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기대주 윤도영(19·대전하나시티즌)이 유럽 도전에 나선다. 대전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그에게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윤도영은 지난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 홈 경기에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해 32분간 피치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정재희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간 윤도영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뛰는 동안은 경기에 집중하느라 별생각을 못 했는데, 내 번호가 들어간 교체 판을 보고 정말 ‘끝’이라는 걸 느껴서 슬픈 감정이 몰려왔다”며 “형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더 감정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벤치에서 눈물 흘리는 윤도영을 팀 동료들이 위로하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중계 캡처 지난해 K리그1 19경기에 나서 1골 3도움을 기록한 윤도영은 석 달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 이적을 확정했다. 올여름 브라이턴에 합류하는 그는 대전에서 반시즌 간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윤도영은 “이르게 이적이 확정된 만큼, 남은 기간 팬분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 충족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굉장히 아쉽다”며 “변명이지만, 몸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유스 시절부터 생활한 대전을 ‘집’이라고 표현한 윤도영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2006년생 동갑내기이자 같은 포지션(윙어)에서 뛰는 양민혁(토트넘)에게 조언을 구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영국으로 넘어가 퀸즈파크레인저스(2부리그) 임대 생활을 했다.
윤도영은 “민혁이가 최근에 시즌 끝나고 한국에 들어와서 한 번 만났는데, 궁금한 것들을 여러 가지 물어봤다”며 “(유럽 리그가) 쉽지는 않은데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윤도영. 사진=프로축구연맹 브라이턴은 2024~25시즌 EPL 20개 팀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윤도영도 양민혁처럼 첫 시즌은 임대 생활을 할 것이 유력하다. 실제 윤도영 측은 브라이턴 임대 업무 담당자와 소통하며 잠시 기량을 갈고닦을 구단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브라이턴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윤도영은 구단의 세심한 케어를 받는 모양이다. 그는 “브라이턴은 대전에서 하는 플레이까지 피드백을 준다”며 “나를 어떻게 육성할 거고, 내가 뭐가 부족한지, 내가 뭘 잘하는지 등 모든 것을 분석해서 알려줄 정도로 세밀하다. 그래서 굉장히 놀랐고 좋았다”며 웃었다. 윤도영은 공격 지역에서 볼을 받는 움직임, 창의적인 패스 등에 관해 칭찬받았다고 한다.
첫 해외 생활을 앞둔 터라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윤도영은 “문화, 언어, 식생활이 바뀌기에 적응 걱정이 가장 크다. 영어 공부는 (유럽에) 빨리 가야 많이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설레는 도전을 앞둔 윤도영의 목표는 ‘브라이턴맨’이 되는 것이다. 그는 “유럽에 가서 골을 더 넣고 더 좋은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보다, 성장을 위해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임대 팀에 합류해 잘해서 브라이턴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는 게 내 꿈”이라고 다짐했다.