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비를 잘해주면 투수들은 조금 더 편안한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고,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래서 수비상을 받은 게 더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날 디아즈는 최우수선수(MVP) 상을 받은 코디 폰세와 함께 시상식에 직접 참석했다. 시즌 후 고국에 돌아가 시상식에 불참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수상과 뜻깊은 자리를 빛내기 위해 한국에 끝까지 남은 것이다. 딸 출산으로 한국에 남은 폰세와는 달리, 디아즈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이에 디아즈는 "(한국에 남은) 큰 이유는 없다. 시상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커리어 전반적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적이 없었다. 이제 첫 기회를 받았고, 한 번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나와 폰세가 이렇게 참석을 하면, 내년에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이 모습을 보고 KBO 시상식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폰세-디아즈. 연합뉴스
한편, 디아즈는 이날 폰세와 MVP 경쟁을 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디아즈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125표 중 23표를 받아 96표를 받은 폰세에게 MVP를 내줬다. 하지만 그는 "올해 내 성적이라면 MVP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만한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폰세도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세웠고, 폰세와 대등하게 경쟁했다는 자체만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폰세에게 축하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