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5로 패하며 22년 만에 10연패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 이 경기 전 안 좋은 소식도 전해졌다. 주전 유격수 전민재가 훈련 중 왼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이 우려되는 부상을 당한 것. 바로 병원 검진을 받았지만 전문의가 없어 정확한 소견은 받지 못했다. 분명한 건 당분간 전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롯데와 두산 베어스 사이 트레이드로 이적한 전민재는 올 시즌 초반 주전급 내야수들이 차례로 이탈한 상황에서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고, 3할대 후반 타율을 유지하며 타격 잠재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4월 2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상대 투수의 투심 패스트볼에 머리를 맞는 악재가 생겼고, 3주 만에 복귀한 뒤 타격 성적이 조금씩 떨어졌다. 수비 실책도 이전보다 많이 범했다. 이후 한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최근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콜업된 뒤 출전한 8경기에서 무실책을 기록했고, 꾸준히 안타도 생산했다. 팀 타선의 공격력이 크게 가라앉은 상황이었기에 전민재의 분투가 더 주목받았다. 그런 선수가 이탈할 위기에 놓였다.
롯데는 20일 경기에서 전민재 대신 2년 차 내야수 이호준을 투입했다. 그는 LG 선발 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2회 초 우전 안타, 4회 초 볼넷을 얻어내며 멀티 출루를 해냈다.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이호준은 팀 내야수 중 가장 수비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다. 전민재가 헤드샷 후유증으로 이탈한 4월 말 출전 기회가 늘어나며 타석에서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다. 당시 기준으로 타석 수 대비 많은 3루타(4개)를 쳐 시선을 모았다.
상승세를 타던 이호준은 6월 중순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며 실전 공백이 생겼고, 복귀 뒤에도 주로 대주자·대수비로만 나섰다. 지난달 9일 두산 베어스전 11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치며 롯데의 5-4 승리를 이끌고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이후 거의 교체 출전했다.
전민재가 이탈하면 이호준이 선발 유격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노진혁이 있지만, 현재 그의 경기력은 선발보다 대타 출전이 더 적합해 보인다.
롯데 내야진의 '미래'로 기대받는 이호준이 위기에 빠져 있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